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을 쓰다듬어 주면 튼튼하게 자란다?


식물이 ‘접촉‘을 느끼는 자극을 ‘접촉자극이라 부른다. 그런데 접촉자극으로 줄기가 짧고 튼튼하게 자라는 식물의 성질을 우리는 흔히 잘못 이해하고 있다. 즉 ‘상냥하게 말을 건네며식물을 키우면 아름다운 꽃이 핀다‘라고, 마치 식물이 다정한 말을 알아듣거나 그러한 감정이 식물에게 전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망스럽게도, 식물은 상냥한 말을 들었기 때문에 특별히 예쁜꽃을 피우지는 않는다.
하지만 주위에 이러한 경험을 한 이들이 제법 있다. 식물에게 좋은 말을 해주고 칭찬해주었더니 평상시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고 말이다. 만일 그런 경험을 이야기하면, ˝식물에게 상냥한 말을 건네면서 쓰다듬어주지는 않았나요?˝라고 물어보자. 분명 반려동물에게 그러하듯 식물을 만져주며 키웠을 것이다.
식물의 잎과 줄기를 만지면 식물은 접촉자극을 느낀다. 그러면식물 몸에서 에틸렌이 발생한다. 이미 살펴봤듯이, 에틸렌은 식물줄기의 키 성장은 억제하고 몸을 통통하게 만든다. 따라서 식물을쓰다듬으면 에틸렌이 작용해 작고 단단하며 튼튼한 식물로 자라게 된다. 그러면 식물은 평소보다 훨씬 예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식물은 자기가 지탱할 수 있는 크기의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감당할 수 없는 큰 꽃을 피우면 줄기가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 버릴 것이다.
따라서 식물은 줄기가 짧고 통통할 때 크고 멋진 꽃을 피울 수있다. 반면 접촉자극을 느끼지 못한 식물은 가는 줄기로 키만 큰비실비실한 모습으로 자라난다. 이런 식물은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작은 꽃을 피운다.
식물은 상냥한 말과 감정을 알아들어서 튼튼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게 아니다. 식물에게 필요한 것은 적절한 바람, 사람의다정한 손길 등 물리적인 ‘접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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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4-06-27 09: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우리집 홍콩야자가 그래서 키만 비쭉하게 큰거였군요. 불쌍한 것... 오늘 가서 다정하게 만져줘야겠어요. ^^
또 오랫만인데 치카님께도 글로 쓰담쓰담을 보냅니다. ^^

chika 2024-06-27 17:45   좋아요 2 | URL
저도 같은 생각을... 기일게만 자라는 다육이 녀석들이 결국 꺾어져버리는 이유가 이런거였구나 싶었어요.

근데 저 오늘 좀 큰 거 같아요! 쓰담쓰담이라니! 더 쑥쑥 잘 자라보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