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내가 자주 인용하는 위 구절은 만화 <아르미안의 네 딸들>에 나오는 것이다. 정작 그 만화의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저 구절만큼은 인상깊었기에 잊지 않고 있다. 전쟁의 신이 나오고 네 딸들 중 막내가 전쟁의 신과 사랑에 빠지는, 뭐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나는 만화를 싫어하지 않고 대학 시절엔 만화방에서 살기도 했지만, 내가 만화를 즐길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픽 노블도 마찬가지. 만화나 그래픽 노블에는 좀처럼 집중이 잘 되질 않는다. 각설하고,


프랑스는 내가 가보고 싶은 나라였던 적이 없다. 프랑스나 파리에 대한 낭만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지만, 내게는 《파리는 날마다 축제》의 헤밍웨이가 생굴과 화이트와인을 맛있게 먹었던 것만 생각나는 장소였다. 여행을 좋아하는 만큼 어디에 가보고 싶다, 왜 가보고 싶다는 숱한 이유들과 장소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나 프랑스 파리가 그 사이에 있었던 적은 없다. 이번 여행에서도 내가 가는 곳은 네덜란드였고 벨기에를 들르자, 고 동행과 진작 얘기해둔 터였지만 파리는 아니었다. 파리? 기차타고 갈 수 있으니 가도 좋겠지만 뭐 딱히. 이정도의 생각만 갖고 있다가, 마침 프랑스에 살고 계신 알라디너 분과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얘기하게 되었고, 그렇다면 우리가 파리를 가자! 하게 된것이었다. 무엇을 보러 가거나 여행이 아닌, 이번 파리행은 순전히 그 알라디너 를 만나기 위함이었다. 자, 그래, 우리 파리를 가는거야, 파리를 가자, 왜? 친구 만나러!! 이렇게 된 것이었다.


가기까지는 아주 힘든 과정을 겪어내야만 했다. 예약해둔 열차가 취소되었다는 연락을 받았고 다시 돌아오는 기차편을 예약할 수 없었고 파리를 취소할라했더니 호텔은 취소불가로 예약했었고.. 하아- 게다가 내 마음은 이미 '내가 너를 만나러 간다'고 말한 이상, 그 말을 지켜내고 싶었다. 간다고 했으니 기다릴 것이고 간다고 했으니 가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 오는 차편은 우리가 예약한 유레일이 아니라도 어떻게든 올 수 있고 여차하면 비행기라도 타자, 하고 동행과 나는 최종적으로 파리로 향했다. 백팩 안에는 파리에서 만날 친구에게 줄 책들이 들어 있었다. 한 권은 친구가 원하는 책으로 준비하고 그리고 친구가 미처 구입하지 못했을 책들을 고심끝에 두 권 더 골랐다. 마침 책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굿즈로 에세 노트도 준단다. 그래, 이것도 선택하자. 알라딘 드립백 커피는 마셔봤을까? 이번 참에 가져가자. 그렇게 무거운 백팩을 메고 동행과 나는 파리로 향했다.

















파리에 도착해 친구를 만나고(우리의 첫만남이었다!) 인사를 나누는데, 아니 프랑스에 사는 친구가 우리랑 고작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건만 캐리어를 끌고온게 눈에 띈다. 아니, 웬 캐리어에요?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이 호텔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따로 쓰도록 하겠다. 여러분 파리에 여행간다면 호텔에 기꺼이 돈을 투자하세요, 20만원 정도로는 한국 모텔보다 못한 곳에 묵게될 것이다...) 바깥에 나가 저녁을 먹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숙소 안의 테이블 앞에 우리는 둘러 앉았다. 맙소사, 프랑스의 친구는 우리를 위해 와인을 가져왔고 과일과 치즈, 햄, 과자까지 안주도 가득 준비해온게 아닌가. 테이블 한가득 차려진 술과 안주를 보니 이 엄청난 환대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에어컨이 없는 호텔임을 미리 인지하고(네, 20만원짜리 호텔인데 에어컨이 없었습니다) 미니 선풍기까지 가져왔는데, 이 선풍기는 그 날 90프로는 나만을 위해 사용하게 되었다. 이 먼 곳까지 와서, 이런 환대를 받다니. 


우리는 밤이 깊도록 얘기를 나누었다. 사실 밤을 새고 싶었지만 너무나 피곤해서 그럴 수가 없었다. 

다음날 일어난 우리는 아침을 먹고 호텔에 캐리어를 맡기고 우리가 이왕에 파리에 간 김에 유일한 목표였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 가기로 했다. 가기 전 나는 동행에게 '우리 숙소에서 40분만 걸으면 돼' 라고 말했던 터. 그러나 여행을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지도에서 말하는 40분은 여행객에게 결코 40분이 아니라는 것....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초보여행자에게 반드시 이걸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일러두곤 한다.

지도의 '걸어서 40분'이 '너에게도 걸어서 40'분을 의미하는 건 결코 아니야!!



파리는 웅장했다. 정말로 대도시였다. 암스테르담과 네덜란드의 작은 다른 지역들을 둘러보고 온 터였고 브뤼셀까지 다녀온 터라 파리의 웅장함은 더 크게 와닿았다. 와, 진짜 웅장하다 웅장해. 우리는 그날 땡볕에 엄청나게 걸었고, 처음 가 본 파리의 웅장함에 감탄하기도 잠시, 지독한 냄새에 깜짝 놀랐다. 브뤼셀에서도 맡았던 냄새였는데, 이 찌린내... 와. 공중화장실이 유료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걸까? 어떻게 이렇게 냄새가 지독하지? 나는 파리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던 남동생에게 '여기 왜이렇게 찌린내가 나냐' 했더니 남동생도 이내, '거기 진짜 찌린내 심하지' 답해왔다. 와. 너무 놀랍게도 지독한 냄새가 나는 곳이었어. 굳이 이걸 맡아보러 파리까지 오진 않아도 되겠지만, 파리에 오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것이었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까지 땡볕에 걸으면서 우리는 노틀담 성당도 (지나가며) 보았고, 루브르 박물관도 지나쳤다. 루브르 박물관은 그 압도적인 사이즈에 놀라서, 와 여기 관람하라면 2박3일은 걸리겠는데? 했다. 

세느강을 지나치게 되는건 덤이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 <비포 선셋>을 다시 보았는데, 우리가 파리에 가게 되면 그들이 걸었던 세느강을 우리도 걷게 되는 것인가, 후훗, 했고, 그렇게 마침내, 세느강에 닿았던 것!







그리고 이건 동영상





(30초밖에 안되는 영상인데 왜케 어지러워..)


세느강 앞에 서자 가슴이 벅차올랐다. 내가 파리에 대한 로망이 있든 없든 그것과 별개로, 내가 세느강에 와있다니. 그러니까 나는 내 인생의 어느 시점에 세느강이 있을 거라고는 한 번도 예상해보지 못했던 것이다. 나는 브뤼셀에 가고 싶었고 암스테르담에 가고 싶었다. 내가 가고 싶다면 내가 내 인생의 어느 시점에 그곳들을 계획하고 넣을 수 있을 것이지만, 세느강에 가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세느강에 와있었다. 이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벅참과 설렘 그리고 기쁨이었다. 행복했다. 내가, 세느강에 와있네? 내가 세느강에 언젠가 가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 앞이었다. 순전한 기쁨이 몰려왔다. 예상하지 못했던 우연함과 설렘 그리고 기쁨과 행복이 이렇게 내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니, 그렇다면 그것은 앞으로 내 인생에 또 얼마든지 찾아들지 않겠는가. 내 인생의 지금 시점에 세느강을 생각하지 못했던 터라, 와, 그렇다면 앞으로 내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까? 내 미래에 대한 기분 좋은 전망 같은 것이 꿈틀거렸다. 세느강 앞에서 짧게 영상으로 촬영하면서, 와, 내 미래, 진짜 어떻게 될지 흥미진진하다, 하게된 것이었다. 

내 인생의 지금 시점에 세느강이 있다니, 앞으로 내 미래는 어떻게 진행될까.

그것이 내가 파리에서 느낀 것이었다. 
누가 내게 파리에 다시 가고 싶냐고 물어보면 나는 고민없이 '아니' 라고 하겠지만, 그러나 파리에 다녀온 경험은 자지러지게 좋았다. 어쩐지 내 미래가 밝게 뻗어나가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준 곳이었다.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내 인생에 의미가 가득가득해질 것 같은 거다. 
파리에 다녀오길 잘했다. 정말 잘했다. 좋은 시간이었다. 



몇해전 친구와 한참 여행을 다니던 때, 핏빗을 샀더랬다. 그 때 매일 회사에도 차고 다녔었는데 그래봤자 매일 만 보가 넘는터라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고 던져두다가, 여행을 갈 때면 착용해서 지도에 내가 걸은 길을 체크했었는데 그게 꽤 재미있었다. 나는 여행을 가면 주로 걸으며 이동하는데-그러려고 여행을 간다- 걷기 전에 출발 에 체크해두고 어느 정도 걸음을 멈추면 완료라고 체크하면 된다. 그러면 내가 걸었던 곳의 흔적이 고스란히 지도에 표시되어 남는다.

이번 여행이 하도 오랜만이라 먼지 쌓인 핏빗을 다시 꺼내고 작동되나 테스트도 해보고 여행에 가져갔다. 그러나 오래된 탓인지 내가 자꾸 시작을 누르는 걸 까먹었다. 멈춤을 누르는 걸 까먹기도 했다. 그래도, 이런 기록들이 남았다.








기록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재미없지만, 살아가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재미있다. 


