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를 오래 좋아해왔다. 고등학생일 때 처음 읽었고 대학생일 때부터 좋아했다. 그의 단편 <일곱 번째 남자>가 그를 좋아하게 만들었다. 그 뒤로 계속 좋아했고 생일 때도 거침없이 '하루키 책 사줘!'를 말하곤 했다. 길을 걸으면서 하루키를 읽다가 전봇대 앞에서야 비로소 멈추기도 했고 계단을 오르며 하루키를 읽다가 앞 사람과 부딪힐 뻔하기도 했다. 하루키의 많은 책들을 두 번이상 읽었고 책장 한 칸은 통째로 하루키에게 주었는데, 한 칸으로는 모자라서 눕히고 쌓고 난리도 아니었다. 많은 이들이 하루키는 소설보다 에세이라고 했지만, 나는 하루키의 소설도 너무나 사랑했다. 그가 툭 던져내는 심드렁한 유머는 나를 늘 웃게했고, 또 나는 그게 좋아서 계속 그의 소설을 읽고 다시 읽고 그랬다.



그래서 이 책 읽기를 미뤄왔다. 이 책의 인용된 문장을 보았는데 기분이 나빠진거다. 소녀와의 대화에였는데, 소녀의 가슴에 대한 대화를 하고 있었다. 사실 그 전 작품은 《1Q84》에서 이미 한차례 '왜 그랬어'를 수십번 물었던 장면이 있다. 한 종교의 교주와 십대 소녀의 성관계를 그려냈기 때문이었다. 그 교주는 성폭행을 일삼는 자로 나오지만, 그 장면이 거기에 필요했을까, 대체 왜그랬을까를 수십번 물으면서 넘겼더랬다. 그러다 이 책에 소녀의 가슴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 장면이 있다 생각하니, 갑자기 확- 밀려왔다. 일큐팔사의 그 싫었던 장면이, 해변의 카프카의 그 장면이, 그리고 그간 그가 소설에서 그려낸, '악의는 없는', '순수한', '아저씨와 소녀'와의 친근감이. 그러고보니 그는 항상 아저씨와 소녀의 친밀한 관계를 그려냈다. 성적인 것은 아니더라도 그들은 친밀했다.


하루키를 오래 좋아했고, 하루키를 놓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 읽기를 미뤄왔다. 읽고나서 내가 그를 버릴까 두려웠고 그에게 온갖 정이 떨어질까 두려웠다. 그래서 자꾸만 뒤로 미뤘다. 안돼. 신간이 나왔지만 예전이라면 서둘러 샀을 그의 신간을 부러 사지 않았다. 기사단장 죽이기 읽어보고, 그 때 결정하자...


얼마전에 친구들과 여럿이서 나누었던 대화가 생각났다. 오래 좋아하던 남자 작가를 최근에 버리게 되면서, 그 씁쓸함을 얘기했더랬다. 나는 친구가 좋아하는 작가를 좋아한 적이 없어 버리기가 쉬웠는데, 내가 좋아하는 작가를 버려야 한다면, 나 역시 친구처럼 씁쓸하고 쓸쓸하겠지. 이미 필립 로스 때도 마음이 아팠는데... 그런데 하루키까지..... 하루키를 내가 좋아한 시간이 도대체 얼마야... 어쨌든 읽기 시작했다.



읽으면서 또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너무 잘 읽히고 재미있어서. 도대체 이 사람 머릿속엔 뭐가 들었길래 이렇게 이야기를 흥미롭게 잘 만들어낼까.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은, 밤에 자기 전에 읽지 말라는 거다. 지금 현재 1권의 끝부분을 읽고 있는데, 여러분, 자기 전에 읽지 마요. 특히 혼자 자는 사람들은... 읽지마요 ㅠㅠ 무섭다 ㅠㅠㅠ 새벽에 바깥에서 들리는 방울소리, 그래서 그 땅을 파니 거기에 방울이 들어있고...누가 울린걸까 그 방울을 작업실에 가져다 뒀는데, 새벽에 또 작업실에서 선명하게 들리는 방울소리...으아악 너무 무서워 ㅠㅠ 나 어제 자기 전에 읽고서는 아아 괜히 읽었다, 낮에 읽을걸, 으아아아, 너무나 무섭네, 하고 내 침실로 가 잠을 청하는데 으아악 ㅠㅠ 한 시간에 한 번씩 깬 것 같다. 너무 무섭다. 여러분 이 책 읽을 거면 자기 전에 읽지 마요. 잠 못자요 ㅠㅠ



소설을 쓰는 작가는 자신이 의도하지 않아도 주인공에 자신을 가장 많이 반영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 주인공의 직업은 '화가'이지만, 늘 일정하게 작업에 몰두하는 시간이 있고, 음식을 많이 먹지 않고, 음악을 많이 듣는다. 요리를 비롯한 가사노동에 들이는 시간이 많은 남자가 나오는데, 이건 그간 하루키의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어왔다면 비슷한 성향임을 알 수 있을 거다. 이 사람은 그냥 자기 삶이 그런 사람이구나.


그리고 어떻게 새벽에 울리는 방울소리.. 같은 걸 책에 쓸 생각을 했을까? 머릿속에 이야기로 가득차있나..그리고 진짜 재미있어 ㅠㅠ 나는 하루키 소설이 재미있다 ㅠㅠ 그래서 슬프다 ㅠㅠ 왜냐하면 걸리적 거리는 부분들이 많이 나왔거든.



만약 열두 살에 죽지 않았다면 동생은 어떤 인생을 보냈을지 곧잘 상상하곤 했다. 물론 내가 그런 걸 알 수는 없다. 나 자신이 어떤 인생을 보낼지도 가믄할 수 없는데 하물며 동생의 앞날을 알 수 있으랴. 그래도 심장판막 기능에 선천적인 이사잉 없었더라면 그애는 틀림없이 유능하고 매력적인 어른으로 성장했을 것이다. 많은 남자의 사랑을 받고 그들의 다정한 손길을 느꼈으리라. 하지만 구체적인 광경은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다. 나에게 그애는 어디까지나 세 살 아래의, 나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어린 동생이었다. (1권, p.186)



물이 흐르듯 곧고 매끄러운 검은 머리에, 이목구비가 인형처럼 또렷했다. 다만 너무 또렷한 탓에 전체적으로 보면 어딘가 현실과 동떨어진 듯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객관적으로는 미인형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그저 간단히 '아름답다'고 단언하기에는 왠지 망설여지는 얼굴이다. 무언가가-짐작건대 일부 소녀들이 성장기에 발산하는 독특한 생경함 같은 것이- 본래 있어야 할 아름다운 흐름을 가로막는 것이리라. 언젠가 어떤 계기로 그 걸림돌이 제거된다면 실로 아름다운 아가씨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더 걸릴 것 같다. (1권, p.461-462)



주인공이 열다섯살 때 여동생이 죽었는데 주인공은 여동생의 가슴이 막 나오기 시작한다고 쓰고 있었다. 그리고 여동생이 죽지 않았다면 남자들한테 사랑받는 여자가되었을텐데..같은 생각을 하는데, 여자가 자라면서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도 가장 자랑스레 성취할 수 있는 것은 고작 '남자한테 사랑받는'것 뿐일까? 또한 어른이 된 주인공이 사춘기 소녀에 대해 묘사하면서도 '어른이 되면 더 예뻐질 거'라고 한다. 여자의 가장 큰 성취는 '예뻐지고 사랑받는' 게 전부인가? 그게 남자 작가의 머릿속 한계, 사고의 한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쎄. 저 생각을 했던 시기의 주인공이 십대였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던 걸까. 달에 갈지도 모르고 수학 박사가 될지도 모르고 노벨상을 탈지도 모르고 피아니스트가 될지도 모르고 공대 교수가 될지도 모르는데, 판사가 되고 경찰이 되고 FBI 가 될지도 모르는데, 그런 식으로는 사고가 확장되지 않고, '어른되면 예뻐질거다', 라든가 '남자한테 사랑 많이 받았을텐데' 라는게 생각의 전부라니.. 이런 식으로밖에 사고하지 않는 남자들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너무 답답했다. 하루키처럼 세계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작가라면 그 영향력이 더 클텐데 이런 사람이 똭- 페미니즘 장착해서 가슴사이즈로 먼저 말하여지는 여자를 그려내지 않아야 되는게 아닌가.



