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 3부작
막상스 페르민 지음, 임선기 옮김 / 난다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일날 아침 유코는 은빛 강가에서 말했다.

"아버지, 저는 시인이 되고 싶습니다."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지만 승려의 미간이 깊은 실망을 나타내며 찌푸려졌다. 태양이 물결무늬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개복치 한 마리가 자작나무들 사이를 지나 나무다리 아래에서 사라졌다.

"시는 직업이 아니야. 시간을 흘려보내는 거지. 한 편의 시는 한 편의 흘러가는 물이다. 이 강물처럼 말이야."

유코는 고요하게 슬러 사라지는 강을 깊이 바라보았다. 그러다 아버지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것이 제가 하고 싶은 겁니다. 시간의 흐름을 바라보는 법을 배우고 싶어요." (p.11)




열일곱 유코는 눈(雪)에 반하고 숫자 7에 반한다. 그래서 눈에 대한 시를 쓰기로 한다. 승려인 아버지는 그것이 마땅찮았지만, 유코는 매 겨울마다 일흔일곱편의 시를 쓰기로 한다. 겨울이면 아침에 눈을 보러 가 눈에 대한 시를 쓰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는 삶을 살게 된다. 그의 시가 너무 아름답다고 소문이 나 궁정에서 사람이 오지만, 그는 자신이 7년간 시를 더 써야 시를 잘 쓸 수 있다며 그의 제안을 거절한다. 그가 궁정에 가서 왕에게 시를 지어주고 읊어준다면, 그는 대단한 월급을 받게 되는걸까?


눈을 얼마나 아름답게 보고 있는지 잘 알겠고, 그 순백을 찬미하는 것도 잘알겠다. 그래서 유코는 우물가에서 물을 긷던 여인의 '눈같은 한쪽 가슴'에 반해 그녀와 사랑을 나누고, 피부가 투명한 여인에게 미움과 사람을 동시에 느끼며 반하고, 얼음속 흰 얼굴 여인에게 감탄한다.



책 띠지에는 '한 권의 소설이면서 한 편의 시가 되는 이야기'라고 적혀 있는 '막상스 페르민'의 이 책, 《눈》은 그 찬사가 어긋나지 않을만큼 아름답다. 이 짧은 소설 한 권 내내 눈앞에 설경이 펼쳐져있는 것 같고, 그 안에서 차분하게 시를 짓며 살아가는, 그리고 아름다운 여인과 일평생을 아름답게 보내기로 약속하는 청년 유코를 만날 수 있다.



유코는 시를 쓰고 싶다고 하고 그렇게 한다. 겨울이면 77편의 시를 쓰겠다 하고 그렇게 한다. 그러면 그는 봄,여름,가을엔 무얼할까?



봄이 오자 유코는 약속을 지켰다. 그는 시를 한 편도 쓰지 않았다. 그는 초록으로 물든 정원에서 벚꽃 잎의 향을 맡는 것으로 만족했다.

여름이 오자 그는 산월山月이 내려다보는 숲에서 꿀 향기를 맡았다.

우기가 시작되자 강가 이끼 속에서 버섯을 하나 발견했다.

한 해 내내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향들을 맡으며 지냈다. (p.30-31)






하아-


아름답다. 물론 아름답다. 여름과 우기, 초록으로 물든 정원.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게다가 그걸 관찰하고 향기를 맡는 청년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아니, 그런데 그 아름다운 봄,여름,가을을 볼 동안, 그리고 겨울에 일흔일곱편의 시를 쓰는 동안, 그의 밥은 누가 해주었을까? 매일 외출하고 돌아오는 그의 옷은 누가 빨아주었을까? 이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 거다.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그의 엄마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나는 나에게 '이 아름다운 소설에서 그런 생각하지마, 작가가 쓴 것만 보고 생각해' 라고 자꾸 되뇌었지만, 그러다가, '아니 어떻게 그래? 어떻게 여자가 드러나지 않아? 이 생활이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데?' 라고 불쑥불쑥 화가 나는 거다.


이 짧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유코에게 레몬같은 젖가슴을 내주거나, 그를 반하게 만드는 여자들 뿐이다. 그러니까 그에게 성적대상이 되는 여성. 그가 사시사철 놀고 먹으면서 시를 쓰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져있을 동안 집에서 가사노동을 하는 여자가 없고, 그의 아버지 역시 승려로서 그에게 '너 앞으로 뭐할거야' 몇 번이고 되뇌지만, 재생산노동에 관여하는 여성도 등장하지 않는다.



유코가 시를 쓰는 동안, 우기구나 얼씨구나 좋다 아름다워 샤라라랑~ 할동안, 밥과 설거지는, 빨래는 누가 했을까? 그가 외출하고 돌아온 뒤에 벗어둔 옷과 신발은 누가 빨았을까? 그가 나가기 전에 먹는 밥은 누가 차려줬을까? 그런 것들에 대한 일절의 생각없이 더 깊은 시를 배우겠다고 훌쩍 떠나다니...



물론 이 소설의 시작이 유코의 열일곱이니 지금으로 보면 청소년이다. 아직 부모님으로부터 교육에 대한 지원을 받아야 할 때. 이 책은 1999년에 지어졌고, 일본인 유코가 주인공이지만, 프랑스 알베르빌에서 태어난 '막상스 페르민'이 지어낸 이야기이다.


나는 그런 이 책에서 한가롭게 자연을 관찰하고 앞으로는 시인이 될거야, 라고 생각하고, 더 깊은 시를 쓰기 위해 공부하러 갈거야, 하고 길을 떠나는 이 삶. 야... 진짜 팔자가 늘어졌구나... 라는 생각을 해버리고야 만것이다.


아아, 눈이여.


니가 나를 잘못만나 고생이 많다.


글쎄 모르겠다. 내가 몇 해전에 읽었다면, 아아, 이것은 정녕 한 편의 시로구나, 하면서 감탄하고 아름다워 했을지. 그러나 지금의 내게 와서 고생이 많아. 지금은 이 아름다움은 다 무어야, 모든 고통들은 뒤로 숨어버린, 고통과 노동을 뒤로 넘겨버린 아름다움이잖아, 하게 된달까.


눈이 아름답고 초록이 아름다운 거 누가 모르나. 우기의 빗소리 같은 거 가만 듣고 있는 거 얼마나 여유로운가. 그걸 어느 한 사람만 알 수는 없다. 나도 알고 너도 알고 모두가 아는데, 왜 어떤 이에겐 한가로이 즐길 것이고 어떤 이에겐 그렇지 않은가. 보이지 않은 그 곳에서 누가 무엇을 하고 있길래 유코는 딩가딩가딩~ 할 수 있을까. 입맛이 쓴 것이야, 나는.



내가 아무리아무리아무리아무리 오늘 출근길에도 '이건 그냥 한 편의 시같은 소설이야' 라고 나에게 말했지만, 그래서 그래 아름답게만 보면 되는거야, 라고 생각하려고 했지만, 나는 잘 모르겠소. 그래, 왜 사람들이 이 소설은 한 편의 시야, 라고 하는지 알겠어, 그렇지만 눈같은 젖가슴 가진 여자를 보고 발기하는, 시만 쓰는 청년이라니. 글쎄. 뭐랄까, 앞으로의 유코는 노동에 참여할까? 아내가 물을 긷고 밥을 하는 동안 먼 산만 바라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답답해지는 것이다.



당신이 시를 쓰는 동안,


밥은 누가 하나요?



리뷰대회에 참가하려고 이 책을 사서 오늘 출근길에 펼쳤는데 첫 장을 읽자마자 내가 읽었던 책이라는 걸 알겠더라. 검색해보니 처음 이 책을 2019년에 읽었다. 그렇지만 책장을 덮지 않고 끝까지 다시 읽었다. 리뷰를 쓰기 위해서, 게다가 그 사이에 시간이 흘렀으니까 내가 그 때 놓친걸 이번 재독에서 발견할 수도 있겠지. 그런데 이번 재독에서 나는 지난번의 별 셋에서 별 하나를 더 깎아내야 했다. 처음 읽었을 때 리뷰에 언급하지 않았는데, 이 책에는 시체에 반한 유코가 나오기 때문이다. 누구 시체냐? 백인 여성의 시체인거다. 예술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스승을 찾아 떠나는 길에 예의 금발의 백인 여성 시체를 맞닥뜨리는데 그 시체 보고 너무나 아름답다고 감탄하며 그 시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하룻밤을 꼬박 새운다. 진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싸이코패스야 뭐야? 


게다가 유코는 하얀 젖가슴의 여자에게 반해서 그 여자의 젖꽂지를 밤새 빨아놓고 다른 아름다운 여성에게 반해서 밤새 젖꼭지 빨았던 여성이 찾아오자 거절을 말한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하고 헤어지는 일은 일상다반사 이지만, 눈의 아름다움에 미치듯이 여성의 아름다움에 끌려 젖꼭지만 빨다 내팽개치는 게-하룻밤에 일곱번의 사정을 했단다. 대단해요!!- 영 꼴보기 싫단 말이지. 


읽으면서 내내 놀고들 있네, 했다. 

진짜 이 책속의 남자들, 놀고들 있다.




(사진은 오늘 아침의 캐나다 2023.01.12)





댓글(23)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렇게혜윰 2023-01-12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래서 책은 여러 나이에서 봐야 하는 거 같아요. 우리가 아름다움을 몰랐나 삶을 알아서 그렇지? 이젠 요런 거죠^^ 놀고들 있네라는 말이 콕 맘에 드네요 ㅋㅋㅋㅋㅋㅋ 근데 캐나다????

