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읽기 모임에 참석한 이후로 니체의 저서와 니체 관련 도서를 꽤 많이 샀다. 내가 가지고 있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번역본은 총 4종이다. 민음사(장희창 옮김), 펭귄 클래식(홍성영 옮김), 열린책들(김인순 옮김), 청하(최승자 옮김)이다. 책세상 판본(정동호 옮김)과 사색의숲 판본(백승영 옮김)을 살지 말지 고민 중이다.
* 프리드리히 니체, 김인순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열린책들, 2015)
* 프리드리히 니체, 홍성광 옮김, 서문 레지날드 J. 홀링데일, 서문 옮긴이 진은영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펭귄 클래식 코리아, 2009)
* 프리드리히 니체, 장희창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민음사, 2004)
* 프리드리히 니체, 최승자 옮김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청하, 1984)
책이 많아졌지만,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읽은 책을 다시 펼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 읽은 책을 다시 보면 미처 보지 못한 오자를 발견할 때가 있다.
* 프리드리히 니체, 박찬국 옮김 《아침놀》 (책세상, 2004)
* 호메로스, 천병희 옮김 《오뒷세이아》 (도서출판 숲, 2015)
번역자가 쓴 주석에 있는 오류도 종종 발견한다. 박찬국 교수가 번역한 《아침놀》 3번 역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키르케(Kirke)에 대한 설명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마법에 뛰어난 여신인 키르케는 오디세우스를 유혹해 돼지로 변하게 한다.
(박찬국 옮김, 《아침놀》 424쪽)
키르케의 마법으로 돼지로 변한 사람은 오디세우스가 아니라 그의 부하들이다.
* 프리드리히 니체, 박찬국 옮김 《우상의 황혼》 (아카넷, 2015)
예전에 언급한 적이 있는데, 박 교수의 역주 오류는 《우상의 황혼》에도 있다. 재미있게도 잘못 쓴 역주 역시 키르케와 관련이 있다.
빵과 서커스는 독재자들이 대중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서 제공하는 음식과 오락을 가리킨다. 키르케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마녀로, 자신의 노래로 뱃사람들을 유혹하여 물에 빠져 죽게 했다.
(18쪽)
노래로 뱃사람들을 유혹한 존재는 키르케가 아니라 세이렌(Siren)이다.
* 프리드리히 니체, 박찬국 옮김 《비극의 탄생》 (아카넷, 2007)
반성이 아니라 참된 인식이, 무서운 진리에 대한 통찰이 햄릿은 물론이고 디오니소스적 인간에게도 행동을 유발하는 모든 동기를 말살해 버린다. [중략] 인간은 한 번 보게 된 진리를 의식하고 있는 한, 도처에서 삶의 공포 혹은 삶의 부조리를 보게 된다. 이제 그는 오 리아의 운명이 상징하는 것을 이해한다.
(117쪽)
‘오 리아’는 햄릿(Hamlet)의 연인 오필리아(Ophelia)의 오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