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브륄라르의 생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9
스탕달 지음, 원윤수 옮김 / 민음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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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3년 10월 16일 아침 나절에, 나는 로마 자니콜로 언덕 위 산페이트로 인 몬토리오 성당에 있었다. 

햇살이 매우 아름다웠다. 

거의 느껴지지 않는 시로코가 몇 조각의 작은 구름들을 알바노산 위에 떠 있게 했다.  

상쾌한 따스함이 대기를 지배했고 나는 살아 있는 것이 행복했다.'

                                                                                     -앙리 브륄라르 中에서

앙리 브륄라르는 1832년 10월 16일 로마의 자니콜로 언덕에서 폐허가 된 로마 시를 내려다 보며 프랑스 대 혁명 직후 자신의 어린 시절로 시간을 되돌린다.


1783년 그르노블에서 태어난 스탕달의 실제 이름은 마리 앙리 벨(Marie -Henri Beyle)

어머니 사망 후,  반혁명 용의자 명단에 올라 가있던 아버지가 투옥과 가석방의 고초를 겪는 동안 스탕달은 외갓집 삼촌 집에서 자라게 된다.

 수학 경시 대회에서 최고 상을 받으며 3년 만에 고등 과정을 졸업하고 파리로 유학을 가지만 애초에 계획 했던 이공계 전공을 포기 하고 여러 곳을 전전하다가 병마에 걸린다.

친척의 도움으로 겨우 건강을 되찾은 스탕달은 국방성 고위 관리의 주선으로 국방부 임시 직원으로 채용 된다. 

이후 연대 소위로 임관 하면서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지방으로 발령을 받고  현지에 체류하는 동안 틈틈히 문학을  공부 한다.

군에 입대 한지 겨우 2년 만에 사직을 하고 이탈리아어와 영어 공부를 하며 희곡 극본 습작에 몰두 한다. 

여러 희곡 작품을 발표 하며 극단과 평단에 호평을 받은 스탕달은 사교계를 드나들며 수많은 인사들과 교류 하며 견습생 여배우들과 사랑에 빠진다.

마르세유에서 무역업에도 종사 했던 스탕달은 스물 세 살 나이에 행정 감독관과 참사원 의원직을 겸임하고 있는 피에르의 제의를 받고 전쟁 감독관과 임시 보좌직에 임명된다.

스탕달은 관료와 행정관 그리고 외교관 생활을 하는 도중에도 여배우들과 꾸준히 연애를 하며 밀라노에 장기 체류 하는 동안 다뤼백작 부인과 사랑에 빠진다.

나폴레옹이 실각 하던 해, 스탕달은 그르노블에서 방어 태세를 구축하는 작업을 하다가 파리로 가 나폴레옹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한다.

부르봉 왕조가 복고 된 후 스탕달은 관직 자리에 희망을 걸었지만 어는 누구도 그를 채용하지 않자 실망하고 이탈리아 반도를 샅샅이 여행 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밀라노로 떠난다. 

스탕달은 이곳에서 새로운 사랑에 빠지면서 이탈리아의 음악, 미술,건축에 관한 책을 집필한다.

서른 다섯 살 스탕달은 <나폴레옹의 생애>를 집필하고 이탈리아 정부로 부터 과격파로 의심받게 된다. 결국 밀라노를 떠나 고국 프랑스로 돌아 온다.

파리의 살롱을 드나들며 활발한 연애 활동을 시작한 스탕달은 잡지를 발행 하며 이탈리아 문화와 셰익스피어 작품을 집중 분석하는 글들을 연달아 발표한다.

백작 부인들과의 연애도 실패로 돌아가고  군인 연금 마저 더이상 나오지 않자 그는 극심한 생활고를 겪게 된다.

결국 오십에 가까워 졌을 무렵부터 열정적으로 글쓰기에 몰두 하며 <적과 흑>,<앙리 브륄라르의 삶>, <파르마의 수도원> 같은 대 작품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1786년 부터 1800년 까지 유년기 및 학창 시절 십 오년, 1800년에서 1803년 까지 병역 삼 년.

1803년 부터 1805년 까지 제 2의 학창 시절, 아델 클로젤양 및 딸의 연인을 가로챈 그녀 어머니와의 어처구니 없는 사랑, 양지 빌리에 거리에서의 생활, 마지막으로 마르세유에서 멜라니와의 즐거운 체류 이 년

파리로 돌아옴, 학창 시절의 마지막 일 년.

1806년 부터 1814년 말 까지(1806년 10월-1814년 황제 퇴위 까지)나폴레옹 밑에서 군 복무 칠 년 반.

1814년 4월 나폴레옹의 퇴위 기사가 실린 관보에 참여, 여행 몇 번과 크고 끔찍한 사랑, 책을 쓰면서 위로 받은 1814년 부터 1830년 까지 십오 년 반.

1830년 9월 15일 부터 현재 까지 제 2의 관직 오 년'


1814년 4월, 앙리(스탕달)은 나폴레옹과 함께 몰락 하고 이전의 삶, 앙지 빌리에 거리에서처럼 생활 하고 싶어 이탈리아로 건너 간다.

1821년, 메틸드라는 여인에게 사랑의 상처를 받은 앙리는 절망감에 사로 잡혀 자신의 머리에 권총을 쏴 버릴까 진지하게 고민 하면서 밀라노로 향한다.

하지만 막상 밀라노를 가기 위해 잠시 머문 파리에서 지겨움을 느끼며 이를 달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한다.


1830년 그는 <적과 흑>을 쓰는 동안 어쨌든 자아 도취감에 사로 잡혀 행복함을 느낀다.


[나는 곧 쉰 살이 된다. 이제 나를 알게 될 때이다. 나는 무엇이었나? 나는 무엇인가? 사실 이것을 이야기 하는 것은 나를 퍽 난감하게 만들 것이다.]


이 작품은 '자기 자신을 알도록' 이라는 대 전제에서 시작한다.

스탕달은 18살 때 부터 매일 일기를 썼지만 어제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오늘의 일지를 매일 기록 하고 있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져서 얼마 못 가서 일기 쓰는 걸 중단 한다.

드디어 빈털털이가 되고 더 이상 정부에서 어떤 일자리 제의도 들어 오지 않고 사랑 마저 실패하고 오십 세에 다다르자 비로소  '앙리 브륄라르'라는 인물을 통해 지난날의 자신의 삶을 회고한다.

1783년 출생

1800년 용기병이 됨

1803년부터 1806년 까지 대학생

1806년 육균 경리관 보좌, 브라운슈바이크의 경리관으로 일함

1809년 에슬링 또는 바그람에서 부상자를 수용하며 다뉴브강을 따라 눈 덮인 강의 양 기슭 린츠와 파소에서 임무를 수행함

프티 백작부인에게 연정을 품고 부인을 다시 보기 위해 에스파냐로 갈 것을 청함

1810년 8월 3일 거의 부인의 힘에 의해 참사원 심의관으로 임명됨

이렇듯 앙리 (스탕달)은 높은 대우를 받으며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다가 모스크바까지 가게 되었고 실레지아의 사강에서 경리관이 되었으며 마침내 1815년 4월, 그는 몰락한다.

그는 스스로의 몰락에 크게 두려워 하거나 놀라지 않고 공부 하는 사람, 저술가, 사랑에 푹 빠진 사람으로 1817년 <이탈리아 화화사>를 출판한다.

1819년 파산한 아버지가 사망해도 2년 동안 파리로 돌아 오지 않다가 한 여인 때문에 1821년 6월 파리로 돌아온 앙리는 메틸드라는 여인의 부정을 알았지만 이미 세상을 떠나 버린 그녀에 대한 사랑이 더 커져버린다.




1826년 겨울 알바노 호수 위 쓸쓸한 길에서 자신의 인생사를 곰곰이 떠올리며 지난 세월 동안 자신의 삶을 스쳐 지나간 여인들의 머리 글자를 지팡이로 그려 나간다.


