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12일 레드스타킹 독서모임에 참석하신 혜정님이 작성한 ‘공식 후기’입니다. 출처는 레드스타킹 공식 인스타그램입니다. 혜정님께 허락을 받고 블로그에 글을 옮겼습니다. 보충 설명이 필요한 용어에 각주를 달았습니다.
※ 어제 작성한 후기에 스웨덴 출신의 크리스를 ‘학생’으로 잘못 소개했습니다. 크리스는 스웨덴 LUND 대학의 동아시아 & 동남아시아 센터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페미니즘 석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대구 페미니즘 북클럽, 레드스타킹
https://www.instagram.com/feminism_talk/
오늘은 우리 북클럽에 처음 오신 분, 오랜만에 얼굴을 내미신 분, 한결같이 이 자리를 지켜주시는 분들, 그리고 무궁화호를 타고 서울서 오신 크리스까지, 레드스타킹 사상 최대의 인원이 스몰토크에 모였습니다.
《젠더 무법자》 첫 번째 시간, (1장 우선 말해둘 것, 2장 씨앗 추려내기, 3장 힘 되찾기) 까지 읽으면서 레드 스타킹의 입으로 터져 나온 흥미진진한 의문들에 대해서 맛보기 나열을 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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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슈얼리티(성적지향)은 무엇이냐?
- 섹슈얼리티는 성적 욕망을 둘러싼 느낌, 생각, 재현, 실천을 포함한다.
- 이 섹슈얼리티는 욕망과 쾌락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사회문화적으로 부추겨지고 다양한 소비(차, 시계 등), 권력까지 확장해서 연관시켜 볼 수 있다.
- 또한 파트너(상호작용)에 의해 성적 지향이 규정될 수 있다. 성적 지향은 유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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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트 본스타인(《젠더 무법자》 저자)은 왜 수술(MTF: male-to female)을 선택했을까?
- 남자로 태어났지만, 여자이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남자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 라는 생각에서부터 고민이 시작되었다.
- 성기전환수술은 목숨을 건 위험한 수술이 아닌가? 이 수술자체가 특이하고 위험하다고 바라보는 것도 고정관념이 아닐까? 수술의 위험성보다 일상의 위험성이 더 크게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수술을 선택한 것은 아닐까? 과연 성기전환수술이 여느 성형수술보다 더 위험하다고 볼 수 있나? 성형수술의 확장선상에서 성전환 수술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필사적인 위험을 감수한 수술이라기보다 자신의 욕망을 그대로 실천한 것은 아닐까? 개인마다 다양한 선택 가운데 하나일 뿐 이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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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성이란 뭘까?
- 사람마다 무엇이 되었을 때 발현시키고픈 상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발현될 수 있다.
- 코르셋[1]을 거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 행위가 나를 즐겁게 만들어준다면 좋은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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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과 남성은 어떻게 구분되는 것인가?
- 남자 성기를 기준으로 의사가 결정한다.
- 나바호 부족은 자신이 성별을 결정하는데 의견을 낸다.
- 아이를 얻은 부모에게 주로 처음 하는 질문은 아들이야 딸이야? 그에 대한 멋진 대답은, 몰라, 그 애가 아직 우리에게 말해주지 않아서라고 말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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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의 주옥같은 이야기들을 다 옮기지는 못했지만 오늘도 모임을 즐겁게 마치고 뿌듯해졌습니다. 저에게도 역시 페미니즘은 자신의 안과 밖을 구석구석 성찰하고 탐색하며 나를 찾아가는 수단인 것 같습니다.
[1] 여성의 허리를 보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속옷. 남성이 만족하는 여성의 신체를 맞추기 위해 여성들은 코르셋을 착용했다. 코르셋은 여성을 억압하는 구시대적 물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