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과 동생 남자친구와 패밀리 레스토랑(VXXS)에서 밥을 먹었다. 맛있었다. 인공지능 기계 종업원이 그릇을 걷어가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 우리 가족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함께 돈까스를 먹은 것은 내 평생 딱 한번있었던 일이다. 어린 시절 가난 에피소드 배틀은 자매들과의 낄낄 포인트라서 넉넉지 못하게 자랐다는 동생 남친도 분위기에 맞춰 없이 살던 시절 에피소드를 내놓았다.


그는 대학에 다닐 때 OOOO(유명 레스토랑 프랜차이즈)에서 맥주가 무한리필이라는 소리를 듣고 친구들과 당차게 입성! 처음으로 (술 먹고 취해) 업혀 나왔다고 오늘은 취하지 않겠다고 했다. 무한리필이라면 저도 할 말이 많아요. 고등학생, 우리 고장에 미피가 들어와 피자 뷔페 이벤트를 한 날이었다. 두 판을 먹을 다짐을 하고 전날 저녁부터 두 끼를 굶고 간 나는. 배가 너무 고팠던 나머지 전채로 나오는 음식들을 집어먹다가. 막상 피자가 나왔을 때는 두 조각 밖에 먹을 수가 없었다. 너무 배가 부른 거예여... 그래서 집에 오는 길에.... 울었다. 점점 배가 꺼지는데 두 개 밖에 못 먹은 게 억울해서 울었어요. 가난 불행배틀 대결. 은. 내가 이겼다. 나 윈. 나 승. 이라고 적었지만... 갑자기 이걸 읽는 사람들이 뭐라 생각할지.


아우씨, 10대 때 맘을 고쳐먹고 부자 되기를 노력했어야 했는데. 가난의 방어기제는 너무도 치명적이라서 20대에는 부자를 미워하는 사상에 심취했다. (그 버릇을 개 못 주고 30대에는 남자를 미워하는 사상에 심취하게 되고마는 데...) 😩😩😩


동생이 억만장자처럼 쇼핑하기라는 중국산 플랫폼 쇼핑몰에 대해 터놓았다. (작년 가을 우리는 미니멀리즘을 함께 보고 물건 중독에 대해 함께 반성한 바가 있었다.) 눌러놨던 욕망이 터졌어. 억만장자가 되고 싶어!ㅋㅋㅋㅋ 부자가 되고 싶으면 싸게 사려는 충동을 버려야 해. 싸면 눈 돌아가는 그거 가난뱅이의 특징이야. 가난뱅이의 심리로는 부자가 절대 될 수 없다!! 참아!


동생 걱정, 나라 걱정, 중국 걱정, 세계 걱정과 인공지능 걱정까지. 자리의 마무리는. 이런 질문이었다. 과거를 돌아보며 우리는 추억에 젖지만. 과거가 좋기만 했냐면, 아니오. 지금이 좋아요. 그러니까 일종의 가스라이팅 아닐까요. 미래의 불안. 미래의 불행. 미래에 대한 조바심. 미래라는 관념을 빌미로 지금을 초조하게 만드는. 우리들은 열심히 살아왔다. 그래서 과거가 힘들었지만 지금은 그때보다는 낫다. 그래도 더 무언가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고민을 하던 커플에게 멈춰보라고 조언했다. 가만히 있어보세요. 그리고 놀아요.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인생은. 챗GPT는 인공지능은 못 놀아요. 놀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해 질 겁니다. 그리고 뭐 어때요. 일 없으면. 놀면 돼지. (돈을 써야만 잘 놀 수 있다는 동생을 째려보며) 돈 없이도 잘 노는 방법을 연구해 봅시다.


그의 질문대로 책이 나에게 자기 계발이었다면(일정 부분 그런 것도 있지만), 이렇게까지 읽지는 못했을 것이다. 나는 사실 놀고 있다. 열심히 놀지 못했던 시간까지 보상 받으려는 회복적 놀기 실현이랄까. 논다. 내가 신간 편하게 노는 것을 들키면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나를 너무 배 아파할 것 같아서 바쁜척 하면서 열심히 갓생 사는 척 하면서 ㅋㅋㅋㅋ 놀고 있다.


지금부터 적을 이야기는. 어제의 가족 모임에서 하지 못한 약간은 추상적인 이야기. 이며 읽었던 책 #흠결없는파편들의사회 와 #끝나지않은일 에 대한 독후감이며. 실은 30대의 평범한 [번듯한 남성 + 일하는 여성] (아마도 외벌이로는 수도권에 집을 가질 수 없으며 육아가 너무도 부담스러워 결혼을 망설이는) 커플에 대한 인상 비평. 일지도.


참, 그 전에 나 자신에 대한 인식은 이렇다. 혼자로는 부족해. 두 사람이 온전하다는 것, 그 결합에 대한 판타지 역시도 일종의 관습적 각본이지 않을까. 꼭 이성애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나는 혼자일 때 가장 온전하다. 그리고 이 말이 얼마나 오만하게 읽힐지 알아서 적기 겁난다. 하지만 요점은 내가 만족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나는 결합보다 분리를 원한다. 연결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산하듯 온기가 필요해질 때가 온다면 이 역시 변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나의 상태와 상관없이 두 사람은 좋아 보였다. 둘 이라서 정말로 좋아 보였다. 가만히 있는 나에게 느닷없이 둘을 처방하곤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렴풋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오늘 적고 싶은 것은 저번에 다 적지 못한 고독에 대한 이야기.



“(145) ‘우리는 망가진 우정이나 박살 난 사랑의 불안과 고뇌 속에서 타인의 연민을 구하지 않습니다. 죽음이 우리를 가장 가까운 인연과 갈라놓을 때, 참담한 불행의 그늘 속에 우리는 홀로 앉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인생의 가장 위대한 승리와 가장 어두운 비극 역시 홀로 걷는 겁니다.’ 손가락 말단까지 정치적 동물이었던 스탠턴은 이 사유를 여성을 위한 정치적 평등의 필요성과 연결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여성에게 행동 반경을 확장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이 주어져야 한다는 주장의 논거로 그가 아는 가장 강력한 것은, *모든 삶은 궁극적으로 고독하다는 사실*이었다. (중략) ‘삶의 폭풍은 남자들에게 불어치듯 여자들에게도 나침반의 전방위에서 불어 칠 뿐만 아니라 더 치명적인 피해를 초래합니다. 남자들은 자기를 보호하며 저항하고 승리하는 훈련을 받기 때문입니다. (…) 그 모든 영혼은 각자 혼자서 다만 자기 자신만을 믿고 의지해야 합니다. 길고 따분한 행진을 각자 혼자서 해야 합니다. (…) 나는 묻습니다. 누가 감히, 그 누가 감히 다른 인간 영혼의 권리와 의무와 책임을 대신 떠맡을 수 있단 말입니까?” -비비언 고닉 <끝나지 않은 일>



