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소득 시대 부자들의 정체 - 우리는 왜 부자들을 감당할 수 없는가?
앤드류 세이어 지음, 전강수 옮김 / 여문책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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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를 직역한 제목이 부제로 한국어 제목 아래 실려 있는데 다음과 같다. [우리는 왜 부자들을 감당할 수 없는가] 부자들의 어떤 면 때문에 우리가 부자들을 감당할 수 없는지가 상세히 제시되고 있는 책이다. 하지만 그전에 저자의 부와 경제에 대한 정의들을 먼저 알아두는 게 전체적으로 독서를 잇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번다는 개념을 자신의 가치나 능력을 제공함으로써 보상을 받는 것으로 보는데 증여나 상속을 통해 부를 얻고 이를 투자하는 극부층은 버는 것이 아니라 불로소득이라고 보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투자도 사회적 인프라, 교육, 복지 등 미래에 투자하는 것과 사익추구를 위해 금융투자를 하는 투자는 투기에 가까운 것으로 보고 있다.

 

저자는 불로소득도 복지 등을 통한 정당한 불로소득과 투기적인 추출하는 불로소득을 각각 정의한다. 극부층의 추출하는 불로소득을 경계하며 비판하는 내용이 본서의 축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적 재난과 팬데믹 등의 재앙적인 상황에서도 부자들의 부는 극단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상속과 증여라는 방식으로 전승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리고 상속과 증여를 통해 쌓은 부로 극부층이 어떻게 자신들의 세계를 구축해가는지가 본서의 주요내용이다.

 

금융가들은 대출이자를 납부하기 어려운 사람일수록 이자를 높여 받고 부유층일수록 이자를 낮게 받는다. 나로서는 니 담보 내놔라라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금융가들이 신용파생상품 등을 제작해 경제적 재난을 일으키고 이 과정에서 고객이던 서민들의 담보를 거의 수탈해 간다거나 하는 상황 등 거대 규모의 경제난을 일으켜도 이들은 법적 처벌을 전혀 받지 않는다. 서민이 소액을 훔쳤을 때는 벌금과 처벌 수위가 상당한데도 금융가들이 수탈을 할 때는 전혀 법적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걸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이들이 마약상들의 자금을 세탁해주고도 처벌받은 사례는 없다고 한다.

 

주식투자에서는 이들은 내부자 거래와 시장 조작 등으로 얼마든지 부를 창출하며 고용주로서의 이들은 고용의 불평등을 조장해내 인턴제도와 비정규직 등의 업무 방식을 일반화해 쓰고 버리는 방식으로 정규직 임금을 주지 않으며 차별적 임금으로 사익을 추구할 수 있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자본을 투자했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디어 발상, 기획, 설계, 제작, 마케팅 그 외 모든 분야에서 활약하는 근로자들 보다 초월적인 연봉과 인센티브 그리고 주가 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보는 것이 상당히 불합리한 구조이다. 게다가 대다수의 일반인들도 이미 알다시피 이 극부층 중 CEO 역할을 맡는 이들은 회사가 망해도 인센티브를 받는다. 애초에 회사를 제대로 운영하는 게 의도가 아니라 여러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이 인수 합병하는 회사의 주가가 상승해 준 데 대해 인센티브를 지불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극부층이 무서운 것은 그들이 원칙을 창조하는 집단이라는 데 있다. 다보스 포럼 등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하며 그들의 원칙을 세계적 원칙으로 만들어 간다. 게다가 각국의 정치구조와 국제기구 등에 로비나 후원금 등을 통해 또 그들 내에서는 하위층일 인물들을 요직에 배치해 법과 제도 자체를 극부층에게 유리하도록 만들고 있다.

 

브레턴우즈 체제까지는 경제적 환경이 대중 다수에게 유익한 배경으로서 작용했는데 이후 경제적 환경은 극도로 악화되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국제 구제 금융의 지원을 받거나 세계화, 자유화에 동참한 나라들은 민영화와 규제철폐, 노동 보호 철폐(노동환경의 유연성이라며) 등을 통해 대중의 안정을 파괴하는 상황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국제기구든 중앙정부의 제도든 극부층에게 유리한 지경으로 제도를 완비해 나가고 있었다는 말이다.

