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에 유독 약해서 입사 후 계산기로 두들겨도 합계를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내가 요즘에 읽고 있는 책들이 예산에 관한 책들이다. 그러니까 숫자에 대한 감각을 촉구하는 책들이 되겠다. 비슷한 이야기들이지만 강조점이 틀리고 따라서 상호보완 해가면서 읽으면 좋은 책들이다.   

                                                                                                                                     

세금 문제를 주요하게 이슈로 삼고 세금개혁 없이 대한민국의 개혁은 있을 수 없다 
고 주장하는 선대인의 책이다. 무슨 정책이던 실효성을 가지려면 자원이 있어야 한다. 특히 공적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의지하는 것이 세금일진대 현재 세금은 가진자들에게 유리하게 이루어져 있어서 실제 세금을 내는 주체들의 불평등함을 시정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책이다. '프리라이더' 즉 이 사회는 무임승차로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문제는 그런 이득을 얻는 사람들이 주요한 과실을 독식하고 있다는 것이 선대인의 주장이다.  

세금문제는 항상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우선적으로 조세저항이 강하다. 세금을 조금 올린다고 말하는 것은 정권을 걸고 할 수 있는 간 큰 소리일 뿐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세금의 수입없이 공공사업은 불가능하다. 문제의 근원은 내가 내는 세금이 나에게 아무런 혜택으로 돌아오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러니 오르는 세금에 불만이 없을 수가 없다. 더구나 가진 사람들... 사회지도층이라는 사람들, 전문직, 자영업자들에 비해 투명한 지갑을 가진 봉급자들로서는 더더욱 세금인상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개발 사회시절의 생산에 대한 과세가 주된 골격을 이루는 이 나라의 조세 제도는 사회구조의 변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점이 있다. 주식거래 차익 등 금융 자산에 대한 세금, 부동산 보유로 인한 이익에 대한 과세가 형편없이 약하거나 아예 없는 현실은 실질적으로 부유한 자들에게 유리하다. 더욱이 MB정권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감세제도는 실질적으로 부유한 자들에게 유리할 뿐 아니라 실질적인 과세의 형평성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선대인은 조세제도의 형평성을 회복함으로서 돈을 거둘때 형편에 맞게 많이 낼 수 있는 사람은 많이 내고 없는 사람들은 좀 적게 내는 조세제도를 구축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일단 이것이 제대로 되어야 다음으로 진행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걷힌 세금은 어떻게 써야 할까?  아니 어떻에 쓰여지고 있는가를 알기위해 참고가 되는 책이다. 세금을 잘 걷으면 무엇하나 제대로 써야 효과가 많이 나오는 법. 그 효과는 정치인들의 생색내기도 아니고 실제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예산은 일단 먼저 차지하는 사람이 임자인 예산인 듯하다. 세금의 지출이 어디에 쓰여지는지 관심도 없을 뿐더러 그것에 대한 실질적인 감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니 일단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먼저 돈을 끌어다 쓰는 사람이 능력있는 사람인 것이다.  

내가 낸 돈으로 무엇을 하는지도 모른다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그러니 세금인상을 한다고 하면 얼굴부터 찌푸려진는 것 아닐까? 그러나 지출되는 예산의 면면을 들여다보고 쓸데없는 소모성 사업에 지출을 줄이고 실제 삶에 도움이 되도록 예산을 지출하게만 만들 수 있다면 사회에 미치는 파장은 적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을 보다가 문득 생각난 영화가 '데이브'다. 대통령이 외도 중 혼수상태에 빠져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자 측근들은 대통령과 똑같이 생긴 사람을 대통령으로 대리하여 자신들 맘대로 예산편성도 하고 권력을 휘두르는데, 이 대타로 등장하는 사람이 국무회의를 주관하면서 상식선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영화였는데... 우리의 현실에서 그렇게 상식적인 예산 집행을 감시하고 집행하는 사람들을 볼 수 없다는게 문제다. 그러면 누가 해야 할까? 결국 세금을 내는 사람들이 좀더 고생해야 할 것이다. (이 영화의 장점은 누가해도 정신 똑바로 박힌 사람이 정치를 하면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결국 정치는 통치기술이기 보다 상식이 아닐까 하는 근거없는 낙관성까지 듬뿍 안겨준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대로 '예산실명제'를 시행하여 쓸모없는 예산을 사용한 사람들을 기록하여 향후 인사검증 시에 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된 듯하다. 더불어 실질적인 예산집행에 대한 지금까지의 낭비 사례를 고찰하고 새로은 예산집행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할 시점이 된 듯하다. 이 지점을 통과해야 이른바 '복지국가' 담론을 구체화 시킬 방안이 생길 것이다.   