“(164) 동시대의 20-40대 여성들은 성공에 대한 열망이 크며 능력주의에 대한 믿음도 강하다. 이들은 가시화된 성과가 자신을 구제하리라고 굳게 믿으며 직장에 나간다. 어떤 여성들은 성차별을 낡은 패러다임으로 여기고 능력주의를 실존 혹은 도래할 미래라고 인식한다. 하지만 그렇게 인식하는 여성들도 일터의 어디서고 느닷없이 등장하는 ‘여성성 지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19) *유리 낭떠러지는 기업이나 조직의 상황이 좋지 않을 때나 경기 침체 시에 여성을 고위직에 임명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중략) 한국의 정당은 특정 필요에 의해서나 이미지 개선과 쇄신이 요구될 때 여성 의원에게 자리를 주지만 이들의 리더십은 곧 교체될 수 있는, 임시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유리 낭떠러지는 남성동성사회가 갈등 상황에서 어떻게 여성을 희생시키는지를 잘 보여준다. 조직은 소모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능한 개인’으로 여성을 선택한다. 여성은 고위직에 올라갈 기회가 적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이미 남성들이 할 수 없다고 판단한 직무를 떠안고 수임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물질적·정서적 지원이 불충분한 상황에서 여성은 실패하도록 설정된 지위를 받아들인다. 일터의 불안정성이 증가하면서 여성이 예전보다 쉽게 고위직에 임명되었다가 가파르게 추락할 위험 역시 커졌다. 최고위직에 오른 여성은 마치 ‘피해자 역할에 캐스팅되는 것’처럼 임명되는 것이다.” -김현미<흠결없는 파편들의 사회>



번듯한 남자가 되기 위해 남성은 고독의 시간들을 견딘다. (나는 그가 번듯해지기 위한 시간들을 노고를 치하한다. 쉽지 않았을 것이다.) 노동과 고독의 시간. 그 노력의 성과로 일종의 트로피(가정-아내와 아이들-)를 얻는다. 그가 번듯한 성인 남성이 되었으므로 사회의 승인(특히 가장이라는 인정)은 딸려올 것이며 *그는 더 안정적으로* 일에 몰두할 것이다. 가정이 큰 문제(…)를 일으키지만 않는다면 사회적 성취는 쌓이게 될 것이다. 가족 생계부양자 모델 남자의 일생. (물론 그 삶은 어려운 일이다.)


번듯한 여자(그런게 있는지는 모르겠다)가 되기 위해. (실업이 만연한 현대 한국 사회는 유난히 경쟁의 밀도가 높다) 여성에게는 이중 메시지가 주어진다. 특별히 적성에 맞는 행복한 일을 선택한 예외적 경우가 아니라면 사회생활 내내 여성은 갈등한다. 현모양처가 될 것인가 vs 성공한 여성이 될 것인가. (혹은 어떻게든 일을 좀 쉴 것인가) 후자를 선택, 유리 천장을 뚫기를 결단한 여성들에게는 일에서의 성취감 외엔 트로피가 없다. (이 시점에서 왜 민희진 대표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잘나도 유리 절벽. 애도 안 낳아 본 여자라는 생애 주기의 과업을 팽개쳤다는 미묘한 비난(비난이면 낫지. 스스로 느끼는 셀프 자괴감)과 독하면 독한대로 일 못하면 일 못한다는 평가들을 견디며 모두가 은근하게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 유리 낭떠러지. 시시때때로 일이 포기한 가정(소소한 웃음 소리, 친밀감, 아가들)보다 소중한가 해보는 자문.


번듯한 여성에게 트로피는 무엇일까. 더 번듯한 남자의 사랑?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리적 폭력이 법적으로는 탄핵된 현대 사회의 ‘고통’이란 대체로 질병 아니면 ‘사회적 고통’임을 마주 보자. 그러니까. 그럴 필요가. 성공의 끝이. 고립무원일 필요가 있는가. 나만 나를 알아주면 되는 사람이야말로 정말로 소시오패스 일테니. 그런 의미에서 여성은 일종의 계급이 맞았다. 그렇다. 여전히 한쪽 성별은 2등 시민이라는 주장을 나는 하고 있다.


하여 여성의 능력주의와 남성의 능력주의는 다르다. (서백남이 조던 피터슨의 신봉자가 되는 데에는 합리적 근거가 있다. 그 신봉에는 어떤 분열도 없다.) 유리 천장 이후엔 절벽. 여성의 능력주의는 조금 더 서글픈 무엇이 있다. 그리하여 견고한 이성애 중심주의의 사회 안에서 여성의 ‘고독’은 갈 길을 잃는다. 젠더화된 고독. 젠더화된 트로피. 젠더화된 정상성.


내 생각에 1세대 페미니스트. 엘리자베스 스탠턴의 이야기. 여성의 ‘고독’ 역시 존중되어야 한다는 문장은 현시점에서는 *더 직접적으로 ‘번듯한 남자’라는 남성 사회의 신화가 깨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하지만 그건 남성 사회가 스스로 깨어야 한다. 애꿎은 눈 높은 여자 탓하기를 멈추라!) 이는 뒤집어 말하면 신자유주의를 살아가고 있는 여남 모두가 ‘돌봄’을 폐기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와 같다. (어떤 의미에서는 신자유주의가 돌봄마저 돈으로 다 치환해 버릴 때까지 한 쪽 성별이 바뀌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 즉 실리콘밸리 남성들의 기획이 바로 오늘날 기술/과학에 대한 추앙의 이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뇌과학 자기계발에 가져다 쓰는 박사님들아 멈춰서 사유 좀 하세요.)


이제는 여남 불문 어른이 된 모두가 각자의 기준에서 각자의 고독을 짊어지고 각자의 돌봄을 수행해야 하는 조건.이 2024년의 한국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셀프로 그럴 수 있는 인간…?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생각은 이 글에서는 하지 않는다. 그러면 내 생각이 흩어지니까. 촌스럽게도 내가 ‘실존주의’를 버릴 수 없으며 끝끝내 보부아르(혹은 아렌트ㅋ 명예남성)를 사랑하게 되는 이유는(종종 탈여성이라고 놀림 받는다) 여기에 있다. 내 몫의 고독을 충분히 감당하고 싶어라 하는 남성(but 가부장의 권위에서는 이탈한)이 되고자 하는 마음.


여기서 또 한 가지 질문. 그런데 남성은 정말로 고독을 사랑하는 여성을 견딜 수 있는가?

남성 자신들이 아닌. (남자들은 또 고독한 남자를 얼마나 좋아하는지ㅋㅋㅋ 어후 나르시시즘. 오져. 처자식을 애초에 둘 생각을 하지를 말라니깐요. 둘 중 하나만 해라. 그러나 그게 되겠냐. 남자는 가임기가 없는데. 남자도 가임기 법적으로 처방하자. 서있는 데가 달라지면 사람이 바뀐다.) 글쎄. 있긴 있겠지. 현실에서 나는 아직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있다 하더라도 나만큼 이렇게까지 생각해 보겠냐. 위치가 남성의 몸인데. 내가 게이 책만 읽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단다.


