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영화가 참 좋은데 더이상 알라딘에 40자평을 쓸 수 없어서 안타깝다. 나는 영화를 보고난 후에는 아, 40자로 어떻게 말하지, 하고 잠깐씩 고민하곤 했는데. 이제는 더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네, 쓸수가 없으니까.


오래전에 자식을 잃은 부부가 나온다. 아내는 자식을 잃은것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늘 집 안에서만 지낸다. 바깥에서 신문을 가져오는 일 조차 할 수가 없다. 남편은 단골 레스토랑의 웨이트리스와 사년째 잠자리를 함께 하고 있다. 이 부부 사이에 별 대화는 없다. 그들은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다툼도 웃음도 없이, 그저 그렇게. 남편은 또한번 소중한 사람을 잃는 상처를 받게되지만 그것을 아내에게 말하지 못하는채로 차고에 들어가 혼자 흐느낀다. 그리고 그는 업무차 출장을 간다. 출장을 간 곳에서 그는 죽기전의 자신의 딸과 비슷한 나이의 스트립걸을 만나게 된다. 그녀는 그에게 랩댄스를 춰주고 돈을 받기를 원하지만 그는 그녀를 손끝하나 건드릴 생각이 없다. 그는 회사를 팔아치우고 아내에게 전화를 해서 당분간 당신에게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한뒤, 스트립 걸을 돌봐주기로 한다. 그녀의 집에 다시 전기가 들어오도록 해주고, 그녀의 옷을 빨아주고, 그녀 집의 화장실 막힌 변기를 뚫어준다. 그녀가 일을 끝내면 데리러 가주고 그녀에게 꼬박꼬박 생활비도 준다. 그녀도 역시 점차로 그를 좋아하게 되고, 그가 자신에게 화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와 함께 지내면서 거칠게 말하는 것도 고쳐가려고 애쓴다. 그런참에 그의 아내가, 그를 만나러 그가 있는 곳으로 온다. 그의 아내, 그녀로서는 아주 오랜만의 외출이었다. 혼자서 레스토랑에 가서 밥을 먹고 지도를 보고 운전을 하고 하는 것들. 그녀에겐 너무 오랜만이라 낯설다. 낯설고 익숙하지 않아서 그녀는 내내 긴장한다. 


아내는 드디어 그가 있는 곳에 도착한다. 그리고 그에게 전화를 건다. 나 여기 있다고, 당신이 있는 이곳에. 남편은 아내의 전화를 받고 놀란다. 그녀가 내게로 오다니, 그녀가 외출을 하다니. 남편은 거기에 그대로 있으라고 말한뒤에 그녀가 있는곳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그녀를 만난다. 당신이 바깥으로 나올 줄 알았다면 내가 좀 더 일찍 낯선곳으로 올걸 그랬어. 남편은 아내의 외출을 진심으로 행복해한다. 아내는 남편을 만나서 이제 웃는다. 치유될 수 없었던 그녀의 증상은 그녀 스스로 사랑하는 남편을 찾으러 오면서 치유가 되었다. 


이 영화에서 좋았던 장면은 사실 이 장면 말고도 여럿 있었지만, 나는 이 장면이 무척이나 좋았다. 삼십년이나 함께 살아온 부부. 그들은 삼십년을 함께 지내면서 같은 아픔을 겪었고 같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그들에게 더이상의 대화는 없었고 그들에게 더이상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 듯 보였다. 둘은 해야할 말들을 하지 않은채 살았고 아픔은 각자 삭혀야했다. 상처가 없었다고 해도 서로에게 권태를 느낄지도 모를 삼십년이란 긴 세월이 지났건만, 그런데 그들은 여전히 서로를 걱정하고 있었다. 삼십년이 지나도 상대의 치유를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는 것이 내게는 사랑의 완성으로 보였다. 아, 저런건가. 저런게 사랑인건가. 사랑은 저런건가 싶어졌다. 사랑이란 건 한 순간의 열정이 지나도 서로에게 지치지도 지겨워지지도 않는거라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상대에게 여전히 행복과 웃음을 줄 수 있는거라고. 나는 늘 사랑이란 한 순간이라 믿어왔지만, 아니 어쩌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거라고, 그런 생각이 그 장면에서 들었다. 여전히 나는 영원한 사랑이란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지만(도대체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니까), 그러나 어쩌면 아주아주 오래 지속되는 사랑은 존재할 거라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인 남자도 엄청 좋았지만(웃는 모습이 진짜 귀엽다!), 영화 『트와일라잇』에서보다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훨씬 더 좋아졌다. 그녀는 이미 엄청난 인기를 받는 스타가 되어 있었는데, 이 영화속에서는 예쁘장한 하이틴 여자배우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그녀는 세상사에 찌들어서 입이 거칠어졌고, 세상은 온통 더러운 욕망으로 가득차있다는 걸 깨달은 여자지만, 그러나 자신이 아끼는 상대가 자신에게 화내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마음 약한 소녀로 나온다. 게다가, 엄청나게 예쁘다. 오와- 스트립댄스를 추기위해 망사스타킹을 입은 모습보다, 헐렁한 청바지와 커다란 박스티를 입은 그녀가 세상에 얼마나 예쁜지. 진정한 여자의 아름다움은 박스티에서 나오는게 아닐까 싶어졌다. 박스티를 입고 예쁜 여자가 진짜 예쁜 여자가 아닐까. 하아- 


만약 이 영화가 그들은 서로가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며 오래오래 행복하게 함께 살았습니다, 라는 결말로 끝을 맺었다면, 그랬다면 나는 이 영화를 좋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 이건 너무나 뻔한 영화잖아, 라고 신경질을 냈을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그것을 말해준다. 나를 당신들의 딸처럼 취급하지 말아요, 나는 당신들의 딸이 아니에요. 그리고 그들도 한순간 딸같은 그녀에게 몰두했었음을 알게된다. 그녀를 딸 취급했음을. 저 아이는 우리의 딸이 아니에요. 그러나 그런 것을 스스로에게 또 상대에게 납득시키고 받아들이는 그 과정동안 이미 그들에게 필요한 모든 일들이 그들에게 일어났다. 그러니 괜찮다. 이제 그들이 서로 떨어져 각자 산다고 한들 분명 그들이 서로 만나기 전보다는 더 나은 삶이 펼쳐지게 될테니까.




백진희가 했다, 고백을. 거절당했다, 역시. 여동생 같다, 는 것이 이유였는데, 사실 그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그녀에게 일어난 일은 '거절' 이다. 여동생 같다고? 흥. 개나 주라지. 사실 나는 하이킥에서 백진희 캐릭터를 참 안좋아라 하는데(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박지선. 박지선 짱임!!), 이날 고백씬은 아니아니, 거절씬은 흠뻑 빠져들었다. 그녀가 괜찮다고 해서, 억지 웃음을 지으며 자신은 괜찮다고 해서, 혼자 좀 앉아있겠다고 해서, 그곳이 어느 공원의 벤치여서, 그녀가 캔커피를 들고 있어서, 그가 떠난 뒤에 홀로 앉아 눈물을 흘려서, 그녀가 생각하는 건 그와 단둘이 있었을 때의 일들이어서, 그녀가 짧은 치마를 입었을 때 그가 자켓을 벗어 덮어주던 일, 아아, 그런걸 왜 떠올리는지 나는 알겠어, 그렇지만 이 여자야, 자켓을 벗어주는 건 사랑이 아니야, 그렇지만 그럴 때 사랑을 느꼈다한들 당신에겐 잘못은 없어, 당신은 사랑을 느낄만 했어, 어떻게 그게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어. 캔커피 대신 맥주캔을 쥐어줬다면, 공원 벤치에 앉아있는 백진희는 영락없이 과거 어느 한 때의 나다. 아 젠장, 남자 때문에 속상해서 공원 벤치에 앉아 우는 일이 생기다니, 그런 일을 겪게 되다니. 그렇지만 그 시간을 견디는 것도 그리 나쁜건 아니다. 그 시간은 반드시 지나간다. 그것만큼은 내가 장담한다. 공원 벤치에 앉아 혼자 늦은밤에 우는 일, 그거 괜찮아, 해도 된다. 그러나 물론,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지는 않았으면 한다.




이 앨범은 도대체 어떻게 살 수 있는걸까? 디지털로만 판매하는걸까? 젠장. 게다가 내가 올리고 싶은 노래의 동영상 조차도 찾을 수가 없더라. 대체 왜?



3215



보고싶어서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무작정 그 버스에 올랐어
나를 안으며, 사랑한다 말하던
우리 추억이 사는 그 동네를 가는 길

많이 변했다 예전같지 않은 풍경에
너무 놀라서 바보같이 눈물이 났어
그렇게 다짐을 했었는데

많이 변했니?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보다
밥은 챙겨먹는지 아픈곳은 없는지
가끔 걱정되곤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땐 몰랐지 우리가 헤어지게 될 순간을
참 많이 싸웠었고 참 많이 미워했지
돌이켜 생각하면 너에게 미안해

많이 변했니?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보다
밥은 챙겨먹는지 아픈곳은 없는지
가끔 걱정되곤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땐 몰랐지 우리가 헤어지게 될 순간을
참 많이 싸웠었고 참 많이 미워했지
돌이켜 생각하면 너에게 미안해

잊을 수 있니? 우리가 사랑했던 그 기억들
참 많이 좋아하고 너무나 사랑했던
그때의 계절을... 그 기억의 시절



3215란 제목만 보고는 고개를 갸웃했었다. 뭐지? 그러나 노래를 들으면서야 비로소 아, 버스 번호구나 싶었다. 나도 그렇게 만들 수 있는 버스 번호가 있는데, 그렇지만 여정이 훤히 드러나는 그 버스의 번호를 적지는 않겠다.

사람들이 사는건 별반 다르지가 않다. 헤어진 사람이 그리워서, 만날 수 없을거란 걸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미친 기대감으로 그 사람과 함께 탔던 버스를 타고, 그 사람과 함께 갔던 장소엘 가고. 하하하, 웃음만 나온다. 나 역시 그런 장소에 몇 번이고 가보았지만, 내 기대는 언제나 불발에 그쳤었다. 한번도 그곳에서 그 사람을 만났던 적은 없다. 그러면서도 다음에 또 가보고, 또 가보고. 대체 그런 미친짓을 왜 했던걸까. 만났다면, 그랬다면 또 뭘 어쨌을라고? 나 너를 만나려고 수도없이 이곳에 왔었다, 라는 따위의 말을 하려고?

밥은 챙겨먹는지, 반찬은 어떤걸 먹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춥진 않은지, 수면 양말을 신고 자는지 따위를 이제는 내가 물어서도 안되고 또 설사 물었다 한들 다 부질없는 것들이지만, 나는 에피톤 프로젝트의 노래, 3215 를 들으면서, 자꾸만 흥얼대고 고개를 끄덕인다. 잊을 수 있니? 그래 잊혀지긴 하겠지. 그렇지만 때때로 문득 가끔 생각나지 않을까. 내가 기억하는게 당신의 손이 움직이던 모습이라면 당신은 내 휘청거리던 발걸음을 떠올릴지도 모르지. 우리는 아마도 다른 것들을 생각하겠지. 그렇지만  그 다른 생각들 속에 우리는 함께 있었는데. 너를 읽었는데, 너의 행간을 읽지 못했어. 그렇게 나는 너를 잃었지.



