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의 행복은 나의 행복


신은 나를 사랑해 그를 만드셨대요, 가 아니라

신은 나를 사랑해 내가 《설득》을 재독할 때쯤 영화를 개봉해주셨... 


설득을 읽을 때쯤 이 영화가 나올 거라는 소식을 듣고도 예고편 보기를 망설였었다. 나는 내가 책을 읽을 때 내 나름대로 인물을 상상하는데 영상을 보고나면 내 상상에 제한이 생기니까 그게 영 싫었던 거다. 그래서 다 읽어갈 때쯤 예고를 보았고(다 읽고 봤나) 다코타 존슨이야 내가 너무 잘 알지만 예고속에서 남주인 엔트워스 역의 저 남주가.. 너무 못생겨서 ... 당황했다. 잘생겼다고 나오는데, 왜 저사람... 



아니 너무.. 그리고 왜 저렇게..... 깔끔하지 못한 느낌이.... 도대체 이 사람 누군가 싶어 찾아보았더니 '코스모 자비스' 라고 한다. 이게 시대극이라서 이런 모습으로 나와 이런건가, 현대물에서 이 사람은 잘생긴건가 검색해보았다.




음.. 머리카락 없는 쪽이 더 나은듯.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뭔가 살짝 로버트 패틴슨 닮은 것도 같다. 분위기가.

아니, 앤은 너무 예쁜데 ... 뭐 그렇다는 거다. 아 남주 너무 못생겨서 영화에 몰입이 안될것 같아.. 라고 생각하고 보았지만 또 보다보니까 지저분한대로 정이 든다.




영화 설득은 책 설득과 거의 비슷하게 흘러간다. 캐릭터도 그렇고 도입과 결말도 그렇고 다 비슷한데 간혹 설정을 바꾼게 있긴 했지만 어쨌든 전체적으로 비슷했다. 그러니 나는 이미 줄거리를 알면서 보는데도 아주 재미있게 봤다. 영국 풍경도 좋고 앤과 엔트워스가 함께 초원에 있거나 바다에 있거나 할 때의 자연 풍경도 진짜 근사하고 그 때 흘러나오는 영화 음악까지도 너무 좋다. 


설득은 다코타 존슨 혼자 끌어간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텐데 주인공 역할도 하면서 화자 역할도 하고 있다. 문득 설득의 여주인공인 다코타 존슨을 보면서 여성배우의 이력이란 것에 대해 생각했다. 사람들이 많이 보긴 했지만 그냥 야한 영화이기만 했던, 노출장면도 많이 나왔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오래전, 다코타 존슨이 주연이었다. 그 때 주연을 했기 때문에 다코타 존슨이 이름을 알릴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자 배우가 일단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오르기 위해서는 벗고 등장하는 영하를 찍어야 하는걸까, 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거다. (아, 이렇게 쓰긴 했지만 나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형편 없는 영화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원작을 나름대로 소프트하게 잘 풀어냈다고 생각한다.)


이건 영화 <노팅힐>에서 유명 영화배우로 나왔던 '애나'(줄리아 로버츠) 가 겪었던 일이기도 하다. 뭘 잘 몰랐을 때 찍었던 것이 포르노 영화가 되어있었고 전세계적 배우로 이름을 날린 지금 그 과거의 사진이 그녀의 발목을 잡았던거다. 그 때 애나가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숨기기 위해 휴 그랜트를 찾아왔던 거다.


여성 배우의 이력 이란 것에 대해 생각하면 나는 어쩔 수 없이 한국영화 <인간중독>도 생각난다. '임지연'이라는 신인 배우가 그 영화속에서 노출을 심하게 하고 그것 자체가 화제가 됐던 영화. 나는 그 영화를 보았는데 송승헌은 임지연만큼 노출하지도 않았고 섹스신에서 임지연만큼 움직이지도 않았다. 그 뒤로도 임지연은 다른 작품들을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내가 텔레비젼을 잘 보진 않지만, 여성 배우가 자신의 앞으로의 커리어를 위해 선택했을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오래전에 헐리우드 여성배우들을 인터뷰한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그 때 기네스 팰트로가 그런 얘길 했었다. 자신은 운이 좋아서 젊은 시절 그런 영화들을 찍지 않고 올 수 있었다고. 


누구나 다 자기 커리어를 위해 많은 부분 숙이고 들어가고 험한 걸 선택하기도 하지만 유독 여성에게는 젊은 육체가 성적으로 담보되는 일이 허다하다. 너가 그 직업으로 성공하고 싶으면 벗을 생각해라, 라는 말을 마주치게 되는건 배우 한정만은 아니다. 여성의 이력, 시작할 때와 2년 5년 10년 그리고 20년이 되어 어느 지점에 이르게 됐을 때, 그 시간들에는 무수히 많은 성적인 후려침이 있었을 것이다. 희롱과 멸시와 무시와 후려침. 



영화 내용으로 가자면 책의 내용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데,

앤은 8년전에 엔트워스와 결혼할 마음까지 먹었으나 그 때 남자가 가난하고 가진 것 없다는 이유로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쳐 그와 이별하게 된다. 8년이 지난 지금 재회하게 되는데 그들은 그동안 다른 사람들을 만나오면서 역시 그 사람만한 사람이 없었구나 를 생각하고 있었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다가오는데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며, 원망하는 시간도 있다가 결국은 다시 이어지게 된다, 는 거다. 

앤은 엔트워스를 만나지 못하는 8년간 그를 그리워했고 잊은 적이 없었으며 '다시는 보지 못할줄 알았다'고 하지만, 그런 그와 재회후에 다른 여성과 약혼한 소식을 듣고는 울고 절망한다. 이건 진짜 이별이겠구나, 하고.

내가 그 때의 앤이라면 나 역시 앤 처럼 울겠지만, 그러나 영화를 보는 내 입장에서는, '직접 물어, 남자에게 가 직접 물어, 너 약혼했다는 거 사실이니?' 직접 물어, 다른 사람의 말만 듣고 울지마!' 라고 어깨를 흔들어주고 싶었다. 울지마, 너가 안울어도 돼, 사실을 알면 울지 않을 수 있어!

그러나 여기에서 앤의 오해가 시작되고 저기에서 엔트워스의 오해가 시작되고, 그 사이에 다른 사람들이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왜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힘겹게 맺어져야 하는걸까?



