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이야기 1 - 전쟁과 바다 일본인 이야기 1
김시덕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0년에 걸친 전국(戰國)시대의 혼란은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거쳐 드디어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열도를 통일하고 포르투갈을 통해 조총을 스페인을 통해 가톨릭을 받아들이며 바다를 매개로 세계와 교류했던 일본 우연을 행운으로 바꿔 버린 나라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2-05-10 1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릴 적 아부지한테 들었던 오다 노부나가 이야기 ㅎㅎ 우연이 행운으로 !!! 딱 맞는 말같아요 ~~

scott 2022-05-11 11:45   좋아요 0 | URL
오다 노부나가!ㅎㅎ
일본 사극 단골 쥐인공!

일본 역사적으로 운이 넘 ㅎ 좋았던 섬!ㅎㅎ
 
내가 죽인 소녀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6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 여름 오전 무렵에 걸려온 의뢰인의 전화 한 통을 받은 사립 탐정 사와자키는 오후 2시로 약속 했던 장소로 차를 몰고 나간다.

탐정 사와자키가 평소와 달리 붐비지 않는 도로를 질주 하며 찾아 간 곳은 마카베 오사무라는 사람의 집으로 고급 주택가에서 크게 돋보이지 않지만 무척 호화스러운 모습의 저택이였다.

동화 속에서 나 나올 법한 저택 출입문을 지나서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의뢰인 마카베 오사무, 수 년 동안 바깥 세상을 나와 본 적이 없는 사람 처럼 흰머리가 가득한 기다란 장발에 흙빛 얼굴 빛을 띄었다.

그는 행방이 묘연 한 딸을 찾고 있었는데 탐정 사와자키를 보자 마자 다짜고짜 돈 가방을 던지며 딸이 있는 곳을 알려 달라고 애원한다.

의뢰인 마카베 오사무가 건넨 돈은 현금 6000만엔, 탐정 사와자키는 최대한 신속하게 돈 가방을 들고 나가 버릴지 갈등 하던 사이에 덩치 큰 다섯 명의 남자가 그를 에워싼다.

이들은 형사들로 탐정 사와자키를 유괴 공범으로 그 자리에서 바로 수갑을 채워버린다.

느닷없이 경찰서 유치장에 갇혀 버린 탐정 사와자키, 자신의 알리바이를 적극 설명했지만 서장은 그가 유괴 공범이라는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꺼낸다.


[가지키는 바로 카세트덱 스위치를 눌렀다. 재생이 시작되었다. 느닷없이 면도날처럼 예리하고 선명한 바이올린 소리가 흘러나왔다. 천사가 수학 계산을 하는 듯한, 파가니니 스타일의 까다로운 프레이즈가 여러 차례 반복 되었다.]


녹음기에서 흘러나오는 바이올린 소리는 마카베의 유괴된 딸 사야카의 연주 소리로 연주가 뚝 끊어지는 순간 돈을 요구 하는 이로 추정되는 사람과 실강이를 벌이는 마카베 목소리가 나온다.


일주일에 두 번 받는 바이올린 레슨을 받으러 외삼촌의 집으로 간 줄 알았던 딸 사야카는 11살이지만, 이미 음악계에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라는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미국에서 교향악단과 함께 공연을 할 정도로 일본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인정받고 있었던 천재소녀 바이올리니스트 사야카, 누가 납치한 것일까?

경찰은 신고를 받은 시점부터 바쁘게 움직이지만 연이어 걸려오는 유괴범의 협박 전화에서 범인의 위치는 물론 단서 조차 찾지 못한다.

유괴범은 거액의 현금 6천만엔을 요구 하면서 이 돈을 전달 할 인물로 탐정 사와자키를 지목한다.

