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교회를 열심히 다녔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교회에서 로맨스를 싹틔우기도 했다. 국민학교 때도 두 살 많은 오빠랑 핑크빛이었으며(크리스마스 연극에서 오빠는 요셉이었고 나는 마리아였다), 중학교때는 고등학생 성가대 오빠를 좋아했더랬다. 그 오빠는 우리 교회에서 노래를 제일 잘 불렀는데, 내가 중고등부로 가면서 하필이면 성가대 남자파트 반주를 맡게됐고...나는 미리 준비된 게 아니면 악보를 봐도 잘 칠 수 없는 비천재 반주자였고...그래서 지휘자가 선택한 곡을 반주하라고 했을 때...나는 멘붕이 왔고.......그래서 제대로 못쳤고.........그런데 하필 이 오빠 독창 파트였고...........오빠는 이 노래를 잘 알면서도 내 반주에 맞춰 불러줬고.............나는 그 날 연습이 끝나고 지휘자한테 가서 '반주자 그만두겠다' 말을 했다. 내가 민폐를 끼친다고 생각했고 너무 부끄럽고 수치스럽고 딱- 쥐구멍에 숨고 싶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 나는 반주자를 그만두었던 것이다... 그리고,



얼마가 지났을까, 무반주 신앙인으로 교회를 다니던 어느 일요일 오후, 교회를 마치고 엄마랑 동네 시장을 갔다. 이것저것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 하필이면 저 앞에서 그 노래 잘하는 오빠가 오는 게 아닌가. 나는 그 오빠를 봤지만 그 오빠는 나를 아직 보지 못한 상황에서, '인사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아냐, 나같은 듣보잡 알지도 못할거야' 생각했는데, 이윽고 눈이 마주치자 오빠가 먼저 인사를 해주었던 것이었고, 그렇게 열네살 소녀의 마음은 두근거렸던 것이었다... 나중에 친구를 통해서 들었는데, 나는 듣보잡이기는 커녕, '교회에 너 모르는 사람 없어'의 존재감으로 동네를 휘젓고 다니던 꼬마였어... 아무튼, 신앙생활 열심히 하던 나는 교회에 환멸을 느껴서 그만두게 되는데, 중학교 1학년 때였나 2학년 때였나, 그 뒤로 다시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삶을 살게 되었다. 교회에 왜 환멸을 느꼈느냐 물어보면 할 말은 아주 많지만, 그러나 이 자리가 그런 자리가 아니므로 더이상 말은 하지 않겠다. 아무튼, 나는 '교회 오빠 강민호'에 그 때 그 성가대 오빠, 나에게 먼저 인사를 해주었던 그 노래 제일 잘하는 오빠가 생각나는 것이다. 성은 '임'이었는데 이름이..생각이 안나네?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오빠' 라는 게 어떤건지 제목만으로 이미 그 느낌을 알 수 있었던 나는, 아마도 그걸 확인하고자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것 같은데, 그러나 표제작인 단편,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오빠 강민호>는 재미없었다. ㅎㅎ 그 단편은 재미 없었지만, 이 책에 실린 단편들 중 특히 두 편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읽으면서 오오~ 이기호~~ 막 이랬다니까? 그 중 하나가 <권순찬과 착한 사람들>이다. 이 단편은 진짜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이야기였는데, 그러니까 줄거리는 이렇다.



화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 앞에 '권순찬'이란 사람이 '502호 김석만은 내가 입금한 돈 700만원을 돌려다오' 라는 대자보를 써서 자리잡기 시작한 것. 사정을 알아보니 권순찬은 어려서부터 부모와 떨어져 어렵게 살았는데, 어머니가 오랜만에 나타나 계좌번호 하나를 주며 '내가 어려워 사채를 썼는데 니가 좀 갚아다오' 했다는 거다. 그 돈은 700만원이었고, 권순찬은 좀 시간이 걸려 사채업자 김석만에게 700만원을 입금한 것. 그런데 그 사이 어머니도 아들이 입금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보증금 빼고 어쩌고 해서 사채업자에게 700만원을 입금했고 그 후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이에 같은 돈이 두 번 입금됐다는 걸 알고 권순찬은 김석만이 사는 아파트로 찾아와 중복 입금된 돈을 돌려달라 대자보를 써붙이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502호에는 김석만이 아닌, 김석만의 어머니만 홀로 살고 계셨고, 김석만의 어머니는 아들의 행방을 몰라..그래서 권순찬이 아파트 앞에 자리잡고 있는 시간은 하루가 이틀이 되고 몇 달이 되어버리게 된 것이다. 이 사정을 알게된 아파트 주민들은 그 사정 참 딱하다 싶어서 주민들끼리 돈을 모아 700만원을 조금 넘게 만든다. 그리고 그 돈을 모아 권순찬에게 가는 거다. 우리가 대신 갚아줄테니, 너도 계속 여기서 이러고 있지 말고 이 돈 가지고 가라, 너를 위해서가 아니라 502호 할머니가 딱해서다, 하는 것.



