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90년생이 온다 : 간단함, 병맛, 솔직함으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임홍택 지음 / 웨일북 / 2018년 12월
평점 :
판매중지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지불식간에 이미 꼰대가 되어있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소통하지 못하는 꼰대가 되지 않기위해
또는 밀레니얼세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 하여 선택한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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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운명 (반양장)
문재인 지음 / 가교(가교출판)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장기간의 나들이 끝에 돌아와 첫 인사를 이렇게 올리게 된다.
그동안 모두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계셨으리라 믿는다.
알라딘과 맺은 인연이라는 운명과 반가워 해줄 알라디너들이 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음에 감사드린다.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종교적인 차원을 떠나 인연의 끈으로 얽히고 설킨 운명이란 것이 분명 있다.
인연의 끈이란 것은 찰나의 순간에 매듭지음의 가부가 결정된다. 
오래도록 지속될 것 같지만 찰나의 순간이기에 우매한 인간들이 간과하게 되는 일상이기도 하다.

노무현대통령을 가장 측근에서 보필하며 참여정부의 역사를 이끌었던 문재인 비서실장.
인간 노무현을 만나 그 분과 참여정부의 개혁을 주도했고, 보복성 정치적 강박에 의해 한많은 생을 마감해야했던
그 분을 떠나보내는 절절함 등이 이 책에 녹아있다.

참여정부를 이끌며 노무현대통령이 추구했던 국정철학 및 개혁정치의 산물과 마무리 되지 못한 과제들을 객관적인 관점에서
되짚어 볼 수 있었고, 언론으로 부터 무차별 난타 당했던 올바른 개혁에 대한 이해와 오해를 풀 수 있어 참으로 다행인 점도
많았다. 

참 잘한 일을 잘했다고 드러내지 않았으며,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미처 풀지 못한 과제에 대한 아쉬움, 제대로 검증을 거치지 못해 실패한 일에 대해서는 철저한 반성과 명확한 대안이 제시되어 있었기에 오히려 겸손해 보였다.

노무현대통령과는 만남에서 이별할 때까지 그리고 홀로 남아 그분의 가치를 계승해야 하는 그의 운명적인 삶이 차분히 남겨져
있음을 엿볼 수도 있다.
그것을 그는 운명이라고 했다.

 

                     **멀리 가는 물**   

                                                                            도종환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가
때 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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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1-10-05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동안 뜸하셨네요. 이 책을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오늘 샀습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한번은 읽어 봐야 할 것 같아서요.

전호인 2011-10-06 13:46   좋아요 0 | URL
아, 너무 반갑습니다.
가장 먼저 반겨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제목과 같습니다.
여러가지를 새롭게 생각토록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굳이 대선이 아니더라도 괜찮은 책입니다.
자기 미화랄 것도 없이 객관성 있고 차분하게 참여정부의 역사를 기록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순오기 2011-10-05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겁나게 반가워요!!
나들이를 어디로 가셨기에 그리 오랜만에 오셨습니까?
저는 이 책을 독서마라톤 마지막(9일) 책으로 읽으려고 찜해뒀는데...

전호인 2011-10-06 13:47   좋아요 0 | URL
캬오~~~!
느무느무 반갑습니당.
역쒸 에너자이져 여사님 답게 이렇게 반겨주시는군요.^^
오래전에 읽고 있었는데 최근에야 마무리 지었습니다.
요즘 운명이라는 단어에 꽂히다보니 이 책을 빌미삼아 알라딘에 다시 인연의 끈을 잇습니다.^^

소나무집 2011-10-05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소식이 없나 궁금했어요.^^
잘 지내셨지요?

전호인 2011-10-06 13:49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무척 반갑습니다.
없는동안에도 꾸준히 알라디너로 활약을 해주셨군요.
모처럼 들어오니 알라디너들의 인적자원도 많이 업그레이드되고 변화한 흔적이 느껴집니다.
역시 꾸준히 활동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편안합니다. 쌩유^^
 
