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기 신간평가단 활동 안내
인문/사회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알라딘 신간평가단 인문 분야에 신청했는데 덜컥 됐다. 한 달에 한 번쯤 의무적으로 리뷰를 써야 한다. 나는 독설을 좋아하지만, 아무래도 칭찬 일색으로 쓰는 게 보기에 좋겠지. 알라딘에서 리뷰를 써본 지가 어언 옛날이다. 2002년도엔가 처음 리뷰를 쓰기 시작했다. 그때 500-600자 이상으로 5편씩 리뷰를 쓰면, 마일리지를 2000원씩 줬다. (맞나? 기억이 가물...) 그때 한창 책읽는 재미에 빠져 허우적대던 터라, 글자수 딱딱 맞춰가며 불량리뷰 이빠이 써댔다. 그러다 어느 날 명예의 전당이란 것이 생겼거나, 혹은 원래 있었다는 것을, 나는 알게 됐다. 좀 공들여서 써대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책읽고 리뷰쓰는 게 취미가 됐고, 즐기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어느 날 명예의 전당이란 것도 주더라. 아마 마일리지 5만원에서 10만원쯤 줬던 것 같다. 2003년도의 일인 것 같다. 그 후로 오랫동안 남의 글 읽고, 남의 글에 대해 별 영양가 없이 쓰는 취미를 오래했다. 또 그러다 시들해서 이 공간을 그냥 잡글 대나무숲(내 주변 사람들 귀는 당나귀 귀-) 정도로 사용하고 있다. 그것이 이 공간을 쓰는 가장 큰 매력이다. 다시 리뷰쓰는 취미를 들여볼까 싶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다지 영양가는 없겠지만.
조지 오웰의 절륜한 에세이 29편을 모았다고 한다. 그 중 21편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니 반갑다. 목차를 살펴보자니 하나같이 모두 읽고 싶게끔 제목을 뽑아놨다. <서점의 추억>, <어느 서평자의 고백>처럼 '읽기'에 대해 고찰한 산문에다가, <나는 왜 쓰는가>, <작가와 리바이어던>처럼 '쓰기'에 대해 진정성 잔뜩 담긴 고찰까지, 작가로서의 오웰의 면모를 톡톡히 엿볼 수 있을 듯하다. 반면, 그의 체험 생생한 르포와 자기고백, 사회현상분석과 정치평론도 만만찮게 실렸다. 그는 책상물림, 이론가, 상아탑의 지식인이 아니었다. 부랑자, 제국경찰, 군인(종군작가), 현장을 뛰어다니는 기자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의 작품을 읽은 사람이라면, 이 책은 10월의 가장 기대되는 책일 수밖에 없다.
제목부터 목차까지 구미에 마구 당기는 데다, 저자들이 부러 쉽게 풀어썼단다. 더럽고 치사한 자본권력들에 대해 신랄하게 까댄 책이라고 한다.
나는 인문 신간평가단인데, 경제 분야 책을 추천 걸었다. 실은 인문사회 분야 9월 신간을 다 훑었는데 딱히 눈에 띄는 책이 없었다. 그냥 허술하게 쭈욱 훑는데도 불구하고 내 눈에 들어와야 추천할 만하지 않겠나.
잠행 탐사보도 전문 기자가 쓴 르포 모음집이다. 유럽에서의 흑인, 노숙자, 텔레마케팅, 대형마트 납품업체, 스타벅스, 누구를 위한 민영화인가, 무서운 변호사들... 이들의 멋진 신세계 깊숙한 곳에 틈입해 들어가 낱낱이 분석하며 해체하고 기록한 책인 듯싶다.
어쨌든 그의 천신만고 취재 방식 자체만으로도 소장해서 읽을 가치 만땅.
지난 지방선거 기간 동안 무수한 선거전략 관련 서적들을 읽었다. 그 중에서도 저자의 <코끼리는 생각하지마>가 인상적이었다. 굉장히 단순하지만 압도적인 언술, 단어사용 기법들을 차근차근 분석해나간 책이었다.
석 줄짜리 알라딘 책소개만 봤을 땐 이 책은 전작 코끼리-의 연장선상에 있는 분석인 듯하다.
정치와 선거는 판이하다. 선거가 정치의 일부다. 책소개처럼 정치철학-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거나 광범위한 것 같고, 선거기술 혹은 투표성향분석... 정도로 보도자료를 꾸몄어야 대중이 접근하기에 좀 더 낫잖을까.
로맹 가리의 마지막 유작 2편을 담은 책. 얇지만 비싸다. 원체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으니 책값이 문제겠냐마는. 나도 한때 로맹 가리를 몹시 좋아해서 그 평전을 구입해 밑줄치며 읽기까지 했다. 책이 너덜너덜해졌고, 면회 온 애인(아내)에게 반납했더니, 중고샵에서 팔아버렸다. 알라딘 책소개를 보니 "청년 가리에서부터 중년의 가리에 이르기까지-"라는 문구가 있다. '청산 가리'로 잘못 봤다. 로맹 가리의 본명은 로맹 카체브다. 원래 러시아인이었다. 아내가 팔아넘긴 평전에 의하면, 로맹 카체브는 자신의 이름 로맹을 소설이란 뜻의 roman과 동음어라 좋아했다고 한다. (부정확한 나의 기억에 의하면) 영화배우 '게리 쿠퍼'를 좋아해서 이름에다 '가리'를 가져다 붙였다고 한다(그는 또한 지극히 세속적인 출세욕과 허영에 집착한 사람이기도 했다). 그러니, 로맹 가리를, 반 잘라, '-가리' '무슨 가리'로 부르면 원본은 없고 영화배우의 짝퉁 이름만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