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중 웃음바이러스를 유발하기에 충분한 글이 있어서 올립니다.
저는 오늘 연례행사로 동해 해돋이여행을 떠납니다.
알라디너 여러분!
임진년에도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가득한 한해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고3시험 때였는데 지금이나 그 때나 내신 성적은 중요한 시기!
마지막 시험이었는데 생물 선생님께서 무슨 마음으로 그러셨는지
글쎄 지금도 문제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하여간 정답이 "항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흔하게 쓰는 단어인데 갑자기 생각이 먹먹할 때가 있잖아요
곰곰 생각하다가 정말 곰곰 생각했지요
머리를 쥐어짜고 그건데 그건데 하다가
한 문제라도 맞춰 보겠다는 욕심에
"똥구멍" 이라고 썼지요
그것 밖에 생각이 나지 않더군요 정말 항문이라는 단어는
생각나지 않았어요.
시험이 끝나고 그제 서야 친구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에
"항문"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지요
뒤에서 뚱뚱한 제 친구가 뛰어오면서
"야 썼냐? 주관식 10번 말야!"
"못썼어 나도 생각이 안나서 못썼어"
그런데 저같은 친구들이 몇명 되더군요
생물 선생님께서는 항문 이외에는 다 틀리게 한다고 발표를 했지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지요. 점수가 왔다갔다 하는데
그래서 우는 척 하면서 선생님께 달려갔지요
"선생님 똥구멍 맞게 해주세요"
"항문은 한자어지만 똥구멍은 순수 우리나라 말이잖아요
맞게 해 주세요"
제 울음 공세 그리고 우리나라 말을 사랑해야 한다고
박박 우기는 저한테 선생님은 반쯤 넘어가 계셨고
옆에서 국어 선생님께서도 거들어 주신 덕분에
"똥구멍 까지는 맞게 해주마"라고 말씀하셨죠.
개선 장군처럼 의기양양하게 돌아온 내게 친구가 물었죠
"맞게 해줬어?"
"당연하지"
갑자기 친구 얼굴이 벌게지더니 내 손을 잡고 선생님께 달려갔어요
"선생님! 똥구멍도 맞다면서요 그런데 저도 맞게 해주세요"
그 친구의 답안지를 봤더니 글쎄 히히히
"똥구녕"이라고 써 있는 거에요
"선생님 저희 집에서는 똥구멍을 똥구녕 이라고 해요"
"저희 부모님은 경상도 분이라 똥구멍이라고 하시질 않는데
어쨌든 의미는 통하잖아요."
선생님께서 그건 사투리라 안된다고 옆에 계신 국어 선생님께서도
곤란한 듯 하다고 하셨지요.
그러자 흥분한 제 친구는
"이건 생물 시험이지 국어 시험은 아니지 않냐?" 고 박박 우겼지요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말이에요
선생님께서는 생각해 보겠다고 하셨는데
마치 제 친구는 승리나 한 듯이 교실로 의기양양하게 돌아왔지요
그러자 갑자기 몇명 친구들이 교무실로 가는 거에요
그 친구들이 쓴 답은 이런 거였답니다.
똥꾸녘..똥구녘...똥꾸멍...똥꾸녕...똥구녕...등등
생물 선생님께서는 근 1주일 가량을 똥구멍에 시달려야 했답니다.
결국은 다 틀리게 하고 "항문과 똥구멍"만 맞게 해줬답니다
그 중에 한명은 가서 항의해 보지도 못하고 쓴 웃음만 지었답니다.
그 친구가 쓴 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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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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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배울 점이 한가지가 있네요.
같은 정답을 가지고도 각각의 언어 습관이 달라
정답임에도 불구하고 오점 처리가 되었다는 것.
같은 사물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면
각기 다른 물체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