다락방 2023-01-12 09:07   좋아요 1 | URL
남자의, 남자에 의한, 남자를 위한 소설이에요. 저는 이 책에서 주는 아름다움이 세상에 무슨 쓸모가 있나 싶어요. 물론 아름다움은 쓸모로 존재하는 게 아니지만 불편한 아름다움 입니다. 아흑.

캐나다뷰를 가진 양재동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혜윰 2023-01-12 09:57   좋아요 0 | URL
그러고보니 편의점 빵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12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급 읽기 싫어지네요. 저도 이거 같은 이유로 읽어보려고 (이 색깔 시리즈 세 권 다) 준비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다행스럽게도 이건 빌려오긴 했어요. 최근 나온 책은 샀지만- 암튼 이 책 짧으니까 읽긴 읽어야지. 하-

다락방 2023-01-12 09:09   좋아요 1 | URL
저 리뷰대회 망했네요. 리뷰 대회 굿바이~ ㅋㅋㅋㅋㅋ

이 책 짧고 페이지에 여백도 엄청나서 출근 시간동안 다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입니다. 빌린 책이고 또 짧으니 잠자냥 님 읽어보시고요, 리뷰도 써주세요! ㅎㅎ

저는 이 작가의 다른 책을 도전해볼 생각이긴 한데 사실 마음이 많이 상해서 의욕은 생기질 않습니다. 이런 책을 두 번이나 읽다니, 나도 참... ㅠㅠ

단발머리 2023-01-12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도 강의에서 일본 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언급을 들었어요. 제가 모르는 일본은 넓고 깊겠죠.
하지만 그래도 제 맘 깊은 속의 거부감을..... 박경리 선생님은 이렇게 표현하셨더랬죠. 일본은.... 야만의 나라다....

캐나다뷰 아름다워요. 저도 아침 일찍 일어났거든요 ㅋㅋㅋㅋㅋ 제가 보는 풍경이랑 사뭇 다르네요. 키 큰 나무 때문인가 봅니다ㅋㅋ

다락방 2023-01-12 09:11   좋아요 1 | URL
이 책은 참.. 뭐랄까요. 일본 남성의 한심함과 싸이코패쓰적인 면이 나오는데 작가는 프랑스 남자입니다. 복합적으로 짜증나는 소설이죠. 프랑스 남자가 일본 남자를 주인공으로 해서 백인 여자 시체에 아름다움 느끼는 거, 그런거 막 표현해도 되나 싶고 말이지요. 막상스 페르민의 아름다움은 뭘까 싶어요. 먹고 사는 걱정 없는 남자같아요. -.-

그래도 리뷰대회니 아름다운 사진 하나는 찍어주자, 해서 캐나다뷰를 배경으로 찍어보았습니다. 연세우유 황치즈생크림빵이 빛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1-12 09:14   좋아요 0 | URL
앗! 저자가 프랑스 남자에요? 우아… 미안타 일본… 으윽, 프랑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빵이 요즘 그렇게 핫하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12 14:31   좋아요 0 | URL
네 저자가 프랑스 남자입니다. 왜 일본 남자 주인공으로 썼을까요? 아마도 하이쿠 짓는 주인공을 만들기 위해서인드스 합니다만, 여러가지로 저는 좀 별로입니다. 흥!!

청아 2023-01-12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ㅋㅋㅋㅋㅋㅋ초반에 음...좋은 시군...했다가 이어지는 일들이 너무 당황스럽네요.
말씀드렸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저는 나름 성공했다는 남자들이 인터뷰하러 나왔는데 흰 양말을
신고 있으면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저 흰양말을 누가 빨았을까? 본인이 빨았을까? 아내가?
요즘 기술이 발달했어도 흰양말 그 백색의 온전함을 유지하려면 손빨래하거나 한번씩 삶아야 하잖아요? (아닌가?)
저는 그래서 흰양말은 사절입니다. 겨울, 백인, 흰양말ㅋㅋㅋ아웅...그나저나 빵 주문은 해야겠네요ㅋ

다락방 2023-01-12 14:33   좋아요 1 | URL
풍경이나 시나 다 아름다운데 이 아름다운 걸 남자들의 한심함이 다 잡아먹어 버려요. 근데 작가가 이 소설로 크게 성공해서 작가 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사람들의 읽기란 역시 다양한가 봅니다. 저랑 이렇게나 다르게 읽네요. 여하튼 지금을 사는 아시안 여성인 저는 이 책을 싫어합니다. 으하하하.

양말은요, 본인이 빨기는 커녕 양말서랍에서 꺼내주는 것도 누가 대신해주지 않았을까요? ㅎㅎ

로제트50 2023-01-12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른바 유서깊은 집안의 자식이 아닐까욤? ㅋㅋ 때가 되면 배당금이 들어오고~ ㅋㅋㅋ
오늘따라 뷰가 멋져요, 몽환적 느낌...
황치즈생크림빵, 맛있겠다요!

다락방 2023-01-12 16:55   좋아요 0 | URL
네 아마도 일하지 않아도 먹고살 수 있는 자제인듯 합니다. 가사노동을 해주는 사람도 따로 있을테고요. 저는 노동하지 않고도 먹고 사는데 지장 없는 사람들을 보면 열등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하하.

황치즈생크림빵 하나 다 먹었더니 느끼하더라고요. 다음부터는 조금씩만 먹어야겟어요. 안먹겠다는 말은 안할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1-12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스 인의 일본인에 대한 편견이 많이 들어가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_@

눈같은 가슴에 반하다니, 그 분은 상체 탈의하고 있었던 것인가...
게다가 시체가 아름다워 반하다니 정말 ㅂㅌ같고요...

다락방 2023-01-12 16:56   좋아요 0 | URL
이 프랑스 작가가 하이쿠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나름의 머릿속 아름다운 장면들을 소설에 녹여낸 것 같은데, 남자 작가의 한계는 분명한 듯 합니다. 2019년 처음 읽었을 때도 싫었지만 이번엔 더 싫으네요. 으...

은오 2023-01-12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악 진짜 넘 시러...... 남작가들 그놈의 젖가슴 집착좀 버려라

다락방 2023-01-12 16:57   좋아요 1 | URL
그치요? 정말 이상하지요? 엄마젖 먹었던 시절은 여자 남자 모두 있는데 왜 유독 남자들만 젖가슴에 정신줄 놓는건지.. 웩!

독서괭 2023-01-12 1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뭐야! 이책, <설국>아니예요? 왜이렇게 비슷한 느낌이죠? 제가 몇년 전에 설국 읽고 까는 글 썼었는데.. 제목도 <눈>이고 이 저자가 혹시 설국에 영감을 받아 쓴 건가.. 근데 더 싫어요. 최소한 설국의 주인공은 시체를 보진 않았어요 ㅠㅠ

다락방 2023-01-13 08:42   좋아요 1 | URL
그쵸, 설국하고 비슷하죠! ㅋㅋㅋㅋ 일본에 눈이 많이 오는 지역들이 있어서 이런 작품들이 나오는가 봅니다. 설국이며 눈이며..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도 설국 안좋아했는데 이 책 <눈>도 싫고. 남자 작가들 아름다움에 취하는 거 꼴보기 싫어요. 뭔가 일상의 고단함은 자기 몫이 아니라는듯.. 으...

- 2023-01-12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은 누가하냐몈ㅋㅋㅋㅋㅋㅋㅋ 놀고들 있네ㅋㅋㅋ 진짜 ㅋㅋㅋ 아 진짜 넘 싫다. 패미니즘 하기 전에 책 많이 안읽기를 넘나 다행이예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3-01-13 08:43   좋아요 1 | URL
아름다움에 취한 남자들은 정말 꼴불견인것 같아요. 으.. 먹고살만하니까 아름다움만 좇는것 같고 말이지요. 으.. 싫어요...

- 2023-01-13 08:55   좋아요 0 | URL
빙고! 먹고 살만하니까 아우 별!!! 이런 생각은 나도 들어요 ㅋㅋㅋㅋ 굶겨서 노동 교화 ㅋㅋㅋ 쌀알 한톨 한 톨이 아름답고 신성해지도록 ㅋㅋㅋ 고추는 커녕 밥숟갈 들 힘도 없도록 ㅋㅋㅋ아름다움이란 밥이여 ㅋㅋㅋ 쌀이여 ㅋㅋ

다락방 2023-01-13 09:10   좋아요 0 | URL
지들이 지들 손으로 밥도 해먹고 반찬도 해먹고 빨래도 빨아보고 그런 다음에 아름다움을 찾아보라고 해야죠. 그러면 그 때 보게 되는 아름다움은 다를 것이다.. 흥!!
 
[다락방의 미친 여자] 운명















이 책을 사둔지는 오래되었는데 영화가 나왔다는 걸 알고 나서야 '영화보기 전에 읽어야지' 하게 되었다. 어느해였나 외국의 서점에서 이 책이 쫙 진열된 걸 보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로지 헌팅턴 휘틀리가 이 책을 올려놓고 너무 좋았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로지 헌팅턴 휘틀리는 보통 자신이 만들어 파는 속옷과 화장품을 주로 게시물로 올리는데, 책을 본 건 아마 그게 처음이었지 싶다. 영화 예고편이었나 짧은 영상에서 이 내용 속에 강간이 나온다는 걸 알고 읽기에 주저했던 것도 사실이다. 혼자이며 어린 여성에게 강간이 벌어진다는 게 사실 이 세상에서 늘 일어나는 일이라지만, 그런거 보는거 진짜 너무 싫어서. 그리고 나같은 사람이 있을까봐 미리 말해두는데, 이 책에서 그려낼 강간에 대해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다. 읽어도 된다.



