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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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것 제대로 한 번 해본 적 없는 나에게, 사랑이니 이별이니 하는 흔한 연애소설이나 시집은 그리 손에 잘 잡히는 종류의 것들은 아니다. 흔하디 흔한 사랑타령이려니 치부해 버리는 것이기도 하고, 내가 다가갈 수 없는 다른 세계에 대한 이질감이거나 그것에 대한 반감의 작용이기도 할 것이다. 아직까지는 그런 것들이 내 책읽기의 오랜 습성으로 남아있기도 하다.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게도 변화가 있을 것이다. 아니 있기도 했었다. 원태연이었던가? "손가락으로 원을 그려봐. 그걸 뺀 만큼 널 사랑해!"라는 느끼한 제목의 연애시집을 구구절절 가슴으로 느끼던 시절도 있었던 것이다. 첫사랑의 기억이 내게는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내 첫사랑은 누구였던가 물어오면, 그 이름을 거론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런 내게도 학창시절의 짝사랑 쯤은 있었던 것인데, 그때의 그 마음을 녹여주기에 원태연이 그 시집은 참으로 탁월했다.

그런 경험은 그 이후로 내게 찾아오지 못했던 것 같다. 사랑이라는 그 애틋한 이름으로 명하기에는 가슴 들끓어오른 적이 없었다는 얘기다. 거기에 연애시집도, 사랑타령의 이야기들도 찾아오지 못했음은 분명한 일이다. 그러나 세상에 사랑을 말하지 않는 시가 어디있겠으며, 사랑을 담지 않고서 어떻게 감동의 이야기가 있을 수 있겠는가? 어떻게 보면 사는 것은 사랑하는 것의 다름아니리라. 그러나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사랑하지 못하는 것은 사는 것이 아닌지도 모를 일이다.

요즘들어 느끼는 것은 가을을 부쩍 탄다는 것이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제대로 된 사랑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삶에 이리저리 치이며 사는 나에게, 가을을 어느 누구에게 보다도 씁쓸한 계절이었는가 보다. 그런 가운데 나는 정이현을 만났다. 정이현의 소설집『낭만적 사랑과 사회』를 올가을의 시작에 즈음하여 읽게 되었다. 그리고 여기 이 책『달콤한 나의 도시』를 그 가을의 끝자락에서 읽어내었으니, 올 가을은 정이현의 '사랑타령'에 푹 빠져 지낸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이현의 '사랑타령'은 남다르다. 그것은 낭만적이지도, 달콤하지도 않았다. 때론 무섭게 치를 떨게도 했고, 잔인해 보이기도 했으며, 사랑이라 이름하기엔 너무 이성적이고 현실적 인물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단편「순수」에서처럼 "세 번 결혼하고 그때마다 남편을 잃은 여자"가 "세번째 남편의 죽음 때문에 경찰의 조서를 받"고 있는 이야기는 그 제목을 의심하게끔하는 아이러니를 담고 있다.

정이현의 대부분의 소설에서 이런 아이러니가 보여진다. 짓궂게도 그녀의 이야기는 그 제목과는 단순하게 볼 때 정반대의 내용처럼 읽혀지기 때문이다. 이런 아니러니적 명명의 방법은 그 의미를 역설적이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그런 역설들을 진지하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그녀의 첫번째 소설집이다.『달콤한 나의 도시』에는 그 정도는 조금 떨어지지만 여전히 정이현 특유의 그와같은 어법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런 점이 정이현 소설읽기를 이 가을의 시작과 끝에서 함께 할 수 있게한 이유이기도 하겠다.

무엇이 달콤한가? 그녀들의 도시가 과연 달콤한 것이었는가?하는 의문부호는 이 소설 읽기의 뒷자락에서는 확실히 새겨진다. 오은수라는 30대의 여자, 그리고 그녀의 동갑내기 친구들이 보여주는 그녀들의 도시, 그녀들의 사랑은 '달콤'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연하와의 돌발적 사랑도, 영수와의 현실적 연애도, 그녀에게 사랑의 '달콤'함을 주지는 못한다. 바로 여기에 아이러니적 제목짓기에서 오는 역설의 어법이 자리한다. 정이현은 왜 이 소설에 '달콤'함이란 수사를 동원하는가?

