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Gauguin 디스 이즈 고갱 This is 시리즈
조지 로담 지음, 슬라와 하라시모비치 그림 / 어젠다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어젠다출판사의 ‘This is’ 시리즈는 재미있는 일러스트를 곁들인 미술책이다. 출판사 소개에 의하면 그래픽 아티스트 평전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번역된 아티스트는 앤디 워홀, 살바도르 달리, 잭슨 폴록, 폴 고갱이다. 평전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내용 중간에 화가의 작품들을 설명하기도 한다. 미술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예술가의 일화도 볼 수 있다. 시공사, 마로니에북스, 예경, 한길아트 같은 출판사에서 만드는 화가 시리즈들을 읽으면 마치 교과서를 읽는 것처럼 느껴진다. 화가의 작품 세계를 제대로 공부하려는 독자들이라면 참고하면 좋은 책이지만, 미술 비전공자에게는 딱딱한 서술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This is’ 시리즈는 미술 비전공 독자들이 읽기에 아주 적합한 책이다. 또 책값이 착하다. 그러나 《디스 이즈 워홀》을 제외하면 나머지 시리즈들의 알라딘 세일즈 포인트는 낮다. 디스 이즈 시리즈 중에서 가장 낮은 세일즈 포인트를 기록한 책은 《디스 이즈 고갱》이다.

 

고갱은 워홀, 달리, 폴록과 비교하면 국내에서 인기가 낮다. 2013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전시회에서 고갱의 타히티 그림들이 선보였지만, 한때 절친한 동료였던 반 고흐의 인기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고갱도 반 고흐처럼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뒤늦게 인정을 받아 가장 비싼 화가의 대열에 올랐다. 반 고흐를 이해하는 데에 고갱의 존재감을 그냥 넘길 수 없다. 반 고흐는 고갱과 함께 노란 집에 머물었을 때 고갱에게 많은 영향을 받으려고 했다. 또 르누아르, 피사로, 모네 등이 활동하여 근대 유럽에 맹위를 떨쳤던 인상주의의 위력이 떨어지고 있을 때, 인상주의 기법을 적극적으로 넘어서려고 한 사람이 바로 고갱이다. 타히티의 원시적인 자연을 묘사하고자 했던 고갱의 정신은 훗날 피카소와 마티스에게 영향을 주었다. 인상주의(근대미술)에서 야수주의, 표현주의(현대미술)로 이어지는 회화의 흐름의 중간 지점에 고갱이 있었다.

 

 

 

 

 

 

 

 

※ 이 책에 고쳐야 할 내용이 있다. 이 그림은 고갱이 인상주의 전시회에 출품한 「누드 습작」 (1880년)이다. 누드모델은 고갱의 집에서 일하는 하녀 쉬잔이다. 그래서 이 그림을 ‘바느질하는 쉬잔’이라는 제목으로 부르기도 한다. 벌거벗은 쉬잔의 몸 전체를 감싸는 밝은 색의 흔적은 인상주의 회화에서 빛의 효과를 강조할 때 쓰는 기법이다. 그런데 《디스 이즈 고갱》의 12쪽에 보면 누드모델의 이름이 ‘쥐스탱’으로 소개되었다. ‘쥐스탱’(Justin)은 프랑스 남자에 붙여지는 이름이다. 「누드 습작 또는 바느질하는 쉬잔」의 프랑스어 작품명은 ‘Etude d'une Femme Nue, Suzanne entrain de Coudre’이다. ‘쥐스탱’(Justin)이 아니라 ‘쉬잔’(Suzanne)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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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바 2015-07-15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를 노란 집도 원래 고갱 집 아니었어요? 기억이 가물가물.. cyrus님이 소개하는 명화들 잘 보고 있습니다^^

cyrus 2015-07-16 17:05   좋아요 0 | URL
반 고흐가 노란 집에 있는 방을 얻었습니다. 방을 마련하고 난 뒤에 반 고흐는 고갱에게 아를에 있는 노란 집으로 오라고 초청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