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함께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쓰기

한여름의 폭염이 모든 것을 녹여 버릴 것만 같다. 너도나도 폭염을 피해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향한다. 그야말로 피서의 최절정인 시기이다. 이번 주 이틀간의 휴가를 다녀왔다. 옆지기도 아이들도 없었다. 취미가 같은 사람들과 함께 양산의 골프장을 1박 2일로 찾았고 그 곳에서 생뚱 맞은 피서를 했다. 골프장이 워낙 고지대이다보니 태풍이 지난 후의 날씨와 맞물려 구름 속에서 골프를 쳐야 했고, 덥기는 커녕 춥기까지 했다. 그야말로 참다운 피서였던 거다. ㅋㅋ 문제는 구름 속에서 앞을 분간할 수 없음에 이틀간의 골프는 칠흙 같이 어두운 밤에 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점이며, 결국은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애꿎은 날씨 탓만하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는 거다. 달콤한 휴가를 꿈꿨던 이틀간 계획이 물 건너 간 것이다. 여기까지 읽고 나면 '가족들을 버리고 혼자만 가니까 그렇지 쌤통이다.' 하겠지만 우리나라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는 점을 안다면 조금 더 참고 읽어 주기 바란다.

옆지기와 아이들은 현재 이 나라에 없다. 내가 양산으로 출발하던 날 그들은 모스크바행 러시아항공을 타고 모스크바를 거쳐 종착지인 터어키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터어키는 알다시피 이슬람문화의 중심이자 동양과 서양을 연결하는 교차점이 아닌가.

올해 초 옆지기와 여름휴가를 의미있게 보내자는 의견을 모았고 계획했던 것이 해외였다. 대신 아무런 의미없이 휴식차원으로 놀러 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문화탐험 형식의 여행이었으면 좋겠다는 데 공감을 했다. 그 전에도 해외여행에 대한 의견이 있었으나 재정적인 문제를 떠나 아이들이 과연 인식할 수 있는 때가 되었는 지가 가장 큰 고려대상이었다.  

이제 중학생이 된 범석과 6학년인 해람에게 적절한 시기가 되었다고 판단했기에 결행하게 되었다. 문제는 여행지의 선정인 데 우선 고려대상이 문화체험에 적합한 곳, 아이들이 자라면서 쉽게 가기가 어려운 곳을 택했다.  우리 문화와 별반 다르지 않아 감흥이 적고 단순 놀이여행에 치우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가장 먼저 제외된 것은 동남아, 중국, 일본 등이다. 결국 최종 선택된 곳이 유럽이었다. 문제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이 주로 많이 가는 코스였지만 나는 이미 두 번이나 다녀왔기에 다시 간다는 것이 내키질 않았고 경험상 짧은 일정에 여러 나라를 수박 겉 핡기식으로 여행하는 것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래서 최종 결정된 곳이 형제의 나라 터어키였다.   



옆지기가 프리랜서로 일하는 것에 많은 영향을 받았고 선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아이들에게도 의미있는 첫 해외여행겸 문화 탐방이 될 수 있어서 좋았다. 여권을 만들고 여행을 준비하면서 들떠 있는 아이들과 행복해 하는 옆지기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문제는 내가 제외됐다는 것이다.ㅠㅠ 유럽을 우선 선정하다보니 프랑스 등을 간다면  내가 또 갈 필요가 없어서 빠지겠다고 했더니 터키를 최종 선택하면서까지 나를 제외시킨 것이다.
고의일까? 실수일까? 쩝 ㅋㅋ

어제 밤에 옆지기와 아이들의 전화를 받았다. 마냥 신이 나서 들떠 있는 아이들과 옆지기의 목소리를 듣고 나니 그리움과 행복감이 밀려왔다. 8일간의 일정으로 갔으니 5일이 지나고 있다. 텅 비어 버린 집에서 5일 동안 혼자만의 자유를 만끽하기도 했지만 늘 함께 밥 먹고, 이야기하고, 잠자던 옆지기와 아이들이 옆에 없다는 것만으로도 불편하고 쓸쓸하다. 남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왔으면 좋겠다. 