흐름의 중반에 엔트워스는 앤과 둘이 있게 되었을 때, 자신이 절망하거나 앞이 보이지 않을 때면 '앤이라면 어떻게 할까'를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이 아는 가장 총명한 사람, 대응 능력이 뛰어난 사람, 차분하고 사려깊고 남을 생각하는 사람. 그런 앤에게 '네가 사회진출을 한다면 그 누구보다 훌륭한 제독이 될텐데 사회진출을 하지 못한다는 게 화가 난다' 고 한다. 영화 초반에도 앤이 독백한다. 여자가 끔찍한 가족으로 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가 결혼이고 다른 하나는 죽음이라고. 결혼 혹은 죽음이 아니라면 아빠가 끔찍하고 다른 가족이 끔찍해도 벗어날 방법이 없는 시대를, 앤은 살았다. 그래서 앤의 친구이자 돌아가신 어머니의 친구인 러셀 부인은 그녀에게 결혼하라고 한다. 너의 언니라면 평생을 집에서 혼자 살아도 만족하겠지만 너에겐 죽음이나 마찬가지일 거라고. 앤은 호기심이 있었고 외국어도 공부한 사람이었다. 앤에게는 더 넓은 세상이 필요했다. 사회진출이 필요했고 여행이 필요했다. 엔트워스의 약혼 소식을 듣고 절망하는 그녀에게 러셀 부인이 뭘 어떻게 해줄까 묻자 앤은 혼자 있고 싶다고 한다. 러셀은 그 때 자리를 피해주지만, 결혼하지 않은 귀족 여자가 혼자 있고 싶을 때, 그럴 때 어디로 갈 수 있을까? 지금은 친구와 외출했다 밖에 잠시 있을 수 있지만, 그 후에는? 학교도 사회진출도 허락되어 있지 않은 여성이 혼자 있고 싶어질 때는 어떡해야 하나. 학교도 사회진출도 허락되지 않고 아빠 혹은 남편과 같이 살아야 하는 여자가 혼자 있고 싶어질 때는, 그럴 때는 도대체 어떻게 하나. 어디로 가나. 어디로 간단 말인가. 



일전에 강헌의 <명리> 책을 읽었을 때 한 약사가 우울함을 상담하러 온 사례를 읽었었다. 매일 약국 문을 열고 마을 사람들과도 잘 지내는데도 우울해서 사주를 보러 온 거였다. 사주를 보니 이 약사에겐 역마살이 있었다. 그런데 매일 집과 약국만 오가느라 자신의 사주대로 살지 못했었고 이에 강헌은 가까운 지역이라도 주말엔 여행을 다녀라, 고 말해준다. 



앤의 언니 엘리자베스가 평생 집에 혼자 있어도 답답해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 나름의 행복한 삶을 살아가면 된다. 그러나 더 넓은 세계가 보고싶고 그래서 더 공부했다면, 그 사람은 그렇게 안에만 있으면 안된다. 나가야 하고 나아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앤이 사랑을 찾은 것보다 앤이 '그런' 사랑을 찾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배를 타고 항해하는 남자, 게다가 그 배의 선원은 이백명이 넘어가니 한 사람만 보는 답답한 시간이지도 않을 터. 여기에서 저기로 또 저기에서 거기로 바다를 가르며 이동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을 만날 것이도 또 배우게 되는 것도 있을 것이다. 좀 더 나은 세상, 여성에게 자유가 더 주어진 세상이었다면, 오로지 앤 자신의 힘으로 충분히 획득할 수 있는 것이겠지만, 재산 상속은 오로지 남자에게만 가능하고 먹고 살기 위해서는 남자의 재산에 의지해야만 했던 상황, 학업과 사회진출이 허락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내 세계를 넓히기 위해 넓은 세상을 만날 가능성을 보여줄 남자를 선택하는 것이 앤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을 것이다. 가라, 앤. 항해하라. 더 넓은 세계를 보시라. 이탈리아어를 할 줄 아니 이탈리아에 가면 얼마나 재미있겠어. 프랑스에, 독일에, 그리고 사우스 코리아에 다 들러보고, 그러다 어느 날 나를 만나면 김치찜 해줄게요... 나는 왜이렇게 김치찜 해줄 사람이 많아. 앤, 넓은 세계를 보고 외국어를 공부하고 근육 운동을 하세요!!




그때나 지금이나 이상한 건 그거다. 결혼해서 딱히 행복하지도 않으면서 결혼을 강요한다는 것.

앤의 동생 메리는 결혼해서 맨날 아프고 왜 애들은 자기만 봐야되는지도 모르겠고 다 짜증나기만 하는데, 그러면서 앤에게는 '결혼만큼 인생에 행복한 건 없다'고 말한다.

러셀 부인은 '내가 누구랑 있을 때 제일 행복한가 하면 바로 나 자신이다' 라고 말하면서 앤에게 결혼하라고 한다. 

..........네? ..............


하긴 가장 행복해보이는 건 러셀 부인이긴 했다. 결혼했다 남편이 먼저 죽어서 자유롭게 놀러 다니고 피크닉 다니는 삶.. 그 여인에겐 자기가 쓸 수 있는 돈이 있다. 어쨌든.


앤과 엔트워스는 8년만에 비로소 함께하기로 한다. 역시나 생각한다. 그들에게 그 8년은 대체 왜 필요했을까. 그게 그들에게 왜 있었던걸까. 무슨 뜻으로 신은, 운명은 그들에게 비어있는 그 8년을 주었나. 물론 8년을 지내면서 엔트워스는 장교가 되어 돈을 많이 벌었고 앤은 이탈리아어를 마스터 했다(이건 이미 그 전에 했는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8년, 사실 그런 식으로 성공한 인생을 만들어가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앤은 독백한다. 지금 자신에게 다가온 인생의 급류, 급격한 변화들을 피할 도리가 없는 것 같다고. 음.. 대운이 8년마다 돌아오는구나 앤아.. 라고 혼자 생각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엔트워스는 너는 정말 너무 좋은 사람이고 너를 잃기 싫고 어떤 사이로 지내는 니가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 그러니 친구가 되자, 라고 말하는데 그 때 앤도 알겠다고 그러자고 하면서, 혼자 있을 때는 '옛연인보다 못한 사이가 됐다'고 한다. 아아.. 앤, 젊구려.. 옛연인보다 못한 사이가 친구라니. 그거 아니야. 좀 더 살아보면, 친구가 제일 베스트라는 것을, 궁극의 연인은 친구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될겁니다. 그것이 인생이에요. 디스 이즈 더 시티 라이프....(응?)




