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지급조서를 제출하고 있습니다.
1년간 퇴직한 사람들, 퇴직금을 중간에 정산받은 사람들,
우리 회사 직원이 아닌데
이런저런 거간일을 해주거나, 컨설팅을 받았거나 한 개인들의 지급명세는
전산매체로 자동생성이 되지 않아서
저희가 소득신고한 금액에 맞춰보며 일일이 수작업으로 국세청 시스템에 넣어줘야 합니다.
참 월급쟁이에게 퇴직금은 마지막 보루인데, 중간정산 받으신 분들이 올해도 많이 있습니다.
최대리는 작년에 아이가 태어나면서 아내 회사 옆으로 전세집으로 옮기면서,
김대리도 저작년에 아이가 태어났는데 부모님집 옆에 재개발 예정 주택을 하나 사느라고,
김차장은 회사에 네시간 통근을 감당하면서 용인에 전원주택 단지를 사고, 잔디 심느라,
역시 집 때문에 정산을 받으신 분들이 많네요.
아이가 생기면 조금이라도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고 싶은 마음이 드나봅니다.
한편 사업소득은 눈이 휘둥그레 집니다.
아파트 휙 한번 둘러보고 조각상 두개 놓는 위치 잡아준 모 교수 수백만원,
아파트나 땅 거간을 해준 분들은 기본 수백에서 수천만원까지 받는군요.
7년간 일한 제 퇴직금 만큼을 땅거래 한번에 받기도 합니다. 쩝.
독서는 이 책 저책 집적거리면서 읽고 있습니다.
전 분야가 다른 책들 여러권,
몰랑한 책과 딱딱한 책을 동시에 읽는 편인데요,
그럼 그 책들 모두 더 맛있게 느껴집니다.
매사 실증을 잘 내는 성미라서 그럴까요?
그러면 단순작업의 스트레스 해소차 요즘 읽고 있는 책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소문난 텐구의 아이>는 서점에 갈때마다 유심히 보았습니다. 제목 때문인데요. 텐구가 누굴까 궁금했거든요. 알고보니 텐구는 날아다니는 일본의 요괴였습니다. 피노키오처럼 긴 코를 가지고 있네요. 중고책방에 천사백원에 나왔길래 구매했는데 하루만에 배송된데다 거의 새책이라 신났습니다.
그나저나 이 책의 주인공 소녀는 텐구와 사람 사이에 태어나, 트럭을 밀 정도로 힘이 아주 세고, 먹성이 좋습니다. 그 점만 제외하면 귀여운 평범한 소녀지요. 소녀가 있으면 그녀 주위엔 소년들이 있지요. 소년 1은 소녀가 짝사랑하고 있는 순수 미소년입니다. 순정만화 첫사랑의 모든 요소를 구비한 청년이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소년 2는 또한 순정만화의 전형적인 소년2의 역할, 그러니까 소녀의 오랜친구이며, 다소 까칠하지만 속정은 깊은 그런 소년이지요. 소년2는 텐구가 되려고 수련중이기도 합니다.(수련을 하면 텐구가 될 수 있다니 놀라운데욧!) 풋풋한 청소년들의 사랑이야기와 요괴이야기가 버무러지며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앞으로 어찌될지 기대가 됩니다. 좀 더 읽어보고 자세한 리뷰는 차 후에 올리겠습니다.
길 위의 신사들은 정말 흥미로운 설정에서 시작됩니다. 대대로 의사인 가문에서 태어났으나 가족이 살해된 뒤 복수조차할 수 없는 유태인이라는 신분을 버린 가느다란 몸매의 백인 남자와 딸을 잃은 늙은 군인 출신 우람한 흑인 남자가 이런저런 사기행각을 하며 길을 걷습니다. 이들이 우연히 만난 작은 아이의 부모의 복수와 권력을 되찾는 일에 나서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중세 중동의 여러부족들, 동식물, 풍속들이 흥미롭습니다. 단지 제가 난독증인지 이 시대에 대한 지식의 부족 탓인지, 주어를 찾을 수 없거나, 묘사하는 대목을 몇 번을 읽어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도 적당한 분량에 흥미로운 이야기라 다음 시리즈도 기대가 되네요. 이 녀석도 다 읽고 리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제 다시 단순작업하러 갑니다 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