비르지니(퀴블리)

안젤라(피에트라그뤼아)

아델(르뷔펠)

멜라니(길베르)

미나(드그리스하임)

알렉상드린(프티)

앙젤린(베레테르)-나는 결코 그녀를 사랑한 적이 없다.

안젤라(피에트라그뤼아)

메틸드(뎀보스키)

클레망틴

줄리아

하늘빛(azur)부인

아말리아(베티니)

자신의 불후 했던 유년기, 세상과 사람들에게 반항적이 였던 소년, 너무 나도 사랑했던 어머니의 죽음으로 심장이 녹아 내렸던 일곱 살 어린 아이 앙리 브륄라르


'하늘이 태양과 너무 가까우면 분명하게 알아 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떻게 하면 사랑을 이성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어디서 부터 시작 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읽는 사람이 알기 쉽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벌써 나는 철자를 바르게 쓰는 것을 잊고 있다. 

열정에 빠져 크게 흥분하면 그런 일이 일어나듯이 말이다.'

                                                                    -앙리 브륄라르의 생애 중에서 '


벽에 그려진 벽화의 커다란 조각 그림을 붙여 이어나가듯 오랜 세월 동안 잊고 있던 것들, 사람들 그리고 영원히 잃어버린 그 공간을 찾아 지도를 그리고 스케치를 하며  지난 세월에 발행 된 신문 조각을 찾아내  마음속에 남아 있는 크나큰 고통을 끄집어 낸다.

오로지 사회적 지위를 얻고 자신의 야망만 채우는 데 급급 했던 아버지, 어머니 대신 자신의 양육을 떠 않은 고모는 매일 잔혹한 말과 폭력으로 앙리의 삶을 짓밟는다.


'우리가 불행 하기 때문에 눈물이 존재 한다.'


혼돈의  대 격동기 시대에 혁명을 겪고 공화주의자로 한 시대의 몰락을 체험하며 수 많은 여인들과의 사랑 속에서 맛보고 꿈꾸었던 절망과 환희

그가 자신의 삶에서 가장 집착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1825년에 사망한 메틸드라는 여인,그녀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앙리는 일주일에 두어번 , 두 시간 동안이나 그녀와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프랑스 대 혁명 이후 거세게 불어 닥친 시대의 변화, 배신,모멸,헛된 욕망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생애 마지막 희망의 빛을 발견한다.


[라파엘로의 '그리스도의 현성용'이 두 세기 반 동안 찬미 된 곳이 바로 여기이다. 얼마나 다른가, 오늘날  그 그림이 깊숙이 묻혀  있는 바티칸 궁전의 저 회색빛 대리석으로 된 음산한 화랑과 말이다! 그러니 250년 동안 그 걸작이 이곳에 있었다는 것이다.

오 ! 관대한 독자여, 나를 용서 해 주길! 아니, 그보다는 만약 당신이 서른 살이 넘었다면, 또는 서른 살이 넘진 않았지만 산문파라면 이 책을 덮어 버리 도록!]

그의 삶은 어느 누가 이해 하고 믿을 수 있을까?

1800년대 그다지 정의롭지 못했던 시대, 무능한 관료와 부패한 귀족들이 시민과 하층민의 삶을 착취하던 시대에 순응주의자로 전락하기 전 그는 나폴레옹의 몰락으로 인생의 밑바닥으로 추락하자 엄마를 잃고 외가에 맡겨진 일곱살 몽상가로 돌아가 버린다.

스탕달은 자신의 삶의 끝자락에 매섭게 몰아 닥친 3번의 추위를 견디다가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난다. 

'나는 늘 모든 것을 로시니가 음악을 쓰듯이 써 왔고, 지금도 그렇게 이 글을 쓰고 있다.

그러니 나는 매일 아침 지난 시절의 내 삶을 오페라 각본 처럼 쓰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너무나도 다정하게 바라보면 결국.... 망가진 삶을 펜으로도 극복하지 못한다.....'


1842년 3월 23일,마리 앙리 벨(Marie -Henri Beyle) 쓰고, 사랑하고, 살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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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2021-12-06 18: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스탕달의 작품은 <적과 흙>만 읽어봤어요. 그것도 너무 오래되어서..ㅎ
인생에 많은 부침이 있었군요. 7살에 어머니를 잃다니 너무 안타깝네요.
그래도 작품으로 남아서 독자들의 영혼을 달래주고 있으니 정말 다행이에요.^^

scott 2021-12-06 21:12   좋아요 4 | URL
자신의 지난 시절을 이토록 생생하게 기억 하고 있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스탕달의 인생도 파란만장(여자가 끊이지 않았음) 했습니다

모나리자님 오후 시간 평안 하게 보내세요 ^^

coolcat329 2021-12-06 18: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자기 자신에 대한 책이군요.
스탕달이 자기 삶에서 가장 집착했던건 사랑과 글쓰기였던거 같아요. 여자를 많이 좋아했네요 ㅎㅎ
어머니가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서 더 그랬나 싶어요.

<적과흑> 이 책은 좀 읽어야 문학러버로 조금 당당할텐데 내년엔 꼭 읽겠습니다!

scott 2021-12-06 21:16   좋아요 4 | URL
자신의 친가 외가(어린시절) 이야기까지 포함 되어서 구성이 좀 복잡하고 산만 합니다.

실패와 나락에 떨어졌을때 더 행복 했다며 글쓰기 몰두 하고 나름 부지런하게 연애도 했던 여유 만만했던 인물 ㅎㅎㅎ
엄마를 잃었던 순간 정신적 충격이 상당했던 것 같습니다
한국어 번역본에는 아주 많은 스케치 들이 대량 생략 되었는데 원본에는 상당향의 스케치를 통해 그 시절에 느낌 추억을 스크랩 하듯 붙여 놨습니다

적과흑 부터 읽으시면 이 책 훨씬 빨리 읽혀 집니다 ^^

페넬로페 2021-12-06 18: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자전적 내용의 책이네요~~
그 어떤 작가라도 경험이 많아야 좋은 작품 많이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스탕달의 생애도 부침이 많은것 같아요^^
저는 아직 적과 흑도 안 읽어서~~
내년엔 읽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scott 2021-12-06 21:18   좋아요 3 | URL
맞습니다
전쟁 혁명 질병 가족, 지인 연인의 죽음 까지,,,
스탕달은 여행도 많이 다녔고 화려한 이력까지! 맘껏 살아 봤습니다
인생 밑바닥 까지 내려가도 글을 쓸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페넬로페님 2022년 스탕당 작품 찜!👆^^

미미 2021-12-06 19: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적과흑> 사놓은지 좀 됐는데(것도 아주 가까이 있는데)하권은 어디있는지도 모르겠어요ㅋㅋㅋ 스탕달이 자신의 삶을 기록으로 남긴 덕분에 독자들이 그래도 기억하고 느껴볼 수 있는듯 합니다😊

scott 2021-12-06 21:19   좋아요 3 | URL
미미님 집 어딘가 있지 않을 까요?
하권만 누군가 집어 갔을리가 없음 ㅋㅋㅋ
아님
책이 넘 ㅎ 많아서 어딘가에 잘 있을 것 같습니다! ^^


서니데이 2021-12-06 20:1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 책 표지는 작가 초상화였군요.
그건 생각못했는데.
아니면 전에 듣고 잊어버렸을지도 모르겠네요.
잘읽었습니다.
scott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scott 2021-12-06 21:20   좋아요 4 | URL
스탕달 모습이 제대로 그려진 그림이나 자료가 없습니다 ㅎㅎㅎ
여기 져기서 가장 널리 쓰여지고 있는 초상화!!
서니데이님 행복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

Falstaff 2021-12-06 20:16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크.... 내일 아침에 제 감상 올리려 했는데, 이거, 스콧님, 너무 멋있게 쓰신 바람에 기가 팍 죽습니다.
사실 써 놓았는데, 아예 비교가 되질 않는군요. ㅋㅋㅋ 감탄입니다!!!

scott 2021-12-06 21:22   좋아요 5 | URL
퐐스타프님의 입체적인 리뷰 기대 합니다 !🖐 ^^

민음이 오역 오타 싹다 정리 하려다 포귀 !ㅎㅎㅎ

어쨌든 이 책 번역한 역자가 어째서 완본판으로 번역 하지 않았는지!!!