자, 다른 얘기인데,

책을 사고 싶다. 
















사실 각본집 같은 거 산 적도 없고 사보고 싶었던 적도 없는데.. 《헤어질 결심》은 좀 사고 싶네요. 마침내, 단일한, 붕괴.. 같은 거 만나보고 싶다. 글로.


생뚱맞은 건 《비구니 승가 설립의 역사》인데, 며칠전 시사인에서 장정일의 리뷰 보다가 이 구절에 꽂혔다.




김달진의 <쉽고 뜻깊은 불교이야기>(문학동네,2008)에는 붓다의 지의모(母) 마하파자파티 고타미가아난다를 통해 붓다에게 출가를 유지청원하는 설화가 나온다. 전언을 들은붓다는 이렇게 말했죠. "아난다여, 여인의 출가를 원해서는 안 된다. 여인의 출가를 허락하면, 그것 때문에 우리교단이 부서질 염려가 있다." 이 설화는 여성이 오장(五: 불교수행에 방해가 되는 다섯 가지 장애)과 삼종三從여자는 아버지, 남편, 자식을 차례대로 따라야 한다는 관습법) 때문에 수행에 부적절하다는 속설을 퍼트렸다.

아날라요의 <비구니 승가 설립의역사>(운주사, 2022)는 초기 불교역사에서 비구니(여성 출가 수행자)가 독립적인 승가(출가 수행자들의공동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비구(남성출가 수행자)들로부터 받았던 견제를 세세히 들춘다. 지은이는 파알리어·산스크리트어·간다라어·중국어·티베트어로 된 여러 종류의 초기 경전을 비교하는 미시-서사학적 연구방법을 통해, 비구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붓다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 비구니승가의 설립을 막으려는 비구들의 대응이었다는 사실을 밝힌다. 비구니 승가의 설립은 비구들의 독점적 지위를 위협했던 거죠. "비구니 승가가 탄생하지 않았다면 비구의 삶은 정말파라다이스였을 것이다. 걸식하러 초의 애쓰고 다니지 않아도 비구들은 길가에서 음식과 음료를 준비하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얼마든지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마하파자파티 고타미와 오백 명의 재가 여신도는 비구니 승가를 만들기 위해 붓다가 제시한 ‘여덟 가지 무고은 법(八重法)‘을 받아들였다. 팔중법 가운데는 "비구니가 구족계(출가한 사람이 정식 승려가 될 때 받는 계율)를 받은 지 백 년이 되었다 하더라도 바로 그날 구족계를 받은 비구에게 절을 올려야 한다"라는 것도 있는데, 이는 붓다가 살던 시대의 제약을 나타낸다. 여성이 남성의 종속물이었던 인도에서 방금 예시한 계율과 달리, 젊은 비구가 나이 많은 비구니에게 절을 하도록 했다면 오히려 "사회 전체가 붓다의 가르침을 거부하는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붓다가 열반하자 불교 전통의 정체성을 놓고 벌인 제1차 결집에는 비구들만 모였다. 그 자리에서 마하파자파티 고타미의 편에서 붓다와 의견을 조율했던 아난다는 무거운 질책을 받았죠. - P66~67




아니, 너무 궁금하지 않나. 

아 미치겠다. 궁금한게 맨날 똥구멍까지 차가지고 자꾸 책을 사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러지말자.




참고로 나는 이별하고 혼자 있고 싶을 때 베트남 갔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짱이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앤이여, 당신은 혼자 있고 싶을 때 갈 곳이 없었겠지만 200년 뒤에 태어난 나는 혼자 있고 싶을 때 비행기 타고 베트남 가서 호텔 레스토랑에서 와인 마셔요.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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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2-07-19 09: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펭귄 오스틴 특별판 하드커버 좋아요. 펭귄 패이퍼백의 그 갱지가 아니라 좋은 종이에요. 브론테 자매 작품으로도 펭귄 특별판이 있답니다? 그 것도 종이랑 표지랑 다 훌륭 ….

다락방 2022-07-19 10:26   좋아요 2 | URL
제인 오스틴 원서는 현대물이 아니라 좀 어려울 것 같아서 구매는 미뤄두고 있습니다. 근데 산다면 펭귄 그 갱지.. 저는 좋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치겠네요 뭘 이렇게 사고 싶은지..

유부만두 2022-07-19 09: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설득 영화 봤는데요, 앤이 화자 겸해서 독백으로 시청자를 자기 편으로 이야기 속으로 초대하는 방식이 좋았어요. 그리고 책보다 훨씬 아주 많이 자기 감정과 생각을 말로 표현하더군요. 그래서 매우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엔트워스 … 면도 좀 하지… 지저분해 보여서 저도 안타까웠고요, 여주인공 앤 역에 다코타 존슨은 눈빛과 표정이 정말 좋았어요.

다락방 2022-07-19 10:28   좋아요 3 | URL
네네 책보다 좀 더 현대적인것 같았어요, 감성이요. 엔트워스가 사회진출을 얘기하는 부분도 그렇고요. 다코타 존슨 눈빛 과 표정 저도 너무 좋았는데, 아니 저런 눈빛 저런 표정인데 도대체 누가 안좋아하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다코타 존슨 너무 좋아요! >.<
엔트워서 너무 머리에도 턱에도 털이 많아서.. 그것은 그것대로 또 그 사람의 개성이고 타고나길 그렇게 타고난 거겠지만 아니 그래도 저는 너무... 그렇지만 매력은 내면에서 나오는 것이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봤습니다. 그리고 보다보니 정들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엔트워스여, 앤 과 함께 바다로 나가라!!

잠자냥 2022-07-19 09: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각본집 결국 좀전에 구매....... ㅋㅋㅋㅋㅋ 7월 29일 출고해서 8월 2일에나 받는다는데요. 8월에 산 책이라고 치고 사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2-07-19 10:28   좋아요 4 | URL
저 사려고 했더니 예약구매 더라고요. 대체 예약구매란 무엇인가.. 전 예약구매 싫던데 말입니다 ㅠㅠ
아무튼 저도 사긴 살겁니다. 킁킁.

