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동을 싫어한다. 그 뚱뚱한 면발이 싫다. 우동과 칼국수와 수제비의 그 '밀가루 덩어리'의 느낌이 싫다. 그렇다고 그 음식들을 안 먹는건 아니다. 가끔 먹고 싶고, 그래서 먹는다. 그러나 한그릇을 채 다 먹지 못한다. 밥은 머슴밥으로 먹을 수 있고, 고기는 혼자서 몇인분이고 먹을 수 있지만, 우동은 좀 다르다. 우동은 남기게 된다.  

어제 집에 들어가는 길, 한정거장 전에 내려 우동집에 들렀다. 밤 열시였다. 배도 고프지 않았다. 나는 그저, 좀 위로가 필요했고 허전했다. 내가 어제 간 우동집은 기사님 분식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데, 밤 열시의 우동집에는 그래서인지 기사님들로 가득했다. 그 우동집에서 여자는 나 혼자였고, 젊은 사람도 나 혼자였고, 결국 예쁜 사람(?)도 나 혼자였다. 게다가 나는 심지어 손을 들고 이렇게 외쳤다. 

"사장님, 우동 면발은 절반만 주세요!" 

아! 내가 이런 말을 하다니! 더 주세요, 도 아니고 많이 주세요, 도 아니고. '절반만 주세요' 라니! 아저씨들만 가득한 곳에서 예쁜 여자(응?) 혼자 앉아 우동 면발 절반만 주세요, 를 외치다니. 뭔가 새초롬하다. 아, 뭔가..뭔가...나랑 어울리지 않는데, 나쁘지 않은 느낌이다. 비로소 여자가 된 느낌? 여자로 완성된 느낌?   

우동 면발을 절반만 줬다고 해도 그곳의 우동은 양이 아주 많아서 결국 몇가닥 또 남겼다. 그곳의 메뉴는 다섯가지밖에 안된다. 우동, 짬뽕, 짜장, 짜장밥, 그리고...하나는 생각이 안난다. 아, 어제 외울라고 했는데...맥주를 마셔가지고....기억력이...orz 

고단한 며칠을 보냈다. 뭐, 오늘도 역시 고단한 하루가 될지도 모를일이다. 나는 정말로 지쳤고 힘들었다. 누군가에게 힘들다고 막 떼를 쓰고 싶었다. 며칠전에는 친구와 강남역 계단을 내려가면서 '이 계단에서 나를 밀어줘'라고 했다. 더 슬픈 건 그 친구가 이렇게 답했다는 사실이다. '그 기분이 뭔지 너무나 잘 알 것 같아요.' 왜 이런 기분을 내가 느끼고, 또 당신은 이해하는걸까? 우리는 대체 어떤 삶을 사는걸까? 

어제의 따뜻한 우동은, 그런 내가 내게 주는 위로였다. 그곳의 우동 면발이 다른곳보다 얇았기에 가능했다.  

 

 

- 나의 후버까페와 데이트를 했다. 그는 일년만에 한국에 들어왔고, 그래서 우리의 만남도 일년만이었다. 그는 내게 잘 지냈냐고 물으면서 일년간 어떤 특별한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나는 뭐 별로 특별한 일은 없었다고 했다. 늘 그랬듯이 회사 다니고 친구들 만나 술먹고 그렇게 살았다고, 별다른 일은 없었다고. 그러자 그는 내게 만약 인생을 80으로 놓고 본다면, 80살이 되어 자서전을 쓴다고 했을 때, 그때 2009년에는 아무것도 기록할 게 없느냐고 했다. 나는 0.2초간 눈알을 굴리며 있다고 대답했다. 

"있어요. 그런데, 말하기 뻘쭘해요. 그래서 일기에도 못썼어요." 

그렇다면 그는 말하지 말라고 하면서, 그 일은 그러니까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냐고, 갑자기 툭 튀어나온 해프닝 같은것이었냐고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했다. 미래는 예측불허라더니, 맞다고, 그 일을 갑자기 툭 튀어나왔다고, 그랬다고. 그렇다면 그 일은 이제 상황이 종료된거냐고 그가 물었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 일은 여전히 예측불허인채로 내게 있다고. 나는 그 상황안에 여전히 있다고. 그래서 말할 수 없는 거라고.  

나의 경우, 어떤 일들은 반드시 지나야만 말해지는데, 이것이 이미 지나버린 일이 아니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고. 어쩌면, 한 2년쯤 지나면 내가 말할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 때쯤이면 일기로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러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다른 사람들의 최근 일년이.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러니까 80이 되어 자서전을 쓴다고 했을 때, 2009년 05월에서 2010년 05월까지 특별한 일은 무엇이 있었을지, 어떤 일들을 기록할지. 

당신은 무얼 기록할건가요? 당신의 최근 일년, 자서전에 기록할 만한 특별한 일은 무엇이었나요? 어떤일이 당신에겐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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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de 2010-06-07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락방님 저는 말할데가 없어 애꿎은 일기에만 적고 있는 일이 진행중인데 말입니다. ㅜㅠ 일기에도 쓰지 못할 일이라면 대체...

다락방 2010-06-07 13:32   좋아요 0 | URL
아, 그게, 그러니까,
제가 아무도 보지 않는 일기장을 가지고 있다면 거기에 기록하겠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일기장은 홈피에 공개되어 있고, 어, 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그 일기를 읽는 경우도 있으니, 저는 온라인상의 일기장에 백프로 모든걸 쓸 수는 없죠. ㅎㅎ

전 요즘에 종이일기장을 안쓰거든요. 아주 오래되었어요.

마그 2010-06-08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엔 일본에서 먹었던 라멘집을 떠올리게 하시더니. 사뭇 진지한 물음으로 끝난 페이퍼군요 _ _ ; 무서운 페이퍼입니다. 이건.
내용이 너무.. 무서워요. 저의 올해는 일기에 뭐라고 써야할찌. 흠칫.. 놀래는 중 입니다.

