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향은 충북 괴산군 청천면 송면리이다. 그야말로 산촌 오지다. 나의 어린 시절은 산을 하나 넘어야 초등학교를 다닐 수 있었고, 자전거로 비포장도로를 1시간 남짓 가야만 중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 중학교를 졸업하면 대부분 청주로 자취 또는 하숙집을 구해 유학을(?) 했다. 그곳의 중학교는 네개의 초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로 채워졌다. 초등학교 3개는 충북권내에 위치해 있었고, 나머지 1개는 경북 상주군 화북면 입석리에 위치해 있어서 도랑하나 사이로 충북권내인 학생들이 그곳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경북권내에 있는 아이들과 송면중학교를 다녔다. 전교생이라고 해봐야 각 학년별 남녀로 구분된 2개반씩 이었으니 300여명 남짓 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곳에서 촌놈들이 청운의 꿈을 품고 공부를 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지금은 농촌의 피폐화로 인해 두개의 초등학교가 폐교되고 나머지 두개학교도 면단위 학교의 분교로 전락해 있다. 이런 실정이다보니 중학교도 전교생이 32명뿐이다. 그런데 나의 모교인 송면중학교가 청주방송(CJB) 아침종합뉴스에 방송이 되었단다. 중학교 은사님께서 알려주셔서 검색을 해보았다.
보도된 내용은 농촌학교의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되 학부모님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도회지 아이들에게 뒤처지지 않게 방과후 학습 등을 실천한다는 것이었다. 가슴이 찡했다. 모교가 언젠가부터 대안학교의 한 유형인 양 방송을 타곤했는 데 이번에도 그런 형태이긴 하지만 학부모들의 노력과 헌신이 뒷받침된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했다.
가끔 방송을 통해 대안학교와 농촌학교 등의 현실과 꿋꿋하게 아이들에게 자연을 체험하고 경험하도록 하기 위해 귀농한 분들을 접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아이들도 저렇게 해야하는 데 라는 생각은 하면서도 현실에 안주해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부끄러웠다.
열악한 교육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자기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후배들과 아이들이 꿈꾸는 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헌신하는 모교의 학부모님들이 자랑스럽다.
영상을 옮겨와 감상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으련만 지방방송의 한계인지 그렇게 할 수 없고, 인터넷으로 조회하는 것도 조잡한 것이 안타까워 관련 보도내용을 옮겨왔다. 영상을 감상하려면 아래의 경로를 따라 뉴스검색을 통해 가능할 수 있다.
www.cjb.co.kr 뉴스검색 "학부모의 재능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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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ㅣ 작성일 ㅣ 제 목 ㅣ 글쓴이
38 ㅣ 2011-10-12 ㅣ 학부모의 재능기부 ㅣ 채현석
<<보도내용>>
<앵커>
사교육은 물론 학교교육에서도
학부모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이 재능기부와
품앗이로 방과후 공부방을
운영하며 농촌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괴산 송면중학교 사례를
취재했습니다.
채현석기잡니다.
<채현석>
화양계곡에 위치한
전형적인 산골학교인
괴산 송면중학교.
전교생이래야 32명에
불과하지만 활기가 넘칩니다.
서점 하나,문방구점 하나 없는 열악한 교육환경지만
틈새교육에 학부모들이 팔을 걷어 부쳤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시골학교가
그렇듯이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이 방치되는 현실을
고민하다 올해부터 품앗이
공부방 운영에 나선 것입니다.
귀농한 학력이 높은
학부모들이 강사로 나서고
다른 학부모들은 차량봉사며 간식제공 등 다른 나눔에 동참했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두시간씩 영어와 수학,댄스 등을 요일별로 배우다보니
도심 과외 부럽지 않습니다.
권민영 괴산 송면중 1년
"시골이라 마땅히 갈곳도 없었는데 동기부여가 된다"
나소원 괴산 송면중 2년
"친구들과 소통하고 고민도 나누고 새로운 것도 배우다 보니 좋다"
교육 품앗이 방과후 공부방
운영을 계기로 학부모들간
허물도 없어 졌습니다.
차량봉사며 재능기부로
수시로 만나고 얘기를 나누다보니 그만큼 학교활동에
관심이 많아 졌습니다.
이낭희 괴산군 청천면(학부모)
"서로가 관심을 갖고
누구 아이 할것 없이 도와주고 하다보니까 너무 좋죠"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학교 교육에도
활력을 불어 넣는
윤활유가 되고 있습니다.
연봉순 괴산 송면중 교장
"교장실로 와서 교육을 예기하고 서로가 경청하고 배려하고
긍정적"
학부모들의 열정과
도전이 소외되는 농촌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CJB NEWS 채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