잠자냥 2022-07-19 11:04   좋아요 4 | URL
뭔가 굿즈가 나중에 더 좋은 거 주는 거 아닌가 싶어서... 망설이다가 걍 샀어요.
을유야, 굿즈 나중에 더 좋은 거 주지 마라...........

다락방 2022-07-19 11:27   좋아요 4 | URL
을유야 굿즈 없어도 돼, 그런거 다 예쁜 쓰레기 될 확률이 높다. 굿즈 같은 거 주지 말자...

햇살과함께 2022-07-19 12:44   좋아요 2 | URL
저는 7월 30일 배송 예정이네요
저도 굿즈 안사는데 특히, 엽서 나부랭이(?)는 더더욱
이건 샀네요^^

잠자냥 2022-07-19 12:48   좋아요 2 | URL
아 저는 택배를 집으로 안 시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 근처 알라딘 중고매장에서 받는 걸로 했더니 8월 2일 수령으로 나오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잔머맄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2-07-19 13:02   좋아요 2 | URL
ㅋㅋㅋ 이사 때문이신가요? 아님 몰래사려고??

잠자냥 2022-07-19 13:24   좋아요 2 | URL
둘 다입니다만..... 후자쪽이 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선인 2022-07-19 1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더위에 베트남이요?
그나저나 딱 제인 오스틴 같은 소설이군 했는데 정말 제인 오스틴 소설이군요. ㅋㅋㅋ

다락방 2022-07-19 10:29   좋아요 1 | URL
아 지금 갈 건 아니고요. 그런데 저는 베트남에 여름에 잘 갑니다. 베트남의 더운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서요. 두어번 빼고는 다 여름에 갔던 것 같아요.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베트남 간지도 오래되었네요. 흑흑 ㅠㅠ

네, 제인 오스틴의 <설득>이 원작입니다. 책도 영화도 재미있네요. 후훗.

꼬마요정 2022-07-19 1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주말에 보려고 아껴 두고 있어요. 오스틴 소설을 영화화 한 건 언제나 재밌더라구요. bbc판 드라마들도 재밌었는데 새롭게 영화로 나오는 것들 너무 좋아요^^

저는 불자구요, 제 친한 언니가 비구니가 되었는데, 멋있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죠. 여자도 충분히 훌륭한 스승이 될 수 있다고. 불교에서 경계하는 것 중 하나가 상(相) 인데, 비구들은 깨달음을 얻기 힘들겠어요. 남자라서, 남자라는 상(相)이 있어서. 뭔 공(空)의 세계에 남녀가 있답니까.. 저도 이 책 담아갑니다. ㅎㅎㅎㅎ 책 좀 그만 사야하는데, 또 이렇게 살 책이 생겨버리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도 놀러가면 김치찜 해주실라나요? ㅎㅎㅎ 같이 다운독 자세를 하며 김치찜을 먹으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다락방 2022-07-19 10:31   좋아요 2 | URL
영화 좋았어요. 특히 조용한 영화 음악 좋더라고요. 나중에 음악만 찾아서 들어도 좋겠다 싶었어요. 조용히 책 읽거나 그럴 때요. 이번 설득 좋았습니다. 후훗.

아니, 저는 저 책 올리면서 생뚱맞고 뜬금없지.. 했는데, 오히려 구매를 하려는 분도 계시네요. 후훗.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꼬마요정 님, 제가 집 사면 집들이에 초대할게요. ㅋㅋㅋ 저랑 와인 한 잔 하십시다. 후훗.

mini74 2022-07-19 14: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릴린 먼로는 생활고로 거의 속다시피해서 50달러에 올누드 사진을 찍는 이야기, 배역을 따기위해 당연시되는 일들 등 헐리우드 너무 추악하더라고요. 기네스 펠트로 나름 그쪽 금수전데도 그런 말을 하는걸 보면. ㅠㅠ아난다여~ 구분하지 말거라 했을거 같은데요 ㅎㅎ

다락방 2022-07-20 08:45   좋아요 3 | URL
성매매와 포르노 누드사진, 모두 여성들이 가장 약해져있을 때 찾아오잖아요. 자, 너가 살고 싶다면, 돈이 필요하다면 이걸 물어라. 지금 당장 눈 앞에 돈이 들어오는 선택지가 있고 그걸 선택했을 때 분명 그것들을 소비하거나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막상 그것을 제작하거나 소비하는 사람들은 뒤로 빠지고 심지어 이용당하기까지 한 여성들이 죄인이 되고 손가락질 당하잖아요. 그걸 보거나 이용하거나 구매한 사람들조차도 자기들이 이용한 상품을 욕하고 흉을 보죠. 이거 너무 이상해요. 이건 정말 너무너무 이상해요. 남자들 맨날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라고 지들을 자평하면서 어떻게 이렇게 말도 안되는 짓을 자기들 스스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저 여자 누드 찍었어 천박해 라고 말하는 그들이 누드를 보고 저 여자 성매매 해 창녀야 라고 욕하는 놈들이 성매매를 하러 다니죠.

기네스 팰트로가 운이 좋다고 했던건 그런 의미였던 걸로 기억해요. 좋은 환경에서 위험에 노출되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요.

- 2022-07-19 15: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시사인 인용문 너무 쌩뚱 맞아서... 전혀 연관 관계를 찾을 수는 없지만 (언제는 안 그런 게 아니기 때문에) 일단 넘어가고. 다코타 존슨 다락빵 부장님. 200년 후의 다락방은 베트남에 혼자 가서 이별 와인 마시는 거 진짜.......... 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20 08:48   좋아요 3 | URL
그쵸 저 시사인 너무 생뚱맞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쩔 수가 없다 나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늘은 또 생뚱맞은 19금 페이퍼를 써볼까 생각중이에요 ㅋㅋㅋㅋㅋ 아니 어글리 러브가.. 야하다. 섹스 트고 나더니 섹스 베프 되어버린 여남이 나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마전에 회사 동료가 (낼모레 마흔) 자기는 식당에서 밥을 혼자 못먹는다면서 밥 혼자 먹는 사람들 보면 불쌍해 보여서 남들도 자기를 불쌍하게 볼까봐 못먹는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 때 물음표 머릿속에 이천개 생겼어요... 식당에서 혼자 밥먹는 게 불쌍해서 그걸 못하면 그 사람은 하고 싶은 일들중에 몇 프로나 하고 살까.... 아예 욕망 없이 살아가고 있는건가............