맨 박스에 갇힌 현시대의 남성들에게 *가장의 부담을 내다 버려도 좋다!*라는 말을 하고 싶지만. 실제로 그 짐을 지려하거나 감당도 할 수 있는 조건의 사내들- 즉 이 시대의 알파남들-에게 나의 이야기는 권력(그들이 고독과 노력을 통해 얻어낸)을 반납하라는 소리로 들릴 것이다. 거기에 나의 인식이 닿으면 나는 빡이치고 더 극단적인 글을 써서 이들의 에고에 상처를 내고 싶지만. ㅋㅋㅋㅋ 요새는 나의 평안과 안녕을 위하여 안 들을 사람에게 쓸 생각이 없으므로. 냅두고.


나는 이 말이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세계와 대결하는 남성이 아닌 그의 아내가 되기를 은연 중에 주입받아온 이성애 핵가족 중심 사회에서 2등 시민 여성인 우리가 나의 몫의 자유를 추구하는 것은 (능력주의 이전에) 나의 고독을 마주 보기로 결단하는 것이며. 돌봄의 무능과 고독에의 무능은 확실히 다른 카테고리라고. 돌봄의 가치를 절대 폐기하지 않으면서 고독에도 유능해지자고. 이는 어쩌면 여남 모두에게 살아본 적 없는 완전체에 가까운 삶을 주문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누구라서. 인생은 한.번.뿐. 이며. 모두가 아무도 살아본 적 없는 자신의 삶을 산다.


그게 어쩌면 엘리자베스 스탠턴이 말하는.

인간 모두가 겪어야 하는 정말로는 실존적인 고독이며.

연결의 무능에서 나오는 외로움과는 다르다.


여기까지 적고 나니까. 견고했던 사회적 각본과 그에 따른 자신의 낡은 신념을 재고할 겨를조차 없는 여남 개인들에게 신자유주의라는 조건이 복수를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생존 기계로 만 살기를 거부해야 참 생존이 가능해지는 인류. 모두가 독립해야 하고. 모두가 자아가 되어야 하고. 모두가 개인이 되어야 한다. 강제적 각자도생. 이게 나쁜가. 실존적으로는 원래 모두가 각자 도생이었다. (아, 니체스러워.)


보부아르와 고닉의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감동인데. (그녀들은 놀랍게도 아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노년을 찬미한다!) 나를 돌보기 위해서 나의 고독을 보존하기 위해서! 독서는. 읽고 쓰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언제부턴가 나 역시 늙는 것이 별로 두렵지 않다. 외롭지도 않다. 책 속에 그 여자들이 있으니까. 나는 고독 속에서 이 것을 발견했다. 삶을 살고, 읽고, 멈춰서, 사유하고, 쓸 것. 그것을 반복할 것.


“(207) 이번에도 나는 책이 처음에 상정한 독자가 되기까지 성장해야 했고, 책은 그런 나를 내내 기다려주었다.”


돌봄은 조금 더 공부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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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6-02 23: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가난 배틀, 하면 말이죠. 나도 지지 않을 자신 있는데 ㅋㅋㅋㅋㅋㅋ 네, 대충 여기서 그만할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비언 고닉의 <짝 없는 여자와 도시>가 생각나는 글이에요. 전 그 책을 아직 안 읽었습니다만, 고독과 자유에 대해 쟝님이 쓴다면 비비언 고닉 못지않은 좋은 글이 나올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쓰지만...
제가 쓰고 싶은 글이에요, 이 글은.
부럽고. 심히, 매우, 대단히, 엄청나게 부럽고. 그리고 존경합니다!!

공쟝쟝 2024-06-03 05:45   좋아요 3 | URL
단발님의 이보다 더한 칭찬과 인정 욕구가 충족되는 댓글이 있겠사오며.... 늘 그렇듯 제가 호들갑은 다 떨었는데... 단발님이 먼저 다 읽어놓으셨다. 고닉 역시ㅋㅋㅋ 전 아직 글항아리 전집의 1,2권은 안읽었는 데 이번 3권은 다른 책들과는 다른 느낌으로 또 너무 좋아버려서... 걱정이네요.

비비언 고닉 슨상님이 닦아놓아주신 요 장르를 제가 한번 걸어보겠습니다. 그러러면 겪어야 할 것들이. 느껴야 할 것들이 아주아주 많이 남았다고 생각해요.좋은 소식은 책과 함께라면 이젠 아주 무섭지는 않아졌다는 것?

당분간은 흠결 ‘많은‘ ‘파편‘으로 살아 볼까 싶어요. 광폭 독서자님께서는 제가 흠이 없어지려거든 붙잡아 주시옵고.... 저의 존경 또한 곱절로 되돌려드립니다!

잠자냥 2024-06-03 10: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피라고 해서... 미피 캐릭터가 쟝 어린 시절 그 동네에 상륙한 줄.... ㅋㅋㅋㅋ
근데 진짜 피자 두 조각 먹어서 억울해서 울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글은 참 좋구나~!

공쟝쟝 2024-06-03 10:37   좋아요 1 | URL
미스터피자~~!! 배가 점점꺼지는데.. 더먹고올걸더먹고올걸..하면서......눈물이.....
저 서울와서 가장 놀랐던게 햄버거집이 역마다 있어서예여... 왜냐믄 우리 시에는 통털어서 햄버거 프랜차이저가 두 군데 있었기 때문이라져.. (지금은 스벅도 있고 다 있다 ㅋㅋ)

건수하 2024-06-05 15:00   좋아요 0 | URL
저도 미피 뭔지 몰라서 그런게 있나보다 했는데... 그런데 잠자냥님은 어느새 알아차리신 거였네요.
(줄임말에 약한 자)

서곡 2024-06-03 14: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기요 혹시 계피가루 쏟으신 건지??? 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6-03 16:3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나 : 계피많이요~~
직원 : 네. 췩췩 (펑!)
나 : 콜록 콜록 ㅋㅋㅋㅋㅋㅋㅋ
계피많은 파편…

달자 2024-06-03 18: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언제나처럼 오늘도 공쟝쟝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신자유주의가 돌봄마저 돈으로 다 치환해 버릴 때까지 한 쪽 성별이 바뀌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 즉 실리콘밸리 남성들의 기획이 바로 오늘날 기술/과학에 대한 추앙의 이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 정말 기립박수를 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공쟝쟝 2024-06-10 10:04   좋아요 0 | URL
어머나... 언급해주신 문장을 다시 한번 읽고 혼자 무릎치고 있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월요일 아침입니다. 한쪽 성별이 안바뀌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나는 잘 챙겨서 나를 잘 데리고 살자~ 달달한 달자님, 월요일 화이팅~!!

2024-06-05 14: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6-10 1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수하 2024-06-05 15: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군가 없이도 각자 잘 살아야 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그래서 남자들이 그렇게 결혼을 좋아하는 거였구나. 새삼 깨닫고 갑니다...

공쟝쟝 2024-06-10 10:07   좋아요 1 | URL
이미 각자 건조하게 잘사는 사람 수하님 굿모닝~ ㅋㅋㅋㅋ 헤헤!
 