퐐스타프님 내일 모닝 리뷰 꼬옥 올려 주세요!!^^

새파랑 2021-12-06 21: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스탕달~!! 완전 사랑꾼이군요 ^^ 사진만 봐서는 짝사랑만 했을거 같은데 그게 아니었군요. 완전 매력남~!! 이 작품은 자전적 소설인가 봅니다~ 파르마의 수도원 읽고 이 책 읽어볼께요 😆

scott 2021-12-06 21:23   좋아요 5 | URL
사랑꾼은 저얼대 아닙니다 !ㅎㅎ
근데 매력은 넘 쳤는지
여자가 끊이지 않았던 분!

새파랑님 적과 흑 -파르마-이 책 읽으시면 스탕달 정복!!^^
응원합니다 ^^

mini74 2021-12-06 22: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얼굴 반갑다 했더니 ㅎㅎ제2의 성에서 본 스탕달! ㅎㅎ 전 적과 흑만 아주 오래전에 봤던 기억이 남니다. 스콧님 리뷰 속 스탕달을 만나보고 싶네요. 요즘 통 진도가 안나가는데 ㅎㅎㅎ 책욕심만 늘어요 ㅠㅠ

scott 2021-12-07 00:26   좋아요 3 | URL
스탕달! 자신의 얼굴은 별로 초상화로 남기지 않아서 저렇게 오묘하게 수염 자랐거나 얼굴색 흙톤 된것 밖에 없습니다 ㅋㅋㅋ

앞선 사상과 확트였던 인생을 살다간 스탕달!ㅎㅎ

미니님 쟁여둔 책부터!
장바구니 클릭👆 하지 말귀 ^^

희선 2021-12-07 03: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니 같은 사람을 찾았던 건지... 힘든 일이 있을 때 더 글을 썼군요 그런 일이 글을 쓰는 데 힘이 됐던가 봅니다


희선

scott 2021-12-07 11:44   좋아요 0 | URL
그런것 같습니다
어머니 같았던 이모도 뒤이어 세상을뜨고
스탕달이 살던 시대가 격변기여서
지인들의 죽음,이별등
풍운아처럼 살다 갔습니다
그럼에도 예술을 향한 사랑은 잃지 않은 ,,,
 
공감은 지능이다 - 신경과학이 밝힌 더 나은 삶을 사는 기술
자밀 자키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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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공감' 그 자체로 하나의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당신의 고통을 느끼는 것' 하지만 '공간'이라는 감정은 사람들에 따라 서로 다른 '감정' 반응을 보인다. 즉 다른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인지 하는 것(인지적 공감) 과 그들의 감정을 함께 느끼는 것(정서적 공감) 그리고 그들의 경험을 개선 하고 싶은 마음(공감적 배려)로  '공감'이라는 감정을 세분화 할 수 있다. 

똑같이 화재 현장에 있어도 각기 다른 감정을 느끼며  반응한다.

각자의 사적인 세계는 불안정하고 가변적인 궤도를 따라 서로의 주변을 맴돌지만 궤도가 완전히 겹쳐지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두 사람이 친구가 될 때 두 세계는 서로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우리는 공감을 통해 다른 사람의 세계에 들어가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에 대해서도 여러 추측을 하게 된다. 전혀 모르는 이들에 감정 섞인 말을 들어 주기만 해도 그들이 무엇을 즐기고 있는지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자밀 자키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 교수는 심리학과 뇌 과학, 신경 과학의 최신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공감이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키울 수 있는 기술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심리학과 신경 과학을 이용해 공감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공감하는 법을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을까?

자키 교수는 인간의 본성이 변하지 않는다는 과학자들의 오랜 연구 결과와 달리 신경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뇌는 고정된 회로가 아니며 평생에 걸쳐 변화하는 걸 알 수 있게 됐다고 주장한다. 

독일의 뇌 과학자 타니아 징거 연구팀은 2년 동안 300명을 대상으로 불교의 명상법 '자애 명상'을 통해  사람의 공감 능력을 키우고 향상된 공감 능력을 유지하게 할 수 있을지 연구 했다. 

참가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너그럽게 행동했고, 타인을 돕고자 하는 욕망을 이전보다 강하게 느꼈다. 

이를 뒷 받침 하는 증거로 자기 공명 영상 장치(MRI)로 뇌를 스캔 한 결과 공감 관련 부위가 커졌다는 건 불교 명상을 통해 의도적인 노력과 연습으로 공감 능력을 기르고 생물학적 변화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이 책의 저자는 개인의 공감 능력이 태어날 때 정해져 바뀌기 어려운 ‘기질적 특성’이라는 선입견을 부정한다.1990년 심리학자 피터 샐러 베이와 존 메이어는 지능지수인 IQ와 대조되는 개념으로 EQ(감성지수 또는 감정지능)를 만들었다. 좋은 머리는 타고난다고 여겨지듯이, 공감을 할 수 있는 능력인 EQ도 타고나는 기질이라는 인식이 퍼졌다.

이후  21세기에 들어서자 많은  심리학자들은 '공감'을 계량적으로 측정하면서  학문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를 토대로 좋은 머리를  타고나는 것 처럼 공감을 할 수 있는 능력인 EQ도 타고나는 기질이라는 인식이 퍼졌다. 

하지만 공감이라는 감정은 수많은 외부 요소들과 각자 처해진 환경에 에 의해 결정된다.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조절 하느냐에 따라 공감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우리는 음향기기의 볼륨처럼 공감의 볼륨을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체력이나 민첩함, 글자 맞추기 게임을 잘하는 것처럼 평범하고 아주 오래된 능력이다. 유전적으로 더 강한 공감력을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그 힘은 우리 자신에게 달린 것이기도 하다. 주로 앉아서만 생활하면 근육이 위축된다. 활동적인 상태를 유지하면 근육도 강해진다.”

전쟁, 폭행, 자연재해 등 트라우마 같은  끔찍한 사건을 겪은 사람들의 공감 능력이 더욱 깊어진다.

 2017년 미국에서 허리케인 하비가 휴스턴을 강타했을 때,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생존자 단체가 보트 수십대를 텍사스로 몰고 가 피해자 구출을 도왔다. 

트라우마 생존자들은 ‘동료 상담가’로 활동하며 또 다른 트라우마 피해자들을 돕는데 적극적으로 나선다.

'생존자들이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은 자신을 돕는 일이기도 하다. 상투적인 생각으로 ‘피해자’란 트라우마 때문에 나약해진 존재일 것 같지만, 트라우마 이후 더 강하고 충만한 사람이 된 이들도 많다.'

남을 배척하면서 우리 편의 작은 피해에 광분 하는 것은 공감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사람들은 타인에게 해를 입힐 때 죄책감을 덜고 공감 정도를 낮추기 위해 비인간화라는 기법을 교묘히 활용해왔다.

우리의 본능은 어떤 의미에서든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 안에서 진화 해왔다. 

우리가 목격하는 고통은 우리 앞에 있는 사람들의 고통이었고 우리는 그들의 고통에 개입함으로써 상황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서로가 서로에게 '공감' 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 들고 있다.

특히 2020년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해 인종별 증오심은 더욱 커졌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타인에게 친절 하려고 노력했던 사람들 마저도 비 대면 사회라는 뉴노멀 시대에 서로 간의 거리, 감정의 거리를 두는 게 일상화 되어버렸다.

현재 전세계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질문 '우리는 문명이 붕괴하고 지구가 살릴 수 없는 지경이 되기 전에 전 지구적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코로나 이후 세상은 전보다 더 각박하고 사람들은 서로 거리를 둔 채 스마트 폰을 통해서만 소통 할지 모른다.

