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출근길에 핸드폰 사진첩에 있는 사진 몇개를 지워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이 사진을 봤다. 어젯밤이었다. 내가 길을 가다가 이 사진을 찍었나 보구나. 봄밤의 벚꽃. 밤 벚꽃. 그제서야 생각났다. 나는 어제 집에 돌아오는 길, 우동집에도 들렀다는 것을. 그러나 밤 열한시 반의 우동집에는 사람이 바글바글, 내가 앉을 자리가 없었다. 밤 열한시반에 우동을 먹는 사람들이 왜이렇게 많을까? 나는 먹지 않고 그냥 지나쳐 갔다. 그 시간에 우동은 참 간절했는데.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았던 날을 기억한다. 여주인공이 혼자 혹은 누군가와 함께 와인을 마시는 장면이 아주 많이 등장하는데, 덕분에 이 영화를 보고 와인을 마시러 갔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때문에 기분이 아주 업 되었던 것도 생각이 난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남자는 키스를 하려고 하고, 여자는 키스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장면도 또렷하다. 그녀는 자신이 해온 그동안의 연애에 좌절하고 있었던 바, 쉽게 사랑에 빠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프랑스에서 온 남자 줄리앙과 주말을 함께 보내면서 사랑에 빠지게 됐다. 그런건 어쩔 수 없으니까. 영화속의 줄리앙은 영어가 서투르다. 배가 고프다(hungry)고 말해야 하는데 화가 난다(angry)라고 말해버리는 남자다. 그러나 그가 중요한 말들을 놓치는 법은 없다. 그녀의 친구가 그녀를 향한 줄리앙의 시선을 눈치채고 그에게 귀띔한다. 

she's very good girl 이라고. 줄리앙은 i know 라고 답한다. 술 취해 혼자 잠든 그녀를 줄리앙은 의자에 앉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불을 꺼준다. 아침에 일어난 그녀가 커피를 준비해 둔 줄리앙을 맞닥뜨리고 놀란다. 나는 당신이 어제 떠난 줄 알았는데. 줄리앙은 말한다. 나는 남아있다고. 

어제 이 영화를  DVD 로 다시 봤다. 어제 보고 유독 마음에 남았던 장면은, 그 전에는 미처 몰랐는데, 그녀가 힘들어 할때의 줄리앙이었다. 힘들어하고 약을 먹고 침대에 엎드린 그녀를 보면서 줄리앙은 안아준다거나 그 자리를 피해준다거나 하는 대신에 그녀에게 묻는다. 너는 내가 너와 함께 있어주기를 원하니, 아니면 너를 혼자 있게 해주기를 원하니. 나는 그가 그렇게 묻는게 너무 좋았다. 그가 그녀에 대해 아는척 하지 않아서. 그녀가 원하는대로 해주고 싶어해서. 관심을 가지고 이럴때 그녀에겐 이런게 필요해, 라고 알아서 해주는 것도 좋지만, 어제 내 기분에는 그가 물어봐 주는게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쪽이 더 낫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줄리앙이 좋다. 프랑스 파리의 지하철 안에서 줄리앙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그녀와 재회한다. 여기에 어쩐일이냐고 묻고 여자는 공항에 가는 길이라고 말한다. 줄리앙은 눈에 띄게 초조해한다. 그녀가 세시간 후면 떠난다고 말한다. 줄리앙은 그 긴 다리를 떤다. 그 짧은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대체 어떤 생각들이 오고갔을까. 그녀의 앞에서 초조한 마음에 다리를 떠는 줄리앙이라니.  

여자, 노라가 좋다. 상처받을 것이 두려워 키스도 제대로 못하는 여자. 그의 전화번호가 쓰여진 종이를 잃어버리고 패닉에 빠진 여자. 그래서 그를 결국은 만날 수 없을거라고 생각하며 좌절하는 여자. 그러나 그와 재회한 여자, 기꺼이 비행기를 놓쳐버린 여자.  

나는 이 영화를 사랑한다. 이 영화는 최고다. 

 

친구로부터 쪽지를 받았다. 그 친구와 나는 주저앉고 싶을 때 서로에게 얘기한다. 우리는 서로의 기쁜일이나 슬픈일을 꼬치꼬치 묻지 않는다. 상대가 얘기하는 딱 그 만큼만을 듣고 거기에 반응한다. 우리는 내게 더 많은 것을 얘기하라고 요구하지 않고, 또 우리는 이건 너만 아는 비밀이야, 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가 서로에게 하는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같아지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옷을 벗고 함께 목욕탕에 갈 만큼 친밀한 사이는 아니지만, 수시로 지금의 감정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서로에게 얘기한다. 우리는 서로에게 많은 것을 욕심내지 않는다. 쪽지에는 친구가 나와의 관계가 소중하다고 그래서 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써있었다. 아! 나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니. 이런 사람이 내게 있다니. 이런 사람을 곁에 둔 나라는 인간은, 정말, 지독하게 멋진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사하다. 젠장. 멋져.  

같이합시다, 노력. 혼자 노력하는 것 보다는 같이 하는게 낫겠죠. 여러모로. 

 

곧 비가 올 것 같다. 비 냄새가 비릿하게 공기중을 떠돈다. 비가 와도 괜찮다. 나는 사무실에 우산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세개씩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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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사이 2011-04-15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인연이, 그런 친구사이가 있다는 거,
우산을 세 개나 가지고 있어서 비가 와도 괜찮은 다락방님에게 있다는 거,
기분 좋네요. ^^

다락방 2011-04-15 17:20   좋아요 0 | URL
비가 올듯 올듯 하면서 오지는 않고 습기만 가득한채로 어둑어둑해지고 있어요.
저는 섬사이님이 안나 카레니나를 '그렇게' 읽어주셔서 참 좋아요.
:)

nada 2011-04-15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이합시다, 노력.

이건 흡사 송편이 정원이에게 말하는 투를 떠오르게 하는군요.

락방님은 멋져요, 솔직히.

다락방 2011-04-15 17:21   좋아요 0 | URL
처음에 송편이라고 해서 유머하는줄 알았어요, 꽃양배추님. 그런데 정원이랑 연관시키면서 송편이 뭘까, 이랬는데 송편집장 ㅋㅋㅋㅋ 김석훈 ㅎㅎㅎㅎ

멋지다고 말해줘서 고마워요, 꽃양배추님.
저는 멋져요. 꽃양배추님이 멋지다고 말해주는 사람이니깐요.
으쓱.