다시 만날 월요일까지 건강하고 행복과 추억으로 가득한 시간 만들어 오길 바랄 뿐이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세실 2009-08-14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에 관심 많은 범석군에게 특히 잊지 못할 추억이 될듯 합니다.
돌아오면 멋진 사진 올려주세요^*^


전호인 2009-08-19 09:32   좋아요 0 | URL
넵, 그러겠습니다.
범석이가 세계사에도 많은 관심이 있는 지라 아마 좋은 추억과 학습의 기회가 되었을 겁니다.
후담을 들어보니 옆지기가 범석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하네요.

Arch 2009-08-14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데요. 옆지기님과 아이들이 정말 좋은 경험을 하길 바랄게요. 전호인님은 세분 덕분에 간접 터키 여행을 하고! ^^ 그런데 제목이 추리물을 생각나게 하는걸요!

전호인 2009-08-19 09:33   좋아요 0 | URL
간접여행은 싫어요. 직접 경험을 했어야 하는 데....쩝 ㅠㅠ
ㅎㅎ, 그런가요?

꿈꾸는섬 2009-08-15 0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져요.^^ 저희도 아이들 크면 이런 여행 계획하고 싶어요.
옆지기와 아이들이 사라져서 한 며칠간은 자유로우셨나봐요. 근데 그것도 며칠이군요.ㅎㅎ 가족들 다시 돌아오시면 너무 반갑고 소중하시겠어요.^^

전호인 2009-08-19 09:34   좋아요 0 | URL
자유롭다못해 조금만 더 길어지면 우울증 걸리기 십상이었답니다.
돌아와서 옆지기가 하는 말이 가관입니다.
남편만 두고 해외여행을 장기간 떠나보면 우울증 걸리는 남편들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답니다.ㅠㅠ

프레이야 2009-08-15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일간의 터키여행에 왕따 당하신 전호인님^^
3일만 참고 계시면 반가운 재회가요~
터키, 가보고 싶은 나라에요.

전호인 2009-08-19 09:35   좋아요 0 | URL
네, 완전 왕따예요. ㅠㅠ
그리 긴 기간은 아니었을텐데 혼자놀기가 이렇게 힘든줄을 미처 몰랐네요.ㅋㅋ
네 아주 좋은 여행이었다고 하네요.
 

우리의 정서상, 농경문화의 특성상 가장 친근한 가축 중 하나는
바로 소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소는 우직하면서도 근면함과 순박함의 대명사로 일컬어지지만
때로 고집도 세기에 유달리 고집이 센 사람을
황소고집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소와 관련된 순 우리말 중에 ‘겨리’가 있습니다.
겨리란 소 두 마리가 이끄는 쟁기를 일컫는 말입니다.
이와 반대로 한 마리의 소가 이끄는 쟁기는 ‘호리’라고 합니다.
겨리에 동원되는 소는 겨릿소라 불립니다.
소 한 마리가 끄는 쟁기보다는 둘이 함께 하는 겨리는
농부의 입장에서나 소의 입장에서나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에 수월하게 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반면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야만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사람도 이 이치와 같아서 서로 힘을 합치면
혼자 끙끙대며 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게 일을 치러 낼 수 있습니다.
겨리에 담긴 의미처럼
우리도 마음을 합쳐보면 어떨까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07-07-01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리에 그런 의미가 담겨 있군요.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고, 마음을 합치는 우리를 같이 꿈꿔 봅니다.

비로그인 2007-07-02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에- 멋진 풀이입니다. 또, 덕분에 몰랐던 한글 배우고 갑니다.
'겨리'와 '호리'
 
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반장, 내가 널 싸랑한다

oo중학교 oo반 oo번 ooo

어서 오세요, 여성 기사님의 인사로 탄 버스 창가자리에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싸랑한다!
사랑은 나이 불문하고 뭣에 씌우는 일인가 봅니다.
무척 용감해 지는 일인가 봅니다.
저는 해보지도 못한 그 어린 사랑이
아름다운 시절로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 김정일님 ‘싸랑한다’ 중에서 -

----------------------------------------------
청소년들의 말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사랑의 농도가 짙으면 싸랑이 될까요.
때로 그들의 때 묻지 않은 사랑이 부럽기도 하지만
40이 넘은 지금에도 부드럽고 달콤한 사랑은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것을 사랑이라 하고
어떤 것을 우정이라 하는 건지

사랑이 먼저 오는 것인지
우정이 먼저 오는 것인지

가늠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곳 알라딘을 통해서
생판모르는 사람들끼리
사랑이 되었든
우정이 되었든
서로가 미세하게나마 느끼는 달콤한 감정을
간직하면서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 즐거움으로 다가옵니다.