여행에서 돌아와 독서 멈춤 상태가 되어있고 그것이 좀 초조하지만 이러다 곧 회복하겠지, 하고 있다. 책을 읽지 않고 얼마나 지내는가 보자. 그렇지만 책을 사기는 하자. (응?)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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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센 강, 책방, 로맨스
    from 마지막 키스 2023-03-31 09:11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서점의 이야기라면 일단 끌릴 것이다. 나도 그렇긴한데 그렇다고 서점과 책방이 들어가는 모든 책들을 다 읽고 싶어하는 건 아니다. 센 강변의 작은 책방이라는 제목은 지난번에도 언급한것처럼 메콩강이나 한강이었으면 안 읽었을 것 같은데 센강이라서 읽었다. 음, 무슨 얘기를 먼저 할까.센 강에 대한 얘기를 먼저 해볼까.나는 여행을 좋아하고 특히나 도시로 가는 여행을 좋아한다. 휴양지보다 도시를 갈 때 만족하고 휴양지보다 도시를 가고 싶다
 
 
거리의화가 2022-08-11 0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측 못한 미래가 현실이 된 다락방님의 여행기 재미나게 읽었어요. 친구분과의 만남도 감동입니다ㅠㅠ 세느강~~~ 와!!! 저도 파리는 가보지 못했지만 여러 여행객들의 후기를 통해서 지린내가 지독하다는 걸 들은터라...ㅎㅎㅎ 저도 파리는 제 리스트에 없는 여행지입니다. 하지만 제가 언젠가 죽기 전에 파리를 갈 일이 있을 수 있겠다 생각하면 또 설레고 그렇네요.
언제나 그렇듯 책 읽기는 금방 회복하실거고요^^

다락방 2022-08-11 10:17   좋아요 1 | URL
세느강이 저의 목적지가 아니었는데도 그 앞에 서니까 막 너무 좋으면서, 와 내 인생 어쩌려고 여기에 와있나 싶으면서 흥분되더라고요. 예측하지 못했으나 흥분하게 되는 또 여러 장소에 제가 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너무나 씐나는 것입니다. 인생 즐겁고 씐나게 살 가능성이 열려있는 거지요. 껄껄. 너무 좋지 않습니까?
얼마전에 다른 분도 샤롤드골 공항에서 엄청난 지린내를 맡았다 하셨는데, 와 저는 진짜 너무 놀래버리고 그 냄새가 각인이 되어서 서울에 돌아와서도 공기중에 그 냄새가 막 떠다니는 것 같았어요. 지독했어요 ㅠㅠ

책 읽기 회복을 위해 저에게 기운을 주고자 방금전에 책을 미친듯이 주문했습니다. 탕 to the 진!! 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22-08-11 0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 명의 딸들이 각자의 운명을 개척하며 살아간 만화죠. 정말 좋아하는 만화 중에 하나에요!!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 한 때 입에 달고 살았는데 너무 맞는 말이에요!!! 파리에 계신 알라디너 친구님을 만나러 가는 여정이 재미있습니다. 세느 강은 좋은데 다시 파리에 가고 싶지는 않아 하시는 다락방님 귀엽습니다. ㅎㅎㅎ

근데 책을 읽지 않으실 수 있을까요?? 책은 늘 사는 거라지만요 ㅎㅎㅎ

다락방 2022-08-11 10:26   좋아요 2 | URL
저는 막내딸이 전쟁의 신과 사랑했고 전쟁의 신 에일레스 였나 엄청 멋있었다.. 뭐 이런 기억만 어렴풋하게 남아있어요. 너무 오래되어서 그정도의 기억만. 그러나 저 구절 만큼은 진짜 명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참진리 아니겠습니까?! 기쁜일만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지점이 있으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왜 <인사이드 아웃> 에서도 그런거 나오잖아요. 기쁨이가 크게 활약이 가능한건 그전에 슬픔이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이라고요. 후훗.

책을 읽고 싶은 저를 찾기 위해 일단 책을 엄청나게 질렀습니다. 이게 효과가 있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22-08-11 15:00   좋아요 0 | URL
맞아요. 베드신이 나와서 으앗 하면서 봤는데... 막내가 레 샤르휘나고 불사조의 딸이죠. 전쟁의 신 에일레스랑 잘 되길 진짜 바랐는데, 완결이 나오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더랬죠. 저는 첫째딸인 레 마누아를 제일 좋아합니다. 비극적인 인물이에요 ㅎㅎㅎ 결국 모든 것은 사라지고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책을 엄청나게 지르셨으니, 아마 읽게 되지 않으실까요 ㅎㅎㅎ

다락방 2022-08-11 15:05   좋아요 2 | URL
동굴에서 섹스하는 신이 있지 않았나요? 왜 저는 동굴이 자꾸 생각나죠? ㅋㅋㅋㅋㅋ 사람이 음침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오늘 열 권 주문했어요!! 이번 주말 가기 전에 배송된 책들 사진 올리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사진 올리려고 책 사는 사람)

꼬마요정 2022-08-11 15:06   좋아요 0 | URL
다 기억하시는군요… 흐흐흐

다락방 2022-08-11 15:16   좋아요 2 | URL
아뇨 동굴만.................. =3=3=3=3=3

단발머리 2022-08-11 09: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파리 친구와의 후기, 너무 인상깊네요. 파리까지 책이랑 굿즈, 커피 챙겨가는 마음이랑 와인, 과일, 치즈, 햄, 과자, 선풍기 챙겨오는 마음이 만났으니… 책이야기도 계속 됐겠죠? 뜨거운 밤 축하드려요!!

전 겨울에 파리에 가서 그랬을까요? 파리의 지린내가 잘 기억나지 않네요. 코가 잘 막히는 사람이기는 합니다. 킁킁.

다락방 2022-08-11 10:29   좋아요 3 | URL
페미니즘이며 글쓰기며 이야기 많이 나누었어요.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거 정말 좋아요! 무엇보다 살고 계신 곳에서도 파리는 먼 곳이었는데 캐리어를 끌고 오셨다는 점에서 너무 대단하시죠. 즐겁고 뜻깊은 만남이었어요. 파리에서 주로 한식만 먹었는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그것도 아주 인상깊었어요. 파리에서 먹는 김치찌개는 일품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저는 지린내 너무 지독해서 아직도 공중에 그 냄새들이 떠있다가 저한테 훅 쳐들어오는 것 같아요. 와 너무 엄청난 냄새였어요. 파리에서 암스테르담으로 돌아가면서 그리고 돌아가고 나서도 계속 동행에게 ‘나에게서 지린내가 나‘.. 를 수없이 말했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난티나무 2022-08-11 18:49   좋아요 1 | URL
근데 진짜 그렇게 지린내가 심했어요? 빠리가 좀 그렇기는 한데... ㅋㅋㅋㅋ
다락방님 빠리 말고 깨끗하고 아담한 시골마을로 가셔야 겠어요.^^

난티나무 2022-08-11 10:3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새벽에 깨서 북플 왔다가 글을 보고 막 큭큭 웃고 있는데 손꾸락이 하트를 스칩니다?! 저절로 좋아요가 눌러지는 마법! 소리내어 웃고 말았다… ㅋㅋㅋㅋㅋ
하트 ♥️ 누른 김에 잠깐의 댓글 남겨요. 아침에 다시 읽을게요~^^

단발머리 2022-08-11 10:43   좋아요 2 | URL
💕💕💕즐거운 밤의 주인공 세 분에게 저도 하트 두 개씩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8-11 11:01   좋아요 3 | URL
그 날 밤이 기억나십니까, 난티나무 님. 피아노 앞에서 저희를 기다리시던 난티나무 님도 떠오르십니까? 초면에 티켓 좀 끊어주십사 부탁하던 저희도 기억나십니까. 아, 다 즐거운 기억들이지만, 저는 불어를 알아듣지 못해 스트레스 받았던 것도 함께 떠오릅니다. 알지 못하는 언어들 사이 놓여지는 기분은 ... 이건 여러가지로 좀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아요. 숱한 영어 간판들 속에 영어 모르는 사람들이 받게 될 기분 같은 것들과 함께요. 이것도 조만간 글로 좀 써봐야겠어요. 제가 쓸 게 한무더기인데 하루만에 다 쓰면 안되니까 참았다 쓰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티나무 님, 나중에 제가 베트남에 머물게 되면(요즘은 로테르담에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 만나러 오세요! 저도 환대해드리겠어요!!
단발머리 님, 그 즐거운 밤에 함께하도록 합시다!!!

난티나무 2022-08-11 18:40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님) 감사! 지금 컴터로 댓글 다는데 하트 어케 그리(?)는지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하뚜~ ♡♡♡

다락방님) 알지 못하는 언어들 사이 놓여지는 기분, 너무 잘 알죠.^^;; 저는 뭐 프랑스에서도 그렇지만 ㅋㅋ 국경 넘어 다른 나라로 가면 그나마의 프랑스어도 안 통하고 영어는 입도 못 떼는 상황에서 말을 해야 할 때의 그 난감함과 답답함과 일종의 부끄러움까지를 겪고 복잡한 기분이었어요. 내가 말을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나는 영어 쓰는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았으므로) 나는 왜 부끄럽나... 다락방님 말씀처럼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북역에 피아노 ㅎㅎ 뜬금없었어요. 그치만 알려주기 좋은 장소였다는...^^ 베트남(로테르담) 콜입니다. 베트남 저 한번도 안 가봤어요. 음식이 그렇게 맛있다는 소문이... 꼴깍. ㅎㅎㅎ 아 로테르담도 마찬가지네요.^^

다락방 2022-08-12 14:46   좋아요 0 | URL
저는 쌀국수를 좋아하지 않았다가 베트남 가보고 나서 쌀국수 먹으러 베트남을 또 가게 되었습니다. 쌀국수 진짜 소울푸드입니다. 베트남 사랑해요 ㅠㅠ
저는 베트남과 뉴욕을 사랑하는데, 이번에 네덜란드 다녀오고 나서 네덜란드의 모든 도시를 사랑하게 될 것 같아요. 특유의 여유로움과 아름다움과 한적함과 쾌적함이 있어요. 특히 로테르담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다음에 네덜란드 가면 로테르담에 숙소 잡을까 생각도 했답니다. 너무, 너무 좋아요! 사실 네덜란드에서 맛있게 먹은건 별로 없지만, 가장 맛있게 먹은건 삼겹살이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덜란드 좋아요, 난티나무 님! 아 저는 네덜란드가 너무 좋습니다. ㅎㅎㅎㅎㅎ
로테르담 한달 살기 해보고 싶어요. 꺅 >.<

잠자냥 2022-08-11 10: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래는 예측불허....‘ 이 말이 아르미안의 네딸들에 나오는 말이었군요? 전 부장님이 만드신 말인 줄... ㅎ
세느강 동영상에서도 지린내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
그나저나 저 엄청난 걸음! 10킬로미터 걸었던 날 뒤에서 쓰러질 듯 걸어오는 쟝쟝님이 눈에 그려집니다....(만 왠지 부장님 혼자 걸었던 날 아니에요?)