나는 .. 이게 너무 이상했다. 이상한 선의라고 생각했어. 아파트 주민들은 그것을 '선의'라고 생각했다. 할머니는 마음의 짐을 덜 수 있고 빚도 갚을 수 있고, 권순찬씨는 받아야 할 돈을 받아 이제 일상을 찾게 되었으니, 그러니 이것이 착하고 좋은 결론이라고 생각한 거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이 돈은 당연히 '김석만'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돈이 아닌가. 어찌되었는 받아야 할 돈 700만원을 누군가로부터든 받았으니 '그럼 됐다' 할 순 없는 거 아닌가? 나라면? 나는, '오, 여러분 이렇게 돈을 '대신' 갚아주셔서 감사해요!' 할 것인가? 라고 물어보면, '아니'라고 할 것 같은 거다. 이건...아니지 않나?




저는 원래 그 할머니한테 돈을 받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저는 김석만씨를 만나러 온 거예요. 그 사람을 직접 만나서 일을 해결 하려고요…… (p.95)





아파트 주민들은 이에 권순찬이 이자 받으려고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들 점점 관심을 잃게되고...



물론 권순찬이 아파트 앞에 그렇게 박스를 펴두고 잠이들고 대자보를 붙이고 늘상 앉아있는 일은 매우 불편할 것이다. 그 앞을 지나다니면서 내 마음은 얼마나 불편할까. 그러니 이 상황을 어떻게든 끝내고 싶은 입주민들의 마음이야 너무 당연한 것이겠다. 그렇지만 그 돈을 '대신' 갚아주는 것, 그리고 누군가 '대신' 갚아주는 돈으로 '이제 됐다'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런데,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것인가. 김석만의 귀에 이 사실이 들어간다면, 그렇다면 김석만이 집에 찾아와 '여기있소, 당신 돈 7백만원' 하고 돌려준다는 보장도 없는데, 그러면 어떡해야 하나. 나로서도 뚜렷한 방법이 생각나지는 않는 것이다. 이건 아닌 것 같은데, 그렇지만 또 딱히 내가 이렇다할 해결책도 내놓지를 못해... 아아 그래서 너무 찜찜한 것이다..




그리고 읽으면서 더 크게 분노한 단편은 <나를 혐오하게 될 박창수에게> 이다. 어휴, 이건 읽는 내내 진짜 너무 속이 터져서..뭐랄까, 내가 딱 싫어라 하는 남녀관계가 나오는 것... 히융-그러니까 여자는 가난하게 살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게 되는데, 남편이 열심히 일해서 대학도 보내주고 그러는 아주 착한 남편인 것이야. 그런데 여자는 남편이 착하니까 뭔가 불만이 생겨도 말을 잘 못하게 되고 뭔가 아무튼 그러다가, 다니던 직장에서 알게된 한 남자랑 바람을 피게 되는 거다. 상대 남자는 총각이었는데, 뭔가 딱히 사랑한다..는 건 아닌데 그냥 자꾸 만나서 육체관계 맺게 되는..그런 관계가 되어버렸단 말이야?


아내는 남편에게 속인다는 사실이 불편해서 남편에게 말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말하려고 하면 하루종일 일하고 또 새벽같이 출근해야 하는 남편이 피곤해하니 섣불리 말하지 못하다가, 만나는 남자에게는 '남편에게 말했다'고 하는 거다. 그 때, 내연의 관계 남자가 이렇게 대꾸하는 거다.



섹스가 끝난 후, 등을 구부정하게 만 채 돌아누워 있던 그는 한참 뒤 내게 물었다.

내 이름도 말했어요?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실망을 했지만, 그렇다고 그가 미워진 것은 아니었다. (p.143-144)





내 이름도 말했어요?