그것도 느끼는 감정이 메말라 간다는 40이 넘은 나이에........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네꼬 2007-06-30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사랑이나 우정으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서재들을 떠도는 게 아닐까요? 고맙고 즐거운 마음입니다. 님의 서재에서도 역시요. : )

전호인 2007-07-01 12:40   좋아요 0 | URL
님의 사랑 또한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이야기 하고 희노애락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됩니다. 좋은 인연이 되어가고 있는 거져? ^*^

해적오리 2007-06-30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혜수 언니한테 하는 말인 줄 알았어요. ^^ =3=3=3

전호인 2007-07-01 12:42   좋아요 0 | URL
그냥 상상의 나래만을 펴 볼랍니다.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고, 몸에서 열기가 솟구치는 듯한 느낌이 옵니다. 그녀는 사람을 숨가쁘게 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ㅋㅋ

프레이야 2007-06-30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랑해요~~

전호인 2007-07-01 12:42   좋아요 0 | URL
님의 따뜻한 마음을 받겠나이다. ㅋㅋ,서로 좋은 친구가 되었네요.

비로그인 2007-06-30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도 참 로맨틱한 분이신가봐요 :)
이런 남자분 흔치 않은데...^^

전호인 2007-07-01 12:43   좋아요 0 | URL
체셔님의 뜨거운 열정에 비할라고요, 로맨틱이라.....글쎄요 추구하려고 노력은 하는 스타일이라고나 할까요, 암튼, 님의 힘에 비하면 미약하다는 거.....

세실 2007-07-01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흠 마흔이 넘었어도 그렇단 말이죠?
그 열정이 부럽습니다.

전호인 2007-07-01 12:45   좋아요 0 | URL
님이야 이제 시작아닙니까? 40이 넘어가면서 20대의 뜨거운 정열보다는 내면깊숙히 경험이 묻어나오는 따뜻한 마음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네요. ^*^

2007-07-01 1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호인 2007-07-01 13:14   좋아요 0 | URL
끝까지 변치 않겠습니다.
암만요. ㅎㅎ
 

요즘 너무 바쁘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도통 책을 접할 시간이 없다.
책을 읽는 시간은 많은 데 대부분이 전문서적쪽이다. 이유는 논문의 마감기일이 임박하기 때문이다. 연수원 교수들은 매년 1회이상 연구논문을 작성해야 한다. 금년은 학술세미나 등으로 인해 상반기와 하반기로 분류해서 제출토록 되어 있고 바로 내가 상반기(6월말)까지 제출해야 하는 것이다.  논문제출만 있다면 이렇게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겠지만 1주일에 한번은 본부(서울)사무실에 가서 협의회 일 챙기고 부서 순회하면서 인터뷰해야지, 연수원 강의해야지, 사내학점 취득위해 평가시험 봐야지 에고에고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다. 특히 이번 연수는 내 무덤을 스스로 판 겪이 되었으니 누구에게 뭐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남들은 쉬운 연수과정만 골라 학점을 취득하는 것이 일반적인 데 내가 굳이 평가시험 있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이유는 젊은 후배들과 경쟁도 해보고, 내 실력의 정도를 확인 해보고 싶은 마음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오로지 대충대충은 안된다는 성격 탓인 것을 누구를 탓하랴. 고생을 사서 하고 있으니 참말로 이 어찌 우매하지 않으리오. 그렇다고 지금 후회한다고해서 마무리 될 일도 아니고, 지금부터 할 일은 부족한 시간을 잘 활용해서 좋은 결과를 도출해냄으로써 어렵지만 옳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것 밖에 없다. 그것이 가장 현명한 생각인 듯하다. 문제는 시간인 데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공부는 공부대로 안되고, 논문은 다행히 마무리는 되었지만 내용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도 어쩌랴 제출기일이 다 되었으니 그것이라도 마무리를 지어야지. 일을 벌려 놓기만 했지 하나라도 제대로 되어 가는 것이 없다. 평가시험은 당장 이번주 일요일이다. 청주 대성여중에 가서 보아야 하는 데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망신만은 당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처음 이 과정을 신청할 때는 좋은 성적을 내서 동료들을 놀라게 해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 데 지금 생각하면 과욕이었던 것 같아 씁씁하다. 그래도 기본이 있으니까(아직도 정신 못차렸군) 오늘부터 벼락치기 해서라도 좋은 성적을 내 보려 한다. 열공을 위해 아자아자!