그나저나 에피톤 프로젝트 새 앨범 언제 나오는걸까? 콘서트에서 언제쯤 나올거다, 라고 말했던 건 생각나는데 그게 언제쯤인지는 통 기억이 나지를 않네.



출근할 때부터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만 반복하고 있는 월요일이다. 슬라이스 햄이 몇 겹으로 겹쳐져 있고 체다 치즈가 들어있는, 양상치도 아주 푸짐하게 들어있는 그런 샌드위치를 먹고 싶다. 오렌지 쥬스도 곁들여 마시고 싶다. 햇볕이 따뜻했으면 좋겠고, 에피톤 프로젝트의 노래가 흘러 나왔으면 좋겠다. 집에 가고만 싶다. 집에 가는 길에 로또를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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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3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3 1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3 1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3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2-02-13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웰컴 투.." 어제 보려다가 늦잠 자는 바람에(열두 시 삼십분에 한 번 상영 -_-) 미뤄뒀는데. 수요일에 꼭 볼래요. 기대기대 ^^ 크리스틴 스튜어트. 진짜 너무 예뻐요. >.< 연기도 잘 하고, 얼굴도 예쁘고. 거기다 그 몸은 사람의 몸이 아니에욧!!! (왜 화를 내고 있;;;)

여기는 눈오는 월요일이에요. 아아. 집에 가서 이불 덮어쓰고 잠들어버리고 싶어요. -_ㅠ 점심 든든히 드시고 오늘도 우리, 힘내자구요. ^^

다락방 2012-02-14 09:04   좋아요 0 | URL
저 트왈랏에서는 잘 몰랐었는데요(에드워드 보느라 정신이 없엇;;) 이 영화 보니까 와, 몸매 진짜 장난 아니에요. 너무 마른것 같아서 그게 좀 그렇지만, 세상에, 다리가 완전 길어요. 사람의 다리가 아니에요. 엄청 길어요 엄청. 다리가 끝이 안나. 하아-

저는 오늘도 집에 가서 일찍 잘래요. 당분간은 그냥 집에 가서 일찍 잘거에요. 잠만 잘거에요. ㅠㅠ

치니 2012-02-13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스 티가 잘 어울리는 것과 비슷한 사례로, 여자가 남자 옷(하얀 와이셔츠 등)을 입어 박스 티의 효과가 나는데 눈이 부시게 이쁠 때, 후아 - 이건 같은 여성으로서도 홀라당 넘어가게 되는 매력 포인트인 듯. 이젠 너무나 많은 광고에서 써먹어서 클리셰가 되었지만요. 암튼 그래서 모든 코디에서 마른 몸매가 유리한가 봐요 힝.

굿바이 2012-02-13 12:52   좋아요 0 | URL
치니님의 댓글을 읽고 꼭 남기고 싶은 에피소드 하나!
제 친구가 말이죠, 드라마의 한 장면, 그게 아마 뉴욕에 사는 여자 네 명 이야기였던 것 같은데..
여튼 주인공이 연못인가 강에 빠진 후 남자친구 집에 가서 셔츠를 빌려입고 자기 집에 가는 장면이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남자친구의 셔츠에 벨트를 하자 미니드레스처럼 연출이 되거든요, 그런데 제 친구는 완전.... 친구는 허리가 길고, 남자친구는 체구가 작고....상상해 보세요? 얼마나 웃겼을지 ㅋㅋㅋ
여튼 그 이야기 듣다가 기절하게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락방 2012-02-14 09:21   좋아요 0 | URL
스미스 부부에서 안젤리나 졸리가 와이셔츠 입고 총싸움했던 거 생각나네요. 어휴...완전 멋져. 그여자는 뭘 걸쳐도 멋져. 맞아요. 모든 코디에서 마른 몸매가 유리한 것 같긴 해요. 일단 뭘 걸쳐도 뽀대가 나니깐요. 일전에 이효리가 어떤 뮤비에서 박스티 입고 나왔는데 엄청 예쁘더라구요. 저 그 뮤비보면서 박스티 입고 친구들하고 등산갔는데 그냥 막 스스로 초라하고, 나는 왜 이효리가 아닌 것인가 이런 좌절감이 쓰나미처럼 몰려온...................


굿바이님, 일전에 제가 작고 마른 남자랑 교제한 적이 있었는데요, 뭐 교제라기보다는 음 친하게 지낸 정도? 암튼 녀석은 꽤 장난끼가 다분한 놈이었는데, 툭하면 저한테 바지를 바꿔 입어 보자고 했었어요. 내 바지는 자신한테 클것 같다며 -_- 반면 그녀석 바지는 제 무릎에도 안 들어갈것 같았어요. 녀석이 복고풍으로 입고 다녀서 몸에 딱 붙는 바지를 즐겨 입었거든요. 키 작은 근육질의 녀석이었죠. 아우..

2012-02-13 2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4 0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dreamout 2012-02-14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동생 같다. 라는 대사 들으니까.. 토이의 좋은 사람. 생각 나는 걸요...
뭐... 남자도 비슷하답니다.

다락방 2012-02-14 09:23   좋아요 0 | URL
그쵸, 사실 너무 식상한 말인데 누구나 한번쯤 말해보거나 들어본 경험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여동생같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고, 넌 남자가 아니라 친구야 따위의 말을 누군가에게 한 적도 있네요. 하하하하하. 이런건 그때 당시에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말이었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면 정말 오글거려요.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1992년 4월
평점 :
절판


엄석대이거나 엄석대의 쫄따구이거나. 우리는 한때 그런삶을 살았거나, 살고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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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0 1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0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푸른바다 2012-02-10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문열 작품 중에서 개인적으로 <황제를 위하여>와 더불어 제일 좋다고 생각하는 작품입니다. 이문열은 <변경>을 읽다가 멀어졌습니다..

다락방 2012-02-14 09:23   좋아요 0 | URL
저는 이문열은 삼국지 말고는 읽어본 게 없었고, 앞으로도 그러려고 했었는데, 좋아하는 친구가 이 책이 엄청 재미있다고 해서 읽어보게 됐거든요. 정말 재미있더라구요.

테레사 2012-02-10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 입학하니 이문열의 젊은날의 초상인가(?)이 베스트셀러였나 그랬어요..그런데 정말 더럽게 재미없어서,내가 지적연령이 낮나보다고 생각했어요.아무튼 그 뒤에도 그리 재밌지 않더라고요. 헌데 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재밌었어요. 하지만,그대 다시는 고향에 못가리도 재밌었던 기억이 나네요...그 왼 인상적인 책이 없었고,또 왠일인지 그의 행보가 마음에 안들어 읽지 않기 시작했죠...

다락방 2012-02-14 09:25   좋아요 0 | URL
대학 교양수업 때, 이문열의 [선택] 이 시험범위였던 적이 있어요. 전 그 책 한번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시험범위라는 말에 내팽개쳤죠. 안 읽었어요. 난 시험으로 인한 독서는 하지 않겠어! 이런 어떤 미친 자존심? ㅎㅎㅎㅎㅎ
저도 삼국지 이후에는 아웃오브안중 이었는데 이 책은 정말 재미있더군요! 아주 잘 읽혔어요.

웽스북스 2012-02-10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절대로! 그런 삶을 살지 않았습니다. (가카말투로 읽는게 포인트)

다락방 2012-02-14 09:2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제가 살아봐서 아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별로 안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넷 2012-02-10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석영 작가의 단편중에 비슷한 내용이 있었던 것이 기억나네요. 지금은 거의 기억도 나지 않지만[작가가 맞는지도 모르겠네요], 황석영 작가의 작품이 이문열 작가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보다는 더 재미있고 인상깊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개인적으로 <금시조>가 굉장히 인상깊었는데, 생각해보니 단편이긴 하지만, 전문을 읽은 기억은 없는 것 같네요. 음; 이것도 곧 읽어봐야겠어요.ㅎㅎ

다락방 2012-02-14 09:28   좋아요 0 | URL
황석영의 작품도 그리고 [금시조]도 저는 뭔지 알 수조차 없네요. 이 책도 남들 다 읽었는데 너무 늦게 읽은것 같아요. 하핫. 그래도 친구가 아니었으면 아예 읽을 생각도 안했을 거에요. 그런데 읽으면서 끝이 다르게 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조금 했어요. 예상외로 고위 관직에 있게 되면서 여전히 사람을 부리는 ... 뭐 그런...나쁜 결말을요. 하핫 ;;

가넷 2012-02-15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석영의 <아우를 위하여>라는 단편이었네요. 고등학교 문학시간에 선생님이 전문을 갱지에 인쇄해서 준 걸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네요. 아마 듣기로는 황석영의 <아우를 위하여>와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관련해서 표절논란이 있었던 모양이네요. 기억이 안나서 방금 찾아봐서야 기억이 난건데, 흥미롭게도 황석영의 <아우를 위하여>도 어떤 일본작가의 작품에 대한 표절 의혹도 있었나 보네요. ㅋ

다락방 2012-02-16 13:09   좋아요 0 | URL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발표당시 이상문학상 수상했던데, 표절인 작품에 그런 상을 주면 안되는것 아닐까요? 흐음. 이문열은 황석영을 황석영은 일본 작가를...표절했다는 의혹인건가요? 아, 씁쓸하다. 흐음..
 
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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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재미있어서 책을 읽는다. 재미있어서 책을 읽는데, 책이 내게 주는건 재미뿐만은 아니다. 책은 내가 알지 못했던 것을 알게 해주고, 상상하지 못했던 것을 펼쳐 보여준다. 다른사람들의 삶을 엿볼수 있는것과 또 지식을 주는 것, 그것이 책이 주는 대표적인 것이라면, 나는 아주 당당하게 하나 더 추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내가 생각해왔으나 미처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해주는 것', 인데, 그래, 이 책이 그것을 했다. 때때로 아, 그래, 내가 말하려고 했던게 이거였어, 했던 것을 나는 책에서 만나곤 하는것이다. 아, 책은 정말이지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나는 대부분의 불매운동에 참여하지 않는다. 그것이 내게 주는 이미지는 정의롭거나 명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의롭거나 명확하지 못하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입밖으로 내야할지 모르겠어서 단순히 그건 아닌것 같은데, 로 입장 정리를 하고 있었다. 삼성 불매운동에 대한것이 대표적인데, 주변에 삼성 불매를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면서 나는 고개를 갸웃했던 거다. 왜? 그게 정말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걸까? 삼성을 불매한다면, 삼성에서 일하는 그 많은 사람들은 뭐가 되지? 삼성을 불매하면서 원하는게 뭐지? 삼성이 망하는건가? 불매가 정말 옳다고 생각하는걸까? 최선의 방법이라고? 그런데 왜 나는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질 않는거지? 그러나 나는 삼성 불매를 하는 사람들에게 '불매하지 말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도덕적으로 확신을 가진것처럼 보여서, 내가 불매를 중단하라고 말하는 순간 나는 비도덕적인 사람으로 정해지는 것 같다는 스스로의 생각 때문에. 불매는 '아닌 것 같다'고 말하는 순간, 나는 부자의 편이 되어버리는 것 같아서. 또한 누가 나에게 불매를 강요하는 것을 내가 못견디듯이, 내가 그들에게 불매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 그들에게 못견디는 것일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이 책에서 김어준이, 내가 확실히 말하지 못했던것을 아주 단호하게 말해준다. 아, 정말 나는 소름 돋았다니까. 감동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디어가 자기로부터 나오고 그 구현을 직원들과 함께 하잖아. 이건희 일가가 잘하는 건 그게 아니지. 그 일가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하는 건 자기 재산을 지키는거지. (웃음) 그런데 아까 이야기한, 이건희가 곧 삼성이라는 상징화가 워낙 성공적으로 이뤄져서 이건희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사회적 불안을 유발하는 거야. 그러니까 삼성을 제대로 문제 삼으려면 삼성이란 기업의 상품에 대해 불매 운동을 할 게 아니라 삼성과 이건희를 분리시키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이건희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삼성의 상징화 작업에 자신도 모르게 포섭되어 이건희를 비판해야 할 걸 삼성  제품을 비토하는 걸로 가는 경우가 있다고. 삼성 물건 좋은 거 많아. 왜 기업의 정상적인 제품을 미워해. 물론 삼성 제품을 비판하는 게 상징적으로 이건희를 비판하는 거라 여길 수도 있어. 삼성 문제에 대해 개인이 할 수 있는게 별로 없으니까. 하지만 그건 그들의 프레임에 넘어가는 거야. (p.165)