아 너무 싫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너무 싫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너무 싫어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나는 이런 관계가 너무 싫다. 이런 관계 속에 놓이는 게 너무 싫어. 당당할 수 없는 연애, 당당할 수 없는 사랑이 진짜 저주스럽다. 애초에 배우자나 애인이 있으면서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슬픔의 새드니스이지만, 그렇게 됐다면 기존 관계를 정리하고 새 사람을 만나야되는 거잖아. 왜 속이고 있으면서 만나가지고 들킬까봐 전전긍긍해야돼? 남자가 자신의 이름이 바깥으로 새어나갈까 걱정하는 거 당연히 이해된다. 그 걱정 누가 안하겠는가. 그 사실이 바깥으로 드러나면 지금 하는 일에서도 위태로울 거고 개인적으로도 개망신일거다. 유부녀랑 바람 난 새끼라고. 그러면, 그런 관계를 시작 하지 않았으면 되지만, 그게 감정이란 게 어디 자기가 마음먹은대로 되는건가. 그렇게 알고 걸어간 관계라면 거기다대고 여자한테 '내 이름도 말했어요?'같은 거, 쪼그라들어서 말하지 말아야 하는거잖아. 섹스할 건 하고나서 '내 이름도 말했어요?' 라니..진짜 슬리퍼 벗어서 싸다구를 날리고 싶다. 아 너무 구질구질해서 딱 싫어. 너무 싫어 ㅠㅠ





대체적으로 결혼이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싶어서' 하는 것이겠지만, 사실 그 이유가 아닌 다른 이유로 결혼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몇 번 언급했지만, 내 고등학교때 물리 선생님은 '아빠가 너무 싫어서' 일찍 결혼해 집을 나왔다고 했었다. '줌파 라히리'는 자신의 책에서 '헤마'의 입을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결혼한다는 이유를 보여주기도 했다. 나 역시 '그냥 다 지겨워서' 결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결혼을 하면 적어도 '결혼 언제할 거냐'는 질문도 안들을테고, '선 보라, 소개팅해라'는 말도 안들을 테니까. 그 당시의 나는 '이 남자랑 결혼하고 다른 남자 속으로 사랑하면서 살면 되니까'라고 생각했었다. 만약 내가 그 때 결혼했다면, 그것은 나에게도 그리고 상대에게도 큰 못할짓을 하게 되는 것이었을거다. 그리고 며칠전에 주변 사람을 통해서 들었다. '하도 결혼하라고 잔소리를 해대서 나 좋다는 남자랑 결혼했지, 나는 그 남자를 사랑하진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이런 이유들 말고도, '이쯤되면 결혼을 하는 게 순리 아닐까' 해서 결혼을 결심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기호의 단편 <나를 혐오하게 될 박창수에게>에서 남편은, 단순히 '이쯤되면 결혼해야지'란 생각으로 결혼을 한 건 아닌 것 같았지만, 그러나, '가정은 있어야하고 유지되어야지' 정도의 생각으로 결혼생활을 유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아내로부터 '다른 남자가 있다'는 얘기를 듣지만, 그저 묵묵하게 다음에 얘기하자고 하니까.



저기, 다음에 말하면 안 될까?

남편이 내 말을 끊으면서 말했다.

나, 내일 또 새벽같이 일 나가야 하잖아.

남편은 그렇게 말하곤 안방으로 걸어갔다. 남편은 마치 아무 말도 듣지 않은 사람처럼, 이제 막 퇴근해서 집으로 들어온 사람처럼 행동했다. 허리를 뒤로 활처럼 젖히며 스트레칭을 하기도 했다. 나는 남편을 따라 들어가 계속 말을 하려고 했지만,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p.149)



이 결혼생활이 딱히 만족스럽다거나 행복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결혼해 아내가 있고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결혼했지', '아내가 있지', '집에 가야지' 같은 말을 하는 것 자체를 자신이 기본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건 아닐까, 싶어진 거다. 다른 남자가 있다는 아내의 말에 화를 내거나, 울거나, 슬퍼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 모두 정상적인 반응일 수 있는 것처럼, 저렇게 듣기 싫어 피하는 것도 나는 정상적인 방법이라고 생각을 한다. 어떤 말은 지독하게 듣기 싫잖아. 나 역시 듣기 싫어 묻지 않았던 상황이란 것에 맞닥뜨려 봤었고. 그렇지만 계속 피하는 건 방법이 아니다. 해결하지 않고 두는 문제는 점점 자라날 수밖에 없고, 엉뚱하게, 해서는 안될 방향으로 고개를 틀어 해결을 억지로 하려하게 되니까.