다락방 2010-06-08 15:51   좋아요 0 | URL
떠올리면 활짝 웃을 수 있는 그런 일기를 쓸 수 있도록 즐겁게 살면 되지요, 마그님. 그러면 무섭지 않을수 있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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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방안의 미니 컴퍼넌트에는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CD 가 걸려있다. 그런데 갑자기 '비탈리'의 [샤콘느]를 듣고 싶어져서 CD를 바꿔 넣을까 하다가 음, 좀 귀찮아져서 인터넷으로 찾아 들으려는데, 늘 보던 멈춰진 영상 말고, 직접 연주하는 걸 보고 싶어지는 거다. 마침, 장영주의 연주가 있다. 

오-  

멋지다!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어졌다. 바이올린을 대체 얼마나 배워야 이 음악을 이렇게 연주할 수 있을까! 

 

 

완전 정신줄 놓고 봤다. 정신줄 놓고 보면서 들었다. 두근두근하는 밤이다. 이렇게 서글픈 음악인데 왜 이 영상을 보면서 들으니 두근두근하는걸까!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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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6-03 0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정말 좋으네요..다락방님..

다락방 2010-06-03 08:26   좋아요 0 | URL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어졌다니깐요! 그런데 이만큼 연주하려면 엄청 오랜 시간 연습해야겠죠? 어휴..

비로그인 2010-06-03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이 쏙 빠지겠군요.
슬프고 아름다워요.
이번달부터 바이올린 배우려던 전...엄지손가락 관절에 문제가 생기고...ㅠㅠ
그래도 배울거예요.

다락방 2010-06-03 08:47   좋아요 0 | URL
아니, 어떡하다가 엄지손가락 관절에 문제가 생기나요?
전 음 좀 더 알아보고 배울지 말지를 결정해야겠어요. 저도 저렇게 연주해보고 싶어요. 흑 ㅜㅡ

비로그인 2010-06-03 08:56   좋아요 0 | URL
바이올린이 많이 어렵다는군요.
레슨비도 비싸구요.
다행히 전 피아노쌤의 친구분께 배울 기회가 생겨서...

그르게...왜 갑자기 관절이...
무거운거 들다가 삐끗 했었나본데...걍 오래 방치한 결과죠, 뭐.
저렇게 연주할 수 있다고 믿으면...좀 열심히 배우게 될랑가요?
믿어야지, 암 믿어야지!!!!

다락방 2010-06-03 12:57   좋아요 0 | URL
피아노를 처음 배울때도 저는 드라마에 나오는 여자가 엄청 피아노를 멋지게 쳐서 그렇게 치는줄 알고 배우게 해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나요. 초딩1년때. 그런데 막상 배우니까 도레도레부터 시작하더군요. 하핫. 그때의 괴리감이란.

바이올린도 마찬가지겠죠? 천릿길도 한걸음부터. 슝-

네꼬 2010-06-03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 너무 아프지 않을까? 삐딱하게 있어서. (별 걱정을.)

무스탕 2010-06-03 12:18   좋아요 0 | URL
목 아픈건 잘 모르겠고 바이올린 하는 사람들 목덜미;;를 보면 굳은살이랄까 흉이랄까 하여간 하도 눌려서 생긴 흔적이 있더라구요. 다는 아닌것 같지만요.

다락방 2010-06-03 12:56   좋아요 0 | URL
네꼬님/ 역시 내 걱정은 네꼬님 뿐. ㅎㅎ 그런데 멋진 음악 연주하기 위해서 살짝 삐딱한것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난 예술을 사랑하는 여자사람 ㅎㅎ


무스탕님/ 목덜미에 굳은살이라구요!?!? 흐음. 굳..은..살.....그냥 물렁살 많을것이냐, 굳은살 많을것이냐, 그것을 선택해야 하는거군요!

비로그인 2010-06-03 14:27   좋아요 0 | URL
굳은살에 한 표!!!

moonnight 2010-06-03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하는 분들 너무 부러워요. 피아노도 못 치는 1인. ㅠ_ㅠ;

다락방 2010-06-03 12:55   좋아요 0 | URL
피아노는 배우긴 했었는데 오래 안치니깐 말이죠, 안배운거랑 똑같아 지더라구요! ㅠㅠ

다락방 2010-06-06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볼 때마다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비로그인 2010-06-06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홍,, 이 음악을 제 생각보다 훨씬 더 사랑하시는 군욥.. 언젠가 직접 들려주시는 날이 오길 바라겠습니다. ㅋ

다락방 2010-06-06 15:02   좋아요 0 | URL
저 이거 정말 좋아요! 어제 새벽에도 들었고 오늘 아침에도 들었어요. 이거 정말 좋아요. 음 역시 바이올린을 배워야 하는걸까요? ㅎㅎ
 

- 택시타는 건 싫지만 말(horse)타는 건 좋다. 음, 돈이 많아진다면 제주도에 별장을 사서 말들을 좀 키우고 싶고, 가끔 스트레스 받을때 내려가서 말 좀 타고 달리고 싶다. 버스타는 건 싫지만 비행기 타는 건 좋다. 돈이 많아진다면 비행기 한대 사서 가고 싶은 지방의 먼 곳은 비행기를 좀 타고 가고 싶다. 조종사는 그냥 음, 닉쿤정도로만 생겼으면 좋겠다. 닉쿤이라면 내가 별로 멜랑콜리해질 것 같지 않으면서(비리지 않으니까) 훈훈하다 할 수 있겠다. 토요일 오전, 비행기를 타러 갔다. 비행기를 타기 위해 보안검사를 받고 탑승수속을 기다리는 순간을 나는 좋아한다. 이제 곧 비행기를 타겠구나, 하는 그 순간을. 또한 비행기 안으로 들어가 자리 잡고 앉아 내 옆자리에 앉게 되는 사람은 누구일까, 하고 상상하는 순간도 좋아한다. 토요일 오전의 나는 세 좌석중 가운데에 제일 먼저 자리잡고 앉았는데 양 사이드로 어떤 사람이 앉게 될지 두근두근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이런걸로 두근거리는 스스로가 퍽 만족스러웠다. 나는 언제나처럼 강하게 살아있고 깨어있다는 느낌.  