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 기업인들이 세상을 향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불만이 있다. 세상 사람들이 자기네를 전혀 신뢰하지도 존경하지도 않고 너무 불신하고 욕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하는 말이 있다. 선진국에서는 기업인들을 전혀 나쁘게 보지 않고 존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사실인가? 틀림없이 사실이다. 그럼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그 원인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첫째 선진국의 기업들은 완전히 투명경영을 한다. 그러므로 전혀 타세를 하지 않는다. 둘째 뒤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범법을 저지르지 않는다. 셋째 기업인드은 그렇게 합법적이고 양심적으로 번 자기 개인들의 돈(절대 회사 돈이 아님)에서 천문학적인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부자로 꼽히는 빌 게이츠는 지금까지 22조원을 사회를 위해 내놓았고, 앞으로도 계속 기부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자기 자식들에게는 자기 재산의 10% 이상은 상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또한 세번째 부자 워런 버핏도 이미 10조가 넘는 돈을 사회를 위해 희사했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며, "자식들에게 편하게 살만큼은 주겠지만 결코 억만장자를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는 대중식당에서 일반인들과 함께 25달러짜리 스테이크를 먹는다. 그래서 그는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 1위에 오르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기업인들은 어떠한가. 선진국 기업인들과 정반대로 한다. 그들은 투명경영을 전혀 하지 않고, 당연한 것처럼 탈세를 일삼으며, 몇천억에서 몇조에 이르는 비자금을 조성하는 범행을 예사로 저지르고 개인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는 커녕 불법 상속을 밥 먹듯이 한다. 이러면서도 세상 사람들이 자기네를 존경하지 않고 불신한다고 불만을 갖다니.......바람이 불어야 나무가 흔들리고 북은 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이 괜히 생겨났겠는가. 우리 기업인들이 빌 게이트나 워런 버핏처럼 한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들을 존경하다 못해 그들의 그림자도 밟지 않을 것이다. 

기업인들은 추한 자화상을 자기네 스스로 만들어 놓고는 존경해 주지 않는다고 사회인들을 타박한다. 그들은 탈세, 비자금조성, 불법 증여와 상속뿐만이 아니라 선거 때마다 터지는 불법 정치자금 사건, 권력기관 매수사건, 막대한 돈 해외도피, 끝없이 뿌리는 불륜의 스캔들......, 이런 것들이 그들 스스로 만든 자회상 아닌가. 

그 결과 국민들의 기업 호감도는 100점 만점에 38점이며, 기업인들의 재산에 대해 '부정적인 방법으로 축적했을 것'이라는 응답이 77%이고, '정당한 방법으로 축적했을 것'이라는 답변은 19%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건 5~6년 전의 조사이고, 요즈으에 하면 어떻게 될까? 그 결과가 더욱 나빠질 것이다. 왜냐하면 그동안에 대기업 서너 개가 엄청난 비자금 사건과 불법 상속 사건을 일으켜 세상을 놀라게 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생산되는 먹거리는 세상 사람들 모두가 고루 나누어 먹고도 남는다. 그러나 부자들의 욕심을 채우기에는 모자란다.'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다. 

그 끝도 한도 없는 부자들의 탐욕을 방치하면 결구 이 사회는 망할 것이다. 그들의 탐욕을 막아야 한다.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당신. 일반대중인 우리들이다. 그런 경제범죄를 저지른 기업들의 상품을 사지 않는 '불매운도'을 대대적으로 벌여야 하고, 그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 여러분들은 시민단체로 모여 들어야 한다. 모든 시민단체들은 지금 활짝 문을 열어 놓고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다.

 
   

 

위에 인용된 글은 허수아비춤에 등장하는 해직교수 허민이 '기업인들의 자화상'이란 제목으로 경제민주화실천연대의 인터넷에 올린 글이다.

작가는 허수아비춤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허민이라는 인물을 통해 일반대중에게 전달하고 싶었을 것이다. 급속하게 전개되었던 우리나라의 민주화는 칭찬할 만하다. 책에서는 50여년만에 정치민주화를 이루어 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10여년을 지난 요즈음 과연 우리가 민주화된 나라에서 살고 있는 지 아직 장담할 수 없다. 현재의 위정자와 경제인들이 하는 꼬라지를 보노라면 군사정권때보다 더 하면 더했지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그 당시 민주화를 주도하던 학생들, 지식인들이 지금은 없다. 특히 학생들에게 기대할 수 없음이 가장 안타깝다. 유명한 대학의 학생들 대부분이 부러울 것 없는 중산층 가정에서 자라난 자녀들이다. 그들에게 이 사회에 무슨 문제의식이 있겠는가.

