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브레히트 뒤러  「기도하는 손」

 

 

 

옛날 옛날에 가난한 젊은 화가 두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뒤러였고 또 다른 한 사람은 프란츠 나이스타인이었습니다. 두 화가는 너무 가난해서 생계를 위해 일하면서 틈틈이 그림을 그리면서 궁핍한 삶을 연명하면서 살았어요. 그래서 이 두 사람의 우정은 무척 돈독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두 가지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형편이 여의치 않아서 한 사람은 그림 그리기를 포기하고 돈을 벌어야 했거든요. 이들은 상의했습니다. 그리고 제비를 뽑아 한 사람이 돈을 벌어서 다른 사람을 돌보아주기로 결정했습니다. 제비를 뽑은 결과 나이스타인이 일하게 되었고 뒤러는 그림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뒤러는 유명한 화가 밑에서 공부하게 되었고 나이스타인은 친구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더욱 열심히 일했습니다.

 

드디어 뒤러는 유명한 화가가 되었고 돈도 많이 벌게 되었습니다. 그 후 뒤러는 친구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서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친구를 미술학교에 보내서 그림을 배우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오랫동안 육체노동을 했기 때문에 손이 굳어서 그림을 그릴 수 없었습니다. 나인스타인은 화가가 될 수 없었던 것이죠. 친구를 위해서 일하다가 자신의 꿈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뒤러는 이 사실을 알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뒤러는 자신의 친구가 두 손을 모아서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기도하는 그의 손은 상처투성이였지만 친구를 위해서 희생한 그 손으로 기도하는 그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뒤러는 그 순간을 정성스럽게 스케치를 했습니다. 훗날 ‘기도하는 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는 감동적인 그림입니다.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친구의 손을 잉크로 그린 이 스케치는 얼굴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손 마디마디마다 절절한 감정이 배어 있습니다. 그리고 감동적인 우정과 신뢰의 이야기가 전설처럼 숨어 있습니다.

 

세상에서 삶이 가장 아름다운 건 이처럼 인간적 유대로 엮여 있을 때입니다. 이러한 삶의 감동을 경험한 사람은, 어떤 경우라도 자신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도 그것이 진심일 때에만 가치가 있습니다. 진심이 없는 곳에서는 감동의 싹이 자라지 않습니다. 고귀하고 운명적인 사랑은 평탄한 곳에 피어나는 꽃이기보다는 역경의 가시밭길을 넘어선 곳에 선물처럼 주어지는 열매이기 마련입니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희생과 감사와 신뢰를 한마디로 축약하면 아마 ‘사랑’일 것입니다. 빅토르 위고는 시 「가을의 나뭇잎」에서 “사랑하는 것은 전부를 믿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감동이 있는 삶은 우리 모두가 꿈꾸어야 할 일생의 경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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