개인주의 2011-04-15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안한 사이. 좋은 인연을 두었군요.
친구인데도 이상한 질투심에 불타는 사람들이 간혹 있잖아요.ㅋㅋ

다락방 2011-04-15 17:23   좋아요 0 | URL
다른사람에게 말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없이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있다는 점이 전 아주 마음에 들어요. 그 친구도 저를 그런쪽으로 믿고 있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구요. 어떤 얘기를 해도 괜찮고 그렇다고 모든 얘기를 다 하지 않아도 좋으니, 정말 근사한 친구죠. 훗 :)

무스탕 2011-04-15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 열한시반엔 우동 먹지 마요. 아침에 부으면 어쩌려구..;;
비가 올듯한 하늘을 조금전에 보고 들어왔어요. 요즘 비는 반갑지 않은 비라서 예고없이 내리면 참 미울거에요.
작년까지의 봄비는 꽃잎을 떨구지 않으면 반가웠는데 올해의 봄비는 '비' 라는 자체만으로 공포를 몰고오니 참 어쩌다 이리 됐는지 속상해요. 애들 가방엔 우산이 필수품이 되었구요.
오늘은 비가 오던 어쩌던 하여간 금요일 밤. 밤 열한시반에 우동을 먹고싶지 않도록 그 전에 포만감을 채워두시길 :)

다락방 2011-04-16 08:57   좋아요 0 | URL
흑흑 무스탕님.어제 아침, 상무님께서 다락방과장은 점점 몸이 더 좋아진다, 라고 하시던데 그건.... 제가 가끔 밤 열한시반에 혼자 우동을 먹기 때문일까요? 심지어 저는 그시간에 배고프지도 않았어요. 엊그제 우동집에 갔을때는 회식자리에서 소고기 잔뜩 흡입하고 간거였어요.제가 고픈건 배가 아닌거죠. 흑흑..여자한테 몸더 좋아졌다고 하는건 무슨 의미에요,무스탕님? 네?
저는 지금 공항 가는 지하철 안이에요. 비가 오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비가 오질 않네요. 무스탕님,주말 잘 보내세요!!
아 맞다! 월요일에 제가 이메일 쓰게 될거에요. 기대하셔요~~ :)

mira 2011-04-16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념에 젖게 하는 봄밤의 벛꽃향기가 블로그를 통해 날아오르네요 치열하고 초초했던 저의 어리고 유치햇던 봄밤이 기억이 나네요 사랑,친구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게 만드는군요 ㅎㅎ

다락방 2011-04-17 01:25   좋아요 0 | URL
어린날은 유치했던 기억들만이 가득한가봐요. 저도 제 어린날을 떠올리면 참으로 유치하기만 하거든요. 그래서 어떤 기억들은 싸그리 지워버리고 싶은데, 아마도 시간을 돌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또 똑같은 말을, 똑같은 행동을 할 것 같아요. 그게 자기 자신이니깐요.
봄밤에는 유독 기억나는 것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봄밤은 봄밤이라는 단어 자체만으로도 이미 많은것들을 건드리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밤이 늦었어요. 편히 주무세요.

마노아 2011-04-17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추가 떠올라요. 중국어를 알아듣지 못하지만 적당히 마땅한 대꾸를 해준 훈이 말이에요.
지금은 부산에 있을까요, 돌아오는 중일까요, 이미 돌아왔을까요?
목요일에는 벚꽃 사진을 찍었는데 다락방님이 떠올랐어요. 다락방님은 수시로 떠올라요.
여러 곳에 다락방님이 있어요. 어디서든 볼 수 있어요.^^

다락방 2011-04-17 01:28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저는 부산에 갔다가 돌아왔어요. 부산에서 친구와 스테이크를 먹고 심지어 샐러드도 소고기가 들어간 샐러드를 먹었는데, 그 뒤로 커피를 마시고 김해공항에 오니 또 배가 고프잖아요? 혼자 푸드코트에 가서 튀김우동을 먹었어요. ㅋㅋㅋㅋㅋ 먹고 바로 비행기 탑승해서 다시 서울로 왔는데 도넛츠가 너무 먹고 싶더라구요. 그런데 김포공항에 던킨도넛츠는 보이질 않았어요. 슬퍼라.. 결국 집에 왔는데 온 몸이 녹초가 됐습니다. 서울에서 부산을 하루만에 왕복하는건 진짜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만 하는 것 같아요. 그런면에서 볼때 저는 이미 국민체력을...(응?)
수시로 제가 떠오른다면 수시로 제 생각을 하세요. 그건 결코 나쁘지 않아요. 히히히히히히히히히
안그래도 마노아님 생각했는데 서재 들어왔더니 마노아님의 댓글이 있네요. 이런거 좋아요.
:)

버벌 2011-04-18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우산이 두개인데... 락방님 짱인듯. ㅡㅡ;;; 잘 다녀오셨어요? 저는 책 잘 읽었어요. 옛문체인데 전혀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느티나무 말고 가슴이 멍먹해지는 글들이 많더라구요. 잘 모르던 작가였는데 좋아하게 되버렸어요~~ ^^ 무리와 부조리.

다락방 2011-04-18 09:03   좋아요 0 | URL
버벌님 저는 강신재는 젊은 느티나무를 읽은게 다인데 다른 단편들도 좋았군요.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무리와 부조리의 상징. 좋죠? 아아 나는 그를 더 사랑하여도 되는것이다, 라는 끝맺음이라니요, 흑흑. 설레임을 주는 소설이에요.
전 잘 다녀왔어요. 게다가 저 역시 베티 스미스의 [나를 있게 한 모든것들]을 다 읽었습니다. 주말에요. 다 읽고 카톡 보낼까 하다가 말았어요. 히히.

버벌 2011-04-19 03:08   좋아요 0 | URL
저는 단편집을 샀는데. 젊은 느티나무를 본 후에 처음부터 차례로 읽고 있거든요. 양공주에 관한 단편이 있었는데..기회가 되면 한번 읽어보시라고 하고 싶어요. 재미보다 이 느낌이 뭔지 모르겠어요. ^^ 저에게 설명을 좀. ㅎㅎ 베티 스미스 보셨구나. ^^ 저 역시 느티나무 읽고 카톡 보낼까 하다가. 말았어요 히히.

다락방 2011-04-18 22:38   좋아요 0 | URL
버벌님. 명령이에요. 이제 앞으로 나한테 카톡 보내고 싶으면 참지말아요. 참지말고 그냥 보내요. 알았어요??!!

버벌 2011-04-19 03:10   좋아요 0 | URL
네넷!!
 

