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서른에 접어든 어른이라면 어린 시절 즐겨 보았던 만화영화들을 대부분 기억할 것이다. 일요일 아침 여덟 시가 되면 눈이 번쩍 떠지는 꼬마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 시간에 <디즈니 만화 동산>이 시작하면, 잠을 자고 있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이 만화를 보려면 달콤한 늦잠을 포기해야 한다.

 

창고로 사용하는 방에 오래된 책들이 누워 있다. 어두컴컴한 암흑을 이불 삼아 외로운 방 한구석에 잠을 잔다. 이 친구들을 안 깨운 지 좀 오래됐다. 잠들고 있는 책 중에 특별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바로 <계몽사 애니메이션 디즈니 명작>이다. 디즈니 만화영화 속 장면을 그림 동화 형태로 편집한 책이다. 출판사는 계몽사. 1980년에 계몽사는 월트 디즈니 프로덕션과 정식으로 계약하여 디즈니 관련 도서를 출판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계몽사 디즈니 명작>은 총 16권으로 구성되었는데, 곰돌이 푸’, ‘아기 코끼리 덤보 등이 포함되었다. 이 시리즈의 아쉬운 점이라면 명작이라고 하기에 2% 부족한 작품 선정이다. 디즈니를 먹여 살린 백설 공주’, ‘신데렐라’, ‘피터 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유명한 작품이 포함되지 않았다. 도널드 덕미키 마우스가 등장하는 이야기는 고작 두 편뿐이다.

 

 

 

 

 

 

<계몽사 디즈니 명작> 시리즈에 포함된 타란과 마술단지’(원제는 ‘The Black Caudron’, 1985년에 개봉)는 월트 디즈니 컴퍼니가 만든 만화영화 중 쓰레기로 취급 받는다. 이 만화는 흥행에 실패했고, 개봉 당시 혹평을 받았다. 지금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묻힌 망작이다.

 

 

 

 

 

 

바질 탐정(The Great Mouse Detective)’이라는 제목의 디즈니 만화를 아는 분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타란과 마술단지의 흥행 실패로 암흑기를 걷고 있던 디즈니 컴퍼니가 내놓은 다음 작품이 바로 바질 탐정이다. 그런데 이 작품도 대박을 터뜨리지 못했다. 전미 극장에 개봉한 지 8년 만에 바질 탐정이 비디오로 출시되어 우리나라에 소개됐다. 원작인 만화영화를 가위질해서 조악하게 편집한 것이 <계몽사 바질 탐정>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특별하다. ‘바질 탐정을 국내에 처음으로 알린 특별한 책이기 때문이다.

 

 

 

 

 

만화영화 <바질 탐정>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동물을 의인화한 것이다. 주인공 바질은 생쥐를 의인화한 캐릭터다. 바질의 친구는 의사인 도슨 박사. 도슨 박사는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찾는 꼬마 올리비아를 우연히 만난다. 박사는 올리비아를 돕기 위해 바질에게 꼬마의 사정을 알린다. 바질과 도슨 일행은 꼬마의 아버지를 찾기 위해 수사를 펼치는데, 아버지를 납치한 범인이 범죄의 제왕으로 알려진 래티건 교수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 네 사람의 서명(황금가지, 2002)

* 주홍색 연구, 네 명의 기호(시간과공간사, 2002)

* 네 개의 서명(문예춘추사, 2012)

* 주석 달린 셜록 홈즈 5 : 주홍색 연구, 네 사람의 서명(현대문학, 2013)

* 네 사람의 서명(코너스톤, 2016)

* 네 사람의 서명(엘릭시르, 2016)

    

 

 

 

 

 

 

 

 

 

 

 

 

 

 

 

 

 

 

 

 

 

 

 

 

 

 

 

 

 

 

* 셜록 홈즈의 회상록(황금가지, 2002)

* 셜록 홈즈의 회상(시간과공간사, 2002)

* 셜록 홈즈의 회상록(문예춘추사, 2012)

* 주석 달린 셜록 홈즈 2 : 셜록 홈즈 회고록(현대문학, 2013)

* 셜록 홈즈의 회고록(코너스톤, 2016)

* 셜록 홈스의 회상록(엘릭시르, 2016)

 

 

 

 

만화영화의 간략한 줄거리를 보신 분은 ? 어디서 많이 보던 장면인데?”라고 생각할 것이다. <바질 탐정>셜록 홈즈 시리즈를 모티프로 한 만화영화다. 바질은 셜록 홈즈, 도슨 박사는 존 왓슨, 그리고 래티건 박사는 제임스 모리아티 교수다.

