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 "애프터 인플레, 누가 돈을 벌까?"
오건영 지음 / 페이지2(page2)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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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 저자의 책은 이것으로 처음이다. 그간 저작들에 유명세가 대단해서 인플레이션 관련한 첫 책으로 본서를 선택하는데 큰 망설임은 없었다.

 

본서는 인플레이션의 역사와 특성과 영향을 또 그에 따른 투자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경제 지식이 얄팍한 나 같은 사람이 봐도 큰 부담이 없으리만치 쉽게 서술해 준 점이 가장 강점이라고 느껴졌다. 적절한 예시와 참고 그래프와 그에 대한 상세한 해설은 경제 정보와 담쌓고 살던 사람들에게도 이해의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듯했다.

 

본서를 읽고 든 감상은 저자의 기대와는 현시점에서는 다르게도 스태그플레이션을 앞두고 있기에 암담하기도 했다. 그 이후 저성장 저물가로 갈 게 뻔하고 다시 고성장 저물가로 나아가기엔 시간이 무척이나 걸릴 것 같다는 것이다.

 

스위스의 난방온도와 관련한 징역 3년 형을 살리겠다는 방침(에너지 문제를 빙자한 통제)이나 네덜란드의 목축장 감축을 위한 토지 몰수와 강제 매각 사태(기후위기설을 빙자한 통제)나 미국의 러시아 노드스트림2 가스관 파괴나 각국의 환경 문제와 경제 문제로 인한 시위 사태들이나 경제난만이 아니라 식량난까지 가중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사태가, 이 시대의 신념과 원칙을 재설정하게 될 전조처럼 보이기에 암담하기만 하다. 그러한 때에 경제적 난조는 해결안은 보이지 않고, 그런 문제들과 어우러져 악의적 시너지를 일으킬 것만 같다.

 

대중을 불안과 위기로 몰고 가는 시대이기에 더 안정을 희구하고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그런 중심과 평정을 가지려면 잘 모르는 분야를 더 집요하게 파고들어 어두운 안개 속에서 자그마한 빛줄기라도 찾으려 노력하는 길밖에는 없을 것이다. 자신이 파고드는 방향이 문제의 해결에 실마리는 될 수 없을지라도 자신 안에 불안의 파고는 좀 더 가시게 해주리라 믿는다. 모든 이들에게 불안과 공포를 잠재울 빛이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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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마인드 - 깊이 있는 요가 수련을 위한 요가 철학의 핵심 원리 52
리나 자쿠보윅스 지음, 문지영 옮김 / 터치아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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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마인드는 요가경전들의 가르침을 간략히 전하며 

아사나만이 아닌 요가 본연의 전통과 의미를 개념으로 전하는 책이다. 


다만 너무 간략화 되어 깊은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근원 텍스트들을 다시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사나 이상의 요가의 전통을 알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처음 접하는 개념서로서의 의미가 클 것 같다. 


의미와 개념, 해석, 실천 이렇게 삼단계로 

전달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은데 

실천편이랄 수 있는 수련 란에서는 

대개 아사나 하나씩과 실천 방법을 전하고 있어 

요가 아사나를 익히지 않은 분들에게도 이로움이 있을 것 같다. 


요가수트라와 베단타 철학의 가르침이 

기본 베이스가 된 것은 같지만 

그 외에도 차크라에 대한 기본 정보와 

각각의 요가 수행법에 대한 소개도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아쉬탕가 요가와 아헹가 요가, 

비니 요가에 대한 소개도 전하고 있다. 


아쉬탕가 요가와 아헹가 요가는 

한 스승에서 기원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비니 요가까지 모두 한 스승에게서 배운 제자들이 

각 문파를 창시했다는 것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차크라와 각각의 요가 수행법들에 대한 

정보를 처음 접한다는 분이 드물 것은 같은데 

그런 입문자 분들이 요가의 기본 정보들을 

알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요가 입문자뿐만이 아니라 상식 차원에서 

깊지 않은 요가에 대한 정보만을 

원하는 분들에게도 권해도 될 것 같다. 


본서는 특징은 간략하지만 정서적인 접근을 한다는데 있다. 

쉽고 감성적이며 직관적인 서술이 특색이다.  

학문적인 접근이 아니라 기초정보와 기초 체험을 가져다 준다. 