다락방 2022-08-11 10:59   좋아요 4 | URL
딩동댕동~ 저 날은 저 혼자 걸었던 날입니다. 저 혼자 걸었는데 그날 3만1천보 걸어서 허리가 나갈 뻔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날 실컷 걷고 들어올 때만 해도 3만보는 안되었는데 쉬던 쟝님과 함께 한식 먹으러 또 걸어가가지고 먹고 숙소 오니 3만1천몇백보... 가 되어있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웬만하면 다 걸어서 가는 사람.......... 흠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리 지린내는 지린내로는 표현 안되는 진짜 찌린내에요 ㅋㅋㅋㅋㅋ 엄청 깜짝 놀랐네요. 이 선진국, 이 대도시에서, 이런 냄새가????????????????

- 2022-08-11 19:08   좋아요 0 | URL
전라도 사투리로 찌릉내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부장님 3만보 보고 배아파서 저도 다음날 다락방님 숙소에 주무시게 냅두고 아침부터 뛰어서 3만보 갱신했습니다. (무슨 얼토 당토 않은 체력 배틀인가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부장님은 못말려입니다. 말릴 수 없었어요. 말릴 수가 없다.

햇살과함께 2022-08-11 11: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엄청난 환대가 느껴집니다~ 파리~ 파리~ 너무 좋아합니다^^ (저는 후각이 전혀 예민하지 않아요 ㅋㅋ)
해외여행 많이 한 편은 아닌데, 신혼여행부터 파리는 몇 번 갔네요. 제일 많이 간 도시에요.
파리가 유럽 초보자에게 첫 여행으로 무난한 곳인 것 같아요. 아이들과도 파리만 5일, 엄마 칠순 때도 4일 있었어요.
신혼여행 때 유럽 호텔에 충격 받아(아, 일본도 있네요 ㅋㅋ)
그 다음 여행에는 아파트 빌려서 시장에서 장 봐서 아침 저녁은 숙소에서 먹으면서 다녔는데 너무 좋았어요~
다락방님 글 보고 암스테르담도 가고 싶어졌어요!! (아, 독일 맥주 축제도 가야하는데 ㅎㅎ)

다락방 2022-08-11 14:13   좋아요 3 | URL
여행 좋아하시는 분들은 유독 자주 가게 되는, 자주 가고 싶어하는 도시가 있는 것 같아요. 저에게 하노이가 그렇듯이 햇살과함께 님은 그곳이 파리인가 봅니다. 굳이 여행이 아니라도 모든것에서 우리는 저마다 다른 매력에 끌리잖아요. 파리는 햇살과함께 님께 엄청 매력적인 도시였나 봅니다. 칠순 어머님과도 파리에 나흘 계셨다니!!
저는 내년에 엄마랑 이모 모시고 네덜란드를 다시 가려고 계획중인데, 무엇보다 엄마가 열네시간의 비행을 견디실 수 있을까(디스크 수술을 받으셨던 적 있어서요) 그게 좀 걱정이에요. 체력 길러두라 말씀드렸답니다.

전 리스본의 호텔에 갔을 때 전기포트 없어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전기포트가 없는 호텔이 있어? 전 그게 포르투갈이 처음이었고요, 그 후에 뉴욕 에서도 그런 호텔을 만나보긴 했답니다. 그래도, 한국의 모텔까지 통틀어 에어컨 없는 호텔은 파리가 처음이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건 상상해본 적도 없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ersonaSchatten 2022-08-11 11: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야기 동생이랑 종종 해요. 저는 대체로 예상 도보 시간 안에 도착하는 편인데 동생은 절대 못 그러거든요. ㅋㅋㅋ 맨날 동생이 응 거기에서 00분 잡어. 그래요 ㅋㅋㅋ
그렇지만 대신 저는 도착할 때 완전 숨넘어가고 땀범벅입니다 ㅋㅋㅋ
걷는 거… 중학생 때 별명 좀머씨였는데 숨막힐듯 장폭으로 두시간 이상 걷는 거 좋아하는데 뭘 타는 건 또 안 좋아해서 다른 나라 가볼 엄두가 안 나요 저는. 그래도 이렇게 전해주시는 사진 보는 건 좋고요. 여행 일기, 기행문, 여행책, 여행잡지 읽는 건 좋아요.
세느강 하니까 라세느 랍스터 먹고 싶네요. ^^;; 맑은 경치가 예뻐요.

다락방 2022-08-11 14:16   좋아요 3 | URL
저는 길도 못찾을 뿐더러 방향치이기도 해서 아무리 지도를 봐도 잘못된 길로 들어서기도 하고 또 지도 보고 길 찾는 것도 한참 걸려요. 게다가 그곳이 낯선 여행지라면 멈춰서서 가만 풍경을 보기도 해야 하고요. 그래서 결코 지도에 있는 시간만큼 걸리지 않는다는 걸 저는 진작에 배웠답니다. 늘 여행을 함께 다니던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랑 ‘지도에서 30분이래‘ 하고 걸었다가 시간이 한참 지체되어 돌아갈 비행기를 탈 시간을 놓치게 될까봐 당황했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무슨일이야, 30분 거린데!! 그 후로 그 친구와 저는 그 시간은 그 시간이 아니다, 라는 걸 경험으로 깨닫게 되었지요. 후훗.

저도 뭘 타는 것보다 걷는 걸 좋아해요. 걷는 거 좋아요 너무 좋아요. 걷는게 최고예요. 여러 의미로. 혼자 걸을 때면 머릿속에 생각들 터져나가는데 그것도 너무 좋아요! >.<

PersonaSchatten 2022-08-11 16:15   좋아요 0 | URL
맞아요. 특히 여행다닐 땐 여유있게 시간을 짜야하는 거 같아요. ㅎㅎㅎ

청아 2022-08-11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엄청 걸으셨네요!! 기록들이 아주 근사해보입니다. 아 저는 한 1년 아니 한달이라도 파리에서 살아보고 싶어요! 신혼여행 일주일내내 파리에만 있었는데 친구들은 왜 거기만있냐고ㅋ정작 남편도 저도 TV나 어딘가에서 파리가 언급되면 골목골목이며 박물관,공원, 다리, 많은 가게와 시장,카페에서 에스프레소 마신일등 다 잊을 수 없다고 얘기하거든요. 다락방님은 그곳에 다락방님을 환대해준 다정한 친구가 있어서 이번 여행이 더욱 뜻깊으셨을듯 합니다. 덕분에 사진과 영상까지 구경잘했습니다^^*

다락방 2022-08-11 14:32   좋아요 1 | URL
제가 오래전 뉴욕 여행을 처음 계획했을 때부터 여행 계획만 얘기하면 주변에서 잔소리를 너무 많이 듣게 되더라고요. 제일 흔하게 듣는 잔소리는 ‘비행기값도 비싼데 고작 일주일 있겠다고 거길 가냐‘, ‘유럽에 가면서 왜 일주일만 있냐‘ 부터 시작해서 ‘거기 가면 꼭 뭐 먹어라, 뭐 해라‘ 까지요. 저는 그게 참 싫더라고요. 내가 내 여행 계획하고 내가 알아서 가는데 어딜 가든 뭘 먹든 며칠 머무르든 다 제가 알아서 하지 뭘 그렇게 잔소리들을 하는지... 그래서 가기 전에 설레발 치기보다 다녀온 후에 다녀왔다~ 이렇게 되는 것 같아요. 필요하다면 조언을 구할텐데 왜 묻지도 않은 것들을 다들 그렇게 해대는지. 제가 하노이에 가서 바깥에 안나가고 호텔에서 일주일이상 잠만 자다 와도 제가 그러고 싶었으면 저는 만족할텐데 말입니다.

아, 쓸데없는 말이 길어졌는데, 미미님이 파리에만 일주일 내내 있었더니 ‘왜 거기만 있냐‘는 말을 들었다고 하셔서. 미미님은 아무렇지도 않으실지도 모르는데 저는 그냥 그런말 들으면 좀 짜증나요. 내가 일주일 내내 있든말든 왜 잔소리냐.. 이런 마음이 불쑥 생겨버리는 바람에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혼자 여행하는 거 너무 좋아하거든요? 혼자 여행하는 건 여행의 장점에 ‘혼자인 시간‘을 즐겼다는게 플러스가 되어서 제겐 참 매력적인데요, 그러나 누군가와 함께 하는 여행도 정말 좋은것 같아요. 미미님이 신혼여행 다녀와서 남편과 그 때를 추억할 있다는 거, 그거 너무 소중한 경험이잖아요. 우리가 그 때 낯선 도시에 함께 머무르면서 골목을 걷고 커피를 마셨다, 는 것을 언제고 다시 이야기할 수 있다니, 얼마나 좋아요? 함께 여행하는 최고 기쁨은 바로 거기에 있지 않나 싶어요. 우리가 같은 경험을 공유했다는 거요.

저도 암스테르담 동행과 수제버거와 토마토스프 얘기를 계속 하고 있답니다.