삼성과 다른 재벌들과의 차이는, 다른 재벌들은 법을 피해 가려고 한다면 삼성은 자신들을 위해 법을 만든다는 거야. 삼성은 이미 국가보다 강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고. (p.166)


문제는 이건희 일가가 상속과 지배를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국가 시스템을 자신들 사익을 위해 조작할 정도의 힘을 가져버렸다는 거야. 국가는 이익을 좇는 사조직이 아니잖아. 국가는 공동체를 위한 운영체제잖아. 이게 일개 가족에게만 유리하게 작동해서는 안 되는 거라고. 더구나 그 과정에서 그 가족은 단순히 자신을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이익까지 뺏고 있다고. 그러면서도 자기들 아니면 니들 굶어 죽는다고 협박하고 있다고. 하지만 삼성이란 기업 집단은 그 자체로는 악이 아니라고. 그러니까 삼성과 이건희를 분리해야 한다고. 그건 오로지 법으로만 할 수 있어. (p.169)


개인적으로는 내가 구체적으로 정리하지 못했던 것을 큰 목소리로 말해준 김어준이 고맙고, 더 크게는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이 사회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고맙다. 사실 나는 [나는 꼼수다]를 듣지는 않는다. 두 번 쯤 들어봤는데, 이상하게 불편한거다. 그게 정확히 어떤 불편인지는 모르겠는데, 나는 그게 전혀 재미있질 않은거다. 이걸 사람들은 왜 재미있다고 하는걸까. 나는 도무지 모르겠는거다. 정말 이게 재미있나? 나는 불편한데? 그 불편함에 대한 정확한 대상을 찾을수가 없어서, 나는 이 책도 사두고는 한동안 읽지 않았다. 그 방송을 듣는것처럼 어떤 식으로든 나를 불편하게 할까봐. 세상 모두가 좋다고 말해도 나는 불편할 수 있는거니까. 그런데 오, 이 책은, 정말 재미있다. 말 그대로 재.미.있.다.


54페이지의 '뇌에 구김살이 없어' 라는 표현을 읽을 때는 지하철에서 혼자 소리내서 푸핫, 하고 웃어버리고 말았다. 76페이지의 '해맑아, 해맑고 투명해' 에서는 어떤가. 아..나는 정말 미치는 줄 알았어. 80페이지의 '어찌나 수줍은 검찰인지' 에서는 진짜 빵터졌다. 아..검찰들 수줍구나..수줍은 검찰들이구나. 하하하하. 이런식이라면 나꼼수도 재미있겠구나. 그런데 왜 방송을 들었을때는 나는 이런식의 재미보다는 불편함이 먼저 와 닿았을까? 조국 교수의 『진보집권플랜』을 읽고 이 책을 쓰게 됐다는 김어준의 말을, 나는 이해할 수 있었다. 그건 내가 그 책을 읽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읽지 않았어도 무었을 말하는지 대부분 사람들이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책은 중간중간 김어준의 표현들이  빵터지게 웃게 만들어서 그 재미때문에 읽기 시작하긴 했지만, 52페이지의 김어준의 복지에 대한 생각이 이 책을 계속 읽게 만들었다.


복지란 불쌍해서 돕는 게 아니라,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를 공동으로 보장해주려는 사회적 염치라는 걸 이해할 수가 없는거야. 나는 우리나라 우파는 원시인을 설명하는 수준에서 백 퍼센트 해석된다고 봐. (p.52)



재미있어서 책장 넘기기를 멈출수가 없는데, 그가 하는 말이 그릇된 말이 없다. 게다가 한번쯤 들어볼 만한 말들이며 때로는 내 생각을 대변한다. 또한 문재인의 책을 읽어보고 문재인을 좀 알아봐야 겠다고 생각하게도 만들었다. 이만하면 이 책은 책이 갖추어야 할 것들을 모두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리뷰를 쓰면서 별점을 클릭하는건 때때로 고민스러운데, 이 책은 기꺼이 넷 이었다가, 삼성 불매에 대한 그의 말에 깊은 공감과 또한 모두들 이 책을 읽고 복지에 대한 생각을 확고히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그의 생각들이 다른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기를 바라는 응원까지 별 하나에 담아 별 다섯개를 찍는다. 나는 이 책을 선물할 몇몇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린다. 그들에게 재미와 생각을 동시에 줄 수 있다면 나 역시 기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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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핑키 2012-02-09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아아~~~ 다락방님 ㅠㅠ 이런 리뷰라니 계속 미루고 미루고만 있었는데ㅠ
땡스투하고 ㅋㅋ 당장 지르러 가야겠어요ㅋ
어제 오늘 좀 우울해서 하루에 몇 번씩 카드 긁게 되네요.
흑;; 나 백순데 ㅠㅠ 담달 카드값어쩔;;; ㅋㅋㅋ

다락방 2012-02-10 14:36   좋아요 0 | URL
오늘 보니까 이 책의 땡투가 두 권 들어와 있던데...한 분은 핑키님이십니까? ㅎㅎ
이거 재미있어요, 핑키님. 전혀 어렵지 않게 팔랑팔랑 잘 넘어갈겁니다. 훗.
스트레스 받았을 때는 소비가 정말 해소에 도움이 되죠. 저도 우울이 극에 달했을 때 백화점에 가서 백화점 털고올 뻔한 적이 있어요. 털고 오고 싶었지만.....돈이.............orz

테레사 2012-02-09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드뎌 이 책 읽으셨군요. 진짜진짜 통쾌하죠? 저 역시 참 통쾌하고 속 시원하고, 그러면서도 재밌는 정치책은 생전 처음이에요.무겁고 진지하고, 비장한 책들이 얼마나 많아요? 헌데 그런 책은 안 읽히잖아요. 전 정말이지 김어준씨가 우리와 동시대인이라서 다행이고 고맙고, 뭐 그래요.

다락방 2012-02-10 14:37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무겁고 진지하고 비장한 책들은 안 읽히고 또 그럴까봐 아예 시도조차 안하게 되는 경우가 수두룩한데, 이 책은 재미있더라구요. 게다가 이렇게 동의할 수 있는, 그러니까 제 생각과 같은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까 막 더 신났어요! 저는 이제 [건투를 빈다]도 읽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히히.

기억의집 2012-02-09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락방님 리뷰 넘 재밌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삼성불매하지만, 타인에게 절대로 강요하지 않아요. 혼자만 불매. 집에 삼성 제품 아예 없어요. 애아빠한테는 은근 불매를 강요하긴 하지만.

사실 저의 애아빠도 기업을 다니는데, 어떤 기업이 사회적으로 떳떳할 수 있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애아빠가 다니는 기업이 과연 삼성만큼 부도덕하진 않지만 사회에 기여를 하거나 공정하다고 보지는 않거든요. 어떤 기업이든지 불공정의 사슬에 매여있기에 거기에 소속되어 있는 이상, 특정한 기업에 대한 집단적인 불매운동은 또 한편으론 노동자의 살인이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삼성은 부자이기에 나 혼자 불매하자. 나 혼자 불매한다고 꺼지지 않으니깐. 절대 강요하지 말자 이런 주의에요.

김어준은 사회에 품고 있었던 의문들을 아주 논리적으로 풀어주죠. 저도 짧게 리뷰 썼지만, 말빨이 쎈 거 보다 김어준은 논리적이어서 말빨이 센 것처럼 느껴지더라구요. 읽고 나서 왠지 속시원해진 느낌.

검찰에 대한 글도 진짜 웃겼어요. 검찰이 고3 선도부장이라니~ ㅋㅋ

다락방 2012-02-10 14:54   좋아요 0 | URL
네, 사실 그렇게 따지고 들면 떳떳하기만 한 기업이 어디 있을까 싶더라구요. 사회적으로 떳떳한 일을 한다해도 그 안으로 들어가보면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와 갈등을 갖고 있기도 할거구요. 말씀하신것처럼 특정한 기업에 대한 집단적인 불매운동은 단순히 그 기업의 정신에 반대한다고 하기엔 잔인하게 생각되어지기도 하구요, 그런데 불매가 아니라면 어떤식으로 그 기업에 반박할 수 있을것인가 싶기도 하구요.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은 아주 좁지 않나 싶어요.

전 위에 리뷰에도 썼지만 아~ 뇌에 구김살이 없다는 표현 때문에 진짜 많이 웃었어요. 하하하하하

비로그인 2012-02-09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척이나 재밌는 백분토론을 시청한 느낌이네요 :)

다락방 2012-02-10 14:54   좋아요 0 | URL
이 책이 재미있어요, 수다쟁이님. 흣 :)

레와 2012-02-09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문재인의 '운명' 읽어볼라고..^^

다락방 2012-02-10 14:55   좋아요 0 | URL
그래서 책 검색해봤는데 두꺼운것 같더라구요. 아, 소설이 아닌 책들은 좀 안두꺼웠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그래서 나는 또 보류...( '')

moonnight 2012-02-09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는 확실하죠. 모든 의견에 동의할 수는 없지만 ^^

다락방 2012-02-10 14:55   좋아요 0 | URL
네, 재미있더라구요. 저는 대체적으로 거의 모든 의견에 동의했던 것 같아요. 오, 오, 오, 오 그렇군! 하면서 말이죠. 문나잇님은 벌써 읽으셨군요!

치니 2012-02-09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이게 재미있었고 복지 문제에 대해 저런 의견에 동의한다면 비그포르스도 읽어 봐요 ~ 분명히 힘이 나실 거에요!

다락방 2012-02-10 14:56   좋아요 0 | URL
치니님 댓글 읽고 비그포르스 검색해봤는데, 어휴, 이거 너무 어렵게 생겨서 저는 읽을 엄두가 안나요. orz
제가 읽을 수 없는 종류의 책일 것 같아요.

