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에린 왕자 - 전라북도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심재홍 옮김 / 이팝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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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방언 버전 애린 왕자에 이어 

전라도 방언 버전의 에린 왕자를 들으며 

같은 텍스트도 언어에 따라 

다른 각도의 감상을 불러올 수 있구나 느끼게 되었다. 

 

물론 독자이자 청자인 내가 어리석어 

이미 느끼며 해석케 된 바를 잊고 

다시 새로이 느꼈다고 착각할 수는 있겠지만 

그저 현재의 감상으로는 

경상도 방언 버전에서는 애린왕자가 

지구라는 별을 떠나는 대미에서의 애석한 서러움이 

절절히 느껴졌다면 

전라도 방언에서는 

장미와 에린 왕자의 이별 장면이 

더 두드러지게 다가왔다. 

 

지리학자와 어린 왕자의 대화에서 

장미의 한철이 무언지 깨달은 어린 왕자의 

심정도 깊이 공감이 갔고 말이다. 

 

장미 꽃들 사이에서 

자신의 장미가 결코 흔한 장미일 수 없음을 

우주 유일의 장미라는 것을 통감하는 대목도 

더 깊이 다가왔다. 

 

여우와 어린 왕자의 대화는 

경상도 버전이 더 깊이 느껴졌지만 

무엇보다 장미와 에린 왕자의 이별이 

그리도 공감가는 연인의 이별 장면으로  

다가온 것은 전라도 방언 대목이 아닌가 싶었다. 

 

물론 개인적 감상이지만 

서울말씨의 활자 어린 왕자는 

전 세대가 아울러 느껴졌다면 

경상도 방언의 애린 왕자는 

청년의 의식에서 다가왔고 

전라도 방언의 에린 왕자에서는 

중년에서 돌아보는 젊은 시절의 사랑 같았다. 

 

낭독자분이 소리꾼이시라는데 

그래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건지 

각 인물들의 개성이 확연히 분별되는 낭독이었다. 

 

간혹 낯선 어휘들이 

두드러지게 느껴지는 대목이 있었지만 

이미 서울말씨 텍스트를 알고 있다보니 

유추하기 어렵지 않았다. 

 

본서는 꼭 오디오북으로 

들어보실만한 의의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경상도 방언과 전라도 방언 버전 

각각의 특징들이 명확히 느껴지고 

각 방언에 따라 제각기의 감상이 다를 수밖에 없으니 

다채로운 감상을 느껴보시겠다는 분들은 

꼭 둘 다 들어보시기를 추천 드리고 싶다. 

 

읽은 게 아니고 들었지만 

애린 왕자와 에린 왕자를 통해 

같은 원전을 다양한 번역본으로 

읽어보시는 분들의 이유를 알것만 같았고 

같은 원전이라도 그래야 하는 까닭을 명확히 알게 된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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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책장 2022-11-25 00: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고나면 뭔가 색다른 느낌을 많이 받을 것 같아요😊🌙

이하라 2022-11-25 06:59   좋아요 0 | URL
네. 애린 왕자도 에린 왕자도 각 지방색이 확연히 느껴지면서 특유의 감상이 다르게 남더군요. 오디오북으로 감상해 보실만 해요.^^
 
마스터링 서스펜스 - 구조와 플롯
제인 클리랜드 지음, 방진이 옮김 / 온(도서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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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부를 읽고 마지막 2부는 오늘 읽었다.

이렇게 금새 읽을 수 있는 분량을 두고

왜 그렇게 오래도록 독서를 중단했던 건지 나로서도 의아하다. 

 

저자의 가독성이 높은 매끈한 필력에 

작가로서의 재능은

노력에 의해 키워질 수도 있는 것인가 보다 하는 감상이 가장 크게 남았다.

 

부제가 구조와 플롯이지만 

구성력만이 아니라 문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문장력이라는 것이 이야기를 구성하는 힘이기도 하지만

읽으며 몰입하게 하는 것은 구성만이 아니란 걸 다시 느꼈다.