미미 님께도 살고 싶은 도시가 파리군요!! 헤밍웨이 <파리는 날마다 축제> 읽어 보셨어요? 파리에서 화이트와인에 굴 먹는 얘기 나올 때 저는 굴 안먹으면서도 그게 얼마나 먹고 싶던지요. ㅎㅎ
미미님이 나중에 파리에 살게 되신다면 제가 그 때 또 미미님 뵈러 파리 가야겠네요.
파리, 너는 내게 친구들 만나러 가는 도시다! ㅋㅋ

청아 2022-08-11 14:40   좋아요 0 | URL
댓글로도 책구매를 하게끔 유혹해주시는 다락방님! <파리는 날마다 축제 > 바로 장바구니에 넣었습니다. 다락방님을 초대하기 위해서라도 제가 파리에가서 꼭 살아봐야겠네요!!^^*

다락방 2022-08-11 14:57   좋아요 1 | URL
약한 금속 맛과 함께 바다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생굴을 먹으면서 금속 맛이 차가운 백포도주에 씻겨 나가고, 혀끝에 남는 바다 향기와 물기를 많이 머금은 굴의 질감이 주는 여운을 즐기는 동안, 그리고 굴 껍데기에 담긴 신선한 즙을 마시고 나서 상쾌한 백포도주로 입을 헹구는 동안, 나는 공허감을 털어 버리고 다시 기분이 좋아져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파리는 날마다 축제》, 어니스트 헤밍웨이, p.15


이 특별한 책에는 예술과 창작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흥미를 가질 주제, 즉 요리와 먹는 것에 관한 글도 실려 있다. 따라서 서로 동행하여 함께 식도락을 즐겼던 여러 흥미로운 인물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예를 들면 잘 알려진 대로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파리는 날마다 축제>에서 묘사한 굴 먹는 장면이라든지, 요리 연구가 데이비드와 피셔의 글에서 발췌한 인용문들도 들어 있다. -《모던 아트 쿡북》, 매리 앤 코즈, p.12

난티나무 2022-08-11 18:47   좋아요 1 | URL
저도 이 책 있어요! 헤헷
도시마다 시장이 있는데 시장 한켠에서 생굴에 화이트와인 마시는 사람들 흔히 볼 수 있죠, 지금도.
내륙일수록 그 가격은 비싸진다는.ㅎㅎㅎ 유럽에 오신다면 바닷가 가까운 도시에서 시도해 보세용~~~~^^

아 글고 다락방님, 프랑스 양파수프도 맛있어요. 겨울에 이거 전식으로 먹으면 아주 좋답니다?ㅋㅋㅋ
+미미님의 빠리살기를 응원합니다!

청아 2022-08-11 19:31   좋아요 0 | URL
도시마다 들러서 시장 다 가보고싶네요ㅎㅎㅎ 바닷가 가까운 도시라니..저 지금 도서관에 서 있는데 심장이 쿵쾅댑니다 후~♡ 저 감기걸리면 양파수프 해먹는데요!! 아무래도 저는 거기가서 1년 살아야할 운명인가봐요.ㅎㅎ

책읽는나무 2022-08-11 22:20   좋아요 1 | URL
미미님!! 발리에서 서핑 배워서 파리에서 1 년 거주하기!!
넘 멋진???^^
나중에 거주하실 때, 파리 도착했다고 꼭 알려주시기에요ㅋㅋㅋ

다락방 2022-08-12 14:16   좋아요 2 | URL
저는 심하지 않지만 어패류 알러지가 있어서 제 컨디션에 따라 알러지 반응이 일어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새우 먹고 응급실에 다녀오기도 했어요. (저희 엄마는 굴 드시고 병원 다녀오셨죠 ㅠㅠ) 병원에서도 ‘위험한 정도는 아니지만 이정도면 안먹는게 나을 것 같다‘고 닥터로부터 듣기도 했는데, 그래서 외국 나가면 더 어패류를 피하게 돼요. 알러지 반응 일어나면 수습이 더 안되니까요. 그렇지만!! 나중에 프랑스를 혹여 또 가게 된다면(미래는 예측불허!) 화이트와인에 굴은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대신, 굴은 딱 두 개만 먹는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8-12 15:15   좋아요 1 | URL
저도 나이 들면서 없던 갑각류 알러지가 생겼어요....ㅜㅜ
생굴이랑 석화랑 진짜 잘 먹었는데 이제 생굴은 데쳐서 먹습니다. 대게나 새우 전복등 모두 익히거나 데쳐 먹으니까 눈두덩이랑 입술 부어오르는 건 좀 낫더라구요!!! 생선회 몇 개 빼곤 어패류는 익히지 않은 건 저도 모르게 조금씩 꺼리고 피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다락방님은 병원에서 먹지 말라고 했으면 조심하시는 게 맞아요. 목이 많이 부어오를 땐 숨쉬기가 좀 곤란해질 때도 있어 힘들더라구요.
만약에 미미님이 파리에서 초대를 하셔 생굴 사 주신다면 쉐프한테 부탁하려구요.
데쳐 주세요~~ 근데 이거 프랑스어로 외워가야겠군요???
아....상상만으로도 즐겁군요^^
화이트 와인에 굴!!!
그땐 파리에선 냄새가 많이 안나길ㅋㅋㅋㅋ
미미님 듣고 계시죠??ㅋㅋㅋ

청아 2022-08-12 15:29   좋아요 1 | URL
저 어제 도서관에서 프랑스어 책을 빌려왔습니다.ㅋㅋㅋㅋㅋ길거리 냄새는 저도 어쩔수 없겠지만 두 분을 위해 굴은 데쳐드리는것으로!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8-12 15:33   좋아요 1 | URL
와!!!!👏👏👏
미리 감사해요ㅋㅋㅋ

다락방 2022-08-12 16:09   좋아요 2 | URL
아 저는 딱 두 개만! 생굴 먹을게요 ㅋㅋㅋㅋㅋ 화이트와인은 어쩐지 생굴이어야 할 것 같은 이 느낌적 느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미미님을 만나러 파리 가는 걸 기다리고 있을테니 미미님은 얼른 파리에 거주할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때는 코로나가 다 끝나있으면 좋겠네요 ㅠㅠ

yamoo 2022-08-11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의미 심장한 제목에 클릭을하고 보니....다락방님의 파리여행기네요..ㅎㅎㅎㅎ저 요즘 완전 일에 치여사는데...ㅜㅜ

다락방 2022-08-11 14:33   좋아요 0 | URL
파리는 잠시 들른 것 뿐, 제 여행은 네덜란드 였습니다.
여행은 즐거웠으나 돌아온 후 저도 일에 완전 치이고 있습니다. 일을 하니까 여행 경비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라고 스스로 다독이고 있지만 정말 일하기 싫으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8-12 0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암스테르담, 파리 여행기 왜 안올라오나? 기다렸어요^^
저는 반대로 어린 시절 만화책을 안봤었고, 어른이 되어서 만화책을 즐겨보게 된 케이스네요?? 그렇다고 모든 종류의 만화책을 보는 건 아닌데..왜 그동안 안 읽었을까? 그러면서 한 번씩 손에 잡히는대로 읽곤 합니다. 그래서....저는 그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저 명언 다락방님이 유행시킨 말인 줄 알았어요. 어린시절 만화책을 안 읽어놔서..^^
드라마를 보다가 김태리가 만화방에서 만화책을 보다가 딱 저 구절을 읊어서 전 정말 깜놀했다죠!!! (아닌가? 다른 드라마였던가?)
암튼 그 구절이 딱 절묘하게 우리네 삶과 잘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렇게 오랜시간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난티님을 만나 환대를 받고 오시다니?
몇 년 전 같았음 상상이나 했겠어요??ㅋㅋ

프랑스는 좀 그렇단 얘기를 여행가들의 여행기에서 종종 접하긴 했었는데 설마? 했었는데 다락방님의 생생한 증언으로 인해 진짜였군요??ㅋㅋㅋ
일본인 여행객이 꿈에 그리던 프랑스 파리를 다녀오고 민낯을 본 것에 대한 우울증에 시달렸단 글을 읽은 것 같아요. 너무 지저분하고, 불친절하고, 개똥이 굴러다니고....그런데도 동영상을 보니 풍경은 넘 멋지네요.
저렇게 많이 걷고, 많이 느끼고, 많이 대화할 수 있는 체력을 가지신 멋진 중년의 롤모델이시군요ㅋㅋㅋ
‘기록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재미 없지만, 살아가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재미있다‘ 이 문구에 공감하며 걸으신 여정을 한 번 더 들여다 보며 상상해 봤어요.
다락방님 따라 열심히 뒤따른 공쟝님의 모습도 함께요ㅋㅋㅋ

다락방 2022-08-12 14:14   좋아요 2 | URL
파리는 냄새도 지독했지만 정말 거리가 지저분했어요. 사람들이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고 그걸 치우는 것도 잘 안하는 것 같더라고요. 오늘 출근길에 회사로 걸어오면서 아 서울 거리는 그러나 얼마나 깨끗한가 새삼 깨달았네요. 처음 가 본 파리, 잠깐 있었던 파리는 지저분하고 냄새가 너무나 지독한... 제가 냄새에 굉장히 예민한 사람이긴 하지만 정말 그 냄새가 각인되어서 서울에 돌아와서도 절 쫓아다녔어요. 쟝님이 ‘파리에서 오줌 귀신 따라왔다‘고 하더라고요 ㅠㅠ 와 저는 정말 그 냄새와 지저분함에 놀랐어요. 화장실이 유료라서 사람들이 그렇게 만든건지 아니면 강아지 를 유독 많이 산책시켜서 일어난 일인지.. 도대체 왜 그런 냄새가 나는건지 저는 잘 모르겠네요. 너무 괴로웠어요, 그 냄새는 ㅠㅠ 제가 많이는 아니어도 가본 유럽중에 냄새도 거리지저분한 것도 최악이었어요. 그러다 암스테르담으로 슝- 날아왔더니 세상 쾌적하더라고요. ㅎㅎㅎㅎㅎ

저는 가기 전에 젊은 친구랑 가는거라 내심 걱정했거든요. 아 체력 딸려서 민폐끼치는 동행이 되면 어쩌나, 하고요. 그런데 제 체력, 괜찮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림자를 이으면 길이 된다 - 피해자에서 생존자, 그리고 감시자가 된 마녀 D의 사법연대기
D 지음, 김수정 외 감수 / 동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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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행동으로 보여주시는 연대자 D 님을 응원하고 지지하고 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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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각본
박찬욱.정서경 지음 / 을유문화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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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각본집을 사게 되다니!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헤어질 결심 각본집 사놓고서 아르미안의 네딸들 인용문 가져오지 말아요..
우리 일을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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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8-09 11: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지금 다른 온라인서점도 이 책이 다 휩쓰는 듯 해요. 영화는 크게 흥행 못 했는데 각본집 웬일이냐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8-09 11:25   좋아요 3 | URL
저 아직 안읽었어요. 대체 언제 읽게 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8-09 11: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마침내.