Kir 2012-02-09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다락방님도 읽으셨군요! 마침 바로 옆에 이 책이 있는 터라 리뷰가 더 반갑습니다^^

다락방 2012-02-10 15:23   좋아요 0 | URL
읽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읽은건데 오, 재밌었어요. [달려라, 정봉주]보다는 이 책이 더 재미있더군요. ㅎㅎ

마늘빵 2012-02-10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저랑 많이 다르게 느끼셨네요. ^^ 전 김어준의 저 부분이 젤 잘못 짚은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삼성. -_- 동의할 수 있는 의견, 없는 의견 둘 다 있지만 재미는 있는 책이에요. 나꼼수를 꼭 닮은.

다락방 2012-02-10 15:24   좋아요 0 | URL
저기 위에 문나잇님도 말씀하셨듯이, 네, 물론 모든것에 동의할 수는 없겠죠. 동의할 수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은 분명히 있을거에요. 저는 대체적으로 동의했지만 말예요. 저는 특히 인용한 삼성에 대한 부분과 박근혜에 대한 부분에 많이 고개를 끄덕였어요.

달사르 2012-02-10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기존에 알고 있던 단어였는데 김어준 입에서 나오면 빛이 반짝반짝하는 거 같애요. 저는 '깔대기'라는 표현이 매번 나와도 못 알아먹다가요. 최근에서야 이해했다니까요. 거의 외국어를 이해못하고 계속 듣다보면 어느날 저절로 이해되듯이 말에요. 그정도로 김어준 말은 팍팍 꽂히는 거 같애요. 뇌에 구김살이 없어. 완전 대박. ㅎ

저도 김어준이 삼성에 대해서 한 말과 박근혜 부분에서 공감했습니다. 김어준은 일반 대중의 정서 부분에 대한 탁월한 분석, 본능적인 분석을 하는 듯해서요.

다락방 2012-02-14 09:56   좋아요 0 | URL
저는 나꼼수를 안들어서 그런지 깔대기란 표현을 아직도 잘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그냥 추측추측 ㅎㅎ 저 진짜 뇌에 구김살에 없다는 표현 읽다가 지하철에서 혼자 소리내서 웃었다니깐요. 아마 그날 지하철에서 저 본 사람들중에 이 책 산 사람도 있을 것 같아요. 왜 미친년처럼 웃지, 저책 재미있나? 이러면서요. ㅋㅋㅋㅋㅋ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대다수가 말하는 선' 혹은 '대다수가 말하는 정의'를 좀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스스로가 '선' 이나 '정의' 에 대해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확신을 가지고서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구요. 왜 저사람은 저렇게 생각하지? 하는 의문도 함께요. 그런면에서 김어준은 다수를 파악하고 자신의 확신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히히.

버벌 2012-02-12 0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행입니다. 재미있게 읽으셔서. 전 재미있게 읽지를 못했어요. 재미없다라기 보다. 손에 잡고 끝까지 읽기는 힘들더라구요. 늘 같은 말만 반복되는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김어준은 팬입니다만 그는 글보다 목소리로 만나는게 아직은 더 좋은것 같아요. 막 욕하는 것 들어요 ㅎㅎㅎㅎ

부럽기도 해요. 그가 사용하는 단어들이 딱딱 자리를 맞게 찾아가는 걸 보면서요.

다락방 2012-02-14 09:57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김어준을 몰라요. 딴지일보도 나꼼수도 한번도 그를 접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나꼼수도 두 번인가 듣다가 말아가지고 ㅎㅎㅎ [닥치고 정치]가 그를 처음 만난 책인건데, 참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그의 다른 책도 읽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물론 지금은 아니고 나중에, 한참 후에요. 지금은 읽을 책이 너무 많아서 그에게 먼저 자리를 내어줄 수는 없거든요. ㅎㅎㅎㅎㅎ

테레사 2012-02-13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친절한 안내 너무 감사드리고요, 전 문준태님의 시집을 선택했어요.정말 감사드려요^^. 다락방님은, 정말이지...참....^^

다락방 2012-02-14 09:58   좋아요 0 | URL
정말이지 참 뭐요? 예뻐요? 히히히히히

문태준을 선택하셨군요, 네, 잘 선택하신 것 같아요.
:)
 














'김곰치'의 『엄마와 함께 칼국수를』을 읽었다. 이 소설에는 뇌속에 종양이 있어 시력을 잃는 엄마가 나오고 그런 엄마를 대하는 가족들이 나온다. 아픈 엄마와 식구들이란 이야기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머릿속에 그리는 장면들은 별로 다를바 없을것이다. 아프면서도 가족들의 끼니걱정을 하는 엄마와, 엄마가 아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지만 적극적으로 엄마의 간호에 뛰어들지는 못하는 자식들, 지푸라기라도 붙잡으려는 남편. 


소재가 이미 강한것이라면, 그러니까 모두를 울릴 준비가 되어있는 것이라면, 그것을 어떻게 풀어나가는가 하는 것은 작가의 몫일것이다. 『엄마를 부탁해』라는 제목만 보더라도 우리는 신경숙의 소설이 우리를 얼마나 울릴 것일지를 짐작할 수 있지 않은가. 조로증에 걸린 아들을 보는 부모는 어떠할까.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인생』을 보면서 눈물이 고이지 않기란 힘들것이다. 그러나 『엄마를 부탁해』도, 『두근두근 내인생』도 내게 결코 만족스런 소설은 아니었다. 그것들이 어떻게 건드릴지 이미 알고 시작한 독서였기 때문일것이다. 또한 어떻게 풀어내야 독자를 움직일 수 있을지도 작가들이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일 것이고. 


그러나 김곰치의 이 소설은 '아픈 엄마'가 등장함에도 격하지 않다. 담백하다. 아니, 담백하지 않다. 아니, 담백하다. 내가 읽은 이 소설은 담백하지만 책 속의 남자가 겪은 감정은 담백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수는 있겠다. 남자는 당황하고 울고 걱정에 휩싸인다. 엄마가 당장 죽을지도 모른다는 망상에도 휩싸인다. 왜 안그렇겠는가. 그러나 그의 그런 감정 변화를 보면서 내 마음이 격해지지 않는다. 대체 이건 어떻게 한걸까. 어떻게 격렬하기도 한 감정들을 표현하는데 나는 격렬해지지 않을수 있을까. 읽는 내내 나는 아, 그렇지, 그럴거야, 그런 감정 나도 알아, 그저 조용하고 얌전하게 그의 감정들에 공감할 뿐이고, 그의 말들에 동의할 뿐이다. 그러니까 김곰치의 이 소설은 '독자를 울리기 위해' 만들어진 소설이 아니라 마치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쓰여진 소설같다. 그래서 나는 같이 울기 보다는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나 혼자만 못난 자식이었던 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위로도 받게 되는것이다. 다들 이렇게 사는구나, 다들 이렇게 살아.



김곰치를 더 읽어볼 것. 나는 책장을 덮으면서 생각했다. 그래, 김곰치를 더 읽어보자.



책속에서 남자의 자형이 남자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옮겨본다. 자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의 이야기.


근데 처남, 참 이상한 게 말이다. 아버질 선산에 묻고 집에 돌아와 며칠 잠도 잘 자고 잘 지냈는데, 어느 날 방 안에 누워 있으니까, 그때만 해도 형님들은 돈 번다고 외지 나가 있제, 엄마는 안방에서 주무시제, 그러니까 집이, 세상이 문득 적막강산이라. 있으나 없으나 말없는 아버지가 없는 것뿐인데, 아무 소리 없이 벙어리 같은 아버지가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질 낀데, 그런데 그게 아이라. 그래도 화장실 가는 소리, 기침 소리, 세수하는 소리, 자전차 끌고 나가는 소리 ‥‥‥이래저래 아버지 소리가 났던 거라. 근데 이제 집안에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같이 괴괴한 거라.

그라더니 말이다, 밤에 불 끄고 베개 베고 누우면 엤날 생각이 살살 나. 보슬비처럼 보슬보슬 나다가 한여름 소나기 붓듯이 나. 그게 얼매나 신기한지 아나? 아, 내가 그때 아버지한테 그런 말 했제, 아버지가 내한테 무슨 말을 하려다가 쓱 쳐다보기만 하고 끙 하셨제, 그럴 때 아버지 표정, 그 눈빛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거라. 변소에 아버지가 계시고 내가 밖에서 발을 동동 구를 때, 아버지가 허겁지겁 나올 때, 내가 짜증부린 거, 언젠가 내가 '돈 좀 주이소' 하고 말한 거, 그때 아버지가 돈 주고 나서 한참 텅 빈 외약간을 보다가 '어데 쓸라꼬?' 하신 거, 그런 사소한 것, 아무것도 아닌 것, 근데 그 사소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떠오르는 거라. 생생해서 미치는 거라. 우와, 내가 이런 걸 우째 다 기억하노? 우와, 이것들이 우째 아직도 안 잊혀지고 있노? 너무너무 신기해. 다, 다, 다 기억나. 

(중략)

처남, 처남, 그러면서도 잊힌다. 그게 또 서글픈 기라. 아버지, 벌써 가십니꺼? 허공에 대고 하는 말이라도 내 귀에 참 섭섭하게 들린다. (pp.221-222)





내가 가는 인터넷의 공간이라고 해봤자 거의 없다. 타 블로그는 지인들 몇의 블로그만 간혹 들어갈 뿐이고, 그 외에는 알라딘이 전부다. 나는 포털싸이트의 뉴스나 연예인 기사에도 흥미가 없고 검색어1위가 무엇이든 별 관심이 없다. 무심함 그 자체인지라, 간혹 다른 사람들의 화제에서 빗겨나갈 때가 있다. 아 그래? 하고 몰랐다고 말을하면 인터넷에서 한참 시끄러웠는데 왜 너는 모르냐 라는 말들을 하곤한다. 그러게, 나는 인터넷이 시끄럽든말든 별 신경을 안쓰고 사는것 같다. 어쨌든 나는 알라딘에 올려진 대부분의 글을 읽는다. 글쓴이에 대한 호감도와는 상관없이 알라딘서재-최신서재글-마이페이퍼 로 들어가서 올려지는 글들을 대부분 훑어본다. 그리고 최근에는 그렇게 마이리뷰도 보게됐는데, 아, 놀랐다, 소설에 대한 리뷰가 별로 없다!! 나는 막연하게 사람들이 소설을 많이 읽을거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독서인들은 소설을 읽을거라고 생각한거다. 그런데 알라딘 마이리뷰에 등록된걸 보노라니 자기계발서와 참고서 인문서적등 비소설 류가 좌르르륵 올려져 있는거다. 물론 소설을 읽는 이들은 리뷰를 올리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인걸지도 모르지만, 오, 나는 정말 놀랐다. 나는 내가 잘 안읽기 때문에 비소설류의 책이 이렇게나 많이 읽히는지 몰랐다. 오. 뭔가 신선해. 사람들은 소설을...잘 안읽는걸까? 생각해보니 베스트셀러의 상위권에는 언제나 자기계발서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나는 내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읽는 책'을 읽고 있는 줄 알았는데, 오, 아닌가보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읽는 책은 안읽는가보다. 오.....