 

대한민군의 금고는 어떻게 구성되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설명해 주는 이 책을 읽으면 세금과 예산에 대한 종합적인 관점이 잡힐 듯 하다. 예산 문제도 결국 관점의 문제이다. 어떤 포지션을 취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이해관계는 엇갈릴 것이고 무엇을 우선 순위에 두느냐에 따라 집행하는 예산의 규모와 선후가 정해질 것이다.  

고백하다시피 숫자에 약한 내가 이 책들을 읽는다고 뭔가 깨달음이 크진 않다. 나라의 예산이 아니라 내 개인의 예산도 관리하지 못해서 마이너스 통장으로 간당거리고 살고 있는 내가 이런 책을 읽는 다는 것 자체가 좀 웃기긴 하지만.... 추상적인 이야기로 진보를 이야기 하는 시대는 아닌 것같다. 대의명분과 관점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현실화 시킬 수 있도록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그야말로 뜬구름 잡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것을 경계하고 실사구시하는 태도를 지니지 못하면 그저 관념속에서만 개혁을 이야기할 터다.  

결국 자본주의를 뒤엎지 못한다면 최소한의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만들어야 할텐데... 아쉽게도 MB가 먼저 써먹은 '공정사회'가 일정한 답이 될 수 있겠다.  다만, 공정사회를 외치는 분들이 너무 불공정하게 살아오셔서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탈세, 병역면제...) 믿음이 가지 않고, 항상 국민을 위한다면서 제 욕심들만 챙겨서 문제이긴 하지만... 그들이 말한 공정함에 대해 엄밀하게 들이대야 한다... 그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돈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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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7-28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데이브는 정말 통쾌했는데 말이죠.
세금에 대해서, 정말 투명과는 거리가 멀 뿐더러, 워낙 전문적인데 그것을
전문적으로 심의할 민간 기관도 거의 없구요.
읽다만 책인 <선을 위한 힘>에서 보니 선진국은 그런 비영리단체가 있는 모양이더군요.

돈이요, 네, 문제죠. ^^

머큐리 2011-07-29 08:10   좋아요 0 | URL
데이브..제가 편애하는 로맨틱 정치 코메디죠..ㅎㅎ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는 정치가 가장 좋은 정치임에는 틀림없는거 같아요..무관심하지니 걸리고 챙기자니 한도 끝도 없는...^^;;

양철나무꾼 2011-07-29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숫자에 약한 정도가 아니라, 숫자만 보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와서 말이죠.
전 수학문제는 잘 풀 자신 있는데, 합계 내는 건 계산기 써도 틀릴때가 있어요~^^

책은 하나 같이 어려워뵈고, 영화 <데이브>만 봤는데...저도 이 영화 좋았어요.

큰 비에 피해없이 잘 지내시나요?^^

머큐리 2011-08-04 12:17   좋아요 0 | URL
비때문에 골머리 썩히면서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어요..^^

양철님은 요즘 어떠신가요???

종이달 2022-07-29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한겨레에서 펌 : www.hani.co.kr/arti/opinion/because/483994.html 

공선옥은 결국 사람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사람의 존엄에 대해서 돈이 아니라 그 돈을 생산하는 사람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이 사회의 가치관이 물질만능주의로 치닫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래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돈으로 잴 수 없는 많은 가치가 있다고 믿어져 왔다. 그 낡고 바랜 믿음은 이제 그냥 전설처럼 구전될 뿐이다. 돈이 되지 않으면 모든 가치가 소멸되어 버리는 시대의 자화상은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와 더불어 같이 살기보다는 혼자 독식하는 것이 바람직한 인간상이 되어 버렸다. 그 구체적인 현현이 쌍용에서 한진에서 일부 기업노조의 이기주의에서 나타나고 있다. 아니... 전 국민이 주식과 펀드에 미치고 부동산과 토지의 획득에 미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짤리고 죽어갔다. 그렇게 자본은 사람의 가치로 돈으로 환산하고 돈이 되지 않으면 쓰레기 처럼 처분했고 우리는 그것을 당연한 듯 용인했다.  