물론, 내 양 사이드로는 나이 많은 아저씨들이 앉았고, 그들은 타서 내내 졸았다. 나는 책을 읽었고. 

 

- 부산에 도착해서 공항으로 픽업나온 친구를 만났다. 친구의 차 안, 라디오에서는 이상은이 좋은 노래들을 연달아 들려주고 있었다. 하나는 이것, 

 

 

 I won't forget the way you're kissing
The feeling's so strong were lasting for so long
But I'm not the man your heart is missing
That's why you go away I know

다른 하나는 이것. 

 

 

마이클 볼튼 때문에 'blue eyed soul'이란 장르가 만들어진게 아닐까? 이 금발의 푸른 눈동자를 가진 남자는 어떻게 이런 목소리를 가지고 있을까? 십대의 중반즈음에 이 사람의 목소리에 아주 푹 빠져있던 기억이 난다. 목소리가 아주 그냥 절절하구나! 

좋은 친구의 옆에 앉아 오래전 좋아하던 노래들을 연달아 듣고 있노라니 마치 구름 위를 걷는 것만 같았다. 부산에 가는걸 무척 부러워하던 여동생이 생각나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이상은이 내가 좋아하던 노래들을 연달아 틀어주네. 감동이야. ㅠㅠ] 

그러자 여동생에게서는 이런 답장이 왔다. 

[부산은 동래파전이 유명하다는데 못먹어봤어.] 

orz 

 

 

-친구들과 영화 대부를 봤다. 음, 굉장히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사실 내 기대처럼 이 영화가 좋다거나 하진 않았다. '마리오 푸조'의 원작을 몇년전에 읽었을 때 꽤 좋았던 기억이 나는데, 막상 영화는 내게 뭐 그다지 크게 준 건 없었다. 물론, 알 파치노의 발견은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세상에, 알 파치노가 이렇게 꽃미남이었다니! 이렇게 잘생긴 배우였다니!! 지금 볼 수 있는 알 파치노의 카리스마가 젊은 시절에는 그다지 보이진 않지만 와- 정말 잘 생겼더라. 

영화속에서 알 파치노(마이클 코를레오네)가 살인을 저지르고 이탈리아의 시실리에 몸을 숨기던 장면이 있다. 그리고 시실리에서 그 마을의 처녀를 보고 반하는 장면. 그는 우연히 그녀를 보게 되고, 눈이 마주치게 되고, 그 순간, 그는, 할 말을 잃고 만다. 아무말도 할 수도 없고 들리지도 않는 상황. 옆에서 보던 마이클의 경호원은 그런 그를 보고 '벼락 맞은 표정'이라고 한다. 벼락 맞은 표정이라니! 하아- 

그러니까 한 여자를 보고 무려 벼.락.맞.은.표.정.을 지을 수 있다니! 

갑자기 내 인생에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뭔가 헛살았나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이닥쳤다. 그동안 내가 만났던 남자, 내가 좋아했다고 생각하는 남자, 나를 좋아한다고 했던 남자들을 떠올려 보았다. 그들중 아무도 내게 벼락 맞은 표정을 지어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누군가에게 벼락 맞은 표정을 짓게 하지 못하는 여자라니, 아, 뭐 이래! 

첫눈에 반한다는 말은 믿지만, 첫눈에 반한다는 말이 곧 사랑한다는 말은 아니다. 첫눈에 반했다는 것은 영원하지도 않다. 첫눈에 반했다가도 그 다음 만남에서 그 매력은 반감되기도 하니까. 그러니까 사실 첫눈에 꼭 상대를 반하게 만들 필요도 없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살면서 한번쯤은 누군가가 나 때문에 벼락 맞은 표정을 짓게 되는 것, 그건 정말 해볼만하지 않은가! 하아-

영화 『대부』를 보고 나는 내 인생이 허무했다. 흑. 그렇지만 미래는 예측불허. 내일, 어쩌면 내가 마흔이 되었을 때, 혹은 예순이 되었을 때라도, 누군가에게 벼락 맞은 표정을 짓게 할 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희망을 잃지말자. 

 

-오늘 아침 부산의 한 호텔에서 눈을 뜨고 샤워를 하면서는 갑자기 이 노래가 생각났다. 

 

 

I heard from a friend today and
she said you were in town
suddenly the memories came back
to me in my mind  

나는 제일 처음의 이 부분이 무척 좋다. 오늘 친구로부터 당신이 이곳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갑자기 내 마음속에 기억들이 떠올랐죠. 그와의 일들을 떠올리는 그녀의 그 순간, 그 기분이 어떨지 알 수 있지 않은가. 그와의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그가 바로 나와 가까운 이 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녀는 그 순간 온전히 그를 생각하고 싶었을 것이고, 아무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 여름이 좋다. 여름은 여자들이 예쁜 계절이다. 젊고 예쁜 여자들이 짧은 치마와 짧은 바지를 입고 거리를 활기차게 걷는 걸 보노라면 마구 기분이 좋아진다. 여자들은 예쁘다. 나는 그녀들의 그 드러난 다리들이 예쁘고, 그 다리로 걷는 그녀들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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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후 2010-05-30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동래파전이 유명하다는데 못 먹어봤어요.ㅎㅎㅎ