하루키도 이 소설에서 여자 가슴 얘기를 몇 번이고 언급하는데, 남자 작가들은 유독 여자를 묘사할 때 가슴 얘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왜 처음 여자를 볼 때 가슴을 볼까? 그러보고면 여자 작가들이 남자를 그려낼 때는 한 번도 '처음 볼 때부터 유독 큰 고추 사이즈가 눈에 들어왔다' 던가, '벗겨보니 고추는 이놈이나 저놈이나 똑같이 작았다' 라든가, '시커먼 고추가 축 늘어져 있어서 김이 샜다' 라든가, '그가 방안에 들어서는 순간 고추로 눈길이 갔다' 라든가 하지 않는데... 왜 여자의 가슴 사이즈는 여자를 말할 때 어떤 특징으로 말하여지는 걸까. 왜 가슴이 여자의 대표성을 가질까? 소설에서마다 고추에 대한 묘사가 나온다면, 남자 독자들은 읽으면서 어떤 기분을 느낄까?




그러나 일큐팔사의 마지막 권에서도 좋았던 것처럼, 이 책 부분부분이 분명 마음에 든다. 어쩌면 놓기 너무 아쉬워서 그러는 것일까. 이혼한 아내에 대한 부분들은 다 너무 좋았어. 물론 처음 만남은... 아니 그런데 말입니다. 도대체 왜 어째서, 애인이 있는데 다른 사람에게 한 눈에 반하는 걸까? 이 책에서 주인공도 그랬다. 애인이 있는데 우연히 만난 애인의 동창에게 한 눈에 반해버리는 거야. 그래서 결국 그녀에게 연락을 하고 결혼까지 하게된다.



처음 아내를 만난 건 서른 살을 앞둔 무렵이었다. 그녀는 나보다 세 살 아래였다. 요쓰야 산초메에 있는 작은 건축사무소에 다녔는데, 2급 건축사 자격증이 있고, 당시 내 여자친구의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긴 생머리에 연한 화장, 굳이 말하자면 온화해 보이는 얼굴이었다(성격은 얼굴만큼 온화하지 않다는 사실이 머지않아 판명되지만, 그건 나중 이야기다). 여자친구와 데이트하던 중 어느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마주쳐 소개받은 그녀에게 나는 거의 한눈에 반했다. (1권, p.46-47)



왜 한눈에 반한거야, 왜? 여자친구가 있는데 왜그랬어? 여자친구가 있는데 왜 다른 사람한테 반했어? 왜? 왜그랬어?


위의 인용문의 페이지수를 보면 알겠지만 이게 거의 초반에 나오는데, 어휴, 그래서 초반부터 너무 힘들었다. 내 경우엔 나의 애인이 다른 여자에게 반한 적은 없지만,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가 내게 첫만남에서 반한 적이 있었다. 나는 머릿속으로 '이건 안된다, 이건 안된다' 수도없이 말했지만 나도 너무 홀딱 반해버려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정신을 차릴라고 이를 악물었더니 눈물만 나왔지. 그때 그가 내게 그러지 않았으면, 여자친구가 있으니까 나를 보지 않았으면, 그랬으면 내 인생은 평온하게 흘러갔을텐데... 지극히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흘러갔을 텐데...그 날 이후로 나는 고통스런 천국에 살고 있지........왜그랬어, 왜... 왜그렇게 나한테 쑝갔어.... 나는 긴 생머리에 연한 화장, 온화한 얼굴도 아닌데...... 왜 그 때 나한테 그렇게 들어왔어.....왜 이렇게 내 마음과 정신이 널뛰듯 살아야 하는거니, 왜.... 여자친구만 봤으면 됐잖아........



'하루키를 버릴 것인가 말것인가'로 시작하며 책장을 열었다가 나의 온전한 슬픔에 침잠해버려, 읽는 내내 분노와 짜증과 무서움이 찾아왔지만 전반적으로 슬픈 마음으로 이 책을 나는 읽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혼한 아내에 대한 사랑이 여전히 남아있고, 그리고 그렇게 아내를 그리워해. 이혼 후에 다른 여자들을 만나 섹스하지만, 그런데 온전히 상대에게 올인하는 섹스가 아니다. 섹스를 위한 섹스일 뿐, 머릿속에 계속 헤어진 아내가 있다. 난처한 일이라고 친구가 그에게 말하는데, 나는 또 이 난처한 일이 정말 난처해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



"넌 아직 유즈를 좋아하는구나."

"잊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는데 마음이 딱 붙어서 떨어지질 않아. 이유는 몰라도 그렇게 되어버려."

"다른 여자하고 자진 않아?"

"다른 여자와 자더라도 그 여자와 나 사이에 항상 유즈가 있어."

"난처한 일이네." 그가 말했다. 그리고 손끝으로 이마를 문질렀다. 진심으로 난처한 것처럼 보였다. (p.377)




나는 모든 사람들이 혹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런 난처한 상황에 놓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저런 난처한 일을 겪는 사람은 분명 있을 것이고, 나 역시 그중 하나이다. 나는 언젠가 누군가에게 '나는 그 날 이후로 나를 쪼개서 살아'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나를 쪼개서 한 쪽에선 그 사람을 계속 사랑하고 한 쪽에선 다른 사람을 만나 데이트도 하고 연애를 해, 라고. 나를 쪼개서 사는 일, 나와 다른 사람 사이에 항상 그 사람이 있는 그 난처한 삶을 내가 살았다. 그런데 하루키가 이런 것에 대해 말하고 있어..나는 정말이지 어쩔 줄을 모르겠는 것이야...



아직 1권의 100페이지가 남아있고 나는 당연히 2권도 읽을 것이다. 갑자기 조 올로클린 시리즈도 읽고 싶지만, 나 그 책 샀나 안샀나, 아직 신간 안샀나? 헤어진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읽노라니 조 올로클린도 넘나 생각나는 것...


우리가 부부관계를 정식으로 끝낸 뒤에도 친구로 지낸다는 것은 나로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부부로 지낸 육년의 세월 동안 우리는 아주 많은 것을 공유했다. 많은 시간, 많은 감정, 많은 말과 많은 침묵, 많은 고민과 많은 판단, 많은 약속과 많은 포기, 많은 열락과 많은 권태. 물론 서로 입 밖에 꺼내지 않고 속에만 품고 있던 비밀도 없지는 않았으리라.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숨기는 것이 있다는 감각까지도 제법 현명하게 공유해왔다. 거기에는 시간만이 배양할 수 있는 '자리의 무게'가 존재했다. 우리는 그런 중력에 요령 있게 몸을 맞추고, 미묘한 균형을 잡으며 살아왔다. 또한 우리의 독자적일 '로컬 룰'같은 것도 몇 가지 있었다. 그것을 모조리 없던 셈 치고, 그곳에 존재하던 중력의 균형이나 로컬 룰을 배제하고서, 그저 단순한 '좋은 친구'따위가 될 수 있을 리 없다. (p.305-306)


이런 부분을 읽으면 정말 너무 좋잖아 ㅠㅠ



이혼을 겪고난 후의 남자가 두 달간 혼자 여행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은데, 페이퍼가 너무 길어지니 이만 쓰도록 하겠다.


이만 총총.