이 소설 속 남편이 그랬다. 자신은 자야 되는데, 일찍 일나가야 하는데, 그래서 듣기 싫은데, 자꾸 아내는 자기에게 말을 하려고 해...그래서 어떡하면 아내가 말을 안하고 나는 잘 수 있을까..생각하다가, 아내에게 수면유도제를 먹이기 시작한다. 말 듣기 싫고 자고 싶은데 아내가 자꾸 말을 걸려고 해서....이야기는 그래서 더 비극속으로 끌려가게 되는 것이다.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그 때 결혼하지 않았던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결혼하면 다 해결되겠지'란 마음으로 결혼했다면, 나를 좋아해 사귀고 있던 남자에게 죄를 짓는것이고, 그렇게 살기 시작한다면 상대 남자에게 계속 죄책감을 갖게 될 것이고, 나 스스로에게도 못할 짓이었을 것이다. 그런 채로 그 남자로부터 충족되지 않으니, 나는 계속 다른 사람을 찾았을 것이고, 그렇게 또한번 남편을 속이게 됐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결혼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내가 왜 이 결혼을 하려하는가'를 스스로에게 자주 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이유에 다른 것들이 섞여들지 않을 때에야 비로소 앞으로의 결혼생활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고, 또 어려운 일에 닥쳤을 때 배우자와 함께 해결해나갈 수 있으니까. 서로 사랑과 신뢰를 가진 채 결혼했어야 대화라는 걸 할 수 있게 되고, 서로 대화가 끊이지 않는 부부라면, 웬만한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나이정도면 결혼해야 되니까', '지금 외로우니까', '결혼 이란 걸 해서 살고 싶으니까' 등의 이유들 만으로 결혼을 선택하지 않아야 한다고, 이 책을 읽다가 몇 번이나 생각했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은, 정말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까.




이기호는 이 단편집을 통해 계속해서 묻고 있다. '나는 이래도 되는 것이고 너는 그래도 되는것인가' 하고. 그것은 어떤 큰 사건들이 아니라 작은 것들에 있어서도 그렇다. '내가 이래도 되는것이었나', '너는 그래도 되는 것이었나'. 결국은 '그때 우리가 그러면 안되는 게 아니었을까' 하게 되고야 마는데, 그건 내가 최근에도 여러차례 생각한 것과 맞닿아있다. 물론 이기호가 소설을 통해 드러내는 것들과 또 내가 가진 고민은 아주 다른 성질의 것이지만, 나 역시도 나에게 계속 묻는다.



내가 그 때 그러는 게 최선이었을까?

내가 잘못한 건 아닐까?

시간을 돌려도 나는 같은 선택을 할 것인가?



이렇게 질문을 몇 달째 해오고 있는데, 그 때마다 번번이 '응, 그래야만 했던거야' 라는 대답이 돌아왔지만, 최근에는 '그러지 않는 게 더 나았을거야, 그러지 않는 게 더 좋은 방향으로 데려갈 수도 있었을거야'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많이 무겁다.



잘 읽었다. 소설을 읽는 시간, 좋은 시간이었어...





그리고 오빠가 보내준 책이 도착해 침대 헤드에 두고 사진을 찍어보았다. 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근사하다 진짜..이렇게 많은 책을 한꺼번에 보내준 것이라니... 넘나 멋져 ♡



그리고 생일이라고 책 선물을 많이도 받았다. 최근에 타로점 공부하고 싶단 나의 말에 타로책을 선물 받기도 했다.




두근두근...열심히 공부해서 혼자서 타로점 치는 사람 되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또!




이 책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을 때, '모스크바의 신사'라는 책 제목 만으로는 별로 내 흥미를 끌지 않았다. 그런데 며칠전에 이 책의 작가가 '에이모 토울스'라는 걸 알게된 것이야. 아니, 에이모 토울스라고?!!1 에이모 토울스라면, 내가 너무 재미있게 읽은《우아한 연인》의 그 작가잖아!! 꺅>.< 그래서 읽고 싶다고 벼르던 참에 다정한 알라디너로부터 선물을 받은 것이야. 행복합니다..



그리고 계속 이 책 읽어야지 생각하고 장바구니에 넣어두었지만, 결제할 때마다 뒤로 밀리던 책도, 선물로 받았다. 이제, 철학을 아는 여자가 될 것이다!1






그런데 내가 이 침대 프레임을..남동생네 부부로부터 선물 받았는데,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면, 내가 저렇게 헤드..있는 침대는 처음 써보는거야? 그런데 저기에 너무.......책을 쌓을 수 있어????





그간 내가 침대 머리맡에 책을 쌓아두었다는 건, 정말 침대 머리맡이었지, 저렇게 자리잡힌 헤드가 아니었단 말야? 그런데 사진 찍으려고 저기에 책 올려두고나니, 오오! 뭔가 나는 뭐라고 해야하지..아무튼...뭐라고 해야할까..적당한 단어가 생각이 안나는데...적절한 탈출구(?) 찾은 기분이랄까. 저기..얼마든지 책 쌓겠는데? 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너무 씐나지는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침대 머리맡이여, 딱 기다려..언제나 읽고 싶은 책들, 자기 전에 읽을 책들로 가득 채워주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고 있는데 떨어지면 안돼? 나 아야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저기 저 벽에..초라하게 걸린 샤갈의 그림이 보이시나요..