다락방 2010-05-31 08:44   좋아요 0 | URL
저는 음악 얘기를 하는데 동생은 왜 동래파전 얘기를 하는걸까요? 왜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늘 엉뚱한 대답을 하는걸까요? ㅎㅎ

저도 동래파전이 유명하다는데 못 먹어봤어요. ㅎㅎ

2010-05-31 0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5-31 12:33   좋아요 0 | URL
음 저도 동래파전이 유명하다는데 못 먹어봤어요 222222222222222222222222222

다락방 2010-05-31 12:44   좋아요 0 | URL
그럼 제가 다음번에 부산에 뜨면 그때는 동래파전을 먹어보도록 합시다. ㅎㅎ

2010-05-31 1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1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30 2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31 0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5-30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이클 볼튼...
오랜만에 다시 보는데...가슴이 마구 떨리는군요~~~^^

다락방 2010-05-31 09:01   좋아요 0 | URL
지금부터 20년이 지난후에 지금 세대들도 2PM의 노래가 나오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그렇게 될까요? 우리가 마이클 볼튼의 목소리를 듣고 감상에 젖는것처럼 지금 젊은이들도 그럴까요? 흐음..

2010-05-31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31 0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31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31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5-31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Q4. 마이클 역을 알 파치노가 아니라 라이언 오닐이나 로버트 레드퍼드가 할 뻔했다는 말이 있어요.
A. 실제로 제작사에서는 스타였던 라이언 오닐이나 로버트 레드퍼드를 훨씬 더 원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코폴라는 이미 알 파치노만이 마이클 역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답니다. 그를 처음 만나자마자 코폴라가 알 파치노의 손등에 입을 맞추며 “돈 콜레오네!”라고 장난치는 자료도 남아 있습니다. 마이클 역으로는 제임스 칸도, 마틴 신도 스크린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어딘가 알 파치노의 연약한 듯 보이면서도 냉랭한 기운을 따라가진 못합니다. 코폴라는 조지 루카스의 부인 마샤 루카스가 한 말을 들려주며 자신의 판단을 자랑스러워합니다. 마샤 루카스가 말했답니다. “알 파치노로 하세요. 눈빛으로 옷을 벗기는 재주가 있어요.” 그럼 마이클의 연인 역을 했던 배우 다이앤 키튼은 누굴 원했느냐고요? 물론 알 파치노였습니다. 알 파치노를 비웃던 스탭들도 그 유명한 ‘솔로조 카페신’에서 그의 눈빛연기를 본 다음에는 무릎을 꿇었다고 합니다. 마이클이 아버지를 저격한 상대 조직원들을 카페에서 살해하는 장면인데요, 알 파치노는 쑥스러워하면서도 이렇게 회고합니다. “단호한 모습을 보여달라고 하더군. 그래서 좀 보여줬지.”


출처 :씨네 21.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1003013&article_id=60981


얼른 대부 2,3도 개봉했으면 좋겠어요!ㅠㅠ

거절하지 못 할 제안을 할 거야. 아아아, 너무 멋있잖아요!

다락방 2010-06-01 23:37   좋아요 0 | URL
대체 눈빛으로 옷을 벗긴다는 건 뭘까요? 저도 그런게 가능하다면 눈빛으로 옷을 좀 벗겨보고 싶네요. 알 파치노는 오, 정말 예상외로 잘생긴 외모를 빛내더군요! 그렇지만 카리스마 면에서는 지금이 압도적이에요.

저는 대부를 보기전에 대부를 제가 엄청나게 좋아할거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러나 막상 보고 나니 제게 그다지 별 볼일 없는 영화더군요. 사실 그 영화를 보고 제가 무얼 느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좋다 싫다 어떻게도 말을 할 수가 없더라구요.

대부 2편,3편은 음, 그래서 저는 개봉한 후에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무엇이 Jude님에겐 그토록 좋게 느껴진걸까요?

비로그인 2010-06-02 14:26   좋아요 0 | URL
그, 대사들이요! 거절하지 못 할 제안을 할 거야. take te canoli, leae the gun, go to the matrss!
`제 어미가 아이를 이 꼴로 보낼 순 없으니, 자네 모든 기술을 동원해서 멀쩡하게 해 주게.' `마약은 달라. 교회에서 금지하는 것이잖소'

근대에서 현대로, 미국의 모든 문화는 대부에 담겨 있어요. 대부가 없었다면 난 나의 짧은 미국 여행을 생각하지도 않았을 거에요(물론 마피아를 만나고 싶다는 건 아님)

아무런 표정도 없는 것 같은 얼굴로 강력한 메세지를 전하는 1세대 돈 꼴레오네, 아들을 보고 거동 못하며 침대에 누워 눈물을 흘리는 그 남자, 연약한 듯(총 찾으려고 더듬, 더듬, 할 땐 사람 하나 못 쏠 것 같았죠) 강한 그 남자.

밖에선 거절 못할 제안을 하면서도 집에 가기 전에 과일 사 가고, 어릴 적 아픈 아들을 근심어린 얼굴로 보는 마피아 가장.

대부는, 완벽해요. 제 일생동안 영화 하나만 보라면 대부를 보겠어요. 그런 다음 키에슬롭스키의 블루를 보겠죠.