유럽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안 살까 봐.

다락방 2022-08-09 11:34   좋아요 4 | URL
이 분은 헤어질결심 만나면 물만난 물고기마냥 파닥거리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8-09 11: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락방씨가 나하고 같은 종족이란 거, 진작에 알았어요.

다락방 2022-08-09 11:35   좋아요 4 | URL
훗날 제 책장 정리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 2022-08-09 15:15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 아 웃겨 ㅋㅋㅋㅋ

잠자냥 2022-08-09 16:51   좋아요 3 | URL
패턴을 알고 싶은데요?

다락방 2022-08-10 07:35   좋아요 3 | URL
음 일단 ... 좋아하는 책들은 한 데 모아놓고, 그 다음은...........
그러니까 해주세요.

mini74 2022-08-09 13: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각본집 표지가 산해경? 온갖 괴수들이 산다는 ㅎㅎ 뭔가 덩달아 사고싶은 ㅎㅎㅎ방금 주문해서 평온한 맘으로 들어왔다가 이걸 포함해 말아 번뇌를 얻고갑니다 ㅎㅎ

잠자냥 2022-08-09 14:48   좋아요 3 | URL
각본집이 파도처럼 덮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는 거야.

다락방 2022-08-10 07:34   좋아요 3 | URL
현대인의 필수품, 알라디너의 필수품 그것은 바로 헤어질결심 각본집 입니다. 후훗. 사세요ㅋㅋㅋㅋㅋ (아직 읽지 않은 자 올림)

단발머리 2022-08-10 08:13   좋아요 2 | URL
제가 어제 뭐 좀 확인해야 해서 교보 그래24, 알라딘 종합 베스트셀러 찾아봤는데 알라딘만 <헤어질 결심>이 1위더라구요 ㅋㅋㅋㅋ 딴 데는 김훈 작가님 신작 ㅋㅋㅋㅋㅋ 다 이 분들 덕분 ㅋㅋㅋ근데 사실, 저 아직 안 샀어요. 부끄럽다 ㅋㅋ 예약판매 아니면 엽서 안 준대서 ㅋㅋㅋㅋ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8-10 08:44   좋아요 4 | URL
한국에서는 아직도 김훈 작가 글이 1위를 합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8-10 17:0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ㅇ ㅏ. 김훈 작가가 1위를 하는 구나..... (충격....)
아직 책 읽기를 포기하지 않은 아저씨들이 좀 있나봐요 ㅋㅋㅋㅋ (편견 ㅋㅋㅋ) 다들 페이스북에서 인정욕구 찾고 계신 줄 알았는데 ㅋㅋㅋ 책도 읽는 구나? 아재덜아...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8-09 14: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침내 각본집을!!!!^^

다락방 2022-08-10 07:36   좋아요 3 | URL
갖추셨군요, 마침내. ㅋㅋㅋㅋㅋ
 

긴 비행을 하는 동안 비행기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을 보곤 하는데, 몇해전 포르투갈에 다녀오면서는 '폴 워커'가 마지막으로 주연했던 <분노의 질주>를 보다가 비행기에서 울기도 했었다. 네덜란드로 가는 열네시간의 비행동안에는 책을 여러권 챙겼지만 '정보라'의 《저주토끼》를 한 권 다 읽는게 고작이었고, 네덜란드에서 돌아오는 열두시간의 비행 동안에는 기내에서 보여주던 영화들 중 '제니퍼 로페즈' 주연의 <메리 미> 한 편을 보는게 고작이었다. 내심 《임신중지》를 챙겼으니 비행기에서 어느 정도 읽어두자 하였는데, 돌아오는 길은 너무 피곤했던 탓인지 글자가 전혀 보이질 않더라. 하는수없이 로맨스 영화를 봤지.


자, 일단 저주토끼.
















저주토끼에 실린 단편들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해주는 무서운 이야기같은, 그런 단편들이 들어 있다. 표제작 <저주토끼>는 이야기로서도 재미있고, 귀엽게만 생각되는 토끼가 무서워지는 경험을 하게 되며 나름의 반전도 갖춘터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머리> 는 내 몸에서 나온 머리카락과 배설물들이 하나의 온전한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끔찍하고 더러워... 내가 파리(paris) 라는 거대하고 웅장한 도시에 갔다가 찌린내에 너무 강력한 인상을 받았었는데(대체.. 왜죠? 개놀람..) 뭔가 <머리>속의 등장인물이 살아나오는 것은 이야기 속에만 가능한 게 아니라 현실인건가 싶기도 하고. <몸하다>는 가장 기이한 작품이었는데, 피임약을 오래 먹으면 임신한다는 설정 에서 나도 모르게 '우엇? 피임약을 먹고 임신이 된다고? 그럼 피임약 오래 먹으면 안되겠네?' 하고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가서 말도 안되는 설정에 당해버렸네 ㅋㅋㅋ 그렇지만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일단 '남자 없이' , '정자' 없이' 임신한다는 설정에서도 뭔가 전복적이 되지만, 그러나 아이를 임신한 내내 '아이의 아버지가 될 남자'를 찾지 못하면 그 아이가 온전한 아이로 태어나지 못한다는 이야기는, 우와, 여성 괴물의 영화들을 떠올리게 되지 않는가. 


《여성괴물》에서 영화 <브루드>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언급이 나온다.


이 영화가 암시하는 바는 남자가 없다면 여자는 오직 돌연변이에 흉악한 자식밖에 낳지 못한다는 것이다. -《여성괴물》, 바바라 크리드, p.95















<몸하다>의 여자에게 일어난 일이, 바로 이 일이었단 말이다!!


조금만 더 들여다볼까?


그렇다면 어머니의 어떤 욕망이 <브루드>에서는 허용할 수 없다고 가정되는 것일까? 첫째는, 그것이 의식적이든 그렇지 않든, 남성의 도움 없이 아이를 낳고자 하는 여성의 욕망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자신의 욕망, 특히 화를 표현하고자 하는 여성의 욕망이다. 단성생식의 출산은 야만적으로 그려지고 자식들은 단명한다. 래글란 박사의 환자들이 그들의 분노를 표현할 때에는 대체로 물처럼 끓어오르거나 피부 조직의 손상을 보이는 반면, 놀라의 몸은 다른 형태의 생명체, 기형인 아이들의 무리를 출산한다. 여성이 자신의 화에 대해 육체적 표현을 해야만 한다는 생각은 생래적으로 파괴적인 과정으로 표현된다. 영화는 여성의 분노에 대해 두 가지 가능한 이유를 제시한다. 하나는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에게 당했던 아동학대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딸들을 지켜내지 못한 아버지들의 실패이다. 놀라의 어머니는 놀라를 공격했다. 이제 놀라는 캔디를 공격한다. 그러나 영화는 딸을 신체적으로 해치려는 어머니의 욕망에 대해 그 근원을 탐구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런 분노가 유전되는 병인 것처럼 모계를 따라 내려온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아버지는 마치 그게 천성인 양 나약하게 그려진다. -《여성괴물》, 바바라 크리드, P97



<몸하다>의 여자는 남성 없이 아이를 낳고 싶었다. 그리고 낳았으나, 그러나 그 아기는 남성 없이, 아버지 없이, 결코 온전한 존재가 아니었다. 온전한 모습으로 태어나지도 못했다. 나는 정보라 작가가 <브루드>란 영화를 봤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여성괴물>을 읽었을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지만(혹시 읽으셨나요?), 정보라 작가의 머릿속에서 그리고 작가의 몸을 통해서 그 이야기는 순전한 상상으로 태어났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으로 태어나고 존재하고 살아왔던 시간들과 그녀가 보는 세상이, 그녀로 하여금 그런 것들을 상상하게 만든 것이라고. 그 이야기가 이런식으로 영화 브루드와 만났던 게 아닐까. 바바라 크리드의 지적과 닿았던 게 아닐까.



사실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는 생뚱맞게도 이 책에 실린 단편들 중 가장 성격이 다른, 가장 튀는, 가장 희망적인(?)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였다. 판타지 영화 한 편으로 제작해도 좋을만큼 판타지 그 자체인 이야기. 그러니까 전쟁에 패한 신이 인간 왕에게 저주를 거는 신이 나오고, 그 저주로 인해 왕의 아들은 맹인으로 태어난다. 맹인 왕자는 초원의 공주와 정략결혼을 하게 되는데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고 그녀 역시 여린 왕자에게 연민과 사랑을 느끼며 '네 저주를 내가 풀어주겠다'고 장담한다. 맹인 왕자는 성을 빠져나가는 건 위험할텐데, 하면서도 내심 공주가 그 저주를 풀어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초원의 공주는 역경을 헤치며 나아가 그 신(인간이 아닌)을 만나게 되고 '야 전쟁에 패했다고 저주를 내리다니 너무 쪼잔한 거 아니냐, 저주 풀어줘' 라고 한다. 그 때 신은 '네가 인간에게 들은 말은 사실이 아니다, 그들에게 전쟁을 패해 저주를 내린게 아니라 그들이 침략을 해왔기 때문에 저주를 내린 거다' 라고 한다. 그래도 저주를 풀어달라는 공주에게 '네가 ~ 하면 풀어주겠다' 하고 결국 공주는 그대로 해서 저주가 똭 풀어지게 되는데, 그때 신은 이렇게 덧붙인다. '그런데 네가 생각하는 인간은 네가 생각하는 그런 존재가 아니란다~ 너는 내가 저주를 풀어주면 인간에게 실망하게 될거야~' 라고 말하고 저주가 풀어져서 씐이 난 공주는 왕자를 찾아 가는데 눈 뜬 왕자는..... (스포일러니까 여기까지만)


이 이야기는 사실 특별할 게 없는 이야기인데, 나는 뒷부분이 좋았다. 그러니까, 공주가 인간에게 실망을 하게 되니까 이 신이 그러는 거다. 야, 그냥 여기서 나랑 살자~ 라고. 


