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특정 작가의 전작을 읽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그것은 작품이 나온 연도를 무조건 확인한다. 그리고 작품 출판 연도순으로 독서를 한다. 좀 특이한 방식이다. 책 많이 있는 분들 중에서도 이런 식으로 독서법을 한 번이라도 해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아마도 많이 없을 것 같다. 사실 작품 하나하나 출판 연도순을 확인하는 것이 무척 까다롭고, 번거로운 작업이다. 책 뒤에 있는 작품 연보와 간단하면서도 의외로 가내수공업에 가까운 구글링으로 정리한다. 그런데 책에 나온 작품 연보만 믿어서는 안 된다. 가끔 인터넷에서 나오는 작품 연보와 살짝 다르기 때문이다. 귀찮지만, 둘 다 꼼꼼하게 확인한다. 굳이 이런 작업을 하는 이유는 작가의 작품들을 발표 연도별로 정리하면 작품세계의 변천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기별로 작품세계를 구분할 수 있고, 전작을 다 읽게 되면 한 번 전체 작품에 대해 간략하게 조망할 수 있을 것이다.

 

몇 달 전부터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소설들을 읽고 있는데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발표 연도순으로 정리해봤다. 참고한 도서는 국내에서 유일한 포의 단편 전집으로 알려진 『우울과 몽상』(하늘연못, 2002년)이다. 영문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확인한 내용이라서 연도가 잘못 표기될 수도 있다. 앞으로도 수정하거나 추가해야 될 내용이 있으면 댓글을 통해 알려도 좋다. 포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나름 도움이 되는 참고자료가 되었으면 좋겠다.

 

 

(※ 글 쓰는 공간이 초과되어 나머지 작품 목록은 '에드거 앨런 포 (단편 #2)'라는 제목의 페이퍼로 따로 작성했다)

 

 

 

 

 

작품명

 

원어명 (발표 연도)

메첸거슈타인

Metzengerstein (1832년)

봉봉

Bon-Bon

(1832년, Originally "The Bargain Lost")

병 속에서 발견된 수기

MS. Found in a Bottle (1833년)

밀회의 약속

The Assignation (1834년)

베레니스

Berenice (1835년)

모렐라

Morella (1835년)

남 추어올리기

Lionizing (1835년)

한스 팔의 환상 여행

The Unparalleled Adventure of One Hans Pfaall (1835년)

페스트 대왕

King Pest (1835년)

그림자 : 한 편의 동화

Shadow - A Parable (1835년)

침묵 : 한 편의 우화

Silence - A Fable (1838년)

리지아

Ligeia (1838년)

블랙우드식 기사 작성법

How to Write a Blackwood Article (1838년)

곤경

A Predicament (1838년)

종루 속의 악마

The Devil in the Belfry (1839년)

어셔 가의 몰락

The Fall of the House of Usher

(1839년)

윌리엄 윌슨

William Wilson (1839년)

에이러스와 차미언의 대화

The Conversation of Eiros and Charmion (1839년)

비즈니스맨

The Business Man (1840년)

군중 속의 남자

The Man of the Crowd (1840년)

모르그 가의 살인

The Murders in the Rue Morgue (1841년)

소용돌이 속으로 떨어지다

A Descent into the Maelström (1841년)

요정의 섬

The Island of the Fay (1841년)

모노스와 우나의 대화

The Colloquy of Monos and Una

(1841년)

악마에게 머리를 걸지 마라

Never Bet the Devil Your Head

(1841년)

엘레오노라

Eleonora (1841년)

일주일에 세 번 있는 일요일

Three Sundays in a Week (1841년)

타원형 초상화

The Oval Portrait (1842년)

적사병 가면

The Masque of the Red Death (1842년)

마리 로제 미스터리

The Mystery of Marie Rogêt (1842년)

저승과 진자

The Pit and the Pendulum

(1842~1843년)

고자질하는 심장

The Tell-Tale Heart (1843년)

황금 곤충

The Gold-Bug (184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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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크:  '에드거 앨런 포 작품목록 (단편 #1)'

 

 

 

 

검은 고양이

The Black Cat (1843년)

사기술

Diddling (1843년)

안경

The Spectacles (1844년)

누더기 산 이야기

A Tale of the Ragged Mountains

(1844년)