아홉 달 남짓-이 시간이 이별의 기간으로 길었는지 짧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돌이켜보면 영원에 가까웠던 것 같기도 하고, 의외로 순식간에 흘러간 것 같기도 하다. (p.15)

"저기, 나도 부탁이 하나 있는데." 그녀가 말했다. "혹시 이대로 헤어지더라도 친구로 지내줄 수 있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신발을 신고, 가방을 어깨에 메고, 한 손을 현관 손잡이에 올린 채로 나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친구로 지내자고?"
그녀가 말했다. "그럴 수 있다면, 가끔 만나 이야기를 하면 좋겠어."
여전히 말뜻을 알 수 없었다. 친구로 지내자? 가끔 만나 이야기를 한다?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한단 말인가? 수수께끼라도 푸는 것 같다. 대체 나한테 전하려는 말이 뭘까. 내게 특별히 나쁜 감정은 없다, 그런 걸까?
"글쎄." 내가 말했다. 더는 할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 자리에 서서 일주일을 생각해봐도 마찬가지였으리라. 그래서 그대로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p.37)

결혼한 여자와 관계를 맺게 된 것도 그즈음이었다. 아마 나는 정신적인 돌파구를 찾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빠진 정체에서 어떻게든 헤어나고 싶었고, 그러려면 스스로를 자극하고(그게 어떤 자극이건) 정신을 뒤흔드는 것이 필요했다. 늘 혼자라는 사실에도 지치기 시작했다. 게다가 상당히 오랫동안 여자와 자지 않은 상태였다. (p.79)

뭐, 상관없지. 나는 그렇게 생각을 맺었다. 눈앞에 어떤 흐름이 생겼다면 일단 흘러가보면 된다. 상대에게 숨은 의도가 있다면 그 의도에 걸려들면 될 일이다. 이 산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손이 묶여 있는 것보다야 그편이 훨신 근사하지 않은가. 사실 호기심도 있었다. 내가 앞으로 상대할 인물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내게 거액의 보수를 내놓는 대신 무얼 요구할 셈일까? 그 무언가를 끝까지 지켜보고 싶어졌다. (p.128)

"어제 일 말인데요." 멘시키가 말을 이었다. "그렇게 지하의 석실을 열어버림으로써 우리는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무언가를 얻었을 겁니다. 과연 무엇을 잃어버리고 무엇을 얻었을까요? 저는 그 점이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닙니다." (p.297)

한편 유즈에게서도 전혀 연락이 오지 않았다. 전화 한 통 없고 편지 한 통 오지 않았다. "친구로 지내고 싶다"는 말을 꺼낸 건 그녀인데도 말이다. 그리고 그 사실은 생각 이상으로, 예상을 훨씬 넘는 정도로 내게 상처를 주었다. 아니, 정확히 말해 내게 상처를 준 것은 사실 나 자신이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그 침묵 속에서 내 감정은 날붙이로 만든 무거운 추처럼 한끝에서 다른 한끝으로 커다란 호를 그리며 왕복했다. 그 감정의 호는 내 피부에 생생한 상처를 몇 군데나 남겼다. 그리고 내가 그 아픔을 잊을 방법은 실질적으로 하나뿐이었다. 당연히, 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p.306)

"그렇습니다. 저는 흔들림 없는 진실보다는 오히려 흔들릴 여지가 있는 가능성을 선택하겠습니다. 그 흔들림에 제 몸을 맡기는 쪽을 선택할 겁니다. 그게 부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p.468)

우리는 어찌 보면 닮은꼴인지도 모른다-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손에 쥐고 있는 것, 혹은 장차 손에 넣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잃어버린 것, 지금은 손에 없는 것을 동력 삼아 나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그의 행위를 내가 납득할 수 있었다는 말은 아니다. 그것은 명백히 내 이해력의 범위를 넘어선 일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그 동기를 이해할 수는 있었다. (p.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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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8-08-20 0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열심히 읽고 쓰고 계시네요 ㅎ 하루키 ㅠ 저에게도 애증의 작가입니다 마치 카프카처럼 읽을 때는 빨려드는데 다 읽고나서는 이게 뭔 소리야 하고 책을 던져 버리는 ㅠ 근데도 수리부엉이 황혼을 날아오르다를
샀네요 ㅠ
글구 하루키의 여성에 대한 생각이 남자에 의해 소비되는 대상으로만 묘사된다는건 지금 글을 읽으며 깨달았네요 @.@
이거 더 정 떨어지는걸요…

다락방 2018-08-20 09:27   좋아요 0 | URL
십대의 소녀를 볼 때도 사랑받는, 사랑받아야 할 ‘여성‘으로만 보는게 찝찝해요. 당연히 성인 여성과 연애를 하고 섹스를 하면서 상대의 성적 매력에 이끌릴 수 있는데, 십대 소녀가 자라서 그런 여성이 될거라고 생각하는 게 전제에 깔린 것 같아서 불쾌했어요. 오랜 시간 좋아했는데 이런 게 눈에 들어와버려서 참 저도 어찌할 바를 모르겠네요. ㅠㅠ

단발머리 2018-08-20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하루키를 다 읽지는 않았구요. 그러니까 소설 3개, 에세이 2-3개 읽은 것 같은데, 저도 하루키가 좋거든요.
이 책도.... 사실 좋았구요.
그림의 모델이 되었던 십대 소녀,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십대 소녀가 ˝아저씨, 제 가슴 어때요?˝ 하고 묻는 장면 빼고요.
남자 작가들이 왜 이렇게 여성의 가슴에 대해 집착할까 라는 질문에, 전에 정희진샘 대답이 생각나요.
남자에게 가슴이 없어서라고. 없어서 그런거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ㅠㅠ

오래 시간 좋아한 사람에게서, 참을 수 없는 이런 점을 발견했을 때... 우리는 한 마음으로 슬퍼집니다.
그것보다 더 슬픈 건 다락방님의 마지막 단어들.
이만 총총.
나는 세상에서 ‘이만 총총‘이 제일 싫어요. 얼른 읽어주세요~~ 얼른 읽고 또 써주세요~~

지금까지 58815번째 방문자였습니다. 이만 총총.

다락방 2018-08-20 09:48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이 좋아요. 재미있어요, 단발머리님. 그래서 속이 터져요. 아직 말씀하신 부분을 읽진 않았지만, 그 부분 읽다가 또 화가나겠죠... 아 빡쳐 ㅠㅠ 그런데 하루키 재미있어요. 속상해요. 하아-

남자가 가슴이 ‘없어서‘ 여자의 가슴에 집착하는 거라면, 여자는 고추가 없는데 왜 남자의 고추에 집착하지 않을까요? 사춘기 소녀를 보면서도 성숙한 여성에 대해 떠올리는 게 너무 징그럽고 싫어요. 하루키는 일전에 에세이에서 ‘무조건 약자의 편에 서겠다‘고 한 적이 있는데, 약자의 편에 선다는 건 .. 뭘까요? 하아-
그렇지만 이 책 재미있어서 일단 끝까지 다 읽긴 할겁니다. 휴..

다 읽고 또 페이퍼 쓸게요. 우리 부지런히 읽고 써요, 단발머리님. 좋은 건 좋다고 남기고 싫은 건 싫다고 남기면서 계속 그렇게 읽고 쓰도록 해요!1

단발머리 2018-08-20 09:55   좋아요 0 | URL
제가 <여성성의 신화> 읽고 있잖아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거기에서 이런 문장이...

프로이트의 이론에서 여성의 성격 형성의 동기가 되는 힘은 남근에 대한 여성의 선망이었다. (228쪽)

거세 폼플렉스와 남근 선망, 그의 모든 사고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이 두 개념은 여성이 생물학적으로 남성보다 열등하다는 것을 가정한다. (229쪽)

프로이트는 당시 여성들의 신경증이 남근 선망 때문이었다고 했대네요. 가지고 있지 못한 것에 대한 집착. 열망.
저도 현재 읽는 중이라.... 모르는게 너무 많아요 @@
이만 총총.

다락방 2018-08-20 09:57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일전에 페미니즘 강의 들으러 갔을 때 쌤들이 프로이트 얘기 많이 하시더라고요. 프로이트는 남성을 ‘고추가 있는 존재‘라고 봤고 여성을 ‘고추가 ‘없는‘ 존재‘라고 봤다고요. 그러니까 여성은 여성의 성기를 ‘가진‘ 자가 아니라, 남성의 성기를 ‘가지지 못한‘ 자요. 그래서 여성은 열등하고, 열등하다고 생각해서 남근을 선망하고...

네네, 또 얘기해주세요, 단발머리님!!

비연 2018-08-20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미뤄두고 안 사고 있었는데 말이죠 말이죠 ㅠㅠㅠ 락방님 미오요 ㅠㅠㅠ

다락방 2018-08-20 19:37   좋아요 0 | URL
저도 오늘 장바구니에 책을 또 쓸어담았습니다 ㅜㅜ

비연 2018-08-20 20:11   좋아요 0 | URL
헉!

clavis 2018-08-22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넘나 재미나게 읽다가 이만 총총.하시니 무지 서운해지네요. 정말 맛깔나게 잘 읽었습니다.

다락방 2018-08-22 22:02   좋아요 1 | URL
히히 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의 기쁨입니다!!