자주 가던 동네 마트는 기어코 망했다. 포도알 스티커처럼 차곡차곡 모아둔 내 포인트 적립금을 가지고 토꼈다. 그래서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에 갔다. 행사 상품 세일 가격 세척된 토마토 한 알을 2500원에 사 먹을 깜냥이 나는 아직 안 된다. 아침마다 당근을 갈아 마신다. 지난겨울부터니까 루틴이라면 루틴이다. 이날은 세척되지도 않은 흙당근이 하나에 천 원이었다. 나에겐 토마토를 기르거나 당근을 재배할 능력이 없으시다. 근대화 문명화된 8282 한국은 내게서 그런 능력을 앗아갔다. 


그래서 편한 건 있었다. 분명 편했다. 하지만 편하고 싶어서 인생을 사는 건 아니다. 종종 자매들과 양육 중독이라고 놀리는 엄마 딸인 나는 농작물 재배를 좋아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지금은 모른다. 그런데 이대로 토마토가 55,000원 당근이 10,000원이 된다면?



이제 막 독일군이 공습한 전쟁 중의 프랑스를 다루는 소설 <우리 슬픔의 거울>을 쾌활하게 완독하고 후련~했었다. (다음 장이 궁금해서 끊지를 못했다.) 소설 속에서는 (당연히) 다리가 불편하면 즉시 총이 겨눠지고. 피난민들이 된 부모들은 아이들을 놓고 사라진다. (물론 의도치 않게 잃어버린 것일지도 모르지만ㅋㅋㅋ) 


아마 대열의 후미에서 뒤처질 나는 즉시 총살 당하거나, 혹시라도 여주인공처럼 공습 중에 아가들을 느닷없이 떠맡게 된다면 (심약하여) 바로 내치지는 못한 채. 이를 어째 동동 발 구르다 같이 굶어 죽을 것 같다. 가스레인지 없는 곳에서 죽을 끓일 능력이 내게는 없으니까. 자급의 무능력, 생활의 무능력, 삶의 무능력. 배워야 할 게 많다. 가장 먼저는 눈치껏 남의 말을 절대 안 듣는 법을 배워야 하겠고(혹시 시간 여행을 하거나 불상사가 생기어 신변이 전쟁에 처할 경우, 가스실 안 가거나 총살 안 당하는 방법입니다. 제가 독서를 통해 알아낸 결론이니! 꿀팁! 저장!).


다리가 불편한 내가 망해버린 마트와 당근을 통해서 체감하는 물가 상승은 전쟁을 떠올릴 정도의 압박감이지만. 아무래도 사람들은 다 살만한 것 같으니, 이건 나의 망상일지도 모른다. 최악을 자동으로 떠올리는 불안 장애 일종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언제나처럼 불안을 느끼지 않기 위해 읽었다. 술 대신 책으로 현실을 도피했다. 그렇게 읽다 보니 또 읽는 동족(!)을 만났다. 


사사키 아타루의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이번에 새 옷 입혀서 나온 모양이다. 대형 서점에서 눈이 가서 뒤적대다가 그대로 집으로 가져와서 끝까지 읽어버림.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매혹적인 썰을 푸는 것? 나는 그것을 필력이라고 부른다ㅋ 음. 필력에 대한 이야기는 아끼도록 하자. 


자, 이 읽기 덕후가 *고작* 자기가 맘 편히 신나게 읽기 위해, 다른 읽기 덕후(계보학)들의 읽음을 노정하여 읽고, 쓰기를 인류 최후의 생존방식으로 격상시킨 마지막 클라이맥스만 보자. (나는 이런 결론에 다다르기까지의 사유 과정에 독서라는 행위로 참여하기를 권하지만, 어차피 사람들이 안 읽을 걸 안다. 나만 좋을 일.) 


(213) 다시 한층 더 깊이 파고들어 봅시다. 세 가지가 있습니다. 법전을 비롯한 규범에 관련된 것으로서의 ‘정보’. 정보는 아니지만 정보와 결부된 형태로 권력 안에 포함되는 ‘폭력’. 그리고 아무래도 거기서 잔여로서 석출되는 사랑과 동경의 절대적 대상으로서의 ‘주권=국가’. 우리는 여기까지 생각해왔으므로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정보와 폭력과 주권의 삼각형으로 구성되는 ‘세계’. 제도적인 것의 세계는 유럽의 한 버전version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이지요. 따라서 ‘혁명’이란 정보도 폭력도 주권 탈취도 아닙니다. 그것은 혁명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습니다. 그것은 중세 해석자 혁명(교황 혁명)을 넘어서지 못한 것이니까요.”


“(216) 읽는다는 것은 고쳐 읽는 것입니다. 즉 고쳐 쓰는 것, 쓰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기묘한 사태가 떠오릅니다. (…) 책을 제대로 읽는다는 것은 읽고 있는 자신과 세계가 동시에 믿을 수 없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쓴다는 것에 대해서도 ‘신앙’은 사라집니다. 그 한 행을 믿지 않는다면 쓸 수 없습니다. 그러나 ‘쓰는 것’은 지우고 고쳐 쓴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것을 지우고 고쳐 쓸 수 있다는 것은 믿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신과 불신의 이분법은 다 같이 완전히 사라집니다. 거기에 무한한 회색의 투쟁 공간이 출현합니다. 버지니아 울프가 말했습니다. “최후에는 고독한 전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그것은 쓰는 것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가 혁명의 장소입니다. 혁명의 시간입니다. 이 시공은 끝나지 않습니다. 정의상, 끝날 수 없는 것입니다.”


“(217) 당신은 무엇을 믿고 있는가, 정말 ‘진심으로’ 믿고 있는가, 하는 물음 자체가 완전히 유럽적인 것이라는 겁니다.”


“(226) 읽어버렸다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된다면, 그렇게 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런 줄 알고 있다니요. 알고 있는 게 아닙니다. 사실은 모르고 있으니까 그렇게 살 수 없는 겁니다. 책을 읽을 수 없는 사람들이, 그 읽을 수 없음을 읽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해도 소용 없습니다.


“(251)문학이 살아남고, 예술이 살아남고, 혁명이 살아남는 것이 인류가 살아남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외에는 없습니다. 왜 쓸까요? 왜 계속 쓰는 걸까요? 계속 쓸 수 밖에 없지 않습니까? 달리 할 일이라도 있습니까?


“(271) 그것은―읽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좀 더 말해볼까요? 베케트나 첼란이나 헨리 밀러나 조이스나 버지니아 울프나…… 발레리가 없었다면 저는 여기에 없을 겁니다. 니체나 *푸코*나 르장드르나 들뢰즈나 라캉이 있어주어 다행입니다. 그들이 말해주지 않았다면 저는 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을 겁니다. 무엇을 쓰면 좋을지 몰랐다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좋을지 몰랐을 겁니다.” 


하하. 최초의 혁명을 그저 성경을 *읽어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 그리하여 지금의 세계가 만들어져 버렸다는 사람. 하지만 달리할 것이 없으니 또 *읽어버리자*라고 하는 사람에게. 이런 내가. 설득되지 않을 수 있을까. (근대화되는 것이 너무 벅차서 도태된 김에 에라 모르겠다 읽어버린 나는 이이의 주장에 기꺼이 동의하고 싶었다.)  