다락방 2010-06-02 18:40   좋아요 0 | URL
와- Jude님의 이 댓글을 보니 정말 대부가 완벽하게 느껴지는데요! 그러면서 왜 이런걸 나는 못느낀걸가 스스로 좀 한심하기도 하고 말이지요.
맞아요, 정말 그랬어요. 사람을 죽여야 할지 살려야 할지 결정하는 남자가 집에 갈 때는 과일을 사가지고 가죠. 게다가 아들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복수보다는 평화를 생각하구요. 맞아요, 그는 그랬죠. 맞아요, 그는 그랬어요. (끄덕끄덕)

니나 2010-05-31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번에 부산가서 록빈(새우빈대떡이래요)이란 걸 먹어봤는데,맛있더라고요.
동래파전이 유명하구나. 다담주에 출장때문에 또 가는데 시도해봐야겠어욜! ㅋㅋ

다락방 2010-06-01 23:38   좋아요 0 | URL
동래파전이 유명하다는건 여동생의 문자메세지 덕에 알았네요. 그것도 음악 좋다는데 완전 동문서답하는 문자 ㅋㅋ 동생들이 왜 죄다 이모양일까요?
그나저나 우리는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있었어요. ㅋㅋ
물론 다른 장소에 있어도 서로를 갈구하지만!!

따라쟁이 2010-05-31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때려버려욧~!!!!

근데 가만 생각해 보니, 누군가를 벼락맞는 표정을 짓게 하기도 어렵겠지만, 나를 벼력맞은 것 같은 표정을 짓게 한 사람도 없군요. 여러모로 재미없는 인생. -ㅁ-;;;

다락방 2010-06-01 23:40   좋아요 0 | URL
저는요 따라쟁이님, 벼락맞은 표정을 지어본 적이 있어요. 상대는 눈치도 못챘겠지만.

한번은 예상과는 다른 어떤 모습때문이었구요 ㅎㅎ
한번은 음, 음, 음, 음, 음, 음, 음, 음, 음,...... 암튼 그랬어요.

전 그 두번의 경험 모두, 사랑에 빠져버렸어요. 그러나 이 얘기는 음, 그만 쓰겠어요.
가슴을 후벼파니까요.
벼락맞으면...아파요 ㅠㅠ

따라쟁이 2010-06-03 10:25   좋아요 0 | URL
아... 아프군요. ㅠㅠ

다락방 2010-06-03 13:16   좋아요 0 | URL
응! 나 죽을지경인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2010-05-31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두 학기 연속으로 영화관련 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왜 그런 수업을 듣게다고 들어갔을까 싶긴 한데 너무 많이 배운지라 무척 기억에 남아요, <영화비평>과 <미국영화사>였는데 그 때 말론 브란도의 "On the Waterfront" 와 "The Godfather"를 연달아 보고나서 제가 지은 표정이 아마도 벼락맞은 표정이었다 싶네요. 어떻게 하면 저렇게 무표정으로 감정과 대사를 전달할수 있지?? 하고 엄청 놀랐어요.

다락방님이 말씀하신 알파치노가 벼락맞은 표정을 짓던 장면, 그리고 시실리에서의 결혼장면 모두모두 너무 생생히 기억나요! 대부는 제 인생의 영화 다섯개를 뽑으라면 아마도 1,2위를 다투게 될 정도로 제가 사랑하는 영화거든요. 물론 수업들을 땐 영화속의 미장센과 카메라 이동과 색감의 사용등등을 분석하라고 막 그래서 머리를 쥐어뜯긴 했지만요, 크으~

다락방 2010-06-01 23:43   좋아요 0 | URL
전 대학때 공부를 하도 안해서, 심지어 세시간 연짱짜리 수업에서는 출석체크만 하고 전산실 가서 채팅하랴, 성인비디오 보랴;; 대체 어떤 과목을 들었는지 기억도 안나요. 저 들은 수업을 또 들어서 학적과에서 전화온 적도 있어요. 절반쯤 들었는데 취소하라고 ㅠㅠ

분명 그때는 영화비평이라든가 미국영화사라든가 하는 과목이 없었을거에요. 저도 듣고 싶단 말예욧!

그런데 벼락맞은 표정은 퍽이나 인상깊었지만, 음, 저는 대부는 별로였어요. 도대체 무엇이 브론테님에게 그토록 좋게 기억되는걸까요? 대부는 제가 '좋아하고 싶은'영화들 중 하나였는데 전혀 좋지 않았어요. 그게 좀 아쉬워요. 저는 그 영화를 보고 무얼 느껴야 하는지도 모르겠더라구요.

오히려 책을 보았을 때에는 좀 더 감동받고 아,이것은 남자들의 이야기! 하고 감탄했더랬는데, 영화는 아무것도 안주네요. 알 파치노의 미모, 그것 밖에는...orz
 

1. 어제는 회식을 했다. 술로 온몸을 적셔주겠다, 고 큰소리 쳤는데 오, 정말 적셨다. 흠뻑. 제기랄. 여직원 몇몇은 어딘가로 달려갔다 오더니 내게 숙취해소용 음료를 내밀었다. 으응?  그것이 숙취해소용 음료라는건 오늘 알았다. 이봐요, 어제 내게 먹인게 뭡니까? 하고 오늘 아침 물었더니 대답해 줬던 것.  

 

2. 동료 남자직원들 중 A군은 회식을 하게 되면 어느틈에 내 옆에 와있다. 그리고는 음,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좀, 살랑거린다. 어제도 다르지 않았는데, 다들 집으로 가기 위해 술집을 나와 계산중인 차장님을 기다리며 서있는데, 그가 뒤에서 내 어깨위로 두 팔을 올려 나를 품안에 가둬버리고;; 말았다. 그의 품이 느껴졌다. 2초간 이 팔을 뿌리칠까, 어따대고 찝적질이야, 생각하다가, 

그냥, 냅.뒀.다. 