기업인들의 경제활동과 부의 축적을 국가적으로 지원하고 방치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일반 대중들의 감시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부정부패 사건이 터지고 반짝하다가 무감각해지는 대중들의 심리를 볼 때 참여하지 않는 시민의식이 결여된다면 아마도 우리나라의 경제민주화는 요원한 일이 될 런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답답했던 부분이다.

존경받는 기업인, 더불어 함께 살 수 있는 공정사회가 말뿐이 아니라 실천하는 현실이 될 때까지 참여하는 시민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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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1-08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경유착의 중심부에 있는 소설이군요.
조정래가 이런 책을 썼다는 게 아니러니 컬 하긴 하지만요.

이 책도 여러 곳에서 보게 되네요~^^


전호인 2011-01-10 15:44   좋아요 0 | URL
정경유착, 불법상속, 탈세 등 재벌의 비리와 비하인드 로비와 관련된 사건사고가 총망라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동안 S그룹 등이 저지르고 유야무야된 불법상속이나 정관계 및 검찰로비의혹 등이 낱낱이 드러나 있네요. 읽는 내내 무겁고 씁쓸했습니다. 과연 경제민주화는 요원한 것일까요? ㅠㅠ

비로그인 2011-01-08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마지막이 참 씁쓸하더라고요.

뭘까 영원히 계속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어서 표정이 한참이나 굳어져 있었습니다.

전호인 2011-01-10 15:46   좋아요 0 | URL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느낌' 참말로 무서운 표현인데 저도 그쪽으로 기울어지네요.
기업인의 자화상이라는 퇴직교수가 언급된 내용이 이 시대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투명경영, 공정사회 과연 그것이 우리나라에 발들여 놓을 수 있을런지.....
관망만 하는 것보다는 적극적인 시민참여만이 민주화를 앞당겼듯이 경제민주화를 이룰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루체오페르 2011-01-10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못봤지만 관심이 가네요.

전호인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족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전호인 2011-01-10 15:47   좋아요 0 | URL
네네..
루체님도 행복, 사랑 건강만땅한 신묘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많이 응원합시다. ^*

같은하늘 2011-01-13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저기 서점에서 올해의 책으로 꼽히고 있는 이 책도 보고싶더라구요.
봐야할 책은 많고, 아이들이 방학중이라 시간은 없고...ㅜㅜ

전호인 2011-01-26 13:47   좋아요 0 | URL
ㅎㅎ, 천천히 시간나실 때 챙겨보세요.
경제민주화라는 테마가 마음을 끌게 하네요.^^
 
밤하늘 떠 있는 두개의 달=1Q84년
1Q84 3 - 10月-12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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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을 두고 틈틈이 읽었지만 한번 시작하면 오래도록 눈을 떼지 않았다. 밝게 빛나는 달이 하나면 족한 정상적인 1984년에 푸른 빛 감도는 또 다른 달이 존재하는 1Q84년을 아오마메, 덴고와 함께 겪었다. 같이 겪으면서도 그들처럼 현재의 세상에 존재하는 내가 과연 진정한 나일까를 함께 의심했다. 꽉 막힌 고속도로의 비상계단을 내려오면서 1Q84년이라는 다른 세계로 접어들었던 아오마메. 그녀가 오랫동안 갈망했지만 서로 어긋났던 그녀의 사랑 덴고와 극적으로 만났다. 처음에 그랬던 처럼 그 때를 더듬어 다시 그 비상계단을 거슬러 하나의 달이 존재하는 1984년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광고판에 그려진 호랑이의 형상이 처음과 다름을 깨닫는 순간만큼은 과연 1984년으로 돌아온 것인가를 의심케 하는 암시를 준다. 과연 3권에서 1Q84는 끝난 것일까. 아오마메와 덴고 그리고 작은 것이 함께 돌아온 세계는 정상적인 세계일까? 좀 더 지켜볼 일이다.

덴고와 아오마메의 장이 교차되었던 1,2권과는 달리, 3권에서는 덴고와 아오마메는 제3의 인물인 우시카와 라는 인물과 매 장을 번갈아 진행된다. 1Q84의 세계를 떠나고자 하는 아오마메, 아오마메를 뒤쫓는 '선구', 아오마메를 지키는 다마루와 노부인,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비밀을 밝히려는 덴고, 그런 덴고를 수호하는 후카에리, 그리고 덴고와 아오마메를 동시에 추적하는 제3의 인물인 우시카와의 숨막히는 추격전이 한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고 흥미진진하게 이어졌다.