 앞으로 인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모르지만 함께 공감 하는 세상이라면 현재의 고통보다 더 큰 고통을 겪게 될지라도 파괴되고 분열된 사회를 하나로 단결 시키는 힘도 '사회적 공감'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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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21-11-25 12: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거의 다 읽은 (마지막 장을 남겨 놓은) 책이라서 반가움이 큽니다. ^^

scott 2021-11-25 12:46   좋아요 5 | URL
올 봄에 완독 했는데
이제서야 ㅎㅎㅎ
리뷰를
공감 지능 +1 !up!^^

오거서님의 공감 지능은 ~
(‘-‘ э )Э~~~~~■■■■■□98%

오거서 2021-11-25 12:48   좋아요 5 | URL
재치 만점! ㅎㅎㅎㅎㅎ

scott 2021-11-25 16:23   좋아요 3 | URL
맛!점
(ノ≧ڡ≦)💕

새파랑 2021-11-25 13: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공감도 지능이군요 ㅋ 저는 공감은 잘 한다고 생각하는데 제 지능은 그저 그런거 같은데요 😅

공감은 지능 더하기 노력인거 같아요. 먼저 관심을 가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scott 2021-11-25 16:24   좋아요 4 | URL
오! 새파랑님 저랑 비슷 ㅎㅎ

EQ와 IQ는 숫자 차이가 많이 큽니다 ㅎㅎㅎ
공감하려고 노력 해야
우리 사회가 좀더 따숩게 될것 같죠! ^^

독서괭 2021-11-25 13: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호 공감능력도 발전 가능하군요. 명상으로 공감능력을 높일 수 있다니.. 국민프로그램으로 하면 세상이 좀 나아질까요? ㅎㅎ

scott 2021-11-25 16:25   좋아요 4 | URL
그쵸! 명상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맨발 산행 하시는 울 툐툐님 1분 명상

업데이트가 시급 합니돠! ㅎㅎ
(๑^ ^๑)

페넬로페 2021-11-25 15:3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공감을 계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게 요즘 시대다워요. 공감이 키워질 수 있다는데에 동감입니다.
책을 읽는 것도 확실한 방법 같아요^^

scott 2021-11-25 16:26   좋아요 5 | URL
그쵸 독서 만큼 간접 경험을 하면서 공감 능력을 키워 나가는 !

코로나로 비대면 시대에 더더욱 공감 능력을 키워 나가 야 하는데
하루 확진자 급증 속도 무섭습니다
페넬로페님 건강 잘 챙기세요 ^^

mini74 2021-11-25 17: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이 어릴적 EQ의 천재들이란 그림책 정말 좋아했었는데 거기선 엉뚱씨든 엉망씨든 우쭐씨든 모두 잘 살아가는 ㅎㅎ 공감능력 정말 필요한 시대, 사회적 공감의 필요성 등 다 좋은 말, 공감가는 말입니다 스콧님 *^^*

scott 2021-11-25 17:13   좋아요 4 | URL
오! 엉망이 우쭐이 엉뚱이들!이여도 공감 능력이 좋다면 !👌
요즘 발생하는 끔찍한 범죄들
공감 능력과 관계가 깊은 것 같습니다. ㅠ.ㅠ

행복한책읽기 2021-11-26 16: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감 지능 세 가지 중 인지적 공감과 정서적 공감의 대표 주자들이 저희집에 있어요. 딸은 이해하면 더 잘 공감하구요, 아들은 인지력은 떨어지지만 마음만큼은 잘 움직여 정서적 공감을 기가 막히게 하더라구요. 말은 잘 이해하지 못해도 표정은 누구보다 빨리 캐치해 상대의 기분을 물어보곤 한답니다. 물론 처음부터 그렇진 않았겠죠. 공감 받은 경험이 많을수록 공감을 잘하게 되더라구요. 그러니 공감 지능도 키워진다에 한 표!! 첨단 과학의 시대에 비대면으로 지구 구석진 곳의 누군가를 화면으로 아무리 자주 본다 해도, 옆사람의 숨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대면 만남만큼 공감을 증폭시키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코로나가 제발, 제발 물러갔으면 좋겠어요. ㅡㅡ

scott 2021-11-26 16:36   좋아요 1 | URL
우와 행복한 책읽기님 아이들 잘 키우 셨네요

요즘 신입들 공감 능력이 바닥인 이들이 꽤 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공간과 현실과 차이가 아주 많이 커서 사람과 눈을 맞추고 이야기 하는걸 불편해 하죠

공감 지능을 키우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 어렸을때 동물과 식물을 키우고 돌봐주고 가꿔 나가는 면서 자연스럽게 형성 된다고 하네요.

코로나로 사람과 사람사이의 사이버 공간만 더더욱 확장 되고 있으니
인제 공감지능도 바코드 번호 입력 하라는 시대로 갈것 같습니다 ㅠ.ㅠ
바이러스 변이는 계속 되고 있어서
백신과 +알약+마스크 이렇게 수년을 살아야 할지 몰라여 ㅠ.ㅠ
 
내게는 수많은 실패작들이 있다 - 우아하고 유쾌하게 나이 든다는 것
노라 에프런 지음, 김용언 옮김 / 반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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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구글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여기에는 장점도 있다. 무언가를 잊어버리면 아이폰을 채찍질해서 구글로 검색해보면 된다.

 시니어 모먼트는 구글 모먼트가 되어가고 있다. 

이 말이 더 행복하고 그럴싸하고 젊고 현대적으로 들린다. 

안 그런가? 검색을 자유자재로 함으로써 당신이 시대에 발맞출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내가 이상한 늙은이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으리라고 스스로를 속일 수도 있다. 

잃어버린 고리를 찾는 일은 너무 나도 간단해졌다. 

시니어 모먼트라는 끔찍한 순간은 사라진 것이다. 

놓쳐버린 말을 찾기 위한 길고 긴 탐색의 순간, 수수께끼 풀이의 순간, 머리를 툭툭 치면 생각날 듯한 그 순간, 손가락만 튕기는 짜증스러운  그 순간 말이다. 그냥 구글로 가서 찾아오면 끝이다.
하지만 자기 자신의 삶을 찾아올 수는 없다.'



우리 모두 구글이 지배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세상의 모든 중심의 생활과 네트워크까지 구글을 접속하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인터넷 접속 불량으로 구글이 로그아웃 되는 순간,,,,비밀 번호를 기억해내지 못 하게 된다면,,,,


2012년에 세상을 떠난 언론인이자 영화 감독 노라 에프런의 마지막 에세이가 재 출간 되었다.


이 에세이의 원 제목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I Remember Nothing: And Other Reflections) ’로 지난 시절 허둥지둥 하며 살아 왔던 지난 시절, 빛났던 모든 순간 속에 겪어냈고 이겨냈고 감내해야 했던 고통과 아픔을 소멸되는 기억력을 되살리며 70세를 바로 코 앞에 앞둔 시기에 한 편의 책으로 남겼다.


['뉴스위크'에 오직 우편 담당 아가씨들만 있을 뿐이었다. 당시에는 (나처럼) 대학 졸업생이고 (나처럼) 대학 신문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고 (나처럼) 여자일 경우, 회사는 그 사람을 우편 담당 아가씨로 고용했다.

 만일 (나와 달리) 남자이고, 그 밖의 모든 조건은 나와 같은 경우, 회사는 그를 리포터로 고용해서 미국 곳곳의 사무실로 파견했다. 물론 불공평한 이야기지만 당시는 1962년이었다. 회사는 그렇게 돌아갔다.이런저런 일들을 다 겪고 난 후에 보니, '뉴스위크'에서 성차별이 얼마나 깔끔하게 제도화되어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남성에 대해 여성은 열등한 존재였다. 모든 남성 필자들 아래에 허드렛일을 다하는 여성들이 있었다. 딱히 의미는 없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세부 사항들을 화려하게 치장해주는 작업마다, 그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어린 보조들이 필요했다. 