6천만 엔이 든 돈 가방을 받은 탐정 사와자키는 유괴범이 지목한 장소로 향하고 유괴범은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지목한 레스토랑 이름과 제한 시간만 알려 준다.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난 두 명의 사나이가 휘두른 흉기에 맞고 쓰러진 사와자키, 형사들이 범인을 추격하고 유괴범 전화 목소리의 용의자들인지 우왕좌앙 하는 동안 의식을 되찾은 사와자키는 납치 된 천재 소녀 사야카 주변 인물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레슨을 마치고 집에 도착 할 시간에 납치 된 사야카, 작가이자 출판사 편집 일을 했던 부모는 유괴범이 요구한 거액의 6천만 엔을 마련 하기 위해 처남 가이 마사요시에게 3천만엔을 빌렸다.

처남 가이 마사요시는 혹시 라도 유괴범에게 6천만엔이 넘어가서 자신의 돈을 찾지 못할 까봐 전전 긍긍하고 있는 동안 탐정 사와자키는 그의 주변 인물을 찾아 다니다가 양 쪽 집안이 돈에 얽혀 있는 사연을 알게 된다.


[할아버지는 음악 같은 건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양반이었다는 데, 출세를 위한 수단으로 자식들에게 음악 기초 교육을 반 강제적으로 시켰다더군요. 하지만 아버지나 고모나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 학비는 한 푼도 주려고 하지 않았던 모양이에요. 아버지는 오히려 그게 자기 인생에 크게 플러스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단순히 구두쇠에 지나지 않았던 할아버지에게 감사하는 마음까지 갖고 있죠. 그리고 우리 세 아들에게도 똑같은 교육을 실천할 셈이 었던 모양입니다. 물론 할아버지 만큼 극단적이지는 않아 대학을 마칠 때까지는 돌봐주겠지만 그다음에는 자립하라고 했죠. 그래서 저와 둘째인 요시로는 대학을 졸업한 날 이후로 아버지에게서 경제적인 도움은 전혀 받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이미 상당한 재산을 모았을 텐데 우리는 거기 기댈 수 없는 거에요. 그 재산은 일본의 음악 문화 발전을 위해 전부 기부할 작정이라고 선언했으니까요. 아버지가 이야기하는 음악 문화란 물론 클래식이지 록 따위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록과 재즈 공연 연주를 하며 공연 이벤트를 벌이다가 빚더미에 앉은 처남 가이 마사요시의 큰아들, 망해가는 레스토랑을 붙들고 있는 둘째 아들, 대학을 중퇴하고 복싱에 빠져 버린 셋째 아들

마카베 부부는 자식이 생기지 않았던 시기에 오빠 부부의 막내 아들을 입양하고 난 후 바이올린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딸 사야카가 태어난다.

그리고 이 십 여 년 동안 거의 왕래가 없는 가족들, 거액의 돈을 요구 하는 유괴범은 납치된 사야카의 친 아버지에게 큰 원한이 있었던 것일까?


[내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기억하는 여자의 전화번호를 돌렸다. 이런 시각에 전화를 거는 구실을, 오늘 밤이나 내일 아침에도 경찰의 방문을 받아야 하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하지만 첫 번째 신호음이 끝나기도 전에 깨달았다. 전화 받을 상대방이 없는 날이라는 사실을 오늘 나는 평소 같지 않았다. 그 이유는 잘 안다. 내가 죽인 것이 될지도 모를 소녀 때문이다.]


하수구에서 사체로 발견된 마카베 사야카, 국화로 뒤덮인 커다란 제단 한가운데 천진난만한 미소를 짓고 있는 소녀,어른스러운 드레스 차림으로 바이올린 연주에 몰두 했던 소녀의 장례식장을 찾은 친척, 동네 사람들, 친구, 음악 관계자, 출판 관계자 그리고 침울한 표정을 한 방송국 남자 리포터가 마이크를 쥐고 생중계를 하고 있다.

장례식장에 잠복한 경찰들은 유괴범의 목소리, 낮은 음성의 여성의 목소리를 추적하지만 쉽사리 용의자를 파악하지 못한다.

탐정 사와자키는 살해된 소녀 집안의 주변 인물을 집요하게 추적하고 마침내 유력한 용의자 집을 경찰과 함께 급습한다.