선고의 스킨헤드와 포니테일은 리더를 살해하고 잠적한 아오마메의 행방을 우시카와에게 의뢰하여 추적한다. 우습꽝스럽게 생기고 머리가 큰 우시카와는 비상한 머리를 가진 변호사출신이지만 정상적이지 않은 외모로 인해 사람들 눈을 쉽게 멈추게 한다. 오로지 프리랜서로 탐정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또한  분석적이고 냉철한 사고력을 가졌다. 아오마메의 주변인물을 추적하던 중 그녀와 덴고가 초등학교 동창이었다는 점을 알고 덴고의 아파트를 추적, 턱 밑까지 추격한다. 덴고와 같은 아파트에 기거하면서 감시의 끈을 좁히고 아오마메가 덴고를 찾아오기만을 기다린다. 그러나 아오마메를 지키고자 하는 다마루와 노부인의 감시망에 포착되고 다마루에 의해 최후를 맞는다. 이로 인해 그에게 아오마메 추격의 모든 것을 의지했던 선고의 스킨헤드는 오리무중에 빠지고 우시카와가 마지막까지 추격했던 덴고의 아파트소재와 우시카와가 사망한 곳이 일치함을 알아낸다. 우시카와의 행적의 끝이 덴고와 아오마메와의 연결고리 임을 직감한 그는 덴고를 찾아 도쿄로 향하면서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 또한 6명의 리틀피플이 우시카와 사체인 입을 통해 나오고 공기번데기를 만들기 시작한다. 두가지 설정 모두가 이 소설이 끝난 것이 아님을 암시하는 첫 대목이기도 하다.

학원강사인 덴고는 잠적했던 공기번데기의 실질적인 저자 후카에리가 찾아오면서 같은 아파트에서 생활한다. 여전히 후카에리는 내면을 알 수 없는 존재이다. 후카에리는 비바람과 천둥번개가 치던 어느 날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된 덴고의 발기한 페니스를 그의 몸에 삽입하면서 그의 모든 정액을 흡수한다. 그녀에게는 음모도 성관계에 대한 흥분도 없었다. 또한 생리도 없다고 했다. 다음 날 아치 덴고가 관찰한 그녀는 전날 밤의 일을 까마득히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둘의 성교는 아오마메와 또 다른 것을 엮는 매개가 된다.
덴고는 NHK 수금원 출신인 아버지가 위독하여 간병하는 과정에서 고양이마을을 방문하게 되고 하늘에 달이 두 개인 1Q84 년의 세계에 들어온다. 자신이 가다듬었던 소설 속의 리틀피플과 공기번데기가 현실에 존재함을 목격하게 되고 리틀피플이 만든 공기번데기 속의 10살된 도터 아오마메의 손을 잡아보면서 소설과 현실이 함께 존재함을 실감한다. 그는 끊임없이 어릴 적 사랑을 간직한 아오마메와의 만남을 갈구한다. 후카에리는 우시카와가 아파트까지 접근하여 감시하고 있다는 것과 근접거리에 아오마메가 살고 있음을 알려 준다. 이로 인해 그녀가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음을 통보하고 아파트를 나간다. 근처 놀이터 미끄럼틀에 올라 하늘에 두 개의 달이 있음을 확인한 덴고는 더욱 더 아오마메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을 느낀다. 아버지의 정리된 죽음을 끝내고 도쿄로 돌아온 덴고는 드디어 다마루에 의해 아오마메의 존재를 알게 되고 놀이터 미끄럼틀 위에서 극적인 만남을 갖고 아오마메와 함께 1984년을 찾아 떠난다.