 

이들은 법과 제도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악용하거나 새로이 구성하여 자신들의 부가 더욱 공고히 해지도록 만들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선가라던가 기부자라는 이름으로 대중적인 호응까지 얻고 있다. 하지만 빌 게이츠의 경우나 워런 버핏의 경우에서 보듯이 이들의 자선 사업은 재단을 만들어 그 돈으로 투자하고 사익과 이윤을 추구하는 하나의 사업 시스템이다. 게이츠 재단이 환경문제를 내세우며 농업 부분을 장악하고 팬데믹을 우려하며 백신개발과 생산에 투자해 막대한 부를 추출한 것을 이젠 모르는 사람이 없다.

 

저자는 마지막 결론의 장 직전의 장에서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이에 대해 대응하며 경제인들의 부분별한 생산을 제재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나로서는 이도 해결안이 아니라고 보였다. 종말론적 환경주의 연구에 대대적으로 후원하는 것도 초극부층들이며 여러 미래 예측서들에서 언급되듯이 탄소 저감과 친환경 사업에 투자되어 신개발되었거나 개발 완료 직전 단계에 있는 기계와 시스템들의 수가 수백에서 수천에 이른다. 이들은 새로운 부의 창출을 위해 대대적인 혁신을 기획하고 있는 것이다. 창조적 파괴란 개념으로 발전을 거듭해온 그들은 대대적인 혁신을 위해 거대 규모의 파괴를 향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공유 경제라는 개념을 들어 개선안을 이야기하기도 했으나 저자가 말하는 토지에 더해 지적 재산권까지를 포함한 넓은 의미의 지대를 공유화한다던가 해도 대대적으로 실업자가 양산될 AI와 로봇의 시대에 답이 되기는 부족할 것 같다. 극부층은 그들끼리 생산하고 판매하고 소비하는 완벽한 그들만의 세계를 갖게 될 가능성이 더 크지 않나 싶다. 다수의 대중은 초대량 실업자가 되어 그들에게 부담해야 할 짐으로 전락하고 말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며 세계는 원래부터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지만 그걸 벗어날 대안도 존재하지 않는구나 하는 감상이 무엇보다 크게 남았다.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관점을 대중화해서 대중의 성향이나 심리까지 제어하고 있는 그들을 볼 때 대중에게 유익한 방식으로 게임을 전환할 가능성은 결코 없어 보인다. 이미 끝난 게임이지 않은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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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에서는 마지막 대목에 금권경제라는 말이 결국 등장한다.