어차피 다른 사람들하고 같이 있는데 이러는 거면, 뭐 별 사심(?)은 없는것 같고, 사람들앞에서 '저리 꺼져!'라고 면박을 줄 만큼 그를 싫어한다거나 하지도 않고(쪼끔 예뻐한다), 에, 그리고, 사실은, 젊은 청년의 품에 안긴게 열나 오랜만이라 기분이 좀 좋았...쿨럭 orz 

다른 직원들로부터는 무섭다는 말을 듣고 패닉 상태에 빠져있었는데, 이놈은 어떻게 나에게 이런(?)행동을 할 수 있는걸까? 이놈은 내가 안무섭나? 그는 내게 우리가 따로 술을 마셨던 때가 그립고 또 그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회식때마다 얘기한다. 병신인가..그럼 따로 술을 마시자고 하면 되지. 일전에 따로 마실 때도 자꾸 그렇게 운을 띄우길래 내가 그래 마시자, 했던건데 이놈은 또 내가 얘기해주길 기다리는건가. 머저리 -_- 

뭐 그래도 젊은 청년의 품이 그리우면(응?) 그에게 술을 마시자고 청해봐야겠다. (ㅎㅎ 농담이다)  

여직원들이 준 숙취해소용 음료를 나는 절반만 마시고 A군 취한것 같으니 그놈 먹이라고 했단다. ㅎㅎ 그놈은 받아 마셨단다. ㅋ

 

3. 오늘 아침 라디오에서 노래를 들었는데 I do~라는 부분이 좋아 찾아서 페이퍼 쓸때 올려야지 했더랬다. 그런데 지금 라디오프로그램 홈페이지에 가보니 오늘자 선곡표가 안나와있다. 이런 젠장. 세상은 왜 내 마음대로 돌아가질 않는걸까? 

 15:00에 들어가보니 선곡표 나와있더라. 얏호~ 98 degrees 의 I do(Cherish you) 란다.

 

 

 

4. 오늘 아침 원피스를 입고 출근하는데 나가기 직전 엄마가 그러신다. 

"엄마가 싹 빨아 놓으면 너는 싹 입고 나가는 구나."  

하하 나 완전 웃겨서, 

"왜, 억울해?" 했다. 그랬더니 엄마는 "응, 억울해." 하신다. 하하하 "다녀올게!" 하고 나왔다. 

 

5. 왜 술을 잔뜩 마시고 난 다음날에는 뜨거운 아메리카노가 땡기는걸까? 출근길에 스타벅스에 들러 아메리카노를 사와서 마셨다. 술 마신 다음날은 내가 내린 커피는 맛이 없어. 아직도 어지럽다. 

 

6. 제목은..... 오늘 아침 출근하다가 버스안에서 추어탕집 간판(이었나, 추어탕집 홍보 트럭이었나)을 보고 그냥 한번 써봤다. 

 

7. 이 글에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숨겨져)있다. 그러나 그 주제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건 읽는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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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5-28 08:27   좋아요 0 | URL
똘끼가 진하게 드러나나요? ㅎㅎㅎㅎㅎ

yamoo 2010-05-28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 다락방님 넘 재밌으시네요..ㅋㅋ 음, 아마도 그 젊은 분이 다락방님을 마음에 두고 있는 듯 합니다...ㅎㅎ 그나저나 술을 잘 드시나바요~ 전 완전 알콜에는 쥐약이라..추어탕과 보신탕은 절대 피하는 음식들 중 하나~ㅎㅎ

다락방 2010-05-28 14:54   좋아요 0 | URL
아뇨, 그 젊은 놈은 뭐랄까, 평소엔 말도 잘 안하는걸요. 술 마시면 깡이 쎄지는건지 겁이 없어지는건지..쯧쯧.. 술을 잘 마시지는 못하고 술 마시고 헤롱대는걸 좋아해요. ㅎㅎ 추어탕과 보신탕은 저도 싫어하는 음식입니다. 오늘 점심은 대구탕을 먹었는데 맛있었어요! 히히

Forgettable. 2010-06-01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얘네 왜 98degree인줄 알아요?

Forgettable. 2010-06-01 10:4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이 궁금해하길 기다렸는데 오늘은 일하나보군요!
자기네들이 너무 hot해서 팬들의 온도가 98도까지 올라간다나 뭐라나..
라고 오늘 학원선생님이 그러더라구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10-06-01 12:2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또 그새를 못참고 와가지고 댓글 달았군요!

근데 이 뮤비만 보면 얘네가 그다지 hot 한것 같진 않은데 말이죠. 이 뮤비 봤어요? 나 이 뮤비 너무 웃긴게,노래는 달콤 스윗하고 그런데 여자주인공이 완전 hot 한거에요. 물론, 음, 어, 그러니까, 가슴 크고 이런걸로편견을 가지면 안되는거지만, 음, 이런 뮤비에는 뭔가 음 하늘하늘 비쩍 마른 여자가 나와야 할 것 같은데, 완전 육체파 여자에요. ㅎㅎㅎㅎ 그러니까 이 남자의 청혼을 받고 저 남자와 결혼하고 또다른 남자와 밤을 보내고 뭐 그럴 수 있었던걸까요? ㅎㅎㅎㅎ

점심 먹고 왔어요. 그리고 네, 일 좀 하고 있어요. '오늘은' 일하냐니! 장난해요! 난 언제나 일하는 여자사람이라구요! 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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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에 어느분의 서재 댓글을 읽었는데 그 분의 댓글이 나의 마음과 같다. 나는 이번 선거에서  내 소신껏 투표를 할 마음을 먹고 있지만, 그러나 내가 찍는 후보가 당선될 확률은 없다. 오히려 내가 소신껏 투표를 하게 되면 표가 분산되기 때문에 당선되지 않기를 바라는 후보가 당선될 확률이 높아진다. 이럴때 나는 어떡해야 할까? 소신껏 찍어야 할까, 싫어하는 후보에게 나라를 맡기지 않기위해 내 뜻을 꺽어야 할까? 소신을 굽혔는데도 싫어하는 후보가 당선되면 그땐 또 어떡하나? 오늘 그분의 댓글을 보고서야 이런 고민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이런때에 집어든 커트 보네거트라니, 정말로 적절하다. 아직 다 읽지 못했는데도, 아 무척 마음에 든다. 그간 읽었던 커트 보네거트의 다른 소설 두권, 『나라 없는 사람』과 『마더 나이트』보다는 뭐랄까, 모든 문장들이 또렷하게 내 머릿속에 들어오지는 않는 편인데, 그래도 물론, 여느 정치인들보다야 훨씬 나은 말을 하는 것은 틀림없다. 