"……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다만 가장 먼저 도착하는 버스에 무작정 올라타지는 않을 것이다. 두 손을 공중으로 내밀어본다. 손바닥에 고인 투명한 빗물을 입술에 가져다 댄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서울의 맛이다."(강조는 필자)

'무장적 올라타지 않'는 것,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맛. 어쩌면 이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첫사랑은 낭만과 달콤함으로 기억되지만, 그렇게 기억되기까지는 '실패'와 '이별'이 전제되고 있지 않은가? 나는 거기에 정이현의 아니러니적 어법의 의미가 숨어 있다고 본다. 연하의 남자와의 돌발적 사랑도, 영수와의 결혼을 위한 연애도, 모두 떠나보내고 난 후에는 지나간 옛추억, 낭만 혹은 달콤함으로 남게되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제는 '무작정 올라타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을 아무맛도 느껴지지 않는 그녀의 달콤하지 않은 도시에서 할 수밖에 없는 것, 바로 그것이 현실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오은수가 앞으로도 '무작정 올라타지 않'을 것처럼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녀는 아무맛도 없는 그녀의 도시에서 머지않아 곧 '달콤'함을 찾으려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결코 '달콤'하지 않은 그녀들의 사랑얘기는 내게 사랑에 대한 회의나 현실에 대한 직시를 갖게 하지는 않는다. 이것이 또한 정이현의 의도일 것이다. 오은수를 비롯한 세여자의 '뒷담화'를 엿듣는 한 느낌으로 시종일관 흥미로움에 읽혀진 이 소설이 어느덧 내게 "너도 한 번 '달콤'함을 찾아보아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악마의 유혹처럼 다가오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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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 한국 시문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중앙대학교 출판부, 2001.

 

 

 

 

차례

책머리에 / 5

Ⅰ. 위기를 넘어서기 위하여 / 11
    한국 시문학은 지금 위기인가 / 13
    길 위에서의 명상 - 여행시에 부치는 글 / 26
    감동적인 연애시를 찾아서 / 39
    뭇 생명에 대한 예찬과 내 내면세계 들여다보기 - 2000년도 시단 총평 / 51
    서정시의 내일을 위한 제언 / 72
    성 담론의 시적 변용 / 93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바다', 그 연대기 / 111
    제3공화국 시대 문예지의 역할 - 『창작과 비평』에서『문예중앙』까지 / 132

Ⅱ. 첫 시집을 찾아서 / 151
    시를 위해 바친 순교자의 넋 - 박완호,『내 안의 흔들림』/ 153
    밤늦도록 귀가하지 못하는 영혼의 노래 - 정유화,『떠도는 영혼의 집』/ 169
    진실의 힘 - 서정주,『뱀장어』/ 180
    늘푸른 소나무의 마음으로 시를 - 박봉순,『서울, 황색경보』/ 190
    우화적 상상력과 풍자의 정신 - 서상규,『배면의 아름다운』/ 204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아는 이의 시 - 고두현,『늦게 온 소포』/ 213
    사랑을 잃어버린 자의 사랑 노래 - 백인덕,『끝을 찾아서』/ 222
    나와 이웃의 삶이 만든 시들 - 박종헌,『반복률』/ 234
    마지막 휴머니스트의 길을 알리는 종소리 - 이위발,『어느 모노드라마의 꿈』/ 249
    현실세계의 힘과 영원의 세계의 깊이 - 강해림,『구름 寺院』/ 262

Ⅲ. 시인과의 만남 / 273
    진리의 증득을 위한 몸부림의 문학을 - 구상 시인과의 대화 / 275 
    신 없는 세계에서의 인간 구원 문제 - 김춘수 시인과의 대화 / 290
    서정성과 철학성을 아우른 시를 - 오세영 시인과의 대화 / 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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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 한국 현대시 비판-한국 시의 새 지평을 찾아서, 월인, 2000.

  시는 이래서 좋고 저 시는 저래서 좋지 않다, 시라는 것이 이렇게 재미도 있지 않은가, 깊은 감동도 주지 않는가, 그러니 너희들도 시인이 될 꿈을 키워보길 바란다는 나의 말이 메아리 없는 외침이 되고 말 때의 절망감이라니. 그와 아울러, 시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표하는 학생의 수가 해마다 줄어드는 것을 볼 때의 안타까움은 너무나 컸다. ...... 그러나 나는 시에 대한 예찬을 멈출 수 없었다. '사무사'(思無邪)에서 시작하여 '존재의 집'에 이르기까지.