[나는 돈이 탐나서 유괴 같은 터무니없는 짓을 저지른 건 아니에요. 사야카처럼 많은 것을 타고난 아이가 미웠습니다. 혼자서 이 세상 모든 행복을 누리는 듯한, 그 자신만만한 표정이 미웠어요. 하지만 이미 그 아이는 더는 그럴 수 없을 테니까 지금 어디 있는지 가르쳐드려도...]


탐정 사와자키가 6천 만 엔이 든 돈 가방을 들고 유괴범과 약속한 장소에서 익명의 일당들의 습격을 물리치고 공중 전화기에서 울렸던 전화를 받았다면 열 한 살 짜리 소녀는 죽지 않았을까?


승용차에 부착할 작은 위치 추적기도 없고, 휴대폰도 없었던 1989년 시대의 탐정 사와자키는 사냥 개 처럼 코를 벌름 거리며 아무도 신뢰하지 못하는 피해자 가족, 묘한 부탁을 해오는 야쿠자 그리고 양쪽 집안과 얽혀 있는 긴자 클럽의 마담 까지 주요 용의자와 공범들 중에 소녀를 죽인 진범을 찾아 낼 수 있을까?

미키 마우스를 사야카의 손에 쥐여 준 사람, 봄 방학 때 사야카와 단 둘이 말보로 음악제에 초대 받은 사람...

[니시신주쿠에 있는 사무실로 돌아와 우편함을 들여다보니 오늘 아침 신문과 함께 날개를 접는 방식이 특이한 종이 비행기가 들어 있었다. 나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그 종이 성냥의 불로 전단지에 불을 붙이려고 했다. 나는 급히 생각을 바꾸고 성냥불을 껐다. 그리고 전단지를 원래의 비행기 모양으로 되돌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창문으로 가서 날개를 접어 올린 부분을 살피고, 풍향을 확인하고 바람의 세기를 재고 착지 지점을 점검했다. 이러다 보면 우리는 불쑥 삼십 년 전의 전문가로 돌아가게 된다. 나는 비행기를 초여름 오후 바람에 살짝 실어 보냈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5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oolcat329 2022-05-06 18: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저 하라 료 소설 꼭 좀 읽어봐야지 하구선 여태 안 읽었네요. 첫 작품부터 읽는게 좋은가요?

scott 2022-05-06 20:58   좋아요 4 | URL
아닙니다 하라 료 작품(탐정 사와자키 시리즈) 순서 없이 읽어도 됩니다 ㅎㅎ

쿨켓님도 하라 료 팬!^^

햇살과함께 2022-05-06 21: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처음 듣는 작가인데^^ 흥미진진하네요^^

scott 2022-05-09 15:33   좋아요 1 | URL
햇살님에 강추 합니다
하드보일드 문체왕!
하라 료 ^^

바람돌이 2022-05-07 00: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동안은 일본 추리소설을 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가는 또 처음 듣네요. 스콧님이 팬이라니까 저도 살짝 보관함에 넣어뒀다가 추리소설 땡기는 날에 또 읽어보겠습니다

scott 2022-05-09 15:34   좋아요 0 | URL
최근에 쏟아져 나오는 라노벨 스러운 추리 미스터리물과 다릅니다


추리소설 땡기는 날!
바람돌이님께 하라료 작품들 추천합니다!^^

희선 2022-05-07 00: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하라 료 소설 개정판 나왔군요 이 책 봤는데,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 제가 일본 미스터리 알고 얼마 안 됐을 때 봐서... 시간이 흐르고 여러 책을 보고 써도 잘 못 쓰기는 마찬가지네요 하라 료는 소설 어쩌다 한번 쓰더군요 마지막에 본 소설에서 사와자키는 사무실을 옮겼는데...