'카야'는 습지에 혼자 산다. 처음부터 혼자였던 것은 아니다. 언니들과 오빠들이 있었고 엄마와 아빠도 있었다. 습지에 혼자 사는 백인 가족은 그 환경 탓에 마을 사람들로부터 어울리지 못할 사람들로 낙인 찍혀 있지만 그들은 그래도 가족의 형태를 이루고 살고 있었는데, 아빠의 가정폭력을 더이상 참지 못한 엄마가 어느 새벽 집을 나가고 이제 머리가 커버린 언니와 오빠들도 더이상 아빠를 견딜 수 없어 떠나버리고 만다. 8살 위의 오빠 '조디' 마저도 더이상 못견디겠다며 집을 떠나버려, 이 낡고 허름한 집에 이제 여섯살 카야와 아빠 둘이서만 살게 된다. 게다가 아빠는 노름과 술에 빠져있고 술을 마시면 어김없이 폭력적이 된다. 당연히 어린 여자아이를 돌보는 일에는 관심도 없다. 그럼에도 카야에게는 어른인 아빠가 필요했는데, 어느날 아빠 마저도 집을 나가서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이 습지의 낡은 집에 그래서 글자도 읽을 줄 모르는 카야가 혼자가 된다.


학교에 딱 하루 가본 적이 있지만 학교의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카야는 학교 가기를 포기한다. 카야는 엄마와 오빠 그리고 아빠가 보여줬던 삶의 면면들을 떠올리며 홍합을 따고 생선을 잡고 그렇게 살아간다. 가끔 습지로 놀러나오는 또래의 여자아이들과 남자아이들을 몰래 훔쳐보면서, 나도 저런 무리에 끼어 놀 수 있을까 생각해보기도 하고 항상 엄마가 말했던 자매애 에 대해서도 떠올린다. 나에게도 친구가 생길까. 그러나 그녀는 사회화 되어있지 않아 늘 사람을 보면 숨게 된다. 그나마 마을의 흑인 부부만이 자라는 카야를 지켜보며 도움을 주며 친구가 되어 주었기에 어린 아이가 십대가 되는 과정들을 무사히 지나칠 수 있었다. 그런 카야에게 어느 날, '테이트'가 찾아온다. 테이트는 카야가 거기에 산다는 걸 알고, 무엇을 좋아하는 지 알고 있고, 그래서 그녀가 흥미 있어하는 새의 깃털들을 하나씩 주면서 그녀와 친구가 된다. 글자를 읽지 못하는 그녀에게 글자를 알려주고 29 까지밖에 셀 수 없는 그녀에게 그 다음의 숫자들도 알려준다. 카야는 열심히 복습해서 글자를 읽히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테이트와 사랑하게 된다. 카야에게 성적 욕망을 느끼고 카야 역시 그렇지만 그러나 테이트는 '넌 아직 너무 어려' 라며 그녀와의 섹스를 힘겹게 뒤로 미룬다. 이런 놈은 아마 소설 속에만 존재하지 않을까 싶다. '그 아이도 원했어요' 라며 미성년자 강간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소설은 가끔 지나치게 낭만적이고 이상적이지 않은가.



카야에게 친구이며 동시에 친밀한 관계인 사람이라고는 테이트가 전부인데, 그런데 테이트가 대학을 가게 되어 마을을 떠난다고 한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만 카야는 슬프다. 그런 카야에게 테이트는 자주 올거라고, 최대한 자주 올거라고 말한다. 버스로 어차피 하루도 안걸리는 거리니까, 라면서 카야에게 자주 오겠다고 약속한다. 버스로 하루도 안 걸리는 거리. 버스로 하루도 안 걸리는 거리 라는 것은 그러나 버스로 오랜 시간 이동해야 함을 뜻한다. 사랑한다면 움직이게 되고 그것이 몇 시간이든 기꺼이 갈 수 있지만, 이 거리는 당신에게 닿기 위해 기꺼이 움직일 수 있는 거리가 되지만 어느 순간 좀처럼 움직이기 힘든 거리가 된다.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한국에 사는 고현정은 슬로베니아에 사는 조인성과 매일 영상통화를 하다가, 충동적으로 공항으로 달려가 비행기티켓을 끊고 슬로베니아로 날아간다. 고현정은 조인성에게 말한다. 열네시간만 날아오면 돼. 열네시간이면 만날 수 있어. 열네시간만 들이면 만날 수 있다고.


그러니까 거기에 당신이 있다면 그것이 몇 시간이든 그 시간을 걸려 만날 수 있다는 것에 희망이 있고 그것은 가능성이 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곳으로 달려가는 나의 의지이겠지만, 이 의지가 발현되고 있을 때에는 하루도 안 걸려, 열네시간이면 돼, 가 입밖으로 나오지만, 이만큼 가서라도 너를 만날 수 있다면! 이 가장 크지만, 그러나 의지가 약해지는 순간 어휴, 열 네시간은 좀... 버스타고 그렇게 오래 가는 거 쉬운 거 아니잖아, 가 된다. 그곳에라도 당신이 있다는 사실이 자지러지게 행복했지만, 어느 순간 너는 왜 그곳에 있는거냐 가 되어버리고 만다. 



카야는 테이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기로 약속한 날이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도 그러나 테이트는 오지 않는다. 



그런 카야 앞에 시간이 흐르고 마을의 인기 있는 청년 체이스가 눈 앞에 나타난다. 체이스는 마을에서 이 습지의 소녀를 놓고 쑥덕거렸던 것처럼 자기가 가장 먼저 그녀와 성관계를 하기 위해 찾아왔지만 그녀의 야성적인 매력에 빠져 사랑을 속삭이게 되고 결혼을 약속한다. 아직 내가 마을 사람들에게 그리고 가족들에게 널 보일 순 없지만, 그러나 나는 너랑 살기 위해 돈을 모으고 있어, 라며 매번 찾아와 그녀와 섹스한다. 소설은, 현재의 체이스가 시체로 발견되고서부터 시작한다.



카야의 엄마는 카야에게 어린 시절부터 여성들의 연대와 자매애에 대해 말했다.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오래가는지, 그것이 여자의 삶에 얼마나 필요한지 얘기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카야에게 자매애를 실천해준 사람은 없었다. 카야는 혼자였고, 그런 카야가 습지에서 혼자 자라면서 글을 배우고 생리를 시작하고 사랑을 알게 되고 결국 책을 써내게 되는 동안까지, 카야 옆에 자매애를 실현해줄 다른 여자는 전무했다. 마을의 나이든 여자가 마치 자식처럼 그녀를 돌보아주긴 했지만, 카야에게 우정을 알려준 여자는 없었다. 마을과 동떨어져 습지에 혼자 사는 여자였으니 다른 사람들이 가까이 가기를 꺼려했다. 있지도 않은 일을 부풀려가며 그녀에 대한 편견이 커져갔다. 링크한 페이퍼는 폭풍의 언덕 이다. 한정된 마을, 다른 공간으로의 이동이 허락되지 않았던 여성들이 마을 안에서만 사랑을 찾고 집착하게 되는 것에 대해 썼었다. 카야가 그 곳에 혼자 사는 건, 어릴 때부터 그곳에서 살아왔으니 당연한 결과이겠지만, 그러나 외진 곳으로 이동하는 일이 1960년대의 여자아이들에게 허락될 리 없었다. 또래의 남자들은 습지로 나가 낚시도 하고 그 소녀를 보고 그러면서 누가 먼저 따먹나 내기도 하지만, 그러나 또래의 여자들은 카야 앞에 나타나지 않는다. 나타날 수가 없다. 나는 여자들의 우정을 그려내지 않은 작가에게 서운하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 환경에서 1960년대에 여자들끼리의 우정이 싹틀 수 없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다. 누가, 어느 집에서 습지에 혼자 사는 여자아이를 만나게 하려고 자기 딸을 보내겠나. 누가 습지에 딸을 혼자 내보내겠나. 습지에 딸을 보내는 일은 부모들이 가장 꺼리는 일일 것이고, 그래서 카야 또래의 소녀들은 카야의 집 앞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런데,


남자 아이들은 나타나서 그녀에게 글을 가르쳐주고 사랑을 가르쳐준다. 그리고 그녀를 욕망한다. 그녀와 섹스한다. 여자는 2023년에 도시에 혼자 살아도, 그리고 1960년에 습지에 혼자 살아도, 남자의 성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한 도구로 작용한다. 남자들은 어디로든 갈 수 있어서. 나 나갔다 올게~ 하고 집을 나서서 습지로 갈 수 있어서. 보트를 타고 혹은 트럭을 타고 습지로 갈 수 있어서. 그래서 혼자 사는 카야 앞에 나타나 텔레비젼도 보지 않는 카야를, 글자도 모르는 카야를, 자연스럽게 섹스의 세계로 이끈다. 카야는 혼자 습지에 살면서 자신이 스스로 체험한 것 외에는 습득할 수 없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성애와 섹스의 대상이 되는 거다. 그게 가능한거다. 그게 가능한데, 자매애는 불가능한거다. 왓 더 뻑... 이성애와 섹스는 어디에 살든 언제가 됐든 여자에게 강제적으로 열려버리는데, 그런데 아무리 갈망해도 자매애는 찾아볼 수가 없다. 나는 결국 깨달았다. 이성애가 강제되고 강간 문화가 잠재해있는 세상에서는 자매애와 우정의 탄생이 막혀버릴 수 밖에 없다는 걸. 


