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분명히 말해놓겠는데, 마음이 내켜야 해요. 분명히 해둡시다. 나에게 윽박지르면 그때는 끝장이에요. 결국 당신은 내가 인간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이겁니다.”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자유라는 거지!”
-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24~25쪽 -
《그리스인 조르바》에 나오는 시인처럼 온통 책과 문자의 세계에 빠져 살아왔다. 그러다가 특별한 기회로 처음으로 제주도를 포함한 몇 몇 지역을 4박 5일 동안 여행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한 여행이라고 해봤자 당일치기 혹은 1박 2일이 고작이었다. 특히 제주도는 정말 좋았다. 워낙에 유명한 관광지라서 그 곳에 가본 횟수가 많은 사람이라면 이제는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겠지만, 역시 사람들이 왜 제주도를 찾는지 알 것 같다. 단순히 그 곳 날씨가 따뜻하고 풍경이 좋아서만 찾는 것이 아닐 것이다. 여행을 가본 사람들은 안다. 여행이라는 삶의 행위 자체가 자유라는 것을. 자유로운 경유 과정에서 마주하는 특별한 풍경은 여행자를 자유 그 자체다. 4박 5일의 여행은 도시의 속박을 잊게 만들며 마음 내키는 대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어서 행복하다. 제주도의 사진을 다시 보면서 푸른 하늘과 대기가 충만했던 자유로운 시간이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