- 며칠전, 팩스의 기록을 확인할 일이 있었는데 도무지 어떻게 확인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겠는거다. 팩스 제조회사로 몇번이고 전화를 걸어봤지만 전화는 잘 연결되지 않고 여섯시가 되자 영업시간이 끝났다는 멘트만 나왔다. 아 진짜. 똑같은 팩스를 타부서1 도 타부서2도 쓰고 있는 상황이라 나는 타부서1의 L 대리에게 그동안 내가 팩스 보낸 목록과 송신이 잘 되었는지 확인하는 목록이 있는데, 그걸 확인하고 싶은데 어떤 버튼을 눌러야 하는지 혹시 아느냐고 메신저로 물었다. L 대리는 모른다고 답했다. 타부서2의 Y 씨에게도 같은 걸 물었다. 역시 모른다고 말했다. 나는 알았다고 했지만 속으로는 이런 쓸모없는 젊은 남자들, 이라고 궁시렁 거렸다. 그러나 잠시후, Y 씨에게서 메신저가 왔다.  

[과장님. 이버튼 저버튼 다 눌러봤지만 도무지 찾을 수가 없네요.] 

앗, 모른다고 하고 끝낼줄 알았더니 그걸 다 눌러보고 찾아봤구나. 기특해라. 나는 '나도 그래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며 심드렁하게 답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참 기특한 젊은이라고(응?) 생각했다. 그리고 또 잠시후 L 대리로부터 인터폰이 왔다. 

[과장님, 트랜스미션만 보시면 되는거에요?] 

아, 그것의 이름이 트랜스미션이구나.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그러자  L 대리는 찾았다면서 방법을 알려줬다. 일단 이 버튼을 누른다음에 거기서 무얼 누르고 하면서. 오오, L 대리도 찾아봤구나. 그리고 찾아냈구나. 후훗. 역시 기특한 젊은이야. 트랜스미션을 출력하게 되어 신나기도 했지만 이 기특한 젊은이들 때문에 더 기뻤다. 

나는, 말만 하면 다 되는구나. 다 들어줘. 훗. 

 

 

- 오늘 출근길 버스안에서는 갑자기 보아의 everlasting 이 너무 듣고 싶어졌다. 젠장. 나는 버스안에서 부랴부랴 스맛폰으로 멜론에 들어가 660원을 내고 음원을 결제한다. 사무실로 와서 피시로 들어가면 레인보우 포인트로 결제할 수도 있고, 알라딘에서 만약 판매한다면 마일리지로 살 수도 있는데, 그걸 못참고 결제. 그러니까 나는, 안녕이란 인사가 여행을 위한거면 가장 예쁜 미소로 나는 웃어줄텐데, 라는 가사가 정말 미치도록 그 순간에 듣고 싶었던 거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긴시간 멀리서 살아가며 그대와 잡은 이 손 놓치지 않을게요, 라고 말하는 가사도 좋지만 무엇보다 영원히 잊지않죠 하는 가사도 좋다. 아니, 그것은 좋은 것과는 다르다. 나는 여자가 잊지 않죠, 라고 말하는 것을 믿는다. 여자가 잊지 않는다고 하면, 정말 잊지 않는다. 여자들은 좀처럼 잊는 법이 없다. [나의 미카엘]에서의 한나도 처음 미카엘을 만나던 순간부터 결혼하고 난 이후의 순간들까지 잊지 않았다. 그리고 한나는 수시로 얘기한다. 나는 잊지 않았다, 라고.   

 

 

 

 

 

 

 

 

 

나 역시 잊지 않았다. 어느 날 밤 아홉시, 옷장에 기대어 주저 앉아 이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을, 봄비가 내렸던 어느 해 3월1일을, 발을 동동 구르며 택시를 잡던 날 밤의 나의 구두를 그리고 그 날 내가 뿌렸던 향수를, 혼자서 침대에 앉아 전화기 너머로 한시간 십분 이십팔초동안 이야기 했던 날 밤을. 나는 잊지 않았다. 잊지 않는다. 잊지 않을 것이다.  

한나는 집요하고 여자는 집요하다. 한나는 표독스러워지고 여자는 언제든 표독스러워질 수 있다. 에미도 그랬고 나도 그랬다. 표독스러운 자신을 표독스러워졌다고 깨닫는것도 누가 알려주는게 아니라 스스로 안다. 그런 자신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 역시 스스로 안다. 한나가 신경질적이 될 때, 에미가 집요해질 때, 나는 그녀들에게서 나를 본다.   

- 보아가 노래했듯이, 안녕이란 인사는 여행을 위한 것일때만 나는 웃어줄 수 있다. 그리고 보아가 노래했듯이 가슴을 펴보아도 고갤 숙여봐도 지나가는 계절을 멈출수는 없다. 좀처럼 꽃이 피지 않아 징징댔는데, 주말을 보내고 출근하려고 하니 회사 근처에는 벚꽃길이 만들어져 있었다. 내가 술마시는 동안, 내가 잠들어 있는 동안, 내가 꿈을 꾸는 동안, 내가 생각을 하고 차를 마시고 책을 읽고 수다를 떠는 동안, 벚꽃은 꽃을 피워냈다. 내가 징징대서도 아니고, 내가 꽃이 피었으면 좋겠다고 염원해서도 아니다. 벚꽃은 내가 어디에서 무얼하든, 그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피었을 뿐. 그래서 나는, 

 

- 의리를 지키지 않을것이고 반칙할 것이고 지금보다도 훨씬 더 과격해질 것이다. 여전히 자기 마음대로 오겠지만, 내 말을 들어주진 않겠지만, 그래도 바랄 수는 있으니, 나는 여름이 좀 더 빨리 오기를 바라야겠다. 여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나는 여름이 제일 좋다. 다른 계절은 아무리 좋아하려고 해도 여름만큼 좋아지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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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1-04-14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날 위한 페이퍼구만 ㅋㅋ

다락방 2011-04-14 10:2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아니 왜 그런 생각을! ㅎㅎㅎㅎ

Forgettable. 2011-04-14 10:53   좋아요 0 | URL
제목부터가 ㅋㅋㅋㅋㅋ 날 염두해뒀어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1-04-14 11:42   좋아요 0 | URL
오해에요, 뽀. ㅎㅎㅎㅎㅎ

다락방 2011-04-14 11:47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 아마도 뽀로롱은 지금 만취한 상태가 아닐까요? 네, 어쩌면 한수철님 탓일지도 모르겠어요. 음, 이건 뽀만이 정답을 알겠죠. 뽀로롱은 왜이렇게 된건가... ㅎㅎㅎ 아 점심먹기 전에 완전 빵 터졌네요. ㅎㅎㅎㅎㅎ

2011-04-14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14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버벌 2011-04-14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대로 잊지 못하는 날이있죠. 절대로 잊지 못하는 말도 있구요. 도무지 잊을 수가 없어요. ..... 생각나 버렸다. ㅠㅠ

다락방 2011-04-14 16:27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버벌님. 정말 그렇죠.
전 어떤 꿈도 잊지 못해요. 꿈 속에서의 상대의 표정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어떤 저녁도 어떤 밤도 잊지 못하는게 한두가지가 아니에요, 버벌님.
아우, 가슴이 또 콱 막혀버리네요.