즐건독서 2021-01-02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은 그냥 성. 전세계위 일반적인 성적 사고와 판타지를 우리의 사고에 맞출려니 힘들어지는듯. 그애들을 인정해주는것이 우리도 인정받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더 인간적인 사고라 생각하는 순간 오류가 벌어지기 시작해 불편할듯 합니다
 



오래 전에 읽은 책이라 다 기억나지 않지만 그래도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내용이었기에 영화도 궁금했다. 그렇게 보기시작햇는데, 시작한 지 10분도 안돼서 벌써 아, 역시 좋구나, 하고 잠깐 멈췄더랬다.


'줄리엣'은 작가인데 처음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한 책이 전세계적으로 고작 28부 팔린 '앤 브론테' 평전이었다. 지금은 '이지'라는 필명으로 잘 나가는 작가가 되어 돈도 많이 벌고 서점마다 작가의 낭독인가, 뭐 그런거 돌아다닐 정도로 스케쥴도 바쁘다. 그녀에게는 '마크' 라는 돈 많은 군인 남친이 있는데, 일전에 책에서 왜 돈 많은 남친 말고 섬의 가난한 남자를 택하는가..하고 한 알라디너가 탄식햇을 정도로, 이 돈 많은 남자친구의 존재는 정말이지 무시할 수가 없다. <타임>지에서 '독서'에 대한 글을 의뢰받고 그녀는 '감자껍질파이클럽'이라는 이름을 가진 독서클럽을 방문하고자 건지섬에 가기로 하는데, 배를 타기에 앞서 '마크'가 청혼을 한다. 앞서 그는 청혼할 기미를 보였는데, 그게 바로 이런 거였다.


"센트럴파크가 보이는 전망 좋은 집을 구했거든요. 호수가 보이고 연못에서 모형 배를 타는 꼬마들까지 보이죠. 제가 사는 도시를 보여주고 싶어요. 고민해 봐요."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너무 좋은데? 사실 책을 읽는 나는 정신적 교감을 나누는 '도시' 파이긴 하지만, 도시랑 잘 되길 바라는 사람이긴 하지만, 아니, 책에서도 센트럴 파크가 보이는 집이 있다고 얘기했었나? 그랬으면 나도 마크 파가 됐을 것 같은데?! 센트럴 파크라니, 와, 이것은 내가 꿈에 그리던 바로 그거잖아? 뭐 어쨌든.



줄리엣은 독서에 대한 원고청탁을 받고 어떤 글을 써야하나 고민하던 차에 건지섬에 사는 농장주 '도시'의 편지를 받게된다. 책방에서 구한 찰스램 선집의 책 안쪽에 원래 소유주였던 줄리엣의 이름과 주소가 있었던 것. '찰스 램'이란 공통 분모로 묶인 그녀에게 편지를 보내 찰스 램의 셰익스피어 선집을 사고 싶은데 그걸 살 수 있는 런던의 서점 주소(전화번호였나) 를 알려달라고 하는 거다. 이에 줄리엣은 기쁜 마음으로 그 책을 구해 도시에게 보내게 되고, 도시가 건지섬에서 속해있다던 감자껌질파이 클럽에 대해 듣게 되는 거다. 그 클럽에 직접 가보고 싶었던 그녀는 그 섬에 방문하고, 거기에서 클럽에 참석해 함께 책을 읽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과정에서 약혼자인 마크와 언제 돌아올거냐는 통화도 하게 되는데, 어느날 문학클럽에서 친해진 친구가 '네 약혼자가 좋아하는 책은 어떤 책이야?' 라고 물었을 때 답할 수가 없어 머뭇거린다. 좋은 걸 먹고 좋은 반지를 받고 좋은 집에서 살 수 있지만 그들은 공통된 대화가 없었던 것. 


그러다 도시의 침실을 살짝 엿보게 되고, 거기에서 자신들을 아는 사이가 되게 만들어준 찰스 램의 책을 발견한다. 그 책을 들고 가만 바라보는 그녀를 도시가 보게되는데, 그 때 줄리엣은 그런 얘길 한다.


" 책 한권이 저를 여기까지 오게 만들었네요."



이 인연은 매우 특별하다. 그러니까 이런 계기로 알게된 거. 물론 모든 만남에 저마다의 처음이 있고 그것은 각자의 이유로 특별함을 안겨주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유독, '유독' 특별한 만남은 있기 마련. 그 처음에 물론 너무 많은 의미를 둬서 그것이 마치 운명인줄 알고 질질 끌려다니면 안되겠지만, 그렇지만 그 특별한 만남을, '뭐 특별할 수도 있지 거기에 연연해하지 말자' 하고 무시할 수만도 없다. 나는 사실 이런 특별한 첫 만남에 매우 끌리는 편이고, 그런 것들이 내 인생에 찾아들었다면, 그건 그 자체로 빛나는 것이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이것은 내게 지금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 이런 일이 내게 괜히, 그냥 일어났을 리 없어.'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거다. 그러니 내 서명이 적힌 책 한 권이 건지섬의 누군가에게 날아들어 그 섬에서 그 책을 읽은 사람이 편지를 보내오다니, 정말이지 얼마나 특별한가. 우리가 책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니! 같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얼마나 특별한데! 


북클럽이 나오는 이야기이다 보니 중간에 책 읽는 장면도 나오는데, 사람들이 책 읽는 장면을 보는 건 난 또 왜그렇게 좋은지! 게다가 이 영화속에서 좋은 장면은 '쓰는' 장면도 나온다는 거다. 줄리엣이 작가이다 보니, 자료조사를 하고 거기에 대해 열심히 막 수첩에 메모를 하고, 나중에 타자기로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글을 쓰는데, 그게 진짜 너무 좋은 거다!


게다가 마지막에 약혼자랑 파혼하고 지금은 싱글이며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글을 일절 쓰지 않은 편지를 읽으면서도, 도시는 그녀가 그렇게 됐다는 것, 그래서 자신이 그녀를 찾으러 가야 한다고 확신을 갖는다. 클럽의 다른 회원이 그 편지를 자신이 읽어보며 '도대체 그런 문장이 어디 써있어?' 하지만, 도시는 안다. 그래서 도시는 슈웅- 줄리엣을 찾으러 간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뉴욕의 센트럴 파크가 보이는 집을 포기할만한 가치가 도시에게 있는가? 나는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 정말이지 너무 소중하거든. 같은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해 대화를 나눌 사람이 있다는 거. 진짜 너무 소중하잖아! 물론 우리가 언제나 같은 책을 읽을 수만은 없다. 게다가 같은 책을 읽어도 다른 생각이 존재할 수 있고. 그럴 때도 우리가 책을 읽는 사람이고 상대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상대의 말에 귀기울이며 내 얘기도 역시 전할 수 있는 거잖아. 


그 작가는 어떤 작품을 썼는데?

그 작품은 어떤데?


우리가 기본적으로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저런 질문들조차 가능해지는 게 아닌가. 그러나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라면, 책에 대해 관심이 1도 없는 사람이라면, 내가 무슨 책을 읽든 혹은 그 책이 어느 재미를 가지고 있든 거기에 대해 묻지도 않을 것이도 들을 생각도 없을 것이다. 책을 좋아하고 책을 읽는 '나와' 대화를 하고 싶다면, 기본적으로 책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하고 또한 나에 대한 애정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와 좋은 대화상대가 될 수 있어. 그런 사이라면 '책 한권으로도' 특별한 인연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라고 썼지만 센트럴 파크가 보이는 집에 대한 미련이 너무 남네?)



아, 너무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다. 아닐 때 아니오라고 말하는 여등들이 나오는 게 너무 좋고, 책 읽는 사람들의 책 읽는 풍경이 나오는 것도 좋다. 도시도 그리고 줄리엣도 힘든 시간에 책이 있어 위로를 받았던 사람들이고, 책 속으로 빠지는 시간을 좋아한다. 그리고 책이 다른 사람과 연결시켜준다는 데도 동의하고. 이런 것들을 말하는 영화는 내가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지. 아하하하. 그래서 이 책을 다시 읽어보고 싶은데, 몇 년전에 누군가에게 빌려준 뒤로 그 책이 내게 다시 돌아오질 않고 있다... 하아- 뭐 그런 책이 한두권이냐만은... 그래서 다시 사서 읽어야겠다. 마침 개정판도 나왔던데!!