이 글은 테마카페에 등록된 테마입니다.
테마는 '먼댓글(트랙백)'이나 '댓글'을 이용하여, 하나의 주제(테마)를 놓고 여럿이 함께 얘기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테마카페 바로가기 >>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소나무집 2007-06-21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오늘 <연어>를 읽었어요.
전호인님의 글을 읽다 보니 쉬운 길 놓아두고
어려운 폭포를 거슬러올라간 연어들이 생각나네요.
고통이 있었던 만큼 환희가 뛰따를 거예요.

전호인 2007-06-21 18:21   좋아요 0 | URL
소나무집님, 저를 너무 띄워주시는 군요, 이러면 저도 진짜 그런지 착각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연어라 그것 참 괜챦은 비유이긴 합니다. ㅎㅎ 쌩유 ^*^

향기로운 2007-06-21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자아자~~ 힘내세요~

전호인 2007-06-21 18:21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힘낼께요, 근데 오늘도 지금까지 헛탕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할랍니다

세실 2007-06-21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공 열공! 꼭 좋은 결과 있으시길 빕니다~~
사서 고생하는 사람은 전데~ ㅎㅎ

전호인 2007-06-21 18:22   좋아요 0 | URL
글게 말입니다. 다이어트를 너무 그렇게까정 하지 않아도 될텐데, 그저 안쓰러울 따름이네요, 그 미모에 뭐를 더 보여주시려고........열공 아자!

뽀송이 2007-06-21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전호인님 멋지세요!!
성공적인 벼락치기에는 무엇보다 체력이 필수인거 아시죠!!
후훗... 열심히 공부하셔서 성적 대박 나세요.^.~

전호인 2007-06-21 18:24   좋아요 0 | URL
글게 말입니다. 상위권에 랭크되면 해외연수도 보내준다고 하던데 그렇게 까지는 안될것 같고(ㅎㅎ, 꿈도 야무지지) 어찌 과락이나 면할 수 있을라나 모르겠네요. 그래도 아자!
다시 중구딩으로 돌아온 듯한 느낌이에요, 벼락치기!!!!!!

무스탕 2007-06-21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님의 아자아자가 저에게 까지 힘을 주는듯 싶네요(불끈!)
고지를 향하여 힘내셔서, 아자~!! 빠샤~!! ^^*

전호인 2007-06-21 18:25   좋아요 0 | URL
오우~~ 빠샤도 있었군요, 강도가 센데요, 아자 빠쌰! ㅋㅋ ^*^

비로그인 2007-06-21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공 화이팅~~~~ ^^/

전호인 2007-06-21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님, ㅎㅎ, 모처럼만에 열공합니다. 그래도 즐겁답니다. ^*^

비로그인 2007-06-21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전호님도 요즘 열공중이시군요..
아아, 이제 보니 나만 게으르게 놀고 있었다는 생각이....ㅡ.,ㅡ

전호인 2007-06-22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신님, 먹고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ㅇ 아닙니까, 가족의 생계가 이 어깨에 있는 것을......... 열씨미 하고 있답니다. 빠샤!

비로그인 2007-06-22 18:09   좋아요 0 | URL
빠샤 - !!!
 

