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뉘르주는 팡타그뤼엘의 부하로서 사악하고 교활할 뿐만 아니라 남을 골탕 먹이기를 잘 하는 주정뱅이다. 그가 마침 배를 타고 여행 중이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양을 잔뜩 실은 상인과 함께 배를 타게 되었다. 상인은 허름해 보이는 팡타그뤼엘의 행색을 보고 모욕적인 말을 내뱉는다. 그 말을 조용히 듣고 있던 파뉘르주가 주인을 위한 복수를 꾸민다.
그리하여 좋은 말로 살살 구슬러 그 자가 데리고 가는 양들 가운데서 우두머리 격으로 보이는 제일 큰 양 한 마리를 비싼 값으로 산다. 그런 후에 그 양을 집어 들어 냅다 바다 속으로 던져 버린다. 양들에게는 크고 기운 센 우두머리 양을 따라 맹목적으로 행동하는 습성이 있었으므로 파뉘르주는 그런 습성을 교묘히 이용한 것이다. '파뉘르주의 양떼' 같은 부화뇌동(附和雷同)의 무리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