여기서 다시 『엄마를 부탁해』와 『두근두근 내인생』을 언급하게 되는데, 이 두책을 나는 '내가 좋아하는 책' 이라든가 '내가 사랑하는 작가'에 포함시키지는 않지만, 만약 소설을 잘 읽지 않는 사람들이 소설을 읽고자 한다면, 그보다도 책을 잘 안읽는 사람들이 앞으로 책읽기를 시도하고 싶다면 이 두 소설을 권하기는 할것이다. 이 책들은 그런점에서 꽤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들이 읽기에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이야기와 문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들도 이 책을 읽기는 어렵지 않을것이다. 이 책들은 또 소설을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을 갖게 해줄 수 있을것이다. 



마이리뷰에 소설이 별로 등록되어 있지 않은걸 보면서, 아 사람들은 더 잘 살고 싶고 더 지혜로워지고 싶은거구나,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어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나는 그런 욕망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욕망이 더 큰걸까.  나는 왜 소설만 읽을까?



아침 출근길에는 오랜만에 루시드 폴의 [그대, 손으로]를 들었다. 무척 좋았다.







1월1일에 3개월 순수구매금액이 69만원이었는데, 지금은 53만원으로 줄었다. 우하하하하하. 앗싸~ 할 수 있어!! 10만원대로 낮춰주겠어! 1월 16일에 구매한 것이 나의 2012년 유일한 구매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뒤에 출간된 황정은의 신간과 노인과 바다를 읽을 수 있었다. 우하하하. 다 친구들을 잘 둔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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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trash 2012-02-08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기를 좋아하면 가난하다던데, 그게 다 버는 돈을 책값으로 써서 그런가 봐요 ㅎㅎ

다락방 2012-02-08 10:18   좋아요 0 | URL
아....그래서 제가 가난한거군요!! 이런.. ㅋㅋ

turnleft 2012-02-08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제가 바쁜 이유 중 하나가 제가 만든 iReadItNow 에 큰 업데이트가 있어서거든요...
일단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어서 이제 슬슬 그 결과물이 나오고 있는데, 재밌는 정보가 나오기 시작하네요.

아직 덜 정제된 데이터라 좀 오차는 있겠지만, 대충 한국 iReadItNow 사용자들이 가장 공통으로 많이 가진 책 순위가 어떻냐면요,

1) 닥치고 정치
2) 정의란 무엇인가
3)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4) 스티브 잡스
5)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런 순이구요 -_-;;; 문학작품은 1Q84 1권이 6위로 top 10 에 겨우 한 권 들어있어요..;;
보면 사람들이 참 문학을 안 읽어요... 왜 그럴까요?

다락방 2012-02-08 13:07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저는 1번을 가지고 있고 2번을 읽었네요. 5번은 관심이 아예 없어요. 2,3번에 있어서도 딱히 관심이 있는건 아니지만. -_-

그러게요. 왜 사람들이 소설을 읽지 않을까요? 왜그럴까요? 재미 없어서일까요? 아무것도 얻을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저는 소설이 엄청나게 재미있는데 말입니다. 그들과 제가 생각하는 재미는 아무래도 다른가봐요. 소설 좋은데...참 좋은데..... 하핫 ;

웽스북스 2012-02-08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뭘 그런 고민을. 다락방님은 비소설도 일반인들보다 훨 많이읽을거에요. ㅎ

다락방 2012-02-08 13:08   좋아요 0 | URL
아니 뭐 딱히 고민이라기보다. ㅎㅎ
신기하더라구요. 최신서재글 보는데 소설 리뷰는 잘 안올라오는게 말이지요. 제 기준에서는 제일 재미있는게 소설인데 말입니다.

그런데 웬디양님, 점심 드셨습니까?

테레사 2012-02-08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군요..물론 약간, 약 5도 정도는 비스듬한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서도...저는 소설이 참 좋거든요. 세상에서 소설이 젤 좋다고 생각하고 소설만 읽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살았죠. 지금도 전 소설에 젤 손이 먼저 가요. 다만, 언제부터인가, 물리나 수학, 뭐 이런 자연과학류에 손도 가더라고요. 고것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단 사실을 경험으로 알기 시작했죠...뭐랄까 내가 모르던, 존재의 비밀, 사물의 이치, 세상의 진실이랄까..소설을 읽는 이유도 결국은 그런 이유가 아닐까요? 누군가의 생을 들여다보거나 듣거나, 공감하면서. 사람냄새를 맡는것. 세상을 대신 살아보는것, 그런 것 같아요...물론 저도 가난해요ㅠㅠ

다락방 2012-02-08 13:10   좋아요 0 | URL
저도 소설이 참 좋아요. 세상에서 소설이 제일 좋다고 저도 생각해요. 지금도 소설에 제일 손이 먼저 가는게 사실이구요. 으윽, 물리나 수학, 이런 자연과학류에는 여전히 무심하며 아마 앞으로도 손이 갈것 같지는 않아요. 저는 사물의 이치나 세상의 진실..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걸까요? 사람냄새를 맡을 수 있기 때문에 소설을 좋아하는건지 그것도 아리송해요. 그렇지만 말씀하신것처럼 누군가의 생을 들여다보거나 듣거나 공감하는 것, 그건 제가 무척 좋아해요. 때때로 비슷한 삶들을 읽어가면서 아아, 나만 그런게 아니야, 하는 위로를 받기도 하구요. 소설읽기는 제게 즐거움이고 위로인것 같아요.

저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술을 끊지도 못하겠고 고기를 끊지도 못하겠기에 책 구매를 자제할 것입니다!!!!!

레와 2012-02-08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옮겨놓은 인용문에 반했어요. 나 이책 읽을래요.

^^

다락방 2012-02-08 13:11   좋아요 0 | URL
레와님, 이 소설 좋아할 것 같아요. 저도 좋았어요. 아주 잘 읽힐거에요.
:)

moonnight 2012-02-08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소설'만' 읽지는 않지만 자기계발서'류'도 안 읽어요. 아마도 한 십년쯤 전까지는 거의 소설만 읽었던 것 같아요. 다락방님 덕분에 절대 알지 못했던 작가들과 책들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

다락방 2012-02-08 13:13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덕에 저는 존 코널리의 [모든 죽은 것]을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있습니다. 너무너무 읽고싶은거 있죠!!! 제 독서의 99프로는 소설이라서 저는 소설만 읽는다고 봐야할 것 같아요. ㅎㅎ 그런데 이건 앞으로도 그럴것 같지 뭡니까. 하핫.

간장게장을 반찬 삼아 점심을 먹었는데 으음, 배가 별로 안부르네요, 문나잇님. 뭘 더 먹어야 하나요? (시무룩...)orz

무스탕 2012-02-08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은 책의 98%가 소설이니 다락방님과 비슷한 정신세계라고 우겨도 될까요? ㅎㅎㅎ
근데 전 한가지 더 단서조항을 넣다면 한국소설이 98%에요.
그러니까 간단정리하면 읽는 책의 98%가 소설책이고 그 소설책의 98% 한국소설이라는거죠.
그런고로 전 다락방님이랑 정신세계가 조금 다를지도 몰라요.
나머지 2%는 뭘까요? 그 2%의 95%는 만화책이라죠 :)

다락방 2012-02-08 14:37   좋아요 0 | URL
ㅎㅎㅎ 비슷한 정신세계는 바로 조금 다른 정신세계가 되어버렸군요. ㅎㅎ
저도 만화책을 읽기는 하는데, 제가 읽는 만화책은 무스탕님이 읽으시는 만화책과는 다를거에요. 전 주로 학원폭력물 같은걸 봐서. 최근에는 [폭두방랑 타나카]를 봤어요. 타나카 시리즈는 다 봤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만화는 [반항하지마] 와 [오늘부터 우리는] 이에요. 둘다 대박 폭소. 전 순정만화는 별로 안좋아하거든요. 하하하하하. 고딩시절 이은혜의 만화를 즐겨보긴 했었는데, 아우, 한 여자한테 여러 남자가 들러붙는게 꼴보기가 싫더라구요. 누군 한 명 만나기도 힘든데 누군 여러명의 구애를 동시에 받고 뭐 이런게요. ㅋㅋㅋ 역시 반항하지마의 영길선생이 짱이구나, 이러면서 봤어요. 하하하하.

이매지 2012-02-08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야기가 너무 좋아요.
읽는 책의 80프로 이상은 소설인 것 같아요.
가끔 다른 책도 좀 열심히 읽자 하면서도 역시 남의 이야기만한 텍스트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요. ^^

제가 소설 리뷰의 지분을 늘리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텐데 요새 정말 너무 바빠서 읽은 책 리뷰도 못 쓰고 있어요.
1월에 정말 리뷰 쓰고 싶은 책을 몇 권이나 읽었는데 말이예요. ㅠㅠ

다락방 2012-02-08 14:50   좋아요 0 | URL
이매지님, 바쁘면 백자평이라도 올려봐요. 짧은 감상이라도 좀 읽게 말이죠. 참고로 저는 [변호측 증인] 별 재미가 없었어요. 어어, 이게 다야? 싶은 그런 느낌이랄까. ㅎㅎ

흐음. 이매지님의 댓글 중 '소설 리뷰의 지분을 늘리는데' 라는 부분을 읽으니 저도 이제 페이퍼 말고 리뷰를 써볼까 싶어지네요. 그런데 저는 리뷰만 쓰면 메롱이 되서..리뷰는 너무 자신이 없어요. orz

sslmo 2012-02-08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냥 소설도 아니고, 무려 '장르소설'만 탐독합니다여~^^
장르소설 빼고 나면 약간의 시집과 인문학(전공서적이지만, 인문학이라고 우기는~)만 남겠죠~

다락방 2012-02-08 17:22   좋아요 0 | URL
저는 양철나무꾼님의 마음이 가끔은 걱정되요. 시집이든 인문학이든 장르소설이든 그게 뭐가 됐든간에 양철나무꾼님은 그걸 꼼꼼히 읽으시고 본인의 것으로 소화시키시잖아요. 그런데 그게 양철나무꾼님께 꽤 '감정적으로도' 영향을 미쳐서 양철나무꾼님을 녹초로 만드는 것 같아서요. 물론, 그렇게 된 데에는 단순히 그 책 한권의 영향이라기 보다는 그 즈음에 일어난 주변 일들이라든가 하는 것들이 복합적으로 섞인 탓도 있겠지만요. 물론 제 이런 작은 걱정이 별거 아니라는 건 알아요. 누구보다도 양철나무꾼님 본인께서 스스로를 잘 알고 계실텐데 계속 독서를 하신다는 건, 그 모든것들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일테니까요. 앗. 양철나무꾼님 닉네임을 보니 그간 계속 생각했던게 떠올라서 댓글을 길게 달아버리고 말았네요. 하핫 ^^;;

다락방 2012-02-08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월 영화쿠폰 안쓰시는 분, 저 좀 주세요!!

2012-02-08 15: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2-02-08 16:52   좋아요 0 | URL
땡스얼랏. ㅋㅋ

비로그인 2012-02-08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겐 다락방님도 놀라워요. 아무리 '소설만'이라 해도 그렇지 어떻게 그 많은 소설들을 그 짧은 시간에 다 읽어내고(회사도 다니시니까) 리뷰까지 쓰시는지 도대체 셈이 안 돼요 셈이! 전 작년에 구입해둔 소설도 아직 못 읽고 있는데 말이죠ㅠㅠ 암튼 소설만 읽기에도 벅차요. 세상엔 왜 이렇게 소설이 많은 걸까요?

