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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은 변하기 쉬운 감정이다.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런 감정은 곧 시들해지는 법이다.

사람들은 금방 지루해하고 냉소적이 되며, 무감각해지는 것이다.

연민은 어느 정도 뻔뻔한(그렇지 않다면 부적절한) 반응일지도 모른다.
특권을 누리는 우리와 고통을 받는 그들이 똑같은 지도상에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의 특권이 그들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숙고해 보는 것, 그래서 전쟁과 악랄한 정치에 둘러싸인 채 타인에게 연민만을 베풀기를 그만둔다는 것, 바로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과제이다.˝(153-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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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고통이 나와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한, 나는 안전한 곳에 있다고 느끼는 한, 전쟁의 참상, 불행한 범죄, 일상의 온갖 악한 행위, 판치는 불법에 무관심하다면, 결국 타인의 고통에 대해 연민은 커녕 타인의 고통을 소비할 뿐이다.

#타인의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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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ᆢ

잠깐 몇 마디 실없는 소리라도 좋으니, 머릿속에서 번역되지 않고 가슴에서 바로 나오는 이야기가 하고 싶네.(215)

동주는 떠오르는 시상을 붙잡고, 심장과 혈관 속에서만은 자유롭게 흘러 다니는 우리말을 찾아, 한 편의 노트에 옮겨 적는 시간이 좋았다.(229)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얼마나 멋지게 구원받고 있는 것인가!˝(233)

도서관의 책들을 보면 동주는, 양심적인 지성은 세계 곳곳에 존재하며, 사람들의 가슴에는 여전히 보편적인 선함, 정의감, 인류애 등이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은 끔찍하고도 삭막한 이 시대를 버텨 갈 힘이 되기도 했다.(244)

말과 글이 다르고 지내는 곳이 달라도, 사람들이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며, 살아가는 모습이란ᆢ.
자신이 놓인 시대와 사회의 제약 속에서도 사람들은 삶이 던져주는 질문을 붙들고 열심히 해답을 차으며 살아간다.
어떻게 살 것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더불어 행복한 삶을 어떻게 누릴 것인가ᆢ. 생명마저 빼앗아 버리는 야만의 시대라 해도ᆢ.(245)

만 이십칠 년 이 개월이 채 못되는 삶.
동주가 태어날 때부터 조국은 남의 나라 식민지였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동경과 시와 어머니ᆢ

즐겨 외우고 즐겨 웃던 시와 친구들을 두고,

고요히 바람에 스치는 별들만이 동주의 칙칙한 감방을 지켜줄 때, 그의 심장도 천천히 멈추었다.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바람이 분다.
목이 메어 온다.
귀뚜라미가 운다.
마치 동주가 감방에 들었던 같은 울음소리처럼~

˝너의 귀뚜라미는 홀로 있는 내 감방에서도 울어 준다. 고마운 일이다.˝(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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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과도한 긍정성이 지배하면서 지나치게도 활동사회, 성과사회와 도핑사회, 우울사회로 가고 있다.

여기에서 비롯되는 각종 병리적 상태의 증후군이 난무하고, 과도한 신경과민으로 벌어지는 범죄와 초조와 불안이 사회 공동체와 개인을 사로잡는다.

결국 이런 삶의 가속화가 낳는 결과는 인간 존재의 결핍과 덧없음, 강제에 시달림, 정신적 탈진과 현계에서 오는 몰락을 자초한다.

무언가를 할 수는 있어도, ‘무언가를 하지 않을 힘‘을 갖지 못한다.

깊이 사유하며 #돌이켜생각하기‘를 해야 하는데, 현대의 활동 과잉은 오직 #계속생각해나가기 만을 강요한다.

지나친 성과사회, 활동사회는 개별화를 고립시키고, 정신적 탈진과 무능을 겪게할 뿐 아니라, #볼수없고말할수없는상태로 몰아 넣고 분열적인 피로를 양산한다.

그래서,

#피로는 #폭력이다.
그것은 모든 공동체, 모든 공동의 삶, 모든 친밀함을, 심지어 언어 자체마저 파괴하기 때문이다.ᆢ그런 종류의 피로는 필연적으로 폭력을 낳았다.˝(67)

˝신은 창조를 마친 뒤 일곱째 날을 신성한 날로 선포했다. 그러니까 신성한 것은 목적 지향적 행위의 날이 아니라 무위의 날, 쓸모없는 것의 쓸모가 생겨나는 날인 것이다. ᆢ한트게는 이러한 막간의 시간을 평화의 시간으로 묘사한다. 피로한 자의 길고 느린 시선 속에서 단호함은 태평함에 자리를 내준다.(72)



#이른아침지하철안에서
#사람들이더욱피로해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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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으로 자신을 숨기는 ‘서글픈 익살‘로 선택하고, 극도의 불안과 회의와 불신과 외로움으로 처절하게 살아가는 주인공 요조~

산 목숨 살아내기 위해서, 겉으로는 늘 웃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은밀하게 사람들을 속이며 필사적으로 익살 서비스를 한다.

다양한 인간의 본성들을 대면하면서, 자신도 같은 인간인 요조 자신에게 대한 절망감과, 인간에 대한 공포에 전율하며 차츰 ‘진실을 말하는 습관‘을 잃어가며 어떤 것에도 기대하지 않는 삶으로 이어진다.

˝서로 속이면서, 게다가 이상하게도 전혀 상처를 입지도 않고,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 ᆢ불신이 인간의 삶에는 충만한 것으로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저는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있다는 사실 따위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저도 익살로 아침부터 밤까지 인간들을 속이니까요.˝(27)

인간에 대한 불신과 혐오, 공포는 삶의 원초적인 마음과 행동에 치명적으로 작용하여, 아무렇지 않게 자행되는 부도덕하고 폐쇄적이며 음지의 일상 행태로 전락하고 만다.

세상의 난해함은 개인의 난해함으로, 인간의 부정직과 허영은 주인공을 끊임없이 암울하게 만들고 불행한 심정과 자극적인 행태로 반복되게 만든다.

이제 더 이상 인간이 아닌, 아니 인간이길 포기하고 스스로를 ‘인간 실격‘이라는 ‘진정한 폐인‘으로 낙인 찍어버리며 더이상 고뇌할 능력조차 상실하며 죽음을 선택한다.

마지막에 요조가 발견한 진리는,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것‘ 뿐이었다.

끝까지 서글픈 인생이여~

온갖 허위와 위선의 세상에서, 같은 위선의 가면을 쓰고 억지 품위를 유지하며 극도의 체면치레로 몸부림 치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보게 된다.

맨 정신으로 살아가기가 참으로 불행한 시절에 우리가 매일 붙들고 의지해야 하는 가치와 선택과 방향을 위한 확고한 틀이 중요하다.

마지막 날, 남은 자로 이기는 자로 살아남기 위해서~

실격되지 않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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