선고의 리더를 살해한 아오마메는 다마루와 노부인의 치밀한 계획에 의해 완전히 자취를 감춘다. 그녀가 은신한 맨션은 우연히 덴고가 살고 있는 아파트 주변이다. 그녀가 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품은 다마루를 통해 조달받는다. 밖을 돌아다닐 수도 없고, 맨션에 살고 있는 것도 주변에서는 알지 못한다. 기거하면서 덴고에 대한 그리움은 더해 가고 그가 집필한 공기번데기와 선고와 모종의 관계가 있음을 깨닫는다. 저녁에는 베란다에 나가 가려진 틈으로 바깥 풍경을 보고 밤하늘에 두 개의 달이 있음도 확인한다. 베란다 밖 놀이터 미끄럼틀에 아이들과 부모들이 노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덴고와의 사랑을 갈망하던 그는 어느 날 미끄럼틀 위에서 밤하늘을 바라보던 사람이 덴고인 것을 직감하고 급히 그를 찾아 나선다. 쫓아갔지만 너무 늦게 깨달았기에 그는 사라지고 없다. 그날 이후부터 그녀의 일상은 놀이터 미끄럼틀 위에 덴고가 다시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것이 되었다.

어느 날부터 아랫 배에 작은 미동을 느끼면서 임신을 의심한다. 그러나 임신에 이를 특이한 성관계는 없었다. 다마루로부터 조달된 체크샘플을 통해 임신되었음을 확인한다. 선고의 리더를 살해하던 그 날, 비바람이 불고 천둥번개가 치던 때를 회상하며 뱃속의 아이가 덴고의 아이일 거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둘은 만난 적도 성관계를 한 적도 없다. 다만 덴고가 후카에리와 관계를 맺던 것을 연상해보면 후카에리를 통해 아오마메의 몸과 연결되었다는 것을 암시할 수 있다. 현실의 세계에서는 도저히 발생할 수 없는 일이다. 다마루를 통해 그녀의 행방을 쫓는 후시카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조심하는 가운데 후시카와가 미끄럼틀 위에 나타난 것을 보고 그를 추적, 현관 우편함을 통해 덴고의 아파트에서 그를 감시하고 있음을 알아낸다. 이런 사실을 다마루에게 알리고 그를 통해 후시카와는 제거된다.

다마루는 덴고에게 아오마메의 존재를 알리고 둘 모두가 간절히 만나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드디어 그녀는 맨션 놀이터 미끄럼틀 위에서 덴고와 극적으로 해후한다. 덴고와 함께 1Q84년을 벗어나기 위해 처음 그녀가 들어왔던 고속도로로 향하고 우여곡절 끝에 처음 들어왔던 그 곳을 거슬러 빠져나간다. 고속도로 위에서 한개의 달만이 존재함을 확인한 후 1984년으로 돌아왔음을 기뻐한다. 하지만 광고판의 호랑이 얼굴이 처음과 달리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 그녀는 혹 또 다른 세계가 있는 것이 아닌 가를 의심한다. 덴고는 비바람이 몰아치고 천둥번개가 치던 그날 밤 후카에리의 몸에 그의 정액을 흡수당했던 때를 떠올리면서 아오마메 뱃속의 아이가 그의 아이임을 인정한다.

둘은 달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호텔에서 그 동안 사랑하면서도 함께 하지 못했던 시간을 아쉬워 하고, 늘 상상했었던 사랑을 실천한다. 불을 끄고 벗은 서로의 몸을 열개의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모두 느끼고 확인하면서 깊은 키스를 나눈다. 발기한 덴고의 페니스를 두 손으로 잡아 그녀의 몸속 깊은 곳으로 조심스럽게 밀어 넣고 그에게 움직임을 요구한다. 둘은 그토록 서로가 상상했던 모든 것을 주고 받으며 사랑을 함께 느낀다. 둘은 드디어 단 하나뿐인 달을 가진 이 세계에 발을 딛고 머문다. 그녀와 그, 그리고 작은 것, 셋이서.

그런데 고속도로 광고판에 있는 에소의 호랑이 얼굴은 처음 1984년을 빠져나가던 당시의 오른편 옆얼굴이 아니라 왼편 옆얼굴이었던 것이다. 과연 광고판 속 호랑이의 얼굴 방향이 다른 것은 이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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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주례사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
법륜스님 지음, 김점선 그림 / 휴(休)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스님의 주례사"라는 제목만을 보고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호기심이 들었다. 스님이 주례를 선다는 것에 대한 의아심도 있다. 부부생활 경험이 없는 스님한테 주례를 맡기고 주례사를 듣는 것도 헛 웃음날 만한 일이다. 그러나 한줄 한줄 읽어가면서 내가 갖었던 선입견인 의아심과 헛웃음이 진지함으로 바뀌었다. 스님의 한마디 한마디의 말에는 마음을 비우면서 살아온 경륜과 철학이 담겨 있었다. 첫 장의 첫 글자부터 마지막장의 마지막 한 글자까지 버릴 것이 없는 삶의 엑기스 자체였다.