<4월 보름 동안 다리 부러진 김에 완독한 책들. >


읽고 쓰는 혁명까지는 (아이쿠 수줍다) 아니더라도 여기 이런 종족이 아직 살아(고)있어요! 라고 알리기 위해, 이거라도 라는 마음으로 오전에는 부단히 밀린 #백자평 을 적었다. 


참, 잘난척 하는 것을 깜빡할 뻔 했다. 사사키의 책 거의 마지막 269페이지의 편집자 필리프 아리에스의 형안이 빛나는 언젠가는 세상의 빛을 봤을 테지만 당시의 프랑스 편집자들은 무시한 그 책은 미셸 푸코의 <성의 역사>가 아니라 <광기의 역사>다. 2쇄 찍을 때는 수정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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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5-02 1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달리 할 일이라도 있습니까? ㅋㅋㅋㅋㅋ 저 이 문장은 기억 안 나네요.

저는 기독교인이라, 이 책 읽으면서 사사키가 깊이 있게 연구(?)하는 루터 이야기가 너무 마음에 와닿았고요. 프로테스탄트 역사에서 루터가 사실 많이 영웅시되고 그러긴 하거든요. 근데, 이 책 읽으면서 약간 더 반하게 되는... 아, 읽는다는 게 이렇게 놀라운 일이야? 이렇게 혁명적인 일이야? 그런 생각 많이 했었고요. 그리고 ㅋㅋㅋㅋㅋㅋ(말많음 오늘 ㅋㅋㅋㅋㅋㅋ) 그게 가능했던 환경, 그러니깐 라틴어-독어 번역의 그 순간들이 되게 감동적이더라구요. 저한테는 그랬어요.

<우리 슬픔의 겨울>은 난중에 저도 일독 해봐야겠어요.
마지막에 잘난 척, 짱 멋있네요! 출판사에서 이 리뷰 꼭 봐야하는데 말이지요! 아니면 내가 전화할까요? 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5-02 19:30   좋아요 1 | URL
아놔 진짜 웃겨서 접속함!! 선생님 노안…걱정됩니다. <우리 슬픔의 거.울>입니다.

사사키 종교철학이고ㅋㅋㅋ 쟝쟝한정 빅데이터에 의하면 지구상 찐똑똑이들은 종교학과에서 나오며, 칸트는 철학의 탈을 쓴 신학을 했…고 푸코는 칸트를 죽이려고 애를쓰다 인간을 죽여버렸으며… 푸코 읽는 니체빠 사사키는 정확히 제가 가진 질문. 인간 내면의 발명과 프로태스탄티즘을 지 방식대로 정리해버렸기에. 전 흡입해서 읽었고 (역시 푸코처돌이) 중간에 레비나스 느껴져서 짜증났지만 수긍함. 내면은 유럽의 발명 맞습니다. 그건 내가 경험해서 안다. (그리하여 뽀스뜨모당걸의 모당걸 되기작전은 일단락 되었으며. 이젠 이슬람좌파 푸코와 함께하는 코란읽기로..(구라임))

아무래도 오늘 내일 모레 글피 중에 결국 야전과 영원을 살 것 같아요. 르장드르 냄새나는 이미 다 알고 있는 단발님. 컴윗미?

단발머리 2024-05-02 19:28   좋아요 1 | URL
겨울 아니여? 어머머머멈머머머!

단발머리 2024-05-02 19:29   좋아요 1 | URL
댓글 지금 다 읽었어요….
반사! 🤪🤪🤪🤪🤪

공쟝쟝 2024-05-02 20:28   좋아요 1 | URL
돼써요! 포도밭 그 사나이 만나시고, 내가 너무 멀리갔다 싶으면 불러주세요. 아직 힉스입자 모르니깐. 읽기는 깊이가 아닌 넓이로 승부한다! 계보학의 신개념 광.폭. 단발 ㅋㅋㅋ

단발머리 2024-05-02 20:28   좋아요 1 | URL
깊이는 없다는 말씀인데 인정하게 되는 이내 마음 ㅋㅋㅋㅋㅋ넓게라도 읽어야지 싶은데 누워있는 저질체력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5-02 20:33   좋아요 1 | URL
그걸 깊게 팠으면 르장드르됐읍미다! 현대인은 바쁘고 유튜브도 봐야하지만 여성의 머릿속엔 내새끼 세끼를 일단 걱정해야하며 오늘치 바닥청소와 다림질이 기다리고, 그와중에 부업도 하셔야 하기 때문에.. 책은 한가한 남자나 저같는 탈여성(🙄)이 읽는 것이랍니다. 훗~!!
누워서 기력 보충하신 뒤에 쫄리면 읽도록 하세요! 저는 갈길이 멉니다!!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5-02 20:42   좋아요 1 | URL
남자가 될 수 없는 저는 새끼에겐 푸라닭을(중간도사 끝난 수험생) 청소는 내일로 미루고 다림질은 일주일에 한 번 몰아서 합니다. 탈여성이 구미에 당기네요. 🤔
천천히 가세요!

단발머리 2024-05-02 1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돌리시오 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5-02 19:27   좋아요 0 | URL
이게 매력이지롱!! 🙄
 
이 시대의 사랑 문학과지성 시인선 16
최승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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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랜만에 모처럼 알라딘 서재 (변방의 독서 커뮤니티, 특징 : 다 자기 좋을 것을 자기 좋을 대로 읽음ㅋ 아무래도 영향은 나만 받음ㅋㅋㅋ) 지박령이 되어 독력(덕력)을 자랑하는 독림고수들의 페이퍼릉 탐독한 결과!!!

책 고수들은 역시…
표지에 한문 잇는 책을 꼽는다 !

7차 교육과정인 저는 한문 몰라용~!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웜머… 세상에 책 표지에 한문 웬말?!! (괜히 나이 어필하면서 놀리기!!)

그래도 최승자는 사랑합니다!!
이 시대의 사랑이며, 영원한 내 청춘의 트라이 앵글 이심!

“내 청춘의 영원한
-최승자-

이것이 아닌 다른 것을 갖고 싶다.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

괴로움

외로움

그리움

내 청춘의 영원한 트라이앵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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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4-04-24 2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엌 ㅋㅋㅋ 공책에 손으로 필사해야할것같습니다 ㅎㅎㅎ

공쟝쟝 2024-04-24 20:18   좋아요 1 | URL
요즘 친구들은 아이패드로 공부한다고 합니다!

잠자냥 2024-04-24 2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엥 알라디너?! ㅋㅋㅋㅋㅋ 자성록 고른 분은 뉘신지?!