다락방 2012-02-09 09:57   좋아요 0 | URL
저 책 별로 많이 안읽어요 후와님. 회사 때려치고 책만 읽고 싶어요. 책만 읽고 페이퍼만 쓰면 돈이 나오는...뭐 그런 직업은 없을까요? 그러면 정말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저도 작년에 구입해둔 소설을 아직도 못읽고 있어요, 당연히. 그뿐입니다. 재작년에도, 그전해에도, 또 그 전해에도 사두고 읽지 못한 책들이 먼지만 쌓이고 있어요. 아아. 어째야 할까요.
네, 소설만 읽기에도 벅차요. 그런데 집에 쌓아둔 소설만 읽는것도 벅차요. orz

Kitty 2012-02-09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 반대의 고민을 가지고 있어요.
저는 왜 비소설'만' 읽을까요? 그것도 인문서와 에세이류만 완전 편식...
왜 소설을 못읽는 것인지 ㅜㅜ 전 남의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는걸까요? ㅜㅜ

다락방 2012-02-10 14:39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그런데요 키티님, 소설을 잘 안읽는 사람들이 제가 보기엔 훨씬 더 많은것 같아요. 인문서나 에세이 자기계발서가 훨씬 더 많이 읽히는 것 같더라구요. 물론 저는 알라딘에 등록된 마이리뷰로만 판단한거지만 말이죠.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가 편파적인 책 읽기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사실 애써 개선할 의지는 없는거군요. ㅎㅎ

기억의집 2012-02-09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설이 좋아요. 책을 읽으면서 인터넷 서점 알라딘 서재을 알면서 여러 분야의 다양한 책을 읽긴 하지만 소설은 내 인생의 양념인걸요.
소설 좋아하는 사람 여기도 있더군요.http://www.booksfear.com/

김곰치의 인용구읽으면서 갑자기 나희덕의 허공 한줌이라는 시가 생각나네요. 사실 내용하고는 상관없고 제목만. 죽은 자를 떠나보내는 슬픔이 정말 허공한줌이거든요. 아버지 돌아가실 때 그리고 간간히 생각날 때 슬프서 눈물이 나긴 하는데,,,,,딱 내가 죽은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허공 한줌을 쥐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다락방 2012-02-10 14:48   좋아요 0 | URL
저 기억의집님이 링크해주신 거 어제 들어가봤거든요. 충동적으로 댓글까지 남기고 왔지 뭐에요! ㅎㅎ

죽은자를 떠나보내는 것도 그렇고 살아있는 사람과 이별을 하는 것도 그렇고, 처음에는 잊지 못해서 발악을 하다가 나중엔 잊혀지는게 서운해지고..그렇게 되는가봐요, 기억의집님. 아프고 허무해요.

sweetrain 2012-02-09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새 책이 안 읽어져서 큰일이네요.(요새, 라기엔 몇달 전에도 똑같았던거 같지만;)

엄마를 만날 수 없는 이상한 세상에서 11년째 살고 있는데,
지금 와서 기억나는 건 아주아주 사소한 일들이에요.
딸의 식성을 과소평가한 건지 매일 아침 밥을 반공기씩만 퍼주던 엄마,
거의 매일을 같은 반찬만 해주던 엄마,
같이 거리를 걷고 같이 심야버스를 타고 집에 오면서 라디오를 같이 들었던 엄마,
그냥 그렇게 아주 사소한 기억이네요.

그 기억들을 떠올리는 내가 아무렇지 않아서, 내가 괜찮은 것 같아서, 그게 슬플 때가 있어요.

다락방 2012-02-10 14:50   좋아요 0 | URL
떠나간 사람을 잊는게 잘못일까요? 그렇진 않을거에요. 그렇지만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을 잊는다는게 스스로 서운하고 슬플 때가 있는거겠죠. 잊지 못하기도 하지만 잊고 싶지 않은것이기도 하구요.

이별은 어떤 형태로 다가오든, 그리고 다음만남을 기약하든 안하든,
처절하게 슬프고 아픈것 같아요.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면 예전만큼 오랜시간을 떠올리는건 아니더라도 불쑥불쑥 생각나겠죠.

Kir 2012-02-09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 다락방님은 두루두루 읽으면서 소설을 선호하시는 거잖아요.
방금 <닥치고 정치>에 대한 멋진 리뷰를 읽은 참인 걸요.

다락방 2012-02-10 14:51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저는 비소설류 읽은건 아주 손에 꼽아요. 진짜 몇권 안되요. 소설 스무 권에 비소설 한 권, 이런 비율이려나... 하하하하. 다른건 별로 재미가 없더라구요. 소설만 재미있어서.. 하핫 ;;

달사르 2012-02-10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김곰치의 저 책이 새로 나왔군요! 후와님 덕에 김곰치를 알게 된 후로 김곰치 책을 좀 읽었는데요. 저 책은 새로 재발간 중이라는 말을 듣고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하하.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땡투! 하겠슴돠~

다락방 2012-02-14 09:05   좋아요 0 | URL
아하! 달사르님이 김곰치의 책을 읽으신것도 후와님 덕이었군요! 저는 달사르님의 페이퍼에서 김곰치의 페이퍼를 보았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그때 달사르님이 언급하셨던 김곰치 책도 읽어봐야겠다, 이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오! 우리는 어떻게든 서로 연결되어 있나봐요! 히히히히히
 

내가 아무리 여름을 좋아한다 한들, 겨울에 한 여름 소설을 읽을 생각은 없었다. 물 위로 떠 있는 두 사람의 발이 인상적인, 말 그대로 여름같은 표지의 이 책을, 당연히 나는 여름에 읽을 생각이었단 말이다.















그런데 지난주였나, 텔레비젼에서 무한도전 재방송을 봤는데, 아이쿠야, 조정경기 편이었던거다. 나는 그 프로그램을 보며 깔깔대고 웃다가 오오, 피츠버그의 마지막 여름을 읽자, 라고 마음을 먹었던 것. 두근두근. 표지만으로 보건데 이 소설은 내가 몇년전에 보았던 영화 『썸머 스톰』과 비슷할 것 같았다. 아직 아무것도 스스로에게 확신하지 못하는 젊은 소년 혹은 소년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는 남자들의 이야기.















표지에는 "[위대한 개츠비]와 [호밀밭의 파수꾼]의 계보를 잇는 위대한 문학작품!" 이라고 써있었다. 하아- 이러지말자. 이 책을 중간까지 읽으면서도 화가났고 다 읽고서도 화가났다. 대체 어디가, 어째서, 왜 위대한 개츠비와 호밀밭의 파수꾼의 계보를 잇는단 말인가. 장난하나..하아- 주인공 아서도 또 아서의 영웅 클리블랜드도, 내가 좋아하는 개츠비가 또 홀든이 될 수 없었다. 개츠비와 홀든처럼 두루두루 끝까지 그 이름이 불리어질만큼의 어떤 매력이 그들에겐 없었다. 클리블랜드의 매력은 단지 아서와 그 주변인물들에게만 뻗쳐있었을 뿐, 내게는 아니었다. '마이클 셰이본'을 나는 샐린저나 피츠제럴드처럼 좋아할 수 없었다. 그의 작품을 또 찾아 읽고 싶은 마음 같은건 생기지 않았다. 내가 이 소설에 얼마나 많은 기대를 했던가! 하아- 여름..에 읽어야 했던건가?


게다가 37페이지의 이 문장은 다듬을 필요가 있어보인다.


머릿속으로 그와 다시는 악수를 하지 않으리라 결심하는 동안, 어린 시절 내 우정은 늘 그렇게 갑작스럽고도 확실하게 느껴졌던 점이 떠올랐다. (p.37)


일곱번 쯤 천천히 읽고나니 이제야 이 문장이 무슨 말을 하는지 어렴풋이 알겠다. 어렵지 않은 단어들인데 이해가 어렵다면 좀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는게 아닐까. 머릿속, 악수, 우정, 느껴지다.. 이토록 쉬운 단어들인데 한 번에 이해되지 않는다니, 이건 내 탓은 아닌것 같단 말이다.


이 책에 대한 실망과는 별개로 나는 피클 계란말이 때문에 돌아버릴 것 같은 상태가 되고 말았다.


"제발 울지 마라, 벡스타인. 네가 그러는 거 정말 싫다. 피클 계란말이나 먹자."

클리블랜드는 그렇게 말하고는 약 열두 개 정도 되는 작고 붉은 혹 덩어리를 하나씩 차례로 해치우기 시작했다. 그가 손가락을 핥으며 말했다.

"술집에 피클 계란말이 안주가 있는 한, 희망을 품을 만한 이유는 있는 거지." (p.149)


으응? 피클 계란말이? 피클 계란말이가 뭐지? 아 뭐지? 게다가 작고 붉은 혹 덩어리..라고? 피클이 내가 아는 피클이 아닌거야? 그러니까 피클을 썰어서 계란말이에 마치 파를 넣듯 넣은게 아니라 독자적인 어떤 요리인거야? 작고 붉은 혹 같은? 아, 뭔데? 나는 너무 궁금해져서 구글창에 검색했다. 그랬더니 네이버 블로그가 나오는데, 거기에 나오는 피클 계란말이는 평범한 것이었다. 쉽게 상상할 수 있는 것. 피클을 썰어 넣고 계란말이를 한 것. 어어, 이건 아닌 것 같은데. 이게 그러니까 국내에는 없는 안주이고 미국에만 있는건가. 그렇다면 영어로 검색해야 할 텐데, 영어로는 정확히 어떤 단어일까. 그래서 나는 구글 번역기를 돌렸다. 한국말로 피클 계란말이를 쳐 넣고 영어로 번역했다. Pickles, fried egg 이렇게 번역이 된다. 중간에 컴마가 있으니 그렇다면 저건 피클과 계란말이가 따로 아닌가. 아 젠장. 그래서 컴마를 빼고 검색해봤다. 그랬더니 피클이나 계란 요리가 검색된다. 나는 다시 이미지 검색을 눌러본다. 아 짜증나. 이 책에서 설명한 작고 붉은 혹 덩어리 같은 것은 검색되지 않는다. 대신 프라이드 피클이 검색된다.



이건 뭐냐..피클을 튀긴거 아닌가. 이건..맛있으려나. 내가 찾는 건 이거랑 아무 상관이 없는 것 같은데. 원문에 대체 뭐라고 되어 있는걸까, 피클 계란말이는?


그런데 검색한 내가 큰 실수를 했다. 제기랄. 내가 좋아할 만한 이미지들이 좌르르륵 펼쳐지는거다. 오, 신이시여, 구해주소서. 갓, 세이브 미!



이건 pickled fried cabbage 어쩌고 하는건데, 오와, 커다란 포크로 막 퍼먹고 싶다. 



이건 totilla espanola 어쩌고 하는건데 완전 맛있겠다. 이것 역시 커다란 포크로 푹 퍼가지고 밑에 토마토 소스 같은것 듬뿍 찍어 먹으면 정말 좋겠다. 커피를 함께 마셔도 좋겠고 그보다 와인과 함께 해도 좋겠다. 아..집에 가고 싶다.