매년 강릉처갓집에서 신년을 보내고 해맞이를 한다. 올해도 장모님의 넘치는 사랑은 꺼질 줄을 몰랐다. 도착하기 전부터 도착여부를 물어오시고 사위먹일 음식을 장만하시느라 분주하시다. 내가 좋아하는 장모님표 만두는 항상 준비해 두신다. 올해는 거기에 덧붙여 찰떡과 찰밥, 직접 도토리를 주워서 만든 묵, 두릅나물과 장아찌, 울릉도 나물 등을 상에 올려 놓으셨다. 완전 참살이 식품들이다. 이것을 장만하시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꼬...... 만두를 비롯해 모든 음식이 입맛에 착착 달라붙었기에 "너무 맛있다"를 연발했다. 장모님께서 흐뭇해 하시는 부분이기도 하다. 리액션이 과하다는 것을 아시면서도 그렇게 하면서 맛있게 먹는 사위가 사랑스런 이유이다. 그런 우리들의 모습을 바라보시는 것이 그분의 즐거움이라는 것을 알기에 모두가 웃고 기분 좋아한다.  음식도 맛있고 먹을 것도 많다보니 배는 꺼질 줄을 몰랐다. 

 

31일엔 옆지기와 처형,처제내외를 대동하고 여유럽게 강릉 바닷가를 찾았다. 겨울바다가 너무 보고싶었다.

 

1. 겨울바다
동해안 해맞이의 또다른 명소인 안목해변.
강릉항이 있고 이곳에서 울릉도와 독도행 쿠루즈선이 운행되기도 한다. 요즘은 강릉커피축제 장소로 더 유명해진 곳이다. 바닷가를 중심으로 커피숍의 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바닷가에 횟집이 사라지고 커피로 유명세를 치른다. 해맞이를 위해 외지에서 찾아온 연인과 가족들로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커피숍에 연인끼리 가족끼리 앉아 겨울바다를 지척에서 감상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해변과 등대로 난 산책로를 따라 겨울바다를 만끽했다.

 

겨울바다의 매력은 거칠고 높게 하얀포말로 덮쳐오는 파도다. 자연적 야성미의 짜릿함이 숨을 멎게 한다. 산책로를 거닐면서 보여지는 수평선 너머의 짙푸른 바다와 유난히 빛나는 모래사장, 그곳에 어우러진 연인들의 밀어 그리고 삼킬 듯한 거친 파도를 그대로 즐겼다. 이런 풍경에 싱싱한 자연산 회와 소주가 빠지면 섭섭할 터, 항내에 있는 자연산 수산시장에서 여러가지 회를 음미했다. 회와 함께 마시는 소주의 맛이 달다. 이곳에서 서정적인 풍경을 마음 껏 품었고 흠뻑 취했다.

2. 보헤미안
강릉에서 주문진 쪽으로 한참을 가다보면 연곡영진에 위치한 보헤미안이 있다. 우리나라 커피 1세대이자 1호 바리스타인 박이추선생이 직접운영하고 로스팅해주는 커피숍이다. 옆지기의 전언에 의하면 커피 매니아들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분이라는 데 나는 커피매니아가 아니라서 알지 못했다. 또한 이곳은 커피매니아들 사이에선 유명한 곳이고, 옆지기가 오고 싶었던 곳이라고 했다. 그녀가 커피를 좋아하고 그 맛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보니 잘 알고 있었다. 위치는 애매했지만 현지인인 윗동서로 인해 쉽게 찾았다.


<중간에 하늘색 가디건을 입은 분이 박이추선생-직접 로스팅중>


보헤미안은 3층건물로 언덕위에 위치해 있고 2층은 커피교실로 활용됐으며 3층이 커피숍이었다. 커피향이 온 건물을 감싸고 문을 열고 들어서자 20여명남짓 앉을 수 있는 탁자에 사람이 꽉차 줄을 선채로 기다리고 있었다. 커피숍도 자그마한 것이 장사가 목적이라기 보다는 커피 맛을 알리고 싶은 주인의 마음이 담겨져 있는 듯 했다. 주방 한켠에서는 커피명인인 박이추선생이 직접 로스팅을 해주고 있었다.  이곳에서 가장 신명난 사람은 옆지기였다.