 

전체를 아우르며 구성을 이야기 하는 듯 하지만 

저자의 문체 자체를 통해 거듭 문장력이란 무엇인가를 

되새기게 되고 저자 자신도 매끄러운 문장을 위한 팁들을 전하고 있다.

 

다만 영문 소설에서의 팁과 우리말 소설의 팁이

다소 다를 거라고 판단하게 하는 장들도 이어진다. 

저자가 드는 예문 중 몇몇은

우리말 문장으로는 다소 문제가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72개 단어로 한 문장을 쓴다니 우리말 소설에서는 난감할 일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구성력과 문장력 둘 다의 중요성을 작가를 지망하는 누구나에게

새삼 상기하게 해주는 꼭 읽어볼만한 책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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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의 의자 (10주년 기념 특별판) - 숨겨진 나와 마주하는 정신분석 이야기
정도언 지음 / 지와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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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소장만 하다가 드디어 읽었다.

프로이트에 관한 기억이라면 중2 병이 말기이던 중3 방학 때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입문과 꿈의 해석을 읽었다는 것이다.

 

초자아 자아 이드의 개념과

프로이트가 야릇하게 해석하는 어느 여자아이의 꿈 해석 정도가 

지금까지 남아있는 프로이트 저작에 대한 기억의 다이다. 

 

그 책을 읽을 때 즈음 고래잡이 수술을 자진해서 받았다. 

수술 시기의 기억이 융이 말하는 성인식 의례를 해석하는 대목과 

상당히 닮아 있고 수술 후 좀 전에 이야기 한 

그 여자아이의 꿈을 프로이트가 해석하는 대목에서 

너무 어딘가가 극도로 고통스러워 책을 던져 버렸던 기억이 선명하다.

 

하지만 머릿속을 헤집어 봐도 프로이트의 두 저작에 대한 내용은 

거의 다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다시 읽기에는 그 저작들이 너무도 지루하고 어려웠던 기억이 있어 

좀더 대중적이고 쉽게 풀이해준 책들을 검색하다가 

정신분석과 관련한 책을 세 권 구하게 됐다. 이 책이 그 중 하나다.

하지만 세 권 다 읽지 않은 장기 소장용이었다가 

이 책에 대한 3일 간의 독서를 어제 마쳤다.

 

본서는 정신분석에서 다루는 영역 중 

무의식과 방어기제에 대해 보다 쉽게 풀어내어 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방어기제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좀더 깊이 알고 싶어졌다.

무의식에 대해 할애된 장들이 많지만 

정신분석학의 내용을 학문적으로 풀이해 준다기 보다는

정신분석의의 입장에서 심리상담을 해주 듯 자상히

특정상황들을 상정하여 분석해주고 있다. 

 

심리적인 도움을 받기 위한 목적에서는 적절하다고 생각되고 

정신분석학을 지적으로 다가서려

학술적인 정의들을 알고 싶어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안 맞을 수 있다.

 

심리 상담을 책값을 제외한 거의 무료로 받고 싶은 분들이라면

최적의 저작이 아닌가 싶다. 

 

나에게는 그 많던 심리적 문제들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고 

지금 이 순간은 

그런 문제들에서 다소 벗어나 있는 나날들이구나 하는 감상을 주었다.

 

프로이트 보다는 융을 더 신뢰하지만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 의식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분명 있기에

정신분석의들을 찾는 내담자들도 그리 많지 않을까... 

그러니 알아두어도 좋은 분야가 아닐까 싶다.

