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토이, 지구를 인터뷰하다 - 태양, 물, 바람과 함께하는 좌충우돌 생태 여행
리오넬 오귀스트.올리비에 프뤼쇼.토마 가이 지음, 고정아 옮김 / 효형출판 / 2006년 1월
품절


사막 한가운데로 들어서며 마법에 홀린 듯한 기분이 들던 순간, 나는 마침내 인생에 부여하고픈 의미와 자신이 일치된다는 느낌에 위안받았다.

다른 풍경과 다른 사람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내가 살고 있는 서구 소비 세계에서 찾을 수 없는 특별한 순간을 나누고 싶다. 여행하면서 종종 나는 그 세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기분이 든다. 허섭스레기 같은 텔레비전과 라디오, 끊임없는 광고의 공격, 폭력, 어리석음, 겉치레, 돈, 소란, 굴착기의 소음 등은 이미 내게서 멀다. 나는 자연과 겸손한 인간, 고요, 별, 되찾은 시간 곁에 있다. (리오넬)

-61쪽

최근 연구된 환경 프로젝트를 둘러보면서 내가 얼마나 물질적인 안락함에 익숙해있는지, 그리고 이를 얼마나 당연하게 여기는지를 깨달았다. 스위치를 누르거나 돌리면, 등을 켜거나 마음껏 물을 마실 수 있고, 집 앞에 쓰레기를 놔두면 몇 시간 후에 말끔히 수거되는 생활. 하지만 서아프리카 여러 나라는 다카르나 바마코 같은 수도에서도 이런 생활을 누릴 수 없다. 결국 우리는 상당한 사치를 누리는 셈인데, 그렇다 해도 이 모든 것이 하늘에서 저절로 뚝 떨어지지는 않는다.

우리 일상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늘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소비하는 에너지가 어디에서 왔으며 생산 비용은 얼마인지, 쓰레기는 어디에서 어떻게 처리되며, 좀 더 포괄적으로 이러한 생활 방식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모두 알아야 한다. 이렇듯 세세한 사항에 대해 깨달았으므로, 집으로 돌아가면 더 책임있게 행동할 수 있겠지. (올리비에)-98쪽

'당신들은 지혜로운 노인을 집에 혼자 두죠', '당신들은 길에서 만나도 인사하지 않아요' '당신들 자동차는 기침이 나게 해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할말을 잃었다.낭비와 개인주의가 판치는 우리 사회를 묘사하는 내용이라 부끄럽기까지 했다. 분명 우리는 이들에게 과학적인 지삭이나 기술을 많이 가르쳐줄 수 있을 테지만, 적어도 오늘 저녁에는 이들이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물러날 줄 아는 법. 환대, 사랑, 환경존중, 나눔, 관심, 겸손....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는 신선한 삶의 교훈을 얻었다. (토마)
-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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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놓치고, 천사를 만났다
백은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백은하.
처음 작가 이름을 봤을 때, 뉴욕에 있던 그 백은하? 라는 의심을 했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책의 제목도 그렇고 사진 분위기도 그렇고... 아닌것 같아, 라는 생각에 좀 더 살펴봤더니 전혀 다른 분위기의 백은하가 쓴 여행이야기다. 이 아름답게만 세상을 바라보는 듯하고, 여린 감수성으로 글을 쓰는 사람 같은데 내가 좋아하게될까? 미심쩍었지만, 그래도 책 표지가 맘에 들어 그냥 집어들었다. 정말 책을 고르는 이유가 너무 단순하다. 책표지, 가 맘에 들어서라니. 아무튼 내가 좋아하는 천사 그림,이 있으니 그냥 편하게 읽어보자 라는 생각으로 책을 펴들었다.

그런데 이건 그냥 단순한 여행기가 아닌거다. 책의 제목부터 수상쩍더니, 말 그대로 여기저기 길을 헤매고 다니며 만나게 된 수많은 천사들에 대한 이야기인거다.
애초에 예정했던 여행지를 찾지 못하고 눈치껏 사람들을 쫓아 부지런히 따라갔더니 전혀 엉뚱한 곳이 나왔지만 그곳이 또한 천국같은 곳이었다, 라는 그런 이야기들. 그런데 그 이야기가 전혀 바보스럽지도 않고 내가 예상했던 여행이야기가 아니라는 실망도 들지 않고 그저 좋은 것이다. 그녀가 찍은 사진이 촛점도 안맞아 흔들거려도 마냥 좋은 것이다. 