치니 2011-04-14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근데 보아가 권보아로 나오네요? 이제 권보아로 활동하는 건가...

다락방 2011-04-14 16:28   좋아요 0 | URL
이 노래는 아주 오래전의 노래인데 왜 권보아로 나오는건지는 모르겠어요. 영상만든이의 장난인지 아니면 보아는 원래부터 권보아였는지....

sslmo 2011-04-14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름이 제일 좋아요.
전 햇볕 쨍쨍 내려쬐는 과한 여름이 좋아요.

의리를 지키지 않을것이고 반칙할 것이고 지금보다도 훨씬 더 과격해질 수도 있을 것이고,
의리를 지키고 반칙하지 않고 훨씬 부드러워 질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이 모두가 사람이 일이면 인지상정이고, 자연이면 순리라고 생각한다면...좀 수월해지지 않을까요?
전 아침저녁을 알 수 없는 조변석개형 인간이어서 everlasting을 맹세할 수는 없지만 말예요~

다락방 2011-04-14 16:31   좋아요 0 | URL
저는 여자들이 맨발에 샌들을 신고 다니는 여름이 좋아요. 부츠보다는 구두가, 구두보다는 샌들이 좋아요. 여자들은 여름에 가장 예뻐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여름이 좋아요. 남자들이 반팔 입고 다니는 여름이 좋아요. 팔 근육을 보여주는 여름. 남자들은 여름에 가장 멋진 것 같아요.

의리를 지키고 반칙하지 않는 것은요, 양철댁님, 속이 썩어 나가는 일이라서 그래요.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일이고, 나를 죽이는 일이라서. 그래서 씩씩하게 살아가려면 의리 따위 좀 던져버리고, 반칙도 좀 하면서 그렇게 살아야 되는 것 같아요. 그러지 않으면 이 봄날에 앓아 눕겠어요.

everlasting, 은 그 누구도 어떤것에도 맹세할 순 없을 것 같아요.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없으니까요. 맹세는 너무 깨지기 쉬워요. everlasting 을 맹세하지 않는쪽이 조금 더 신뢰있는 인간이 될 수 있는 방법인것 같아요, 양철댁님.

비로그인 2011-04-14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아의 성이 권씨였나요? 오호~ 처음 알았습니다. 권보아라... 어쩐지 보아 같지가 않아요^^

다락방 2011-04-14 16:32   좋아요 0 | URL
권보아가 도대체 왜 튀어나온건지는..저도 알 수 없어요. 배수아의 철수처럼요. (응?)

2011-04-14 14: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14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14 1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15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똑바로 일하라 - 성과는 일벌레를 좋아하지 않는다
제이슨 프라이드 & 데이비드 하이네마이어 핸슨 지음, 정성묵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월
품절


글을 쓸 때는 여러 사람을 생각하지 말고 오직 한 사람만 생각해라. 그 한 사람만을 위해서 써라. 다수를 위해 글을 쓰면 두루뭉술하고 어색해진다. 반면에 특정한 대상을 생각하며 글을 쓰면 의도가 분명해진다.-2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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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4 0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14 09: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디 2011-04-14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

다락방 2011-04-14 09:30   좋아요 0 | URL
^______________^
 

오늘 타부서에 젊은 남자 직원이 입사했다. 타부서 과장이 인사차 데리고 왔다.  타부서의 y씨에게 신입사원은 몇살인지 물었다. 그러자 84년생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그 뒤에 y 씨와의 사이에 오고 간 말들은 밝히지 않겠다. 꽃뱀에 관련된 농담이었다.

 

위의 일과는 정말이지 아무 상관도 없는 말인데,
어제부터 시작한 책, '엘프리네 옐리네크'의 [피아노 치는 여자]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그런데 클레머는 그녀에게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온다. 좀 떨어져 걸어가면 좋으련만! 호흡이 거친 젊은 남자의 육체를 바로 곁에서 느낀다는 건 고통스러운 일이다. (p.104) 

 

 

 

 

 

 

 

두장째부터 숨이 막히는 소설이고, 때로는 힘들게 읽히고 있고, 아직 절반을 채 읽지 않아서 포기할까 말까 갈등중인데, 책 소개중에는 '노골적인 성애묘사'라는 부분이 나온다. 뒤쪽에 나오려나 보다. 그래서 포기를 못하겠다. 끝까지 읽어야지.

 

어쨌든, 젊은 남자 사원이 봄에 입사한다는 건 기쁜 일이다. 삶을 살아가는 혹은 직장생활을 하는 중에 일어나는 작은 기쁨이라고나 할까. 세상의 모든 젊은 남자들이 우리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들어왔으면 좋겠다. 젊은 남자들로 회사가 미어 터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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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1-04-11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능에 솔직한 페이퍼군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11-04-11 12:33   좋아요 0 | URL
늘 그랬듯이 ㅎㅎㅎㅎㅎ

에디 2011-04-11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악하악....

다락방 2011-04-11 12:34   좋아요 0 | URL
아, 에디님. 저는 에디님의 댓글에 정말 달고 싶은 댓글이 있지만, 사람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살 수는 없는 법, 하지 않기로 결정했어요. 전 신중한 여자니까요. ㅎㅎ

에디 2011-04-11 13:04   좋아요 0 | URL
앗 궁금해요. 제 서재에 비밀로라도+_+

다락방 2011-04-11 16:25   좋아요 0 | URL
ㅎㅎ 싫어욧!

차좋아 2011-04-11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다락방님은 마돈나의 분위기가 좀 있지 않나 하는 뒤늦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ㅋ
마돈나를 신디로퍼보다 좋아하다니... 생각할때마다 좀 아쉽지만 저도 마돈나 꽤나 좋아해요.ㅋ 오늘은 Vogue 뮤직비디오가 생각나네요^^

다락방 2011-04-11 12:55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 차좋아님. 마돈나의 분위기, 라뇨! 우하하하하 뭔가 신나요! 음, 내게 마돈나의 분위기가? 거울 한번 봐야겠네요. 하하하핫
마돈나는 가수 라기 보다는 전사 같은 느낌을 줘요. 그래서 정말 존경해요. 전 마돈나의 노래중에서 you'll see 를 가장 좋아합니다. 흣 :)

섬사이 2011-04-11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상했어요. 젊은 남자들로 꽉찬 엘리베이터에 다락방님이 타고 계신 모습.
다락방님은 꼭 엘리베이터 가운데 서 있어야해요.
다락방님 주위를 빽빽하게 둘러싼 젊은 남자들은 다 키가 크고 잘 생기고 깔끔해야 해요.
꼭 그래야 해요.
그래야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작은 기쁨'이 될 수 있거든요.