 

차례

머리말 / 3

Ⅰ. 우리 시의 과오는 무엇인가

    상업적 연시와 그 독자층의 문제 / 11
    젊은 시인들이 짐져야 할 '내일의 시'는? -『내일의 시』제6집에 부쳐 / 25
    현대성과 지역성으로 '중앙'에 도전하라 -『다층』제8집의 시들을 읽고 / 30
    노인의 힘찬 시, 젊은이의 맥없는 시 - 1998년 가을 계간평 / 43
    굵은 혼으로, 생피를 풀어 - 90년대 동인의『24인 신작시집』을 읽고 / 57
    세기말의 시집 읽기 - 1998년 시집 연간평 / 66
    우리 시 어디로 가고 있는가 - 1999년 여름 계간평 / 84
    방랑하는 명상가, 혹은 신비주의자 - 류시화의 시세계 / 100
    한국 문예지의 앞날을 위하여 / 117
    90년대 우리 시의 과오는 무엇인가 - 한 90년대 시인의 반성적 사유 / 126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성'(1) - 서정주 · 전영경 · 김수영 · 이정기 · 강우식을 중심으로 / 137
    삶과 죽음 사이에 시가 있다 / 163

Ⅱ. 온고이지신의 정신으로

    '굴절'의 측면에서 본 우리 서정시의 지난날 / 177
    우리 현대시에 나타난 우화적 상상력 - 최승호 · 김신용 · 류숙 · 김기택 · 정진규 / 194
    이성복의 시에 나타난 불교적 상상력 / 211
    한국시의 새 지평을 찾아서 - 유토피아 · 웃음 · 사상 · 종교에 대한 단상들 / 226
    한국 한시의 넓이와 중국 한시의 깊이 - 김시습 · 박윤묵 · 혜초 · 한용운 · 한산자의 한시 / 240
    고전이 될 수 있는 가사 한 편 - 聾齋 張信鋼의「還막詞」/ 277
    일제하 기독교 시인의 죽음의식 - 정지용 · 윤동주의 기독교 시 / 285
    시, 시간, 우주율의 깊이 - 성찬경의 시세계 / 313
    하늘과 땅에 대한 경외심으로 시를 - 박희진의 시세계 / 313
    정보화 시대를 사는 시인들의 정신과 위상 - 해체시인들의 창작방법론 / 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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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중등교원임용시험 공고가 났다. 예비교사들의 관심의 초점은 모집인원이다. 각 시도별 모집인원이 나오기만을 이들은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 '몇 명이나 뽑을까?'에 대한 초조와 근심 속에서 이들은 임용시험 준비를 해오고 있는 것이다. 공부해보지만 끝이 없으니 막막하고, 겨우 다잡아 자리에 앉아도, 이번엔 선생 적게 뽑는다는 풍문에 한숨만 나오는 것이다. 공고를 하려면 일찍이나 하지, 시험 겨우 한달 남겨 놓고 발표를 해대니, 1년에 한 번 있는 시험을 11달 동안 초조와 불안과 근심 속에서 맘 편히 공부에만 전념할 수가 없는 것 아니겠는가?

발표가 나긴 했는데, 풍문은 사실이 되어 버렸다. 전국적으로 모집인원은 대폭 줄어든 것이다. 지난 해 미발추 문제를 비롯해서, 국가유공자 가산점 부여 등이 논란 속에 졸속적으로 처리가 된 여파가 올해 어김없이 나타난 데다가, 학생수 감소를 핑계로 신규 임용 인원 축소까지 올해 임용시험 준비생들은 그야말로 이른 한파에 몸서리가 처진다. 아하 가엾어라!

올해 국어과의 전국적 교원 모집인원은 일반 444명, 장애인 26명 미발추 98명 미발추 중 장애인 4명이다. 이것은 작년보다 일반 237명이 줄어든 것이다. 작년에는 장애인에 대한 별도 할당 모집이 없었던 것 같다. 그건 그렇다치고, 작년 미발추 법안이 통과된 후 작년 43명에서 올해 98명으로 배로 늘어났다. 장애인을 포함하면 102명으로 모집으로 일반인 모집에 1/3 수준이다. 이것을 볼때, 정원외로 뽑겠다던 미발추 모집인원이 일반 정원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라고 보기 힘들것 같다.