열기구 보고서

The ballon Hoax (1844년)

때 이른 매장

The Premature Burial (1844년)

최면의 계시

Mesmeric Revelation (1844년)

직사각형 상자

The Oblong Box (1844년)

범인은 너다

Thou Art the Man (1844년)

싱검 밥 귀하의 문학 인생

The Literary Life of Thingum Bob, Esq. (1844년)

도둑맞은 편지

The Purloined Letter (1844~1845년)

천일야화의 천두 번째 이야기

The Thousand-and-Second Tale of Scheherazade (1845년)

미라와의 대담

Some Words with a Mummy (1845년)

말의 힘

The Power of Words (1845년)

심술궂은 어린 악마

The Imp of the Perverse (1845년)

타르 박사와 페더 교수의 광인 치료법

The System of Doctor Tarr and Professor Fether (1845년)

M. 발드마르 사건의 진실

The Facts in the Case of M. Valdemar (1845년)

죽음의 머리 : 스핑크스

The Sphinx (1846년)

아몬틸라도 술통

The Cask of Amontillado (1846년)

아른하임의 영토

The Domain of Arnheim (1847년)

열기구 종달새 호에 탑승하여

2848년 4월 1일

Mellonta Tauta (1849년)

절름발이 개구리

Hop-Frog (1849년)

폰 켐펠렌과 그의 발견

Von Kempelen and His Discovery (1849년)

X투성이의 글

X-ing a Paragrab (1849년)

랜더의 별장

The Landor's Cottage (1849년,

‘아른하임의 영토’ 후속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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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 예술품도 세월의 무계를 견뎌내지 못한다. 사실 우리가 지금까지 수천 년 전에 나온 예술품을 볼 수 있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던 이유는 복원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복원은 낡고 상처 입은 예술품에 새 숨결을 불어넣는 작업이다. 그리고 시간을 거슬러 역사를 되살리는 일이기도 하다.

 

최근에 바티칸이 미켈란젤로가 그린 시스티나 성당 벽화와 천장화의 복원을 위해 관람객 수를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시스티나 성당은 다른 유명 성당들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천장과 벽 전체를 덮은 그림으로 인해 매년 6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관람객들이 한꺼번에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열기가 그림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 그림의 복원 작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80년부터 이미 복원 작업을 시작했으며 제작 당시의 화려한 색채와 원형을 어느 정도 되찾았다. 그렇지만 복원 작업을 한다는 것은 쉬운 결정은 아니다. 복원 작업을 시작한 지 19년 만에 새롭게 단장한 벽화와 천장화가 대중에 공개되었을 때 당시 일부 전문가들은 냉담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복원 작업을 하는데 필요한 약품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바람에 명암이 희미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복원 약품이 묻은 벽화 표면이 관람객들의 열기와 습기에 더 취약하다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바티칸과 복원 전문가들은 원작의 보존 상태가 최대한 유지될수록 대대적인 복원 작업을 실시했다. 어제 개선 작업이 끝낸 벽화가 공개되었는데 새로운 온도조절기와 LED 조명장치까지 설치하여 한층 선명해진 그림의 색감을 볼 수 있다. 

 

 

 

 

 

미켈란젤로  「천지 창조」 (1508~1512년) 

 

 

예전에 미술 교과서나 그림책에 나오는 「천지 창조」(또는 ‘아담의 창조’) 사진을 보면 항상 갈라진 균열 자국이 신경 쓰였다. 눈에 확연하게 보이는 선명한 균열 자국은 하나님이 팔을 펼쳐 손가락 끝을 대며 아담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이 극적인 장면의 감동마저도 깨뜨린다. 성당이 지어진 지 오래된 탓에 곳곳에 금이 가 있다. 그림은 오래 보존될 수 있지만, 그림의 캔버스나 다름없는 집(성당)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다. 성당 벽화와 천장화는 프레스코(Fresco) 기법으로 그려졌다. 회반죽을 벽에 바르고 미처 마르지 않아 축축하고 ‘신선(Fresco)'할 때, 물에 녹인 안료로 그림을 그린다. 유화가 나타나기 전까지 프레스코화는 수천 년 동안 화가들에게 애용되었다. 보존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작의 형태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바티칸이 화약 약품에 의지하는 복원 작업보다는 거대한 벽화와 천장화의 캔버스 역할을 하고 있는 성당 건물에 좀 더 신경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벽이나 천장에 갈라진 작은 균열도 무시할 수 없다. 건물이 견고하지 못하면 벽화와 천장화가 훼손될 수 있고, 관람객들의 안전을 위협한다.