다시 말하지만, 나는 작가가 이렇게 썼기 때문에 잘못했다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이 이야기의 흐름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었다. 그것은 그럴 수밖에 없었던 거다. 나는 문화 자체를 얘기하는 거다. 결국은 우정과 자매애가 주어지지 않았던 그런 여성의 삶에 대해서. 그게 화가 난다는 거다. 아무리 숨어 살려고 해도 그 앞에 남자는 나타나지만, 그러나 여자는 나타나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에 대해서. 나였어도 습지로 가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나였어도 내 주변 여성들에게 습지로 가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무엇을 무서워하는 걸까? 우리가 습지로, 저기 마을을 벗어난 곳으로 가지 말라고 말할 때는 왜인가. 강아지가 무서워서? 귀신이 무서워서? 정말 우리가 무서워하는 것, 습지 뿐만이 아니라 저기 컴컴한 골목으로 가지 말라고 말하는 것, 밤 늦게 돌아다니지 말라고 말하는 것, 혼자 있을 때 문 꼭 잠그라고 말하는 것, 네가 어디를 가는지 일일이 SNS 에 알리지 말라고 말하는 것. 우리는 무엇이 무서워서, 무엇을 걱정해서 그렇게 말하는가. 바퀴벌레? 저승사자? 쥐며느리?


나는 그 말이 하고 싶은 거다. 

카야가 우정을, 동성들과의 연대를, 자매애를 가질 수 없었던 것은, 무엇 때문인가.

카야가, 그곳에 숨어 살면서도 이성애와 섹스를 그리고 남성폭력을 경험하지만, 그러나 자매애는 경험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말이다. 




나는 서울에 산다. 최근에야 그것이 나의 이동의 자유가 아주 크게 보장된다는 것임을 알았다. 나는 동생들과 조카들을 만나고 싶어지면 지하철을 타면 된다. 지하철을 타러 가기 위해서는 집밖으로 나가 조금만 걸으면 되고, 지하철은 내 동생들과 조카들이 사는 곳으로 나를 데려다준다.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서울역이나 수서역으로 간다. 물론 거기까지도 지하철로 간다. 역에서 SRT 나 KTX 를 타면, 기차는 나를 내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준다. 휘트니 미술관에 가고 싶고 쌀국수를 먹고 싶고, 프란세진야를 먹고 싶어지면, 나는 리무진 버스를 타고 혹은 지하철을 타고 인천 공항으로 간다. 인천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면 비행기는 나를 뉴욕에, 하노이에, 포르투갈에 데려다준다. 내가 이동할 수 있는 것은 나의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뜻한다. 내 주변 어딘가에 혹은 저기 지구 반대편 어딘가에 무엇이 있다면, 그 존재가 사람이든 혹은 음식이든 미술관이든 그게 뭐든, 무엇이 있다는 걸 내가 알고 그리고 원한다면, 나는 이동해 그곳에 닿을 수 있다. 세상 모든 곳은 내게 열려 있고 나에게는 아주 많은 가능성들이 있다. 네덜란드에 갈 가능성과 파리에 갈 가능성이 내게 있다. 부산에 갈 가능성과 대전에 갈 가능성이 내게 있다. 내가 가고자 한다면 나의 의지는 나를 그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돈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것은 내의지에 덧대어질 조건들이다. 나는 걸어서, 지하철을 타고, 기차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내게 무언가를 보여줄 그 어딘가로 언제든 이동할 수 있고, 그래서 그렇게 할 것이다. 그곳에서 내가 만나게 될 것이 무엇이든, 나는 그렇게 살것이다. 이동할 수 있고 수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행하며 보여주며 살 것이다. 결국 나의 의지와 자유와 가능성을 살면서 행하고 보여주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가능성을 일깨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카야의 삶은 나쁘지 않았다. 고된 시간들이 그녀에게 있었지만, 그러나 나쁘지 않은 삶을 살았다. 물론 나는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나쁘다 좋다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 그렇지만 만약 '그런' 혹은 '이런' 세상이 아니었다면, 카야가 경험했을 것들이 더 많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자매애와, 여성들의 연대와, 우정이 그녀에게 '더' 주어졌을 것이다. 우리가 가지지 못한 것을 제대로 갖기 위해서 세상 곳곳에 페미니즘이 새겨져야 하는 것이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의 저자 '델리아 오언스'는 동물행동학 박사라고 한다. 너무 멋있다. 나도 박사 하고 싶다. 내가 박사라면 내 친구들은 나를 언급할 때 '내 친구 이박사가 말이야~ '라고 말할테지. 아, 너무 뽀대난다. 박사 하고 싶고 되고 싶다 나도....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티나무 2023-01-11 0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평을 보고 조금 미뤘었는데 흠 읽어도 되겠네요. 그런데 왜때문인지 다락방님 글 보니 <배움의 발견>이 떠오르네요.^^;;;;;;;;

다락방 2023-01-11 09:59   좋아요 1 | URL
네, 다른 리뷰를 보면 배움의 발견 생각난다는 분들 계시더라고요. 초반에 어린 아이인데 혼자 남겨졌을 때 아 너무 힘들었네요. ㅠㅠ 그런데 누군가 글을 가르쳐주고 학습한다는 게 또 좋고 말입니다.
책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체이스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가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후훗.

2023-01-11 0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1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1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1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3-01-11 1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제가 약간 삐딱한 마음으로 안 읽고 있는 책인데.... 다락방 님 리뷰 보니 안 읽어도 될 거 같습니다. 뭔가 여러 가지로 답답할 거 같네요. -_-;;;;
그런데 다락방 님 리뷰는 참 좋아요. (나 이런 칭찬하는 거 드문데?ㅋㅋㅋ)
카야의 처지와 이동의 자유가 있는 남자들이 와서 이것저것 가르쳐주고 섹스로 이끄는 그런 지점을 연결한 게 참 좋았습니다.
근데 테이트는 몇 살이에요? 카야에게 이런저런 거 가르쳐주면서도 대뜸 섹스하지 않은 거 보고 얘는 또래 어린아이인가? 싶어서 다시 위로 올라가서 읽었어요. 성인남자라면 당연히 섹스부터 하려고 들었을 거 같아서 (다부장님처럼 이런 놈은 소설에만 존재한다 싶은 그런 심정?ㅋㅋㅋㅋ)

암튼 제가 다박사 님의 강연장에 가서 사인 받을 날을 기대하겠습니다.
그땐 다박사님, 잠자냥 님에게 이렇게 써주세요 할게요!

다락방 2023-01-11 10:23   좋아요 2 | URL
열네살 카야를 건드리지 않는 테이트는 열여덟 살이고 이제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옷을 다 벗는 과정까지 가지만 그러면 안된다고 자제하지요. 카야가 안다고, 하고싶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카야를 말립니다. 이거슨 너무나 이상적... 과연??

동물생태학 박사가 일흔에 쓴 첫 소설이라는데 잘 썼더라고요. 습지의 환경과 자연상태에 대해 엄청난 지식을 보여주고요, 글자 모르고 혼자 살아가던 아이가 그러나 부족하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책을 써내는 작가로 성장하는 것도 좋았어요. 물론 주로 혼자였지만 말입니다.

무엇보다 체이스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가가 흥미로운 지점이었는데요, 그 지점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빨리 뒷장을 넘겨보고 싶고 궁금한 책이었지만, 재미있었고, 제가 지적한 부분은 작가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그런데 그 뭐랄까... 저에겐 별 다섯의 만족감을 주지는 않는 책이었습니다. 저 안그래도 이거 읽으면서 잠자냥 님 생각 했거든요? 내심 그랬어요. 잠자냥 님 이 책을 재미있게 읽으시겠지만 별은 넷 주실거다, 하고요. ㅎㅎㅎㅎ (소설 읽을 때면 이상하게 잠자냥 님의 별 생각하는 사람 ㅋㅋㅋㅋㅋ)

제가 박사가 되어 강연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껄껄. 멋지다...

청아 2023-01-11 1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화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게다가 여주인공이 노멀피플의 배우인 걸 알고 소설이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어요.
저런 환경에서 나중에 글을 쓴다니 더 읽고싶어집니다. 자매애와 이동의 자유에 대해 쓰신부분 어쩐지 뭉클해요.
다락방님 이미 북플에서는 여성주의 박사^^*

다락방 2023-01-11 10:28   좋아요 1 | URL
오, 여주인공이 노멀피플의 배우입니까? 노멀피플도 안봐서 잘은 모르지만, 영화 한 번 봐야겠어요. 저는 결말이 마음에 듭니다. 그러니까, 체이스를 죽인 범인이 마음에 든다는 말이지요. 저 재미있게 읽으면서 뒤에가 너무 궁금해져서 중간에 다른 분들 리뷰 보려다가 스포 밟기 싫어서 꾹 참았어요. 미미님도 읽게 되시면 꼭 감상 남겨주세요! 후훗.

여성주의 박사라뇨, 저는 한참 멀었어요. 한참, 한참... ㅠㅠ

- 2023-01-11 1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왕 자매애왕 우정왕 윤리왕 이인간 참인간 다박사!

잠자냥 2023-01-11 13:51   좋아요 1 | URL
두메뉴왕 자뻑왕 전완근집착왕

다락방 2023-01-11 14:07   좋아요 2 | URL
흐음.. 제가 뭐 그렇게 다 왕인것 같진 않은데요. 음... 전완근집착왕, 자뻑왕, 윤리왕 까지는 내가 끄덕이겠는데, 두메뉴왕..은 아닐걸요? 오늘 점심에 메뉴 하나 먹었단 말입니다!!

그리고 우정도, 잘 모르겠어요. 난 우정과 사랑에 좀 문제있는 인간인것 같아요.. (먼 산)

잠자냥 2023-01-11 14:20   좋아요 1 | URL
그렇게 겸손한 모습 안 어울려요.
그쟝 자화자찬해요....

- 2023-01-11 14:24   좋아요 0 | URL
문제을 문제화해서 윤리를 발명해나가실 분입을 압니다. 다부장님은 다 좋은데 완벽주의 없는 게 가장 좋아요!