선남선녀들은 태어나 자라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반려자를 찾게 된다. 단순한 종족번식의 수단이 아니라 지금보다 더 나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결혼이라는 것을 선택한다. 생김새, 자란 환경, 성격이 모두 다르지만 사랑이라는 전제 하에 몸을 섞으며 살면서 아이들을 잉태해 낳아 기르고 가정생활을 영위한다. 그런 가정생활을 통해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불행을 맛보기도 한다. 행복, 불행은 사는 내내 한쪽 방향으로만 일관되게 진행되지는 않는다. 행복하다가 불행하기도 불행하다가 행복하기도 한 것이 가정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감정이다. 결국 결혼은 서로를 배려하고 상대방에 맞춰 주면서 사는 것이고 그 속에서 행복을 추구한다. 이론적 견해는 이러할 진대 많은 사람들은 모든 것을 내게 맞추기를 원한다. 결국 그것이 욕심인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렇지만 욕심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 더 문제다.

우리들의 결혼은 어찌 보면 참으로 이기적이고 지나칠 정도로 이해타산 적이다. 남자나 여자나 모두가 상대방의 덕을 보려고 결혼을 한다. 상대방에게 표현을 하지 않을 뿐이다. 남자의 학벌,가정형편, 능력을 우선시한다. 특히 부모들은 더 그렇다. 내 딸이 결혼해서 행복 하려면 편하게 먹여 살릴 수 있는 남자의 능력과 재력이 있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다. 욕심때문에 이런 것을 따지게 된다. 행복하려고 맺어지는 결혼이 시작부터 행복해질 수 없는 조건부터 만들고 시작된다. 결혼은 부모의 의견이 존중될 수 있지만 의견으로 끝나야 한다. 결국 가정을 꾸려야 할 당사자간의 마음이 일치되어야 하고 본인들이 주도돼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주변의 의견에 의해 좌우된다. 그럴려면 결혼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내게 이런 조건을 따졌다면 나는 결혼할 수 없었을 것이고,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혼을 앞에 두고 이것저것 따지는 것이 싫었다. 나하고 살아줄 사람이고 내가 그와 살아줄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이해타산적으로 따지고 시작된 결혼은 행복해질 수 없음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가 깨우쳐 준 것은 아니지만 참 다행스러운 일이고 서로에게 부족한 사람이라는 겸손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었나 보다.

결혼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해야 정말 행복해 질 수 있는 것이다. 결혼해서 트러블이 생길 때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것도 이런 마음이 앞설 때 가능하다. 그런데 대부분 더 행복해지기 위해 남자나 여자의 덕을 보려고 결혼하기 때문에 싸우게 되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는 것이다.
스님은 결혼을 이렇게 정의했다. 

   
 

결혼은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고, 같이 살아도 귀찮지 않을 때 해야 합니다. 그때 비로소 결혼이 서로를 속박하지 않게 됩니다. 베풀어 주겠다는 마음으로 결혼하면 길가는 사람 아무하고 결혼해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상대에게 덕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고르면, 백 명 중에 고르고 골라도 막상 고르고 나면 제일 엉뚱한 사람을 골라 결국엔 후회하게 됩니다.

 
   

쓰여진 글 모두가 주변의 어른들에게 늘 들어오던 교훈적인 말이었기 때문에 평범했다. 그래서 읽는 동안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다만, 실천하지 못한 것이 부끄러웠다. 쉽게 읽었지만 가슴 한켠에는 진한 감동으로 남는다. 굳이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남녀가 아니라도 결혼을 앞둔 선남선녀에서 1개월을 산 신혼부부부터 곧 삶을 마감해야 할 부부라는 연결고리를 가진 모든 사람들이 귀담아 듣고 실천한다면 해결하지 못했던 무언 가에 대한 실마리를 잡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결국은 욕심이었다. 내가 주려고 하는 배려는 없으면서 남편에게 아내에게 받으려고만 했던 욕심 때문에 싸움을 하게 되고 불행을 자초한다. 아내에게, 남편에게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충받고 보충해주겠다는 생각을 먼저 한다면 행복은 늘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행복을 저해하는 화근덩어리는 욕심인 거다.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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