아..........이건 진짜 어쩔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건 뭐 ㅠㅠㅠㅠㅠㅠㅠㅠ나는 왜 회사에 있는거지? 회사 관두고 싶다. 그리고 집에 푹 처박혀서 빵과 고기와 계란과 햄과 치즈와 피클과 기타 등등을 쌓아두고 이런거나 계속 만들었으면 좋겠다. 나는 요리를 전혀 못하는데, 그래도 이런건 웬만큼의 맛이 나오지 않을까? 뭐 조미료 넣거나 내가 양념할 필요는 없는거잖아? 걍 되지 않을까? 아...이거 다 먹고 배 두드리며 소파에 누워서 잠들고 싶다. 그러면 얼마나 행복할까...orz


아..일 때려치고 싶어. 회사 따위, 그만 다니고 싶어!!


하아-



- 어제는 엄마가 쪄준 대게의 다릿살을 파 먹으며 드라마를 봤다. 엄마가 보시던 드라마인데 제목이 『천번의 입맞춤』이었다. 아니 천만번인가..여튼, 어제가 마지막회였는데 당연히 그 드라마보다는 대게가 훨씬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드라마의 마지막, 이순재부부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었다. 나이 든 이순재도 휠체어를 타고 다니고 이순재의 아내 역시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할 정도로 병환이 깊었다. 백혈병이란다. 아내는 어릴적부터 발레리나가 되는게 소원이었고, 그래서 이순재는 아내랑 발레 공연을 함께 보기로 약속한 터였다. 그러나 공연장에 갈 정도로 아내의 몸이 회복되기는 커녕 점점 더 나빠져서 이순재는 발레 DVD 를 구해서 침대에서 아내와 함께 관람하는 장면이었다. 사실 이장면은 그다지 새로울게 없다. 오히려 식상한 듯 느껴지기도 한다. 죽는 순간에 사랑하는 사람과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것, 이라는 설정은 아주 오래전, 『라스트 콘서트』에서 이미 스텔라가 했던바가 아닌가. 그런데 그렇게 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애틋해졌다. 아내가 발레를 보다가 남편의 어깨에 기대어 스르르, 죽어버린 것. 


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죽고 싶지 않다. 내가 가장 크게 가진 두려움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고 또 아이를 낳아 키우는 두려움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아이를 낳아 키우는 두려움도 다른 사람들이 가진 두려움이랑은 조금 달라서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것에 대해 말하는 것을 좀 꺼려하는 편이다. 그 두려움을 얘기했을 때,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 내가 이야기하는 바를 제대로 짚어내주는 사람이 없었고, 다들 이상하다는 식으로 혹은 과민하다는 식으로 반응했기 때문에 나는 그것에 대한 건 그저 내가 그런채로만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였다. 그 두려움은 어떻게 해서도 해소가 안되고,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으면 나아지려나, 그런 생각만 가끔 했던터다. 그런데 어제 드라마의 그 장면, 이제는 늙어버린 아내가 늙어버린 남편의 어깨에 기대어 스르르 눈을 감는 그 장면 때문에, 나는 내가 가진 두려움이 조금쯤 사라지는 게 느껴졌다. 저렇게 죽는다면, 그렇다면, 그렇다면 죽음을 그렇게까지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었던 것.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내 옆에 있고, 그 사람의 어깨에 기대어서 조용히 눈을 감게 된다면, 그러면 좀 덜 무섭지 않을까? 견딜만하지 않을까?




그래도, 그러니까 죽음이 조금 덜 무서워졌다해도, 나는 여전히 즐겁게 살고 싶은 마음이 훨씬 더 크다. 피클 계란말이가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안주인지 궁금해 하면서, 육덕진 안주를 한 상 차려두고 술을 마시면서, 그렇게 배를 두드리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살고 싶다. 아주아주 재미있는 책들을 읽으면서 또 가끔은 짜증나는 책을 읽느라 신경질을 내면서, 그렇게 살고 싶다. 지금 당장은 그냥 집에 가고 싶다. 마트에 들러 이것저것 육덕진 음식들을 잔뜩 사가지고 기름진 음식들을 만들어 먹고 싶다. 지금 당장은 그걸 가장 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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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2-02-06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아 저 햄버거 정말 마음에 드네요..

다락방 2012-02-06 13:18   좋아요 0 | URL
가운데 저 분홍빛 접힌것은..훈제 연어인걸까요? 아, 저 햄버거는 정말이지 저도 무척이나 마음에 듭니다!!

레와 2012-02-06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군침돌아요!!!!


지금 나는 죽음에 대한 공포보다 밥벌이에 대한 공포가 더 커요. 지금하고 있는 이 일은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내 생각보다 더 가까운 시기에 끝나버리면 어쩌나. 노후준비? 흥. 지금 당장 먹고 살 일이 급한데 먼 미래까지 생각할 여력따위 없단 말이지. 내일이 무서워..

다락방 2012-02-06 13:25   좋아요 0 | URL
전 지금 햄버거로 점심먹고 기분 나빠져 있어요. -_-

저는 노후준비는 생각도 안하고 있어요.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노후준비 한다고 지금을 힘들게 살지 말자, 뭐 이런 마인드라서. 저는 현재를 너무나 지독하게 사랑하는가 봐요;; 저도 먼 미래까지 생각할 여력이 없어요. orz
저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루속히 관두고 싶어요. 이 직장을 나가고 싶은 마음이 엄청 커요. 그런데 대안이 없어요. 밥벌이 할 다른 대안. 그래서 그냥 있어요. 뭔가 내게도 먹고살만한 다른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후아-

조선인 2012-02-06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문을 찾아보니 ""As long as bars continue to serve pickled eggs," he said, licking his fingers, "there is reason to hope."라고 되어 있네요.
일종의 계란조림인데 간장 대신 식초랑 설탕에 졸이나봐요.
http://kathypilgrimblog.blogspot.com/2011/04/pickled-eggs-family-recipe.html

다락방 2012-02-06 13:28   좋아요 0 | URL
아니, 조선인님! 이걸 대체 어떻게 찾으셨습니까? 대단하세요! 우와-
그런데요 pickled eggs 라면, 그러니까 계란 조림이나 계란절임이라면, 피클 계란말이와는 완전히 다른거 아닌가요? 왜 pickled eggs 가 피클 계란말이가 된걸까요? 계란절임과 피클넣은 계란말이는 완전히 다르잖아요. 아..계란 절임이라면 조선인님께서 링크해주신 그 사진 그대로의 이미지가 맞죠. 그렇지만 계란말이와는 엄연히 다르잖아요. 피클이 들어간 계란과 피클된 계란은...하아-

조선인 2012-02-06 13:58   좋아요 0 | URL
아하하 구글링의 힘이지요.
그나저나 pickled egg는 정말 작고 붉은 혹 같긴 하네요.
번역자의 실수는... 출판사에 메일 한 통 보내실래요? ㅎㅎ

다락방 2012-02-06 14:13   좋아요 0 | URL
음...어쩐지 저는 출판사에 메일을 보내게 될 것 같군요. 흐음. 절 흥분시킨 계란말이인데 말입니다!!!!!

moonnight 2012-02-06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다락방님. 너무 맛있겠어요. 군침이 -_-;; 저런 안주들로 한 상 차려놓고 술 한 잔 하고 싶어요. 맥주가 술술 넘어가겠어요!!! (아직 오전 -_-;;;;;)

죽음. 보다도 죽는 과정에 두려움이 있어요. 전. -_- 너무 지나치게 고통스러울까봐, 육체적으로 무력한 상태로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될까봐 두려워요. 항상 결론은, 걱정해봤자 어쩔 수 없으니 술이나 한 잔 하자. 로 마무리 -_-; 아이..에 대해서는 저도 두려워요. 이 험한 세상에 한 생명을 내놓아도 되는 건지 살아간다는 건 기본적으로 누리는 것보다는 견디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이 고통을 내 맘대로 얹어주어도 되는 건지 하는 두려움이 있지요. 뭐, 그 일 역시 지금으로서는 내 생에 아이를 낳을 일은 없을 것 같으니 이미 세상에 나와 있는 조카들을 한껏 사랑하도록 하자. 라는 결론. ^^

다락방 2012-02-06 13:31   좋아요 0 | URL
전 맥주는 너무 배부를것 같아서 와인으로 선택하겠어요. 맥주 마셔서 배부르면 저것들 다 먹지도 못할거 아녜요! 와인 마시면서 먹어야 더 많이 먹죠 ㅋㅋㅋㅋㅋ(돼지발언 ㅎㅎㅎㅎㅎ)

제가 가진 아이양육의 두려움은, 내가 과연 이 아이를 무사히 키워낼 것인가, 하는거에요. 막 돌아버릴 지경이 되요. 이상하고 불안한 상상들 혹은 걱정들 때문에요. 왕따당하면 어쩌지 하는건 아직 먼 이야기구요, 모서리에 찧게 되면 어쩌지 콘크리트 바닥에 머리부터 넘어지면 어쩌지 날카로운 바늘로 내가 안 볼 때 찌르면 어떡하지, 문 틈사이로 손가락 넣고 닫으면 어쩌지, 이런 미친 상상이 머릿속에서 잘 떠나가질 않아요. 아직 말도 못하는데 나쁜 남자어른한테 성추행이라도 당하면, 그땐 내가 어떻게 범인을 찾고 어떻게 응징하지? 이런것들을 다 감당해낼 자신이 없어요. 친구는 제게 종교를 가져보는 건 어떻겠냐고 하는데, 전 종교에 대해서도 불신이 큰 편이라서요. 저도 요즘엔 그런 생각을 많이해요, 문나잇님. 조카만 사랑하고 살자. 조카만 사랑하고 조카만 보며 살자. 내 아이까지는 도무지 자신이 없다, 이런 생각이요. 후-

moonnight 2012-02-06 16:46   좋아요 0 | URL
으아 저, 요즘 학교폭력 기사 읽으면 우리 조카아이 왕따라도 당하면 어쩌나. 또 미친-_- 어른들한테 추행이라도 당하면 어쩌나. (조카들이 남자아이라서 걱정이 덜하겠다고들 하지만, 요즘은 가해자나 피해자나 남녀를 가리지 않는 것 같아요. ㅠ_ㅠ 변태 남자어른색히-_-+++++들은 물론이고 얼마전에 보니깐 학원의 미친 여선생이 중학생 남제자를.. 우엉. ㅠ_ㅠ) 이런 걱정들요. 하기 시작하면 막 미쳐요. ㅠ_ㅠ 그래서 결론은 또 으아으아 모르겠다. 술이나마시자. -_ㅠ;;;;;;;;;

다락방 2012-02-07 18:23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문나잇님도 저와 같은 걱정을 ㅠㅠ
학교폭력도 그리고 나쁜 어른들도, 전 정말 미칠것 같아요. 한번 걱정하기 시작하면 쉽게 그 생각에서 빠져나올수가 없는거에요. 그 어린 조카한테 무슨일이 생긴다면..하는 생각을 하다가 혼자 지쳐버리는거죠. 그래서 종국에는 내가 키우는 아이가 아니라 내 동생부부가 키워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해요. 나는 가끔 보니까, 이 걱정을 가끔 할 수 있으니까 말이죠. 그래서 그 생각이 자식을 낳지 말자, 는 것과 연결되어버리는 거에요. 매순간을 함께 하는 아이라면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더 오랜 시간을 걱정과 망상에 시달릴텐데, 그걸 대체 어떻게 견딘단 말입니까. 하아. 힘들어요. ㅠㅠ

꽃핑키 2012-02-06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악! 로긴하게 만드네요 ㅠㅠㅠㅠㅠㅠ 피클은 썩 좋아하지 않는데도 저까지 돌겠어요. 어쩐지 나도 같이 작고 붉은 혹 덩어리 같이 생긴 피클 계란말이를 찾아다녀야 할것만같고 ㅋㅋㅋ 기름진 음식이 먹고싶어져요 ㅠ
아, 벌써 점심... 점심으로 기름진건 흠.. 좀.. 그런가? ㅋㅋㅋ 히힛 ㅋㅋㅋ
점심 맛있게 드세용 다락방님 :)

다락방 2012-02-06 13:34   좋아요 0 | URL
전 기름진 음식을 너무 좋아해요 핑키님 ㅋㅋㅋㅋㅋㅋ기름진 음식은 제 행복의 지름길 ㅎㅎㅎㅎㅎ
회사고 뭐고 다 때려치고 저런것들만 먹으면서 살고 싶어요. 늦게 일어나서 육덕지고 기름진 음식들을 잔뜩 먹고 술에 취하고 콧노래 부르고 뒹굴거리고....하아- 그렇게 살 수 있게 될까요? 흑흑 ㅠㅠ

테레사 2012-02-06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남들과 다르다고 하셨는데, 궁금해요...이런 게 궁금하다고, 타박하시면 무안하지만....

