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는 힘
강상중 지음, 이경덕 옮김 / 사계절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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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의 新 성향, 쿼터리즘  

  

  최근 어느 연구 조사 결과에 의하면 예, 아니오가 주류를 이루는 디지털 사회에서  

현대인은 15분 이상 집중하기 어렵다고 한다. 수많은 TV 채널 속에 시선이 멈추는  

프로그램을 찾기란 어렵고, 인터넷에서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정보들의 의미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채 다른 페이지로 이동한다. 복잡한 것보다는 단순 명확한 것을  

찾는 것이다. 이러한 풍조를 '쿼터리즘' 이라고 한다. 신세대의 사고와 행동에 걸리는  

시간이 기성세대의 4분의 1, 혹은 15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서 생겨난 말이다.  

이들은 '생각은 짧게, 행동은 빨리‘ 하고 있다. 고속 정보통신과 영상매체의 급격한 발전이   

한 가지 일에 진지하게 접근하고 집중하는 능력을 잃게 하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한 가지 분야에 대해 15분도 채 대화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부족한 지식을  

가진 10대들이 늘고 있다. 
  

 

"고민하는 힘을 기르자!"  

 

  그러면 컴퓨터와 TV에 빠진 무미건조한 젊은 세대들을 가만히 놔둘 것인가?  

이 문제  해결 방안으로 어느 일본의 교수는 말한다.  
 

  ‘젊은이들이여, 고민하는 힘을 기르자!’  
 

  이 책의 저자는 강상중이라는 일본 도쿄 대 소속의 재일 교포 교수이다.   

일본 학계에서는 ‘강상중 열풍‘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보다 일본에 많이 알려져 있다. 

이 책은 자신이 고민했던 삶의 방식을 말하면서 자아와 자유, 일, 사랑, 돈 등  8가지  

다양한 삶의 의미를 고민하면서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특히 이 책을 시작하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주제는 동 서양 지성사의 오래된 고민거리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젊은이들에게 ‘너 자신을 알라’고 설파했다.   

신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지시하던 시대였기에, 인간은 아무것도 생각할 이유도 없이 

복종만 해야 하던 시대이기에 이 명언은 인간 중심 철학의 시작을 알렸다.  

시간이 지난 지금, 컴퓨터와 TV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대였기에  

그리고 세계화라는 거대한 문화와 복합되어 가고 있는 시대이기에 저자는  

고민거리를 해결하는 것보다  이 고민거리들과 함께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소세키, 베버 그리고 테츠오

 

  저자는 인간이 변화의 흐름에 부적응하게 되면 소외와 고립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본인 역시 재일교포라는 인생의 이름표 때문에 젊은 시절부터 민족 차별의  

상처의 아픔과 자아 정체성 혼란에 대한 고립감을 느꼈음을 토로한다.  

  그는 일본 근대 문학의 아버지인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와 사회학을 발전시킨  

막스 베버라는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일 것 같은 두 인물을 통해 고민하는 힘을  

키워나가게 되는데 자못 독특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두 인물이 언급되면서부터  

내용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염려하였으나 직업인 교수답게 젊은 독자들을 위해  

자신의 삶과 자신이 탐구하였던 두 인물들과 결부시켜 쉽게 설명하였다.  

  나쓰메 소세키, 막스 베버. 그리고 재일교포 나가노 테츠오.  

   

  시대와 국적, 탄생 배경은 다르지만 이 세 사람의 사고방식은 너무나 닮아 있었다.  

나쓰메 소세키가 살던 일본은 서양 열강이 진출하고 있었던 시기였으며 젊은 문학도는 

근대 일본의 발전에 대해 ‘고민’하였다. 그 반대로 막스 베버의 조국인 독일은 제국주의를 앞세워  

유럽,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아시아까지 세력을 확장하려고 하였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좋은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일명 ‘엄친아’였던 막스 베버는 자신이 무엇을 공부해야 할 지  

‘고민’하였다. 그리고 100년 후, 나가노 테츠오는 고 성장 산업화 시대 속에서  

젊은 시절을 ‘고민’을 벗하며 살았다. 후에 이들의 고민했던 결과들은 수십 년 후,  

자신들의 삶을 더욱 빛나게 해주었다. 이 동양인은 젊은 시절 사유의 결과들을 소설로  

표현함으로써 일본 문학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 되었고, 바다 건너편에서는  

신경쇠약을 걸리면서까지 고민했던 서양인은 오늘날의 여러 사회과학 분야에 대해서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일본인인지 한국인인지 고민했던 재일교포는 자신의  

민족 정체성을 확립하게 되면서 이제껏 써왔던 나가노 테츠오를 버리고, ‘강상중’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최초로 대한민국 국적으로 도쿄 대학교의 정교수가 되었다. 
  