다락방 2023-01-11 16:05   좋아요 0 | URL
잠자냥 님/ 제가 그렇게 겸손과 거리가 멀었나요? ㅋㅋㅋㅋ

공쟝쟝 님/ 완벽주의가 없다는 게.. 칭찬인지 욕인지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3-01-11 18:53   좋아요 0 | URL
사람이 완벽주의가 없는 데에 있어 완벽하다는 것, 바로 칭찬 ❤️ 완벽한 완벽주의 ❤️
 

작년 한해 만약 '올해의 책'을 선정해서 페이퍼를 썼다면,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오, 윌리엄》이 되었을 것이다. 그것은 너무 뻔한 결과라서, 그러니까 스트라우트 책을 읽었다면 그러지 않을 수 없지 않나, 하는 뻔한 결과라서 뭔가 올해의 책 선정 페이퍼 같은거 쓰기가 싫었다. 여기까지는 반만 진실이고 나머지 절반의 진실은 쓰기가 너무 귀찮았다...


요즘 친구들과 오, 윌리엄 원서를 읽고 있다. 읽으면서 진짜 너무 좋다고 다들 감탄하고 지금까지 읽은 스트라우트 작품중 이게 최고이다, 베스트다 호들갑을 떨고 있다.
















좋은 지점이 너무 많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그런 지점들이 나온다. 이 책을 읽으면서 친구들과 나는, 자식을 버리고 남자 좋다고 떠나버리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고-그것은 주체적이라고 해야 하는건가, 그러나 남겨진 아기는?- 그러나 그녀의 어린 시절 환경을 보면 그럴 수밖에 없지 않았나 하는 것까지도 이야기를 나눈다. 나는 루시의 전남편 윌리엄의 세번째 결혼까지 실패하고 그과정들에 역시나 윌리엄의 불륜이 있었던 걸 알게 되면서 루시가 '그러니까 그건 내 잘못이 아니었구나' 깨닫는 장면도 소름돋게 좋았다. 윌리엄의 어머니와 자신에게서 비슷한 점을 발견하고 윌리엄에게 '너는 엄마같은 여자랑 결혼한거야' 라고 말했을 때는 가슴이 얼마나 쑤셔대던지.


스트라우트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많지만 내가 오 윌리엄까지 읽으면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그녀 소설의 최대 장점은, 그녀가 자신이 창조해낸 인물들에 대해 가치평가를 한다든가 변명을 해주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 남자가 바람을 폈어 나쁜 놈이지? 이 남자가 불법촬영을 햇어 죽일놈이지? 이 여자가 가난했어 불쌍하지? 이 사람은 물에 빠진 누군가를 구하려고 시도해 정의롭지? 라는 식의 흐름을 결코 보이지 않는다는 거다. 스트라우트는 다만, 그들의 삶을 그려내보일 뿐이다. 자 이 사람은 이렇게 살아왔고 지금은 이렇게 살고 있다, 이 사람은 이 대화에서 이런 감정을 느꼈다, 이 사람은 이 대화에서 이런 반응을 보였다를 그저 이야기할 뿐이다. 그걸 읽고 느끼는 감정은 온전하게 독자의 몫이다. 왜 그녀는 그런 선택을 했을까, 왜 그는 그런 선택을 했을까, 아 이래서 그랬구나 하는 수많은 감정들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안에서 일어난다. 스트라우트가 대신 해주지 않기 때문에 온전히 나의 몫이 되는거다. 나는 이런 이야기가, 이런 소설이 바로 문학이 가진 힘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이야기하고 독자는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바로 문학이 그리고 책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어제 정희진의 오디오 매거진을 듣는데 '읽는 것은 곧 읽는자가 다시 쓰는 행위이다'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스트라우트의 소설을 읽으면 나는 다시 쓰게 된다. 정희진 쌤의 말이 바로 그대로 실현된다. 책 속 인물들에 대해 변명을 하고 편을 들어주는 걸 스트라우트가 하지 않고 읽는 내가 하게 된다. 사랑도 동정도 분노도 연민도 기쁨도 스트라우트가 내게 심어주려 하지 않는다. 그저 펼쳐보일 뿐이다.



《올리브 키터리지》가 너무 좋아서 읽고 나서도 재차 훑곤 했는데 그 뒷이야기 《다시, 올리브》가 더 좋았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대부분 후속작은 실망하기 마련 아닌가?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이 좋았는데 《오, 윌리엄》의 출간 소식에 좋으면서도 그게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다. 루시의 헤어진 남편 이야기가 도대체 어떤식으로 흘러갈까? 그런데 놀랍게도, 오 윌리엄은 내가 그동안 읽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최고 작품이 되었다. 오, 윌리엄. 진짜 너무 좋다. 게다가 원서로 한 번 더 읽고 있노라니 홀랑 빠져들어. 나는 스트라우트의 모든 책을 원서로도 소장하자고 새삼 결심하게 되었다. 이미 올리브 키터리지, 내 이름은 루시 바턴, 오 윌리엄, 다시 올리브를 갖추었다. 그렇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도 사야겠어! 하고 알아보던 중에,
















친구가 보내준 선물이 도착했다.



아니, 루시 바턴 후속작이 또 나왔다. 오, 윌리엄의 후속작이기도 하다. 아아, 책이 너무나 아름답고 이 책이 내게 있음에 나는 너무나 행복하다 흑흑 ㅠㅠ


















한나 아렌트 책장의 그 수많은 책들 중 읽지 않은게 너무 많아서 토요일에는 어디 한 번 읽어보자, 하고 책장 앞에 섰다. 무얼 읽을까. 작년 한해 알라디너 들이 극찬했던 한나 아렌트의 전기를 읽을까, 하다가 생일에 선물 받았던 크리스테바의 한나 아렌트를 꺼내들었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예정이었던 터라 가방을 가볍게 하고 싶었다. 그러니 얇은 책이 나았다. 그렇게 나는 이 얇은 책을 들고 아가 조카네 집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한나 아렌트의 철학서를 읽어본 게 없어서-아이히만, 전체주의, 인간의 조건- 과연 내가 이걸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총 5강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1강과 2강은 정말 좋았다. 특히 이런 부분을 읽을 때는 울고 싶을 만큼 좋았다.


이 위협에 직면해서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The HumanCondition에서 삶에 대한 맹렬한 방어를 구축한다. 소비주의의생기론적 결정론과 ‘생명 활동‘ vital process에 대한 현대 과학기술의 헌신 속에서 단지 틀에 박힌 듯이 재생산되는 삶에 대한정반대 극단에서 아렌트는 그녀가 기꺼이 ‘삶의 기적‘ the miracleof life 이라고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 각각의, 그리고 모든 탄생의 고유함에 대해 찬양을 올린다.



세계, 인간사 영역을 그 통상적이고, ‘자연적인‘ 파멸로부터 구하는 기적은 궁극적으로 탄생성이라는 사실인데, 그 안에 행위능력이 존재론적으로 뿌리내리고 있다. 그것은 다시 말해 새로운 인간의 탄생이고 새로운 시작이며, 그들이 태어남으로 인해서 가능해지는 행위인 것이다. - P15



한나 아렌트는 행위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는데, 인간이 태어남으로써 일단 그 행위가 가능해진다는 거다. 태어나는 게 행위라고, 인간이 태어남으로써 인간을 파멸로부터 구할 수 있다는 거다. 이게 《인간의 조건》에 나오는 구절이라는 거다. 아 진짜 너무 좋지 않나. 한나 아렌트의 철학서들중 내가 만약 읽게 된다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 가장 첫 책이 될거라고 막연히 짐작하고 있었는데, 토요일 지하철 안에서 이 부분 읽고 너무 좋아서 당장 교보문고에 바로드림으로 《인간의 조건》을 주문해버렸다. 당장 필요하다. 당장 읽진 않더라도 당장 갖추어야 한다! 이 책을 지금 가지고 있어서 바로드림 가능한 곳은 잠실점이란다. 오케바리, 내가 간다. 잠실점에 있는 책 내가 갖겠어!


그렇게 일요일에 교보문고에 《인간의 조건》을 찾으러 가면서, 그런데 딸랑 한 권 남아있다고 하니 책 상태가 좀 안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이 책 너무 갖고 싶고 (안읽었지만)벌써 너무 좋고, 내가 그렇게 책 상태에 막 까다로운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책이 지저분한 건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아, 만약 교보가서 책 찾는데 책 상태가 마음에 안든다면 거침없이 환불요청 하겠어! 으르렁- 하는 마음으로 교보에 도착해서 바로드림으로 책을 수령하는데, 아니.. 책이.. 비닐 포장이 되어있었던 겁니다. 세상에!! 나는 직원분께, 이 책 원래 이렇게 포장되어 있었나요? 물었더니 직원분은 그렇다고 해주셨다. 그러니 책 상태는 좋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샤라라랑~ 너무 기분이 좋아버렸어..



(부러 원서들 앞에서 사진 찍어 보았다. 뽀대를 위해! for 뽀대!!)




한나 아렌트 책을 읽기 전에는 《보부아르의 말》을 읽었다.















여느때처럼 책을 펼쳐 책날개의 작가 소개를 읽는데, 아니 보부아르를 인터뷰한 '알리스 슈바르처'도 완전 페미니스트이고 슈바르처가 쓴 저서중에 《아주 작은 차이 그 엄청난 결과》가 있다는 게 아닌가! 꺅 >.< 내가 또 이 책을 가지고 있지. 나란 여자, 없는게 없는 사람! 내 스스로 다 갖추는 사람. 슈바르처 님, 제가 님의 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껄껄... 좋구먼. 좋다. 내 책장에 슈바르처의 책이 있다니. 어쩐지 좋구먼유. 

