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에서는 마지막 대목에 금권경제라는 말이 결국 등장한다.

초부자들이 정계에 후원금과 로비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법 제정에 힘을 행사하는 과정, 그리고 다보스포럼 같이 경제 계층의 정점에 있는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며 자신들 입맛대로의 원칙을 세계기준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앞선 장에서 이미 금융가들은 경제적 재난을 야기하거나 은행을 이용해 손쉽게 타인의 재산을 빼앗으면서도 어떠한 법적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저자가 언급했었는데 이번 장에서는 마약상의 재산을 세탁해준 사례도 등장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최상위 계층은 정치인들을 후원하고 경제기구 등 권력기관에 일선의 인물들을 배치하면서 자신들 입맛대로의 법을 만드는 것은 누구나 상식선에서 알고 있는 사안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조세피난처와 자회사 등을 이용한 탈세를 이야기하고 있다. 부자들의 자선사업도 말 그대로 사업의 일환으로 재단을 만들어 기부만 하는 것이 아니고 이윤을 추구하며 투자를 지속한다고 지적한다. 이미 빌 게이츠로 인해 다들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들 초극부층이 말하는 자선은 자선을 빙자한 투자가 명백하다. 자선과 기부를 담당하는 재단으로 빌 게이츠는 식량과 농업에 투자하고 백신 개발과 생산에 투자해 막대한 부를 창출해 냈다. 일반인이 가늠하는 자선사업과 초극부층이 생각하는 자선사업은 그 맥락이 다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반전이라고 저자가 이름한 결론 직전의 장을 보면 저자는 기후위기를 야기한 것이 무분별의 생산시설 확충 등으로 부를 추출한 극부층들에서 문제를 찾으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고 환경을 지키기 위한 대안 모색을 사회적으로 해나가야 하리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문제로 인한 성장의 위기를 1960~1970년대 초 다보스포럼의 전신인 유럽의 회의에서 발표된 내용이 1972[성장의 한계]라는 책으로 출간되고 이후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문제가 화두가 된 것이 오래이다. 그 이후 지구온도의 약간의 하강이나 약간의 상승에도 지구냉각화다’, ‘지구온난화다그러면서 거듭 세계 위기라는 차원으로 몰아갔었다. 그러던 과정의 하나가 현재의 종말론적 환경주의에 이른 것이다. 초극부층은 이미 거대 자본을 투입해 탄소저감을 위한 연구개발을 거의 끝내놓은 상태고 탄소저감과 친환경 시스템과 기계들이 벌써 수백과 수천 가지로 개발을 이루었고 또 개발 완료를 앞두고 있다. 극부층은 창조적 파괴라는 원칙을 대대적으로 적용해 거대한 파괴는 거대한 규모의 부를 창출한다는 원칙 실현을 목전에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주의를 따라 간다는 건 결국 그들의 새로운 부의 창출을 위한 혁신에 앞장선다는 것과 다름 없는 것이다.

 

이 시대에 부자들의 정체를 알고 불공정과 불평등을 불균형을 인식한다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부자들의 정체를 안다고 그들의 실체를 밝힌다고 사태가 전환될 시기는 이미 지나지 않았나 싶다. 그들이 주도하는 세계의 변화는 겪지 않고는 별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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