본서를 읽고 나면 이후 어떤 각도에서 

요가 각 분야의 책들로 들어서야 하는지 맥락을 알수 있다. 


입문자들에게는 쿤달리니 요가나 라자 요가 등 

자신이 관심 깊은 분야에 따라 접근을 어떻게 해야 할지가 

대략 맥락이 잡힐 수 있게 해주는데도 의의가 있을 책이다. 


다만 요가수행단체에서 수행하시거나 

아사나 이상의 요가에 대해 이미 

기본적 정보를 알고 계신 분들에게는 권할 수 없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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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마인드 - 깊이 있는 요가 수련을 위한 요가 철학의 핵심 원리 52
리나 자쿠보윅스 지음, 문지영 옮김 / 터치아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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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마인드는 요가경전들의 가르침을 간략히 전하며 아사나만이 아닌 요가 본연의 전통과 의미를 개념으로 전하는 책이다. 기초적이고 간략화 되어 있기는 하지만 아사나 이상의 요가의 전통을 알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처음 접하는 개념서로서의 의미가 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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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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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는 초딩 때 20대 초에 또 오늘까지 3번을 읽었다. 초딩 때는 정서적 동요와 함께 애착은 느꼈지만 별다른 인상을 깊이 갖지는 못했던 것 같다. 20대 때는 아련함을 갖게 되었으나 그때도 사람들이 어린 왕자라는 동화에 갖는 깊은 인상이 왜인지 막연하기만 했다. 그렇다고 중년이 된 지금 읽었다고 해서 그다지 깊은 감동으로 몸부림치거나 그렇지도 않다. 예전 몇몇 문장에 감동하던 때보다 감동 어린 문장들을 더 찾게 되었고 이제까지 읽고도 기억 못한 결말의 충격이 크기는 했지만 말이다.

 

인상 깊은 문장들은 많았으나 그걸 다 옮기는 건 조금 부담될 것 같다. 키보드와 씨름하면서 버거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서 말이다. 문장에서 받은 개별적 인상보다 어린 왕자 전반에서 받은 총체적인 인상을 남기는 것으로 이번 리뷰는 대략 마무리하려 한다.

 

어린 왕자는 사랑과 우정, 후회와 회귀, 회복에 대한 갈망 등등의 이야기임에는 분명하지만 나는 이것이 삶에서 본질이 무엇인지 성찰하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저자가 삶의 본질이라고 정의한 것이 정언적으로 주어지는 듯도 하지만 그것이 대중의 기대나 바람과 큰 차이가 없었기에 이 시대까지 어린 왕자가 잊혀지지 않는 것일 거다. 이야기의 시작을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그린 어린이의 그림을 모자로 착각하는 어른들의 이야기로 들어서고 있다.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꿰뚫어 보는 어린이와 모자로 착각하는 어른. 그것으로 본질에 대한 통찰과 그것을 통찰해내지 못하는 성인 세계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였다. 오해와 착각 속에서 성인들은 서로 오해의 여지를 남겨둘 거리를 두고 관계를 갖는다. 이야기 속 화자는 성인이 된 이후 그 그림을 보여주고 모자로 보는 성인들에게는 그에 합당한 주변적인 주제만으로 화제를 삼았다. 반면 B612에서 온 어린 왕자는 처음부터 있는 그대로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통찰했다. 양을 가둔 상자마저도 아주 쉽게 통찰하고 말이다.

 