 

참! 그리고 이 책의 부록란에 수록된 심리학 저작들은

상당히 흥미롭다. 꼭 읽어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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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과학 - 세상을 바꾼 발견과 혁신의 순간들
톰 잭슨 지음, 김주희 옮김 / BOOKERS(북커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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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실험, 이론, 연구방법과 장비‘라는 4가지 카테고리를 각 과학분야별로 맥락지어 그러니까 주제에 따른 소개 키워드들대로 읽는다면 훨씬 더 각 분야별 역사와 원리와 진행 과정과 현재의 적용 분야를 하나의 맥락으로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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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 the Cat! : 흥행하는 영화 시나리오의 8가지 법칙 Save the Cat! 시리즈
블레이크 스나이더 지음, 이태선 옮김 / 비즈앤비즈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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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이라지만 소설 집필을 결심하고 여러 작법 책을 전전해서 각 저작들에서 인상 깊은 문장 몇몇의 짧은 단상들은 남아있다. 다른 작법서들에서 미쳐 얻지 못하거나 내가 기억 못하고 블레이크 슈나이더를 통해서야 인상에 남은 몇몇 감상만 짚어 보려 한다.


사실 고양이를 구하라는 대목은 너무 유명한 팁이라 본서를 읽기 전부터도 상식으로 알고 있던 주제였다.  독자가 감정이입 할 대상이 되도록 주인공의 공감할만 한 면을 부각시키고 주인공이 상황과 문제에 능동적인 인물이어야 함은 다른 작법서들에서 언급하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챕터가 시작되며 바로 등장하는 로그라인에 아이러니가 있어야 한다며 예시까지 들어주는 데 주장자로 맞은 것만 같았다. 이미 웹소설 작법을 다루는 다른 저작에서 로그라인이 뭔지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었는데 로그라인에 있어서 아기의 걸음마와 춤꾼의 스텝이 어떻게 다른지를 깨우친 것만 같은 깨우침이었다. 사실 로그라인에서 아이러니가 없다면 이야기 자체가 평면적이라거나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 평면적이라는 걸 고백하는 것 밖에는 되지 않는 거라는 그런 깨우침이 든 것이다. 로그라인만 잘짜도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감각이 오는 거였다. 


그리고 인물의 내면이 성장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야기의 시작에서 인물을 퇴보시켜두어야 한다는 팁도 다분히 실효적인 팁이었다. 이미 구상하고 있는 이야기도 있고 어느 정도 얼개는 짜두었는데  한 장 한 장을 읽으며 이야기가 민낯을 드러냈다가 혈색을 찾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저자가 보여준 시나리오 구성의 분류로 내가 쓰려는 이야기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가 가늠되었다. 이 얼개의 분류를 알고야 내가 쓰려는 이야기가 더욱 가닥이 잡힐 듯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전환 전환 전환을 말하면서도 저자는 각 대화의 주고 받음 마다 전환이 있어야 한다는 로버트 맥기의 팁은 조금 과하지 않은가 하는 이야기를 했는데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에서 로버트 맥기의 팁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에 대한 반박이기에 이또한 인상 깊었다. 이때문에 대화의 칸칸 마다 전환하려는  집착은 조금 내려 놓아도 될 거라 안도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쁜 놈이 주인공이라면 그리고 나쁜 놈에게 공감하게 하려면 그 나쁜놈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하는 것도 효과적이지만 상대역을 더더 나쁜놈으로 그리면 된다는 데서 머리에 형광등 하나가 켜지는 것 같기도 했다. 뛰어난 사람들은 이런 팁을 듣지 못해도 그간 보아온 영화들을 통해 벌써 알고 있었던 사실인지도 모르지만 나 같은 평범남은 이렇게 바로 전해 듣고서야 깨우치는 듯 했다. 


내게 인상 깊었던 팁은 이렇게이고 그 외의 언급들은 이미 다른 저작을 통해 알게 됐거나 삶을 살다보니 어떻게 알게 된 것들도 있었다. 삶도 하나의 이야기인데 삶을 살면서 이야기의 구성과 풀어나아가지는 특색들에 대해 하나의 깨우침도 없다면 이상한 거니까.


원래 짧게 흔적만을 남긴 리뷰를 썼다가 지우고 다시 썼다. 이상으로 짧은 감상은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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