다락방 2011-04-11 16:28   좋아요 0 | URL
그렇지만요, 섬사이님. 그렇게 젊은 남자들로 꽉 찬 엘리베이터 안에서 저는 음, 좀, 음, 수줍어하지 않을까요? 어쩔줄을 몰라 어색해하지 않을까요? 저는 그때 시선을 어디다 두어야 할까요? 앞에 서있는 남자의 넓은 등판에 두어야 할까요? 머릿속으로는 무슨 생각을 해야 할까요? 어휴. 몸이 부르르 떨리네요.
말씀하신대로, 그들은 다 잘생기고 깔끔해야 해요. 매너와 예의를 얼굴에서부터 갖추어야 하죠. 그래야 제가 기쁘죠. 므흣 :)

blanca 2011-04-11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동감해요. 갑자기 밑에 남자직원 들어와서 제 전화 대신 받아주던 아름다웠던 풍경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네요. 든든하더라구요. 그러니 신입여직원 들어오면 입에 거품물던 나이든 아저씨들도 이해해 주기로 했어요. 저라면 더했을 것 같아서요^^

다락방 2011-04-11 16:29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도 아시는군요! 저는 저보다 키가 큰 남자직원들이 지나가면서 고개를 깍듯이 숙여 저한테 인사하거나, 제가 부를 때 '네 과장님' 하고 공손하게 대답하면 아주 이뻐 미치겠어요. 저에게는 마쵸의 피가 흐르는가봐요. 내 안에 마쵸있다. 므흐흐흣.

moonnight 2011-04-11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아노치는여자. 책도, 영화도 좋긴 좋았는데 뭔가 굉장히 힘들게 하더군요. -_-; 책 속 여인네와 그 엄마처럼 나이들까봐 저는 공포에 떨었답니다. 흑. ㅠ_ㅠ;

다락방 2011-04-11 16:30   좋아요 0 | URL
저는 영화를 하도 오래전에 봐서 기억이 거의 안나는데, 책을 읽다보니 영화를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그 영화를 볼 때 엄마와 딸의 관계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거든요. 딸의 편집증적인 성향만이 두드러지게 기억에 남아있는데 제가 놓친게 무언지 영화를 다시 보면서 찾아보고 싶어요.
네, 만약 제가 자식을 낳는다면 그런 엄마가 되진 않을까 소름 돋고 있어요. 휴-

무스탕 2011-04-11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부서의 y씨에게 신입사원은 몇살인지 물었다. 그러자 84년생이라고 답했다.
그래서 포기를 못하겠다.

암요. 어떻게 포기를 하겠어요. 저라도 못하죠. ㅋㅋㅋ
(읽고싶은 글만 골라 읽는 재주를 가진 탕이)

다락방 2011-04-11 16:31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이 읽고 싶은 글만 읽으신 게 므흣,므흣, 저는 뭐 나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미지 관리라는게 있으니 좋다고까지는 말하지 않을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루쉰P 2011-04-11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젊은 여성분들이라도 주변에 미어터졌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 있어요. 다락방님과 저는 성별은 다르지만 그 사상은 일치한다는 점이 페이퍼를 읽으면 읽을수록 강하게 느낍니다. 아~봄에 새롭게 오는 풋풋한 신입사원들 그 단어만들어도 감동의 대 파도가 가슴을 치네요. 막판에 다락방님의 '젊은 남자들로 미어터졋으면 좋겠다.'는 구절은 읽는내내 보는 이의 마음을 짠하게 만드네요. 저도 다락방님의 회사에 입사해 회사를 꽉 채워드리고 싶지만 80년생이에요. 푸훗.

다락방 2011-04-11 16:32   좋아요 0 | URL
사실요 루쉰님,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이런쪽에 있어서는 대부분 사상이 비슷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그 부작용으로 젊고 예쁜 여자들을 질투하고 시기해요. 흑흑. 젊은 여자들은 그 자체로도 빛이 나니까요. 밝고 사랑스럽고 예쁘죠. 제가 아무리 가지려고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것이에요. 휴.

루쉰P 2011-04-13 01:44   좋아요 0 | URL
음 저도 그 부작용은 있는 듯 합니다. 하기사 젊은 친구들은 자체 발광을 하죠. 저도 그런 때가 있나 돌이켜 보면 없다는 것 사실에 더욱 씁슬합니다. 겉늙어서 20대 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거든요. 음...다락방님이 가지려고 해도 노력해도 가질 수 없다는 그 젊은 여자분의 매력을 상쇄시킬 만한 힘이 있으실거라 여겨집니다. 뭐 이런 비유는 좀 그럴수도 있으나 '단풍도 예쁘게 물드면 꽃보다 아름답다'는 문장을 어디서 들었는데 생각나네요. 그리고 원래 남성은 무조건 젊은 여성만을 좋아하지는 않아요. ^^ 이렇게 알라딘에서 폭발적 매력을 발산하시며 뭇 남성들을 휘잡고 계시는 '알라딘 꽃뱀' 다락방님이라고 한다면 일상 생활에서도 그 본능적 매력을 발산하시며 수 많은 젊은 귀요미 남성들 심장에 봄꽃 피게 하실거야 추측합니다. 화이팅! 다락방!

다락방 2011-04-13 11:56   좋아요 0 | URL
루쉰님도 제게는 '젊은 친구' 인데요. 자체발광하는. ㅎㅎ

치니 2011-04-11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앗 그럼 y 씨는요? 밀린 거에요 벌써?

다락방 2011-04-11 16:32   좋아요 0 | URL
네? y 씨요? y 씨가 누구에요? 흥. 81년생 올드보이라니. 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가방 2011-04-11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은 남자 만날일이 지극히 부족한 전업주부에겐 부러운 일이네요..ㅋ

큰아이 담임샘이 81년생이라더군요.
학부모총회때 뵈었었는데 어찌나 귀엽던지...ㅋ
중3 담임을 그런 귀요미 샘한테 맡겨도 되는건지 원..
거기다 체육샘이라는...ㅋ

다락방 2011-04-11 18:38   좋아요 0 | URL
아 책가방님 하하하. 저 책가방님 댓글 읽고 완전 웃었어요. 퇴근해야 되는데 웃느라 퇴근을 못하겠어요. 중3담임인데 81년생이면 가만보자, 16살 소녀에게 30대아저씨네요. 중3아이들은 귀요미라고 생각하지 않을것 같은데요? 81년생을 귀요미라고 생각하는건 책가방님과 저뿐만인건..아닐까요? 하하하하.
귀요미 샘이라니. 아 너무 웃겨요 책가방님. 귀요미 샘 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귀엽네요. 하하하하.