초부자들이 정계에 후원금과 로비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법 제정에 힘을 행사하는 과정, 그리고 다보스포럼 같이 경제 계층의 정점에 있는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며 자신들 입맛대로의 원칙을 세계기준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앞선 장에서 이미 금융가들은 경제적 재난을 야기하거나 은행을 이용해 손쉽게 타인의 재산을 빼앗으면서도 어떠한 법적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저자가 언급했었는데 이번 장에서는 마약상의 재산을 세탁해준 사례도 등장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최상위 계층은 정치인들을 후원하고 경제기구 등 권력기관에 일선의 인물들을 배치하면서 자신들 입맛대로의 법을 만드는 것은 누구나 상식선에서 알고 있는 사안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조세피난처와 자회사 등을 이용한 탈세를 이야기하고 있다. 부자들의 자선사업도 말 그대로 사업의 일환으로 재단을 만들어 기부만 하는 것이 아니고 이윤을 추구하며 투자를 지속한다고 지적한다. 이미 빌 게이츠로 인해 다들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들 초극부층이 말하는 자선은 자선을 빙자한 투자가 명백하다. 자선과 기부를 담당하는 재단으로 빌 게이츠는 식량과 농업에 투자하고 백신 개발과 생산에 투자해 막대한 부를 창출해 냈다. 일반인이 가늠하는 자선사업과 초극부층이 생각하는 자선사업은 그 맥락이 다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반전이라고 저자가 이름한 결론 직전의 장을 보면 저자는 기후위기를 야기한 것이 무분별의 생산시설 확충 등으로 부를 추출한 극부층들에서 문제를 찾으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고 환경을 지키기 위한 대안 모색을 사회적으로 해나가야 하리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문제로 인한 성장의 위기를 1960~1970년대 초 다보스포럼의 전신인 유럽의 회의에서 발표된 내용이 1972[성장의 한계]라는 책으로 출간되고 이후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문제가 화두가 된 것이 오래이다. 그 이후 지구온도의 약간의 하강이나 약간의 상승에도 지구냉각화다’, ‘지구온난화다그러면서 거듭 세계 위기라는 차원으로 몰아갔었다. 그러던 과정의 하나가 현재의 종말론적 환경주의에 이른 것이다. 초극부층은 이미 거대 자본을 투입해 탄소저감을 위한 연구개발을 거의 끝내놓은 상태고 탄소저감과 친환경 시스템과 기계들이 벌써 수백과 수천 가지로 개발을 이루었고 또 개발 완료를 앞두고 있다. 극부층은 창조적 파괴라는 원칙을 대대적으로 적용해 거대한 파괴는 거대한 규모의 부를 창출한다는 원칙 실현을 목전에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주의를 따라 간다는 건 결국 그들의 새로운 부의 창출을 위한 혁신에 앞장선다는 것과 다름 없는 것이다.

 

이 시대에 부자들의 정체를 알고 불공정과 불평등을 불균형을 인식한다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부자들의 정체를 안다고 그들의 실체를 밝힌다고 사태가 전환될 시기는 이미 지나지 않았나 싶다. 그들이 주도하는 세계의 변화는 겪지 않고는 별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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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부자들을 제자리에 두기]를 읽고

9장부터 11장까지는 저자의 부에 대한 정의를 알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저자는 공유부라는 개념을 제시하는데 자원과 자원을 이용한 부의 창출 그리고 제도를 포함한 부를 공유부라고 정의하고 있다. 불로소득이 가능한 세계에서는 부 자체가 소유권이자 권력이 되어 기여도 자체가 불공정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부라는 권력을 가진 자들이 고용을 불공정하게 만들어 인턴제도라던가 비정규직 같은 제도가 생겨나며 이를 악용하여 피고용인을 쓰고 버리는 일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자원 활용과 저자가 말하는 넓은 의미의 지대에 대한 공유로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타파가 가능하다.

 

[3부 부자는 어떻게 더 부유해지는가]를 읽고

저자는 브레턴우즈 체제 때는 이자율이라던가 환율이라던가가 안정적이며 고용과 노동환경에서도 안정성이 있었지만 이후 상당히 불공정하고 불균형적인 부라는 권력의 편향이 심해졌다고 한다.

 

이는 불로소득자들이 경제의 균형을 좌우할 수 있어서이고 잉여자본을 가진 그들이 경제적 재난들을 야기하고 그를 통해 부의 균형을 깨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구제금융의 수혜는 결코 수혜가 아닌데 민영화와 규제철폐 그리고 노동환경의 유연성 등을 요구하는 자체가 부의 균형을 상당히 심각하게 파괴하기 때문이다.

 

CEO들의 인센티브 등이 지급되는 양식을 보면 회사 망하고 다른 회사에 인수 합병되는 상황에서도 막대한 인센티브를 받는데 이는 애초에 회사의 발전이 주주들의 목적이 아니라 회사 발전과는 다른 양식의 이윤을 추구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망하게 하면서도 타 회사에 인수되며 타 회사의 주가 상승에 유익하면 이들은 그를 노리는 것이다. 회사의 사원들에게는 불안정하고 위협적인 상황이 되는데 부의 불균형은 이렇게 불공정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반강제하고 있다.