 

한편으로는 벽화와 천장화에 생긴 갈라진 균열 자국이 500년이라는 시간을 버텨온 위대한 걸작에 어울릴 수도 있다. 사실 복원 작업 이후로 예전에 비해 눈에 보이던 균열 자국이 많이 사라졌음을 볼 수 있는데 옛 느낌도 같이 사라졌다.

 

 

 

 

 

사진출처: 전자신문

 

 

최근에 개장한 지 얼마 안 된 제2롯데월드 건물 바닥에 생긴 균열이 SNS에 공개됨으로써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건물이 들어서기 전부터 지반 침하와 누수 논란이 있었기에 또다시 안전성 문제가 불거졌다. 그러자 롯데건설 측은 금이 간 것은 서울의 옛 느낌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금이 간 것처럼 연출한 디자인이라고 해명했다. 그리고 절대로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일부러 균열을 만들어서 멋지게 보이려는 롯데건설의 디자인 방식. 나는 디자인에 문외한이지만, 누가 봐도 절대로 조각조각 갈라지고 깨진 틈을 자연스럽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 웃기고 놀라운 사실은 서울시의 반응이다. 롯데건설 측의 주장에 수긍한 것이다. 회사 측의 해명대로 바닥에 투명 코팅을 했다면 균열에 명함 1장이 꽂힐 수가 없다.

 

롯데건설과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를 서울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만들고 싶어 한다. 그렇지만, 건물에 생긴 균열이 안전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철저한 현장 정밀 조사도 없이 일단 대중의 논란을 잠재우려는 태도는 안전 문제에 민감한 시류를 거스르는 것과 같다. 바닥 균열도 하나의 연출 방식으로 생각하는 롯데건설의 ‘디자인 창조’가 건물 전체를 무너뜨리는 치명적 원인이 될 수 있다. 밖으로 드러나는 겉모습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겉모습을 오랫동안 유지되게 하는 내부의 힘이 더 중요하다. 「천지 창조」도 마찬가지다. 「천지 창조」가 더 오랫동안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려면 대성당 건물이 튼튼해야 한다. 작은 균열로 공든 ‘창조’가 무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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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여자는 위험하다 - 그리고 강하다
슈테판 볼만 지음, 김세나 옮김 / 이봄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2001년에 하버드대학의 경제잡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Mommy track’이란 이론을 발표한 적이 있었다. 이것은 여성 직원을 채용할 경우 비용이 많이 들어 회사로서는 손해이므로 여성 직장인은 남성과 비교하면 이류에 속한다는 내용이다. 여성 직원은 임신 분만의 기간뿐 아니라 아기가 두 살쯤 되기까지는 양육의 일차적인 역할을 맡기 때문에 일에 능률이 나지 않아 결국 회사로서는 월급을 주는 만큼 생산력을 거둘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엄마로서의 역할’ 때문에 직장인으로서는 이류를 면치 못한다는 이론이다.

 

잡지에 이 이론이 발표되자 미국 여성들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워킹 맘들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서는 어느 한쪽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이 현실을 헤쳐 나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쉽고 하찮은 일만 맡는다. Mommy track은 직장에서 오직 일과 성공만을 위해 남성이 추구하는 ‘Fast track’과 비교돼 생겨난 말이다. 하지만 이런 결정은 선택이 아닌 강요라는 것이 이들 워킹 맘들의 주장이다.

 

우리나라 여성인력 활용의 문제점을 논의할 때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것이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다. 즉 ‘여성은 약하다’, ‘여성은 보조적인 일에 어울린다’, ‘여성은 치열하지 못하다’ 등 성별 역할에 대한 편견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고 그만큼 고치기도 힘들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크게 확대되고 있지만,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견고한 분야에선 여전히 여성의 사회 참여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슈테판 볼만의 『생각하는 여자는 위험하다 그리고 강하다』에 나오는 22명의 여성은 딸로, 아내로, 어머니로만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인간’이 되기를 거부했다. 한 인간으로서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 또 그것이 결국 우리 의식 전반을 지배하는 가부장적 문화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남성 지배사회 속에서 그 시대의 인습과 통념에 거침없이 맞섰던 ‘생각하는 여자들’의 당당한 행적을 담았다.