희선

scott 2022-05-09 15:35   좋아요 1 | URL
하라 료 작가가 작품을 워낙 늦게 써서 시리즈 물인데도
굉장히 긴 시간에 걸쳐 나옵니다
그럼에도 팬들은 기다려줄 정도로 정통 하드보일드 스타일을 추구 해서
개인적으로 좋아 하는 작가 입니다 !ㅎㅎ

서니데이 2022-05-07 01: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이 책이 13년만에 개정판 나왔다는 소식 들었어요.
이 책의 작가도 개정판을 낸 건지, 아니면 우리 나라에서 번역 개정판이 나온 건지는 잘 모르지만,
그 소식 들어서인지 한 번 관심있게 보게 되더라구요.
비채가 김영사 임프린트 같은데, 맞는 지 모르겠습니다.
scott님, 주말 잘 보내세요.^^

scott 2022-05-09 15:36   좋아요 1 | URL
이 작품을 번역 하신 권일영 번역가님이 작가 하라 료에게 직접 연락 해서
다른 추리물 잡지에 기고 했던 단편(사와자키 탐정이 나오는 부분)을 실었습니다


비채는 김영사에서 장르물 전문 출판 인것 같습니다
서니데이님 화창한 월요일 오후
즐겁고 행복 하게 ^^

서니데이 2022-05-09 15:46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이전에 없었던 단편이 있다고 들었는데 scott님 댓글 읽으니 맞는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좋은하루되세요.^^

scott 2022-05-09 16:08   좋아요 1 | URL
단편까지 포함 되어서
책 부피가 두툼 합니다 ^^

mini74 2022-05-07 08: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헉. 눈인줄 알았는데 배수구군요. ㅠㅠ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어울리는 소설같아요 스콧님 ㅎㅎ

새파랑 2022-05-07 08:21   좋아요 2 | URL
저 어제 이 리뷰 표지보고 무서워서 잠을 못잤다는 ㅎㅎ

scott 2022-05-09 15:38   좋아요 2 | URL
저는 요 표지 장바구니 담겨 있을때
귀요운 토끼 한 쪽 눈👀 인줄 알았습니돠 ㅎㅎㅎ


파키스탄 인도는 40도라고 합니다(아직 오월초인데 ㅠ.ㅠ)

올 여름 우리 모두 녹아 내릴지도 ㅠ.ㅠ

scott 2022-05-09 15:38   좋아요 2 | URL
설!마 새파랑님
ㅎㅎㅎㅎㅎㅎ
 
엘크 머리를 한 여자
스티븐 그레이엄 존스 지음, 이지민 옮김 / 혜움이음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밤, 네 명의 셸비 남성이 본인의 자치 지구로 도주하려던 루이스 A.클라크(수요일 기사 참고)를 체포 한 후 공격을 당했습니다. 클라크는 자신의 아내와 우체국 동료들을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의 주요 용의자였습니다.]


생존자의 말에 따르면 네 명의 남자가 하루 종일 돌아 다니며 수색 작업을 지원 했지만 용의자를 찾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들 네 명의 남자는 클라크와 그가 알 수 없는 이유에서 데리고 있었던 새끼 엘크를 트럭 짐 칸에 싣고 마을로 돌아 가는 길에 열 두 살이나 열 네 살 쯤 된 인디언 소녀로 추정되는 아이가 트럭에 올라 타 있었다.

사건 보고에 적힌 생존자의 말에 따르면 운전자가 트럭 위에 올라탄 아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차의 속도를 늦추며 아이의 존재를 외부 차량에 알렸다는 진술이 담겨 있다.



엘크 마을에서는 매년 끔찍한 장면이 너무 자주 되풀이 된다.

지난 몇 년 간 사냥꾼들의 비통에 찬 울부짖음이 숲을 뒤흔들었다.

- 돈 라우바흐와 마크 헨켈 <엘크 이야기>

10년 전 금지된 구역에서 엘크 떼를 사냥한 캐시, 리키, 루이스, 게이브는 치기 어린 젊은 날에서 벗어나 각자의 삶을 꾸려가고 있던 중 추수감사절이 다가오는 시즌의 마지막 날, 네 명의 원주민 남성은 엘크 떼를 사냥할 계획을 세운다.