"이곳에 남아라."

부드러운 목소리가 황금 갑판을 울렸다.

"나와 함께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가 되어 시간의 지평선을 떠다니며 살 수 있다. 태양과 달이 부서져 사라지는 날까지. 별과 구름이 손에 잡히는 이 무한한 공간이 모두 공주의 것이다"

공주는 손에 든 물잔을 내려다보았다. 마음껏 마셨는데도 손바닥보다 작은 잔 안에는 어느새 다시 물이 가득 차 있었다. 잔 바깥에는 다시 이슬이 엉기고, 촉촉하고 차가운 잔을 손에 쥐고 있는 느낌은 이상할 정도로 좋았다.

"나는 인간으로 살고 싶어요."

공주가 마침내 대답했다.

"나와 같은 인간 남자를 만나 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고, 그 아이가 또 어른이 되어 짝을 찾고 자손을 낳는 모습을 보고… 그런 삶을 살고 싶어요."

"그런 삶의 끝에는 죽음이 있다."

바람과 모래의 주인이 조용히 말했다. 공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하지만 죽음이 오기 전까지는 살아갈 테니까요."

"그렇다면 인간의 시간이 끝난 뒤에 나에게 오라."

황금 배의 남자가 제안했다.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p.293




나는 어릴 적부터 뱀파이어란 존재에게 흥미를 느끼고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소설들을 보면서 나 혼자 뱀파이어와 사랑에 빠지기도 했다. '스테파니 메이어'의 소설 《트와일라잇》에서 인간 '벨라'는 뱀파이어 '에드워드'랑 사랑에 빠지면서 뱀파이어가 되고 싶어한다. 그래야 늙어가지 않고 에드워드랑 오래오래 사랑할 수 있으니까. 나는 그 벨라의 바람이 이해됐지만, 그리고 에드워드를 사랑했지만, 그러나 나라면 뱀파이어가 되는 선택을 하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인간으로 살아오면서 기쁨과 슬픔을 느끼고 나를 알아가고 있다. 나는 앞으로도 인간이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존재가 뱀파이어라고 해서 나를 뱀파이어로 만들고 싶진 않다. 나는 '인간으로서' 뱀파이어인 너를 사랑하지만, 그렇다해도 나는 인간일테야. 인간이 아닌 다른 무엇이 되고 싶진 않아. 만약 인간으로서의 나의 삶이 유한해서 너랑 사랑을 더이상 할 수 없다면, 나는 그걸 받아들일는 걸 택할거야,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되기 보다는. 내가 딱 이런 마음인데,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에서 초원의 공주가 그러는거다. 무한한 공간을 모두 주고 영원히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가 될 수 있다는 근사한 제안을 거절하는 것이다. 물론, '인간 남자를 만나 서로 아끼고 사랑한다'는 너무나 판타지적인 로망을 갖고 있다는 점은 나랑 다르지만, 그러나 인간으로 살고 싶다는 바람은 나와 같다. 근사한 제안-너는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가 될 수 있어, 영원히-을 물리치고 유한한 삶을 가진 인간으로 살겠다는 것. 나 역시 언제나 죽음을 무서워하고 인간의 삶이 유한하다는 것이 몹시 두려우면서도 그러나 뱀파이어가 되고 싶지 않다.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가 나에게 같은 제안을 했다면, 나는 역시나 그 제안을 거절했을 것이다. 아니, 나도 인간으로 살래.


여기까지만으로도 좋은데 사실 내가 좋아하는 부분은 그 뒤였다. 


"그렇다면 인간의 시간이 끝나면 내게 오라."


와 이건 진짜 짱이다. 바로 이거야, 이거다! 내가 원하는 건 이거다. 인간인 내가 다른 존재가 되는게 아니라, 유한한 삶이 끝났을 때는 뱀파이어로 혹은 신으로 어떻게든 살아가는 것. 게다가 내가 인간의 삶을 사는 것을 기다려주겠다니, 끝나면 오라니, 너무 좋지 않은가. 이거야말로 판타지 중의 판타지, 판타지의 대마왕 아닌가!! 그래, 만약 당신이 기다려만 준다면, 내 인간의 삶이 끝난 후 당신에게 가리라!!!! 굳, 나이스!!!!!


나는 이 이야기가 그렇게나 좋은거다.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내안의 낭만이 폭발한다. 둠칫 두둠칫..





자, 다음은 영화 <메리 미>에 대해 얘기해보자.

진짜, 이 영화. 나나 되니까 보는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 만들었는지 전혀 짐작할 수 없는 영화다. 일전에 내가 '중학생도 안보는 영화, 내가 본다!'를 기획했는데, 그 리스트에 들어갈 영화다. 


엄청난 슈퍼스타 '캣'(제니퍼 로페즈)는 엄청난 인기스타 '바스티안' 과 결혼하기로 하는데, 그 결혼을 콘서트로 꾸며서 엄청난 관객 앞에서 선보이기로 한거다. '메리 미'라는 노래를 둘이 함께 부르며 결혼하기로 한 것. 그 공연의 표를 사람들은 씐나서 사고 매스컴에서도 연일 이 콘서트에 대회 보도한다. 그리고 당일, 가장 하이라이트 메리 미 무대를 앞두고 캣은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다.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스맛폰을 보고 뭔가 쑥덕거리는 것. 웨딩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오르기 직전 도대체 이게 뭔가 싶어 매니저의 스맛폰을 뺏어 보다가 자신과 결혼할 바스티안이 자신의 매니저와 바람 피는 영상을 보게 되는거다. 이에 캣은 충격받고 절망하고 그리고 당연히 이 결혼을 망설이게 된다.


이 영상이 SNS 를 통해 돌고 있고 그 사실에 대해 아직 모르던 바스티안은 무대를 기다리고 있다가 캣이 무대를 중단시키고 이야기를 시작하자 알게 되고 이 결혼은 되지 않겠다는 사실을 깨닫고 무대를 떠난다. 전 국민이 이 무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러다 캣은 <메리 미>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한 관객을 보게 된다. 그가 바로 우리의 주인공 '찰리'(오웬 윌슨)


찰리는 캣의 팬도 아니고 관심도 없었고 이런 콘서트에 올 일도 없는 아이 한 명을 둔 이혼남이며 수학교사인데, 동료 교사가 콘서트 티켓을 끊어놨는데 애인한테 차였다며 같이 가자고 해서 오게된거다. 그때 친구가 잠깐만 들고있어봐, 하고 메리 미 플래카드를 찰리에게 주었는데 마침 그걸 캣이 보았고, 그래서 그 결혼하자는 문구에 캣은 '예스'를 말하며 사람들 앞에서 갑자기 무명의 수학교사와 결혼하게 되는거다. 이에 뜬금 결혼하게 된 찰리는 당연히 거절해야 맞지만(아니, 그렇지 않나요? 왜 거기서 알겠다고 결혼을 하겠다고 해?) 그 상황에서 그녀에게 그래야 할 것 같았다며 예스를 말하게 되고, 그들은 그렇게 부부가 되었....


일단 이게 전국적으로 방송되었으니 캣은 제안한다. 한 육개월 정도만이라도 부부관계를 유지해달라, 너의 수학단체에 기부하겠다, 뭐 이러면서 조건 가장 결혼쯤이 되는건데, 그 과정에서 둘은 자연스럽게 그리고 당연하게도 사랑에 빠지게 된다.. 뭐 이런 얘기 되시겠다. 결혼 제도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왜 남자의 청혼을 기다리고 남자만 신부를 선택하냐 뭐 이런 애기도 나오긴 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래 콘서트에서 모르는 남자랑 결혼하는게 주체적 선택이냐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사랑이 싹터가지고 그러다보니까 서로의 생활에 점점 더 스며들게 되고 그러는데, 그때 바스티안이 다시 나타나 자기를 용서해달라고 하는거다. 자신이 그 때 바람피웠던 것은 실수라고, 자신이 어리석었다고, 그러니 우리 다시 함께하자고 하는거다.


나는 여기에서 한숨이 나왔는데, 일단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도 다른 사람하고 육체적 관계를 시도한 것을 '어리석다'고 말하고 '실수'라고 말하는 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생각하지만, 그러나 그것이 용납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 잘못을 저지른 것도 문제지만 그것을 '실수'라고 말하거나 '어리석다'고 말한다면, 그 당시에 자신과 키스를 하고 섹스까지 했던 상대는 단순히 '불륜 상대'가 되며 동시에 누군가의 '실수'이자 누군가의 '어리석음'의 증거가 되는게 아닌가. 그러니까 부질없지만, 나라면, 내 애인이 바람을 피웠는데 자신을 용서해달라며 '내가 그 때 어리석었어' , '그건 실수였어' 라고 한다면, 그 말 자체에도 정나미가 떨어질 것 같은거다. 그는 나를 배신함과 동시에 다른 상대를 한순간의 실수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렸으니까. 그렇다면 그 상대는 대체 뭐가 된단 말인가? 그러니까 나라는 존재가,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고 그 순간에는 욕망이 생겨서 상대와 키스도 하고 섹스도 했던 내가, 그러나 상대에게 그저 실수였다고? 어리석은 시간의 증거라고? 아니 너무 좆같지 않나욤? 