 

 

자, 엘리엇 로즈워터는 엄청난 부자다. 

   
 

에이번데일의 말쑥한 사람들 중에서 엘리엇은 단연 입헌군주같은 존재였다. 그들은 로즈워터 기업의 고용인이었고, 그들이 관리하는 자산은 로즈워터 재단 소유였다. 엘리엇은 그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지시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분명 왕이었고, 에이번데일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엘리엇 왕과 실비아 왕비가 로즈워터 저택에 거처를 정하자 에이번데일에서 공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초대, 방문, 아첨, 편지와 전화 같은 것이었다. 모두가 굽실거렸다. 엘리엇은 실비아에게 부유한 방문객이 찾아오면 얄팍하고 무성의하게 맞으라고 했다. 에이번데일의 여자들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저택을 떠났고, 엘리엇은 그 모습을 즐겁게 바라보았다. (p.61) 

 
   

에이번데일의 부유한 사람들은 로즈워터 즉 엘리엇이 자신들을 무시하는 이유는 당연히 엘리엇이 자신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여겼고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들의 그 무시함을 배우고 싶어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갑자기 왕과 왕비는 로즈워터 군 내셔널은행의 지하 금고에서 금은보석을 꺼내어 얼간이, 괴짜, 굶주린 사람, 실업자에게 풍성한 연회를 베풀어주기 시작했다. 

왕과 왕비는 어느 누구의 기준으로 보나 죽는 게 나을 듯 싶은 사람들의 일그러진 두려움과 꿈에 귀를 기울였고, 그들에게 사랑과 약간의 돈을 나눠주었다. (p.62)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를 보면, 오갈데 없는 한 소년을 훌륭한 미식축구 선수가 되도록 뒷바라지 해준, 그 소년을 가족같이 받아들여준 여성과 그녀의 가족이 나온다. 그녀는 불쌍한 사람을 돕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정말 다행스럽게도, 그 마음을 그대로 실행해서 보여줄 수 있는 경제적 여유도 가지고 있었다. 

불쌍한 사람을 돕는 일, 가난한 자들에게 가진 걸 조금 나누어 주는 일. 물론, 이것들이 좋은일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래도 우리 누구도 부자들에게 누군가를 도우라고 말 할 수는 없다. 좋은일도 '강요'로 이루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러나 가진자들이, 경제적 여유가 있는 자들이, 가지지 못한자들을 도와줄 수 있다면, 그것이 자신이 가진 것 -그것이 돈이든 건강이든-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나는 자신이 가진것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람, 자신이 가진것을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에게 표를 줄 수 있을까? 없는자들의 두려움과 꿈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에게 표를 줄 수 있을까? 

 

비가 오지만, 여름이라서 여름옷을 입고 출근했다가 퇴근하는길에 얼어 죽을 뻔;; 했다. 팔다리에 소름이 좍좍 돋았다. 아, 너무 추워서 미치는 줄 알았다. 따뜻한 칼국수를 먹었지만 소용없었다. 왼쪽 손으로 오른쪽 팔을 마구 쓰다듬었고, 오른쪽 손으로 다시 왼쪽 팔을 마구 쓰다듬었다. 아주 추운, 정말로 추운, 소름이 좍좍 돋는 그런 여름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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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리풀말미잘 2010-05-24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글에 제 소중한 한표를 던지겠습니다!

다락방 2010-05-25 11:31   좋아요 0 | URL
뷰리풀말미잘님의 마음에 드는 글을 썼다니, 스스로가 뿌듯합니다!

... 2010-05-24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오늘같은 날씨에 여름옷을 입고 출근하셨어요, 왜?왜?왜? 바람이 장난 아니던걸요.

다락방 2010-05-25 11:31   좋아요 0 | URL
엄마가 집에 안계셨어요...내가 출근하는걸 봐주지 않았어요.....아무도 저한테 따뜻하게 옷을 입으라고 말해주지 않았어요. ㅠㅠ

무해한모리군 2010-05-25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바바리 입고 나갔는데도 머플러 안두르고 나간 걸 후회했다는..
사실 전 전략적 투표따위는 머릿속에 없이 늘 취향되로 찍어요..
이런 마음이죠.. 내가 찍어야 4% 되지 않을까 뭐 이런 =.=

다락방 2010-05-25 11:32   좋아요 0 | URL
취향대로 찍다가 자꾸 나라꼴이....orz
그렇다고 소신을 버려도 딱히 나아질 것 같지도 않고. 에휴.....orz

잘 모르겠는 날들이어요. 허구헌날 술이나 마시고 싶네요. ㅠㅠ

기억의집 2010-05-25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가 맘에 드는 후보에 찍고 싶지만...락방님 말대로 표가 분산되서 맘에 안 드는 놈이 당선되느니 차라리 민주당에 한표를 선사하자, 이러고 있어요.

빌 게이츠는 빌도 자선사업을 많이 하지만 그 아버지의 마인드도 대단하더라구요. 며칠전에 보니 부자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야한다고 했던데. 그 말이 맞는데..적장 있는 사람들이 세금에 왜 이리 인색한지.

블라인드 사이드, 재밌었죠. 그것도 있으니깐 가능한 일이지 싶어요.

다락방 2010-05-25 11:33   좋아요 0 | URL
'차라리 민주당'이 정말 차라리 나을까요? 아 모르겠어요. 투표를 꼭 하고 싶기는 한데 말입니다.