 

 

 

 

 

“인터뷰란 싸움이다. 남녀의 육체적 관계와 같은 것이다. 상대를 발가벗기고 자신도 발가벗은 채 서로가 숨기는 것 없이 인격 전부를 걸고 맞서는 싸움이어야 한다.” (오리아나 팔라치, 27쪽 / 사진출처: 이봄 출판사 공식 블로그) 

 

 

오리아나 팔라치는 세계적인 권력자들과의 도전적인 인터뷰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여기자다. 그녀는 인터뷰 도중 상대방에게 대들기도 하고 난폭한 행위를 유발하기도 한다. 아라파트, 호메이니, 헨리 키신저, 덩샤오핑 등 20세기 권력자들의 속내를 공격적인 인터뷰를 통해 끄집어냈던 그녀는 베트남전쟁과 중동전쟁에서도 활약한 종군기자였다.

 

그녀는 인터뷰를 섹스에 비유했다. “내가 벗지 않는 한 상대방도 벗길 수 없다”는 것이다. 뜨겁고 치열한(?) 용어인 섹스를 인터뷰에 비유했다는 것은 단지 듣기 좋은 수사가 아니다. 그만큼 팔라치가 인터뷰 상대에 몰입했다는 뜻이다. 만나는 상대마다 섹스를 하듯, 상대를 완전하게 이해하려고 하는 집착에 가까운 열망, 상대를 알려면 나부터 벗어던져야 한다는 전략적인, 그러나 전적으로 타당한 생각을 드러낸 말이다.

 

이처럼 특정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 ‘생각하는 여자들’은 위험을 감수한다. 아웅 산 수 치는 15년 간 가택연금을 당했고 사건을 취재하는 기자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했던 안나 폴릿콥스카야는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다. 여성 최초로 인도 총리에 오른 인디라 간디는 4번째 총리직 연임에 성공할 정도로 승승장구했지만, 1988년 자신의 경호원에게 암살됐다.

 

 

 

 

 

“나는 언제나 내 생각에 충실히 따를 뿐이다. 나는 절대로 사람들이 원하는 내가 되지 않을 것이다.” (루 살로메, 164쪽)

 

 

루 살로메는 니체, 릴케, 프로이트 같은 지성인을 잠 못 이루게 할 정도로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여인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호사가들로부터 유럽 제일의 팜 파탈로 알려졌고, 자유분방한 성격에 자의식이 강한 탓에 남성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 책은 위대한 여성들을 드높이는 찬양으로 그치지 않는다. 특히 여성 정치인들과 관련해서는 약자들의 고통에 침묵하거나 자신과 가족의 안위만을 우위에 두는 행동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라고 갈파한 보부아르의 말처럼 외부에서 비롯된 편견을 깨고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생각하는 여자들은 일찍이 자신만의 사상과 행동을 만들었다. 사막과 다름없는 환경에서 앞선 시대의식, 고귀한 인간 정신만큼은 조금도 시들지 않고 황무지에 끊임없이 길을 만들어 여성의 정당한 권리 확립이라는 고귀한 꽃을 피웠다. 그것은 차별을 극복하고 동등한 인간으로 살고자 했던 강인한 정신력을 지닌 용감한 여성들이 길 밖에서 흘린 피와 땀의 결과였다.

 

여성도 인간임을 자각하고 평등과 자유와 정의가 넘치는 사회에 살기 위해 끊임없이 길 밖에서 길 안으로의 투쟁을 이어왔던 그녀들에 의해 조금씩 길이 열렸다. 아직도 여성과 남성이 나란히 달리기엔 터무니없이 어긋나 있거나 한쪽이 너무 낮은 길, 하지만 가둘 수 없는 바람처럼 자유를 위해 안온함을 버린 그녀들의 투쟁으로 길은 비로소 열리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Woman thinking track’이다.