이들은 지난 시절 처럼’ 추수 감사절 선물로 마을의 노인들에게 엘크 고기 주겠다고 계획하고 사냥 금지 구역으로 들어간다.


[루이스는 엘크가 죽었다고 확신한다. 10년 전 이 엘크를 죽인 건 그였기 때문이다.

엘크의 가죽은 여전히 차고에 놓인 냉동고 안에 있다.

엘크의 노란 오른쪽 눈.....예전에도 저렇게 뜨고 있었나?

엘크가 눈을 깜빡이자 루이스는 자기도 모르게 스읍 소리를 내뱉는다.]

새하얀 눈으로 가득 찬 숲 속에 울려 퍼진 총성 한 발이 울리고 전혀 예상치 못한 살해 사건이 발생한다.

네 사람은 이 사건을 실수로 묻어두고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10년 후, 네 사람 중 고향을 떠나 살고 있는 두 사람에게 10년 전 환영 속 그 인물이 다가 온다.


[사람의 것이 아닌 머리를 달고 있는 여자다.머리가 너무 무겁고 너무 길다.

미간이 넓은 자신의 눈을 그에게 붙박으려는 듯 그녀가 몸을 돌렸을 때 루이스는 그 여자를 보지 않기 위해, 숨기 위해 손을 들어 올리지만 너무 늦고 만다. 이미 10년이나 늦었다. 그가 방아쇠를 당긴 순간 부터.]


엘크의 어미는 자신의 새끼를 보호 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발굽으로 상대를 차버리며 으르렁 거리며 이빨로 물고 찢어 버린다.

하지만 상대가 총을 들었을 때는 어떤 방어도 소용이 없다. 총을 든 자에게 쫓기는 순간 어미 엘크는 아기 엘크를 데리고 무리 가운데 숨어 버려야 한다.

이동 중에 사냥꾼의 냄새를 맡는 즉시 달아나는 엘크들, 그 날의 기억은 무리들에게 각인되어 트럭이 절대로 올라 갈 수 없는 고산 지대로 달아나 버렸다.

어느 날 트럭 한 대가 그곳 ,엘크 무리들이 서식하고 있는 고산 지대까지 올라 왔다.


[무리가 반드시 지키는 또 한 가지 사실이 있다. 절대로 한 장소에 머물지 않는 것이다. 언제나 계속해서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우선 8 학년 지리학 수업에 앉아 있는 새끼 한 마리-새끼가 아니라 여자아이, 여자아이, 여자아이,여자아이를 찾아야 한다.]


이 여자 아이의 아비는 아이가 기억하고 있는 그 남자로 10년 전 괴물 같은 검은 형체로 하늘을 등지고 선 채 눈 내리던 경사지를 올려다보던 그 남자다.

죽은 자는 산 자들에게, 아니 살아 있어도 깨어나지 못한 자들에게 의심과 두려움, 죄책감과 공포의 얼굴로 나타나 10년 전 완벽한 복수를 위해 복수의 화신이 되어 이들의 삶에 나타난다.

[눈 위로 엘크 발자국이 보인다. 제법 큰 암컷 엘크 다. 리키를 보려고 그를 따라온 것처럼 길을 따라간 자국이 나 있는데, 꽤 무거운 엘크 다. 게이브는 오른쪽 집게 손가락을 발굽 자국에 갖다 댄 뒤 에르 발을 가진 작은 말이 사람을 태우고 지나간 건 아닌지 생각한다.]


루이스는 아내와 동료 중 누가 ‘엘크 머리를 한 여자’인지 의심하고 , 친구 캐시와 게이브는 서로를 의심하며 엘크 머리를 한 여자가 파 놓은 함정으로 속으로 빠져든다.