 

 

 

 

 

 

바질은 레티건을 잡기 위해 냄새를 잘 맡는 사냥개 토비를 데려온다. 네 개의 서명에 홈즈는 범인의 행적을 추적하기 위해 왓슨에게 늙은 사냥개를 데려오라고 부탁한다. 소설에 나오는 개의 이름이 토비.

 

 

 

 

 

   

 

래티건의 부하 피젯은 ‘절름발이’ 박쥐다. 래티건이 시키는 대로 일을 잘 처리하며 바질 일행을 골탕 먹일 정도로 악당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모리아티 교수와의 결전 중에 가까스로 살아남은 홈즈를 죽이려는 시배스천 모런 대령과 유사한 캐릭터다. 모런 대령은 모리아티의 오른팔이다. 홈즈의 말에 따르면 모런 대령은 ‘런던에서 가장 위험한 두 번째 인물’이다. 그런데 의족을 하고 있는 피젯의 모습을 봐서는 외모는 《네 개의 서명》에 나오는 악당 조너선 스몰을 닮았다. 악당 피젯(Piget)의 이름에 있는 철자 ‘i’를 ‘a’로 바꾸면 파젯(Paget)이 된다. 셜록 홈즈 시리즈의 삽화를 그린 사람이 시드니 파젯(Sidney Paget)이다.

 

 

 

 

 

 

 

 

 

 

 

 

 

 

 

 

 

 

 

 

 

 

 

 

 

 

 

 

 

 

 

 

 

* 셜록 홈즈의 귀환(황금가지, 2002)

* 셜록 홈즈의 귀환(시간과공간사, 2002)

* 셜록 홈즈의 귀환(문예춘추사, 2012)

* 주석 달린 셜록 홈즈 3 : 돌아온 셜록 홈즈(현대문학, 2013)

* 셜록 홈즈의 귀환(코너스톤, 2016)

* 셜록 홈스의 귀환(엘릭시르, 2016)

 

 

 

 

주인공 이름인 바질이 셜록 홈즈 연기로 유명한 배우 바질 래스본(Basil Rathbone)에서 따왔다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바질은 홈즈가 사용한 가명이기도 하다. 단편집 셜록 홈즈의 귀환에 수록된 블랙 피터(Black Peter)에 홈즈는 바질이라는 가명으로 전보를 보내는 장면이 있다.

 

 

 

* 원문

“Excellent, Watson! The alternative develops. Have you telegraph forms? Just write a couple of messages for me: ‘Sumner, Shipping Agent, Ratcliff Highway. Send three men on, to arrive ten to-morrow morning.Basil.’ That's my name in those parts.”

 

* 시간과 공간사 (2, 252)

아주 훌륭해, 왓슨. 진행 중인 다른 수사에 소득이 있는 걸. 전보용지 갖고 있나? 몇 줄 써주게. ‘섬너, 선박 대리인, 랫클리프 하이웨이, 뱃사람 세 명 부탁. 내일 아침까지-배질거기서는 이게 내 이름일세.”

 

 

 

 

황금가지(2), 문예춘추사 판본에서는 바질’, 시간과공간사(개정판), 현대문학(주석판), 코너스톤(개정판)에는 배질로 표기되어 있다. 홈즈는 사건 해결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신분을 숨기면서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 변장한다. 바질은 홈즈가 선박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변장했을 때 사용하는 가명이다.

 

셜록 홈즈의 귀환을 읽고 있다가 바질이라는 이름에 눈길을 줬을 때, 무척이나 반가웠다. 내 기억 속에 잊힌 만화영화 속 탐정이 되살아났다.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방 안에 잠든 친구를 깨워야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하라 2017-10-12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기억이 아련하기만한데 이런 만화들이 했었군요 왜 하필 이른 이침에 했던건지 방송사가 밉상이네요^^

cyrus 2017-10-12 16:24   좋아요 1 | URL
<디즈니 만화동산>가 처음으로 방영된 해가 1992년입니다. 이때 제가 뭐했는지 1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