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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놓치고, 천사를 만났다
백은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백은하.
처음 작가 이름을 봤을 때, 뉴욕에 있던 그 백은하? 라는 의심을 했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책의 제목도 그렇고 사진 분위기도 그렇고... 아닌것 같아, 라는 생각에 좀 더 살펴봤더니 전혀 다른 분위기의 백은하가 쓴 여행이야기다. 이 아름답게만 세상을 바라보는 듯하고, 여린 감수성으로 글을 쓰는 사람 같은데 내가 좋아하게될까? 미심쩍었지만, 그래도 책 표지가 맘에 들어 그냥 집어들었다. 정말 책을 고르는 이유가 너무 단순하다. 책표지, 가 맘에 들어서라니. 아무튼 내가 좋아하는 천사 그림,이 있으니 그냥 편하게 읽어보자 라는 생각으로 책을 펴들었다.
그런데 이건 그냥 단순한 여행기가 아닌거다. 책의 제목부터 수상쩍더니, 말 그대로 여기저기 길을 헤매고 다니며 만나게 된 수많은 천사들에 대한 이야기인거다.
애초에 예정했던 여행지를 찾지 못하고 눈치껏 사람들을 쫓아 부지런히 따라갔더니 전혀 엉뚱한 곳이 나왔지만 그곳이 또한 천국같은 곳이었다, 라는 그런 이야기들. 그런데 그 이야기가 전혀 바보스럽지도 않고 내가 예상했던 여행이야기가 아니라는 실망도 들지 않고 그저 좋은 것이다. 그녀가 찍은 사진이 촛점도 안맞아 흔들거려도 마냥 좋은 것이다.
그 사진들 틈바구니로 그녀의 꽃드로잉 사진이 실려있다. 그녀의 느낌을 나타내주고 있는 꽃드로잉은 그것 자체마으로도 무척 맘에 들었다. 아, 이런것이 작품,이라는건가? 하핫,, 너무 훌륭하잖아!
나는 이렇게 백은하라는 사람을 알게되었다. 거창한 여행이야기가 아니라, 그곳에서 지내면서 이골목 저골목 길잃고 헤매다니다 우연히 만나게 되는 정겨운 이웃집 이야기를 하는 백은하라는 사람을.
왠지 백은하의 여행이야기를 듣다보면 저절로 미소가 나오고, 나도 그곳에서 한번쯤 골목길을 걸어가다 길을 잃고 우연히 멋진 곳을 만날 것만 같다. 그래서, 좋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