 

22명의 생각하는 여자들을 만나는 동안, 아직도 깨뜨리지 못한 인습의 벽에 갇혀 자신의 삶을 포기한 여성 독자가 있다면 내면의 열정으로 새롭게 자기 앞의 생을 개척하려는 의지를 불태우기를 바란다. 생각하는 여자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여성들이여, 바람처럼 자유로운 영혼의 항해를 꿈꾸는가? 책 속의 여성들이 만든 길 위에 서 보라. ‘Woman thinking track’을 따라가라. 영화 <닥터 지바고>에 나오는 대사처럼 ‘생각하는 여자가 되는 것은 위대한 모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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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작가 아폴리네르

 

 

다치바나 다카시는 책방에 한번 나가면 3만 엔(당시 우리나라 월급쟁이 몇 달 치 월급) 정도의 거금을 들고사냥하듯 책을 사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책을 산다기보다는 포획 하다는 말이 적절하다. 그래서 사들여서 잔뜩 쌓인 책을 보관할 수 있는 고양이 빌딩을 짓고, 수만 권의 책 속에 파묻혀 학문의 모든 영역을 넘나들며 지난 시절보다 더 왕성하게 글을 썼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청어람미디어, 2001년)를 읽으면 언감생심 그에게는 까마득히 못 미치지만, 그의 독서법에 강한 동질감을 느꼈다. 다치바나는 책은 꼭 돈을 들여서 사고 산 책은 버리지 않는 원칙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나 또한 그런 습관을 지니고 있는데 먼 훗날에 책으로 가득한 서재 같은 창고 하나쯤은 있어야 할 것 같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 피도 살도 안 되는 100』(청어람미디어, 2008년)에 고양이 빌딩의 구조와 거기에 보관된 책들이 소개된다. 여기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라면 다치바나가 야한 내용의 책 위주로 따로 모아놓은 서재를 소개할 때이다. 성 관련 책을 빌딩 1층에 보관했다. 성 풍속, 선정적인 내용, 성행위를 과감하게 묘사한 책들까지 제목만 봐도 얼굴을 화근거리게 만든다. 사드의 소돔 120도 빠질 수 없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 피도 살도 안 되는 100에는 성 관련 책에 대한 다치바나의 소개가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에 비해 좀 더 상세하게 소개한다.

 

<러브호텔 문화지>, <게이 시장이라 불린 남자>, <성의 구조>, <일본에로사진사> 거기에 사드 후작 선집도 사들였다. 그뿐만 아니다. 허름한 서점 한 구석에 꽂혀 있을 법한 일반인들의 성생활 수기에서 가격이 꽤 비싼 호화본 우키요에 춘화(春畵)도 다치바나 서재의 도서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 피도 살도 안 되는 100에 일본 우키요에 춘화를 설명하는 내용이 열 페이지 정도 남짓 할애될 정도로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다치바나는 춘화를 야한 그림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예술적 가치가 있는 풍속화에 의미를 두고 있다. 춘화의 그림 스타일을 분류하고 예술로 볼 수 있는지 논할 정도로 말이다. 다치바나는 1979년에 <미국 성 혁명 보고>라는 책을 썼는데 이 책을 읽은 잡지의 편집장이 내용에 감동받아 다치바나에게 스와핑 잡지를 매호 보내주었다고 한다.

 

성에 대한 호기심이 넘쳐나던 고등학생 때 엉뚱하게 야한 책을 소개하는 내용을 보면서 책을 모으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그 꿈(?)이 조금씩 이루어지게 되었다. 제목과 표지만 봐도 ‘19세 미만 독자 구독 금지뉘앙스가 느껴지는 책은 가장 눈에 띄는 책장에 꽂지 않는다. 아직 책의 권수가 많지 않아서 여닫이가 있는 책장에 따로 보관하고 있다. 거기에 책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가족도 모른다. 거의 비밀에 가까운 보관이다. 일명 ‘19금 비밀 컬렉션이다.

