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부터 내리기 시작했던 비는 어제 오후에 그쳤습니다. 퇴근길에 빵집에 들렀습니다. 스몰토크에 일찍 도착해서 <빵과 장미> 영화 상영회를 준비한 분들을 위해 요깃거리를 챙기고 싶었습니다. 스몰토크에 도착해 보니 영상기와 의자들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음료를 마실 수가 없어서 미리 음료를 주문했어요. 제가 사들고 온 빵과 다른 레드스타킹 멤버가 사 온 도넛과 같이 먹기 위해 바닐라라떼를 주문했습니다. 빵 몇 조각과 도넛 두세 개 정도 먹고 나니까 금방 배가 불렀습니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스몰토크에 많은 분이 찾아왔습니다. 다행히 의자가 모자라지 않았습니다. 영화가 막 시작할 때 친구한테서 전화가 오는 바람에 영화 초반부를 보지 못했어요. 생각보다 통화가 길어져서 영화의 중요 장면을 놓쳤을까 봐 마음속으론 초조했습니다. 영화 중반부터 보기 시작했지만, 영화 줄거리를 이해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에 각자 영화 감상평을 자유롭게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당연히, 어제의 화제 인물 '안희정'과 미투 운동'에 대한 얘기도 나왔습니다.

 

어제 영화 상영회 후기를 작성하고 싶어서 나름대로 필기를 했는데, 후기를 쓸 필요가 없어졌어요. 오늘 레드스타킹 공식 인스타그램영화 상영회 공식 후기가 공개되었거든요. 공식 후기를 작성한 분이 핵심 내용만 쏙쏙 골라 잘 정리했습니다. 후기에 영화에 대한 주요 줄거리에 대한 언급은 없고요, 이미 <빵과 장미>를 보신 분은 다른 분들의 느낀 점을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3.8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레드스타킹에서는 <빵과 장미> 영화를 보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인 찬스와 트위터, 인스타그램에서 보시고 손님 8명이 와주셨어요.

 

여성의 날의 유래1908년 미국, 여성 노동자들의 파업에서 ‘빵과 장미’를 줄 것을 외치는 것에서 시작하였습니다. 여기에서 빵은 생존권, 그리고 장미는 참정권을 의미했고 이 사건을 통해서 빵과 장미는 여성의 날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것을 모티브 삼아 제작한 영화입니다.

 

 

 

 

 

이런 모임에서는 재미없는 영화를 본다고 마음의 준비를 하시고 오셨다면,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게 보셨을 것 같습니다. 참석하신 몇몇 분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하셨는데요. 여성이 노동뿐만 아니라 성상납, 몸까지 착취당하며 생계를 꾸려나가야 했던 주인공 언니의 상황과 그런 여성들의 모습에서 연민을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좀 아쉬웠던 점은 국내 포스터의 내용은 영화 본연의 내용을 나타내기 부적절했고요(빻았다고 하죠?ㅎ) 로맨스도 왜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찐한 키스신 밖에(?) 없고 스토리 연관성도 떨어져요) 2002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현재 우리 사회와도 비슷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 노동조합 활동가, 새터민, 여성이주노동자들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영화는 이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해서 투쟁하는 모습, 여성으로써 겪는 문제들을 표현했기 때문에 대구분들이 보기엔 빨갛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우리 주변에 존재할 수 있는 평범한 여성들의 일이 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개인들의 연대와 작은 승리의 경험들이 쌓이면 우리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면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어제 저는 ‘세계 여성의 날’의 유래와 독일의 사회주의 페미니스트 클라라 체트킨(Clara Zetkin)에 대해서 소개했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니 불필요한 설명이 많았습니다. 1911년에 체트킨이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지정하자는 제안이 나온 이후로 프랑스에서도 페미니스트들이 자신들의 활동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 여성의 날을 지정했습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설명하면 될 것을 ‘프랑스의 계몽사상가 콩도르세(Condorcet)의 사망일에 맞춰서 세계 여성의 날이 정해졌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바람에 저 다음 분이 말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할 뻔했어요. 제가 표현력이 부족한 탓에 언급해도 되지 않을 부연 설명을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미리 조사한 내용을 모임에서 말하기 전에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뭔지 따져가면서 검토해야겠습니다.

 

 

 

 

 

 

 

※ 커피 사진, 영화 포스터를 제외한 나머지 사진들은 ‘레드스타킹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가져왔습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오후즈음 2018-03-06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런 행사 넘 부럽네요. 많은 분들에게 귀중한 시간이었겠어요

cyrus 2018-03-07 18:51   좋아요 0 | URL
혼자서 페미니즘을 공부했던 시절이 부끄러웠습니다. 소중한 경험 덕분에 페미니즘을 더 열심히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전보다 강하게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