간부들의 실수를 수정해주는 밑줄 긋기 작업이 필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이런 사실들을 다 알아채기에는 너무 어렸다. 다만 나는 서서히 《뉴스위크》에서는 내가 필자로 승진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설사 승진했다 해도 그 일을 잘했을 것 같지 않다. ]


시나리오 작가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노라 에프런은 뉴욕포스트와 뉴욕매거진을 거쳐 에스콰이어지에서 일하며 남자 중심으로 돌아가는 정글 같은 언론계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독보적이게 다지며 여성의 관점에서 솔직한 섹스,음식,연애, 사랑의 관한 칼럼으로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 잡으며 미국을 대표하는 칼럼니스트가 된다.


노라 에프런의 삶을 통째로 뒤 흔들었던 두번째 결혼, 워터게이트 사건을 파헤치며 유명해진 두번째 남편인 워싱턴 포스트 기자 번스타인이 다른 여자와 스캔들을 일으켰는데, 에프런은 남편의 연애 행각 사실을 신문을 통해서야 알게 된다.

번스타인과 이혼 후 노라는 이 사건을 소재로 소설을 쓰며 영화계로 진출한다.

노라는 두 번째 남편 번스타인과 워터게이트 사건을 담은 영화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1976)이란 시나리오를 썼지만 안타깝게도 채택되지 못하지만 그녀의 시나리오를 흥미롭게 읽은 영화사 간부가 작품을 의뢰 하고 시나리오를 쓰게 된다.

드디어 48세나이에 직접 각본을 쓴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로 데뷔하며 로맨틱 열풍을 일으킨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유브 갓 메일>(각본, 연출) 등 90년대의 도시 속 남녀의 로맨스 감성을 정확히 짚어내며 51세 감독으로 멋지게 데뷔한다.

멋지게 성공을 한 노라는 "나는 69살이고, 늙어가고 있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점점 흐려지고 있는 자신의 '기억력'과 '늙어가는 모습'을 행복했던 시절,씁쓸했던 추억, 수 많은 실패와 좌절의 순간을 유쾌한 시선으로 회고한다.


"나는 어떤 것에 대해서도 깊이 알지는 못했지만, 어쨌거나 그 직업에 종사했다. 나는 그 스피드를 사랑했고, 마감을 사랑했다"


그녀는 지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을 만났고 수많은 역사적인 순간의 현장에 있었지만 69세에 이르러서는 거의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며 노트북 앞에서 '민트 잎을 넣어서 만든 그 칵테일'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구글 검색 창을 찾아 헤멘다.


지금 현재도 시간은 흐르고 있고 우리의 삶은 계속 되고 있다. 

어떤 날은 대단한 성취감을 맛보기도 하고 어떤 날은 두 번 다시 돌이키고 싶지 않을 만큼 좌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식사 시간이 다가 오면 배를 채우고 일을 하며 퇴근 하기만 고대 한다. 

이것이 인생이고 나의 하루였다는 사실을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 부터 알았다면, 세상 밖으로 나오고 싶었을까?  

시중엔 자신의 성공과 실패담을 늘어 놓으며 이렇게 살아보니 인생 대박 쳤다. 실패 했다. 극복했다.등등 나보다 몇 배 인생의 값진 경험을 한 이들의 인생 십계명이 새겨진 책들로 뒤 덮여 있다. 실패한 인생을 널리 알리며 성공에 대한 열망의 불을 지피는 책, 그러나 이 모든 이들, 성공했거나 실패 했거나, 인생의 행운을 거머쥐었거나, 아니면 오늘도 어제와 같은 나날을 살아가는 이들 모두 나이를 먹어가고 있고 늙어 가고 있다.어느 순간부터 나잇값을 못한다는 소리를 듣게 되거나, 전 과 달리 어떤 의욕이나 성취감조차 못 느끼는 인간,,, 그렇게 늙어 가고 있을 것이다.



'노화 과정의 최악의 진실 중 하나는 죽은 친구들을 누구로도 대체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하루에 6킬로미터씩 뛰고 견과류와 딸기류만 먹던 사람들도 갑자기 죽는다. 하루에 위스키를 4리터씩 들이키고 담배를 두 갑 씩 피우던 사람들도 갑자기 죽는다. 당신은 하루아침에 추첨 게임의 기로에 놓인다. 궁극적인 기회의 게임. 언젠가 당신의 운도 다할 것이다. 모두가 죽는다. 그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하루에 아몬드를 6개 씩 먹든 안 먹든, 신을 믿든 안 믿든. '


좋은 시절, 앞으로 인생의 찬란한 빛을 맛볼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남아 있을까?

흘러가는 시간을 안타까워 하며 하루 하루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에 우울해 하지 말자.

매일 매일 정말 하고 싶은 일 한 가지 씩 떠올려 보자 기억 나지 않는 것에 집착 하지 말자.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구글 검색 창을 터치 하지 않으려면   지금 이 순간의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내가 가야 할 길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 해 보자.



[독서가 전부입니다. 독서는 내가 무언가를 성취하고, 무언가를 배웠고, 더 나은 사람이 된 것처럼 느끼게 합니다. 독서는 나를 더 똑똑하게 만듭니다. 독서는 나에게 나중에 이야기 할 무언가를 주고  독서는 내 주의력 결핍 장애가 스스로 치료하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건강한 방법입니다. 독서는 하루를 꾸미고 현실과 접촉하는 방법이고, 너무나 현실적인 하루를 보낸 후 다른 사람의 상상력과 접촉하는 방법,독서는 굉장합니다. 독서는 행복입니다.]


그렇다. 이런 책을 발견 하는 것도 행복이다.


이런 책을 발견 하는 것도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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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11-22 13:1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독서는 굉장합니다..!! 오 유명한 영화 많이 만든 감독이군요. 제목도 멋지고. 스콧님 리뷰도 멋지고. 찜합니다~~

scott 2021-11-22 17:33   좋아요 3 | URL
그쵸 !
괭님 이분은 20세기 영화계에 제인 오스틴!!
이책이 괭님에게 굉장한 경험과 감동을 주길 바랍니다 !^^

행복한책읽기 2021-11-22 13:1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1등~~~글은 나중에 읽을게요. 제게도 실패 수두룩~~^^

행복한책읽기 2021-11-22 15:39   좋아요 4 | URL
어머나 1등 아니었군요. ㅋ. 그 유명한 <해리가 샐리를~~>의 감독이었다니. 저 영화 세편 다봤어요^^ 암요. 독서는 행복입니다. 스미는 행복이라죠. 책만큼 제게 지속적인 행복을 선사하는 것이 없어요. 제가 책을 멀리하지 못하는 이유^^ 찜찜찜 합니당~~^^

scott 2021-11-22 17:35   좋아요 2 | URL
전 ,,,실패를 밥 먹듯이 ㅎㅎㅎ

scott 2021-11-22 17:35   좋아요 2 | URL
행복한 책읽기님
책 오래도록 곁에 두고 열독 하려면 눈 건강!

1일 1당근 섭취 강력 추천 합니돠!^^

오늘도 맑음 2021-11-22 13:2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요즘 같은 저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은 책입니당~!!
리뷰를 다 읽지 못 한채 자리를 뜹니다.
그래도 꼭 읽어 보고싶은 책이네요~!!
읽은 후 다시 이 자리로 와서 댓글 달아 보도록 합지요ㅎㅎㅎㅎ

scott 2021-11-22 17:36   좋아요 3 | URL
노라의 위트를 사릉합니다!
대단한 인생 경험 장황하게 늘어 놓지 않아서 좋고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에 반하게 됩니다 !!^^

프레이야 2021-11-22 13:2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에세이군요. 담아갑니다. 줄리와 줄리아, 좋았어요. 독서는 굉장한 일, 동의하지요^^

scott 2021-11-22 17:37   좋아요 3 | URL
줄리아 영화도 좋았죠!
전 노라가 연출 하는 영화들 엔딩을 좋아 합니다!
독서는 굉장한 일 !ㅎㅎ

새파랑 2021-11-22 14: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분도 유명한 감독이셨군요. 작품이 다 으리으리 합니다 ㅋ 이름이 낯이 익어 찾아보니 예전에 <내인생은 로멘틱 코메디>도 쓰셨더라구요 ㅎㅎ 좋은 책을 발견하는 건 가장 큰 행복이 맞습니다~!!
구글에서는 찾을 수 없는 내 삶^^

scott 2021-11-22 17:38   좋아요 4 | URL
새파랑님 영화 강추 합니다

우선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부터 보세요!!