2011-04-11 2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12 14: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버벌 2011-04-12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와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은, 그러니까 저와는 다른 부서의 사람들은 (저희팀은 제 밑으로 후배가 셋뿐임을 알아두셔요. ㅡㅡ;;;) 85 84 년생들입니다. 아주 귀여워 미치겠음. <피아노 치는 여자> 는 몇년전에 선배님께 받았어요. 체게바라와 같이 받았는데 내내 후회했어요. 다른 책으로 받을 것을......... 미안한 일인데 제가 이렇게 성의 없게 책을 읽어본 것도 처음인지라. ㅠㅠ

다락방 2011-04-12 14:29   좋아요 0 | URL
저 책장 잘 안넘어가서 미치겠어요. 친구가 중간부터는 괜찮아 질거라는데 아직 중간이 아니라 그런가..암튼 노골적 성애묘사를 반드시 읽겠다는 일념하에 오늘도 최선을 다할것을 굳게 맹세합니다.

저도 여직원들은 더 어려요. 그런데 관심없어요, 제가. 패쓰.

Arch 2011-04-12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사무실엔 무려 86년생이 앉아 있답니다. 84쯤이야^^ 인사도 격식있게 안녕하십니까, 이래요~ 세상의 모든 젊은 신입사원이 다락방 회사에만 가길 기도해줄게요. 그리고 시간나면 에디님한테 달려다만 댓글 나한테 비밀로 남겨봐요. 다락방은 신중한 여자지만 가끔 신중하고 싶지 않을 때도 있을테고 그럴때면 내가 있다는걸 잊지말아요^^

피아노 치는 여자를 읽는군요! 저도 언제 기회가 되면 읽어볼거에요


다락방 2011-04-12 14:31   좋아요 0 | URL
아 글쎄 저희 사무실에는 87도 있지만 여자라구요. 관심 없다구요. 무조건 패쓰. 안중에도 없단 말입니다. 여자직원들이 과장님 하고 불러봤자 저는 그다지 대꾸하고 싶지도 않아요. 인생은 뭐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ㅎㅎ 우리 사무실에만 오길 기도하면 어떡해요, 아치한테도 가끔 가주고 그래야지.
그리고 에디님한테 달려다 참은 댓글은 내 마음속의 영원한 비밀이에요. 제 이미지 망가져요. 내가 왜 아치한테는 말할거라고 생각하죠? 네? 네? 왜요? 왜요? ㅋㅋㅋㅋㅋ

피아노 치는 여자는 읽으면서 생각한건데, 나보다는 아치님이나 쥬드님이 더 좋아하실것 같아요.

Arch 2011-04-12 17:47   좋아요 0 | URL
물론 남자죠!
내가 있다는걸 기억하라는거지~ 치이~

다락방 2011-04-13 10:12   좋아요 0 | URL
아치. 왜 방명록에 내가 하트 그린거 무시해요? 응? 왜 무시해요? 무려 하트인데!!

노이에자이트 2011-04-12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알라딘 녀자들이 난리가 났구만요....너무 좋아하는 거 아닌가요?

다락방 2011-04-13 10:13   좋아요 0 | URL
저는 이런 참으로 잡스런(?)글이 추천을 열두개나 받아서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부끄러워요. 당황했습니다. ㅠㅠ
 
라스트 나잇 - Last Nigh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그것이 어떻게 찾아오는 것인지는 모른다. 언제 어떻게 생겨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거의 대부분의 경우, 꽤 정확하게 들어맞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라는 오태호의 노래 가사가 그걸 뒷받침 해주고 있지 않는가.  

여자와 남자는 4년간 연애하고 결혼해서 또다시 3년간을 함께 보내고 있다. 여자는 남자에게 가끔 무엇을 잊지는 않았는지 수시로 챙겨줘야 한다는 걸 안다. 남자는 여자가 다 됐다고 말하지만 아직은 덜 됐다는 것을 안다. 남자는 여자가 화났을 때 맛있는 음식으로 풀어지기도 한다는 걸 알고, 그리고 여자는, 남자가 다른 여자를 보는 시선에 호감이 들어있다는 것을 안다. 말하지 않아도 그쯤은 그냥 안다. 짐작이지만, 그것은 단지 짐작이 아닌 것. 일전에 나도 내 애인 주변의 여자사람들 중에 한명이 유독 마음에 걸렸던 적이 있다. 그 일에 대해 한번 언급했을 때 애인의 대답은 당연히 No, 였는데 나는 그 말을 들어도 이 영화속의 여자처럼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 영화속의 남자가 사실은 그렇다고 인정했던 것 처럼, 나 역시 내 애인과 그녀가 겉으로는 친구라고 말하면서 뒤돌아서는 함께 밤을 보내는 사이이기도 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됐다. 물론, 나랑 사귀기 전의 만남이지만. 때때로 여자들의 (좋아하는)남자를 향한 감각은 본인에 대한 그 어떤 예감보다 정확할 때가 있고, 나는 이것이 무섭고 슬프다.   

 

영화속의 여자는 남편을 사랑하지만, 오래전의 연인인 A도 사랑하고 있다. 2년만에 우연히 길에서 A를 만난 여자는, 오후에 그와 만날 약속을 하고는 집으로 돌아가 예쁜 드레스를 꺼내 입는다. 드레스에 맞춰 구두를 고르고 화장을 한다. 그리고 속옷장의 서랍을 열고서는 어제 남편과 함께 있었을 때는 입지 않았던 셋트 속옷을 꺼내어 입는다. A의 동료가 그녀를 만나게 되고, 그리고 그녀가 이미 다른 남자와 결혼한 여자임을 알게 되자, 그 동료가 묻는다. A의 존재에 대해 남편에게 얘기했냐고. 그녀는 안했다고 말한다. 그러자 그 동료는 왜 안했냐고 묻는다. 여자는 이렇게 대답한다. 

어떤 이야기는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으니까요. 

그렇다. 여자는 알고 있었다. 여자가 주변의 남자, 혹은 과거의 남자에게 번호를 붙여 칠십명을 얘기해도, 거기에서 '뭔가 다른' 분위기를 가진 남자 17번에 대해서는 남편도 신경쓰게 되리라는 것을. 눈치채리라는 것을. 그리고 여자에게는 A를 이대로 두고 늘 간직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A 가 남편에게, 세상에게 드러나는 날, 그 날 부터 바로 여자는 A 를 잊어야 하고 지워야 하니까. 그런걸 강요받게 될테니까. 그녀가 A 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은 그녀가 A 를, A와 자신과의 관계를, 그리고 여전히 A 를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A는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한다. 사랑했다고 말한다. 여자도 A를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다. 그러나 그 둘은 만나지 못하고 연락하지 못하던 시간이 길었다. 2년이었다. 여자는 A 에게 묻는다. 왜 내 이메일에 답장하지 않았지? 그러자 A 는 답한다. 

나는 더이상 이메일로는 만족할 수 없었으니까. 