 

 

 

 

 

 

 

 

 

 

 

 

 

 

 

 

 

‘19금 비밀 컬렉션에 보관된 책 중에서 일부 몇 권은 이미 소개한 적이 있다. 바로 기욤 아폴리네르의 일만 일천 번의 채찍질(문학수첩, 1999-품절)완역 돈쥬앙(2/ 보람, 1995-절판)이다. 성애문학에서 사드의 뒤를 이은 작가가 아폴리네르다. 그가 한동안 잊힌 사드의 작품들을 발굴하여 전집으로 소개했고, 일만 일천 번의 채찍질완역 돈쥬앙에서도 사드를 뛰어넘으려는 상상 그 이상의 성 행위의 향연이 펼쳐진다

 

 

 

 

 

 

 

 

 

 

 

 

‘19금 비밀 컬렉션의 시작은 사드에서 비롯되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 소개된 사드의 작품은 악명 높은 묘사로 인해 출간 수명이 짧았다. 1990년에 새터라는 출판사에서 처음으로소돔 120이 두 권짜리로 출간되었다. 여기서부터 희귀본의 전설이 시작되었다. 2000년에 고도출판사에서 다시 출간되었지만, 이 책 또한 빠른 시기에 절판의 운명을 맞았다. 이 때 사드라는 이름을 알고, 소돔 120을 구입한 독자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그 때는 사드가 지금처럼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아서 판매 부수가 적었을지도 모른다. 2000년에 나는 초등학생 6학년이었고, 당연히 사드그리고 그의 이름에서 유래된 사디즘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야동의 세계에 입문하는 시기가 바로 이때였다)

 

 

 

 

 

 

 

 

 

 

 

 

    

 

사드의 소돔 120이 악명 높은 작품에다가 고가에 거래되는 희귀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그것도 원작을 토대로 만든 영화 덕분에 알게 되었는데, 그 영화가 바로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의 살로 소돔의 120이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에 대학교 동기가 흥미진진한 외국 영화를 다운로드 받았다고 해서 같이 보자고 나에게 권했다. 그런데 하필 그 영화가 살로 소돔의 120이었다. 친구는 자기 혼자 영화를 보다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문제의 장면들이 너무 역겨워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자신이 혼자 당한 걸 아쉬웠던지 나에게도 그 영화를 권한 것이다. 나는 생각보다 비위가 강한 편이라서 영화를 끝까지 봤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파졸리니가 관객에게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기분이 찝찝했다. 영화 속 최악의 장면이 머릿속에 자꾸 남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의미를 알고 싶었다. 이 때가 바로 사드의 세계에 들어서게 된 결정적인 경험이었다

 

 

 

 

그래서 직접 원작을 읽고 싶었으나 헌책방과 인터넷 서점에서 너무 비싼 가격에 팔고 있던 터라 그저 침만 삼키고 있어야 했다. 대신 사드의 단편을 모은 사랑의 죄악(장원, 1993-절판), 미덕의 불운(열린책들, 2011), 사드의 규방철학(도서출판 비, 2005-품절)을 구입하면서 드디어 어두컴컴한 사드의 세계 속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오게 되었다.

 

 

 

 

 

 

 

 

 

 

 

 

 

 

 

 

그러다가 오랫동안 어둠에 가려졌던 문제작 소돔 1202012년에 출간되었다. 그런데 이 책이 출간되는 과정이 순탄치가 않았다. 이 때 한창 성 범죄 사건으로 세상이 시끄러웠던 때라서, 성 관련 서적이 때 아닌 핍박을 받아야 했다. 결국 소돔 120이 청소년 유해 판정물보다 한 단계 높은 처분을 받게 되어 출간 정지를 당하게 된다. 이 책이 음란물로 규정된 것이다. 출판사가 모든 책을 수거해서 폐기시키는 바람에 한동안 동서출판사 소돔 120이 판매가 금지되었고, 이미 책을 산 사람은 가격을 뻥튀기해서 인터넷 중고서점에서 파는 풍경이 연출되었다. 판금조치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간행물윤리위원회 재심을 통해 청소년유해간행물로 변경되었다. ‘19세미만 구독불가표시를 하고 비닐로 포장해 판매하게 되었다. 이 결정을 계기로 고도출판사의 소돔 120이 알라딘 중고서점에, 거기에 고가가 아닌 부담 없는 가격으로 한정판으로 판매될 수 있었다. 이 때가 정말 고도출판사의 소돔 120이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알라딘 중고서점에 이 책이 다섯 권씩 있는 꽂혀 있던 것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사드 동시대 또는 그 이전과 그 이후에도 음란 서적 출판이 성행했다. 이름 없는 무명의 작가들이 쓴 포르노 작품은 독자들 사이에서 은밀하게 읽혀졌고, 심지어 궁정의 왕족들까지도 포르노의 대상이 되었다. 소문으로 전해 내려오는 궁정의 섹스 스캔들은 왕족의 무능함에 지친 대중들과 그들 세력을 비판하려는 반정부주의자들에게는 흥미로운 먹잇감이었다. 특히 18세기 중엽 프랑스에서 왕족들을 섹스의 화신 혹은 성불능자로 만들어 희화화시킨 시와 노래 그리고 소설이 유행했다. 그래서 왕족이나 정부는 이를 판매 금지시키고, 제작하거나 배포하는 사람 또 읽는 사람들마저도 처벌을 내렸다. 정부는 은밀하게 유통되는 음란물이 국정을 혼란시킬 수 있는 방해물로 인식했다. 눈에 보이는 대로 음란물을 수거시켰고, 제작·배포한 사람들은 바스티유 감옥에 수감되었다.