2012-02-06 14: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버벌 2012-02-06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같은 드라마를 보고 있었나봐요. 잠에서 막 깼는데.. 틀어둔 티브이에서 이순재님이 부인에게 발레를 보여주겠다고 한 장면이 나왔거든요. 전 보던 드라마도 아니었고, 특별히 볼 생각도 없었기에. 바로 티브이를 끄고, 밥을 먹으로 나갔습니다만..... ㅡㅡ:: 뒤에 그런 장면이 있었네요.

저희 남매들은 폭풍 다이어트를 시작했습니다. 손가락 걸고, 세명이서 동시에 스타트!! 했어요.

음식사진은... 저를 참... 힘들게 합니다............... ㅠㅠ

다락방 2012-02-06 15:30   좋아요 0 | URL
저는 텔레비젼 앞에서 게를 먹는 바람에, 게를 먹는 내내 봤습니다. 하하하핫. 그 장면과 저는 아마도 만나게 될 운명이었나 봐요.(응?)

아니, 그나저나 버벌님, 폭풍...다이어트요? 아아아아아 나도 해야하는데, 나도 해야하는데. 같이합시다, 우리!! 흐음...아...흐음....(뭔가 무척 괴로워한다)

비로그인 2012-02-06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점심으로 삼겹살을 구워먹었지요. 누나가 양념갈비 소스를 만들어서 그걸 발라먹었더니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하더라구요. 베란다 문을 열어도 냄새가 폴폴~ 엄마가 그 냄새를 맡고 주방을 얼쩡대시더니 황급히 커피를 타가지고 가셨죠.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육덕지 음식체질은 아닌가봐요. 맛있는 고기는 맛있는데, 많이는 못 먹어요. 그리고 먹고 나면 늘 조금은 불편해져요. 사과랑 당근을 섞어 갈은 주스가 더 좋아요. (다락방님의 의아해하는 얼굴이 보이는 듯한...)

다락방 2012-02-07 18:09   좋아요 0 | URL
아 삼겹살 먹고 싶어요 수다쟁이님. 삼겹살을 언제 마지막으로 먹었는지 기억도 안나네요. 갈비살과 스테이크와 양념갈비 등등을 먹었지 삼겹살은 한동안 안먹었어요. 아무래도 조만간 삼겹살 좀 먹어야겠어요. 아, 그리고 저는 양념된 갈비 보다는 양념 안 된 갈비쪽을 선호합니다. ㅋㅋㅋㅋㅋ 전 소고기보다는 돼지고기를 좀 더 많이 먹더라구요. 소고기는 어느 순간 느끼해져서요. 그리고 저는 채소도 무척 좋아합니다. 아마 웬만한 채식주의자들보다 더 많이 채소를 먹을듯요. 하하하하하.
별로 의아하지 않아요, 수다쟁이님. 주변에 고기 잘 못먹는 사람 많아요. 여러가지 이유로 말이지요. 후훗

달사르 2012-02-06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에 모르는 요리가 등장하면 찾아봐주시는군요. 와우~ 저와 비슷하세요. 저 부분이 이해 안되면 그 다음 부분이 넘어가지질 않더라구요. 게다가 작고 붉은 혹 덩어리 요리가 도대체 어떤 모양일지 너무 궁금하잖아요. 심지어, 저 요리로 인해 희망이란 걸 포기하지 않는 듯한 분위기이니 더욱 더 궁금하지요. 저 사람들에게 공히 인정되는 문화적인 배경, 그 중에서 음식에서 공유하는 그런 것들이 타국 독자인 우리가 궁금해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거 같애요.

저 책이 개츠비의 계보를 못 이어서 약간 아쉽긴 하네요. 작고 붉은 혹 덩어리 요리까지 알게 되었는데 말이죠. 그나저나 조선인 님, 대단하십니다. 멋지세요. 저도 덕분에 궁금점 하나 해결했습니다. ^^

다락방 2012-02-07 18:11   좋아요 0 | URL
모르는 요리가 등장하면 반드시 찾아보는건 아니지만 되게 먹고 싶은 요리의 경우에는 한 번 찾아보게 되는것 같아요. 어떻게 생겼지? 내가 좋아할만한 요리인가? 하고 말이지요. ㅋㅋㅋㅋㅋ 위에 사진 올린 것들은 모두 와인 안주로 좋게 생겼어요. 물론 맥주 안주로도 좋겠지만 맥주는 너무 배불러서 저 안주 먹기가 벅찰것 같아요. 그러니까 술은 와인으로 안주는 양껏. 훗.

그러게요, 조선인님 댓글 읽고나니 피클 계란말이는 완전 다른거잖아요. 실망이에요!! 흑흑. 작고 붉은 혹덩어리를 계란말이에 붙여놓다니. 너무해요. ㅠㅠ
개츠비의 계보를 못 이어서 아쉽긴 하지만, 개츠비의 계보를 잇는게 쉽지는 않을거에요, 그치요, 달사르님?
:)

2012-02-07 1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07 1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2-02-07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병원 다녀온후로 요즘 부러 먹는 양을 줄이고 있는데 고문페이퍼로군요.
피클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피클계란말이건 눈앞에 보이면 다먹어버리고 싶군요.ㅠ
계란속에 피클을 여러 장 넣고 말이를 한건가?

제가 아이를 낳기전에 님처럼 온갖 걱정과 망상을 가지고 있었더랬죠.헌데 막상 낳아서 키우니 생각했던 것보다는 아이들은 스스로 알아서 크더라는~~~ 그래서 애가 셋이 되어버렸네요.큰아이는 벌써 11살!
근데요.아이는 스스로 알아서 크고 있는데 말입니다.
원체 걱정이 많은 인간이어서 그런지 아직도 아이들에 대한 걱정과 망상은 쉬지 않고 머릿속을 맴돕디다.
큰아이가 아직 초등생이라서 앞으로의 중학생,고등학생이 된다면? 왕따문제와 성추행이나 유괴사건등등의 걱정은 여적 떠나질 않아요.불미스러운 일을 당하였을때의 내가 헤쳐나갈 수 있는 방안은?? 뭐 그런 것을 생각하면 정말 머리가 뜨끈할 정도로 괴로워요.
헌데...나는 괴로울 정도로 두려운데, 아이들은 알아서 해결하고 마음을 다스리고 하더라구요.
주변에서도 아이보다 엄마가 더 걱정을 사서 한다고 그러고,엄마가 환경에 적응 못한다고 놀려대곤하죠.
그래서 잠깐씩 두려움을 멀찍이 밀어내놓고 살려고 노력합니다만...
님의 두 가지 두려움을 엿듣다보니 갑자기 저도 막 공포스러워지네요.ㅋ

그래도 이시간마저도 나와는 별개로 그것(?)들은 자연스럽게 그렇게 잘 흘러간다는 것 명심하세요.^^

다락방 2012-02-07 18:20   좋아요 0 | URL
책읽는 나무님, 위에 조선인님이 원문을 찾아주셨는데, 번역이 잘못된듯 보여요. 피클 계란말이라기 보다는 계란피클을 책에서 얘기한 것 같아요. 피클 계란말이라면 우리가 상상한게 맞을것 같은데 말이지요. 그것은 그러나 작고 붉은 혹덩어리는 아니잖아요. 조선인님의 댓글 링크를 따라가보니 계란피클이 붉은색이더군요. 흐음.

책읽는 나무님의 긴 댓글을 읽어보니 마음에 위안이 되네요. 그러니까, 이런 고민을 저 혼자만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 때문에요. 내가 너무 과민한가, 내가 이상한가, 나는 이해받을 수 없는 증상에 시달리는가, 하는 고민들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때때로 그런 깊은 걱정들을 입밖으로 내는것도 좋은 것 같아요. 얼마전에도 신경이 예민해져서 이런것들이 나는 너무나 두렵다고 날카롭게 얘기했더니, 제 얘기를 듣던 동생이 자기도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매순간 그렇지만 아이가 자꾸 넘어지고 다치고 하는걸 보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 걱정들이 무뎌진다구요. 처음엔 두렵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좀 나아질거라고 했어요.
그 말은 그 순간에 위로가 되기는 했지만, 저 역시도 시간이 흐르면 나아질 수 있을지, 그걸 잘 모르겠어요. 다른사람의 말을 듣고 치유가 조금 되었다가 또다시 망상에 빠져들었다가... 그런데 책읽는 나무님도 저와 같은 공포에 시달리고 계시는군요. 하아-

네, 두려울때마다 자연스럽게 그것들이 흘러간다는 것을 되새기도록 할게요. 명심하도록 노력해볼게요, 책읽는 나무님!

당고 2012-02-07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우!
전 다락방 님이 책에 실망했다고 포스팅하시는 게 좋아요-_-;
이 책은 안 읽어도 되겠구나... 하는 해방감이... 쿨럭;

다락방 2012-02-07 18:2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물론 광고 때문에 그 책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광고 때문에 실망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은것 같아요. 아니, 개츠비와 홀든이라니, 그건 좀 너무한거 아닙니까, 당고님!!!! 제가 그 둘을 얼마나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꽥!!!!!!!!!!!!!

dreamout 2012-02-11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바나나 키친' 읽고 있는데, 음식/재료 일일이 인터넷 찾아 보면서 읽자니.. 읽는데 시간 오래 걸릴 것 같아요. 아주 얇은 책인데..

다락방 2012-02-14 09:0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저는 음식 책 읽는다고 반드시 찾아보거나 하진 않는데요, 유독 마음을 끄는 음식이 나오면 정신을 못차리는 것 같아요. 그런 음식들은 대체로 고칼로리의 기름진 음식 들이었어요. orz

엊그제 서점 갔다가 바나나키친이 얼마나 얇은 책인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왔습니다. 훗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