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습니다." 완전히 진실은 아니다. 만약 오늘 밤에 타이어 두 개를해결할 수 있다는 그의 말이 맞다면, 큰 도움이다. 그러나 그는 내 삶 속으로 밀고 들어오며, 나를 서두르게 하고, 내가 느리고 멍청한 사람인것처럼 느끼게 한다. 그것은 괜찮지 않다. 허나 그는 친구처럼 행동하며 나를 돕는다. 도움에 감사하는 것은 중요하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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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밥맛이 ‘나쁜 사람‘이라는 뜻의 속어라고 들은 적이 있기 때문에 안다.
그러나 그는 내게 왜 그런지 설명해 주지 못했고, 나는 아직도 궁금해하고 있다. 만약 누가 나쁜 사람이고 그가 나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면, 왜 그냥 그렇게 말하지 않을까? 왜 밥맛이니 재수‘니 하는 말을 할까? ‘진짜‘를 덧붙이면 더 안 좋아진다. 뭔가를 진짜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진짜여야 한다.
- P53

우리 부모님은 사람들에게 화를 낸다고 그 사람들이 더 바르게 행동하게 되지는 않는다고 하셨어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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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11-16 1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뜬금없지만 치카님
올해 귤농사는 잘 되었을까요? 언제쯤 맛난 귤을 주문할 수 있을까요?
작년에 먹은 분들 중에서 궁금해서 물어보는 분들이 있어요. 저도 궁금 궁금합니다. ^^

chika 2021-11-16 17:39   좋아요 1 | URL
넵. 안그래도 귤 언제 먹을 수 있냐고 문의하시는 분들이 많네요;;;
올해는 귤이 많지 않을 것 같다고는 하는데 모르겠어요. 약을 안친거라 껍질이 깨끗하지 않아 걱정하던데 - 저는 그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또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몰라서요.
아무튼 빨라도 11월 말, 12월 초쯤에는 작업 할 것 같아요. 그때까지 기다려야 단맛이 더 강해져서 귤이 달다고요. ^^

바람돌이 2021-11-18 13:30   좋아요 0 | URL
귤이 많지 않다니 안타까움요. 그래도 11월 말에는 주문할 수 있다리 기다리겠습니다. 꼭 소식 주세요. ^^
 
라스트 듀얼 - 최후의 결투
에릭 재거 지음, 김상훈 옮김 / 오렌지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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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는 연대기와 소송 기록 등 지금까지도 남아 있는 원본 자료들에 기반한 실화다"(9)


소설이라 생각하고 책을 펼쳤다가 저자의 말을 읽으며 소설보다 기록문학에 가까운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며 책읽기를 미뤄두다가 며칠 전 책을 다시 집어들었다. 한동안 집중해야하는 업무가 많아 그런 상황에 까다롭고 복잡한 중세의 자료를 참고하며 이야기를 끌어나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니 책읽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한번 펼쳐 읽기 시작하니 소설보다 더 재미있다! 소설인데 소설보다 더 재미있다,는 표현이 뭔가 싶기는 하지만 읽어보면 알 것이다. 고증자료를 통한 상세한 묘사는 역사서를 읽는 느낌이지만 학문이라기보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있다.


라스트 듀얼은 말 그대로 중세 프랑스에서 실제로 일어난 '결투'에 대한 이야기이다. 1386년 장 드 카루주와 자크 르그리의 목숨을 건 결투는 당시 사법적인 영역에서 신의 정의로운 심판으로 결정되는 것처럼 여겨지며 살아남은 자가 정의가 됨을 증명한다고 믿었다고 한다. '최후의' 결투라 한 것은 아마도 당시 최대의 스캔들처럼 신분여하를 막론하고 모두의 관심거리가 되었으며 별다른 구경거리가 없던 시절의 최대의 이벤트 행사(!)이기도 했으며 이후에는 점차 이러한 결투 방식이 사라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몰락해가는 가문을 살리기 위한 정치적인 계략일수도 있고, 실세인 백작의 총애를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자의 욕정에 의한 몰락을 보여주는 것일수도 있음을 시사하며 이야기는 끝까지 무엇이 진실일지 명확하게 말하고 있지는 않는다. 하지만 처음의 시작부터 카루주의 입장에서 정치, 경제적인 상황을 설명하고 있으며 교묘히 맞아떨어지는 상황에서 성폭행을 당한 마르그리트를 생각하면 개인적으로 정의는 이들의 편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을 모르는 상황에서 결투의 결말을 향해갈때는 속된 말로 좀 쪼는 맛도 있어서 글읽기가 재미있기도 했다. 


어릴적에 아이반호우라는 소설을 읽을 때 기사들의 결투, 마상시합이 너무 싱겁게 끝난다는 느낌이었음을 떠올려볼 때 이 책에서 자세히 묘사하는 결투의 준비과정과 갑옷에 대한 상세 묘사는 찰나의 순간에 결말이 나는 마상시합의 묘미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이런 경우에 쓰는거라 생각하며 책을 읽어나가다보면 더 세밀해지는 표현에 영화와는 또 다른 글읽기의 묘미를 떠올려보게 되기도 한다. 저자가 또 다른 소설을 쓴다면 당대의 일상에 대한 세부묘사가 브뤼헬의 그림에 버금가겠다는 생각이 스치면서 더 많은 이야기들이 궁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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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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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이 등장하는 일본의 홈즈와 왓슨 이야기, 라고 하면 뭔가 다른 기대를 하게 될까?