[그는 전적이 좋지 않은 인디언이기 때문에 부족 경찰이 출두했기 때문에 친구의 약혼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정신이 나갔기 때문에 그의 살인자 친구가 얼마 전 총에 맞아 죽었기 때문에 백인인 딸의 새 아빠가 그들의 땅을 가져가고 그들에게 나쁜 고기를 먹였기 때문에 수렵 감시관이 그의 고기를 가져가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에 그의 아버지가 총을 훔쳤다고 그를 신고 했기 때문에 총에 전쟁의 유령이 씌였기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진실을 서로 외면 했던 이들은 두려움과 공포에 사로 잡혀서 자신이 가장 사랑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에서 무겁고 긴 머리의 여자 엘크의 얼굴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는 너를 바라보지 않는다. 그러지 않을 것이다. 평생 그는 잘못된 곳을 바라봤다.”


‘엘크 머리를 한 여자’라는 불가해한 인물과 살인을 저질렀던 과거의 공포가 서로 맞물리면서 과거 역사에 남았던 폭력의 흔적, 야만의 시대 잔혹하게 죽임을 당했던 원주민들의 삶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소총은 너에게서 비켜 있지만 그의 몸에서 나온 붉은 피가 튀면서 너의 얼굴을 적신다. 너는 피를 핥는 대신 닦아낸 뒤 저기 깊은 어둠 속에 자리한 도로와 캐틀 가드를 내려다본다. 이제 한 명 남았다. 해치지 않겠다고 방금 약속한 한 명. 새끼를 죽이는 건 최악 중의 최악이다.]


“좋은 인디언은 오로지 죽은 인디언 뿐”이라는 백인 관중들이 조롱 섞인 노래를 듣고 서도 코트에 서서 공을 쥔 인디언의 후손 데노라


“덤벼 봐, 데노라는 머릿속으로 중얼거린 뒤 골대를 향해 또다시 공을 던진다. 좋은 인디언은 오로지 죽은 인디언 뿐이라면 자신은 최악의 인디언이 되리라.”


농구와 비슷한 게임을 해왔던 북미 원주민들, 엘크 대 학살 처럼, 침입자이자 정복자 백인들에게 짓밟히고 죽임을 당하며 끝없이 이어지는 폭력의 고리들,오랜 세월 축적 되어 쌓여진 피의 분노, 원한, 고통들은 언젠가 반드시 돌아온다.


[엘크 머리를 한 여자는 그의 의도를 이해한다. 달아나고 싶은 본능을 억누르며 그 대신 몸을 돌려 새끼를 감싼다. 경사지를 등지고 선 채 자신의 몸이 새끼를 안전하게 지켜줄 만큼 두툼하기를 바란다. 어미 엘크 라면 그렇게 해야 하지 않는가?]


우리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 죄악에 대해 얼마나 오랫동안 대가를 치러야 할까?


[암컷 엘크는 눈에서 일어나 새끼를 향해 몸을 숙이고 새끼가 뒤뚱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새끼의 얼굴을 핥는다. 그 모습을 끝으로 둘은 자취를 감춘다. 어미와 새끼는 잔디를 찾아 떠난다. 그곳에는 그들과 함께 모든 계절을 나기 위해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무리가 있다.]


농구 코트 장에 선 원주민의 후손 데보라는 4년 후 자신이 속한 팀이 두 번의 연장전 끝에 주 우승을 놓쳤지만 ,농구를 향한 사랑, 자신의 피 속에 흐르는 인디언의 혼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5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미 2022-05-03 11: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 죄악에 대해 얼마나 오랫동안 대가를 치러야 할까?‘
아마도 양심의 메아리가 울리는 시간동안이 아닐까 싶네요.