어린 왕자는 자신의 별에 떨어진 씨앗에서 자라나는 바오밥 나무들을 제거하려던 중 하나의 씨앗이 바오밥 나무가 아니라 장미로 자라나자 애정을 쏟는다. 그러다 서로 간 소통의 혼선으로 그는 장미를 두고 자기 별을 떠나 유랑을 하며 몇몇 별에서의 경험을 거쳐 일곱 번째 별인 지구로 온다. 어린 왕자가 유랑 중 마주친 이들을 통해서도 조금씩 주제로 다가서지만 일곱 번째 별에서 여우를 만나고야 자신의 이상과 합치되는 가르침을 받는다. 정말 보석 같은 명문들이 이어지지만 옮겨적기는 생략하겠다. 저자는 성인이 놓치고 있는 본질을 우정과 사랑,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로 정의하고 있다. 물론 이런 가치들이 인간을 더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본질이 아닌 상에서도 인간은 깨우침을 얻어가며 살아간다. 물론 상에 매몰되어 본질을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겠으나 인간은 이 상을 추구하는 과정 속에서도 성장한다. 사랑이나 깨달음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해서 허무로만 무너져내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물질이나 권력, 명예 따위를 추구하는 과정 속에서도 결국은 본질이 무엇인지 깨닫는 결과에 가닿고 그 추구하던 과정(자신의 야망을 성취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 허무하게만 작용하는 게 아닌 것이 대부분의 사람의 삶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번뇌가 곧 깨달음이라는 불교 가르침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쨋건 저자는 자신이 그리는 이상과 본질을 보이지 않는 것들이라고 정의 내리고 이 동화 속에서는 그것의 정점을 우정과 사랑으로 그리고 있다. 그래서 사랑에 대한 정의들로 독자에게 인상을 깊이 남기고 있기도 하다. 본질을 바로 본다는 것은 분명 중요한 핵심일지 모른다. ‘사랑이 진리다라고 오래전의 블로그에서 누군가가 남겼던 댓글이 기억에 남기도 하고. 하지만 각자에게는 서로가 깨우친 본질이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어린 왕자가 이토록 깊이 대중을 오랜 세월 사로잡은 이유는 그 본질을 우정과 사랑에서 찾고 있어서가 아닌가 싶다.

 

누구나가 어린 왕자와 같은 주제를 마음 깊이 갖고 싶다면 누군가가 남긴 밈으로서가 아니라 어린 왕자처럼 집요하고 맑게 깨우침을 얻고자 추구해 나가야 하지 않나 싶다. 다른 이가 닦아 놓은 길을 가도 나쁠 게 없고 자신이 헤쳐나가도 버겁기만 한 것은 아닐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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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10-10 17: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가진 책도 요 표지라 반갑네요, 제껀 표지 바탕색이 흰색이네요ㅎ
다음, 4번째 다시 읽기때는 또 어떤 느낌이실지^^

이하라 2022-10-10 18:48   좋아요 3 | URL
같은 표지라시니까 반갑네요. 흰색이 더 맑고 깨끗한 느낌일 것 같아요.^^
4번째 읽기도 그전의 읽기까지의 세월이 걸린다면 한 10년도 넘은 후일 것 같아요ㅎㅎ

Falstaff 2022-10-10 18: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린 왕자>를 무척 여러 번 시도했다가, 단 한 번도 끝내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상당히 친한 동무의 아내가 번역한 책을 선물 받고도 끝까지 읽어내지 못했군요. 혹시 이것도 병인가 합니다. ㅠㅠ

이하라 2022-10-11 21:46   좋아요 4 | URL
완독하기까지 몇 번이나 미루게 되는 경우가 저도 몇 권이나 됩니다. 결말까지 읽게 되는 심정적 계기가 있어주면 그때가 완독하게 되는 순간이더라구요. 그런 계기가 꼭 있으실 거예요.^^
 
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 - 환경을 생각하는 당신이 들어보지 못한 기후과학 이야기
스티븐 E. 쿠닌 지음, 박설영 옮김, 박석순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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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뉴스로는 크름 반도와 러시아를 연결하는 크름 대교가 폭파당했다. 우크라이나는 전면에서 자기들이 공격했다고 나서지는 않았으나 크름 반도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공언했다. 게다가 젤렌스키는 유럽과 미국에게 러시아의 핵공격을 막기 위해 러시아의 핵무기 기지들을 선제타격해 달라며 요구했다. 미국에게 사거리 340km의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미사일을 지원해 주기도 요구하면서 말이다. 이 뉴스는 유투브의 뉴스 전문 채널들 마다 대서특필 되었으나 정작 공영언론은 입을 다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장병들이 러시아에 귀속되어 버린 지역에 대한 공격 명령을 받으며 살아있는 모든 것을 사살하라는 명령에 따를 수 없다고 민간인을 살상하기 위한 전투가 아니지 않냐고 공개 항변하는 영상까지도 공영언론에서는 방송되지 않고 있다. 다분히 우방국에 대한 그리고 현재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하는 국가들의 정당성을 위해 언론이 자체적으로 입단속을 하는 분위기다. 상식적인 지도자라면 러시아 핵기지에 대한 선제타격 자체가 종말적인 전쟁의 효시가 됨을 알 것이고 상식적인 군대라면 자국 영토를 수복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자국 국민을 무제한 살상할 명령을 장병들에게 내리지 않을 것이다.