스포일러같은 느낌이 들까봐 다른 이야기로 시작을 하고 싶지만 마지막의 느낌이 너무 강해서 다른 문장은 떠오르지 않는다. '나의 신'은 모든 문제거리를 해결해주기 때문에 '신'이라 불리는 미즈타니와 늘 함께 다니는 나, 사토하라가 겪는 일상에서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 이야기이다. 초등학생들의 시선으로 사건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지만 귀여운 거짓말과 속임수가 목숨을 위협하는 커다란 문제를 일으킬수도 있으며 왕따와 친구에 대한 배려, 가정폭력 등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각각의 이야기가 4개의 계절을 대표하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역시 일본 소설답게 봄의 이야기는 벚꽃절임차에 얽힌 이야기가 나온다. 사실 초등학생들의 등장으로 미스터리 자체는 복잡하거나 깊이 들어가지는 않는다. 어찌보면 오히려 가볍게 읽을수도 있는데 그 안에 담겨있는 메시지가 슬그머니 무게를 잡아주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다. 

할아버지를 속이게 되는 상황의 연출이나 친구가 아버지의 죽음을 계획하고 있는 것을 방관하는 것 같은 상황, 별다른 뜻 없이 체육대회의 승리만을 위한 계획인 줄 알았던 것 등의 이야기들은 속임수와 거짓말과 어린이 같지 않은 냉혹한 범죄의 느낌을 갖게 되기도 했는데 역시 이야기는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문제해결을 향해 갈수록 온갖 부정적인 생각만을 떠올린 나 자신이 좀 부끄러워지는 엔딩들이다. 


"누군가의 수수께끼에 도전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을 짊어진다는 뜻임을. 그 사람의 인생에 관여하고 결과에 책임을 진다. 비판도, 후회도, 갈등도, 전부 받아들인다."(262)


재미있는 건 홈즈 역시 왓슨의 문제를 해결하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이 책에서도 '신'적인 존재처럼 미즈타니를 부각시키지만 두사람 사이의 묘한 갈등상황이 연출되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그것이 순조롭게 문제해결을 향해가는 이야기에 조금씩 긴장감을 유지하게 하는 효과도 있지만 이것이 또한 이야기의 끝이 아님을 알려주는 에피소드로 이어져 두 소년이 등장하는 작가의 다음 작품을 또 기대하게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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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냥 즐기려고요(김태균 강박 탈출 에세이)
김태균 지음 / 몽스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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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퍽퍽한 시기에 '이제 그냥 즐기려고요'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평소와 달리 이건 또 뭔가,라는 마음으로 책정보를 살펴보게 되었다. 뜻밖에 저자가 김태균, 내가 아는 컬투의 김태균? 하는 순간 그냥 읽어보고 싶었다. 왠지 그가 말하는 '그냥 즐긴다'는 말에서 이제는 마음을 편히 갖고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는 뜻이 담겨있는 것 같아서이다. 또 그런 이유에서 책을 펼쳤는데 정말 단숨에, 잠자기 전에 잠깐 읽어야지 했다가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 


어린시절의 이야기, 개그맨이 되기까지의 과정, 아버지의 부재와 어머니와의 사별, 아내와의 만남, 아들과의 대화 등 짤막짤막하게 이어지는 글에서 늘 즐겁게 지냈을 것만 같았던 김태균이라는 사람의 고됨과 슬픔이 느껴졌다. 아버지와의 술자리가 궁금했던 그가 처음보는 아버지뻘 아저씨와의 술자리로 조금이나마 그 느낌을 알게 되었고 아버지와 함께 하지 못했던 일들을 아들과 함께 할 날을 기다리는 마음이 이제는 행복을 향해 가고 있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고. 


라디오 생방송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읽을때는 밤중에 혼자 키득거리며 웃었는데 언젠가 한번 들어봤던 이야기라 생각하면서도 또 여전히 재미있다. 사실 컬투쇼의 레전드급 에피소드는 짤로 회자되는 것이 많아서 자주 듣게 되기도 하는데 이상하게 들을때마다 재미있다. 누군가 전해주는 이야기도 그렇지만 역시 두 사람의 목소리로 듣는 맛은 또 다른 느낌이라 일부러 찾아보기도 했었는데 재미뿐만 아니라 곰곰히 생각해보면 진한 감동의 여운이 있기도 해서 이것이 라디오 생방송을 16년간이나 이어온 힘이 아닐까 싶다. 


늘 웃음이 가득한 개그맨이라 생각했는데 그런 그도 한때 화가 가득 차 있어서 벽을 주먹으로 치고 다닐때가 있었다고 한다. 웃음기 빠진 얼굴을 보면서 날카롭고 무섭다 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힘든 일이 있어도 시간이 지나며 '착해빠진' 사람이 되었다. 착해 빠졌다는 말이 듣기 싫었지만 그래도 못돼 처먹었다는 말을 듣는것보다는 낫다는 말에 또 쓸데없이 빵 터져 웃는다. 

얼마 전에 돌아가신 신부님을 추모하면서 늘 타인을 배려하던 신부님의 말씀이 떠오른다며 '그래, 그게 좋겠다' '그런거냐?'하시던 모습을 이야기하는데 정말 그 순간 웃으시며 그 말씀을 하시던 신부님의 얼굴이 생각났다. 오밤중에 못돼 처먹었다는 말을 듣는것보다 착해 빠졌다는 말을 듣는 것이 낫다는 말에 뜬금없이 나의 죽음을 떠올리는 이들에게 나는 어떤 사람으로 남을까... 생각하게 된다. 

'이제 그냥 즐기려고요'라는 말에 이 모든 것을 담아 읽고나니 왠지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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