지역적으로 배송이 늦기때문에 나는 이제야 받았다. 5월에 책이 밝혀질때까지는 아직 비공개일테지만 그래도 받은 몇몇이 책 사진을 올렸으니 비공개인듯 공개가 된 상태가 아닐런지. 하지만 아직까지는 비공개이므로 나 역시 괜히 선물받은 책인냥 포장상태로 두고 보고 있다.

 

오늘 집으로 날아든 우편물을 뜯어 본 어머니가 드디어 오래비의 건강상태에 대해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들었을때까지만 해도 저녁 귀가 시간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일단 집에 가서 우편물을 보고 어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국제전화를 해야 할 각오를 하고. 나 역시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뭔 일이 있었는지 알아봐야하는척을 해야하고... 뭐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점심때 어머니와 통화를 했는데 예상외로 목소리가 밝다. 보험회사에서 날아든 우편물때문에 울고불고 마음이 심란했었는데 아들 목소리를 들으니 안심이 됐는지 지난 달에 아팠다가 다 나았다고 믿고 계시더라. 하아.. 3개월간 휴직을 하고 고향에 내려와 요양을 하고 있는 중인데 아무래도 수술 후 살도빠지고 체력도 안좋고 먹는것도 가려야하니 집으로 들어오지는 못한다. 그래서 어머니는 여전히 아들이 중국에 있는 줄 알고 계신다. 그렇지. 어쩌면 조금은 중한 병이라는 걸 눈치챘을지는 모르지만 지금 완전히 다 나아서 괜찮은거라고 얘기하면 된다. 소문이나 추측따위가 뭐 필요있겠는가. 확답을 하지 않으면 그저 두리뭉실 넘어가는거다. 이건 어디 이 문제에 한정되었겠는가. 온 세상 모든 것들이 다 그렇지 뭐.

 

지난 번 정당 투표할 때 돋보기를 안갖고 가서 어머니가 내게 녹색당이 어디냐고 손가락으로 짚어보일때 행여 엉뚱한 곳을 찍을까봐 다른 사람 눈치를 보면서 - 사실 노친네여서 비밀투표라는 것도 그리 큰 의미를 두지 않고 투표감시단 봉사자들도 대충 쳐다보기만 했지만 그래도 슬금슬금 잘 봐서 찍으라며 내 손가락으로 어머니 손가락을 잡아 녹색당을 콕 짚어줬었다. 내 기억으로는 어머니가 잘못 짚었던 것이 노동당이던가... 아주 큰일날뻔한 투표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도 가서 투표를 하시겠다고 해서 절대로, 실수로라도 찍어서는 안되는 칸을 강조해드렸다. 이번은 실수로라도 잘못찍으면 손을 꺾어버려야할꺼라고. 필히 돋보기 챙겨가시라고했다. 여전히 내 마음이 왔다갔다하기는 하지만 어머니가 내가 찍는 대선후보를 찍겠다고 하셨을 때 사실 뭐라 딱히 말할수는 없었고 그저 아들내미가 지지하는 후보가 명확하니 그 후보를 찍으라고만 말했다. 누가 빨갱이이고 이랫다저랫다 말을 바꾼다고 했지만 그래도 그 후보 안찍는다는 얘긴 안하시는걸보니 어머니 한표는 확정적인듯.

 

아아, 이미 소문은 났겠지만 정말 오랫만에 신간을 둘러보려고 한다. '운명과 분노'는 이미 갖고 있으니 아주 낯설지만은 않아 다행이지만 오래비 수술 소식 숨기면서 비행기표 알아보고 필요한 거 해주고 오래비 만나러 가면서 친구만난다고 거짓말하느라 왠지 이중생활을 하는 느낌이었기에 책도 구경거리처럼 쌓아두고, 사려고 했던 책들도 기억이 나지 않아 엉뚱한 책들만 사재기 하느라 뭔가 많이 엉망이다. 그래도 일단. 주간지에 올라와있는 신간을 쓰윽 훑어보고, 두어달 쌓여있는 주간지라도 치워놔야겠어.

 

 

 

 

 

 

 

아픔에 대하여. "내가 겪지 않은 타인의 아픔에 대해 섣불리 위로하거나 알은체하는 건 오만에 가깝다. 타인을 이해하고 싶지만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의 한계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아픔을 조금 더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기. 어쩌면 우리 삶의 이유일지 모른다. ... 희망이란 살아가게 하는 힘일까, 위험한 환상일까? 아픔을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는 어떤 고통에 휩싸일까? 독일 전역이 나치즘의 광기와 패전에 대한 자괴감에 빠져 있을 때 그는 아픔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희망의 근거를 마련했다"

 

 

 

 

 

 

 

  전진하는 페미니즘. "페미니즘이 '요즘들어' 갑자기 생겨난 어떤 유행인것처럼 느껴진다면, 당신은 반드시 이 책을 읽어봐야 한다. 유구한 차별의 역사속에서 페미니즘은 언제나 비판적인 학문이었다. 다만 그 비판의 구체적인 대상은 조금씩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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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7-04-27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치카님.

오빠께서 건강이 많이 안 좋으신가봐요. 빨리 회복 되시길 바랍니다.

지난 총선때 어머님과 함께 녹색당 찍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번 대선이 조기 대선으로 치뤄져 비록 후보를 내지 못했지만,
내년 지방선거와 이후 총선에서는 좀 더 좋은 정책과 후보로 국민들을 만날 것이라 믿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chika 2017-04-28 09:39   좋아요 0 | URL
오래비가 잠깐 출장나올 때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시간 오래 걸린다고 기본적인 검사만 하다가 몸이 안좋아 이번에 내시경을 했거든요. 상황이 안좋아서 바로 수술일정 잡고 수술했는데 경과가 좋다고하네요. 몸관리만 잘 하면 건강히 잘 지낼 수 있다고 합니다.

제 주위에는 녹색당 투표하는 사람이 많은데...;;;
기회되면 조카들에게도 재외국민투표를 권해봐야겠어요. 지구환경에 더 열심인 조카니까 더 적극적으로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