공쟝쟝 2024-04-24 20:18   좋아요 1 | URL
대중들의 수준을 고려하여 목록에 넣지 않으신 이황이랑 케미 리딩하시는 분 있음ㅋㅋㅋ

라파엘 2024-04-24 20:33   좋아요 1 | URL
퇴계의 정말 핵심적인 글들만 모아놓은 역본이네요. 역시 공부하는 눈 밝은 쟝님!! 😃 👍👍

공쟝쟝 2024-04-24 21:02   좋아요 1 | URL
그 말 들으니 안읽어도 사고 싶네요… 안나까레니나 모노 지금 고민중인데 ㅋㅋㅋ

잠자냥 2024-04-24 21:19   좋아요 0 | URL
자성록 좋아 쟝아

공쟝쟝 2024-04-24 21:23   좋아요 0 | URL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잠자냥님! (가짜뉴스) 이러시면 안돼대ㅣ더네ㅣ오디되되되애대왜돼

Falstaff 2024-04-24 2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을의 환>이 나올 줄은 진짜 몰랐네요, ˝환˝장 허네. ㅋㅋㅋ

공쟝쟝 2024-04-24 21:0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발자크 정도는 양에 안차서 소포클레스 가져오신ㅋㅋㅋ 초고수 퐐드문트님ㅋㅋㅋㅋ 오래오래 계셔주세요! 건강관리 더 잘하시고요!!

단발머리 2024-04-25 0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너무 재미나네요 ㅋㅋㅋㅋㅋㅋㅋ 하하하 ㅋㅋㅋㅋㅋㅋㅋ 얼른 자고 내일 또 놀아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4-25 09:56   좋아요 1 | URL
어찌나 재미졌는지!!! ㅋㅋㅋㅋㅋ
오늘도 웅성웅성!! 여기저기 들여다보기 위해 접속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4-25 11:44   좋아요 1 | URL
아침에 바빴어요 ㅋㅋㅋㅋ 지금도 바쁜데 궁금해서리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4-25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이 이벤트 잘 했네요 ㅋㅋㅋㅋ

공쟝쟝 2024-04-26 08:27   좋아요 0 | URL
괭님도 알려달라 ! 반칙하면 압수수색 ❤️
 
정희진처럼 읽기 - 내 몸이 한 권의 책을 통과할 때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14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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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알라딘의 인생 네 권ㅋㅋㅋ
최근 ~ 20대. 네 번씩은 읽은 책으로 엄선…
(어쩌면 인생 노선을 바꾼 책들 일지도?)
문학 없어서 삼미 살림! (드래곤 라자 넣을 걸 하고 후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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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4-04-24 1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박민규 이영도 참신합니다!!!

공쟝쟝 2024-04-24 10:34   좋아요 2 | URL
참신이라뇨… 둘다 제 인격 형성 시기에 베셀이었다고요!! ㅋㅋㅋㅋ

라파엘 2024-04-24 1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빨간 책들이 매력적이네요!! 📕📕📕📕

공쟝쟝 2024-04-24 10:35   좋아요 2 | URL
노동가치설의 아담스미스는 빨갛지 않습니다!!!! ㅋㅋㅋ 뭘 읽든 내가 빨개지는 게 문제… 😔

잠자냥 2024-04-24 1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와중에 삼미 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4-24 10:36   좋아요 1 | URL
외 뭐 왜 왜요 내 삼미!! 나 박민규 거의 다 읽엇다고요 ㅋㅋㅋ 박민규 나와라!!! !!

서곡 2024-04-24 1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재의 관점에서는 참신합니다 ㅋㅋㅋ

공쟝쟝 2024-04-24 10:39   좋아요 1 | URL
우리는 모두 베셀로 독서를 시작함돠!!ㅋㅋㅋ 서곡님의 인생 네 권도 궁금합니다!!

공쟝쟝 2024-04-24 10: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그러고보니 다 빨갱이 책이네… 누워있자…

라파엘 2024-04-24 10:48   좋아요 1 | URL
쟝님의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평안하기를 기도할게요. 다친 다리의 쾌유를 빕니다~!! 😄

건수하 2024-04-24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 권 겹쳐서 뿌듯합니다..!!

공쟝쟝 2024-04-24 17:32   좋아요 1 | URL
이히히히히히 ❤️❤️♥️♥️♥️❤️❤️❤️♥️♥️♥️ 이토록 위험한 제 하트를 받아쥬시렵니까? ㅋㅋㅋㅋ 정희진 처럼 읽기는 진짜 인생책이 되었네요… 수하님과 나를 이어줘버린 💘

새파랑 2024-04-24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코는 없나요? 😑 다 어려워서 도저히 따라 읽을 수 없습니다~~!!

공쟝쟝 2024-04-24 20:52   좋아요 1 | URL
푸코ㅋㅋㅋㅋ 그는 인생을 바꾸기엔 제게 이제 막 도착해가지고요? ㅋㅋㅋㅋ
네 권다 어려운 책은 아니고 외국 저자들은 대중 독자 위해 쓴 전세계 베셀인데… 킁킁ㅋㅋㅋ
그런데 새파랑님 박민규 안 읽고 지금 하루키 좋아하시는 겁니까? ㅋㅋㅋㅋㅋ 박민규 읽도 오세요 어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그리고 삼미!!

새파랑 2024-04-24 21:01   좋아요 1 | URL
박민규 박민규.....

처음들어보는 작가입니다...

읽고 오겠습니다~!!

공쟝쟝 2024-04-24 21:04   좋아요 1 | URL
삼미… 세상에서 제일 재밌읍니다. 그리움 외로움 기다림 아쉬움 다 있습니다. 그리고 로맨스는 “죽은 왕녀…”가 있습니다. 하루키 감성 못지 않은 감성을 저는 느꼈는 데 이제 와서 다시 읽으면 욕하겠지요? ㅋㅋㅋ 나는 안 읽어야지 ㅋㅋㅋㅋ

새파랑 2024-04-24 21:07   좋아요 0 | URL
찾아보니까 평(?)이 안좋은데.... 좀 더 고민해보겠습니다 ㅋㅋ

공쟝쟝 2024-04-24 21:10   좋아요 1 | URL
오 ㅣ 오 ㅐ 외 뭐 무ㅓ 오 ㅐ ! 다들 좋다고 할 때는 언제고 응? 표절이라고 이제와서 내치냐!!! 사람들이 뚝심이 잇어야지 ㅋㅋㅋ 다들 읽고 겁나 웃고 울었던 책임 시롱! 그르케 손절 하고 그러면 안되야~ 난 핑퐁도 카스테라도 읽엇다!! (팬 이었군..) 작가는 나빠도 내가 읽으면서 인생관 바뀐건 사실임 ㅋㅋㅋ

새파랑 2024-04-24 21:17   좋아요 0 | URL
고민끝~! 인생관을 바꾸신 책이라고 하니 찾아 읽어보겠습니다~!!