몇년전 모알라디너께서 이곳의 커피(?)를 직접 갈아서 보내주신 적이 있는데 옆지기는 아직도 그 맛을 못잊어 한다.
그때의 기억이 있어서 보헤미안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단다.

 

3. 해맞이

12월 31일 저녁은 가족과 함께 즐기면서 1월 1일을 맞았다. 회사와 친구들에게 신년인사 메시지가 도착했다. 나도 가족과 친구, 지인들에게 마음을 담아 문자를 보냈다. 당초 경포대를 방문해서 해맞이를 할 예정이었으나 매년 그곳에서의 해맞이가 식상한 옆지기의 귀여운 항명(?)으로 홀로 18층 아파트 옥상에서 신년의 해를 맞았다. 윗동서가 경포대나 이곳이나 별다를 것이 없다는 말에 넘어간 옆지기가 야속(ㅋㅋ)했다. 사람들이 감정이 없어요.ㅠㅠ
07:40분이 넘어서자 붉은 기운이 용솟음치면서 온세상을 밝게 비추는 용의 심장이 그 위용을 드러냈다. 신년에 떠오른 해를 바라보며 신년의 소망, 가족의 건강 등을 빌었다. 1년내내 용의 뜨거운 심장처럼 식지않는 열정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했다.

 

새해 첫날 전국의 날씨가 구름으로 덮혀 동해안에서만 해맞이가 가능하다는 방송보도때문에 경포대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해맞이 인파가 전년에 비해 60%이상 증가했단다. 연휴가 없었기에 당장 귀경길이 걱정됐다.  아침 식사를 한 후 서둘러 귀경길을 재촉했다. 영동고속도로는 이미 막혀있었다. 진입로에서 회차하여 속초방면으로 향했다. 어차피 막힐 거면 속초쪽의 겨울바다 풍경과 대포항, 눈덮힌 설악의 풍경까지 보고 싶었다.

 

양양, 속초로 이어지는 겨울바다는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바다의 맑음과 거친파도는 강릉쪽의 겨울바다를 능가했다. 너무 멋졌다. 다시한번 겨울바다의 매력에 푹 빠졌다. 미시령을 넘는 설악의 설경 또한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만물상은 구름에 휩쌓여 신비로웠고, 하얗게 덮힌 숲과 바위가 그 운치를 더했다. 길은 비록 막혔지만 마음만은 속초의 겨울바다와 설악의 눈덮힌 비경에 녹아들었다. 장장 9시간여의 운전끝에 집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알라디너 여러분!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행복하세요^^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5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진 2012-01-03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남자셨구나.
옆지기가 아내를뜻하는 것이었군요...
저는 멍청하게 프로필 사진만 보고 옆지기가 남편분이시구나.. 하는 생각만 했습니다...

겨울바다도 하늘이 파래서 이쁘고
해도 동그랗게 너무나 커서 이쁘고... 부러워요.
저는 잠만 잤었는데 ㅋㅋ

전호인님 새해 복 많이 많으십시오~

전호인 2012-01-04 16:13   좋아요 0 | URL
지금까지 여자로 본 것은 소이진님이 처음일 듯.ㅋㅋ
알라딘에서는 주로 배우자를 남녀가리지 않고 옆지기라고 합니다.
소이진님도 더욱 웅비하는 한해가 되길 바랍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순오기 2012-01-03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릉에서 해맞이와 커피를 즐기려고 문자를 주셨군요.
하지만 나는 그 시간에 머리가 아파서 두통약 먹고 자고 있어 문자를 늦게 봐서 답을 못했어요.
보헤미안 커피 하시는 분도 누군지 모르고...
박이추 선생 커피는 <소도시 여행의 로망>에서 강릉편에 나와서 알지만요.^^

행복한 송년과 새해맞이를 하시고 커피도 드시고~ 부럽습니다!!