오래전에 이 책을 읽었을 때 한 알라디너가 리뷰에 그렇게 썼었다. 이 책으로 청혼을 할 거라고. 그런데 지금 그 리뷰를 다시 읽고 싶어 찾아보니 눈에 띄지 않는다. 당시에 그 리뷰를 읽으면서 '근사하다!'고 생각햇는데, 애인이 있는데 청혼을 하겠다는 거였는지, 애인이 생긴다면 청혼하겠다는 거였는지 모르겠다. 음...



아무튼 또 사야지, 이 책!

















그나저나 센트럴 파크가 보이는 집이라니....내 평생 그런 집에서 살아볼 수 있을까.........그런 집에서 사는 게 책 읽는 남자 만나는 것보다 더 힘들듯.....내 월급으론 택도 없지, 여기서도 한강 보이는 집도 못사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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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8-08-20 0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보라고 보라고 하는 리뷰에는 !!! 봐야겠네요~~ ㅎㅎㅎㅎ 굿밤되세요~^^

다락방 2018-08-20 07:55   좋아요 1 | URL
책 읽는 모습이 나오는 거 너무 좋아요. 그리고 글 쓰는 모습도요. 저는 영화에서 그런 장면들이 좀 더 많이 보여졌으면 좋겠어요!! >.<

비연 2018-08-20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넷플릭스에 이 영화(?) 떴던데 봐야겠군요 ㅎㅎ

다락방 2018-08-20 19:49   좋아요 2 | URL
저도 넷플릭스로 봤어요!!

비연 2018-08-20 20:12   좋아요 2 | URL
넷플릭스는 완전 요물이더이다.. 아주 신나게 보게 만드는~
 












시사인 정기구독을 그만둔지 오래인데, 이번에는 노회찬에 대한 기사를 읽어보고 싶어 오랜만에 구입했다. 내가 시사인을 읽을 때면 늘 그랬듯이 뒤에서부터 읽어오다가, 나는 '조영선' 교사가 쓴 <학생에게 배우는 '사람책'>이란 기사를 읽게됐다. 전문을 가져왔다.





나는 국민학교를 거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까지 졸업한지 오래이다.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를 경험하고 졸업후에는 지금까지 쉼없이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직장에서는 차장이라는 직급을 가지고 일하고 있고, 나이도 어느정도 있으니, 사실 나는 세상에 별로 무서운 게 없고 무서울 것도 없다. 이제는 누가 물어뜯는다 하면 같이 물어뜯을 마음의 자세가 되어있고 공격한다면 받아칠 준비도 되어있다. 무엇보다 상처를 입으면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고 그렇게 더 단단해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신한다. 그러나 이렇게 되기까지는 내 기본적 성향도 있었겠지만, 그동안 살아온 '시간'도 쌓였음이 분명하다. 이런 내가 지금 페미니스트일 수밖에 없는 것은, 이 사회가 여성불평등의 구조를 바꾸어야 하기 때문임이 당연하지만, 앞으로 자라날 어린 여자아이들이 더이상은 성적대상화와 차별 그리고 혐오에 노출되지 않았으면 해서이다. 땡볕에 나가 몇 시간씩 앉아있으면서 목이 터져라 불법촬영을 해서는 안되고 편파수사를 해서도 안된다고 규탄하는 것은, 그런 사회 구조를 바꾸고자 함이지만, 어린 여자아이들이 그 드러운 꼴을 보지 않고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서이다.



그런데 오늘 시사인에서 이 기사를 읽으니, 아, 아이들은 저절로 자란다는 말이 사실이구나 싶었다.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저들이 깨닫는구나. 자기들이 깨닫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스스로 알고 행동하는구나. 그 점이 몹시 고마웠다. '해나 개즈비'가 백인 남성들에게 '백인 남성들이여 분발하세요!' 말했던 것처럼, 남성들이 분발해야 겠구나. 지금을 사는 학생들은 다 알고 있구나. 다 알고 있다. 다 알고 있어. 


'학교가 준비되지 않아도 학생들은 밀려'오는 구나.



나는 이 학생들에게 고마웠다. 


아직 초등학생인 내 조카가 자랄 세상이 너무 끔찍했는데, 이 세상 속에서 이 아이가 무엇을 보고 자랄지, 아무리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러도 바뀌지 않아서, 땡볕에 여자들 몇만명이 모여서 소리를 질러대도 안희정은 무죄라서, 일베에 여자친구 누드사진을 올려도 풀려나서, 그래서 미칠 것 같은 기분이 되어 순대국이 들어있던 뚝배기를 옆테이블에서 안희정의 편을 대며 낄낄대던 남자들의 면상에 던져버리고 싶었는데, 


학생들은 알고 있고, 그래서 밀려오고 있었다.



학교가 준비되어 있지 않아도 학생들이 밀려오고 있다면, 내가, 어른들이 준비되지 않아도 그럴 것이다. 나는 좀 더 강해져야겠다고 새삼 마음먹었다. 내 조카가 지금보다 더 자라서 이 모든 것들을 스스로 깨닫고,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그래서 자신도 무엇을 해보고자 하고, 그런데 적당한 언어를 찾지 못해 답답해하고 발을 구를 때, 그럴 때 내게 혹여라도 묻는다면, 나는 조카가 묻는 말에 성심껏 대답해주는 이모가 되고 싶다. 그럴 땐 우리가 이렇게 하면 어떻겠니, 그건 이렇게 하면 어떨까. 어린 조카와 조카의 친구들이 찾지 못한 언어가 있다면, 그 언어를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내가 더 강해지고 더 똑똑해져야 겠다. 내가 더 많이 알고 준비를 해둬야겠다. 준비해두지 않아 조카와 친구들을 비롯한 학생들이 밀려올 때 어버버 하며 뒷걸음 치지 않을 수 있도록, 나는 준비된 어른이 되기로 했다. 준비된 어른이 되어야지. 



조카야, 나는 니가 밀려올 때를 대비해 준비해둘게. 

이모가, 그리고 이모의 친구들은 열심히 준비해둘게. 

혹여라도 너와 너의 친구들이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할 때, 언어를 찾지 못할 때, 그럴 때 돌아보면 이모가 답을 , 방향을 말해줄 수 있도록 준비해둘게. 

네가 자랄 때 그리고 네가 어른이 되었을 때 이 세상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상황이 되기를 바라지만, 혹여라도 여전히 이모양 이꼴이라면, 그 때 너 외롭지 않게 이모가 준비해둘게. 열심히 열심히 준비할게. 강한 신체와 강한 정신으로 무장하고 너를 기다릴게. 그리고 너의 옆에 있을게.


너와 너의 친구들이 밀려올 때, 이모는 준비되어 있도록 할게.



해나 개즈비가 백인 남성들에게 분발하라고 말했지만, 나는 그 말은 지구의 모든 남성들에게 해줄 말이라 생각한다.

남자들이여, 분발하라. 




그나저나,

시사인 .. 다시 정기구독 해야할까?

오랜만에 읽으니 좋으네?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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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vis 2018-08-16 0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때 너 외롭지 않게 이모가 준비해둘게..저도 그럴게요. 지금 여기에서요.

단발머리 2018-08-16 1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도 그 옆에 있을거라고
타미에게 말해줘요.
용감한 이모 옆에
사람 더 있다고
사람들 많이 있다고
전해줘요.
 

생일이라고 책 선물 잔뜩 받았는데 아침에 또 책 잔뜩 주문한 나여... 왜죠..... 왜 그러는 것이죠.... ㅠㅠ


아무튼 오늘 아침에 두 번에 걸쳐 책을 잔뜩 주문하고는, 으응 한 박스는 내일 오고 한 박스는 토욜에 오겠지, 이러다가 갑자기 '그런데 전쟁과 평화는 다 나왔던가?'하는데 생각이 미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무인도에 전쟁과 평화를 가져간다고 했으니까, 나도 한 번 읽어볼까 싶었는데, 문동에서 새로 나오고 있다는 건 알았는데, 다 나왔는가? 검색했더니, 이미 민음사에서는 다 나왔네?













문동은? 하고 봤더니 문동도 다 나왔어?!












음..............음.......................음.....................나 이디스 워튼의 기쁨의 집 주문했는데..만약 전쟁과 평화 나온걸 알았다면 기쁨의 집 대신 전쟁과 평화를 주문했을까? 내가 나에게 물었다. 그렇지만..이디스 워튼 너무 읽고 싶었어..그래서 기쁨의 집도 주문하고 겨울도 주문했는데... 전쟁과 평화 언제 다 나온거야? 음...........