구글 없이는 플친 님들과도 소통을 못해유 ㅎㅎㅎㅎ

scott 2021-11-22 14: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류를 수정해도 북플에서는 안돼능 (,,-`_●-)

청공 2021-11-22 14:4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해리샐리.시애틀. 한때 맥라이언을 좋아했던 때가 떠올라요. 구글 검색창 터치하지 않기가... 힘든 요즘이네요ㅠ 독서가 전부라 말하는 에프런은 어떤 책을 읽었까 궁금해지네요.^^

라로 2021-11-22 15:18   좋아요 4 | URL
에프런도 클래식을 좋아했어요, 특히 제인 오스틴의 책을 너무 좋아해서 여러 번 읽었고,,, 제가 그녀 때문에 읽었던 읠리엄 월키 콜린스의 책도 좋아한다고 썼고,,,많아요,,, 노라 에프런,, 제가 넘 좋아하고 닮고 싶어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스캇님도 아닌데 껴들었어요. ^^;;

scott 2021-11-22 17:40   좋아요 3 | URL
구글 비번 잊어 버려서 하루 꼬박 멍텅구리 처럼 살았던 적이 ㅎㅎㅎ

노라는 제인 오스틴의 광팬입니다
20세기 영화계의 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도 대단한 천재 이지만
로맨틱 작품의 서사와 구조 그리고 엔딩까지
제인 오스틴의 작품은 바이블 급!!^^

scott 2021-11-22 17:40   좋아요 3 | URL
라로님의 롤 모델!!

라로님은 이미 북플계에 셀럽 이십니다 ^^

페넬로페 2021-11-22 14: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해리가 샐리를~~, 시애틀~~,유브 갓~~
이 영화들 다 좋았고, 최근에 줄리앤 줄리아를 봤는데 다 노라 에프런 감독의 작품이군요^^
인생의 마지막까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면 그것이 가장 큰 축복이겠죠.
그것중의 하나가 독서라서 더 좋아요^^
오늘 아침부터 나갔다 왔는데 첫눈 맞았어요. 첫 눈 오는 날 scott님과 우리 북플 친구들에게 행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scott 2021-11-22 17:41   좋아요 5 | URL
노라 표 영화들 엔딩을 좋아합니다!
90년대 감성이 담긴 로맨틱 영화들!!

페넬로페님 2021년 첫 눈 맞으셨다면 대박의 기운이 !!^^

저녁시간 맛나는 걸루 ^ㅅ^

그레이스 2021-11-23 07:19   좋아요 2 | URL
저도 그런 엔딩 좋아요

미미 2021-11-22 15: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앗!!!이 책도 읽어봐야겠어요! 번스타인에 관한 영화 극장에가서 봤었는데 번듯한 외모로 참 지저분하게 살았더라구요. 미국인들은 유독 비극을 오히려 새로운 삶의 원동력으로 만드는 인물들이 눈에 띄는것 같네요.😍👍

scott 2021-11-22 17:42   좋아요 2 | URL
번스타인 사생활!
노라가 멋지게 성공으로 복수를!!

미미님 말씀이 맞습니다 미쿡인들 삶의 비극을 이렇게 새로운 원동력으로 만들죠
(하지만 대다수 약물 중독에 빠짐)

라로 2021-11-22 15:1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가 노라 에프런을 무지무지 좋아하지만, 스캇님처럼 그녀의 책에 대한 리뷰를 잘 쓸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덕분에 잘 읽었습니다!!^^ (저 그러고보니 그녀의 책도 다 읽고, 영화도 다 본,,, 노라 에프런에게 충성!!^^;)

scott 2021-11-22 17:43   좋아요 3 | URL
라로님은 이미 노라 보다 멋진 분!!

라로님 건강 잘 챙기세요 ^^

mini74 2021-11-22 18: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헉 제가 다 좋아하며 몇 번을 본 영화에요 *^^* 스콧님 리뷰도 위로가 되고 참 좋습니다 ! 그만 살 수가 없어요 ㅎㅎㅎ

scott 2021-11-22 21:16   좋아요 1 | URL
플친님들 독서가 전부
넘 ㅎ소박하고 넘 ㅎ 소즁한 분들 ^0^

희선 2021-11-23 01: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름은 모르지만 영화는 잘 알려진 거네요 자기 갈 길을 잘 찾고 그걸 잘 해냈군요 신문에서 남편 소식을 알다니... 그런 일은 참 안 좋았을 것 같습니다 잊어버린 것보다 지금을 생각하는 게 좋겠습니다 시간은 자꾸 흐르니...


희선

scott 2021-11-23 12:19   좋아요 1 | URL
두번쨰 남편이 엄청난 바람둥이 !!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서 멋지게 성공 했죠!

영화 처럼 로맨틱 하지도 않았지만 인생 마지막은 이렇게 많은 이들이 공감 할 수 있는 작품과 글을 남겼기에 해피 엔딩!
희선님 오늘 많이 춥네요

따숩고 포근하게 ^^
 
고전에 맞서며 - 전통, 모험, 혁신의 그리스 로마 고전 읽기 메리 비어드 선집 3
메리 비어드 지음, 강혜정 옮김 / 글항아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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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대학에서 근대사를 공부한 소설가 에벌린 워는 1930년 그리스 크레타 섬에 크노소스 궁전을 둘러 본 경험을 담은 여행기 '꼬리표(Labels)'를 발표한다.



에벌린 워는 청동기 시대 광할한 유적지인 크노소스의 고대 미노스 궁전 유적과 유명한 궁전 장식을 둘러 보고 난 후 어떤 감동에도 휩싸이지 않았다.

에게 문명 초반 시절의 통치자가 기거 했던 미노스 궁전은 고대 궁전 중 가장 규모가 큰 궁전으로 가로 세로 길이가 무려 160-17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궁전이다.


중앙 정원을 중심으로 천 개가 넘는 방이 정방형 구조로 배치 되어 있다.

기원전 2000년 쯤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며 기원전 16세기에서 17세기 사이에 에게 해를 뒤 덮어 버린 산토리니 섬의 화산 폭발로 크레타 섬의 거의 모든 건축물들이 파괴 되었다. 이후 재건 되어 크레타 문명의 심장부 역할을 했지만 그리스의 침략으로 역사에서 사라 졌다.

3300년의 세월이 흘러 20세기 초 1900년 영국인 고고학자 에번스가 크레타 섬의 수많은 유물과 유적지를 발굴하며 '미노스 궁전'이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 궁전은 굉장히 복잡한 내부 설계로 미로 처럼 얽혀 있어서 '미궁(Labrynth)'으로 불린다.(전설에 따르면 크노소스는 미노스 왕과 아리아드네 공주의 도시이자 다이달로스가 건설한 미궁에 갇혀 있다는 사람을 잡아 먹는 괴물 미노타우로스의 도시)

에벌린 워는 에번스 발굴 팀이 이곳 문명을 마구 파헤치던 시기에 발굴 현장을 탐방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아서 에번스 경은 궁전을 다시 짓고 있었다.'


에번스 발굴팀은 미노스 궁전의 복원 보다 유물 발굴에 혈안이 된 상태로 기둥을 세우지 않은 곳에 기둥을 세우기 시작 했고 금이 간 곳은 시멘트로 마구 발라 버렸다.

