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싹한 의학의 세계사 - 웃기고 때로는 속이 뒤집히는 질병들
데이비드 하빌랜드 지음, 이현정 옮김 / 베가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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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   ★★★   B






오싹한 의학의 세계사의 원제는 ‘How to Remove a Brain: And Other Bizarre Medical Practices and Procedures’. 제목의 의미만 알아도 이 책에 주로 어떤 내용이 나오는지 대충 느낌이 온다. 오싹한 의학의 세계사과거에 성행했던 특이한(bizarre) 의료 기술과 처방전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한 책이다뇌를 제거하는 법(How to Remove a Brain)’미라를 만드는 과정 중 하나. 기원전 3500년 전의 고대 이집트인들은 송장을 미라로 만들 때 뇌를 들어냈다. 그들은 심장을 인간 존재의 중심을 상징하는 장기로 여겼고, 그대로 남겨두었다. 제거한 뇌와 콩팥을 제외한 나머지 장기들은 영혼으로 부활하는 송장을 위해서 병에 담아 관 속에 넣었다. 그렇다면 미라 제작자들은 뇌를 어떻게 제거했을까? 끝에 갈고리가 달린 철사를 코에 쑤셔 넣어 뇌를 조금씩 빼냈다.


세균의 실체가 밝혀지기 전까지 과거의 사람들은 나쁜 공기가 질병의 원인이라고 믿었다. 흑사병은 유럽사에서 가장 악명 높은 전염병이다. 흑사병을 일으키는 페스트균은 쥐에 기생하는 벼룩에 의해 사람에게 전파된다. 이 사실을 몰랐던 의사들은 나쁜 공기보다 더 고약한 악취로 흑사병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의사들이 권고한 악취의 종류는 다양했는데, 그중 하나가 인간의 방귀였다. 의사의 처방전을 따르는 사람들은 방귀를 유리병에 저장했다. 자신이 사는 곳에 흑사병 환자가 생기면 병을 열어 방귀를 들이마셨다


오싹한 의학의 세계사는 특이한 의료 기술뿐만 아니라 과학적이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돌팔이 의사들의 엉터리 치료법도 소개한다그렇다고 이 책이 의학사의 어두운 면만 보여주는 건 아니다. 인류의 목숨을 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의사들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우리는 양질의 의료 기술을 받으면서 살고 있지만, 여전히 유사 의학과 민간요법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사람들이 있다달이 뜨고 지는 주기와 인간의 행동 및 건강 상태의 연관성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속설이다. 특히 몇몇 과학자와 페미니스트는 여자들이 함께 살거나 일하면 월경 주기가 같아진다동기화 이론을 신봉한. 동기화 이론을 주장한 학자의 연구 방식에 결함이 있다고 지적한 반론들은 오래전에 나왔다.


책의 저자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을 기반으로 상식으로 둔갑한 가짜 의학 정보를 비판한다. 이런 유익한 내용을 전달하는 저자의 노력을 칭찬해주고 싶다. 하지만 이 책에도 잘못 알려진 내용,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




* 29




 

 1942에 교황 인노첸시오 8세는 혼수상태에 빠진 후, 세 명의 어린 소년으로부터 수혈을 받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넷 모두 사망하고 말았다고 한다.

 


‘1942‘1492의 오자. 인노첸시오 8(Innocentius VIII)의 주치의 자코모 디 산 제네시오(Giacomo di San Genesio)는 세 명의 소년에게 뽑아낸 피를 교황에게 마시게 했다. 의사가 실패한 치료를 기록으로 남겼고, 교황은 세계 최초로 수혈을 받은 사람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치의의 증언은 사실이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Jacalyn Duffin, History of Medicine: A scandalously short introduction, University of Toronto Press, 1999, p. 171.)




* 91


 해파리에 쏘이면 고통스럽겠지만 다행히 치명적일 정도는 아니다. 또 통증은 대개 24시간 정도 지나면 저절로 사라진다.



몇 시간 안에 죽음을 이르게 할 정도로 치명적인 독을 가진 해파리도 있다.




* 145

 

 잭 더 리퍼는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연쇄살인마 가운데 한 명이다. [중략] 그는 (그가 여자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지만) 1888년에서 1891년까지 대략 5~11건의 살인을 저질렀다.



잭 더 리퍼가 여장 남자라고 주장한 사람 중 한 명이 코난 도일(Conan Doyle)이다. 잭 더 리퍼(Jack the Ripper)가 저지른 것으로 공식적으로 확인된 살인 사건은 총 5이다. 이를 ‘Canonical Five’라고 부른다.




* 170




 

 60cm에 달하는 가이드 와이어 사타구니에서 가슴 상부까지 이어져 있어서 제거해야 했던 환자도 있다.



오탈자. 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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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10-10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492년의 수혈은 비극적인 결과네요. 네 명 모두 피해자가 되었으니까요.
의학사를 보다보면 이전 사람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데, 지금과는 다른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잘읽었습니다. cyrus님, 차가워진 날씨 감기 조심하시고, 편안한 휴일 보내세요.^^

cyrus 2022-10-10 13:30   좋아요 1 | URL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면, 그때 당시에 어린이나 젊은 사람의 피가 몸에 좋다는 믿음이 있었을 것이에요. 놀랍게도 지금도 젊은 사람의 피를 수혈하면 노화를 막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어요. 젊은 사람의 피에 근육을 되살리는 성분이 발견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되는지, 부작용에 대해서 알려진 것이 없거든요.

오늘은 어제보다 더 춥네요. 서니데이님도 마지막 휴일(오늘이 올해의 마지막 공휴일입니다..ㅠㅠ) 잘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