A는 프랑스의 파리, 여자는 미국의 뉴욕에 있었다. 이메일은 그 둘을 연결하는 수단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멀리에 있고 우리가 이메일이라는 수단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는데, 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남자가 답장을 하지 않는다면 나는 어떤 기분이 들까? 처음에는 바쁜가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겠지만 며칠 지나면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걸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시간이 길어지면 내가 내리는 결론은 하나다. 그는 더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는 것. 내게 답장 보낼 의향은 없고, 그것은 곧 답장을 보낼 다른 여자를 만났다거나 혹은 나와는 그만 연락하고 싶어 한다는 걸. 그래서 이 영화속에서 이 남자가 말해준 '나는 더이상 이메일로는 만족할 수 없었으니까' 라는 대답이 신선하고 놀라웠다. 한번도 그런식으로는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연락을 하지 않는 이유가 더 많은 것을 간절히 원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미처 몰랐다. 사랑함에 있어서 취하게 되는 태도에는 단지 하나의 이유만 있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그 안에는 아주 많은 생각이 들어있고 아주 많은 의미가 들어있다. 상대방이 짐작도 할 수 없는 많은 이유들. 

 

여자와 A 는 여자의 남편이 출장가 있는 동안 함께 밤을 보낸다. 새벽 두시까지 신나게 얘기하고 한 침대에 눕게 되지만 그들은 옷을 벗지는 않는다. 여자는 남편을 사랑하고 남편과 계속 함께 살것이다. 남편의 눈을 바라보지 못할것 같은 행동은 하고 싶지 않다. 그렇게 그 밤이 흐르고 여자와 A는 이별을 한다. A 가 떠나면서 흘리는 것은 눈물이고, A를 보내면서 여자가 흘리는 것도 눈물이다. 

 

남자는 아내가 의심하던 여자동료와 출장을 갔다. 그녀와 술을 마신다. 밤이 깊었다. 그녀는 매력적이다. 그리고 그녀와 한침대에 눕는다. 남자와 동료는 옷을 벗는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남자는 동료에게 말을 건다. 동료는 아무말도 하지 말라고 말리지만 남자는 결국 사과의 말을 내뱉는다. 그러면 안되는 거였는데, 내가 무슨짓을 하는지 몰랐다고. 실수였다고. 그러자 동료는 말한다. 

어젯밤, 두번째 것도 실수였어요? 

남자의 말은 변명이 될 뿐이고, 남자는 동료를 그곳에 둔 채 일정을 취소하고 아내가 있는 집으로 돌아간다. 남자는 아내에게 미안하다. 결코 좋은 기분이 아니다. 남자가 집으로 돌아가자 아내, 여자가 울고 있다. 남자는 여자를 안고 위로한다. 그리고 그녀가 벗어둔 예쁜 구두를 본다. 이제 곧 가운 속에 입고 있던 셋트 속옷을 보게 될 것이다. 남자와 있을 때는 입지 않았던-아니, 과거에는 입었을- 예쁜 속옷. 이제 남자는 여자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짐작하게 될 것이다. 여자가 남자를 짐작했던 것 처럼. 그 후의 날들을 함께 살아가는 것은 그들의 몫이다. 한 침대에서 서로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누웠던 일을 그들은 잊을 수 있을까? 그때의 기분과 그때의 감정을 지운채로 살 수 있을까? 한쪽은 감정적인 외도였고 한쪽은 육체적인 외도였다고 하지만 어느 한쪽이 더 상처를 줄 수 있다고 누가 판단할 수 있을까?  

남자와 여자는 헤어질지도 모른다. 남자와 여자는 그 일들을 잊은 '척' 함께 살지도 모른다. 남자와 여자는 함께 살면서 또 같은 일을 반복하게 될런지도 모른다. 어쩌면 언젠가는 남자가 아내를 깨워 맛있고 뜨거운 요리를 해주는 것이 더이상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는지도 모르고, 여자가 남자의 와이셔츠에 넣어둔 쪽지가 효력을 발휘하지 않을런지도 모른다.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그들이 어떤 삶을 따로, 또 같이 살게 돼도 그들의 그 지난밤을 죄책감만으로 덧칠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 그 하룻밤의 많은 것들-사랑한다고 말했던 것 혹은 말하지 않았던 것, 옷을 벗었던 것 혹은 벗지 않았던 것-을 그들은 후회할지도 모르지만, 그것들은 그 순간 자신의 선택이었으니 만큼 자신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지 않았으면 한다. 남자는 여자에게 그리고 여자는 남자에게 각자 저마다의 배신감을 느끼겠지만,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그들에게 '너희들이 한 짓은 잘못이야' 라고 말하겠지만, 용서는 타인의 몫이 아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어, 라는 생각이 드는 숱한 밤들중에 어떤 밤들은 그럴 수 밖에 없었어, 라고 그들 자신이 그들을 조용히 용서하는 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죄책감을 가지는 것도 본인의 몫이고 그것을 다독이는 것도 본인의 몫이다. 결코 타인의 것은 아니다. 

 

이 영화는 특별할게 하나도 없는 영화다. 굳이 만들어지지 않았어도 좋았을 영화. 세상에 이런 이야기는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이토록 자주 이런 이야기가 만들어진다는 건,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일들을 겪고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는 모두 남일처럼 말하지만 사실은 그 대부분의 '남의 일'은 자신의 일이기도 하다.  이 영화속에는 내가 그리고 내 친구가 또한 우리 모두가 들어가있다.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감정을 확인하거나 혹은 미처 몰랐던 감정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래도 역시, 음, 그다지 재미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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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4-10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서는 타인의 몫이 아니다.
오늘 읽은 최고의 명문장이에요.
뻔할 수도 있는 내용을 이렇게 특별하게 들려주시네요. 영화는 재미가 없었어도 시간이 아깝지는 않았겠어요.^^

마노아 2011-04-10 20:13   좋아요 0 | URL
참, 한 사람을 위한 마음은 이승환의 노래이기도 해욧!!

다락방 2011-04-10 22:30   좋아요 0 | URL
아, 제목이 [한사람을 위한 마음]이었던가요? 맞아요, 이오공감 노래에요. ㅎㅎ

뻔한 내용이긴한데 보면서 참 여러가지 일들이 생각나더라구요. 그리고 알렉스(A)가 '더이상 이메일 만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다'고 한게 참 인상깊었어요. 그런데 이제 그들은 그날밤을 마지막밤으로 만든거겠죠.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아요, 마노아님.