 

저자는 기업에서의 기여도에 따른 부의 분배를 제시하는 것 같기도 한 장들이 엿보이는데, 내가 생각해도 잉여자본을 가진 이들이 자본을 투자한다면, 능력을 갖춘 이들이 발상하고 기획하고 생산하고 마케팅을 하는데 기여도에 따라 부가 분배된다면 현재의 경제 제도하에서의 분배와는 다른 양상을 띠어야 하지 않나 싶기만 하다.

 

저자의 지적들로 그간 문제라고 생각해 오던 것들에 대해 구조적으로 알아갈 수 있는 것 같아 참 유익한 독서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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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박스 - 인생의 중심을 잡는 거인의 16가지 생각
김익한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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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는 [거인의 노트] 저자이자 대한민국 대표 기록학자인 김익한 님의 새로운 저작이라 책의 제목만으로도 관심을 가진 저작이다. 이분의 유투브도 종종 보았는데 알차고 관심 분야인 주제일 때가 있어 주의 깊게 보기도 했다. [거인의 노트]는 기록의 중요성과 방법을 정보 전달 중심으로 전하는 책이라 이런 직설적이고 핵심 전달이 중심인 책을 좋아하는 관계로 많이 취향에 맞는 책이었다. 본서 [마인드 박스]는 핵심은 많이 와닿았지만 16가지 주제의 에세이풍이라 기대와는 다소 다른 책이었다. 타인의 생각, 대한민국 대표 기록학자의 생의 가치 추출법과 인생관, 세계관이 궁금하신 분들에게 맞을 책이다 싶다.

 

본서는 앞서 말했듯 인생관, 세계관을 형성하는 법 그리고 정보와 지식에서 가치관을 추출하는 법을 다룬 책이기도 하다. 정보와 지식들이라는 남의 생각들 속에서 자신의 생각들을 구축하고 찾아내는 법을 다룬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시작부터 [생각의 세 가지 특성]을 정리해 주고 있는데, 첫째는 생각은 우리 안에 존재하며 몸과 일체화되어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 자신과 우리의 생각이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이다. 둘째는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기운이나 에너지로 작용한다고 정의 내린다. 이에 대해 들뢰즈의 힘의 강도’, 니체의 힘에의 의지’, 쇼펜하우어의 의지등의 비유를 들어 표현하기도 하는데 저자의 생각에 대한 관점이랄까 정의랄까가 정리되는 과정이라고 할까 구축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 않나 싶다. 셋째는 생각의 세계는 바다처럼 넓으며 우리 안에 액체 상태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생각은 정형화되어 있지 않으니 생각을 정리하고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생각의 특성을 정의한 의도는 아마도 생각은 우리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타인에게도 영향력을 미치니까 정리되거나 구축되지 않은 생각들을 정리하고 건조할 태도를 갖추라는 의미가 아닌가 싶다. 이런 의도를 갖게 만든 후 본론을 시작하는데 그 이전에 하나둘의 전제를 더하기도 한다. ‘패러다임프레임합리적 판단에 대한 설명과 변증법에 관한 설명이다. 패러다임은 세계관이라는 거대한 틀이며 하나의 대상을 정의하는 틀은 프레임이라고 부른다. 이런 틀들은 합리적 판단으로 생긴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관점이나 시각은 합리적 판단과 프레임 그리고 패러다임 순으로 영향을 미치며 형성된 패러다임은 그 전체의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까 본서에서 말하는 마인드 박스라는 갖추어진 프레임들은 패러다임을 형성하게 하고 그것이 삶의 요소들에 영향을 미치고 다시 새로운 프레인들의 형성에 작용한다는 말이다. 이쯤에서 아실 수 있겠지만 마인드 박스라는 것은 흔히 말하는 마인드 세트를 저자가 다시 명명한 것이다. 변증법은 정과 반과 합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키워나갈 수 있다. 사회나 타인과의 의견의 조화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언급하고 있다. 마인드 박스라는 본서의 주제에서 보자면 생각의 확장을 위해 변증법을 언급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본서의 ‘1부에 앞서라는 항에서 [기록학자의 생각 정리법]이라고 하여 마인드 박스를 생성하는 6단계가 나오는데 너무 상식적이다.

