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지음, 이승수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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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 이전 빈 사람들은 브라티슬라바를 한 시간 안에 도착해서 백포도주를 맛보고 돌아올 수 있는 즐거운 변두리 정도로만 생각했다. 브라티슬라바의 포도주 전통은 9세기 대모라비아 슬라브 왕국 시절에 이미 꽃폈고, 포도주 상인들의 수호성인 성 우르바노가 이를 지키고 있다. 도시의 매력적인 바로크식 광장들과 버려진 골목들을 돌아다니다보면, 역사는 언젠가 다시 피어날 아직 살아 있는 많은 것을 여기저기에 놔두고 지나갔다는 인상을 받는다. 20세기의 가장 훌륭한 슬로바키아 시인 라디슬라프 노보메스키는 그의 시에서, 카페에막 놔두고 온 낡은 우산처럼 잊은 채 내버려둔 1년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물건들은 밖으로 나오게 되어 있다. 여기저기 놔둔 우리 삶의 낡은 우산들은 언젠가 우리 손에 다시 돌아올 것이다. 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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