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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 혁명의 구조』 토머스 S. 쿤 / 까치글방  

 

흔히 식자들은 '명저'에 대한 조건을 말할 때 "그 책이 세상에 나오기 이전과 이후를 뚜렷하게 이분해버린 책이 곧 명저"라고 정의한다. `과학혁명의 구조`는 이 조건에 딱 들어맞는 책이다. 1962년 쿤이 『과학혁명의 구조』를 출간하자 과학계는 최악의 서평을 선사한다. 과학사적 변화가 논리적인 논증이 아니라 개종(改宗)과 같은 혁명을 통해 가능하다고 했으니 합리주의로 무장한 과학자들이 기분이 좋았을 리 없다. 격렬한 찬사가 들려온 건 뜻밖에도 비과학 분야에서였다. 책 출간 이후 '패러다임'이라는 말은 철학계를 비롯해 사회, 정치, 역사, 예술 분야에서 유행병처럼 퍼져나갔다. 내가 수학하고 있는 전공인 행정학과에서 '패러다임'이 많이 사용한다.

 

『과학혁명의 구조』출간 50주년을 맞아 과학철학자 이언 해킹이 쓴 서론이 추가되었고 서울대학교 홍성욱 교수가 공동 역자로 참여했다. 구판에는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이 번역했다. 그동안 이 책이 몇 차례 개정을 거듭해서 번역했는데 여전히 읽기가 무척 어렵다는 독자의 지적이 있었다. 나는 두 달 전에 알라딘 중고매장을 통해서 구판을 구입했는데 하필 50주년 기념으로 새롭게 번역한 개정판이 나오고 말았으니 만약 이 책이 선정된다면 비교하면서 독서해볼 수 있겠다.

 

 

 

 

 

 

 

 

 

 

 

 

 

 

 

 

 

 

 *『경제 이론으로 본 민주주의』 앤서니 다운스 / 후마니타스  

 

이 책은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인 다운스가 50여 년 전인 20대 중반에 쓴 박사학위 논문이다. 저자 앤서니 다운스는 ‘합리적 행위자’라는 경제학의 가정을 정치학에 적용해 민주주의에서 정당정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정당과 유권자의 행위와 그 결과는 무엇인지와 같은 복잡한 문제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예측한다. 비록 그의 이론은 오늘날에 보면 한계가 있지만 합리성을 전제로 경제학적 관점에서 민주주의를 설명하려고 한 정치학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 『시적 정의』 마사 누스바움 / 궁리  

 

미국의 법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시카고대학 로스쿨의 방문교수로 지내면서 법학과 문학의 접목을 시도했다. 그녀의 수업방식은 독특하다. 학생들에게 전문적인 지식이나 합리적 추론의 방법론을 강의하는 대신 학생들과 함께 소포클레스, 플라톤, 세네카, 디킨스를 읽고 토론했다. 법학 강의 시간에 문학 읽기라, 생각만 해도 수강신청하고 싶은 수업이다. 문학이 우리에게 불러일으키는 공감, 상상력, 연민의 감정이 합리적인 공적 판단을 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봤다. 궁극적으로는 문학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기여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대학 내 인문학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요즘, 누스바움의 책이 그 해결책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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