《보부아르의 말》을 읽으면 굉장히 보부아르가 급진페미라는 걸 알 수 있는데 슈바르처도 짱 급진이다 ㅋㅋ 사르트르 공격한다 슈바르처가 ㅋㅋㅋㅋㅋ 아무튼 슈바르처 좋아서 이 책도 곧 읽어야겠다.



아무튼, 그래서 월요일의 책탑은 이렇습니다.




소박하다. 으하하하.

《바바야가의 밤》은 《올랜도》읽다가 머리 식힐겸 꺼내들었는데 재미있어서 내친김에 다 읽었다. 얇은 책이라 가능했다. 영화로 만들어지면 볼 의향이 백프로다. 특히 활과 화살을 이용해 나쁜놈 고환을 명중시키는 장면 같은 거, 자주 화면에 등장했으면 좋겠다.


《죄와 속죄의 저편》은 워낙에도 도덕, 윤리, 죄, 선과 악 같은거에 관심 많은데, '장 아메리가' 가 말한다니 읽어보고 싶었다. (오리지널 신만 생각나네요~) 


《SKEPTIC》은 저 큰 타이틀에서 보이는 것처럼 성격이란 무엇인가.. 읽어볼라고 샀다. 성격이란 무엇인가욤?

















토요일에 아가 조카 보고왔다. 아가조카랑 같이 밥먹었던 마트 건물에 알라딘 중고서점이 생겼다고 해서 아가조카랑 함께 갔었는데 요즘 공룡에 관심 생긴 아가 조카 공룡 스티커북 득템한 부분.. 가방에 넣고 가져가려고 했더니 아가조카가 자기가 들고 가겠다고 한다. 나 보더니 공룡 흉내 내더라. 진짜. 와. 너무 귀욤. 





월요일이 오는 게 싫었다. 너무너무 싫었다. 오지 않기를 바랐다. 그러나 시간이 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건, 다른 모든 것들에 대해서도 포기해야 한다는 걸 의미했다. 그래서 잘 견뎌보자고, 잘 버텨보자고, 어디 한 번 해보자고 생각했다.

요즘은 매일 머시 수아레스를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자전거보다 훨씬 더 간절히 바란 것들이 있는데, 아무리 원해도 얻지 못한다는 건 알고 있다. 나는 할아버지가 병들지 않기를 바랐고, 내 주변의 세상이 ‘늘 그대로‘이기를 바랐다. 소중한 것들이 변치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늘 그대로‘라는 것은 이네스 고모가 사이먼 아저씨를 사랑할 기회가 없을 거라는 뜻이다. 오빠가 대학에서 훨씬 더 똑똑해지지 못할 거라는 뜻이다. 내가 조금도 성장하지 않을 거라는 뜻이다. ‘늘 그대로‘라는 건 할아버지의 변화만큼 슬픈 일일지도 모른다.

나는 내년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그건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괜찮다. 무슨 일이든 헤쳐 나갈 수 있다.

조금 더 힘든 기어로 바뀔 뿐이다. 난 그저 크게 숨 한번 쉬고 힘차게 페달을 밟아 나가면 된다. - P417





이만 총총.


댓글(31) 먼댓글(0) 좋아요(5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망고 2023-01-09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바닷가 루시 제꺼랑 껍데기가 달라요 이건 영국판인가요? 🤔

다락방 2023-01-09 09:39   좋아요 0 | URL
망고 님 댓글 읽고 검색해보니 제가 가진 게 영국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영국판은 뭐가 다를까요? 본문은 똑같겠죠? 아 빨리 번역본 나왔으면 좋겠어요!

망고 2023-01-09 09:47   좋아요 0 | URL
영국판 표지 고전적이고 좋아요ㅎㅎㅎ미국판은 늘 글씨가 한가득 커다랗게 팍팍 박혀있어서 표지만 보면 엄청 시끄러운 느낌이라ㅋㅋㅋㅋ정작 소설은 조용한데 말이죠^^

다락방 2023-01-09 10:38   좋아요 0 | URL
Lucy by the sea 는 또 어떤 이야기가 들어있을까요? 아 너무 궁금합니다. 책이 나올때마다 저번보다 더 좋은 책을 내시는 스트라우트 님 ㅠㅠ

망고 2023-01-09 12:55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이번 루시는 좀... 오 윌리엄이 더 좋았어요^^

다락방 2023-01-09 14:49   좋아요 0 | URL
오 루시 바이 더 씨 도 벌써 읽으셨어요?? 😱

단발머리 2023-01-09 09: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느때처럼 책을 펼쳐 책날개의 작가 소개를 읽는데, 아니 보부아르를 인터뷰한 ‘알리스 슈바르처‘도 완전 페미니스트이고 .....

저 여기까지 읽고 슈바르처 누구지? 했단 말이에요.

슈바르처가 쓴 저서중에 《아주 작은 차이 그 엄청난 결과》가 있다는 게 아닌가!

엥? 저 이 책 읽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우아... 나 작가 이름도 모르네요. 보부아르 인터뷰한 사람이 이 사람이라니 질문과 답이 얼마나 우아할 것인가. 얼른 가서 봐야겠어요.


오늘도 캐나다뷰는 아름답네요. 언제나.... 책이랑 커피랑 캐나다뷰는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어요. 저도 윌리엄 페이퍼 준비 중인데 아 쓰기 싫다... 이러면서 다른 책 읽고 있어요. 다락방님의 끈기와 근면성실 너무너무 대단해요. 항상 존경하고 있습니다!!

다락방 2023-01-09 09:48   좋아요 3 | URL
저도 슈바르처 만 보고서는 으응~ 넘겼는데, 그러니까 지구상의 어느 누군가구나, 라고만 생각했는데 책 제목을 보니, 아이 이것은 내가 가진 책! 이렇게 된것입니다. 제가 예전에, 아주 오래전에 말이죠. 작가 이름을 똭- 대면 책 제목을 촤르륵 댈 수 있었던 때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왜 이렇게 된걸까요? 제가 그리고 예전에 말입니다, 말도 참 잘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왜 자꾸 더듬댈까요? 이거.. 노화인가요? ㅠㅠ

윌리엄 페이퍼 써주세요, 단발머리 님! 아 윌리엄 소설이 너무 좋아요. 진짜 좋네요. 너무 짱 ㅠㅠ

우리 이거 읽기를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여러분 덕에 제가 오 윌리엄을 원서로 읽습니다. 물론 번역본 없이는 못읽지만... 흑흑 ㅠㅠ

잠자냥 2023-01-09 09: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부러 원서들 앞에서 사진 찍어 보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알고 있었따! ㅋㅋㅋㅋ
루시 책 예쁘네요. 이제야 루시를 알게 된 저는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그나저나 <오, 윌리엄>이 루시 전 남편............(책을 늦게 읽으면 이런 스포일러가! ㅋㅋㅋ)

다락방 2023-01-09 09:46   좋아요 2 | URL
아 <무엇이든 가능하다> 에 그게 안나오던가요? ㅋㅋ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을 읽으면 나올 것입니다. 이것도 진짜 루시 바턴보다 오 윌리엄이 더 좋네요. 화자는 루시 입니다.

왜 원서가 더 뽀대날까요? 이건 저의 사대주의 탓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09 12:04   좋아요 1 | URL
괜찮아요. 사대주의. 난 이해해.....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9 12:12   좋아요 0 | URL
제 안의 사대주의 뿌리가 깊습니다.. 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1-09 09: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월요일만 되면 다락방님의 글이 올라왔을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서재에 옵니다^^;

무엇보다 친구분이 보내주신 스트라우트 원서 정말 이쁘네요ㅠㅠ 저도 오늘 유독 일어나기 힘들었습니다ㅜㅜ 다락방님 덕분에 그래도 힘차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화이팅하는 한주 보내세요^^

다락방 2023-01-09 10:37   좋아요 2 | URL
아 거리의 화가 님. 거리의 화가 님께 오늘의 댓글상 드립니다. 너무 아름다운 댓글이네요. 흑흑. 이런 댓글을 받을때면 아 글쓰기 정말 잘했구나 앞으로도 열심히 써야겠구나 하게 됩니다. 아름다운 댓글 감사합니다. 흑 ㅠㅠ

네, 저도 지난 한주 내내 긴장하며 일했고 이번주도 그러한데 제가 긴장해도 오늘은 오늘의 태양이 뜨고 내일은 내일의 바람이 부는거니까요. 저는 일단 힘차게 버텨나가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겠지요. 우리 화이팅합시다, 거리의화가 님!! 빠샤!!

- 2023-01-09 1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확해요, 아 정확해! 맞아요! 스트라우트가 그래요! 희진 샘이 그래요! 그리고 한나 아렌트가 말하죠. 삶과 사유는 하나이며 같은 것이고 그것은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고. 다락방은 말합니다. 도리페이지의 긴긴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다락방 2023-01-09 11:47   좋아요 1 | URL
올리브 키터리지를 좋아하면서도 왜이렇게 좋은가에 대해 구체적 이유를 찾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스트라우트의 책을 반복해 읽으면서 가장 큰 장점은 등장인물의 변명을 해주지 않는다는데 있다는 생각이 확 들더라고요. 제가 워낙 작가가 끼어들고 작가가 보이는 소설을 싫어하는데 스트라우트는 올리브 키터리지에서도 루시 바턴에서도 전혀 보이지 않아요. 올리브가 보이고 루시가 보이죠. 진짜 소름끼치게 좋은 작가입니다. 흑흑 ㅠㅠ 루시 바턴 두 번 읽었는데 한 번 더 읽어야겠어요!!