- 2022-07-20 10:15   좋아요 1 | URL
부…불쌍해….? 반사해주고 싶은데….. ㅋㅋㅋㅋ 가서 반사해주세요 ㅋㅋㅋㅋㅋ 혼자 스시에 맥주 겁나 맛잇는데 ㅋㅋㅋ

19금 페이퍼 하앍 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7-19 18: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웃다가 갑니다.

다락방 2022-07-20 08:48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바람돌이 2022-07-19 18: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화도 보고, 나중에 다락방의 미친 여자 보려면 제인오스틴도 봐야 하는데.... 솔직히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 나오는 작가들 책 제대로 읽은거 한권도 없다는..... 그래서 요즘 마음이 좀 급해지고 있네요. ㅎㅎ

다락방 2022-07-20 08:49   좋아요 1 | URL
저는 일단 <빌레뜨> 먼저 보려고 몇달전부터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저도 마음이 급한데 참 빌레뜨를 안꺼내오고 있네요. 책도 읽는데 왜 읽지를 않니, 왜, 왜!! ㅎㅎㅎㅎㅎ

난티나무 2022-07-21 0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설득, 전자책(저렴이로) 사두었어요. 조만간 저도 읽을 예정!^^
혼여에 혼술! 믓찌다요!!!!😍

다락방 2022-07-21 09:32   좋아요 0 | URL
난티나무 님, 설득 재미있더라고요!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제인 오스틴도 브론테 자매도 제가 그간 읽은 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아요. 더 읽어봐야겠어요. 아니, 세상에 읽을 거 왜이렇게 많죠? 하- 바쁘다...

감은빛 2022-07-21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19금 페이퍼가 기대됩니다. ㅎㅎㅎㅎ

영화 [세익스피어 인 러브]에서 기네스 펠트로의 짧은 노출 장면이 나왔을 때,
이렇게 유명한 배우도 이런 장면을 찍는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설득]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고맙습니다!

다락방 2022-07-21 16:12   좋아요 0 | URL
감은빛 님 오만과 편견도 재미있게 읽으셨으니 설득도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아요. 어서 설득 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문학속으로 풍덩-빠져보세요! ㅎㅎ
 

연달아 책 샀다는 페이퍼만 쓰게 되는데 연달아 책을 샀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지난주에 온 책들은 이것들이다.


















이 두권은 얼마전에 읽은 <소설보다 봄 2022>의 이주혜 단편을 읽고 사게됐다.
















이 책의 실린 세 편의 단편중 나는 마지막의 이주혜 단편이 제일 좋았는데,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을 앞둔 여성의 영혼이 수술대 위에 놓인 자신의 육체를 보며 지난 날을 회상하는 기록 형식으로 되어있다. 단편 자체도 좋았지만 나는 작품 뒤의 인터뷰에서 이 작가가 궁금해졌는데, 그건 이런 부분 때문이었다.


『자두』에서 에이드리언 리치와 엘리자베스 비숍은 각각 남편과 연인의 자살 원인 제공자로 비난받지만, 숱한 오해와 비난도 그들의 영혼까지는 건드리지 못합니다. 두 사람은 끝내 고개를 들고 걸어가지요. (그게 얼마나 '쫄리는' 일인지 생각만 해도 식은땀이 흐르네요.) 이 소설의 화자 역시 끝내 고개를 들고 걸어가주길 바랐는데, 이 역시 은정의 짐을 더 부겁게 만든 게 아닐까 싶어 다시 미안해집니다. -p.144


매 단편이 끝나면 그 단편의 작가와의 인터뷰가 실려있는데 작품은 어렵지 않지만 인터뷰는 되게 어렵게 써져있다. 굳이?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렵게 내용을 파헤치려는 것 같고 이게 궁금해서 묻는건가 이렇게 물으면 지적으로 보이겠지 라는 생각으로 묻는건가 싶을만큼 인터뷰는 다 별로였는데, 여튼 이주혜 작가의 저 인터뷰 부분에서 어? 에이드리언 리치와 비숍이 그랬다고? 라는 생각이 들면서 에이드리언 리치와 엘리자베스 비숍의 저 대화 혹은 저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거다. 뭘 읽어야 저 부분에 대해 알 수 있을까? 하고 검색했다가 알게된 게 《세기의 쏘울메이트》였다. 저 책에 에이드리언 리치가 실린거다. 오오, 그렇다면 그녀의 소울메이트는 엘리자베스 비숍? 하고 목차를 보았지만, 아니었... 흐음.. 그래도 궁금하고 어떤 식의 언급이 잇을지도 모르니까 일단 사자! 하고는 샀고, 


확실히 그 부분이 나올것 같은 책, 《자두》도 그게 궁금해서 샀다. 에이드리언 리치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 책이라니. 읽어봐야지, 하고 샀는데, 아니 이게 뭣이여, 책의 시작에 바로 에이드리언 리치와 엘리자베스 비숍의 저 일화가 나오는데, 소설 속에서 작가는 자신이 번역한 에이드리언 리치의 책에 실려있다고 말하는거다.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소설이니까, '에이드리언 리치의 책을 번역한' 것이 사실인지 소설적 설정인지를 모르겠는거다. 게다가 그 책은 《우리 죽은자들이 깨어날 때》라는게 아닌가! 뭐라고요? 아니, 이거봐봐, 이거 생각을 잘해보자.


이미 존재하는 책의 번역을 자신이 했다는 것을 알리면서 파생되는 이야기인건가 혹은

자신이 번역하지 않았지만 소설적 이야기의 흐름상 자신이 번역했다고 설정한 것인가, 그렇다면 그것은 원번역자의 허락을 받은것인가


너무 궁금해지지 않나. 그래서 나는 내 책장에 이미 있는, 당당하게 다정한 알라디너로부터 선물 받아 이미 갖추어둔!!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를 얼른 가서 꺼내온다. 어디있는지 내가 이미 알고 있었지. 그래서 딱 꺼내가지고 역자의 이름을 본것이다.
