낡은 사회주의의 깃발을 옹호했던건 그래도 거기서는 사람에 대한 향기가 남아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것마저 난파했을때 좌표를 잃고 헤매어야 했다. 무엇이 이런 자본-노동관계를 대체하여 사람이 사람으로서 살 수 있게 할 수 있는지....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지만, 결국 그건 이론적인 문제가 아닐 것이다. 이론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함께 극복해나가는 과정으로서의 문제라 자위한다. 그리고 끝나지 않을 싸움을 영원히 지속해야 하는 숙명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힘겹게 한 걸음 앞으로 내딛는 김진숙씨 같은 이들이 꿈꾸는 세상이 이론을 떠나 우리가 가야할 이정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공선옥씨 글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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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6-23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진숙 님에 관한 글이 오마이 뉴스에 실렸더군요.
같이 묵으면 좋을 듯 하여 퍼왔습니다.
1평 남짓 공간서 164일, 난 이렇게 살았다.


머큐리 2011-06-24 12:31   좋아요 0 | URL
이렇게 개인이 고통받아야 조금씩 변하는 사회...아 정말 싫어요..

무해한모리군 2011-06-23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이 더워지는데 철판위가 얼마나 더울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은 비도 오네요..
너무 걱정이 되요.
어떻게 내려오실 길이 빨리 열려야할텐데요.
희망버스에 많이 가고,
정치인들이 좀 힘을 써줬으면 좋겠어요.

머큐리 2011-06-24 12:31   좋아요 0 | URL
청문회를 한다고 하니 기대는 하지만...어떨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hnine 2011-06-23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어차피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돈이 중요하다는 것을 무시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만큼 '노동'이 중요하다는 것은 왜 쉽게 잊혀지는 것일까요.

머큐리 2011-06-24 12:32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저 자신도 애들에게 노동보다 자본을 가르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하면서 많이 찔렸습니다.
 

87년 6월에서 벌써 24년이 지났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87년의 6월이 무언지도 모르는 세대가 등록금 문제로 거리로 나왔다. 6월 10일은 거리정치의 맹아로 다시 조명되어야 한다.  

민주주의의 제도적 정착과 더불어 새로운 민주적 질서의 도입을 위해 가장 보장되어야 할 것이 집회와 시위에 대한 자유다. 표현의 자유이고 이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를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척도이다.  

지금의 수준은 제도적이고 형식적인 민주주의가 안착하다가 다시 파괴되는 지점인 것 같다.
최소한 제도적이고 형식적인 민주주의를 강화시키기 위해서라도.... 거리의 정치는 계속되어야 한다. 정권의 탄압을 뚫고 진정으로 이 땅의 주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주기 위해서, 이 땅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려주기 위해서 거리로 나가야 한다. 그것이 6월 10일이 가진 정신이다.

3.1운동, 4.19와 더불어 5월 광주의 무장항쟁과 6월 거리 항쟁... 그리고 촛불은 이땅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을때 지침이 되고 구원이 되는 상상력의 원천이다. 그리고 24주년을 맞은 오늘 그날의 기억으로 다시 시작해본다.  

한겨레 신문에 24년전 그날의 기록들이 있어 퍼온다. 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82102.html   


1987년 1월 경찰이 서울대생 박종철씨를 고문 끝에 죽음에 이르게 한 뒤, 전두환 군사정권이 4월13일 ‘호헌 조치’를 발표하자 민주화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시민사회단체와 야당은 ‘민주헌법 쟁취 국민운동본부’를 만들어 반독재 집회를 이어나갔다. 이 와중에서 6월9일 연세대에서 열린 ‘6·10 고문 살인 은폐 규탄 및 호헌 철폐 국민대회 출정을 위한 연세인 결의대회’에 참가했던 연세대생 이한열씨가 경찰이 발사한 총류탄에 맞아 뇌사상태에 빠졌다. 이씨는 7월5일 끝내 숨졌다. 이 사건은 타오르는 민주화 열기에 기름을 부어 20여일간 전국에서 시민 500여만명이 거리로 나섰고, ‘직선제 개헌과 평화적 정부 이양’을 내용으로 하는 ‘6·29 선언’을 이끌어 냈다.