 

세계가 가고 있는 방향이 어디인지 모르겠는 이런 사례는 이 시기에 더없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의 대형식량창고와 대형 식량 생산시설들 수십여 곳이 화재와 사고로 파괴되었는데 최근에는 프랑스의 식량 유통의 허브가 되고 있는 식량 시설이 파괴되었다. 이곳은 유럽 전체로 식량이 유통되는 유통 거점이라고 한다. 향후 식량 대란이 일어난다면 미국, 캐나다, 유럽의 다수 인구는 식량 보급에 있어 상당히 난처한 상황 아니 생존에 지장을 받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식량 문제만이 아니라 유럽의 에너지 대란도 이미 언론에서 누차 지적되는 상황이다. 이미 스위스에서는 겨울철 난방온도 지침을 어기면 최대 징역 3년 형에 처하겠다고 법안을 제정했다. 보일러 돌린다고 징역 사는 세상이 된 것이다. 에너지 위기라 적극적 대응을 한다기에 지나치고 과한 처사가 아닐까 싶지만 이런 이해가 쉽지 않은 제도적 행동을 취하는 국가는 스위스만이 아니다. 네덜란드에서는 탄소 배출을 감소시키겠다는 명분으로 소, 돼지, 닭 등 전체 가축의 30%를 죽여 없앨 계획이라고 한다. 시행 시점에는 목축장 감소를 위한 축산업자의 토지를 몰수하거나 강제 매각을 병행하겠다고 공표했다. 기후위기라는 어젠다를 실행하는 과정에 있어 민주사회인지 공산사회인지 모를 정책까지도 통용되는 것이다. 기후위기 어젠다는 개인의 정신까지도 사로잡아 스웨덴의 한 과학자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대중이 인육을 섭취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발언까지 일삼아 언론이 인터뷰까지 거쳤다. 기후위기설을 공개 비판하기 위한 넌센스로 생각했는데 해당 인터뷰를 보면 사뭇 진지하기까지 하다. 한국에서도 기후위기라는 어젠다는 종교계까지 파고들어 스님들이 시위하고 수녀님들이 촛불을 들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기후위기설은 종교도 진리도 아니며 과학적 데이터로 비판하는 과학자들도 적지 않은 논쟁적인 주제일 뿐이다.

 

기후위기설이 종교나 진리 마냥 절대과학화 된 데는 정치계와 기업들의 지원이 컸다. 그도 그럴 것이 탄소세나 탄소배출권은 현재 선진국들의 지위를 유지하고 개도국들의 개발을 제한하여 변동의 여지가 적은 안정적인 세계상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조만간 시행된다는 탄소발자국 추적이라는 제도를 보자해도 각국의 환경과 개발수준과 필요부분과 생활양식이 다른 데도 불구하고 시행된다면 일상생활 전반을 추적당하게 된다. 주거, 교통, 업무, 여가, 생활용품 소비, 식사 등등 모든 분야에서의 탄소발자국을 추적해야 할테니 365일 매일의 하루하루 전체를 누구나가 공개하는 생활이 펼쳐질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탄소 소비에 대하여 일종의 과세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작게 보면 우리의 소비 즉 일상은 제한 당할 수밖에 없고 넓게 보면 생활의 양식이 소유에서 공유로 완전히 교체되어 버릴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 탄소세를 과도히 부과하고 주유를 할 때마다, 자동차를 수리할 때마다, 주차 과실마다 등등에 과세의 비중이 더 커진다면 대개의 경우 소유한 자동차에 대한 애정도와는 상관없이 우리는 전기 자동차로 바꾸게 될 것이고 소유자에게 더한 과세가 된다면 우리는 자동차를 소유하는게 아니라 렌트가 일상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건 집 등 다른 소유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이런 여파는 우리의 외식문화도 바꿀 수 있고 대중예술을 감상하는 양식도 바꾸게 될 여지가 있다. 탄소세는 결국 인류의 삶의 방식을 전면적으로 재편할 수 있는 것이다. 이걸 억측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에게 묻고 싶다 그렇다면 다보스 포럼의 당신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행복할 것입니다란 슬로건은 도대체 무엇이겠냐고.

