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남긴 짧은 메모들
마이클 루닉 / 풀빛미디어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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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날, 언덕 위에서 햇살이 풀썩대는 봄날입니다. 발바리랑 같이 언덕에나 한번 올라볼까요? 사랑하는 그녀도 함께 해주니, 더 바랄 것이 없네요. 따뜻한 햇살 아래서 춤을 추어볼까요? 폴카? 아님 왈츠? 에잇, 막춤이면 어떻겠습니까? 이 봄날, 이 햇살아래서, 이 언덕위를 누비며 맘껏 뛰어다녀 봅시다. 단, 여기저기 흘리고 떨어뜨린 걱정, 근심 따윌랑은 오늘만은 다시 주워 담지 않기로 하구요. [본문 66-67쪽, 막춤이 절로 나올듯한 그림과 함께 적힌 메모]

만화 이상으로 우스꽝스런 그림들과 짧다고 하기엔 조금 긴듯한, 길다고 하기엔 너무나 짧은 글들이 적힌 이 책을 처음 봤을 땐 그저 그러려니.. 넘겨버렸다. 가끔씩 맘에 드는 그림들과 짧은 글들이 있어 '이 책 괜찮네?'라는 생각만 잠시 해봤을뿐이다. 한달쯤 후 다시 책을 펴들었을 때 비로소 행복이 남긴 짧은 메모라는 책의 제목에 아, 그렇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이 책은 읽을수록 그 느낌이 생생해진다. 아니, 그만큼 내가 삶의 깊이를 알아가는 지혜로운 어른이 되어감을 느낀다고 해야 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이 될까...? 오늘 책꽂이 앞에 우두커니 서 있다 문득 이 책을 다시 꺼내들어 읽어보다가 늘 그랫던 것처럼 한쪽만 더~ 하다가 어느새 끝장의 그림까지 다 읽어버린다. 이 짧은 메모 그림을 읽다보면 어느새 나도 나의 행복을 찾아 노트 한권을 꺼내고 싶어진다. 생활이 무료해질 때 이 책을 꺼내들어보면 어느새 마음 한구석에서부터 삶의 잔잔한 행복이 스멀스멀 기어나오게 될 꺼라는 이야기로 이 책을 마구 추천해본다...

사족처럼 4년전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내 기억에 남았던 몇 안되는 메모들 중 하나를 우스꽝스럽지만 내게는 너무 귀엽게 보이는 그림이 빠진 글자들만 옮겨본다.

[그곳에 이르는 법]
길을 따라 문에 이르를 때까지 쭈욱 걸어갑니다. 그 문을 지나 저 너머 보이는 지평선을 향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렇게 지평선을 향해 계속 걸어가는 겁니다. 가끔은 주저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겠지요. 그렇지만 계속해서 길을 가야만 합니다. 포기해서는 결코 그곳에 닿을 수 없지요. 할 수 있는 만큼은 앞을 향해 그렇게 끝없이 걸어가 보는 겁니다... 이것만이 당신이 그곳에 이르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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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심리학 하룻밤의 지식여행 4
딜런 에반스 지음, 이충호 옮김, 오스카 저레이트 그림 / 김영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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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심리학이란 말은 처음들어봤다. 그냥 무심코 읽어나가는데, 옆에서 누군가 말을 건다. '진화 심리학? 발달 심리학과 뭐가 틀리지? 번역을 잘못한거 아냐?'....갑자기 책이 더 어려워진듯한 느낌으로 계속 읽을 수밖에 없었다...

심리테스트나 재미있어하지 심리학에 관해 학문적 연구를 재미있어하지는 않기에 요약정리되어 나온 이 책은 한눈에 알기 쉽게 씌어지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일목요연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TV에 나오는 광고의 문구처럼 '사랑이 변할 수도 있니?'라는 말은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 알게 된다면 그리 놀라운 말도 아닐듯하다. 이처럼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본성이 어떤 것인가를 설명할 뿐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정말 진화심리학(과학)은 가치중립적이라는 말에 동의할 수있을까? 가치판단은 윤리학에서 해결해야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과학이라는 학문을 연구 발전시켜 이용하는 것은 가치관을 가진 인간의 역할인데...

어쨋거나 이 책은 나같은 초보자들에게는 개념정의를 할 수 있는 입문서로, 이 분야를 좀 더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개념에 대한 요약정리서로 활용이 될 수 있는 도움서의 역할에 충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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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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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개미'를 제외하고는 베르나르의 작품에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게 된 것은 사실이기에 이 '나무'라는 작품 역시 별 기대없이 - 더 솔직히 얘기하자면 별로 읽고 싶다는 생각없이 읽게 된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있듯이 역시 상상력 하나는 상상과 예측을 초월한다. 하지만 간혹 어디에선가 느껴본 듯한 느낌들... 현대판 이솝우화를 읽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되는 작품들도 있다는 것이 이 책을 조금은 가볍게 하는 것 같다.

