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표로 보는 과학사 400년》 서평을 쓴 어느 독자가 ‘이 책에 굳이 다루지 않아도 되는 내용’이라면서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의 《침묵의 봄》을 언급했다.
* 고야마 게타 《연표로 보는 과학사 400년》 (AK커뮤니케이션즈, 2020)
*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에코리브르, 2011)
나는 독자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궁금했다. 이유를 묻고 싶어서 댓글을 남기려다가 말았다. 이유가 어떻든 간에 나는 서평에 있는 독자의 주관적인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레이첼 카슨은 해양생물학자 겸 작가, 환경보호주의자다. 《침묵의 봄》은 과학적 검증을 소홀한 채 살충제를 기적의 물질이라고 치켜세웠던 과학계를 비판한 ‘과학책’이다. 이미 나는 ‘과학자’로서의 레이첼 카슨을 소개한 몇 편의 글을 썼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다.
* 개서린 휘틀록, 로드리 에벤스 《과학으로 세계를 뒤흔든 10명의 여성》 (문학사상사, 2020)
평점
4점 ★★★★ A-
《과학으로 세계를 뒤흔든 10명의 여성》은 고인이 된 여성 과학자 열 명의 삶과 업적을 소개한 책이다. 여기에 레이첼 카슨이 포함되었다. 원서는 2019년에 출간되었고, 이듬해 여름에 국역본이 나왔다. 책에서는 노벨 과학상(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을 받은 여성이 총 18명이라고 나온다. 작년에 미국의 안드레아 게즈(Andrea Ghez)가 물리학상을, ‘유전자 가위’ 기술 연구의 권위자인 미국의 제니퍼 앤 다우드나(Jennifer Anne Doudna)와 프랑스의 에마뉘엘 샤르팡티에(Emmanuelle Charpentier)가 화학상을 받으면서 현재는 총 21명이다.
* 강양구, 김상욱 외 《과학은 그 책을 고전이라 한다: 우리 시대의 새로운 과학 고전 50》 (사이언스북스, 2017)
평점
4점 ★★★★ A-
《과학은 그 책을 고전이라 한다》는 국내의 과학자들과 작가들이 추천한 50권의 과학 고전 서평 모음집이다. 도서 평론가 이권우 씨가 이 책의 집필진으로 참여했으며 《침묵의 봄》 서평을 썼다.
레이첼 카슨이 과학자였다는 사실을 보여준 책들은 더 있지만, 책 소개는 여기까지만 하겠다. 레이첼 카슨을 과학자가 아닌 환경보호주의자라고만 생각한 그 독자는 이 글을 보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분이 쓴 서평을 본 다른 독자들이 레이첼 카슨의 업적을 과소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