그러니, 대부분의 예비교사(미발추, 장애인 제외. 장애인을 제외하는 것을 문제삼을 수 있겠으나, 나는 여기서 장애인에 대한 모집인원 할당에 대해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문제가 없다는 것도 아니지만, 그에 대해서는 추후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다면 그때 하도록 하겠다.)들에게는 200여명 이상 감소된 모집인원에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다.

인천 지역의 국어과 모집인원을 보면, 작년 56년에서 올해 27명으로 절반이 넘게 감소했다. 이건 그나마 난 거라고들 하니, 다른 지역은 더 말할 것도 없겠다. 예외적으로 충청도 지역은 인원이 늘었는데, 그거야 행정도시니 뭐니 해서 늘어난 것일 뿐이고, 경기도 지역이 몇 명 준 정도가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작년도 국어과 전국 중등임용시험 실경쟁률은 13대 1일 넘는다. 한 해에 준교사(국어과) 자격증을 발급받는 사람이 수천명에 이르는 것을 볼때(정확한 수치를 확인하지 않았다. 확인해보면 더 참담하기만 할 뿐.) 적체인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이다. 올해 모집인원이 국어과가 200명 가량 줄었으니, 경쟁률은 훨씬 늘어날 것이다. 흔히들, 언론이나 교육부에서 미발추니 국가유공자 가산점 부여니 하는 문제들을 보도하면 '밥그릇' 싸움에 비유하곤 하는데, 이정도의 경쟁률에서 싸우고 있는데 어찌 그 '밥그릇' 하나 잡기 안달에 애달에 하지 않겠는가? 1년 동안 굶은 사람 13명에게 밥 한 공기 던져줘봐라.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무대책에 허울 좋은 교원 경쟁력 강화를 외쳐대는 정부의 하는 짓이라는 게, 무분별한 자격증 남발이었다. 목적형 대학이라며 사범대학 만들어 놓고, 교사들의 역량 강화 및 재교육 기관으로 교육대학원 만들어 놓고서는 자격증 팔아 먹고, 사범대학을 뭐하러 만들어 놨는지 복수니 부전공이니로 자격증 또 남발하고, 교직이수로 또 남발에 망발하고, 그렇게 해놓고, 기하급수적으로 시험볼 사람만 양산해 놓고, 선발인원은 팍 줄여버리니, 경쟁률 높아지는 건 당연지사다. 그래놓고 하는 말은 '교원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경쟁률 높아지면 교원 경쟁력이 강화되는 줄 아는가? 그렇담 우리나라 대학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일 게다.

이번 교원 선발인원 감소를 놓고 언론에서는 출산률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라고들 떠든다. 교육당국의 아주 좋은 변명거리가 이 출산률 감소이다. 출산률이 감소하니 교사는 남아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신규모집 교사를 줄여야 한다는 누가 봐도 흠 잡을 데 없는 논리인데, 실은 그렇지 않다.

정확한 집계나 통계를 내지는 않았지만, 현직 교사들은 내년 학급당 인원의 수가 늘어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것이 향후 몇 년 간이나 지속될 지 누가 아는가?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교사 일인당 담당 학생수 있다. 학급당 인원이 늘어난다는 것은 우리 교육이 옛날로 후퇴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교육당국의 아주 교묘한, 아니 너무 속내 들여다 보이는 발상이 들어가 있다. 그러니까 출산률 감소와 학생수 감소를 핑계로 교원수급을 감소하는 것은 교육에 돈 투자하지 않겠다는 논리이다.

학생은 주는데, 학급당 인원은 늘어난다. 학급당 인원을 늘리면서 교원을 감소한다. 이게 말이 되는가? 출산률 감소로 학생수가 대폭 줄고, 교사들이 하는 일 없이 먹고 놀 것이라는 게 교육당국의 논리 아닌가?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출산률 감소로 인한 학생수의 감소는 큰 문제이긴 하다. 그러나 교육당국이 우리나라의 교육을 개선하고자 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학생수가 주니까 그에 맞춰 교원수급을 줄일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교사 일인당 학생수를 줄여나가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만큼 예산의 비중을 높여나가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무슨 발전이 있겠는가?