아아, 여러분 이 책은 이주혜가 번역을 했습니다. 한겁니다. 와 맙소사. 찐번역자가 이 책을 번역하다가 에이드리언 리치와 엘리자베스 비숍의 일화로부터 영향을 받아 《자두》를 탄생시킨 것이다!!! 내가 내리 자두를 바로 그 자리에서 다 읽었는데(분량 적음) 저 일화로부터 영감을 받은 소설임이 너무 확실한 것이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진짜 너무 좋지 않나. 그러니까 우리보다 먼저 살아온 한 여성이 다른 여성과 함께 감정을 교류하고 그걸 지금 여기의 여성이 읽고 영감을 받아 그런 식의 이야기를 재탄생 시키고... 크- 멋짐 뽕이 우러러나온다. 


내가 항상 이래서! 여성들이 더 많이 말해야 한다고 하는거다. 알쓸신잡에 남자들만 우르르 나올 때 빡쳤던 지점이 그거였다. (나는 안봤음) 거기에서 남자들만 잔뜩 말을 하면, 그 다음 인용될 말들도 그 남자들의 말일 터였다. 여성들의 말이 인용되게 하려면 여성들이 말하는 걸 먼저 들어야 하는데 애초에 그게 차단되어 버리면 뭐 어쩌라는거임? 그러면서 역시 지식인은 남성이 많아.. 이렇게 될 거 아녀. 대환장 지점이지. 에이드리언 리치의 책을 번역하고 자신의 소설을 써낸 이주혜, 그 사연이 담긴 자두, 좋습니다. 좋아요! 그러자, 세기의 소울메이트 저 책을 굳이 안읽어도 될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이 들어버렸...... 헤헷..



















《반딧불이의 무덤》,《그때 미국에 가지 말걸 그랬어》,《투 미닛 룰》,《어둠의 속도》는 알라디너 들의 글이나 트윗에서 보고 장바구니에 넣고 휙휙 결제해버렸는데, 절박하게 사고싶은 마음이 들어 얼른 결제하고 나면, 박스를 뜯은 후에 '그렇게 절실하게 사야했나.. ' 싶어진다. 왜냐하면 이제 진짜 책을 놓을 공간이 없어서... 그래서,


독립하고자 한다! 

책을 둘 곳이 없다면 어떻게 하면 된다?

집을 사자!!!!!


당장 내일이나 모레 독립은 안되겠지만 여하튼 내년 안에는 나가야지. 거실에 책장 사두고 책 다 꽂아야지.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거실 책장 이런거 네이버에 검색해보고 그러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말고는 구체적인 계획이 전혀 없다는 것은 함정이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그렇다.



아무튼 오늘부터는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열심히 읽어 주말이 오기전에 끝내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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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러므로 나는 오늘을 살 것이라.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2-07-19 11:41 
    극진, 극진한 사랑을 봐버렸다.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나는 한동안 헤어나오지를 못했는 데… 다른 건 모르겠고 담배… 탕웨이 담배에 재떨이 받쳐주고 싶어하는 박해일이 마음에서 떠나질 않아. 박해일이 좋은 것이 아니라 내가 탕웨이한테 재떨이 받쳐주고 싶었다. 나는 재떨이 받쳐주고 싶을 만큼 탕웨이를 사랑한다. 아…. 그리고 또 어떤 어떤 어떤 장면들이 있었는 데. 아.. 스포 될 거 같아서 안쓰고 싶은 데, 어쩐지 글 쓰다 보면 쓸 것 같다.
 
 
- 2022-07-18 10:3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진짜 미쳤다 ㅋㅋㅋㅋ 책장이 없다? 집을 산대 ㅋㅋㅋ 여러분 여기와서 이 사람을 보세요 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책사려고 집을 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는 뉴규?
내가 커서 될 사람 다락빵! 빵야빵야! 울언니 홧팅입니다 💪💪💪

다락방 2022-07-18 12:16   좋아요 4 | URL
20년 이상 직장생활한 싱글 여성의 집주인 플렉스... 곧 실현됩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똭 기다려요. 거실 서재 혹은 서재 거실 멋지게 꾸며서 자랑한다 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7-18 15:13   좋아요 2 | URL
언니 진짜 제가 이미 언니라고 부르고있지만 언니라고 불러도 되요? 다락방 언니 저 아까 이거 읽을 때 내가 너무 신이 나가지고 런닝머신 뛰다가 소리질렀어요 ㅋㅋㅋㅋ 진짜 오로지 노동으로 집을 사는 노동땀다락방 ㅜㅜㅜㅜㅜ 와…. 책사려고 집사는 다락방…. 세상에…

잠자냥 2022-07-18 11:4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내년에 다부장님 온라인 책장 집들이 예약합니다~
전 어제 책장 정리 좀 하다가 버릴 책(알라딘에서도 매입하지 않는다는 책) 좀 일단 추렸는데.... 1차 현자타임... 이렇게 결국 버릴 거 왜 샀느뇨. 왜 집착했느뇨.... 알라딘에서 매입한다고 해서 가져간 책들도 거의 균일가 매입.... 800원, 900원 막 이래 ㅋㅋㅋㅋㅋ ㅠㅠ 그 책들 팔아서 딱복숭아 사먹었다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18 12:18   좋아요 4 | URL
집들이 예약 콜입니다. 아직 집은 안샀지만(응?) 집 사서 서재 꾸민 다음에 집들이 할 생각이 들떠 있답니다. 와인도 가득 준비해두고 집들이 해야지. 1차는 이쪽 친구들 2차는 저쪽 친구들~ 이러고 친구들 끝이네요. ㅋㅋ 그렇게 해서 집들이 하려고 들떠있어요. 기다리세요!! 아직 집은 안샀지만 제 마음은 이미 집들이에... ㅋㅋㅋㅋㅋㅋㅋ

저 잠자냥 님 어제 그 트윗 보고 역시 바로바로 팔자, 부지런히 팔자 했어요. 돈도 돈이지만 막상 이사갈 때 한꺼번에 정리할라면 너무 힘들것 같은 거예요. 처분은 바로바로 하도록 하자!! 끓어오르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7-18 13:32   좋아요 3 | URL
이번달부터 천천히 되파세요. 그래야 내년 이사 때 덜 힘들죠! ㅋㅋㅋㅋ