 

 

 

 

 

 

성애문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존 클레랜드의 내 사랑 패니 힐(예림미디어, 1999-절판)을 알고 있어야 한다. 원제는 ‘Fanny Hill: Memoirs of a Woman of Pleasure’로 영국에서 1749년에 출간되었다. 출판 연도 시기는 사드의 소돔 120보다 무려 40여 년 전이다. 소돔 120은 프랑스 혁명의 포탄이 터지기 시작할 즈음에 사드가 집필한 것이다.

 

 

 

 

 

 

 

 

 

 

 

 

 

 

 

피터 박스올의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1001』(마로니에북스, 2007년)에 나오는 설명에 따르면 내 사랑 패니 힐이 영문학 사상 가장 에로틱한 소설로 꼽고 있다. 참고로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1001도서목록에 사드의 소돔 120미덕의 불운(원제는 ‘Justine, or les malheurs de la vertu’, 우리말로 풀이하면 쥐스틴, 혹은 미덕의 불운이다)도 포함되어 있다.

 

그렇지만, 사드와 클래렌드의 작품 간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 두 사람이 쓴 작품의 주인공은 음탕하다. 허나 결말에서 차이점이 드러난다. 사드 작품 속 주인공은 악덕에 대한 대가를 받게 되어 불행하면서도 비참한 운명을 맞이하지만, 클래렌드의 내 사랑 패니 힐의 주인공이자 창녀인 패니 힐은 자신의 성적 편력을 마음껏 즐기면서 결혼 생활을 하게 된다. 패니 힐은 자신의 성적 매력을 신분 상승을 위한 전략적 무기로 사용한다. 반면 사드의 작품 주인공들은 섹스를 오직 성적 쾌락을 얻기 위한 자신만의 도구로 인식하고 있다.

 

 

 

 

 

성애문학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 알렉상드리앙의 에로틱 문학의 역사(한술출판사, 2005-품절)은 고대부터 현대의 초현실주의까지 에로틱 문학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토머스 월터 라커의 섹스의 역사(황금가지, 2000-절판)은 섹스가 고대부터 현대까지 움직여 온 인간의 역사와 사회적 이데올로기를 보여준다. 저자가 수집한 다양한 텍스트와 그림을 통해 독자는 섹스에 대한 인식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세계성풍속사(세명문화사, 1988-품절)은 일본인 저자(한자어로 복전화언’)가 쓴 성 풍속사를 다룬 책인데 제목은 거창하게 보이지만, 실상 내용은 짤막한 에피소드를 나열한 것이다. 꽤 낡은 책이지만, 역사책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은밀한 성 풍속과 동서양을 아우른 독특한 성 문화를 볼 수 있다. 알라딘에 성 픙속으로 검색하면 관련 서적들이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비록 몇 권은 절판되고 말았지만. 그 중에 임명수라는 저자의 역사로 보는 세계의 성풍속(어문학사, 2004-절판)은 내가 가지고 있는 세계성풍속사과 같은 내용으로 추정된다. 왜냐하면 역사로 보는 세계의 성풍속에 소개된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다. 시대별로 고대 편’, ‘중세 편’, ‘근세 편’, ‘근대 편’, ‘현대 편으로 구분한 목차의 특징이 두 책 다 비슷하다. 그리고 역사로 보는 세계의 성풍속고대 편아리스토텔레스의 피임법이라는 항목명이 있는데 이 내용은 세계성풍속사에도 나온다. 굳이 두 책을 직접 비교해보지 않고 일부 소개된 목차만 봐도 얼추 두 책이 이름만 다른 서로 같은 내용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역사로 보는 세계의 성풍속의 저자가 한국 사람인 것으로 보아서는 일본 저자가 쓴 책을 그대로 자신이 쓴 것처럼 교묘하게 이름만 바꾼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언젠가 도서관이나 헌책방에서 역사로 보는 세계의 성풍속을 발견하게 되면 좀더 자세하게 내용을 비교하고 싶다.

