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미국에서 상위 1퍼센트에 들려면, 적어도 세전 소득 기준으로 최소한 393,941달러를 벌어야 했다. 그런데 상위 1퍼센트의 평균소득은 126만 달러에 달했다. 상위 1퍼센트 내에서도 소득 분배는 매우 불평등하다. 상위 0.1퍼센트에 들려면 적어도 155만 달러의 소득이 필요하고, 상위 0.01퍼센트에 들려면, 적어도 720만 달러가 필요하니 말이다. 게다가 지난 40년간 상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국민소득에서 차지하는 몫은 더 빠르게 증가했다. - 34~

 

부의 불균형을 이야기하며 자료를 제시하는 책들은 더러 있겠지만 본서의 자료도 눈에 들어오는 자료들이다. 위의 자료는 과거 미국의 통계를 인용한 자료겠고 영국의 자료를 인용한 경우를 보면 ‘1997980억 파운드였던 영국 최고 부자 1,000명이 소유한 자산이 20084,130억 파운드로, 20134,500억 파운드로, 20145,190억 파운드로 증가에 증가를 거듭했다.

 

사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미국의 최상위층 부자들의 부가 급격히 상승했다는 것도 많은 분이 아실 텐데 이들은 팬데믹이 오기 전 팬데믹 채권을 만들어내 투자했고 용케도 mRNA 백신의 개발을 예측하고는 생산 제약사들에 미리 투자하고 막대한 비용을 벌어들였다.

 

저자는 본서에서 위기에 책임이 없는 사람들일수록 소득대비 희생이 더 크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 말이 절대적으로 수긍이 가는 현실이 아닌가 싶다. 팬데믹의 예만이 아니라 경제난이라도 닥칠 때면 생계를 잃고 자살을 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는 사람들 가운데 경제적으로 상위계층의 사람들은 있을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세계는 극부층을 위해 셋팅 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저자의 말처럼 세계화와 자유주의라는 것도 일부의 독점적 사익 추구를 위해 규제를 철폐하고 민영화를 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성립해야 가능하다. 이 모두 근로자를 보호하고 갑의 이익과 을의 권리 사이의 균형을 지켜나가려는 모든 노력을 갑에게 유리하도록 뒤바꾸는 과정이지 않은가 말이다. 게다가 자유주의의 이념은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기보다 실업의 책임은 개인의 능력에 묻고 복지의 규모를 축소하기를 강요하며 개인의 설 자리와 자구력을 잃게도 한다. 이 모든 과정이 초극부층에게 권력과 부가 이동하는 순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저자는 경제학을 물자의 제공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 물자가 교환되고 교류되는 과정을 다룬 학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살기 위한 필수 자원들이 제공되는 과정에 도덕이 결여된다면 결국에는 대대적인 기아와 결핍이 일차적으로 일어나고 최후에는 대량살상이 기획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극단적인 실업자들이 양산되고 사회가 그 부담을 안게 된다고 할 때 자본을 가진 극부층이 그 부담을 경감시키려 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까닭에 저자가 말하는 도덕경제학이라는 개념이 절실한 개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입부라는 1장만 읽고도 참 필요한 시각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저작이다. 차분히 이어 읽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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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emy 2024-07-18 15: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사는 동네는 주식으로 부자 된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상위 1% 가 우리 동네에 밀집된 듯한 기분, 아니 사실일지도...)
Bull Market, 특히 Nasdaq 이 거의 역사상 최고점 기록갱신을 계속한
최근엔 자고 일어나기만 하면 돈이 복사기에서 찍힌 것처럼 불어나있다는
사람들의 Boasting 과 자랑이 심심치않게 들려오기때문에

2000년에 이 동네에 처음 이사와서 여지껏 살아오는 동안
알게 모르게 어쩔 수 없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됩니다.
편안하고 안락하게 사는데 저만큼은 필요없지,
아무리 정신승리하며 마음을 다잡아도 부동산과 주식으로
진짜 돈벼락이 나만 비껴가며 일어나는 곳인 것 같아서

저는 경제학이나 주식 부동산 관련된 건 이제는 완전히 마음을 비우고
멀리하면서 그저 도 닦는 마음으로 문학소설만 파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 도덕적 경제학 같은 분야는 없습니다.



이하라 2024-07-18 16:40   좋아요 1 | URL
사회에 변화의 여지가 없다시피 할 때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대적 박탈감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재정적인 여유가 큰 이들과 접촉이 잦을 수 있을 수록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게 커지는 모양입니다.
저는 시골에 살다 보니 그런 심정을 크게 느낄 일이 적지만
도시에서 그것도 부유층 거주지라면 그럴 것 같습니다.

저도 경제적 여유를 찾기 위해 경제 관련 도서를 읽기보다는
사회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이유로 이런 책들을 읽고 있습니다.
도덕 경제학이 없다고 하셨는데 오히려 이런 시기이기 때문에
경제학에 도덕이 필요한 게 아닌가 싶네요.

이콘만 넘쳐나는 사회 같지만 비합리적인 대중이
경제에서 도덕을 찾을 순간이 빨리 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생존이 달린 일 같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