방금 반짝반짝빛나는 보고 화가 나서 미치겠어요. ㅎㅎ 그런데 다음주 예고보니까 김현주가 김석훈 집에 가나봐요. 아우, 난몰라 진짜. ㅎㅎ

마노아 2011-04-10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내가 원했던 '독립'이 나왔어요. 김현주가 금방 독립을 안 할까 봐 무척 걱정이었어요.
오늘 내용은 무척 화가 났지만 다음주는 내용도 더 희망적일 것 같고, 김석훈과의 무언가도 더 생길 것 같아요.
어휴, 마지막 예고편에서 김석훈을 보면서 또 한숨을 쉬었어요. 제기랄! 저런 남자를 언제까지 TV에서만 봐야 할까요. 어휴..;;;;

다락방 2011-04-11 10:15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김석훈 같은 남자는 드라마에만 존재하는...orz
김석훈과 김현주가 확실한 사이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렇지만 김석훈의 어머니가 이유리를 좋아하셔서 앞으로 어떻게 될런지.. 김석훈은 김석훈의 어머니와 쇼부친 것 같던데요. 니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내버려둔대신, 신부는 엄마가 고르기로 했던거 잊지마라, 라고 얘기하는 걸 들었거든요.

에디 2011-04-10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역시 남자가 몸이 우선(?)하는군요?

다락방 2011-04-11 10:15   좋아요 0 | URL
그러나 그들에겐 반드시 '상대'가 있었죠. 그러니 꼭 남자가 몸이 우선한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몸이 우선하는 사람도 있고 마음이 우선하는 사람도 있고. 뭐가 됐든 어쨌든 뭔가를 했죠.

poptrash 2011-04-11 0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고 싶지 않은, 알지 않아도 좋은 일을 역시 알지 않고 살아가는 이야기는 어떨까요.

다락방 2011-04-11 10:16   좋아요 0 | URL
그거야말로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원하는 이야기에요. 전 제가 알고 싶지 않은 많은것들을 저절로 알게됐어요. 맹세컨대, 그런것들을 알고 싶지는 않았어요. 정말로요.

버벌 2011-04-11 0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때로 여자들의 (좋아하는)남자를 향한 감각은 본인에 대한 그 어떤 예감보다 정확할 때가 있고, 나는 이것이 무섭고 슬프다.> 우잉~ 다락방님~ 저 지금 엄청 무서워 하는 중이에요. ㅠㅠ

다락방 2011-04-11 10:16   좋아요 0 | URL
전 엄청 슬퍼하는 중이구요. ㅠㅠ

레와 2011-04-11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가지 생각이 범벅..;

이 영화는 패스할라요. ㅎ

다락방 2011-04-11 12:33   좋아요 0 | URL
레와님, 패스해도 전혀 아깝다거나 아쉬운 영화가 아니에요. ㅎㅎ

moonnight 2011-04-11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라스트 나잇 봤어요. 줄거리보다는 비내리는 뉴욕의 풍경 같은 게 좋더군요. 어쨌든 배우들도 선남선녀이고. ^^
제작사가 Gaumont이던데, 파리 배경으로 프랑스배우들을 쓰면 오히려 더 어울리겠다 싶기도 했어요.

다락방 2011-04-11 16:26   좋아요 0 | URL
전 배우들도 그다지 선남선녀라고 느껴지지가 않더라구요. 말씀하신대로 프랑스 배우들이었다면 어땠을까 싶기는 하네요. 음, 그러면 분위기가 또 달라졌을 것 같아요. 비 내리는 뉴욕은 좋죠? 저도 비 내리는 뉴욕이 좋더라구요.

무스탕 2011-04-11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은 세 개 밖에 안 줬으면서 리뷰는 왤케 길게 쓰신거야요?

그렇습니다. 남이 모르길 원한다면 절대 입 밖으로 내서 말하면 안된답니다. 꼭 내 속에서만!!

다락방 2011-04-11 16:27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영화를 보면서도 또 보고나니 생각이 많아져서, 재미는 없는데 자꾸 이것저것 할말만 많아지고. 사실 남편이 바람핀 여자의 입장에 대한 글도 쓰고 싶었는데 그랬다가는 리뷰가 한도끝도 없이 길어질 것 같아서 여기서 그만..

네, 저도 뼈저리게 실감합니다, 무스탕님. '둘만 아는 비밀' 따위는 없대요. 비밀은 혼자 알고있을때만 비밀이라고. 저도 꼭 내 속에서만!!

Doribari 2011-04-14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메일만으로 만족할 수 없어' 라니요. ㅠ_ㅜ 그럼 나는 뭐, 이 메일에도 만족하고 있었던 거냐! 발끈 생각했는데 3초 정도 흐르니까 과연 그렇군요. 아아 이런. 그 분의 답장이 뜸해지면, 오늘의 교훈으로 저를 위로 하겠어요. 위로도 따지고 보면 타인의 몫이 아니라 자신의 것!

다락방 2011-04-14 16:35   좋아요 0 | URL
위로도 역시 자신의 몫이죠. 자신만이 자신을 위로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만족하지 못하겠는 기분을 저는 너무나 잘 알아요. 그러나 '그래서' 그거라도 더 붙잡고 싶은게 제 심정이라면, '그래서' 그만두는 게 이 영화속 A 의 입장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해 보지 못했던 거였는데.

저는 아마 앞으로도 말할 일은 없겠지만, 말할 수 없겠지만,
이메일을, 문자메세지를, 전화를, 만남을, 옆에 있기를 그러니까 둘이 할 수 있는 그 모든 것을 원해요.

푸른바다 2011-04-17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를 봤습니다. 극장에 갔다가 시간이 맞는 영화를 본다는 게 그렇게 됐는데 웃기는 건 다락방님이 페이퍼에 썼던 그 영화라는 걸 제가 처음엔 몰랐다는 겁니다.^^ 이 페이퍼를 읽으면서 제목을 눈여겨 보지 않았고 아마 소설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영화를 보면서 어디서 많이 본 설정, 대사인데 하는 느낌이 들어 생각해 보니 다락방님 페이퍼에서 봤던 것 ㅎㅎ 영화를 보고 다시 이 페이퍼를 읽어보니 정말 실감나게 잘 쓰셨습니다. 저라면 기억하지 못했을 대사, 장면들을 생생하게 잘 옮겨 놓으셨군요. 하지만 영화는 말씀하신 대로... 재미없었습니다.ㅎㅎ

다락방 2011-04-17 22:36   좋아요 0 | URL
굳이 만들어지지 않았어도 될 영화였던 것 같아요. 뭐 특별한 의미가 있지도 않았고 말이죠. 결정적으로 별로 재미도 없었어요. 다만 제가 여러가지로 생각을 많이 했고 그래서 결정적으로 하고 싶은 말들이 꼭 있어서 리뷰를 쓰게 됐죠. 제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을 썼기 때문에 실감났는가 봐요.
대사는 그러나 정확하게 인용된 건 아닐거에요. 제 기억에만 의존한거라.. 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