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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아이들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p98 |
아이들의 '삶'에 '도망'이라는 말은 없다 |
바른대로 말하자면 이 책을 읽고 리뷰를 써야하겠기에 어쩔수없는 부담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더 글쓰기가 싫어지고 있다. 하지만 하이타니는 아이들의 삶에 도망이라는 말은 없다고 나를 압박한다. 단순하고 순수한 사람만이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직면하여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가겠지. 그래서 나도 흉내를 내본다. 도망치려하지 말고 내 방식대로 무대뽀 리뷰를 적어내자!
나는 그 유명하다는 하이타니 겐지로라는 선생님의 책을 처음 접해봤다. 이것저것 정보를 얻고 난 후 고른 책은 아니었기때문에 제목과 차례를 보고 난 후 뜬금없이 시작되는 이야기를 읽으며 이 책이 장편소설일까 단편소설일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두페이지 급히 읽어가다 그때야 소설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다.
아, 내 책읽기가 왜 이러냐...생각하며 책에 대한 정보를 다시 뒤적여봤다. 어, 그런데 없다. 한국어판 서문뿐이다. 버릴까 말까 고민하다가 혹시나 해서 그냥 둔 띠지에 있는 설명이 전부다. 내 이해력이 부족한 건가? 왜 난 이 책이 뜬금없이 시작되는 이야기로 느껴진 걸까?
그렇게 뚱한 마음으로 시작된 책읽기가 그리 좋을리는 없었겠지. 그런데 그리 닫힌 마음으로 책을 읽어나가다 중반을 넘어서면서 어느덧 나도 모르게 이야기속으로 조금씩 스며들어가고 있는 것을 느꼈다. 조용조용히 이야기하는 그의 말에 귀기울이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해버린 것이다. 그건 역시 솔직담백하게 털어놓는 자신의 경험담, 특히 투명한 영혼을 가진 아이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기 때문이겠지? 조금은 어정쩡하게 책을 읽기 시작했고, 이야기의 흐름 또한 살짝 겉도는 것 같기는 하지만 이야기 전체에서 흐르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아이들의 모습때문에 이 책은 읽을 가치를 지닌다.
p103 |
어린이는 낙천적이고 진취적이고 자유로운 존재이며, 바라보는 것만으로 우리 마음에 평화를 깃들게 하는 사상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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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한마디 덧붙이자면 솔직한 마음으로는 책의 가격이 조금은 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쓸모없는 띠지는 벗겨내 버리고 책 앞머리에 하이타니 겐지로와 그의 작품에 대한 정보, 이 책에 대한 약간의 설명이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