 

 

 

 

 

    

 

우리나라는 옛날에 비해 성 문화와 인식이 개방적으로 변화되고 있다지만, 아직도 서적만큼은 무조건 야하다고 생각하면 음란하고 불온하게 보는 인식은 여전한 것 같다. 이런 책을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읽으려면 용기를 가져야 한다. 성 관련 서적은 성에 대한 깊은 관심이 있는 소수의 독자만 읽을 뿐이지, 대체적으로 잘 팔리지 않는다. 또 재출간될 가능성도 장르문학만큼 희박하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생각의나무 출판사에서 나온 이병주의 에로스 문화 탐사(2, 2002)은 워낙에 좋은 내용에도 불구하고, 재출간되지 않은 점에 아쉽기만 하다. 서양과 동양의 에로스문화가 시대별로 정리되어 있으며 도판 목록도 화려하다. 보티첼리, 루벤스, 김홍도, 신윤복 등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다 아는 예술가들이 그린 춘화들을 볼 수 있다.

 

 

 

 

 

 

 

 

 

이런 책을 사 모으고 읽는 독자를 이상하게 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이런 책을 많이 읽어서 이성을 잃어버린 괴물이 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섹스를 제대로 알아야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을 악덕으로 이용하는 괴물에 당하지도 않으며, 그러한 괴물로 되지도 않을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성 교육이 중요한 거다. 뜬금없이 웬 성 교육 드립이...?

 

제대로 된 성 교육의 중요성은 누구나 다 잘 아는 내용이기에 그냥 넘어가고, 일단 이러한 책을 사고 읽는 것은 결국 인간에게 섹스는 절대로 때려야 땔 수 없는 자연스러운 행위이며 좀 더 거창하게 말하자면 문화와 역사를 창조하는 힘의 근원이기도 하다. 그래서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라는 말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성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어떻게 섹스가 인간의 역사를 만들었는지를. 단순하게 말하면 섹스를 착하게 또는 나쁘게 이해하고 그 본능에 따르느냐에 따라서 행동이 나누어진다. 그래서 섹스는 인간에게 있어서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쾌락을 선사하면서도 그것이 악용되면 반인륜적 행위로 이어지니까.

 

 

 

 

 

 

 

 

 

섹드립 같은 야한 농담에 부끄러워도 상관은 없지만, 섹스를 심도 있게 설명하고 분석하는 책을 읽는 것에 대해서는 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책을 읽는 사람을 변태로 취급해서도 안 된다. 오히려 그것을 수줍어하고, 더 이상 알려고 하지 않는 당신이야말로 음란한 마음을 품고 있을 수 있다. 건강한 성을 이해하기 위한 공부는 정신 건강에 해롭지 않다. 그래서 ‘19금 비밀 컬렉션을 위한 수집은 계속 할 것이다. 나도 다치바나 못지 않을 정도로 성에 대한 관심이 많다. ( ͡° ͜ʖ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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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야설작가 아폴리네르
    from factory 2014-10-29 18:50 
    만약에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작가가 ‘야설’을 썼다고 상상해보자. 기존에 썼던 작품들과 다르게 작가의 ‘야설’은 포르노에 가까울 정도로 노골적인 성 묘사로 가득하다. 책 표지 앞에 ‘19세 미만 구독불가’라는 글씨가 박혀 있다. 작가의 작품을 즐겨 읽었던 열혈 독자라면 상당히 난감하다. 작가의 문학성을 믿고 야설을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 일부 독자는 삼류 작가의 펜에 나오는 졸작이라고 비난하면서 크게 실망할 수도 있다.
 
 
서한용 2023-06-14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미덕의 불운을 지금 장바구니에 넣고 살까 말까 고민중이었는데, 이렇게 좋은 가이드 글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