이곳에서 발굴 된 유물들은 대영제국의 박물관으로 차곡 차곡 옮겨지고 있었다,

가장 귀중하고 아름다운 유적물과 보물들은 런던으로 향하고 있었고 에벌린 워가 현장에서 목격한 것들은 말라 붙은 흙덩이가 뒤엉켜 있는 도자기 조각들 뿐이였다.

'진정한 문명의 미를 느낄 수 있는 유물들은 단 한 점도 찾아 볼 수 없었다.'

크레타 문명의 꽃, 가장 화려한 문명의 흔적은 바로 미노스 궁전의 프레스코 벽화 다.


하지만 에벌린 워가 현장에서 목격한 벽화는 엊그제 서둘러서 색칠을 한 흔적이 두드러져 있었다.


런던으로 돌아 온 에벌린 워는 대영 박물관에서 미노스 문명의 걸작 '벽화'를 다시 확인 하게 된다.(현재 이 벽화는 크레타 섬 헤라클리온 박물관에 전시 되어 있음)


문명의 흔적을 후대가 복원이 아닌 덧칠 해 버린 것에 크게 실망 했던 에벌린 워는 크레타 문명을 재건하고 복원 하는 과정에서 문명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이들의 손에서 재 창조 되었다고 비판 한다.

미노스와 크노소스 궁전의 발굴과 복원 과정을 총 지휘한 고고학자 아서 에번스는 1900년 부터 1905년 발굴 초기 당시 감당 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유물들이 쏟아 졌다.


에번스는 제지업으로 큰 돈을 벌어 골동품 수집가가 된 부모의 막강한 재력으로 옥스퍼드 대학에서 현대사를 공부 한다.

대학원 진학에 실패 한 후 동유럽 지역을 유랑하다가 신문사 해외 통신원이 된다. 발칸 반도 지역의 탐사 보도를 하다가 스파이 혐의로 추방 되어 다시 영국으로 돌아 와 1884년 옥스퍼드 대학에서 고고학과 고미술학을 공부 한다.

탁월한 감각과 지식으로 무장한 에번스는 학계에서도 승승장구 하며 옥스퍼드 대학 부속 에슈몰린 박물관 관장 후보에 올라간다.

이 자리에 또 다른 후보는 에번스의 아버지로 아들과 아버지는 박물관 관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개혁파와 보수파들의 충돌 속에 에번스가 박물관 관장 자리를 맡게 되면서 영국 고고학계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온다.

에번스는 탁월한 비지니스 감각으로 기금을 모아서 박물관의 소장품들을 고고학의 연구 자원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 한다.

전시장도 넓히고 박물관도 새 단장을 하며 영국 내에서 가장 유서 깊은 유물들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재 탄생 시킨다.

에번스는 1890년 대 중반 부터 크레타 섬 문명을 집중 탐구 하며 선사시대 문자 체계를 독학 하기 시작한다.

미케네 유적을 발굴 했던 하이리만도 선사시대 문자 사용 증거를 찾아 내는 데 실패했다. 에번스는 그 증거의 실마리가 크레타 섬에 있을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

에번스는 자신이 물려 받은 유산으로 크레타 섬 헤라클리온 남쪽 케팔라 유적지를 전부 사들인다.

그는 현금으로 땅 주인들을 집요하게 설득해서 이 지역을 손에 넣은 후 1900년 발굴을 시작 한다.


100명의 발굴 인부를 투입 한지 일주일 만에 '수영장(정화공간 또는 양어장으로 추정)'이 딸려 있는 '왕관의 방'을 발굴 하고 그곳에서 '왕관'을 찾아 내고 프레스코 벽을 장식했던 부속품들까지 발견한다.

이후 여기저기 인부들이 땅을 파헤칠 때마다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고 에번스는 유물들을 눈으로 확인 하면서 머릿속으로 미노스 궁전의 복원 초안을 상상하기 시작한다.


궁전의 천 개의 방들을 하나 하나 발굴 하면서 그는 떠오르는 데로 방의 이름을 정해 버렸다.

'쌍날 도끼의 방', '여왕의 방' 등등

복원 기술자들은 에번스가 상상으로 그린 복원 설계에 따라 이 방 저 방의 경계를 제대로 구분 못하고 마구 잡이로 복원을 하며 수많은 콘크리트 기둥들을 세운다.

작가 에벌린 워는 에번스의 상상의 복원 설계를 토대로 거대한 크레타 문명이 재건 되는 현장을 목격 하며 불현듯 20세기 초 유럽에서 대 유행인 아르데코 양식과 아르누보 스타일의 색감을 발견 하게 된다.

특히 에벌린 워를 경악 시켰던 프레스코 벽화 '푸른 원숭이'라는 이름의 이 벽화는 발굴 당시 몇몇 조각만 남아 있었다.

에번스의 제자 고미술사 학생들은 이 벽화를 샤프란 꽃을 따는 순수한 소년의 모습을 그려 넣었다.

에번스가 상상하는 그 시절의 모습은 자연을 사랑했던 순수한 크노소스 소년의 모습이였다.


하지만 샤프란 꽃의 색깔이 푸른색이라는 것에 의문을 품은 후대 학자들이 이의를 제기 하자 에번스는 꼬리 처럼 보이는 조각을 찾아 낸다. 이후 소년은 원숭이로 다시 그려졌다.

이후의 벽화들도 전부 에번스와 에번스의 제자들의 창의적인 색감으로 재 탄생 했다.

여러 유적지에서 발굴된 벽화의 이미지와 색감을 크노소스와 미노스 궁전 프레스코 벽화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크노소스를 대표하는 프레스코화 백합 왕자(Print of the Lilies). 유적지에 있는 벽화는 복사본,진품은 헤라클리온 고고학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이렇게 20세기 현대적이면서 세련된 색감으로 재 창조 된 크노소스 궁전은 이전의 호전적이고 흙가루가 날렸던 미케네 문명지 보다 엄청난 관심과 인기를 모으며 유명인들이 앞 다퉈 둘러 보는 관광 명소가 된다.

애번스가 재건 한 선사 시대 크레타 섬의 주인들은 자연과 평화를 사랑하며 종교적인 행사 만큼 스포츠를 즐기며 화려한 문명의 꽃 피웠다는 서사를 품게 된다.

에벌린 워는 애번스가 20세기 미의 기준으로 크레타 문명을 창조 했다고 비판 했지만 고고학 적인 관점에서 상세하게 분석하면 유적지 발굴 과정은 빈틈없이 세심한 계획 아래서 이루어 졌다.

에번스는 발굴 경험이 전혀 없는 자신을 보조 해줄 수 있는 노련한 고고학자 메켄지를 고용한다.


메켄지는 이미 그리스 밀로스 섬 발굴 작업을 했던 인물로 에게해 문명의 전문가 였다.

그는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기록에 목숨 거는 사람으로 크레타 문명을 발굴 할 당시 발굴 과정 기록 일지를 무려 26권의 두툼한 책으로 남겼다.

에번스는 그의 기록 일지를 통해 철저하게 작업을 점거 하며 크노소스 문명 복원 작업을 시작한다.

수백 년, 한 세기를 지나 에번스의 발굴과 기록은 여러 논쟁과 관점 수 많은 연구 속에서도 굳건하게 버티고 있을 정도로 해석 상 중대한 오류가 거의 발견 되지 않았다.

에번스는 이러한 업적에도 불구 하고 동시대 학자와 동료들에게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어 그의 업적과 경력 ,학교 성적 그리고 사생활까지 공격 당한다.

여섯 살 나이에 어머니를 잃고 상상의 신화 속 인물에 빠져 살았던 에번스는 영국의 폭력적인 제국 정책에 반감을 가졌다.

에번스의 성공과 업적을 시기 질투 했던 이들은 그가 발칸 반도에서 탄압 받고 있는 이들을 취재 한 것조차 2등 시민 수준이라고 비하 했다.

에번스는 크레타 문명의 건설자들은 이집트 계 였을 거라며 이집트 문명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반면에 백인 우월주의에 사로 잡혀 있던 영국계 고고학자들, 아리안이 우수한 혈통이라는 것을 증명 하고 싶었던 독일 고고학자들 은 발굴한 문명을 통해 자신들의 조상의 모습을 집어 넣었다.