내친김에, 그런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다 나왔나? 하고 검색해 봤다.















음.......셋트...........깔맞춤이군.............음.........................................



검색해보지 말걸 그랬나...

아까 오전에 샤갈 그림 페이퍼 올리고서는, '그런데 내가 올해 나를 위한 선물을 안사지 않았나, 샤갈 액자...예술의전당 가서 살까, 그거 내가 나한테 선물할까' 이러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 셋트들을 보니 내적갈등이 다시 찾아오는 것....... 전쟁과 평화 그동안 사지 않았던 건 '완결되면 사야지' 마음먹었기 때문인데, 완결이 되어버렸으면..... 사람이, 자기가 한 말을 지켜야 되잖아, 그러니까 사겠다고 했으면 사야 되는거잖아? 그런데......음........................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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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8-13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자시다....

다락방 2018-08-13 12:39   좋아요 1 | URL
왜때문에 부자라는거죠? 사지도 못하고 있는데? 왜죠? 아!!! 책부자라는 뜻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8-08-13 12:41   좋아요 1 | URL
흥부자 흥부자시다

다락방 2018-08-13 13:40   좋아요 1 | URL
하긴..내가 좀 흥부자이긴 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알벨루치 2018-11-01 10:21   좋아요 0 | URL
흥부자 래 ㅋㅋㅋㅋㅋㅋㅋ넘 웃겨 두 사람 배틀 뜨세염~넘 웃겨

다락방 2018-11-01 11:1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18-08-13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루스트 아직 완간 아니에요

다락방 2018-08-13 13:41   좋아요 0 | URL
아니, 저렇게 빼곡하게 한 박스안에 들어가있는데...저게 완간이 아니라고요?!?! ㅠㅠ
다행이다. 그럼 사지 말아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8-08-13 1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8-08-13 13:41   좋아요 0 | URL
아이고~ 괜찮습니다. 이미 많이 받아서요. 말씀 정말 감사해요! 헤헷. :)

transient-guest 2018-08-13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프루스트 절판 될까봐 샀어요

다락방 2018-08-13 22:52   좋아요 0 | URL
그... 그런 일이 생길까요? ㅠㅠ

transient-guest 2018-08-14 02:14   좋아요 0 | URL
출판시장의 특성상 책이 너무 자주 절판되는 것 같아서 이런 비싼 기획물은 맘에 들면 그냥 질러야 한다는...-_-

2018-08-16 0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릴 적에 교회를 열심히 다녔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교회에서 로맨스를 싹틔우기도 했다. 국민학교 때도 두 살 많은 오빠랑 핑크빛이었으며(크리스마스 연극에서 오빠는 요셉이었고 나는 마리아였다), 중학교때는 고등학생 성가대 오빠를 좋아했더랬다. 그 오빠는 우리 교회에서 노래를 제일 잘 불렀는데, 내가 중고등부로 가면서 하필이면 성가대 남자파트 반주를 맡게됐고...나는 미리 준비된 게 아니면 악보를 봐도 잘 칠 수 없는 비천재 반주자였고...그래서 지휘자가 선택한 곡을 반주하라고 했을 때...나는 멘붕이 왔고.......그래서 제대로 못쳤고.........그런데 하필 이 오빠 독창 파트였고...........오빠는 이 노래를 잘 알면서도 내 반주에 맞춰 불러줬고.............나는 그 날 연습이 끝나고 지휘자한테 가서 '반주자 그만두겠다' 말을 했다. 내가 민폐를 끼친다고 생각했고 너무 부끄럽고 수치스럽고 딱- 쥐구멍에 숨고 싶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 나는 반주자를 그만두었던 것이다... 그리고,



얼마가 지났을까, 무반주 신앙인으로 교회를 다니던 어느 일요일 오후, 교회를 마치고 엄마랑 동네 시장을 갔다. 이것저것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 하필이면 저 앞에서 그 노래 잘하는 오빠가 오는 게 아닌가. 나는 그 오빠를 봤지만 그 오빠는 나를 아직 보지 못한 상황에서, '인사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아냐, 나같은 듣보잡 알지도 못할거야' 생각했는데, 이윽고 눈이 마주치자 오빠가 먼저 인사를 해주었던 것이었고, 그렇게 열네살 소녀의 마음은 두근거렸던 것이었다... 나중에 친구를 통해서 들었는데, 나는 듣보잡이기는 커녕, '교회에 너 모르는 사람 없어'의 존재감으로 동네를 휘젓고 다니던 꼬마였어... 아무튼, 신앙생활 열심히 하던 나는 교회에 환멸을 느껴서 그만두게 되는데, 중학교 1학년 때였나 2학년 때였나, 그 뒤로 다시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삶을 살게 되었다. 교회에 왜 환멸을 느꼈느냐 물어보면 할 말은 아주 많지만, 그러나 이 자리가 그런 자리가 아니므로 더이상 말은 하지 않겠다. 아무튼, 나는 '교회 오빠 강민호'에 그 때 그 성가대 오빠, 나에게 먼저 인사를 해주었던 그 노래 제일 잘하는 오빠가 생각나는 것이다. 성은 '임'이었는데 이름이..생각이 안나네?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오빠' 라는 게 어떤건지 제목만으로 이미 그 느낌을 알 수 있었던 나는, 아마도 그걸 확인하고자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것 같은데, 그러나 표제작인 단편,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오빠 강민호>는 재미없었다. ㅎㅎ 그 단편은 재미 없었지만, 이 책에 실린 단편들 중 특히 두 편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읽으면서 오오~ 이기호~~ 막 이랬다니까? 그 중 하나가 <권순찬과 착한 사람들>이다. 이 단편은 진짜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이야기였는데, 그러니까 줄거리는 이렇다.



화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 앞에 '권순찬'이란 사람이 '502호 김석만은 내가 입금한 돈 700만원을 돌려다오' 라는 대자보를 써서 자리잡기 시작한 것. 사정을 알아보니 권순찬은 어려서부터 부모와 떨어져 어렵게 살았는데, 어머니가 오랜만에 나타나 계좌번호 하나를 주며 '내가 어려워 사채를 썼는데 니가 좀 갚아다오' 했다는 거다. 그 돈은 700만원이었고, 권순찬은 좀 시간이 걸려 사채업자 김석만에게 700만원을 입금한 것. 그런데 그 사이 어머니도 아들이 입금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보증금 빼고 어쩌고 해서 사채업자에게 700만원을 입금했고 그 후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이에 같은 돈이 두 번 입금됐다는 걸 알고 권순찬은 김석만이 사는 아파트로 찾아와 중복 입금된 돈을 돌려달라 대자보를 써붙이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502호에는 김석만이 아닌, 김석만의 어머니만 홀로 살고 계셨고, 김석만의 어머니는 아들의 행방을 몰라..그래서 권순찬이 아파트 앞에 자리잡고 있는 시간은 하루가 이틀이 되고 몇 달이 되어버리게 된 것이다. 이 사정을 알게된 아파트 주민들은 그 사정 참 딱하다 싶어서 주민들끼리 돈을 모아 700만원을 조금 넘게 만든다. 그리고 그 돈을 모아 권순찬에게 가는 거다. 우리가 대신 갚아줄테니, 너도 계속 여기서 이러고 있지 말고 이 돈 가지고 가라, 너를 위해서가 아니라 502호 할머니가 딱해서다, 하는 것.



나는 .. 이게 너무 이상했다. 이상한 선의라고 생각했어. 아파트 주민들은 그것을 '선의'라고 생각했다. 할머니는 마음의 짐을 덜 수 있고 빚도 갚을 수 있고, 권순찬씨는 받아야 할 돈을 받아 이제 일상을 찾게 되었으니, 그러니 이것이 착하고 좋은 결론이라고 생각한 거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이 돈은 당연히 '김석만'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돈이 아닌가. 어찌되었는 받아야 할 돈 700만원을 누군가로부터든 받았으니 '그럼 됐다' 할 순 없는 거 아닌가? 나라면? 나는, '오, 여러분 이렇게 돈을 '대신' 갚아주셔서 감사해요!' 할 것인가? 라고 물어보면, '아니'라고 할 것 같은 거다. 이건...아니지 않나?




저는 원래 그 할머니한테 돈을 받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저는 김석만씨를 만나러 온 거예요. 그 사람을 직접 만나서 일을 해결 하려고요…… (p.95)





아파트 주민들은 이에 권순찬이 이자 받으려고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들 점점 관심을 잃게되고...