PersonaSchatten 2022-07-18 12: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래서그런지 저도 언젠가 참여했던 신문/문예지 소설 읽는 현대 소설읽기 모임에서 자두 도둑를 읽었는데요. 막 나올 때 보다도 저 에이드리언 리치 책 나오고 북토크 있고 나서 자두 도둑을 읽었던 기억이 나요. ㅎㅎㅎ 뭐 비슷한 시기이긴 했지만 북토크 다녀올 사람 다녀오라고 언질이 있은 후에 이걸 읽었어요.
다들 읽으면서 소설이 작가의 삶을 얼마나 반영하는가,로 시작해서 신나게 이야기 한 것 같아요. ㅎㅎㅎ
여기서 읽으시게 된 계기가 에이드리언 리치였다니 반갑네요. ㅎㅎㅎ

다락방 2022-07-18 12:21   좋아요 2 | URL
오 페르소나 님이 읽으실 때는 자두의 제목이 <자두 도둑>이었나요? 장편 책으로 나오면서 자두 로 바뀐건가 봅니다. 저 아직 에이드리언 리치 책은 한 권도 안읽었지만 에이드리언 리치 때문에 자두 읽은 사람 입니다. 그러고보면 책과 내가 만나는 타이밍이 있는 것 같아요. 책과 나도 우연이 겹치는 필연으로 이어지는 그런 운명.... ㅋㅋㅋ

이주혜 작가가 단편에서 나이 들어가는 자신의 몸에 대해 고찰하잖아요. 저도 제가 나이 들어가면서 노화에 대해 부쩍 신경을 쓰게 되더라고요. 이게 사람이 자기한테 닥치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동시대를 살아가며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지점 때문에 읽게 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PersonaSchatten 2022-07-18 12:24   좋아요 1 | URL
네. 처음 발표 됐을 땐 자두도둑인가 그랬어요. 좀 놀라운 한국 소설 느낌이었던 기억도 있고요. 전 그 단편 하나로 이주혜 작가님의 문체가 마음에 들더라고요. 저 스스로 돌아보게 하는 분인 거 같아요.

다락방 2022-07-18 12:39   좋아요 2 | URL
저는 그 아버지도 징그러웠지만 장례식장에서 울면서 사촌형에게 제가 잘못했어요 하던 남편이 너무 짜증나는거예요. 그 때 아내의 마음은 어땟을까. 너무 처절한 배신감에 헤어지고 싶더라고요. 작가가 계속 언급하잖아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용서받는 느낌... 좋았어요. 늙어가는 몸에 대해 더 써주었으면 좋겠어요.

PersonaSchatten 2022-07-18 14:25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소설을 읽을 때 잘못한 것도 없는데 용서받는 느낌과 나는 용서하지 않았는데 배우자나 부모같은, 남이 대신 용서하는 느낌에서 많이 분노하게 되는 것 같아요.

청아 2022-07-18 1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다락방님. 저 오늘 책 주문하려고 했는데 이 페이퍼를 먼저 봐서 다행입니다!!
‘소설 보다 봄‘ 도 이미 가지고 있지요. 헤헷 ^^*

다락방 2022-07-18 12:23   좋아요 1 | URL
모국어로 쓰여진 책을 읽는 기쁨이 분명 존재합니다, 미미 님. 그나저나 저는 <새비지 극장> 이거 살까말까 고민중이에요. ㅋㅋㅋ 미미님은 별로 좋게 평하지 않으셨던데... 쪽수도 엄청 많던데........ 왜 궁금할까요. 아 이런 내가 싫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2-07-18 12:28   좋아요 0 | URL
아! 필립로스 말씀이시군요.
저는 그 책 비추인데(너무너무) 그정도 두께면 읽을 맛이 있어야하는데 그것도 저것도 아니었어요ㅜㅠ(고통스러운 기억)전작들의 재탕같고 작가의 집착같고...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그래도 다락방님이 궁금하시다면 뭔가 이유가 있을거고 그 의미를 찾게되신다면 저도 다시 읽어볼 생각이 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18 12:37   좋아요 1 | URL
아 <새버스의 극장> 이네요 ㅋㅋㅋㅋ 새비지 극장은 뭐여 ㅋㅋㅋㅋㅋㅋㅋ 하아- 이렇게 죄다 까먹어서 진짜 미치겠네요.
저 아까 사려고 했다가 쪽수 보고 잠깐 참아보자 이러고 있어요. 중고등록알림 신청해뒀는데, 중고로 나오면 살까봐요. 필립 로스 책 많이 읽으신 단발머리 님도 아직 새버스의 극장은 안읽었다 하시더라고요. 저 집에 필립 로스 사두고 안읽은 것도 있는데 왜 새로운 필립 로스를 사고 싶어할까요. 욕심이 똥구멍까지 차가지고. ㅠㅠ
여튼 사게 되면 그리고 읽게 되면 감상은 남기겠습니다. 으하핫

건수하 2022-07-18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읽으면서 책을 많이 사서 집을 사시는 거겠지? 했는데 역시나.. :)
온라인 집들이를 기대해보겠습니다.

마침 책모임에서 한국문학을 함께 읽기로 해서 <자두>를 목록에 추가했어요. 기대됩니다...

다락방 2022-07-18 15:39   좋아요 2 | URL
사실 다른 책 많이 가지신 분들에 비하면야 저는 적은 것이겠지만, 문제는 제가 앞으로 살 책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ㅋㅋㅋ 저는 책 사는 걸 자제하지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집을 사는게 낫겠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집들이 거하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날이여, 얼른 오라!

<자두> 좋아요, 수하 님. 이주혜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고 천천히 하나씩 읽어볼 참입니다.