 

1단계 생각의 바다에서 필요한 생각뽑기

2단계 머릿속 박스에 생각 채워 넣기

3단계 외부 지식과 이론 넣기

4단계 박스의 내용물 잘 섞기

5단계 새로운 생각을 노트에 기록하기

6단계 주제별 마인드 박스생성하기

 

이런 순서인데 모든 사람들의 주관과 가치관이 형성되는 일반적인 과정과 비슷하다. 물론 주관과 가치관은 위의 예시와 달리 책이나 미디어를 통한 경우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생활이나 가까운 이들과의 대화나 일상 등 경험을 통해 갖춰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독서가에게 친숙한 경우는 위의 기록학자의 생각 정리법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 생각 정리법이 일차적인 저자의 전제이고 그 다음은 [박스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라는 항목이 있다.

 

1단계 인생을 관통하는 질문 찾기

2단계 인생의 질문과 연결되는 가치 찾기

3단계 각 가치를 박스에 넣고 나의 생각 정리하기

4단계 이론과 지식을 박스에 넣고 융합하기

 

위와 같이 정리해 주고 있다. 대부분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아가다 보면 인생을 관통하는 질문이 일깨워지게 마련이지만 이렇게 지식으로 전달되는 저작을 읽으며 일찍이 이런 의문을 품으며 일상과 생을 돌아볼 수 있다면 젊어서부터 그 유익함이 적지 않을 것 같다.

 

‘2~3부에 앞서라는 항에서는 [마인드 박스 기록법]을 직설적으로 정리하는데 기록학자이신 저자분께서는 학자이시다 보니 책에서 가치관이 정립된 부분이 많으신 듯하다.

 

1단계 책을 읽고 머릿속에 마인드 박스 만들기

2단계 기억에 남는 키워드 뽑기

3단계 나의 경험과 생각 정리하기

4단계 나만의 인생관을 만들어 기록하기

 

생의 굴곡이 심하고 고난이 커다란 경우에는 책보다 살아온 생과 마주친 사람들과의 갈등에서 교훈을 더 크게 얻겠지만 대부분의 보편적인 삶에서는 책에서 교훈과 일깨움을 얻는 경우가 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경우 저자분께서 정리해 주신 단계들을 주목하고 주의하며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자신의 가치관 정립과 세계관의 구축에 유익함이 적지 않을 거라 생각된다.

 

본서에서 정보나 지식으로서 주요한 내용은 여기까지 기록한 [기록학자의 생각 정리법], [박스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 [마인드 박스 기록법] 이렇게 세 가지이고 이 이외의 내용은 저자 자신의 마인드 박스들을 16가지로 분류하여 자기 가치관을 서술한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독서 취향이 에세이를 좋아하시지 않는 분들 타인의 가치관에 관심 없다고 하시는 분들께는 거리감을 주는 내용일 수 있지만, 타인의 가치관이 형성된 과정과 그 가치관의 의미 같은 것에 관심이 깊으신 분들 그리고 에세이나 칼럼이 취향이신 분들께는 유익하고 의미있는 독서 기회가 될 저서가 아닌가 싶다. 취향이신 분들께서 이 책과 만나 유익한 즐거움을 느끼셨으면 한다.

 

다산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마인드박스 #김익한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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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부층에 대한 비판이 담긴 본서의 기본적인 개념들을 소개하는 1부에서는 벌이, 투자 등을 정의하면서부터 시작되는데 벌이를 즉 돈을 번다는 개념을 가치나 능력을 제공함으로써 보상을 받는 것으로 본다. 극부층은 상속이나 증여를 통해 기반을 얻고 타인에게 노동을 청구할 수 있는 청구권인 돈을 획득하니 극부층에게 번다는 개념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투자라는 개념도 사회 인프라나, 교육, 기술 개선 등과 같은 미래에 투자하는 것과 투기적 투자를 같은 맥락에서 보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저자는 불로소득도 정당한 불로소득과 추출하는 불로소득으로 나누어 보는데 기초생활비와 같은 복지비용과 태생적(부자의 자녀로 태어남)으로 얻은 자산을 통해 이후 쉽게 버는 것을 나누어 보는 것이다.