이런 교육당국은 단세포적 숫자놀음에 노가나는 것은 수천 수만의 예비교사들이다. 밖으로는 밥그릇 싸움이니 뭐니에 매도당하고, 안으로는 자격증 뿌려놓고, 채용안하는 교육당국에게 사기당하는 꼴이니 말이다.

교육당국의 교원수급에 있어서 기본 방향는 경쟁력 있는 교사을 양성하는 것이다. 교육당국에서 그 일환으로 하는 일이란게 딸랑 두가지다. 우선 많은 사람 가운데서 뽑아야 더 실력 있는 교사가 나올 것이라는 판단아래, 그야말로 준교사 자격증을 뿌려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경쟁력 있는 교사 뽑기위해서 달랑 시험 한 번 잘 보는 사람 뽑는 것이다.

자격증을 남발하다보니, 사범대학 들어가 졸업하면 되고, 교육대학원 들어가 교원자격증 비싼 돈 주고 받으면 되고, 이래저래 하면 받아들게 되는 것이 이 준교사 자격증이다. 이걸 가지고 시험 합격하겠다고, 너도 나도 학원으로 학원으로 몰려가서 쪽집게 임용시험 잘 보는 방법 배워 오는 것이다. 어느 임용시험 학원 강사가 자랑스럽게 자기 배출한 교사가 전국에 널려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그게 맞다고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이 현실이 참담하기 그지 없다. 전국의 대부분의 교사는 학원에서 길러낸 것이리라.

더이상 이야기하면 입은 안 아픈데, 욕만 나올것 같다. 12월 3일 일요일. 전국에서 임용시험이 있는 날이다. 이날을 우리는 비극의 날이라 이야기 하자. 요즘 뉴스에 간혹 나오는 교육대학의 수업거부니 시험거부니 하는 이야기는 그래도 부자놀음이다. 2명에게 밥 한 공기 던져주면 그런게 가능하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13명, 아니 14명 15명에게 밥 한 공기 던져주면 그런 것 꿈꾸기 힘들다. 안 먹겠다고 단식투쟁 해봤자. 저 구석에선 몇 명은 싸우고 있으리라. 그 밥그릇 잡겠다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안타까운 우리 신세.

덤으로 이거 하나 더 이야기 하자. 사범대학의 한 해 졸업자는 과별 40~50명 선이다. 그 중에 시험에 합격해서 교사가 되는 경우는 많아야 3~4명 이다. 그것도 주요과목, 즉 국영수 정도고, 다른 과목들은 한 명도 어렵다. 사립이 있긴 하지만, 거기도 사정은 더 나쁘다. 그러니 그해 졸업자가 선생이 되는 것은 채 10%도 안된다. 나머지는 뭐하느냐? 대부분 또 일 년을 준비한다. 일부는 기간제나 시간강사를 알바삼아 한다. 또 일부는 학원강사의 길을 간다. 그런데 그 대부분이 다시 재수생이 되어 임용시험을 치른다.

대학의 년초 취업률 조사에서 가장 기대치가 낮은 곳이 사범대학이다. 이게 교사되겠다는 사람들의 현실이다. 이런데서 날고 긴다고 해서 '밥그릇'에 초연할 사람 별로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교사 안되면 이 사람들이 이 험한 사회에서 뭘 해먹고 살겠나? 이 놈의 나라에서 선생 해먹기는 참 뭐 같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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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1-04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는 올해 서울에서 6명 뽑더라구요. 전국을 다 더해보아도 스무명 정도?
거기에 올해는 영양사 문제까지 포함되었고... 우리나라 교육정책엔 한숨이 태산이에요.
문제는 '돈'이라는 얘긴데, 비리로 썩어들어가는 돈을 나라 위해 투자를 하면 예산이 부족할까나 싶어요.

마늘빵 2006-11-04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멜기세덱님 임용시험 보시나요? 어떤 과목이세요 와락. 전 대학원 졸업 해야만 자격이 나오기 땜시롱. 철학은 있는데 도덕윤리가 없어서. 이러고 있슴다.

멜기세덱 2006-11-04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영양교사"라네요. 별의별 교사가 다 있어요.ㅎㅎ 이게 바로 교육당국의 전시행정인데, 참! 말막이 딱 막혀요...ㅎㅎ
아프락사스 님> 저는 '국어'에요. 이번 시험은 별 기대도 안하고 공부도 안 했는지라...ㅎㅎ 근데, 위의 교육대학원 언급은 교육대학원 다니시는 분들을 비판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어요.