표지를 보고 올가 토카르추크의 작품<죽은 이들의 뼈 위로..>가 생각났어요^^*
상을 많이 받은 미국작가의 호러소설이군요!

scott 2022-05-03 23:01   좋아요 3 | URL
맞습니다
양심의 메아리!
하지만 이런 메아리 못 듣는 이들이 많이 있죠 ㅎㅎ

저도 이 책 표지에 확! 꽂혀서(올가 토카르추크 작품 스타일인줄 알고 냉큼 ㅋㅋ)

상을 많이 받은 작가, 극찬 받은 작가인데
제 스스로 이 책의 스토리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모르겠네요
미국 북미 원주민의 이야기가 중첩되어 있어서 ㅎㅎ

잘잘라 2022-05-03 12: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택시 기사를 멧돼지로 오인하여 방아쇠를 담긴 사람이 구속되었다는 기사를 본 직후에 이 글을 읽어서 도저히 그냥 지나갈 수 없어서, 그래서 담아갑니다. 책을 사는 이유는 정말 너무나도 많이 발생합니다. 😂

scott 2022-05-03 23:02   좋아요 3 | URL
잘잘라님 댓글 읽고 기사를 찾아 보았습니다
경찰소에서 허락 받고 멧돼지들 출몰하는 곳에서 쏜 사람이
택시 기사님 ㅠ.ㅠ

총기 사용이 자유로운 미국땅
지난 시절 짐승 사냥하듯
미 대륙 땅의 주인들을 죽였죠 ㅠ.ㅠ

새파랑 2022-05-03 12: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엘크가 사슴? 비슷한 동물인가보군요 ㅋ 엘크머리를 한 여자는 누구일까요? 🤔 역시 죄를 저지르면 편하게 살 수 없습니다~!

scott 2022-05-03 23:05   좋아요 4 | URL
‘말코손바닥사슴‘을 엘크로 부르는데
요 사슴 털이 엄청 폭쉰해서
북미 인디언들이 사냥해서 가죽 신발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새파랑님이 언급 하신 문장에
이 책에 가장 중요한 이야기, 단서가 담겨 있어서
😆👀

페넬로페 2022-05-03 23: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약간 으스스한 내용 같아요.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을 것 같아요~~
인디언과 백인과의 관계, 어떤 실수들이 얽혀 악이 발생하고 거기에 따른 응징들~~
엘크에 대한 이미지로 연결된 것들이 흥미로워요^^

scott 2022-05-03 23:12   좋아요 5 | URL
응징!ㅎㅎ
은 생각 보다 미약하지만

인디언들의 삶은 비참했고 백인들은 잔인했습니다 ㅠ.ㅠ

희선 2022-05-04 01:1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이 모른다고 지은 죄가 사라지지 않을 텐데... 죄를 지으면 평소처럼 살기 어려울 것도 같은데... 자신도 모르게 저지른 건 어떻게 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것도 책임이 있다고 한 말 본 적 있군요 페넬로페 님이 쓰신 글이었던 것 같네요 사냥도 그렇게 좋은 건 아닌 듯해요 아주 오래전에는 그렇게 살았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아도 되잖아요 그러다 사람이 죽을지도 모르니...


희선

scott 2022-05-04 16:29   좋아요 3 | URL
일단 총기를 소재의 자유를 주면 반드시 사고가 발생 하는 것 같습니다
광활한 미국땅의 영토 확장 정복의 시작이 총으로 시작 되어서...

총에 대한 무서움 공포 잔혹함에 무신경이 된 듯,,

희선님 말씀이 맞습니다
인간이 동물의 개체수를 조절한다고 마구 잡이로 사냥을,,,






mini74 2022-05-04 17: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서운데요 ㅠㅠ 전 엘크가 아주 작고 귀여운줄 알았는데 다큐에서 보니 우와!! 자동차하고도 맞짱 뜰 정도여서 놀랐어요. 결국 죄는 돌고돌아 아떤식으로든 뒷덜미를 잡아채는 거 같아요.

scott 2022-05-04 22:14   좋아요 1 | URL
달리는 엘크랑(무리들) 부딪치면 자동차가 전복 될 정도의 위력과 힘이 ㅋㅋㅋ

그러나 총을 든 인간은
단번에 ㅠ.ㅠ

미니님 어린이날 맛나는 거 많이!