진짜,


"우리 일을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그렇다면 나는 이런 것으로부터 자유롭냐, 하면 그건 아닌것이 또 나라는 인간의 모순됨 바로 그 자체이다.

나 역시 어떤 상대들에 대해서 '아,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를 수도없이 후회하곤 하니까. 그 땐 내가 약했어서, 그 땐 내가 힘들어서, 라는 변명으로 사랑하지도 않는 상대들을 만났었고 어쩔 수없이 나는 나의 그 시간들의 내가 어리석었었다고 생각하는거다. 내가 영화속 바스티안하고 다를 게 뭐란 말인가. 바람을 피우진 않았기 때문에? 그러나 나는 정신적으로 바람을 피웠다. 이 사람과 애인하면서 마음속 성소엔 다른 사람을 두고 있었다. 마음속에만 두었기 때문에 나는 상대에게 상처를 덜 준걸까? 나는 여전히, 내가 어느 정도는 그런 판단과 그런 행동들로 인해 벌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찰리는 캣에게 그를 다시 만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말을 하는데, 캣은 그런 얘기를 한다. 이렇게나 자기가 가수로 인기를 끌고 있어도 한 번도 상을 타본 적이 없다, 그런 내게 바스티안은 내가 상 탈 자격이 있고 그런 날이 올거라고 말해준 사람이다, 누구나 나쁜 면만 있는게 아니다, 그 사람도 나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었던 적이 있었다, 라고.

이 말은 한 인간에 대해 말할 때, 인간이란 특성을 말할 때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좋기만한 인간도 없고 나쁘기만한 인간도 없으니까. 나에게는 거지같은 새끼가 누군가의 사랑일 수도 있고, 나에게 너무 좋은 상대가 누군가에겐 세상 똥멍충이 일 수도 있겠지. 나란 인간을 놓고 봐도 나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안티도 있는 것이고... 



정보라의 단편과 제니퍼 로페즈 주연의 영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 '여전히', '다른 사랑'을 기대하고 기다린다는 것이겠다. 한 번 실패했다고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고 캣은 영화속에서 말하는데, 인간은 인간에게 상처를 받으면서도 여전히 인간에게 기대를 하고 사랑을 꿈꾸는구나. 


사랑...

님하....

머리로 하세요, 머리로.

사랑은 연필로 쓰고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것... 샤라라랑~



자, 나는 이제 일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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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8-09 1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엄청난 페이퍼 일단 찜해둡니다 ㅎㅎ 이따 정독!

다락방 2022-08-09 11:18   좋아요 2 | URL
네네 식사하시면서 천천히 읽으시면 피가 되고 살이 되고 뼈가 되는....
그만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8-09 17:03   좋아요 2 | URL
앗 읽은 거다, <여성괴물>! 남성 없이 아이를 가지려는 여성의 욕망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내용 인상적이었는데, <저주토끼>에도 그런 내용이 나오는군요. 흥미롭습니다.! 바람과모래의지배자는.. 다락방님 로맨스감성 못 따라가겠네요 ㅋㅋㅋ 전 니 죽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거 너무 싫을 듯;;; 난 죽어도 그게 끝이 아녀~라며 더 자신감 있게 즐겁게 살 수 있을 것 같긴 한데요.. 부담이.. 큼. 근데 그 지배자는 잘생겼나요..? 흠흠
<메리미> 줄거리는 너무 충격적이라.. ㅋㅋ 그런 맛으로 보는 영화인 듯 합니다. 이런 영화를 봐도 좋은 페이퍼를 써내는 다락방님. 역시 다락방 최고다~ 복귀 환영해요!!^^

독서괭 2022-08-09 18:03   좋아요 3 | URL
아차! 생신을 감축드립니다 다락방님!!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앞으로도 쭉쭉 열필하셔야 해요!^^

다락방 2022-08-10 07:41   좋아요 2 | URL
유한한 인간의 삶이 끝난 뒤에도 뭔가 대단한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그것을 제공해준다는 것은 너무나 낭만적인 것 같습니다. 딱 좋아요, 저는 ㅋㅋ 음 그런데..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가 잘생겼다고 나오진 않은것 같은데. 저는 딱히 얼굴보고 사랑하진 않는 사람이라서 괜찮습니다. 그동안 제 연인들도 잘생긴것과는 거리가 먼... (그만하겠습니다) 에, 그러니까 매력이란 것은 못생겨도 충분히 있을 수 있고, 찐매력이란 못생겼는데도 불구하고 나오는 어떤 것... 이 아니겠습니까? (그만하자.)

저는 그것이 어떤 영화든 내용이 아무리 후지다해도 무언가 배우고 깨달을 바는 한가지 이상 꼭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뭘 주긴 준다고 생각하는 쪽이랄까요. 후훗. 하다못해 ‘이러면 안되는거다‘ 라도...

축하 감사드려요, 독서괭 님! >.<

잠자냥 2022-08-09 1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부장님 비행기에서 울고, 그 눈물 옆에서 딸랑이 쟝쟝이 닦아줌?ㅋㅋㅋㅋ
아니 저 영화, 중학생도 안 볼 저 영화 <메리 미> 진짜 줄거리부터 빵터졌어요.
플래카드 들고 있던 남자랑 결혼이라니 ㅋㅋㅋㅋㅋㅋ 진짜 로맨스코미디네요.

다락방 2022-08-09 11:30   좋아요 3 | URL
이 영화를 보는게 누구냐? 바로 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이런 영화 왜 만드냐, 했더니 저 때문에 만드나봅니다. 제가 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배우들 찍기도 부끄러웠을 것 같은, 그런 영화인데 말입니다. 그런데 제니퍼 로페즈와 오웬 윌슨 이라는 유명한 배우들이 나오네요. 역시 사람들은 다 저같지 않은가봅니다. 껄껄.

- 2022-08-09 18:3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저는 옆에서 딥 슬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떡 실신 ㅋㅋㅋㅋㅋ 열심히 보시길래 좋은 영화인줄 알았는 데 ㅋㅋㅋㅋ 내용이 ㅋㅋㅋㅋ 자길 잘 했네요 ㅋㅋㅋ

다락방 2022-08-10 07:43   좋아요 2 | URL
쟝님은 연필 들고 책 들고 똭- 폼을 잡고 있다가 바로 실신하시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호텔에 들어와서도 바로 뻗어버리는 걸 자주 목격했던 바, 쟝님의 특기는 뻗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2-08-09 11: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역시 다락방님의 이런 리뷰가 참 좋아요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에 대한 글이요!!
그리고 정보라 작가의 이 소설은 읽으면서 제가 ‘이 작가님은 여성학을 조금이라도 공부했거나
이런 작품을 써낼만큼 뼈속깊이 문제의식을 느끼는 사람이다‘라고만 생각하고 말았는데 역시나 다락방님은 ‘여성괴물‘을 떠올리고 또 이렇게 써주시다니 또 배우고 이마 탁쳤습니다ㅋ

그런데 오늘 다락방님 생일이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이 공간에서 존재해주시는데 항상 감사드려요!

다락방 2022-08-09 11:44   좋아요 5 | URL
아이고 미미님.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댓글을 마주할때면, ‘나 좋자고 글을 쓰지만 남들에게 좋게 읽히는게 참 좋구나‘ 라고 새삼 깨닫게 돼요. 어쩌면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는 읽히기 위함이 아닐까 합니다.

책을 읽는 즉시 여성괴물을 떠올렸던 건 아닌데요, 이 글을 쓰는 과정에서 떠올랐어요. 어? 하고 여성괴물 페이퍼 찾아보니 똭- 하고 맞춤한 인용문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사람은 계속해서 부지런히 읽고 써야 하는가 봅니다. 오늘의 읽고 씀이 내일의 나를 도와줄겁니다. 후훗.

생일 축하해주셔서 감사해요!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잠자냥 2022-08-09 11: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러고 보니 부장님 생신이세요? 아 맞다... 그렇구나!

다락방 2022-08-09 11:45   좋아요 3 | URL
흠흠. 네, 그러합니다. 이 위대한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난 거룩한 날이지요. 후훗.

mini74 2022-08-09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저도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좋았어요. 이런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리뷰 참 좋아요.
락방님 생일 축하드려요 ~~

다락방 2022-08-10 07:45   좋아요 2 | URL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딱히 특별할 거 없는 정말 아이들용 판타지 같은 그런 내용이었는데 이거 왜 좋을까요? 좋게 만드는 바로 그 지점이 필력이란 걸까요? 사실 <저주토끼>도 특별할 거 없는, 어릴때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그런 내용이잖아요? 근데 재미있더라고요. 정보라 작가의 책을 앞으로도 좀 봐야겠어요. 후훗.
축하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22-08-09 13: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고 싶은 말 많지만 에드워드 관련 뱀파이어 건에 대해서만 제 의견을 말씀 드리자면…
인간은 죽고 뱀파이어는 (이론상으로는) 영원하니까요. 오래오래 사랑하고 싶다면 뱀파이어 되어야 합니다 ㅋㅋㅋㅋ 저는 영원히 살아도 지루하지 않게 살 자신도 있고 인간 아닌 다른 것이 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내 의식을 어떻게 가져가냐인데 이건 다른 분이 이어서 고민하시길 ㅋㅋㅋㅋ

생일 축하해요, 다락방님! 제가 먹구름한테 양재천 쪽에 가서 비 뿌리지 말라고 연락 넣어두었습니다. 좋은 선물 되길 바랍니다!🥰

다락방 2022-08-10 07:48   좋아요 3 | URL
크- 저는 로맨스 이야기를 그렇게나 좋아해도 그보다는 나라는 존재를 더 좋아하는것 같아요. 인간이길 포기하고 영원한 사랑을 택하느니 영원한 사랑을 버리고 인간이고 싶어요. 저는 영원한 사랑 같은건 없어도 됩니다. 사랑 정말 재미있고 좋지만 없어도 사는데 딱히 지장은 없고 때로는 거추장스러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맨스 좋아하지만 스스로의 사랑엔 딱히 관심 없는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축하 감사드려요, 단발머리 님.
저는 어제 제 돈주고 산 치킨과(포장했어요!) 제 돈주고 산 와인을 가지고 축배를 들었습니다. 껄껄.
내돈내산 치킨 내돈내산 와인 그리고 해피벌스데이 투 미..