 
 아! 이한열 1987년 6월9일 오후 4시30분께 연세대 정문 주변에서 경찰의 총류탄에 맞아 피를 흘리며 쓰러진 이한열씨를 동료 학생들이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 연세대 학생회관앞 “호헌 철폐” 이날 오전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서 열린 ‘국민대회 출정을 위한 연세인 결의대회’에서 학생들이 ‘호헌 철폐’와 ‘평화적 집회 보장’을 요구하며 허수아비를 불태우고 있다. 


» 집회 마치고 정문으로 집회를 마친 학생들이 이날 오후 펼침막을 앞세운 채 독재타도를 외치며 연세대 정문을 나서고 있다. 


» 학생들 향해 ‘펑펑’ 강제진압에 나선 경찰이 학생들을 향해 총류탄을 발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진압 경찰들은 총구를 시위대를 겨눠 발사했고, 이한열씨는 직격탄을 맞아 현장에서 뇌사 상태에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 최루탄 피해 학교 안으로 학생들이 경찰이 쏜 최루탄을 피해 학교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한열씨도 이 틈에 섞여 교문 안으로 들어간 뒤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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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1-06-10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월 11일은 남영대공분실자리에서 시청앞까지 행진을 하는 행사를 추모사업회들에서 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대공분실은 시내 한가운데로 이전해 여전히 건재하고, 김진숙씨는 불볕더위가 다가오는데 언제 내려올 수 있을지 알 수가 없고, 자꾸만 사람들은 죽어나가고.. 사학 재단 배만 불리는 대학을 가야하는가 짜증도 나고.. 그래서 뾰족구두 신고 오늘은 광화문에 나갈까 말까 고민이 되고 그렇습니다.

아 게으르고 싶습니다.

2011-06-22 17: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23 1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한겨레 칼럼 : www.hani.co.kr/arti/opinion/column/477430.html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 지난해 아카데미 다큐상을 받은 영화 <인사이드 잡>이 출품되었다. 왜 오바마가 집권하고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만든 투자은행과 보험사들 문제를 정리하지 못했는가, 그 얘기를 정말 쉽게 다루고 있다. 과연 할리우드다.  

(.....................) 

다음 정권은, 우여곡절 끝에 결국엔 한나라당에서 반엠비 진영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다큐가 보여준 것처럼, 이 아수라장을 만든 토건쟁이들은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을 것이고, 담당 장관의 사과도 없을 것이다. 강만수, 윤증현, 도저히 사과할 스타일의 인간들이 아니다. 자, 이제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서 곧 개봉할 영화 <인사이드 잡>을 보자. 이 영화가 관객 100만명을 돌파하면, 우린 그 힘으로 ‘금융 민주화’라는 것을 이룰 수 있다. 정권이 몇 번 바뀌어도 관치금융 뒤에 숨어 사실상 이 꼬라지를 만든 은행의 지배자들, 외환은행 팔아먹고 저축은행에서 장난친 사람들, 그들의 ‘뒷배’를 처리하는 것, 그게 금융 민주화다. 다음 대선에서 우리가 이루어야 할 혁명적 변화, 이걸 위해서 극장에 가자. 금융 민주화를 위한 우리의 혁명은, 그렇게 시작될 것이다. 우리의 대선은 혁명이 되어야 하고, 그 출발은 바로 금융 민주화다. 금융 민주화, 이것 없이는 민주화도 지킬 수 없고, 복지는 시도도 못 한다. 모피아와 정권 뒷배들이 토건질과 금융질로 돈을 다 가져가 버리면, 우린 영원히 가난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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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ia 2011-05-12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찜이에요! ^^
머큐리님, 잘 지내시죠??

머큐리 2011-05-12 19:25   좋아요 0 | URL
음...썩 잘지내지는 못하고 그럭저럭이에요..
근데 알리샤님 정말 오랫만이에요...^^
 

 민주당은 미적거리고 한나라당은 적극적으로 찬성하면서 이른바 오역투성이로 비판받았던 한국과 EU의 FTA가 국회에서 통과 되었다. 통상이 아니면 먹고 살기 힘든 나라라는 상투적인 표현 말고는 정당화 될 수 없는 협정이 체결된 것이다. 일부는 적극 반대하고 일부는 적극 찬성하며 일부는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제한적으로 다시 체결하자고 했다. 하지만 결국 다수당을 차지한 한나라당의 결행은 FTA가 가져올 파행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와 반대 토론도 무시된 채 결정되어 버렸다 국회의원들이야 임기마치고 떠나면 그만이지만 어쩔수없이 이 땅에서 살아야 하는 민초들의 입장에서는 무시무시한 핵폭탄급 사건이 터져버린 것이다. 그리고 더 무시무시한 한미FTA가 기다리고 있다.  