물론 권순찬이 아파트 앞에 그렇게 박스를 펴두고 잠이들고 대자보를 붙이고 늘상 앉아있는 일은 매우 불편할 것이다. 그 앞을 지나다니면서 내 마음은 얼마나 불편할까. 그러니 이 상황을 어떻게든 끝내고 싶은 입주민들의 마음이야 너무 당연한 것이겠다. 그렇지만 그 돈을 '대신' 갚아주는 것, 그리고 누군가 '대신' 갚아주는 돈으로 '이제 됐다'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런데,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것인가. 김석만의 귀에 이 사실이 들어간다면, 그렇다면 김석만이 집에 찾아와 '여기있소, 당신 돈 7백만원' 하고 돌려준다는 보장도 없는데, 그러면 어떡해야 하나. 나로서도 뚜렷한 방법이 생각나지는 않는 것이다. 이건 아닌 것 같은데, 그렇지만 또 딱히 내가 이렇다할 해결책도 내놓지를 못해... 아아 그래서 너무 찜찜한 것이다..




그리고 읽으면서 더 크게 분노한 단편은 <나를 혐오하게 될 박창수에게> 이다. 어휴, 이건 읽는 내내 진짜 너무 속이 터져서..뭐랄까, 내가 딱 싫어라 하는 남녀관계가 나오는 것... 히융-그러니까 여자는 가난하게 살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게 되는데, 남편이 열심히 일해서 대학도 보내주고 그러는 아주 착한 남편인 것이야. 그런데 여자는 남편이 착하니까 뭔가 불만이 생겨도 말을 잘 못하게 되고 뭔가 아무튼 그러다가, 다니던 직장에서 알게된 한 남자랑 바람을 피게 되는 거다. 상대 남자는 총각이었는데, 뭔가 딱히 사랑한다..는 건 아닌데 그냥 자꾸 만나서 육체관계 맺게 되는..그런 관계가 되어버렸단 말이야?


아내는 남편에게 속인다는 사실이 불편해서 남편에게 말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말하려고 하면 하루종일 일하고 또 새벽같이 출근해야 하는 남편이 피곤해하니 섣불리 말하지 못하다가, 만나는 남자에게는 '남편에게 말했다'고 하는 거다. 그 때, 내연의 관계 남자가 이렇게 대꾸하는 거다.



섹스가 끝난 후, 등을 구부정하게 만 채 돌아누워 있던 그는 한참 뒤 내게 물었다.

내 이름도 말했어요?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실망을 했지만, 그렇다고 그가 미워진 것은 아니었다. (p.143-144)





내 이름도 말했어요?


아 너무 싫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너무 싫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너무 싫어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나는 이런 관계가 너무 싫다. 이런 관계 속에 놓이는 게 너무 싫어. 당당할 수 없는 연애, 당당할 수 없는 사랑이 진짜 저주스럽다. 애초에 배우자나 애인이 있으면서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슬픔의 새드니스이지만, 그렇게 됐다면 기존 관계를 정리하고 새 사람을 만나야되는 거잖아. 왜 속이고 있으면서 만나가지고 들킬까봐 전전긍긍해야돼? 남자가 자신의 이름이 바깥으로 새어나갈까 걱정하는 거 당연히 이해된다. 그 걱정 누가 안하겠는가. 그 사실이 바깥으로 드러나면 지금 하는 일에서도 위태로울 거고 개인적으로도 개망신일거다. 유부녀랑 바람 난 새끼라고. 그러면, 그런 관계를 시작 하지 않았으면 되지만, 그게 감정이란 게 어디 자기가 마음먹은대로 되는건가. 그렇게 알고 걸어간 관계라면 거기다대고 여자한테 '내 이름도 말했어요?'같은 거, 쪼그라들어서 말하지 말아야 하는거잖아. 섹스할 건 하고나서 '내 이름도 말했어요?' 라니..진짜 슬리퍼 벗어서 싸다구를 날리고 싶다. 아 너무 구질구질해서 딱 싫어. 너무 싫어 ㅠㅠ





대체적으로 결혼이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싶어서' 하는 것이겠지만, 사실 그 이유가 아닌 다른 이유로 결혼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몇 번 언급했지만, 내 고등학교때 물리 선생님은 '아빠가 너무 싫어서' 일찍 결혼해 집을 나왔다고 했었다. '줌파 라히리'는 자신의 책에서 '헤마'의 입을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결혼한다는 이유를 보여주기도 했다. 나 역시 '그냥 다 지겨워서' 결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결혼을 하면 적어도 '결혼 언제할 거냐'는 질문도 안들을테고, '선 보라, 소개팅해라'는 말도 안들을 테니까. 그 당시의 나는 '이 남자랑 결혼하고 다른 남자 속으로 사랑하면서 살면 되니까'라고 생각했었다. 만약 내가 그 때 결혼했다면, 그것은 나에게도 그리고 상대에게도 큰 못할짓을 하게 되는 것이었을거다. 그리고 며칠전에 주변 사람을 통해서 들었다. '하도 결혼하라고 잔소리를 해대서 나 좋다는 남자랑 결혼했지, 나는 그 남자를 사랑하진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이런 이유들 말고도, '이쯤되면 결혼을 하는 게 순리 아닐까' 해서 결혼을 결심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기호의 단편 <나를 혐오하게 될 박창수에게>에서 남편은, 단순히 '이쯤되면 결혼해야지'란 생각으로 결혼을 한 건 아닌 것 같았지만, 그러나, '가정은 있어야하고 유지되어야지' 정도의 생각으로 결혼생활을 유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아내로부터 '다른 남자가 있다'는 얘기를 듣지만, 그저 묵묵하게 다음에 얘기하자고 하니까.



저기, 다음에 말하면 안 될까?

남편이 내 말을 끊으면서 말했다.

나, 내일 또 새벽같이 일 나가야 하잖아.

남편은 그렇게 말하곤 안방으로 걸어갔다. 남편은 마치 아무 말도 듣지 않은 사람처럼, 이제 막 퇴근해서 집으로 들어온 사람처럼 행동했다. 허리를 뒤로 활처럼 젖히며 스트레칭을 하기도 했다. 나는 남편을 따라 들어가 계속 말을 하려고 했지만,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p.149)



이 결혼생활이 딱히 만족스럽다거나 행복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결혼해 아내가 있고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결혼했지', '아내가 있지', '집에 가야지' 같은 말을 하는 것 자체를 자신이 기본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건 아닐까, 싶어진 거다. 다른 남자가 있다는 아내의 말에 화를 내거나, 울거나, 슬퍼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 모두 정상적인 반응일 수 있는 것처럼, 저렇게 듣기 싫어 피하는 것도 나는 정상적인 방법이라고 생각을 한다. 어떤 말은 지독하게 듣기 싫잖아. 나 역시 듣기 싫어 묻지 않았던 상황이란 것에 맞닥뜨려 봤었고. 그렇지만 계속 피하는 건 방법이 아니다. 해결하지 않고 두는 문제는 점점 자라날 수밖에 없고, 엉뚱하게, 해서는 안될 방향으로 고개를 틀어 해결을 억지로 하려하게 되니까.



이 소설 속 남편이 그랬다. 자신은 자야 되는데, 일찍 일나가야 하는데, 그래서 듣기 싫은데, 자꾸 아내는 자기에게 말을 하려고 해...그래서 어떡하면 아내가 말을 안하고 나는 잘 수 있을까..생각하다가, 아내에게 수면유도제를 먹이기 시작한다. 말 듣기 싫고 자고 싶은데 아내가 자꾸 말을 걸려고 해서....이야기는 그래서 더 비극속으로 끌려가게 되는 것이다.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그 때 결혼하지 않았던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결혼하면 다 해결되겠지'란 마음으로 결혼했다면, 나를 좋아해 사귀고 있던 남자에게 죄를 짓는것이고, 그렇게 살기 시작한다면 상대 남자에게 계속 죄책감을 갖게 될 것이고, 나 스스로에게도 못할 짓이었을 것이다. 그런 채로 그 남자로부터 충족되지 않으니, 나는 계속 다른 사람을 찾았을 것이고, 그렇게 또한번 남편을 속이게 됐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결혼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내가 왜 이 결혼을 하려하는가'를 스스로에게 자주 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이유에 다른 것들이 섞여들지 않을 때에야 비로소 앞으로의 결혼생활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고, 또 어려운 일에 닥쳤을 때 배우자와 함께 해결해나갈 수 있으니까. 서로 사랑과 신뢰를 가진 채 결혼했어야 대화라는 걸 할 수 있게 되고, 서로 대화가 끊이지 않는 부부라면, 웬만한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나이정도면 결혼해야 되니까', '지금 외로우니까', '결혼 이란 걸 해서 살고 싶으니까' 등의 이유들 만으로 결혼을 선택하지 않아야 한다고, 이 책을 읽다가 몇 번이나 생각했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은, 정말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까.