은오 2023-01-09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서 읽고 한나 아렌트 읽고 울고싶을 만큼 좋아하는 다락방님 멋쪄...🥹

당장 읽진 않더라도 당장 갖추어야 한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뭔지 압니다. 까다로운 사람으로서 맘 졸이며 읽었는데 결말이 너무 마음에 드네요. 비닐포장! 👏👏👏
죄와 속죄의 저편은 저도 담아놨는데요, 이 글 읽으니까 빨리 갖추고 싶어짐...

다락방 2023-01-09 12:13   좋아요 3 | URL
사실 저는 원서를 읽는다고 하기에는 좀 부끄러운데요, 번역본 없으면 감히 시도도 못하거든요. 번역본 읽고 그 부분 원서 읽고 그렇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너무 어려우면 번역본하고 나란히 놓고 한 줄씩 대조하고요. 하아- 언제쯤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날아가도 놀라지 말아요~ 가 아니라 자유롭게 원서를 팍팍 읽을 수 있을까요?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요? 흐..

죄와 속죄의 저편을 사두고 저는 오늘 <데블>이란 책을 주문했습니다. 저는 필시 또라이..인듯 합니다. 자꾸만 자꾸만 사들이는 또라이...

독서괭 2023-01-09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도 아가조카의 귀염뽀짝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으셔서 얼른 달려왔습니다! 큰 화면으로 보니 더욱 귀엽군요 ㅎㅎ 머리 다 헝클어짐 ㅋㅋ 보아하니 24개월에서 36개월 사이로 추정되는데 벌써 공룡시기가 왔나 봅니당~ 귀요미~~
<인간의 조건>은 생각보다 안 두껍네요? 전집에 있는 건 엄청 두꺼웠던 것 같은데..
그나저나 저는 스트라우트 <올리브키터리지>랑 <다시,올리브>밖에 읽지 않았지만 다락방님의 말씀에 매우 공감합니다. 평가하지 않고 그냥 보여주는 것. 아주 담담한데 감동이 뙇.. 루시바턴 시리즈가 또 그렇게 좋다고, 점점더 좋다고 하시니 참.. 꼭 읽을 거여요.. ㅠㅠ
아렌트 읽기 화이팅입니다~! 올랜도도!! ㅋㅋ

다락방 2023-01-09 12:17   좋아요 1 | URL
정확히 24개월이 된 아가입니다. 독서괭 님은 천재입니까? ㅋ ㅑ -
게다가 잊지 않고 아가조카의 귀염뽀짝을 언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가조카의 귀여움 드러내기 위한 페이퍼인데 아무도 그걸 언급해주지 않아서 서운했어요. 흑흑 ㅠㅠ 독서괭 님 만세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이번에 놀러갔는데 양 손 요케 공룡 손처럼 해가지고 저보고 크아- 이러는데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울뻔했어요 너무 귀여워서. 하아-

저도 인간의 조건 생각보다 안두꺼워서 너무 좋았는데 아무데나 똭- 한 번 펼쳤다가 헉! 하고 그냥 다시 넣어두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과연 펼치고 읽어볼 날이.. 올까요?

루시 바턴 시리즈가 진짜 너무 좋아요, 독서괭 님. 올리브한테 미안할 정도로요 ㅠㅠ 특히 이번 <오, 윌리엄>은 압권입니다!! ㅠㅠ

올랜도는 지금 잠시 저랑 거리두기 중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09 12:20   좋아요 1 | URL
올랜도는 그렇게 다시 다부장 곁으로 오지 못했으니.

독서괭 2023-01-09 12:25   좋아요 1 | URL
오 사실 딱 보고 두돌정도? 라고 생각했는데 위쪽에서 찍은 사진이라 아이가 작아보일 수도 있겠다 싶어 범위를 넓혔습니다 ㅋㅋ 눈썰미 좋단 얘기 태어나 한번도 들은 적이 없지만 애들 나이는 대충 맞추는 엄마의 능력 ㅋㅋ

책읽는나무 2023-01-09 12:59   좋아요 0 | URL
독서괭님 또 맞췄어!!!!
벌써 몇 번쨉니까?
퀴즈 프로에 보내야 할 사람!!
장학퀴즈 이런 건 모르시죠?
골든벨만 아시려나?ㅋㅋㅋ

다락방 2023-01-09 15:30   좋아요 1 | URL
잠자냥 님/ 일전에 제가 사귀던 사람에게 ‘우리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하였는데 결국 헤어짐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런.. 것이죠?


독서괭 님/ 애들 나이 맞추는 거 너무 짱이네요! 저는 조카를 세 명이나 두고있는데 아직도 모르겠어요!! ㅠㅠ


책읽는나무 님/ 장학퀴즈 ㅋㅋㅋㅋㅋㅋㅋ 전 압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1-09 18:05   좋아요 1 | URL
에이 장학퀴즈야 알죠~ 그거 지금도 하나요? 🤔

책읽는나무 2023-01-09 19:13   좋아요 0 | URL
장학퀴즈 알아요?
나 국민학교 때 했었는데??
그거 지금도 하나요?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1-09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친척 조카 결혼식에 참석하느라 제 조카를 만나고 왔었어요.
커다란 울 초딩 조카 보다가 다락방님 조카 보니까 정말 귀염뽀작이란 단어가 어울릴 조카네요^^
공룡 흉내....ㅋㅋㅋㅋ
상상됩니다ㅋㅋㅋ 눈은 없고, 이는 자그마하면서 코에 주름 잡힐 듯한 표정이었을 것 같아요ㅋㅋㅋ 귀여웠겠습니다^^
저는 울 조카가 집에 가기 싫다고 놀러가야 한다고 그렁그렁 눈물 맺힌 걸 보면서도 언능 집에 가!!!! 차 문 열어 줘서 차에 타게 재촉해준 고모라....어제 오늘 좀 찜찜?ㅋㅋㅋ

암튼 갈수록 다락방님 책탑이 사회적?으로 바뀌는 것 같아요.
소설책들도 왠지 사회 또는 철학파트처럼 보여요. 고급집니다^^

다락방 2023-01-09 15:34   좋아요 2 | URL
저의 첫째 조카가 초등을 졸업하고 중학생이 됩니다. ㅋ ㅑ - 시간 한 번 빠르네요. 제가 첫째 조카 생겼다는 소식에 알라딘에 페이퍼 썼었는데요. 저 이제 조카 생기는데 임신한 여동생에게 어떤 책을 사주면 좋을까요? 막 이런거 물어보는 페이퍼 썼었고요, 많은 알라디너 분들이 태어난 아가조카와 어린 조카를 위해 어린이책들을 부지런히 보내주고 그러셨습니다. 그 아가가 이제 중학생이 되었어요! 아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

아가 아직 말을 잘 못하는데요 그런데도 손으로 위협하면서 입으로는 크아- 막 이래요. 아 진짜 귀염뽀짝 ㅋㅋ 제가 오죽하면 예정에도 없었는데 토요일에 아침 먹다가 가야겠다, 아가 보러 가야겠다!! 하고 바로 슝- 날아간 거 아니겠습니까. 아하하하하. 아 너무 귀여워요 아가 조카.

책나무 님, 그게 말입니다. 제가 오늘 책을... 어마어마하게 질렀어요. 알라딘에서 적립금 4만원 받고 16만원어치 질렀어요. 다음주 월요일에 기대해주세요. 저의 책탑을 .. 아마도 사회적인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지 않을까.. 합니다. 확신할 순 없어요. 저도 제가 뭘 샀는지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Falstaff 2023-01-09 17: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해 루시 바턴 시리즈 읽으려고 하는데요, 추천할 순서가 혹시 있을까요? 아마 올해 안에는 다 읽을 거 같은데 말입죠.

다락방 2023-01-09 18:19   좋아요 2 | URL
내 이름은 루시 바턴- 무엇이든 가능하다 - 오 윌리엄 순을 추천합니다!! 으으.. 골드문트 님이 읽으신다니, 떨립니다!!

잠자냥 2023-01-10 17:19   좋아요 1 | URL
떨리기까지! ㅋㅋㅋ
 
시몬 드 보부아르 - 세상에 맞선 소녀
소피 카르캥 지음, 올리비에 그로주노프스키 그림, 권지현 옮김 / 거북이북스(북소울)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아이들에게 시몬 드 보부아르를 소개하기 위한 책인 듯.
어릴 적의 시몬과 사르트르를 만나기까지의 시몬의 이야기. 제2의성을 비롯한 글쓰기나 급진적 페미니스트가 된 그 후의 이야기들이 전혀 언급되지 않아 매우 아쉽다. 보부아르 입문서 중의 입문서 중의 입문서. 미국인과의 사랑도 보고싶었어!

댓글(3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오 2023-01-09 0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다락방님 등산에 책 두권에 이게 가능한일임니까 사람맞나요? 🫢

다락방 2023-01-09 09:41   좋아요 0 | URL
은오 님, 제가 등산한 건 어떻게 아셨죠? 설마.. 저랑 트친이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등산은 중간에 올라가다 내려왔고 등산이라기 보다는, 그건 그냥 둘레길 걷는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리고 책 한 권은 얇은데다가 다른 한 권은 만화.. 였습니다. ㅋㅋㅋㅋㅋ

은오 2023-01-09 11:22   좋아요 1 | URL
후후후 제가 다락방님을 예전부터 팔로우 해놨더라고요? 구독계로 굴리는 계정이라 맞팔은 아니구요 ㅋㅋㅋ
원래는 그냥 보고 넘어가는 트윗이었는데, 여기서 다락방님을 알고 나니까 멀리서 좋아하는 사람 보면 그사람만 보이는것마냥 다락방님 트윗이 눈에 너무 잘 들어오기 시작했지말입니다. 하...이런게 사랑...?