진보와 보수의 시금석 중 하나는.... 결국 FTA에 대한 입장에 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야권이 분발하기 바라지만 민주당을 믿을 수 없는 것이고, 진보를 포장한 채 진보대연합에 기웃거리는 참여당의 태도가 의심스러운 것이다. 참여정권이 상대적으로 이명박 정권에 비해 낫다고 해도 한미FTA에서는 그 보수성이 확연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고 참여당이고 참여정부시절의 정책에 대한 공식적 사과나 해명이 없으니 이명박 정권이 싫다고 이들을 지지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정말 대안은 없는건가? 

송기호씨의 글을 퍼온다...

FTA는 수출 위주 대기업의 이익을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피해는 내수경제와 농업에서 생깁니다. 국가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은 경제의 탈락자들을 지원하는 것이 아닙니다.(국가의 지원이라는 것도 따져보면 탈락자들을 비롯한 시민들이 납부한 세금으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탈락자가 양산될 수밖에 없는 틀을 만드는 일부터 하지 않아야 합니다. 시민이 자신들이 마실 물, 먹을 식품, 살 집, 받을 의료혜택 등 어떤 사회에서 살 것인지를 결정하는 문제에 관여할 수 없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사회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가 없는 사회에서 복지란 양의 탈을 쓰고 가해자가 또한번 피해자를 착취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FTA체제하에서는 민주주의도, 진정한 복지도 불가능합니다.

FTA는 자신의 일상사와 무관한 것이라고 보통 생각합니다. 그러나 서울시내 주택가에서 그런대로 괜찮은 동네슈퍼마켓을 운영하던 시민들은, 재벌들의 동네슈퍼 진출을 적절하게 막아달라는 자신들의 목소리가 FTA 위반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하게 되자 이제 FTA에 반대하게 되었습니다. 거대 경제권과의 FTA체제는 더욱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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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가 초대하는 재산권 만능의 나라

이명박 정부는 말하지 않지만, 한·EU FTA는 대한민국을 '재산권'을 위한 나라로 만든다. 한국은 IMF 이후 14년을 거치면서, 기업과 재산권의 힘이 압도적인 패권을 행사하는 곳으로 퇴보하였다. 단적으로 삼성을 견제할 곳이 없는 나라가 되었다. 한·EU FTA는 그러한 한국을 최종적으로 법적인 형태로 보장하는 것이다.

나는 그 근거로 몇 개의 조항을 제시한다. 한·EU FTA에서는 '공공 질서'를 위하여 경제를 규제하려면 '사회의 근본적인 이익(fundamental interests of society)' 중 하나에 대하여 진정하고, 충분히 심각한 위협이 되는 때'에만 가능하다.(7.50조)


이것은 지금의 대한민국 헌법의 경제 민주화 조항을 심각할 정도로 훼손한다.
지금의 대한민국 헌법에 의하면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119조)

그러나 한·EU FTA가 체결되면, 국회의원은 초라한 신세가 될 것이다. 만일 국회의원들이 50년 역사의 길음 시장을 비롯한 동네 골목 시장을 최소한이나마 보호하기 위해 법을 만들 때에, 이마트나 롯데 마트는 국회의원들에게 사회의 근본적인 이익에 대한 진정하고 충분히 심각한 위협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따져 물을 것이다. 한·EU FTA는 헌법의 경제 민주화 조항을 사실상 없애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최대의 성과라고 하는 자동차 분야에서는 어떠한가? 자동차 회사들이 새로운 기술이나 특성을 차에 적용할 때, 그것이 사람에게 안전하다는 것을 자동차 회사가 입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규제하려는 국회가 그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입증(demonstrate)해야 한다.(부속서 2-C, 6조)

전기담요나, 가습기, 전기 다리미 등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시민들의 일상 생활에서의 안전과 직결된 전기 용품에서 기업에게 자율안전확인 대신 인증을 요구하려면 기업 자율 확인제도가 시민의 건강과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는 것을 국회가 입증해야 한다. (부속서 2-B, 4조)


환율 안정을 위하여 투기 자본을 규제하려고 하더라도, 투기 자본이 시장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능력을 방해해서는 안 되며, 그의 상업적, 경제적 또는 재정상의 이익에 대한 불필요한 손해를 피해야 한다. (8.4조)

맥줏집 사장은 월드컵 TV 응원으로 영업을 할 수 있을까?