2006-11-04 1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멜기세덱 2006-11-05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졸업이 아주 조금 늦어서, 올 2월에 했습니다. 제가 철학이나 윤리교육에 관해서는 문외한입니다만, 교사가 되려면 교육적 자질 못지 않게, 해당 분야의 전문가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자기분야에 대한 전문성 함양의 길은 끝이 없겠죠. 제가 볼 때도 사범대 달랑 나와서 선생한다는 것이 참 우스운 일이기도 해요. 아참, 저는 시험 준비는 통 안하고요, 현재는 대학조교하고 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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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급신청시간 안내 : ARS,홈페이지신청의 경우는 24시간 신청이 가능하며 상담원의 상담가능 시간은 08:45~18:00입니다.
▶ 환급대상 : 2002.1.1이전 운전면허소지자와 자가용자동차 소유자
▶ 환급기간 : 2002.1.1 ~ 2006.12.31까지
▶ 2002.1.1이후 이미 신청하여 환급받으신 분은 환급대상에서 제외됨.
※ 직통 환급 신청 전화번호 :
☏ 02-2230-6401~3, 02-2230-6411~12, 02-2230-6362/6014/6018,
02-3498-2201

산정기준이 어떻게 될까 궁금하시지 싶어서 찾아 올립니다. 참고하세요~ ^^

* 산정 기준 *

- 2001.12.31 이전 운전면허소지자의 경우는 2002. 1. 1 이후 개인별 면허갱신기간 남은 개월수에
월 50원씩을 산정하여 환급되며,
최소 수백원 ~ 최대 5,400원까지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 자가용 자동차소유자의 경우는 2002. 1. 1 이후 차량별 정기검사 남은 개월수에
따라 월400원씩을 산정하여 환급되며, 최소 400원 ~ 최대 19,200원까지 환급 받을수 있습니다.
- 운전면허, 자가용자동차의 환급액은 2002.1.1 이후 각각의 검사기간 남은 개월
수에 따라 개인(법인)별로 환급액이 차등하여 지급됩니다.

출처 :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원문보기 글쓴이 : 무무

>> 저도 2천원이 넘게 환급신청했습니다. 사실 적은 돈이긴 한데, 수천 수만 사람들의 몇 천원이 모이면 완전 거액인데, 이걸 이놈의 정부 입으로 넘어가게 할 순 없죠. 홍보도 제대로 안하고 말이지...이런 쯧쯧.

우리 모두 얼런 얼런 가서 환급받읍시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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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브라운 2006-11-03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저도 지금 신청했습니다

마늘빵 2006-11-03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99년엔가 면허따고 차가 없어서 한번도 안나갔고, 면허갱신 기간은 올해 중에 받으라 하던데. 해당 없는듯. -_-

멜기세덱 2006-11-03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저도 99년 면허고, 차도 없어요. 면허발급시에 분담금이 포함되는거 같아요. 도로교통공단 홈피에서 조회해보시면 있을거 같은데요..

마늘빵 2006-11-03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네 ^^ 그렇담 조회해야죠. 감사합니다. 이런 정보.

물만두 2006-11-03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멜기세덱님 아프락사스님 서재에서 보고 왔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멜기세덱 2006-11-03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음의 자주가는 카페에서 퍼온거에요.ㅎㅎ 출처를 밝히기는 했지만, 아무튼 원문작성자님께 저도 감사를 드립니다. ㅎㅎ, 근데, 오이(?)가 참 귀엽게도 춤을 추네요. 물만두님께서 저 춤 추시는 거 갑자기 보고싶어지는데용...ㅎㅎ

moonnight 2006-11-03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멜기세덱님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리네요. 저도 아프락사스님 서재에서 보고 왔습니다. 3800원 환급된대요. 야호!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

멜기세덱 2006-11-03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onnight님> ㅎㅎ 반갑습니다. 아프락사스님의 인기가 실로 높군요. 아프락사스님이 부러워 지는데요...ㅎㅎ 만나게 되서 반갑습니다. 3800원으로는 뭘 사먹어야 맛있을까요?
작게작게님> 반가워요..ㅎㅎ 피같은 우리돈을 소리소문없이 정부가 홀라당 해먹어야 되겠습니까? 다른 분들께도 많이 많이 알려주세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