 

고민하는 힘의 중요성 

   

  저자는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힘을 키울 수 있었고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도 이 책을 읽고난 뒤에도 아직은 

‘생각’, ‘고민’이라는 단어는 무척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젊음의 생각과 고민들은 젊은이들의 특권이다. 오랜 옛날, 고대 아테네의 

젊은이들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모든 젊은이들까지 위인들을 거울삼아 자기 자신에  

대해 알려고 하였고, 자신을 표현하면서 세상을 주도하였다. 일제 강점기 시절,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서 고민했던 학생들은 유관순을 본받아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으며,  

60년대 학생들은 민주화 시위 도중 의거를 한 김주열 열사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4월 19일, 이승만 독재 정권에 맞서기도 하였다. 이제 다음 세대인 우리가 그 특권을 누릴  차례가 왔다. 

 

   리쌍의 ‘변해가네’ 라는 노래 가사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너무 쉽게, 너무 빨리, 그리고 모두 변해가네.’ 그러기에 세상 앞에 때론 숨고 싶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좋거나 싫거나 우리 젊은이들은 변화 속에 살아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스로 그리고 진지하면서도 치열하게 고민하는 힘을 가져야 한다. ‘역사가 될 것인가, 전사가 돼 정상을 향해 뛸 것인가.’ 이 노래 가사 구절처럼 젊은 세대들은 인생의 두 갈래 길에서 어느 길에 가야할 지 선택해야 한다. 젊은 세대들이여, 당신은 많은 사람들이 지나갔던 ‘역사’라는 길에서 갈 것인가, 아니면 아무도 가지 않은 ‘정상’이라는 길을 향해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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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0-11-06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이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주인장은 무척 좋게 봤나보군요. ^^

마지막 구절에 리쌍의 노래 가사 도 잘 봤어요

cyrus 2010-11-06 15:5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매버릭꾸랑님^^

저도 맨 처음 군 부대있을 때 읽을 때는 별로 와닿지 않다가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으면 이해를 못하는
책일 겁니다.) 계속 읽게되니 (군 부대 소장되어 있는 책이 한정되어
있어서) 의미 있는 내용 같더라고요, 그래서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에 대한 책을 읽어보고 강상중 씨의 이 책을 다시 한 번
재독하려고 합니다.

별해무 2017-03-06 17: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님의 서평들 뒤부터 읽고 있어요. ㅋㅋ 제가 읽지 못하고, 읽지 않은 책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네요. cyrus님의 서평들 하나씩 읽어보면서 책도 읽어봐야겠어요. 고민하는 힘은 도서관에 있던데, 과학의 변경지대는 울 도서관에 없네요. 다른 도서관 찾아봐야겠어요. ㅋ 절판되어서 구매할 수도 없네요. 제가 장르소설을 좋아해서 ㅋ 이 위주로 책을 읽다보니 뭔가 생각도 정체되는 것 같고 다양한 독서를 하고 싶은데 그게 또 생각처럼 쉽지 않고 말이지요. 특히 어려운 정치, 경제, 사회이런 건.... 더더더 안 읽게 되더라고요. ㅠ 어쨌든 조금씩 도전해 보지요. 이러면서 또 장르소설 대거 구입 ㅋㅋㅋㅋ -ㅠ-

cyrus 2017-03-07 14:24   좋아요 0 | URL
제 글은 딱히 볼만한 내용이 없어요.. ㅎㅎㅎ 저도 절판본을 읽고 싶을 때 난감해요. 사지도 못하고, 집 근처 가까운 도서관에도 책이 없는 경우가 있어요. 다른 분들의 서재나 북플을 볼 때마다 엘리카님의 리뷰가 있으면 읽어봅니다. 정독까지는 아니지만, 엘리카님의 리뷰는 정성이 느껴져서 글 읽고 나면 ‘좋아요’ 누릅니다. 사실 장르소설 리뷰를 길게 쓰는 분은 많지 않아요. 요즘은 리뷰를 짧게 쓰는 것이 글 쓰는 사람이나 글 보는 사람에게 좋지만, 정성과 성의가 없는 짧은 글은 별 내용도 없을뿐더러 감흥이 일어나지 않아요.

제가 장르소설을 많이 안 읽는 편입니다. 독서 편식이 심해요. 정치, 경제, 사회 관련 분야의 책을 안 읽는다고 해서 나쁘게 보지 않아요. 어떤 관심 분야의 책에 흥미가 생기면 바로 읽는 것이 낫습니다. 독서의 재미를 느끼면서 책을 읽는다면, 한쪽 분야의 책을 읽어도 문제없다고 생각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