책읽는나무 2022-08-09 14: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주 토끼 저도 휴가 때, 얼마전에 읽었는데 <몸하다>랑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가 좋았어요.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편은 해수욕장 근처 카페에서 시원하게 읽어서 더 좋았던가? 싶기도 하구요^^
몸하다는 기이하면서도 작가가 뭔가 주제를 나타내고자 하는 무엇이 있어 보이는데 그것이 정확히 뭘까? 싶었는데 다락방님이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시니 ‘욕망‘ 이라는 단어와 연결고리가 되네요.
그럴 수도 있겠구나!! 또 배워갑니다^^
<저주 토끼>도 좀 오싹했는데 <머리>는 더 무서웠어요. 한 며칠 화장실에 앉아 있기가 무서웠다는...ㅜㅜ
전 머리카락을 항상 변기에 집어넣거든요..읽으면서 헉!! 했어요.

오늘이 그날이로군요???
생일 축하드려요!!
8 월이구나!! 생각했던 때가 얼마 전이었던 것 같은데 벌써 8 월 9일!!!!
오늘은 무조건 즐겁게 하루 보내시길♡

다락방 2022-08-10 07:51   좋아요 3 | URL
<머리>는 너무 더러웠어요. 그런 한 편 그것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히 보이는 것도 같았어요. 젊은 여성, 젊고 탄탄한 여성의 탄생이 온갖 배설물과 머리카락이잖아요. 그야말로 우리가 읽어왔던 책들에서 말하는 비체들의 총집합 아닌가요. 크-

세상에, 오늘은 벌써 8월 10일이네요. 저 임신중지도 읽어야 하고.. 읽을게 많은데 지금 독서 중단 상태여서.. 아 어쩌면 좋을까요. 이것은 여행의 후유증일까요 ㅠㅠ
생일 축하 감사드려요! 퇴근후 집으로 가는 길에 왕후라이드 치킨 포장해서 집에 가서 해피벌스데이 투 미~ 하고 먹었습니다. 제가 산 와인과 함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08-09 15: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로맨스 좋아하는 다락방님!!
저주토끼의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개멋있다는데 완전 동감. 그렇다면 인간의 시간이 끝난 뒤에 나에게 오라라니 저도 막막 두근거리던걸요. 사실상 이야기가 결말이 예상되고 좀 뻔했는데 저 말 때문에 모든게 다 좋아져버리는......
오늘 생일 뭔가 로맨택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까라고 예언해봅니다. ^^

다락방 2022-08-10 07:54   좋아요 3 | URL
저는 로맨스를 좋아하는데 저의 로맨스보다는 남의 로맨스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았거든요. 나 스스로에 대해서는 로맨스는 뒤로 제껴두고 자아에 더 집중하는데 왜 남의 로맨스에 귀기울이는가, 하고요. 그런데 로맨스에서 인간의 모습이 가장 잘 보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둘이 맺어지는 일과 관계를 유지할 때의 모습, 태도 이런 것들이요. 그런걸 보는게 저는 너무 좋고, 그래서 저는 지금 대한민국의 남자들이 특히나 더 로맨스를 봐야하지 않나 늘 생각해요. 다른 사람과 관계 맺을 때 어떻게 해야 상대가 좋아하고 또 어떤 점들이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지 그들은 로맨스로 배워야하지 않을까 싶은거죠.

인간의 시간이 끝난 뒤에 나에게 오라, 라니 정말 좋지요? 전 자지러지게 좋았습니다, 진짜. 응 갈게, 인간의 시간이 끝나면 당신에게 갈게. 제가 대신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껄껄.

생일에 뭔가 로맨틱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제돈 주고 산 치킨과 와인으로 제가 저에게 생일 축하를 해주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08-09 17: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로 다른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하고 기다리는 내용이군요. 근데 <메리 미>는 설정이 다 뜬금없네요~ㅎㅎ 로맨스야말로 자연스러움이 중요할텐데ㅋㅋㅋ
생일 축하드립니다. 정시 퇴근하셔서 무사히 즐거운 저녁 시간 보내시길 바랄게요^^

다락방 2022-08-10 07:56   좋아요 2 | URL
메리 미는 정말 황당한 설정이고 작위적이기까지 하죠. 도대체 배우들이 이걸 왜 찍었을까 싶은 그런 영화이긴 하지만, 그래도 보다 보면 어떤 지점에서는 가만 생각해볼 것도 있고 그렇긴 합니다. 대단한 생각은 아닐지라도요.
콘서트에 갔다가 인기 스타와 맺어진다, 라니. 너무 순정만화 같은 뜬금없는 설정이에요. 정말로 그야말로 영화같은 설정 ㅋㅋㅋ

정시 퇴근했고 소박한 저녁 보냈습니다. 후훗. 감사해요, 거리의화가 님!

난티나무 2022-08-10 03: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랑은 연필로~ 사랑은 머리로~!!!!

저주토끼 기대됩니다.
리뷰 내용을 읽지 말까 잠시 생각했으나 그냥 읽어버렸어요. 궁금해서 ㅎㅎㅎ 음 머리,를 한밤에 읽는 것은 피해야 겠습니다.^^;;

엇 생일! 추카합니다~!!!

다락방 2022-08-10 07:57   좋아요 2 | URL
이 책 전체가 밤에 읽기에는 적절하지 않은것 같아요. 사람에 따라서는 잠을 못 잘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집에서 혼자 있을 때 밤에 읽었다면 잠 못잤을듯요. 그렇게 무섭거나 한 건 아닌데 좀 .. 징그럽고 끔찍하기는 해서... 그러나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난티나무 님께도 즐거운 독서를 선물해줄 그런 책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생일 축하 감사드려요, 난티나무 님! 후훗.

노란곰 2022-08-10 05: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주토끼의 단편들을 읽으며 단편적인 생각만 했었는데 이렇게 심오하게 리뷰해주시니 반성되네요. 역시 사람은 아는 만큼 알게 되고 보이는 거죠… 더 깊게 책을 읽으리라 반성합니다. 생일 축하드려요. 제가 있는 곳은 아직 9일이라 유효합니다. 하늘을 보며 맥주 한 잔 짠! (실제로도 한잔하고싶네요) 저도 어제까지 자동차로 대륙을 돌고왔더니 피곤피곤하네요~ 잠깐 들린 암스테르담이 너무 좋아서 파리와 고민하고 있었는데 함께 가는 방법이 있었군요~~~^^ 역시 다락방님 쵝오시닷!!! 여독이 얼른 풀리시길 바랍니다 :)

다락방 2022-08-10 08:02   좋아요 2 | URL
오 자동차로 대륙을 돌다니, 그것도 멋있네요. 저는 나라와 나라 사이 도시와 도시 사이 모두 기차를 이용했는데, 그건 그것대로 좋더라고요. 기차는 마음이 편안해져요. 화장실이 갖추어져 있어서. 비록 낡은 기차 안에서 화장실 갔다가 으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너무 끔찍한 냄새와 지저분함에 시달리긴 했지만.. 하하하하하하하하하

피곤할 때는 잠자는 게 최고인 것 같아요. 충분히 주무셔서 피곤 푸시길 바랄게요. 저는 아직 제대로 풀질 못했어요. 돌아온 첫날에는 잠을 제대로 못잤고 그 뒤로도 푹 자지 못하는 날들만 이어지네요. 그러면서 술이나 마시고 있... 오늘은 제대로 푹 자야겠어요.

생일축하 감사드려요, 노란곰 님!! :)

clavis 2022-08-17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다락방 2022-08-18 08:50   좋아요 0 | URL
히힛 감사해요 클래비스 님!!
 
저주토끼 (리커버)
정보라 지음 / 아작 / 202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기이한 이야기들이 무서움을 주는데 그 무서움은 귀신이나 도깨비가 주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강요하는 것들과 그로 인해 만들어진 내 것인듯 내것아닌 욕심들이 주는 것. 인간이란 하찮고 그래봤자 뻔한 존재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잠깐만!‘ 이라는 희망도 어느 틈에 찾아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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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8-09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오셨군요 다락방님! 공쟝쟝님은 이미 글을 올리셨는데 다락방님은 안 오시기에 체력의 차이인가 싶었답니다 ㅎㅎ 다시 읽을 다락방님 페이퍼 기대됩니다~^^

다락방 2022-08-09 08:16   좋아요 3 | URL
아 제가 어제 밀린 업무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답니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업무를 해야하는데 에라이~ 하고 페이퍼 쓰고 있어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어마어마한 명품 페이퍼가 탄생할 예정입니다,
라고 아직 절반도 쓰지 않고 장담해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8-09 08:56   좋아요 0 | URL
ㅋㅋㅋ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다락방 2022-08-09 09:17   좋아요 3 | URL
다 썼어요! 역시나 명품 페이퍼의 탄생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8-09 11:33   좋아요 2 | URL
락방 씨.... 바다에서 건진 자뻑, 그거 다시 버려요. 더 깊은 바다에 버려요.

거리의화가 2022-08-09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 도서관에서 얼마 전에 대출한 책입니다^^ 평을 보니 궁금해집니다ㅎㅎㅎ

다락방 2022-08-09 09:18   좋아요 0 | URL
거리의화가 님, 금세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그리고 재미있어요. 기이하기도 하지만... ㅋㅋㅋㅋㅋ

2022-08-09 15: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09 15: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09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09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09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10 08:0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