공쟝쟝 2024-04-24 21:21   좋아요 1 | URL
ㅋㅋㅋ 그래서 저도 김연수 책을 빼놓긴 했는 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르겠다 ㅋㅋㅋㅋ 술파랑님의 감송은 높이 사겠습니다!!! 삼미 읽고 공쟝쟝을 느끼신다에 100원 겁니다 ㅋㅋㅋㅋㅋ 제 문체의 5%는 박민규쳌ㅋㅋㅋㅋ
 


오늘은 왜 책 탑 사태가 이토록 웅장한 지경이 되었는지에 대해서 합리화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책탑이 이 지경이 된 이유는


“(33) 현대사회에서 인간은 효용성이나 상품의 사용가치를 따지면서 합리적으로 소비를 하는 게 아니다. 특정 상품이 남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사회가 그 대상에 어떤 기호를 부여하였는가를 의식하면서 *현대인은 자발적으로 강요된 소비를 한다.* 상품은 이제 사용가치를 넘어 특정한 의미를 지시하는 기호로 소비되고 있으며, 인간은 기호를 통해 욕망을 실현한다. — 김석 <자아>”


제가 소비에 능한 현대인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군군자자부부신신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유교사상(이번 생은 수신에만 머물러있기로 결단함)에 쩌들어있긴 하지만 책 많이 읽어서 제법 현대인이 된 고로. 이젠 “(33)타자의 욕망을 구조적으로 욕망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무한정 욕망을 추구하다 보면 오히려 만족이 아니라 결핍감만 더 커”진 좀비 상태 되겠습니다🧟‍♀️. 어쩌란 말인가. 나의 지적 초조함과 독서에 대한 허기는 무한정 욕망을 추구할 수록 더 갈급해지나니. 이 결핍-욕망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마음을 꾹 다잡고 손가락을 (쓱싹쓱싹) 아니, 왜 손이 이렇게 거친가? 핸드크림을 (처발처발) 향이 좋구나. (손가락을 자를 집중력도 없음...ㅋㅋㅋ) 



정신건강의학은 물론 뇌/신경과학까지 자기계발시장에서 활약하는 가운데 (정작 중요한 그 이면: 나를 내가 어찌할 수 없음으로서의 자아) 실현의 대상이나 뒤늦은 적성검사가 아닌 *‘지식의 대상’으로서의 ‘자아’*를 각종 심리학/사회학 이론 + 라캉과 함께 콤팩트하게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읽는 중 입니다만 ‘자기 기만’에 포인트를 두셨지 싶은데요, 기만하는 나 자신을 훑어내는 일은 꽤나 시금 털털하지만 한 번에 크게 많이 아픈것 보다는 조금씩 자주 아파 버릇해 두는 게 낫지 싶습니다. 그래도 전 아픈 게 싫어요. 좋은 책이라서 다 읽고 독후감 쓰고 싶은데. 결국 안 쓸 자아를 알아서 여튼 요 <배반 인문학 시리즈> 눈 여겨 두도록 합니다. 



타발적 고립 속에서 명란한(앗 오타인데 어쩐지 그대로 두고 싶다) 은둔자…모드로 살아가고 있지만, 나는 외롭지 않아!라고 떠드는 것이야 말로 자기기만이기 때문에 (아, 나는 어쩜 왜 이렇게 솔직한지) <어떤 고독은 외롭지 않다>를 구매하였습니다. 필사적으로 이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외롭지 않고도 고독해지는 방법을 배우고 싶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부터 제가 터득한 방법이 있는 데. 그것은 일종의 자기기만적 최면으로 “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천재다”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저런, 겉으로 해버렸네) 뇌가 지치도록 어려운 책이나 읽는 것입니다. 뻘짓거리를 덜하게 됩니다. (책 쇼핑은 부작용) 아. 잡소리 그만. 그러니까 이 책은 고독한 천재 작가들의 유명한 글들을 모은… 앤솔로지입니다. <월든>도 <자기만의 방>도 <뉴잉글랜드 수녀>도 이미 다 책 있는데 (게다가 읽었는 데)🥲  그래서 책 받아보고 실망했지만. 


제가 읽고 싶었던 건 #엘리자베스케이디스탠턴 이었고(대단한 연설은 아니었으나 그 의의에 만족하는 걸로) 구매를 못 참은 건 바로 나의 사랑 #비비언고닉 슨상님의 아래 문장 때문입니다. 


“(148) 그러나 이 유럽인들과 지적 위상을 나란히 한 유일한 미국의 선구적 사상가 엘리자베스 케이디 스탠턴이 펜을 든 첫 순간부터 ‘그들’이 아닌 ‘우리’라고 썼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들’이 ‘우리’가 되고서야 우리는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게 바로 페미니즘이 미국의 것이 된 이유다*. 울스턴 크래프트에서 보부아르에 이르기까지 유럽 지식인들은 자신의 이등 시민 지위에 분노했지만 남성 세계에 받아들여지길 바라는 압도적인 갈망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만큼 유럽 문화가 내면화한 힘은 엄청났다.) 이 갈망은 —강제하는 힘이 에로틱한— 그들의 마음과 영혼을 분열로 무력해진 의지와 하나로 묶어버렸다. 한편 미국의 선구자들은 낭만적으로 끌어당기는 세속성의 힘을 향해 마음의 등을 돌리고 페미니즘을 에로틱하게 만들었다. 여성의 권리는 일편단심 열정이 되었다. 그들은 비할 데가 없을 정도로 단결해 평등을 추구했고, 비할 데가 없을 정도로 혁명적이었다. 그리하여 페미니즘은 지적인 뿌리를 유럽에 두고 있지만, 오직 이곳 미국에서만 자리를 잡고 운동이 되었다.”


- 비비언 고닉 <멀리 오래 보기>


역시 지적 오르가슴은 유럽 페미. 전투력은 미국 페미. 나는 누구? 한국의 점진적 소멸을 담당하는 중인 K-페미 되시겠습니다. (누누이 말하지만 4B는 타발적입니다. 연애는 비싸고 감정 노동이며 나는 기력이 없다.) 오늘도 엄마는 카톡으로 꽃을 찍어 보내시며 피었을 때나 이쁘지 꽃이 다 지기 전에 시집을 가라하네. 그러든가 말든가 심드렁한 나는 시집이나 읽고 싶네.


여기까지 쓰니까 또 3,000자이기 때문에 주요 부분 위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페이퍼에서 아구아 비바를 읽으며 돼지 국밥을 말아먹음을 시인한 바 있는 저는… 사실 순대 국밥을 먹고 싶었는데… 집 앞 순댓국이 드릅게 맛이 없기 때문에 아쉬운 대로 좀 더 걸어서 돼지 국밥을… 왜 그러니까 왜… 하필 우리의 이름부터 고상하기 이를 데 없는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언니의 문장을 읽으면서 내장순대돼지국밥이 그렇게 땡겼던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이번에 구입한 언니의 두꺼운 일기장 (ㅋㅋㅋㅋ) <세상의발견> 추천사에 이런 문장이 떡하니 있는 겁니다.


“그의 소설을 읽는 것은 뜨거운 내장을 내 손으로 쥐는 일 같았다”




아… 이거였네. 나는 그걸 문장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돼지국밥(우적우적)을 먹으러 간 것. 쳇. 필력 부럽네.

제가 느낀 것도 비슷했다구요. 그저. 쓰지 못하고 먹으러 갔을 뿐… ㅋㅋㅋㅋㅋㅋ


저의 점심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배가 고픕니다. 오전 내내 청소를 너무 열심히 해버려서 특별히 더 허기가 집니다. 오뎅탕을 데펴서 밥 말아으려고 준비해뒀는데, 지금 돼지국밥 각입니다. (응?)