 

저자는 추출하는 불로소득을 얻는 방법으로 지대, 이자, 생산에서 나오는 이윤으로 세분화한다. 지대를 소프트웨어 제작이나 지적재산권 같은 개념까지 확대하고 있기도 하다. 디즈니사는 지적재산권이 없는 [피노키오], [신데렐라], [백설공주], [미녀와 야수] 등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해당 애니메이션의 판권을 더욱더 연장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고, ‘우리의 모든 성취는 이전 것들을 훔치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선언하기도 한 스티브 잡스는 애플사 소프트웨어들의 특허권을 보호하기 위해 소송을 거듭했다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이자에 대해서는 갚을 능력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이자를 많이 받는데 내가 보기에도 이건 니 담보 내놔라로 보였다. 대출 이자를 갚기가 부담스러울 사람에게 담보를 빼앗을 요량이 아니면 더 갚기 어려워지라고 이자를 높일 이유가 없을 테니 말이다. 더 부유층일수록 이자를 많이 받아야 할 텐데 이자율은 임금이 낮은 사람일수록 높다는 게 불합리해 보인다. 그리고 나이지리아가 1985년까지 국제 금융기구들에 받은 대출이 50억 원 일 뿐이었는데도 160억 원을 갚고 나서도 280억 원의 빚이 남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복리 제도는 빈곤국가뿐만이 아니라 빈곤계층 전체의 골수를 빨아 먹는 정책이 아닌가 싶다. 이자를 받는 사람들을 옹호하는 사회상도 비판하는데 기회비용을 볼 때 당연히 이자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도 다른 데 투자했으면 벌었을 가능성만 있는 게 아니라 벌었을지 잃었을지 어떻게 알 수 있다는 말인가 싶기도 했다.

 

생산에서 나오는 이윤도 그저 비용 투자만 해서 아이디어와 제작, 마케팅, 노동력 모두를 동원 받으며 이익의 절대다수를 자본가가 자기자본(사실 법인에서의 자본금은 공금이 아닌가 싶다. 자본가의 주식도 증여와 상속이 되는 자체가 문제이지 않은가 싶다. )으로 삼을 수 있는 경우가 이전부터 납득이 가지 않았는데 본서에서는 자본가의 생산에 대한 투자도 불로소득과 다르지 않게 보았다.

 

여타의 투자 같은 경우도 극부층은 내부자 거래와 시장 조작할 능력이 된다는 데 문제가 크게 인식되었다. 이를 테면 팬데믹 채권같은 경우 팬데믹이 일어나기 두 해 전인가에 기존에 없던 것이 창조된 것이고, 초극부층들은 용케도 코로나19 백신 제작 제약회사에 투자를 했으며, 미국 CDC는 용케도 중국 우한 연구소에 코로나19 연구에 비용을 지원했으며 인간이 더 걸리기 쉽게 변이하는 기능획득 연구비까지 지원했다.(미국 청문회에서 이미 확인된 사항을 언급하는 것이다) 대중의 죽음까지도 어쩌면 기획되었을지 모르는 시대라는 말이다. 대량 살상으로 초극부층이 떼돈을 벌 수 있는 시대에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극부층은 일자리를 창출하지 않냐는 옹호론에도 저자는 맞불을 놓는데 대부분의 일자리는 (근로자인) 대중이 비용을 지불함으로써 창출된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 스타벅스, 맥도날드, 롯데시네마, 리바이스, 나이키 등등등 어느 매장이든 어느 서비스든 대중이 지불을 하니까 고용을 하고 생산과 판매를 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부자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 개개인의 필요와 소비가 모여 일자리는 창출되어 온 것이다.

 

부자들이 대대적으로 대중의 골수를 뽑아 자기 이익만을 극대화하면서 이윤대비 약소한 기부만으로 명망을 얻는 것이 본서를 읽다 보면 기가 막힌 현실이라고 와닿게 된다. 부자에 대해 적대적인 관점을 주장하는 책인데 대부분이 깊이 와닿는다. 이런 시각도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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