반면 재산권자들의 권리는 더욱 강력하게 보호된다. 그 대표적인 것이 특허권과 같은 산업 재산권이다.


오늘날의 특허권은 평생을 작업실에서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기 위하여 잠을 자지 않고 연구하는 가난한 발명가를 보호하는 것에 주된 목적이 있지 않다. 오히려 이미 충분히 가진 대기업들이 새로운 재산권을 창출하고 막대한 부를 자신의 수중으로 이전시키는 법적 수단이 되고 있다.


'미키 마우스'를 보자. 디즈니 사가 그 저작권으로 벌어 들이는 엄청난 수익은 전적으로 그 저작권의 존속 기간에 의존한다. 만일 1998년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저작권법을 고치지 않았다면 디즈니 사의 저작권은 이미 소멸하였다. 그랬을 경우, 시민들은 누구나 저렴하게 별도의 저작권료를 디즈니 사에 지불하지 않고 필요한 경우 '미키 마우스'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법을 바꾸어 저작권 존속 기간을 연장했다. 법 조항 하나가 엄청난 부와 재산을 창출했다.


유럽연합(EU)과의 FTA에서 특허권이 강력하게 보호되면 될수록, 우리 사회에서 특허권이라는 재산권자와 다수 시민 사이의 공정한 거래는 왜곡되고, 막대한 부가 시민에서 특허권자로 이전된다. 재산권자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부의 창출 방식이다.


한·EU FTA에는 '방송 사업자'에게 자신의 텔레비전 방송의 공중 전달이 입장료의 지급 하에 공중에게 접근 가능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경우 그러한 공중 전달을 허락하거나 금지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를 부여하도록 하는 조항이 있다. (10.9조)
이 조항은 무슨 의미일까? 나는 이 조항이 이른바 '상업적 공공 시청 이벤트(commercial public view event)'를 노린 것으로 새긴다.

맥줏집이나 음식점에서 월드컵 TV를 중계하는 대형 화면을 설치하고 영업을 하려고 하는 경우, 맥주 값이나 '치킨' 안주 값에는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이를 간접 입장료(indirect admission fee)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라면, 상업적 공공 시청 이벤트에 해당해서, 자영업소 사장들은 별도의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고선 월드컵 중계를 영업에 이용할 수 없다.


또한 한·EU FTA에서는 특허권에 대해서조차 국가가 '국경조치'를 하도록 했다. 관세청은 앞으로 특허권을 침해하는 상품이 수입된다고 의심하기에 충분한 근거가 있다면 그 상품을 압류할 수 있다.(10.67조)
특허권 침해 여부는 특허 법원의 판단이 필요한 매우 복잡한 문제이다. 특허권 침해 소송에서 특허권 침해를 인정하는 판결보다는 침해가 없다고 결론을 내리는 판결이 더 많다. 그것은 단지 위조 상표 여부를 관세청에서 판단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그런데도 앞으로는 관세청은 특허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짐을 져야 한다. 특허권자를 과잉보호하는 데에 국가를 동원하는 체제가 한·EU FTA이다. 만일 국가가 제대로 하지 않으면 무역 보복을 당하게 된다.(14.11조)

한·EU FTA는 자동차 FTA가 아니다


한국이 유럽연합과 미국과 하는 FTA는 단순히 한국이 자동차를 수출할 때, 관세 할인 혜택을 보는 그런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동차 FTA가 아니다. IMF 이후에 형성된 수출대기업과 재산권자를 보호하는 법적 장치이다. 한·EU FTA는 IMF 체제를 제대로 극복해야 할 한국에게 합당하지 않다


저자> 송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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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5-09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대안은 없는가......에 공감 백만표 보냅니다.
한숨 나오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