전호인 2012-01-04 16:15   좋아요 0 | URL
그러게염.
이젠 완쾌되신거죵?
늦었지만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건강과 사랑, 행복이 넘치는 용의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해맞이는 늘 하던거라서 약간 식상하긴 합니다. ㅎㅎ
송년과 새해맞이는 아쉽고 새로움이죠^^

조선인 2012-01-04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보헤미안... 전 가보진 못하고 늘 원두만 주문하지요. 직접 가보셨다니 부러워요.

전호인 2012-01-04 16:21   좋아요 0 | URL
네네, 알고 계셨군요.
연곡말고 강릉에도 보헤미안 커피숍을 작년 10월쯤에 오픈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오리지널은 연곡이겠죠?
언덕위에 위치에 있어서 나름 운치(?)가 있어요.
박이추선생이 직접 로스팅해주시는 것이 너무 좋게 보이더라구요.
저야 커피에 대한 조예가 없다보니 모르겠는데 옆지기가 신명나 했습니다.^^

희망찬샘 2012-01-04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안녕하세요. 저도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축복드립니다. 근데, 소이진님처럼 저도 전호인님은 여자분인줄 알았답니다. ^^아리따운 낭자의 아이콘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 아이콘이 낭자가 아닌 남자였을까요? ^^

전호인 2012-01-05 11:00   좋아요 0 | URL
헐, 아이콘은 아리따운 낭자가 아니라 무사 "전호인(전조)-과거 포청천의 호위무사"입니다.ㅠㅠ
여자로 봐주신 분이 한분 더 늘었군요.ㅋㅋ
복 많이 받으세욤^^

희망찬샘 2012-01-05 16:36   좋아요 0 | URL
푸헐~ 무식이 죄이옵니다. 과거 포청천을 재미있게 봤는데도 왜 모를까요? 조금 의심스러운 기억력이네요. 이거 여기저기 푼수끼를 흘리고 다니네요. 조심해야겠어요~ 죄송해요.ㅜㅜ;;

전호인 2012-01-05 17:20   좋아요 0 | URL
ㅎㅎ, 아이공 아니옵니다.
관심갖어 주신 것만으로도 몸둘 바를 모르겠는걸요.
인연은 소중한 것이겠지요.
그래서 인은 서로 아는 사이에서의 관계, 연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서 맺어진 관계를 뜻한데요
서로알건 모르건 인연이라는 끈으로 맺어진 거니까 앞으로 자주 뵈요^^

BRINY 2012-01-04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가족분들과 의미있는 새해맞이하셨네요~

전호인 2012-01-05 11:00   좋아요 0 | URL
님도 항상 건강하고 복받는 한해되세욤

차트랑 2012-01-04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서재에 방문해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이곳에서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보헤미안'이라는 말은 참으로 다양하게 적용되는데요 아련한 감성으로 전해오기도하지만
종합해보면 자.유.로.움.이 떠오릅니다.
한 나라의 백성이 자유로운 직종에 종사하면서 큰 근심이 없는 날이 오기를 왠지
기대하고 싶어집니다. 그렇다고 백성들이 방랑자가 되어도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ㅠ.ㅠ
참으로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전호인 2012-01-05 11:05   좋아요 0 | URL
뜻이나 어원을 떠나 보헤미안이란 말 자체가 참으로 예쁘죠.
집시들의 자유분방한 삶이 그립기도 하죠.ㅋㅋ
고맙습니다.
즐거운 일상이길 바라고 자주 뵈요^^

꿈꾸는섬 2012-01-04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강릉에서 해맞이하셨군요. 너무 멋지세요.^^

전호인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전호인 2012-01-05 11:06   좋아요 0 | URL
ㅎㅎ, 네 그랬습니다.
매년 그곳에서 해맞이를 합니다.
늘 밝고 건강하시길^^

하늘바람 2012-01-05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를 보니 많이 부럽네요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언제나 그렇게 느끼지만 더 찾아올 복이 없을만큼 행복해 보이세요 작년보다 더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바라는 일 모두 이루셔요

전호인 2012-01-05 11:07   좋아요 0 | URL
부러워하면 지는 겁니다.ㅋㅋ
하늘바람님도 멋진 꿈을 펼치는 한해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