다락방 2023-01-09 11:49   좋아요 1 | URL
저는 인간의 매력이란 것에 대해서 정말 자주 생각하거든요. 왜, 별로 예쁘지 않아도 막 사랑이 솟아나는 사람이 있고 누가봐도 뒤돌아볼 외모를 가졌지만 볼수록 정 떨어지는 사람이 있고. 그렇다면 그들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걸까, 그건 그냥 타고난 매력과 팔자 탓인건가? 이런 생각을 오래 하면서 그러나 답을 찾지는 못했어요. 그런데, 오늘 은오 님 댓글 보면서, 아 은오님은 본질적으로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구나, 사랑을 불러모으는 사람이구나! 하는 걸 알게 됩니다. 이것도 사랑인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1-09 12:12   좋아요 0 | URL
아 정말 간질거리는 댓글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이건 제가 다락방님을 좋아해서 나오는 것! 아무한테나 불러모으지 않는다! 사랑 맞는 것 같아요...💕

다락방 2023-01-09 15:37   좋아요 1 | URL
사랑인걸 사랑인걸 지워봐도 사랑인걸~
아무리 비워내도 내 안에는 너만 살아~ ♪

잠자냥 2023-01-09 00: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국인과의 사랑은 음 암 음…. 아이들 용이라면 부적절해서?! ㅋ 보부아르 언니가 그 미국인과 마침내 육체적 극한 황홀 지경에 이르렀으니….

단발머리 2023-01-09 09:25   좋아요 0 | URL
말줄임표 뒤에 좀..... 부탁드립니다 (굽신굽신)

다락방 2023-01-09 09:5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보니까 아이들 용이긴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좀 격한(?) 내용은 나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보부아르와 미국인남자와의 육체적 사랑을 그림으로 좀 보고싶네요. 하아- 이것은 저의 더티한 욕망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1-09 11:19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정말 너무 변태야ㅜ

다락방 2023-01-09 11:51   좋아요 2 | URL
인간은 누구나 저마다의 변태끼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잠자냥 님이라고 예외일 순 없겠죠. (응?)
은오 님의 변태끼는 무엇인가요?

저는 변태끼에 대해서는 여기서 차마 밝힐 수는 없고(은밀한 19금 이라서요) , 개인적으로 전완근과 등근육에 몹시 끌리는 타입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1-09 12:15   좋아요 0 | URL
그렇지만 잠자냥님의 19금공장은 예외적으로 유독 부지런히 돌아가는듯 합니다. 쉬는 시간도 없어... 노빠꾸야...
그 은밀한 19금은 나중에라도 들려주세요 ㅋㅋㅋㅋㅋ 저는 일단 헬스장을 알아봐야겠습니다 😆

잠자냥 2023-01-09 12:16   좋아요 0 | URL
아마도 사르트르가 열폭하지 않았을까 뭐 저 혼자 속으로 고소해했었다는 후문.

잠자냥 2023-01-09 12:17   좋아요 1 | URL
근데 은오님, 다부장은 뼛속까지 이성애자에요. 자꾸 노리지 마. 다쳐! 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9 12:18   좋아요 2 | URL
예외적으로 유독 부지런히 돌아가는 잠자냥 님의 19금 공장~ 너무 마음에 듭니다. 제가 잠자냥 님을 좋아하는 것도 어쩌면 그래서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동안 문학적이라서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변태끼에 끌린 거였나...

다락방 2023-01-09 12:18   좋아요 1 | URL
아니 제가 그동안 이성애자로 살아온 게 사실이지만 남은 생도 이성애자로 살라는 보장은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라지만, 여전히 으르렁 거리는 남성의 전완근에 쌍코피 터지는 사람..)

잠자냥 2023-01-09 12:21   좋아요 0 | URL
제가 좀 사람 볼(?) 줄 아는데. 다부장님이 남은 생애 동안 동성을 연인으로 사랑하게 될 확률은 0%입니다.
보장합니다.

은오 2023-01-09 12:22   좋아요 0 | URL
후... 잠자냥님은요?

잠자냥 2023-01-09 12:25   좋아요 1 | URL
전 다부장님 과는 아닙니다만, 은오 님은 아니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녕~

은오 2023-01-09 12:29   좋아요 0 | URL
이런... 다부장님과는 아니라는 말은 안하셨어야 했습니다. 포기가 안되잖아요? ㅋ

다락방 2023-01-09 12:3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이 댓글은 어디로 가는것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09 12:37   좋아요 1 | URL
은오 님 띄어쓰기를 잘 하세요.

다부장님과는 아닙니다만
다부장님 과는 아닙니다만

아, 큰 차이...는 없군요.

은오 2023-01-09 12:4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오늘 느꼈습니다 다락방님이 잠자냥님 왜 좋아하는지

다락방 2023-01-09 12:43   좋아요 1 | URL
잠자냥 님 제가 보기엔 은오 님은 제대로 읽으셨습니다. 다락방과(철저한 이성애자)가 아니라는 것, 그것을 굵은 글자로 보셨습니다..

은오 2023-01-09 12:50   좋아요 2 | URL
그렇습니다 ㅋㅋㅋㅋ 잠자냥님도 아시는 것 같은데 나는 철저한 이성애자도 아니고 다락방이랑도 아니다! 하시는 것 같아욬ㅋㅋㅋㅋ진짜 웃겨
어찌됐건 다락방님이나 잠자냥님이나 저한테 가능성은 있는 것 같습니다만, 기다려 보시죠? 😉 두분 다른 매력이 있어서 제가 좀 고민되긴 합니다만... 둘 다 좋아할래. ㅜㅜ

- 2023-01-09 15:14   좋아요 1 | URL
은오님....그래.... 그렇게 결론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무럭무럭 자라서 그 둘다를 합친 사람이 되기 로했는 데 바로 공쟝쟝이다 ㅋㅋㅋ (어따 비볏!!!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9 15:35   좋아요 3 | URL
십년 아니 오년후에 봅시다. 우리는 각자 어떤 모습으로 되어있는지. 다들 오년동안은 꼼짝 않고 알라딘 하기예요!! 약속~~ 새끼손가락 고이 걸고 꼭 꼭 약속해~~ ♪

은오 2023-01-09 17:51   좋아요 0 | URL
쟝님은 여기서 더이상 안 자라도 이미 저를 첫눈에 반하게 만든 사람이면서ㅋㅋㅋㅋㅋ

그렇게혜윰 2023-01-12 08: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최근엔 아이들이 존경하는 인물에 보부아르 이름이 나오기도 해요 이런 책들 덕분인가봐요^^

다락방 2023-01-12 09:11   좋아요 1 | URL
저는 어릴 때 보부아르 모르고 살았는데 어른이 되어서도 아주 나중에 알게 됐는데, 그런걸 보면 세상은 변하고 있긴 한걸까요. 흑흑
 
한나 아렌트 - 삶은 하나의 이야기다
줄리아 크리스테바 지음, 이은선 옮김 / 늘봄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의 조건이 언급된 부분들은 너무 흥미로웠지만 총 3,4 강은 어렵고 이해도 힘들었다. 한나 아렌트 철학을 이해한 뒤에 비로소 재미있게 느껴질 듯. 탄생이 곧 행위이며 삶은 이야기라는 주장이 너무 좋아서 인간의 조건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크리스테바의 한나 아렌트 강의를 듣는 학생들 부럽 ㅠ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2023-01-09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려워서 퇴각 ㅋㅋㅋㅋ 그래도 다락방님은 다 읽으셨군요?!

다락방 2023-01-09 07:49   좋아요 1 | URL
억지로 다 읽기는 했지만 이걸 읽었다고 해도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진짜 양미간에 주름 뽝 생기면서 읽었어요. 그래도 일단 읽어두면 나중에 한나 아렌트 책 읽을 때 어떻게든 도움이 되겠지.. 하면서 읽엇습니다. 아하하하.

단발머리 2023-01-09 0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좀 쉬었다 올게요. 어려워보이고 실제로도 어려울 거 같아요.
저 어제 <전체주의의 기원> 읽다가 식탁에서 그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9 09:51   좋아요 1 | URL
저는 이거 읽다가 잤습니다. 3,4 강은 너무.. 하아.
아니 그런데 제가 페이퍼 쓰려다가 말았는데, 세상에 이게 크리스테바가 실제로 한나 아렌트를 주제로 강의한 걸 적은 책인거예요. 이 강의를 듣는 대학생들이 지구 어디에 있단 말입니다.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아.. 페이퍼 쓸까...흠흠....

단발머리 2023-01-09 10:14   좋아요 1 | URL
쓰세요쓰세요쓰세요쓰세세세세세세쓰쓰쓰쓰쓰!!! 😎😎😎

- 2023-01-09 10:32   좋아요 0 | URL
저도 2장까지 읽고 겸손해진 뒤 3장에선 아렌트 읽기를 평생의 미션으로 삼음…

단발머리 2023-01-09 10:37   좋아요 0 | URL
저도 어제 <전체주의의 기원> 재밌다고 깝치다가 ㅋㅋㅋㅋㅋ 64쪽에서 취침 😪

다락방 2023-01-09 10:39   좋아요 0 | URL
저는 3강 읽다가 침대로 가서 낮잠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3-01-09 10:45   좋아요 0 | URL
[단독] 한나 아렌트와 그의 관련저서에서 급속한 수면을 제공하는 신경전달 물질이 발견

다락방 2023-01-09 10:47   좋아요 1 | URL
효과가 매우 좋은것으로 드러나. 불면증 환자에게 한나 아렌트 책을 처방하는 것이 의사들 커뮤니티에서 공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