맞아요, 블라인드 사이드 보면서 있으니깐 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마음만 있어도 또 그렇다고 돈만 있어도 할 수 없는 일이었죠. 그런데 마음을 가진 사람이 돈도 가지고 있었으니 될 수 있는 일이었어요. 부자들의 역할을 제대로 보여준 영화였어요.

치니 2010-05-25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http://vote.d2w.kr/
여기 우리동네에서 누가 나오는 지 쉽게 정리되어 있어요. 그나마 약간은 도움이 되길.
아우 근데 전 이럴 때 우리 동네 종로구가 밉네요. 제가 찍어주리라 생각했던 당 후보가 거의 없어요! ㅠㅠ

다락방 2010-05-25 11:35   좋아요 0 | URL
치니님. 찍어주리라 생각했던 당 후보가 거의 없으면..어쩌실거에요?
저도 재작년인가 선거때 없어서 ...그치만 ***당에는 표를 줄 수 없다, 이러면서 투표를 하긴 했지만..왜 세상은 이다지도 제 생각과는 다르게 굴러가는걸까요?

링크해주신 주소, 오, 정말 요긴하게 잘 볼게요. 안그래도 제대로 알고 싶었는데, 많은 도움이 되겠어요. 헤헷 :)

춘희 2010-05-25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최근에 제가 트위터를 들어다보고 있는데 이상하게 특정 정당인들이 와글와글 많이 넘쳐요. 그들을 제 정치관으론 지지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들을 만나면 친해지기 어렵겠다, 자기와 다른 의견엔 무식하다 하고 약간 뭐랄까 온라인 상에서도 소외감이나 어떤 끼리끼리를 느꼈어요. 이들은 사회운동가이고 정치운동가들인데, 이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났다면 어땠을까 이들의 유세장에 가서 과연 서민들이 어떤 감정으로 서게될까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그들에게 이글을 읽히고 싶어졌어요.

다락방 2010-05-25 12:50   좋아요 0 | URL
처음부터 그런 사람들은 아니엇을텐데, 어떤 목표를 같이 가지고 있고 그것을 경쟁으로 차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다 보면, 사람이 좀 달라지는가 봅니다. 또한, 목표를 이루어 권력과 명예를 가지게 됐을때도 또 달라지는 것 같구요. 처음에 가졌던 마음, 처음에 가졌던 생각을 자리에 상관없이 유지한다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걸까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이 글을 읽는다고 그들의 생각이 변할까요? 그것 역시도 잘 모르겠어요. 한권의 책으로도 어떤 사람의 가치관이 변하기도 하지만 또 수천권의 책으로도 전혀 변하지 않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죠. 어지러운 세상입니다.

점심은 맛있게 드셨습니까?
저는 햄버거를 먹었는데, 오 제기랄, 종이까지 씹어서 영 찝찝해요. -_-

sweetrain 2010-05-25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 부산에 살아요...
그러니...제 소신껏 찍는 걸 포기하고 민주당을 찍어도;;
당선될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게, 저를 슬프게 해요...ㅜ.ㅠ

다락방 2010-05-26 08:33   좋아요 0 | URL
저도 오늘 시사인 보니까 경상도쪽은 아무리 소신껏 찍으나 아니나 뭐...orz

기억의집 2010-05-27 10:14   좋아요 0 | URL
근데 저는 오히려 한나라당 정서의 지역에서 반란표가 많이 나온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어요.
저는 국민참여당 당원인데(꼬박 회비 내고 있슴다)
한나라당이 되느니 민주당 뽑을려고요.
그래서 노회찬씨나 심상성씨한테 이번 한번만 단합했으면 해요.

다락방 2010-05-27 10:17   좋아요 0 | URL
참... 저도 한나라당 되느니 민주당을 뽑을까 하다가 저는 민주당도 별로..어휴...조금 더 고민해봐야겠어요.

푸른바다 2010-05-25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소주의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언젠가부터 정치인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한국의 정치구조에서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소신을 편다는 건 매우 힘든 일이고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소신을 관철시킬 역량을 가진 정치세력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소신은 이 사람이지만 현실적으로 투표는 저사람이라는 말이 제겐 좀 무의미합니다.^^ 이 막나가는 상황을 조금이라도 바로잡을 수 있는 쪽으로 투표를 하려고 합니다.^^

다락방 2010-05-26 08:35   좋아요 0 | URL
이 막나가는 상황을 조금이라도 바로잡을 수 있는 쪽으로 투표를 한다는건, 음, 어떤 뜻일까요?

저도 냉소주의에 빠져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니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제가 소신껏 뽑든 아니든, 그래서 누가 됐든, 그런데, 막나가는 상황이 조금이라도 잡혀지긴 할까요? 그들도 결국 그 위치에서는 변하게 되지 않을까요? 아, 정말 모르겠어요. 모르겠는것 투성입니다..어휴..

세실 2010-05-27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목이 참 예뻐요^*^
오늘도 바람이 많이 불었지요.
님 저 일곱번째 파도 읽었어요.
애절하기도 했고, 해피 앤딩이라 다행스럽기도 했고 이런저런 생각 들었어요.
그냥 전편만 읽고 말았을껄 하는 아쉬움도 들었고요...복잡했네요.

다락방 2010-05-27 10:18   좋아요 0 | URL
아 읽으셨군요!

그런 감상을 가지신 분들이 많더라구요. 일곱번째 파도는 새벽 세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향한 팬서비스 같았어요. 그치요? 레오와 에미를 굳이 그렇게.. 어떤 분들은 그 결말이 훨씬 좋았다고 얘기하시기도 하구요. 저는 음, 일곱번째 파도를 새벽 세시의 후편 쯤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그 둘을 독자적인 작품으로 보고 싶어요. 그러고 있구요. 왜냐하면 새벽 세시의 결말은 제가 아는 모든 소설들의 결말들 중 으뜸이거든요. 그 결말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