저거 내가 예술의 전당 가서 사온 2천원짜리 엽서다. 너무 좋아하는 <The Birthday> 그림... 예술의전당 보니까 액자로도 팔던데, 아아, 저 액자 걸어두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물어보니 내가 물어본 사이즈의 그림은 9만원 이라는 거다. '혹시 택배로도 가능한가요?' 물었더니, 배송료는 2만원을 받고 배송해준다는 거다. 그 앞에서 진짜 입술을 깨물고 망설였다. 침실에 샤갈 그림 걸어두는 사람 되고싶다. 그러면 노팅힐 같겠지... 합이 11만원이면 큰 맘 먹고 해도 되지 않나... 했다가, 그냥 뒤돌아 왔는데, 아아...나도 벽에 저런 엽서 쪼가리 대신 액자 달고 싶어... 그래서 누군가 내 침실에 와서 벽에 걸린 샤갈 그림 보고


"어, 벽에 샤갈 그림있네?"


아는척 해주면, 나는 다정하게 웃으며


"저건 생일이란 그림이야. 샤갈의 그림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지."


라고 대꾸하고 싶다. 그러면 그 남자는 자신의 집에 돌아가서, 자신의 거실에 있던 샤갈 그림 원본을 가지고 내게 찾아와 '이 그림을 가져야 할 사람은 너야' 라고 하는거지...그러면 나는 그에게 '이 그림 걸린 벽에서 우리 함께 살지 않을래' 이렇게 진행되면 "노팅힐 2" 가 되는 것이다...........




그만하자...


이제 그만하고..점심으로 뭐 먹을지나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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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8-08-13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샤갈 원본... ㅎㅎㅎ 잠시 저도 그 꿈에 들어갔다가 어어.. 하면서 나왔습니다. ㅎㅎㅎ

이 글에서 가장 부러운 건... 책을 둘 공간을 찾았다는 겁니다. 앞으로 침대 헤드가 열일하겠습니다~^^

다락방 2018-08-13 10:55   좋아요 0 | URL
저도 뜻밖에 책을 둘 공간을 찾아내서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저기 한정없이 쌓이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씐난다능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샤갈 원본..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그렇지만 샤갈 그림 선물 받는 삶은 진짜 아름다운 삶일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ㅠㅠ

무해한모리군 2018-08-13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샤갈 11만원 좀 하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이 하나 그려버립시다! (그러나 물감도 비싸 ㅠㅠㅠㅠㅠㅠ)

모스크바의 신사는 다락방님이 재미있다고 하면 읽어야겠어요.

다락방 2018-08-13 13:42   좋아요 0 | URL
제가 그림 그리면 그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화가날 것입니다. 앵그리한 상태가 되어요... ㅎㅎㅎㅎㅎ

모스크바의 신사를, 모리님께 감상을 들려드리기 위해서라도 빨리 읽어야겠군요! 그런데 어쩐담..제가 막, 2권짜리 하루키 책을 시작해버려서요. 흐흐흐. 얼른 읽고 알려드릴게요!! 똭- 기다리고 계세요!!

단발머리 2018-08-13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침대 헤드의 전경이 변해갈 때마다 사진 업그레이드 해주시길 바래요^^
지금은 약간 허전하니 완전 깔끔해서....
아.... 우리 다락방님은 무소유를 실천하는 다락방님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막 들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전쟁과 평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다 모여 있어도 될듯 합니다.

다락방 2018-08-13 17:23   좋아요 0 | URL
오오 그렇다면 아직 못다산 잭리처도 다 사고 전쟁과 평화도 사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도 사가지고 저 위에 좌르르르륵 올려둬야겠네요. 그래도 자기 전에는 ‘흐음, 역시 읽을 책이 없군...‘하게 되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다려보세요. 곧 지저분함의 끝판왕을 찍어서 보여드릴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뵈뵈 2018-08-14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완전몰입(?)해서 읽었습니다ᆢ감사해요~~

다락방 2018-08-14 09:28   좋아요 1 | URL
별말씀을요! ㅎㅎㅎㅎㅎ

clavis 2018-08-16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떨어지지말고 락방님 아야하지 마요♡

다락방 2018-08-16 09:26   좋아요 0 | URL
헤헤헷.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