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과 몽상》 번역의 심각한 상태를 잘 보여주는 문장. 이렇게 무성의한 번역은 처음 본다. 진짜 《우울과 몽상》은 절판되어야 한다.

 

 


사실 나는 매우 기쁜 마음으로 드릴 수 있는 정보가 많습니다. 대단히 많습니다. 그 행성의 기후에 대해서도 말씀드릴 것이 많습니다. 추위와 더위의 놀라운 변화에 대해서. 2주일 간 혹독하게 이글거리는 태양과 다음 2주일간의 북극보다 더 얼어붙을 듯한 추위에 대해서. 마치 진공 상태처럼 태양 아래서 증발하여 먼 곳까지 끊임없이 순환하는 습기에 대해서. 물이 흐르는 다양한 지역에 대해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그들의 관습과 예절과 정치 형태에 대해서. 그들의 특이한 육체에 대해서. 그들의 못생긴 얼굴에 대해서. 특이하게 변한 기후에는 전혀 쓸모 없는 부착물에 불과하기 때문에 퇴화한 귀에 대해서. 따라서 언어의 사용법에 대한 그들의 무지에 대해서. 언어 대용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독특한 방법에 대해서. 달의 개개인과 지구의 몇몇 개개인이 이해할 수 없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그리고 지구 궤도와 달의 궤도와의 관계에 대해서. 또 이것에 의해 한쪽 별에 사는 사람들의 운명과 다른 별에 사는 사람들의 운명이 떼어놓을 수 없게 얽혀 있는 연관성에 대해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달 바깥쪽 우주에 있는 위성의 자전운동에 대해서. 또 이 위성이 지구를 도는 공전운동이 거의 기적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점에 대해서. 그렇기에 아직 한 번도 인간의 망원경에 포착된 적이 없고 신의 뜻대로 앞으로도 한 번도 포착되지 않을 달 반대편 지역의 어둡고 소름끼치는 수수께끼에 대해서.

 

이 모든 것들을 기꺼이 학장님께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우울과 몽상》 88~89쪽)

 

 

 

사실 그렇습니다. 전해드릴 이야기가 무궁무진합니다. 달의 기후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려볼까요? 달에는 2주 동안 이글이글 불타는 태양 빛과 다음 2주 동안 북극보다 더 혹독한 추위가 번갈아 나타나고, 진공 속에서 증류되듯 태양 가까운 곳에서 가장 먼 곳까지 끊임없이 수증기가 이동합니다. 물이 흐르면서 토양이 계속 변화하는 지역과 달에 거주하는 사람들에 관해, 그 사람들의 생활 방식, 관습, 정치 제도. 신체 구조에 관해서도 알려드릴 내용이 엄청납니다. 달 사람들의 못생긴 얼굴에는, 한정된 대기 속에 쓸모없는 부속물이 된 까닭에 귀가 없습니다. 귀가 없으니 언어 능력이 있어도 사용할 줄 모르고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특이한 방법을 씁니다. 달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마치 행성과 위성의 관계처럼, 한 사람의 삶과 운명이 다른 사람의 삶과 운명에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총창님과 부총장님은 무엇보다 이 내용을 가장 환영할 것 같습니다. 신의 자비인지 달의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기적적으로 일치하여 여태 인간의 망원경으로 고개를 돌린 적이 없는 지역, 앞으로도 인간이 관찰하기 불가능한 어둡고 오싹하고 신비로운 지역, 달의 뒷면에 관해서 말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상세히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포 전집 3 : 환상 편》 55~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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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7 1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7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yo 2016-03-28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명이 쩌르르 하더군요. 저 책.

cyrus 2016-03-28 15:41   좋아요 0 | URL
예전에 다른 독자들의 지적을 눈으로 봤을 때만 해도 심각성을 못 느꼈습니다. 그러다가 책을 제대로 읽어보니까 잘못된 번역이 눈에 보이더라고요. 정말 화가 났습니다.

alummii 2016-03-28 0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ㅍㅎ 대해서.... 갑이네요 !

cyrus 2016-03-28 15:42   좋아요 0 | URL
부끄럽지만, 저 책을 구입한 지 2년이 지나서야 엉터리 번역을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