그 사진들 틈바구니로 그녀의 꽃드로잉 사진이 실려있다. 그녀의 느낌을 나타내주고 있는 꽃드로잉은 그것 자체마으로도 무척 맘에 들었다. 아, 이런것이 작품,이라는건가? 하핫,, 너무 훌륭하잖아!
나는 이렇게 백은하라는 사람을 알게되었다. 거창한 여행이야기가 아니라, 그곳에서 지내면서 이골목 저골목 길잃고 헤매다니다 우연히 만나게 되는 정겨운 이웃집 이야기를 하는 백은하라는 사람을.
왠지 백은하의 여행이야기를 듣다보면 저절로 미소가 나오고, 나도 그곳에서 한번쯤 골목길을 걸어가다 길을 잃고 우연히 멋진 곳을 만날 것만 같다. 그래서, 좋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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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의 아내 - 전2권 세트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변용란 옮김 / 미토스북스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시간 여행자의 아내, 라니 책의 제목은 또 뭔가... 싶었다.
첫장을 펴들고 읽는데 뭔가 지루함이 감돌것만 같은 이 느낌은 또 뭔가..싶었다.
그랬는데, 아아, 이런 사랑얘기라니!

시간여행자,라고 해서 SF같은 것만 떠올리고 책을 읽었는데 내 예상치를 완전히 뒤엎어버렸다. 그러니까 가끔은 정말 책을 읽을때 뜻밖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는 책에 대한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그냥 무작정 읽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도 어떤 이야기인지 절대로 얘기해주고 싶지 않다. 아, '사랑' 얘기라고 벌써 흘려버린건가?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로 가서 미래에 대한 정보를 준다면, 로또도 해보고 주식으로 돈도 벌 수 있고 불의의 사고를 막을수도 있고..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누구나 다 해보는 것이리라. 그런 흔한 상상을 뒤집어버리고 '현재'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해 주고 있다. 적어도 내게 시간 여행자의 아내,는 그런 의미를 품고 있는 것이다.
너무 어린 시절 어머니를 사고로 잃었지만 과거로 돌아가 어머니의 모습을 훔쳐 볼 수있는 행운도 있겠지만, 한때 사귀었던 여자친구의 자살을 되풀이해 봐야하는 끔찍함도 있다. 모든 시간에는 나름대로의 행복과 고통이 공존하고 있는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욱더 현재가 중요한 것이고 그리하면 시간의 흐름이란 아무것도 아닐지도.

"더 이상은 말하지 않을 테니, 당신이 상상하도록 해. 그래야 그 때가 왔을 때, 미리 다 알고 있어서 맥 빠지는 일 없이 그 순간을 맞이할 수 있잖아. 클레어, 그럼 그때까지 너무도 아름다운 이 세상에서 현재를 충분히 누리며 살도록 해.
이젠 어두워졌고, 나도 몹시 피곤해졌어. 난 언제나 당신을 사랑해. 시간은 아무것도 아니야. 
(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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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6-09-10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사놓고도 아직 읽을 엄두를 못내고 있는데...
빨리 읽어야겠네요!^^

물만두 2006-09-10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아주 많이 슬프고 잔인하다고 생각했어...

chika 2006-09-10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언냐/ 음.. 갑자기 언냐 댓글 읽으니까 콧등이 시큰해지네. 많이 슬프고 잔인..그느낌을 조금은, 아주 조금은 알 것 같아서....ㅠ.ㅠ
그래도 두 사람의 사랑은 참 아름답잖아요, 그죠?