╭ ◜◝ ͡ ◜◝ ͡ ◜◝ ͡ ◜◝ ͡ ◜◝ ͡ ◜◝ ͡ ◜◝ ͡ ◜◝ ͡ ◜◝╮
똘망이 특별 출연 하는 영상 기대 할께여 ~
╰ ◟◞ ͜ ◟◞ ͜ ◟◞ ͜ ◟◞ ͜ ◟◞ ͜ ◟◞ ͜ ◟◞ ͜ ◟◞ ͜ ◟◞ ╯
O
°
/}__/}
( • ▼•)

moonnight 2022-05-12 17: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완독하였습니다! 괜히 기뻐서ㅎㅎ^^;

scott 2022-05-12 22:10   좋아요 1 | URL
문나잇님 두툼한 책!
빛의 속도로!

잔혹한 장면도 꽤 나오죠 ㅎㅎ
 
봄의 제전 - 세계대전과 현대의 탄생 걸작 논픽션 23
모드리스 엑스타인스 지음, 최파일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억으로 위장한 상상이 전쟁을 집어삼켰고 무고한 희생자들의 무덤을 만든 전쟁의 이상주의는 니힐리즘으로 끝이 나버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 - 개정판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이혜승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위대한 문학이란 무엇인가? 아니 무엇이어야 하는가?문학을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디테일이란 무엇인가?언어의 연금술사 나보코프의 마법 같은 강의에 빠져 들며 톨스토이, 고골, 체홉,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들을 펼쳐 본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6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선 2022-04-26 03:1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보면 러시아 작가 소설이 보고 싶어지겠습니다


희선

scott 2022-04-27 21:52   좋아요 3 | URL
네! 희선님
재독 삼독 하고 있습니돠 ^^

coolcat329 2022-04-26 08:5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참 이 책도 사고 싶은데 참고 있습니다.

scott 2022-04-27 21:53   좋아요 2 | URL
알라딘 오월 가족의 달 이벵으로
이번달 보다 쪼끔 더 포인트 줄 것 같습니다 ㅎㅎ

새파랑 2022-04-26 10: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중고매장에 풀리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 근데 이 책 읽기전에 나보코프 작품을 먼저 읽어봐야 할거 같아요 😅

scott 2022-04-27 21:54   좋아요 3 | URL
나보코프의 강의 책은 중고로 잘 안나오능
이전판형도 나온적이 거의 없이
다른곳에서 오마넌에 팔렸던 ㅎㅎ

러시아 문학 강의여서 나보코프 자신의 작품은 단 한 줄도 안나옵니다 ^^

햇살과함께 2022-04-26 10: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골은 안읽어봤는데.. 이 책이랑 언급된 책들이랑 같이 읽어보고 싶네요~!

scott 2022-04-27 21:54   좋아요 3 | URL
고골의 외투와 감찰관 작품을 나보코프에게 배워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서니데이 2022-04-26 23: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요즘에 나보코프 책이 여러권 나오네요.
얼마 전에도 다른 책이 있었거든요.
한번 소개 읽어보겠습니다.
scott님, 좋은하루되세요.^^

scott 2022-04-27 21:55   좋아요 3 | URL
네! 서니 데이님
그럼에도 나보코프 작품은 한국어로 여전히 번역 안 된 작품들이 많습니다

좋은 밤! 굿!밤 ^^

mini74 2022-04-27 15: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5월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ㅎㅎ 5월 책지름의 스타트를 끊을 책 입니다 ㅎㅎ

scott 2022-04-27 21:56   좋아요 2 | URL
5월! 짠돌이 알라딘 가족의 달이라는 이벵으로
퀴즈 적립금 이번달 보다 쪼끔 더 줄것 같습니돠 ㅎㅎㅎ

페크pek0501 2022-04-28 17: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을 사고 싶게 만드는 이 백자평은 무언가요?
위대한 백자평인가요...

scott 2022-05-01 12:05   좋아요 0 | URL
페크님 칼럼 잘 읽고 있습니다
오월에도 건강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