 

문화의 재편이자 경제의 양식이 전면적으로 전환되는 도구로 기후위기설은 이용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기후위기설 즉 과거의 지구온난화설을 있는 그대로 믿지 못했다. 그 과정에 기후위기설을 내세우는 기후협의체들의 주장에 전면 반박하는 과학자들이 거대한 숫자인 것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 소개되는 반기후위기설에 대한 책들이 없었기에 궁금증을 풀 수 없었다. 그러다 국내에 [불편한 사실], [종말론적 환경주의], [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 등의 저작들이 출간된 것을 알고 본서를 읽게 되었다.

 

본서의 저자 스티븐 E.쿠닌씨의 약력 중 특이한 것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에너지부 과학차관을 지내며 기후 연구 프로그램과 에너지 기술 전략을 담당했었다는 것이다. 기후위기설을 주장하는 선봉장이던 사람이 [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 같은 반기후위기설을 설파하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 저자가 기후위기설을 주장하는 데이터의 조작에 가까운 보정으로 근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인간이 다른 요인들보다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는 데 있다.

 

본서를 읽다 보면 이런 미흡한 근거, 조작된 근거로 그동안 기후위기설을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받들어 올린 것인가 하는 의문까지 든다. 해수면 상승, 강수량과 강설량 변화, 가뭄 증가, 토네이도, 사이클론, 하리케인의 발생빈도 등의 데이터를 제시하며 얼마나 기후가 급격히 변화한다는 주장이 (기후위기설을 납득하기에) 무가치한가를 보여주기도 한다. 데이터의 기준점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을 단지 최근 10~20년 사이의 데이터만으로 기후변화가 급격히 나빠진다고 주장하는 데 이용되고 게다가 그러한 데이터도 보정을 거쳐 주장되고 있다. 본서를 읽으면 기후위기설을 유포하는 기후협의체에서 허위의 정보들을 유포하고 있기도 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IPCC(정부간 기후협의체) 등은 기후모델의 몇십 개 변수를 조정해 훨씬 더 많은 기후시스템에서 관찰된 특징을 일치시키기도 한다. 한마디로 우리가 보는 데이터는 조작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기후모델 사용자 15인이 공동집필한 논문에서도 이러한 보정에 투명성이 결여되어 있는 이유(즉 조작하고 대중에게 알리지 않는 이유), 보정한다고 설명하면 기후위기설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주장에 힘을 실어 주는 꼴이 될까 봐 염려되어서라고 했다. 이렇게 논쟁의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침의 영역이 되어버린 절대 과학이 기후위기설이다. 여기에는 정치적 윤리만이 있지, 과학적 윤리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애초에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섭씨 2도의 기온 상승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 과학자에게 저자가 왜 1.5도도 아니고 2.5도도 아닌 2도냐고 묻자 해당 과학자는 그게 정치인들이 기억하기 쉬운 숫자라서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애초에 정치적 의도로 이용할 목적이었고 정치적 의도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 기후위기설이라는 말이다.

 

저자는 과거 이러한 기후위기설의 어설픈 면과 투명하지 않은 면을 바로잡으려 레드팀 검증이라는 안을 제안했다고 한다. 블루팀과 레드팀이 각각 제시하는 기후위기에 대한 데이터를 서로가 검증하는 제도였다. 물론 이 안은 정치인들로부터 거절당했다. 검증이라는 명분으로 기후위기라는 어젠다에 문제를 제기하는 자체를 막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중에게 전문적인 과학정보를 좀더 구체화하여 전달하는 노빔이라는 단체도 배격당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정치적인 이유로 검증도 대중에게 구체적이고 상세히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 과정도 배격되고 있는 것이다. 대중에게 요구되는 사안은 기후 위기는 심각하다.” “지금 당장 바로 모두와 모든 국가가 대응해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라는 강력한 밈을 뇌리에 새겨넣는 것 이상은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인류적 차원의 답정너가 기후위기설이었던 거다.

 

이 리뷰의 서두에 언급한 사례들만 돌아보아도 앞으로의 세상의 변화는 불가역적일 것이다. 우리가 보고 있는 많은 문제들은 결국 우리의 일상과 문화 전체를 바꿀 것이다. 하지만 변화할 것이란 것을 알고 있다 해도 그것에 저항하거나 막을 수 있을 여지는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해도 알고 있어야 한다. 변화가 어떠한 과정으로 이루어졌는지. 언젠가 이 모든 과정이 다시 시작하려 할 때 그것을 막을 대안이 마련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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