이 책은 정말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순간 순간 생활하면서 언뜻 스치는 생각들을 끄집어내어 끄적여 놓은 작품집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그렇지만 그 짧은 얘기들 속에 담겨진 은유와 우화적인 이야기들이 그저 그렇게 가볍게 넘겨버릴만큼 가볍지만은 않았다. 전반적으로 '존재'에 대한 인식과 사유에 대한 성찰, 생명체에 대한 반전... 에 관한 이야기들로 느껴지기 때문에 가볍게 읽어나가면서도 어느 한편으로는 맘이 편치 않은 무거움을 느꼈다. 이솝 우화가 애들만 보는 가벼운 책이 아닌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있는걸까...?

이 책은 읽는 사람들마다 그 느낌이 다양하겠지만 책을 사서 읽어 보는 것도, 서점에 가서 두어시간 쉬엄쉬엄 읽어 치우든 한번쯤 접해보는 것도 꽤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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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검심 1
NOBUHRO WATSUKI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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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들이 바라는 건 복수가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의 행복이야. 네가 이 작은 손을 더럽혀도 기뻐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 시간이 지나면 이 작은 손도 커져서... 넌 어른이 되겠지. 그때 시시오 일파처럼 힘으로 남을 억누르는 남자는 되지 마라. 마을 사람들처럼 폭력이 무서워서 아무것도 못하는 남자도 되지 말고. 목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널 걱정했던 네 형 같은 남자가 돼서... 행복해져야 하는 거야! [만화 본문에서 따옴]

물론... 이 피튀기는 만화를 좋아한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이해가 안될 일이지만, 그래도 멋있다. 요즘 한참 인기를 끌고있는 만화 원피스를 이끌어가는 중심 테마는 '꿈'을 찾아 떠나는 길에서 만나는 친구들과의 깊은 우정이라고 한다면 바람의 검심은 모두가 평화롭고 행복하게 사는 새시대를 위해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건가?

애니메이션 원령공주를 보면서 '살아라!'라는 의미를 새겨봤었는데, 바람의 검심 역시 어떠한 일이 있다하더라도 '살아있고자 하는 의지'가 모든 것을 뛰어넘는다는, 그래서 살아남은 자의 행복이 중요하다는 중심 주제를 갖고 있다. 불합리한 폭력에 대항할 수 있는 강한 힘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그에 수긍하다보면 어느새 '승리'만이 옳은 것은 아니라고 맞받아치는 작가의 문제제기에 신나게 만화책을 넘기다가 순간 멈칫할 수 밖에 없었다.

2년쯤 전 완결된 바람의 검심을 쌓아두고 읽으면서 받았던 감동이 지금 다시 읽어도 또 깊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때와는 달리 그림을 천천히 바라보다보면 내가 끔찍히도 싫어하는 피튀기는 칼부림이 적나라하게 표현되었다는 걸 실감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모두에게 추천할 만한 가치가 있다. 흑백으로만 이루어진 만화책이기에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지.

등장인물들의 검술 모습 또한 한 컷 한 컷 그려지는 만화책이기에 그 장면 장면에 담겨 있어야 할 역동성을 상상해가며 볼 수 있다는 것 역시 만화책 읽기의 큰 매력이니, 뭐 볼만한거 없을까.. 기웃거리게 된다면 한번 끄집어내 읽어보기를... 그러다 나처럼 열광하게 된다면 큰 맘 먹고 책꽂이 한켠에 꽂아두는 즐거움을 느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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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리, 영어 좀 하나? - Neoquest English 4, 두려움을 없애는 비즈니스 영어 실전기
네오퀘스트 지음 / 김영사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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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보면 스스로가 그렇게 말을하고 있든 그들을 보는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말을 하고 있든 네오퀘스트는 정말 최강이라는 말에 동감을 하게 된다. 가장 오랜 시간, 가장 많이 공부를 함에도 영어는 언제나 내게 낯설기만 한 것이고 '영어'로 된 모든 것은 '공부'를 해야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다. 이런 생각은 네오퀘스트의 책을 읽으면서 많이 바뀌었고, 이 책 역시 공부를 한다는 압박감보다는 그냥 한번 재미삼아 읽어볼까~ 하며 훑어볼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한다.

흔히 일상적으로 쓰는 말들에다가 영어를 처음 시작하며 배웠음직한 표현, 읽기의 예까지 상세하게 적어놓고 있다. 비슷하게 쓰이는 말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며 그 차이를 알 수 있는 예시, 약어 정리, 외국인을 만나 접대하는 경우, 전화하기, 숫자표현.... 쉬운 듯 하면서도 정작 말로 표현하려고 하면 쉽게 입에서 떨어져나오지 않는 표현들에 대한 정리가 잘 되어있다. 과히 체계적이다..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책을 읽어나가기에 전혀 무리가 없다. '언어는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에 딱 맞는 책이 이 책이 아닐까..?

물론 나의 경우 외국 기업이나 이력서를 영어로 작성할 일도 없기에 6부의 이력서 쓰기 부분은 그냥 넘겨버렸지만, 공부를 하듯이가 아니라 책을 읽듯이 뒤적거리다보면 '영어 좀 하나?'라는 물음에 눈길을 피하지 않고 담담히 '조금은...'이라 말할 수 있는 그런 영광의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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