건수하 2022-07-18 15:42   좋아요 1 | URL
앞으로 살 책들이 너무 많다는 말 너무 좋아요. 다락방님 (이미 잘 알고 계시는 것 같지만) 멋져… 👍

책읽는나무 2022-07-18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웃 알라디너님들의 글을 읽을 때는 절박한 심정으로 빛의 속도로 주문했는데, 막상 박스를 뜯으면 ‘그렇게 절실하게 사야했나?‘ ㅋㅋㅋㅋ 혼자 빵 터졌네요.
저도 그러거든요.ㅋㅋㅋ
책 놓을 공간이 없을 땐 더욱 더 그렇겠죠?
책 놔두려고 집을 사다.
서재 집!!! 작업실보다 집을 구입하시는 게 더 빠른 현실이 될 것도 같단 생각이 들어요.
얼른 얼른 집 값 내려가길 또 기도해야 겠군요^^

소설 보다 시리즈 팬인데 올 해는 뭐가 그리 바빴는지 봄도 놓쳤는데, 여름 벌써 나왔겠죠?
봄 빨리 찾아 읽고 싶네요. 이주혜 작가 이름 외웠어요~ <우리 죽은 자들~>을 번역한 작가인가요? 대단하군요?^^

다락방 2022-07-19 11:46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 절박한 마음으로 구매했다가 책을 받아들면 꼭 사야했나.. 이런 감정의 흐름이 저 혼자만의 것은 아닌거죠? ㅋㅋㅋㅋㅋ 집값 내려가서 대출 없이 집 사고 싶은데.. 그런 일이 가능할까요? 하하. 저는 투기의 목적도 없고 오로지 저와 제 책들이 살아갈 이유만으로 사려는건데 말입니다. 집아, 내게로 오렴...

이번 보다 봄의 이주혜 단편이 좋았고 <자두>도 좋았어요. 책나무 님도 기회 되면 읽어보세요. 저는 에이드리언 리치의 책을 읽어보려 합니다. 아니, 읽을 거 왜이렇게 많아요? ㅜㅜ

바람돌이 2022-07-18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년쯤에는 집값이 내릴거라고도 하는데..... 물론 내년 돼봐야 아는거겠지만.... 하여튼 오늘부터 집값 내리라고 아침밥 먹기 전에 한번씩 꼭 치성을 드릴게요. 다락방님 집 사게 말이죠. 그런데 집은 자꾸 좁아져요. 책이 자꾸 자꾸 집을 잡아먹어요. 특히 거실에 책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건 그냥 끝이에요. 새로 집을 사야해요. ㅠ.ㅠ

다락방 2022-07-19 11:47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집을 사서 드디어 책장을 더 많이 구매하고 책들을 다 옮겼는데!! 그랬는데도 공간이 부족하면.. 그 땐 어떡해야 하죠? 또.. 더 큰 집을 찾아 가야 하는건가요? 하아- 인생은 도대체 어떻게 흘러가는걸까요. 책 욕심 안부리는 게 훨씬 경제적인데 책 욕심 안부리는 날이 오기는 할까요?

집 값 떨어지면 바람돌이 님 덕인줄 알겠습니다. 필승!!
 
자두 소설Q
이주혜 지음 / 창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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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받았던 게 존중이 아니라 사실은 ‘봐주는 것‘이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자신을 둘러싼 남성들로부터 절망하는 여성이
자신을 관찰하고 다른 여성을 관찰하고 결국 우리를 관찰하는 소설.
친절하고 다정한 남성이라고 해서 여성을 속박하지 않는게 아니고
사이다 서사가 아니어도 충분히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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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듣는 시간 - 다른 세계를 여행하는 다큐멘터리 피디의 독서 에세이
김현우 지음 / 반비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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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듣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세상은 점점 더 어두워지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을 들어보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어두워지는 속도는 늦춰지는 것 같다. 타인을 듣고 그걸 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또 그런 자신을 보여주지만, 이상하게 작가에게 호감이 생기진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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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웰 역시 행동으로 그점을 증명해 보였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이 출간될 무렵 그는 이미 스페인 내전을 취재하기 위해 떠난 상태였다. 기록을 위해 전쟁터로 떠나는 일이야말로, 약한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오웰은자신의 과거와 화해하려 했다. 중산층이었고, 명문 학교를 나왔고, 관리자로서 식민지에서 일했던 과거가 있다. 특히 마지막 일은 현재의 자신으로서 부정해야만 하는 과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없었던 것으로 치부할 수 없는 그 과거를, 그렇다면 그는 미래를 위한 자산으로 삼기로 한다. 엠마뉘엘 카레르는 초기 기독교의 역사를 다룬 픽션 왕국」에서 종교학자에르네스트 르낭을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떤 종교의 역사를 쓰려고 할 때, 그 최적의 조건은 그것을 믿었다가더 이상 안 믿게 되는 것"이라고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해 오웰은 "믿었다가 더 이상 안 믿게 되는 어떤 상태에 있었고, 바로 그렇게, 한때 몸담았다 빠져나온 사람으로서 자신이 - P25

표현할 언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에 관련된 이해도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장애와 관련한 경험들은 단어에 굶주려 있다.(앤드루 솔로몬, 고기탁 옮김, 부모와 다른 아이들 IⅡ(열린책들, 2015), 26쪽) - P29

앤드루 솔로몬의 책에 나오는, 그리고 내가 제작하고 있던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경험이 대표적이다. 그들의 경험이 단어에 굶주려 있다는 것은 사회적인 의미에서그들의 경험이 온전히 대접받지 못하고 차별받고 있다는 뜻이며, 개인 대 개인의 관계에서는 내가 아직 상대의 언어를익히지 못했다는 뜻이다. 외부인의 세계에서도 편견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정확한 언어가 찾아지지 않은 경험을 전하는 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어눌하게, 조심스럽게 풀어 갈 수밖에 없다. 우리 사이에 공통의 언어가 아직 없기 때문에 그의이야기는 듣는 내게 낯설다. 내가 익히지 못한 단어들, 혹은내가 알고 있는 뜻과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는 단어들이 모여 이야기가 될 때, 그 이야기가 내 안에 혼돈을 만들어 내는것이 당연하다. 그 혼돈을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일 때, 그리하여 내 안의 단어들의 지평이 넓어질 때, 나는 성장할 것이다. 조는 간호사가 되어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그를 만난 이틀 동안 그가 나에게 준 ‘도움‘은 간호사가 환자들을 도와주는 것과는 다른 성격의 도움이었다. - P45

쉽게 함부로 쓰이는 단어들이 있다. ‘이해‘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타인에 대한 이해는 "자기 자리에 앉아 결정할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님에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 꼼짝도 않고 앉아서는 누군가를 이해했다고 말한다. 그런 건 이해가 아니라 자신의 맥락 안에 타인의 이야기를 맞추어 넣는 것일 뿐이다. 그때 만남은 바뀌지 않는 나의 맥락에 하나의 ‘장면‘을 추가하는 것일 뿐이다. 그런 마주침 후에나의 이야기 분량이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이야기 자체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달라지지 않는다는 건 성장하지도 않는다는 뜻이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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