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는 분이 열무를 주셔서... 언젠가부터 농산물을 주시는 것이 조금씩 겁나기 시작한 건, 정성을 다해 농사지은 채소들을 나눠주시는데 그걸 버릴수는 없고, 양념없이 그냥 먹는 상추나 깻잎도 일단 흙을 빼기 위해 씻는 과정이 길고 너무 많은 양은 그대로 두고 먹기힘들어 또 겉절이를 하거나 장아찌를 만들어야 해서 쉴 틈을 안주기 시작하면서...이다.
그나마 연휴가 시작되는 날, 엄청 부드럽다면서 열무를 주셨는데 운동을 핑계로 밖에 나갔다가 저녁이 되어 들어오는 날이 계속되다보니 결국 연휴 마지막 날, 열무열무 김치를 만들었다.
열무의 양과 양념의 양을 맞추는 것은 진즉에 포기를 했고.
어쨌거나 한번 시도를 해 보면 되지 않을까 싶어 대충 양념 만들어 때려넣고 열무김치 한통과 열무물김치 한통을 만들어놨다. 짜지를 싱겁게 먹기는 힘들지만 삼삼하게 만들어진 열무 김치는 비빔국수에 양념장 더 넣고 먹어도 되니 간을 간간히... ㅎ
생애 첫 열무김치를 만들고 늦은 점심을 먹고 운동을 해야겠다 싶어 밖으로 나갔는데 비는 내리지 않지만 안개비가 내릴 것 같은 흐린 날씨에 쌀쌀하기도 해서 담아놓으려고 빨아놓은 점퍼를 다시 꺼내야하나 잠시 고민해야했다.
5월인데 날씨가 왜 이러냐며.
동네 한바퀴를 돌고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을 걸으며 운동하는데 운동장 가운데에는 늘 그렇듯 아이들이 공을 차며 놀고 있었고 걷기를 하고 있는 분이 한 분 보였고... 못볼꼴도 봤는데 학교 바로 앞이 성당이고 성당 화장실은 늘 열려있는데... 어떤 미친노므시키가 학교 구석탱이에서 볼일을 보고 있는 것도 봤다. 하아. 어딜가나 저런 것들이.
분위기전환을 위해.



오늘은 책 정리를 하고 동네 도서관에 책기증을 하러 갈 생각이었는데 김치를 만드느라 책정리는커녕 책읽기도 아침에 한시간으로 끝나버렸는데... 집 정리는 과연 가능할까 싶어진다.
지난번 굿즈구매할 때 받은 책틀롤리는 엊그제야 조립을 했는데 아무래도 플라스틱이라 그런지 책을 쌓아올리면 무너질 것 같은 느낌에 창고방에 넣고 과자를 올려뒀다. 아, 그러고보니 방치해두다 이제야 조립한 이유가 떠올랐다.
세탁기를 돌리고 있었는데 마지막 탈수과정에서 물이 새서 바닥에 놓아두었던 책이 젖을뻔...해서 책 정리를 해야겠다는 필요성에 트롤리조립을 했는데 막상 그건 못쓰고 있고.
이제 게으름에서 벗어나 열심히 정리하며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새삼스럽게. 작심삼일로 지나갈지라도.
그리고 새로 시작할 결심은, 기록.
그러고보니 일러스트 스케치 연습도 해야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