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19일 금요일 

오후 8~ 오후 945






올해 두 번째 독서 모임의 필독서는 지난번 모임(2021122)과 마찬가지로 에코페미니즘입니다. 책의 분량이 많은 만큼 이야깃거리가 넘쳐났습니다. 그래서 1장부터 10장까지의 내용을 다시 읽었어요

















[레드스타킹 2021년 첫 번째 필독서]

* 마리아 미스, 반다나 시바 에코페미니즘(창비, 2020)




4장과 10장을 다시 읽은 분이 있었어요. 4장에 따라잡기식 개발(catching up development)의 문제점과 한계를 다룬 내용이 나옵니다우리나라는 단기간 내에 경제 성장을 이루어냈습니다. 경제 성장의 원동력인 산업은 선진국의 기술을 모방하고, 이를 개량해서 생산하는 데 익숙해져 있습니다전 세계 농민과 여성들은 좋은 삶을 성취하기 위해서 선진국처럼 기술 개발과 자본 축적의 길을 따랐습니다. 하지만 따라잡기식 개발이 실패하면서 선진국에 대한 기대가 실망과 분노로 변했고, 민족주의와 종교 근본주의가 급부상하게 됩니다. 4장을 집필한 마리아 미스(Maria Mies)는 민족주의와 종교 근본주의가 남성의 군사화 현상을 일으켰다고 지적합니다내전에 참전한 남성들은 기관총을 쥐면서 남성성을 과시했습니다이로 인해 자연환경은 더 파괴되었고, 여성 폭력은 더 심해졌습니다.


따라잡기식 개발의 한계에 직면한 사람들은 자급자족 경제와 협동조합에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급자족하는 삶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이러한 현상을 회의적으로 바라봤습니다. 자본의 힘도 무시할 수 없는데, 자본의 힘으로 작동하는 도시에 자급자족 사회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분의 의견이 있었습니다독서 모임에 참석한 대학생 멤버는 대학교의 경제적 지원이 없어서 활성화되지 못한 대학협동조합을 언급하면서 협동조합이 마주치는 현실적인 벽을 상기했습니다.


기부 문화는 자본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잘 보여주는 사회적 현상입니다. 환경 파괴를 일으킨 주범이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순간, 그 사람은 구원자가 되니까요. 따라서 시혜적인 성격이 짙은 기부 문화를 비판적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의 선진국은 식민국과 개발도상국에 기부금을 전달하거나 각종 시혜 정책을 내세워 국력을 과시했습니다. 자본의 힘을 이용해 식민지 통치와 반인륜적 행위들에 대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할 수 있었어요.


최근에 친환경 경영을 내건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그린뉴딜 정책을 내세운 정부(또는 야당을 포함한 정당)의 행보에 발맞춰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기업은 친환경 경영의 경영에 더 초점을 맞추듯이 정부와 야당은 그린뉴딜의 뉴딜(new deal)’에 더 중점을 두고 있어요. 이러면 그린뉴딜 정책은 미래지향적인 장기 정책이 아니라 민심을 확보하기 위한 국책 사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정부와 각종 정당이 내세운 친환경 정책을 꼼꼼하게 살핀 분의 의견에 따르면 그린뉴딜 정책에 세부적인 계획이 부족한 편이에요. 그린뉴딜의 그린(green)’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정책 내용에 만족하지 못할뿐더러 정부와 여러 정당이 공약으로 내건 친환경 정책을 제대로 실행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합니다.

 

에코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이 나왔습니다. 10장을 쓴 반다나 시바(Vandana Shiva)는 재생산기술을 비판적으로 봤는데요, 과학을 무조건 적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한 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에코페미니즘238쪽에 나온 매춘 관광이라는 번역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분도 있었어요.


















[레드스타킹 2021년 두 번째 필독서]

* 안영주 여성들, 바우하우스로부터(안그라픽스, 2019)





에코페미니즘읽기 모임을 35일에 마무리 지으려고 합니다. 비대면 모임 참석을 원하는 분은 11장부터 마지막 20장까지 읽으면 됩니다. 레드스타킹은 새로운 책을 읽은 뒤에 3월 19일에 모입니다. 새로운 책은 여성들, 바우하우스로부터입니다. 다음 달에 레드스타킹은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건축가들을 만나러 갑니다. 비대면 독서 모임에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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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1-02-23 0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모임 이름이 독특하네요. 사인 훔치기로 유명해진 미국의 모 야구팀이 생각나는 이름이네요. ㅎㅎ

이 책 읽다가 내던져놓고 많은 시간이 지났네요. 다시 찾아서 읽어봐야겠어요.

cyrus 2021-02-23 10:50   좋아요 0 | URL
모임명이 긴 편이라, 줄여서 ‘레스’라고 부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