이기호는 이 단편집을 통해 계속해서 묻고 있다. '나는 이래도 되는 것이고 너는 그래도 되는것인가' 하고. 그것은 어떤 큰 사건들이 아니라 작은 것들에 있어서도 그렇다. '내가 이래도 되는것이었나', '너는 그래도 되는 것이었나'. 결국은 '그때 우리가 그러면 안되는 게 아니었을까' 하게 되고야 마는데, 그건 내가 최근에도 여러차례 생각한 것과 맞닿아있다. 물론 이기호가 소설을 통해 드러내는 것들과 또 내가 가진 고민은 아주 다른 성질의 것이지만, 나 역시도 나에게 계속 묻는다.



내가 그 때 그러는 게 최선이었을까?

내가 잘못한 건 아닐까?

시간을 돌려도 나는 같은 선택을 할 것인가?



이렇게 질문을 몇 달째 해오고 있는데, 그 때마다 번번이 '응, 그래야만 했던거야' 라는 대답이 돌아왔지만, 최근에는 '그러지 않는 게 더 나았을거야, 그러지 않는 게 더 좋은 방향으로 데려갈 수도 있었을거야'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많이 무겁다.



잘 읽었다. 소설을 읽는 시간, 좋은 시간이었어...





그리고 오빠가 보내준 책이 도착해 침대 헤드에 두고 사진을 찍어보았다. 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근사하다 진짜..이렇게 많은 책을 한꺼번에 보내준 것이라니... 넘나 멋져 ♡



그리고 생일이라고 책 선물을 많이도 받았다. 최근에 타로점 공부하고 싶단 나의 말에 타로책을 선물 받기도 했다.




두근두근...열심히 공부해서 혼자서 타로점 치는 사람 되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또!




이 책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을 때, '모스크바의 신사'라는 책 제목 만으로는 별로 내 흥미를 끌지 않았다. 그런데 며칠전에 이 책의 작가가 '에이모 토울스'라는 걸 알게된 것이야. 아니, 에이모 토울스라고?!!1 에이모 토울스라면, 내가 너무 재미있게 읽은《우아한 연인》의 그 작가잖아!! 꺅>.< 그래서 읽고 싶다고 벼르던 참에 다정한 알라디너로부터 선물을 받은 것이야. 행복합니다..



그리고 계속 이 책 읽어야지 생각하고 장바구니에 넣어두었지만, 결제할 때마다 뒤로 밀리던 책도, 선물로 받았다. 이제, 철학을 아는 여자가 될 것이다!1






그런데 내가 이 침대 프레임을..남동생네 부부로부터 선물 받았는데,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면, 내가 저렇게 헤드..있는 침대는 처음 써보는거야? 그런데 저기에 너무.......책을 쌓을 수 있어????





그간 내가 침대 머리맡에 책을 쌓아두었다는 건, 정말 침대 머리맡이었지, 저렇게 자리잡힌 헤드가 아니었단 말야? 그런데 사진 찍으려고 저기에 책 올려두고나니, 오오! 뭔가 나는 뭐라고 해야하지..아무튼...뭐라고 해야할까..적당한 단어가 생각이 안나는데...적절한 탈출구(?) 찾은 기분이랄까. 저기..얼마든지 책 쌓겠는데? 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너무 씐나지는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침대 머리맡이여, 딱 기다려..언제나 읽고 싶은 책들, 자기 전에 읽을 책들로 가득 채워주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고 있는데 떨어지면 안돼? 나 아야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저기 저 벽에..초라하게 걸린 샤갈의 그림이 보이시나요..

저거 내가 예술의 전당 가서 사온 2천원짜리 엽서다. 너무 좋아하는 <The Birthday> 그림... 예술의전당 보니까 액자로도 팔던데, 아아, 저 액자 걸어두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물어보니 내가 물어본 사이즈의 그림은 9만원 이라는 거다. '혹시 택배로도 가능한가요?' 물었더니, 배송료는 2만원을 받고 배송해준다는 거다. 그 앞에서 진짜 입술을 깨물고 망설였다. 침실에 샤갈 그림 걸어두는 사람 되고싶다. 그러면 노팅힐 같겠지... 합이 11만원이면 큰 맘 먹고 해도 되지 않나... 했다가, 그냥 뒤돌아 왔는데, 아아...나도 벽에 저런 엽서 쪼가리 대신 액자 달고 싶어... 그래서 누군가 내 침실에 와서 벽에 걸린 샤갈 그림 보고


"어, 벽에 샤갈 그림있네?"


아는척 해주면, 나는 다정하게 웃으며


"저건 생일이란 그림이야. 샤갈의 그림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지."


라고 대꾸하고 싶다. 그러면 그 남자는 자신의 집에 돌아가서, 자신의 거실에 있던 샤갈 그림 원본을 가지고 내게 찾아와 '이 그림을 가져야 할 사람은 너야' 라고 하는거지...그러면 나는 그에게 '이 그림 걸린 벽에서 우리 함께 살지 않을래' 이렇게 진행되면 "노팅힐 2" 가 되는 것이다...........




그만하자...


이제 그만하고..점심으로 뭐 먹을지나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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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8-08-13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샤갈 원본... ㅎㅎㅎ 잠시 저도 그 꿈에 들어갔다가 어어.. 하면서 나왔습니다. ㅎㅎㅎ

이 글에서 가장 부러운 건... 책을 둘 공간을 찾았다는 겁니다. 앞으로 침대 헤드가 열일하겠습니다~^^

다락방 2018-08-13 10:55   좋아요 0 | URL
저도 뜻밖에 책을 둘 공간을 찾아내서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저기 한정없이 쌓이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씐난다능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샤갈 원본..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그렇지만 샤갈 그림 선물 받는 삶은 진짜 아름다운 삶일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ㅠㅠ

무해한모리군 2018-08-13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샤갈 11만원 좀 하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이 하나 그려버립시다! (그러나 물감도 비싸 ㅠㅠㅠㅠㅠㅠ)

모스크바의 신사는 다락방님이 재미있다고 하면 읽어야겠어요.

다락방 2018-08-13 13:42   좋아요 0 | URL
제가 그림 그리면 그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화가날 것입니다. 앵그리한 상태가 되어요... ㅎㅎㅎㅎㅎ

모스크바의 신사를, 모리님께 감상을 들려드리기 위해서라도 빨리 읽어야겠군요! 그런데 어쩐담..제가 막, 2권짜리 하루키 책을 시작해버려서요. 흐흐흐. 얼른 읽고 알려드릴게요!! 똭- 기다리고 계세요!!

단발머리 2018-08-13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침대 헤드의 전경이 변해갈 때마다 사진 업그레이드 해주시길 바래요^^
지금은 약간 허전하니 완전 깔끔해서....
아.... 우리 다락방님은 무소유를 실천하는 다락방님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막 들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전쟁과 평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다 모여 있어도 될듯 합니다.

다락방 2018-08-13 17:23   좋아요 0 | URL
오오 그렇다면 아직 못다산 잭리처도 다 사고 전쟁과 평화도 사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도 사가지고 저 위에 좌르르르륵 올려둬야겠네요. 그래도 자기 전에는 ‘흐음, 역시 읽을 책이 없군...‘하게 되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다려보세요. 곧 지저분함의 끝판왕을 찍어서 보여드릴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뵈뵈 2018-08-14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완전몰입(?)해서 읽었습니다ᆢ감사해요~~

다락방 2018-08-14 09:28   좋아요 1 | URL
별말씀을요! ㅎㅎㅎㅎㅎ

clavis 2018-08-16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떨어지지말고 락방님 아야하지 마요♡

다락방 2018-08-16 09:26   좋아요 0 | URL
헤헤헷.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