컴북스 이론 총서 여성 지식인들을 쪼매씩 모으고 있습니다.  친구한테 선물 받았지요. #세일라벤하비브 #앨리러셀혹실드 


그러고 보면 책갈피에 남자 지식인들만 나오는 거 섭섭하다고 말하기 무섭게... 계속 발간되는 책들이 여성인거 보면...  세계 지성의 성비는 어느 정도 얼추 들어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다 지적인 여성들이 활약했기 덕분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문득 이번 총선 정치인의 성비는? 


물론 갈 길은 멀지만 책의 세계를 바라보며 낙관을 해 봅니다. (근데 한국의 젊은 남성들은 이제 책 아예 안 읽기로 결단 한 걸까요? 자기계발서 말고는? 어쩐담.) 집 거실에 서양 철학사 연표가 붙어있는데요(앗 이것도 알라딘에서 판매중입니다 위에 링크 ㅋㅋ) 거기에 벤하비브, 이리가레, 아렌트, 보부아르 여성은 일케 딱 네 명 있었거든요. 그런데 요즘 컴북스에서 나오는 책들이란... 재밌어요. 재밌는 일이 세계사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언젠가 어느 정도 모이고 읽은 량도 늘어나면 컴북스이론 총서 여성들의 지성미 돋는 책장 사진 찍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푸코 읽다 철학에 진심된 여성의 거실 벽면...  미감 적으로는 썩 좋지 않다....>


음. (급 배고파져서) 이런 저런 재미없어 보이는 두꺼운 책들은 따로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그걸 재밌게 설명하는 것은 나의 능력이 아닌데다 ㅋㅋㅋㅋ 너는 왜 이런 책을 읽는가?라고 묻는다면. 똑똑한 척 하려고가 1번이긴 한데… 사실 내가 너무도 평범한 지능의 인간이라는 건 나도 잘 알아서… 아마도 그럴 듯한 이유 중 하나를 더 대자면 중고 구매한 이 책 <트라우마>엔 다음과 같은 소개 글이 붙어있습니다.



“트라우마를 겪으면 평범한 사람이라도 신학자, 철학자, 법학자가 된다. 그들은 묻는다. ‘왜?’ 정답은 인간의 이해 너머에 있다”


어차피 인간의 이해의 너머에 있다는 것 나도 압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내게 트라우마 적인 상황이 되곤 하는 것은 마치 평생 건강할 것 처럼 영원히 살 것처럼. 자기 삶에는 외상 따윈 없다는 듯 완고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자기기만 입니다. 그들은 죽을 때 까지 깨닫지 못하고 죽어버리기도 합니다. 화를 내고 싶어도 대상은 이제 없습니다. 왜? 글쎄요. 이해하지 않기로 합니다. 다만 질문은 남겨둡니다. 그건 나의 조건이며 덕분이고 재능이니까. 살아 남았으니 필요한 것은 내게 남은 것들을 잘 보다듬으면서 사라지는 것들과 충분히 이별하는 것 일 테죠… 헤어진 것들과 또 헤어지는 일이며. 헤어지기 싫어서 그걸 다 끌어안고 살겠다 우겨대느라 우울증자로 버티는 것일지도 모르겠으며. 정답도 옳고 그름도 없는 듯 합니다. 사는 건 말이죠. 하물며 책 사는 것은 더 그러합니다.



마지막 충동 구매 한 책은 박완서의 <그 남자네 집>입니다. 광화문 교보문고를 어슬렁거리다. 띠지에 붙어있는 이 문장을 보고 홀린 듯 결제했습니다. “이 소설을 쓰는 동안은 연애편지를 쓰는 것처럼 애틋하고 행복했다” 행복해하면서 쓴 글을 읽고 싶어졌습니다.

그냥. 그랬어요.


요즘. 나는. 다행스럽게도 행복이 궁금한가 봅니다! 




덧붙임. 서재에 관심 없어서 트랙백 서비스도 스팸을 이유로 들어 중단한 (문의했으나 기약 없다고 함) 알라딘이여. 이미지 파일 사이즈 마저 이렇게 일일이 손으로 잘라 붙여야 하면 내 페이퍼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은 어떡하라고. 여기 사람 있어요. 책 읽는 사람 있다고요. 관심 좀. 제발 관심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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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4-12 16: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탑이 어마무시하네요. 근데 너무 두꺼운 책 많아서 어쩌지 못하겠는 분위기 알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의 발견>이 이럴 줄이야. 두꺼운 줄 알았지만, 헤겔 레스토랑이랑 막 겨루는데요.

저는 <자아>가 좀 궁금하네요. 한 문장평, *‘지식의 대상’으로서의 ‘자아’*를 각종 심리학/사회학 이론 + 라캉과 함께 콤팩트하게 다루고 있는˝이 마음에 들어요. 고닉 책은 저도 읽는 중이고, 아렌트 책은, 나는 아렌트 표지로 있지롱!!!
<한눈에 보는 서양철학사> 저 연표, 어디 가면 살 수 있어요? 혹 헤겔레스토랑 사야 주는건 아니겠죠? @@

공쟝쟝 2024-04-12 16:14   좋아요 2 | URL
그 아렌트 책들 정말 부럽습니다 ㅠㅠㅠ 에이 또 나오겠지 나오겠지… 기다리다가 ㅋㅋㅋ 그냥 샀습니다! 아렌트 좋대놓고 저작 하나도 안 읽은 거 찔려서요!!!!
자, 북플에 직접 링크된 저 연표를 손가락으로 누르면 약 25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히히😎

단발머리 2024-04-12 16:27   좋아요 2 | URL
나는 아렌트 표지 아렌트 책은 있고, 저 연표는 없는 사람이었죠.
이제, 아렌트 표지 아렌트 책 있고, 저 연표도 있는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메롱! 🤪

잠자냥 2024-04-12 16: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탑이 명란하다...
냥이들은 잘 있나요?
냥이들아 니네 집사가 밥 안 사주고 책만 사는 거 아니니?! 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4-12 20:00   좋아요 1 | URL
명란책탑📚냥이들 근황도 전하겠습미다 ㅋㅋ!! 고층 캣타워를 설치하였거든요!! 넘나 사랑스럽고 평화로운 나날들이 이어지는 가운데…(는 뻥!) 의사 표시를 뭘 밀어서 떨치는 걸로 배운 새냥이 땜에 😢😢 집 살림이 남아나는 게 없습니다… 잠자냥 추천표 스크래처도 너덜너덜 해졋어요!!

2024-04-13 0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4-13 1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indy 2024-04-15 08: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읽고 갑니다. 멀리오래보기란 책을 제 장바구니에도 담았어요.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공쟝쟝 2024-04-16 22:5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신디님. 댓글 감사합니다!
자기서사 혹은 에세이의 장인이라고 많이 알려진 비비언 고닉이 아주아주 진지한 독자이자 훌륭한 서평가 이기도 했다는 사실이 확 드러나는 책 입니다. 물론 등장하는 미국 책들을 잘 몰라서 난해할 때도 있지만.... 자신만의 관점을 발견하기 위한 고닉의 지난한 과정이 느껴지기도 해서요, 독후감 잘쓰고 싶어라하는 저는 곁에두고 틈틈 꺼내 읽기로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