비연님/ 네.. 저도 별로 내키지 않았는데, 아 읽기 시작하면 속도가 붙어요. 읽으세요. 참 좋더라구요 ^^

마노아 2006-10-25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시큰둥하게 읽기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와락 감동 범벅이었죠.

chika 2006-10-25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감동적이지요? 참 좋았어요 ^^
 
에코토이, 지구를 인터뷰하다 - 태양, 물, 바람과 함께하는 좌충우돌 생태 여행
리오넬 오귀스트.올리비에 프뤼쇼.토마 가이 지음, 고정아 옮김 / 효형출판 / 2006년 1월
품절


이윽고 우리는 친구들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이래저래 다시 만날 일은 없겠지만, 4시간 동안 함께 나눈 진한 감동은 두고두고 추억거리로 남으리라. 여행은 이처럼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수 있게 이끈다. 평범하고 일회적인 대화를 아주 풍부하고 강렬한 경험으로 바꾸어놓는 마술적인 힘이, 여행에는 있다.-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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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6-09-07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누가 여행을 떠나게 되든, 어느 누가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되든... 여행은!

어린 치기가 보이는 여행의 시작이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 느낌이다.
 
종말의 바보
이사카 고타로 지음, 윤덕주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8월
구판절판


"내일 죽을 거라는 말을 들으면 어쩔꺼야?"
"다르지 않겠죠"
"다르지 않다니, 어쩔 건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로킥과 레프트 훅밖에 없으니까요"
"그건 연습얘기잖아. 아니, 내일 죽는데 그런 걸 한다고?"
"내일 죽는다고 삶의 방식이 바뀝니까?" " 지금 당신 삶의 방식은 얼마나 살 생각으로 선택한 방식입니까?" "할 수 있는 걸 하는 수밖에 없으니까요"
[강철의 킥복서]-210쪽

"전혀 달라. 쓸모 있는 것과 쓸모 있을 법한 것과는 별개야. 훌륭한 사람과 훌륭할 것 같은 사람이 전혀 다른 것과 마찬가지라고. 요컨대, 쓸모 있을 것처럼 보이기만 하면 되는 거지. 그러니까 과학자들은 언제나 위험을 부채질하는 거야. 장래에 지구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식으로 말하면, 더욱더 연구해주게나, 하는 분위기가 되지 않겠어? 그래서 예산 딸 시기가 되면 어디라고 할 것도 없이 소행성 충돌뉴스가 튀어나오는 거라고. 항상 그래왔어. 3백분의 1이라느니, 영문을 알 수 없는 숫자를 꺼내들고 겁을 줘서 돈을 모으는 거야.
군대나 첩보기관이 위험하다, 위험하다, 외치는 것하고 마찬가지지. 위험을 부채질해서 예산을 따내는 거지.
[소행성의 바마]
========= 이건 어째... 임기말, 선거즈음만 되면 튀어나오던 대북관련, 경제관련...을 떠올리게 한다. 여기나 거기나 할 것없이 드러운 것들의 세계는...;;;-230쪽

소행성이 떨어지든 안 떨어지든, 세상은 끝날거야.
모두가 진짜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밖에 달리 생각할수가 없어.-233쪽

<빛이 있는 동안 빛속을 걸어라>는 소설이 있잖나. 그걸 흉내 내자면 '살길이 있는 한 살아라'고 할 수있겠지.
필사적으로 살아가는 건, 권리가 아니라 의무야.
그래. 그러니까 모두들 남을 죽이고서라도 더 살려고 하는 거지. 자기만이라도 살고 싶어서 추하게 사는 거지, 우리는.
남을 밀어내고서라도 정신없이 살아가자는 거다.
재치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쩐지 언짢은, 그렇지만 실감 나는 얘기거든.
[노인의 망루]-317쪽

살아남는다는 건 말이야, 그런 식으로 논리정연하게 '선택'이니, '선택될 조건'이니, 그런 게 아니고 보다 필사적인 것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
발버둥치고, 몸부림치고, 아등바등하고. 살아남는다는 건 그런 걸 거야, 분명히.
[노인의 망루]-3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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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6-09-07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 죽는다고 삶의 방식이 바뀔까? ....모르겠네요.^^;

chika 2006-09-07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생각과 행동은 다르니까 나도 잘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