고고학계 최초로 발굴 현장을 자신의 돈으로 사들일 정도로 거부 였던 에번스는 크노소스 유적지를 아테네 소재 영국 연구소에 기증하고 발굴 과정의 전 기록이 담긴 보고서와 일지도 전부 공개한다.

19세기 말 부터 20세기 초 제국 주의 시대에 귀족들과 거부들이 보물찾기 하듯 유적지와 유물을 발굴 하며 발전 하기 시작한 고고학은 지금까지도 현재 진행형인 학문이다.

발굴 현장과 유물이 발굴 된 곳은 '완전하게 마무리 ' 할 수 없는 곳이다.

선사시대의 문자와 벽화를 완전하게 해독 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고대인들이 남긴 조각들은 수세기에 걸쳐 전문 학자들이 해석에 매달려도 완전하게 그들의 삶을 알 지 못한 채 그저 추측을 할 뿐이다.


그리스 로마 연구의 권위자이자 캠브리지 대학 교수인 메리 비어드는 이 책을 통해 투키디데스의 그리스어를 어떤 학자들도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고 못하고 있다는 전제로 자신의 의견을 펼쳐 보인다.

메리 비어드는 클레오파트라가 로마 역사에서 차지 하고 있는 비중과 칼리 굴라 황제를 그저 미치광이 황제라고 만 판단 할 수 있을까? 등 고전과 고고학의 지식 속에 페르시아인, 그리스인,로마인들의 모습들이 발굴 현장 감독과 학자들 후대 지식인들에 의해 어떤 인물로 재 창조 되었는지 흥미로운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된다.

문헌과 유적을 탐사하고 발굴 하며 고전과 고대 문명을 연구 하는 건 일종의 고대인들과의 대화를 시도 하는 작업으로 고전학과 고고학은 완전히 마무리 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인 학문이다.

이 책은 고전과 고고학을 흥미로운 관점으로 안내 하는 훌륭한 가이드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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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06 00:21   좋아요 3 | URL
툐툐님이 가장 👍
툐툐님 주말 건강하게 ^ㅅ^

thkang1001 2021-11-06 02: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scott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을 많이 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scott 2021-11-06 21:39   좋아요 4 | URL
thkang1001님 추카 해주셔 감사합니다
11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ㅅ^

bookholic 2021-11-06 07: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scott 님의 많은 명 리뷰들 중에
이번달은 이 리뷰가 당선작이 되었네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늘 좋은 책 소개, 음악 소개, 미술 소개 등등... 고맙습니다~~
해피 주말~~^^

scott 2021-11-06 21:42   좋아요 4 | URL
다른 분들 리뷰가 더 빛납니다 ㅎㅎㅎ

축하해 주셔서 캄솨!!

북홀릭님 주말 가족과 행복한 시간 만끽 하세요. ^ㅅ^

겨울호랑이 2021-11-06 18: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scott님 리뷰를 통해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이루어지고 있는 ‘왜곡‘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미 美‘의 상대성과 시간에 대한 순응을 받아들이지 않고 후대의 관점에서 당대의 유적을 훼손하는 것은 분명 창조적 재해석과는 구별되어야 한 것 같네요. scott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

초딩 2021-11-07 11: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말 scott님 글은 몇편 더 선정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ㅎㅎㅎ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scott 2021-11-07 16:38   좋아요 1 | URL
초딩님 ✌^^
추카 합니다!
해피 주말~^^

thkang1001 2021-11-07 18: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scott님! 감사합니다!

scott 2021-11-07 23:11   좋아요 0 | URL
^0^

러블리땡 2021-11-07 22: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scott님 항상 좋은 리뷰 감사해요 자주드는 생각이 ˝이건 유료로 정기 구독해야하는 퀄리티인데?˝ 라는 생각이 들때가 많아서 솔직히 그냥 보기 미안함을 가지는 독자입니다 ... 제가 드릴게 없어서 좋아요만 맨날 누르고 있는데요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이달의 당선 완전 축하드려요 ^^

scott 2021-11-07 23:12   좋아요 0 | URL
ㅋㅋ 유료!
러블리 땡님을 포함해서 플친님들 리뷰들ㄷ 고퀄리티!

러블리땡님 감사 합니다
낼 부터 기온이 뚜욱 떨어진다고 하니
본격적인 겨울 시작!
건강 잘 챙기세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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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응주의자 대산세계문학총서 168
알베르토 모라비아 지음, 정란기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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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마르첼로는 눈에 띄는 모든 사물에 매료돼 있었다. 아마도 엄격하기 보다는 무관심한 집안 분위기에서 부모가 그의 소유 욕을 만족 시켜주지 않았거나 그럴 생각 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더 깊은 곳에 숨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던 또 다른 본능이 그 안에서 탐욕의 가면을 쓰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는 뭐든 갖고 싶다는 끊임없는 열망을 주체 할 수 없었다. 지우개 달린 연필, 그림책, 새총, 자, 휴대용 고무 잉크 병 같은 하찮은 물건마저도 그의 마음을 휘저어 놓았다. 일단 뭔 가를 소유하고 나면 마법에 걸린 듯 말로 표현하기 힘든 만족감을 느꼈다.'


비정상적인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인해 자신을 유별난 존재로 생각하는 마르첼로는 평범한 삶을 원하고 있다.

그는 자기 방에서 따로 잠도 자고 공부도 하며 책상 위에 흩어져 있거나 서랍에 든 잡동사니들은 언제 얻었는지에 따라 신성한 것과 세속적인 것으로 철저하게 나눠버린다.

그에게 해보았거나 해보고 싶은 경험은 일종의 해방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그는 일찌감치 자신의 소유욕이 다른 이들의 소유욕과 다르다는 것에 말로 표현 하기 힘들 정도로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마르첼로가 가장 소유 하고 싶었던 물건은 '무기', 금지 된 것일 수록 그는 더 갈망했다.

무기가 주는 위협, 위험, 죽음, 그는 집안의 모든 사람들이 잠든 어느 조용한 오후 도마뱀을 죽여 버린 자신을 발견 하고 엄청난 후회와 수치심에 사로 잡힌다.

마르첼로는 자신의 잠자리에 찾아 온 엄마에게 새총으로 고양이를 살해 한 것, 도마뱀을 죽였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마르첼로의 엄마는 아들의 고백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목에 걸려 있는 목걸이 고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다음날 마르첼로는 새총을 들고 밖으로 나가 새총에 장전 된 돌로 또 다른 살인을 저지른다.

새 한 마리가 땅 위로 떨어 지는 순간 그는 묘한 환희에 사로잡히고 고양이를 살해 하고 나니 친구 로베르토를 살해 하고 싶은 마음에 사로 잡힌다.

하지만 이런 자신의 속마음과 폭력성이 들통 날까봐 그럴듯한 거짓말을 꾸며내기 시작 한다.

'자신은 고양이를 죽이지 않았다. 로베르토가 죽였다. 나는 살해를 저지르지 않았다.'

마르첼로의 다섯 명의 동급생들은 그를 마르첼리나로 놀리며 강제로 치마를 입힌다.

마르첼로가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순간 리노 라는 남자가 나타나 아이들을 내쫒아 버린다.

자신을 운전사 라고 밝힌 리노에게 고마움을 느낀 마르첼로는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고 그의 차에 올라 탄다.

리노는 13살 마르첼로에게 부모에 대해 물으며 선물 받는 걸 좋아 하는지 묻자 마르첼로는 '권총'을 선물 받고 싶다고 말한다.


'어떤 권총 말이니? 장난감 아니면 모형 총?'

'아뇨, 진짜 권총요.'

'진짜 권총 갖고 뭐 할 건데?'

'사격 연습을 할거예요. 실력이 완벽 해질 때 까지요.'

'사격 연습이 왜 그렇게 중요하니?'

'백발 백중이면 누구에게서 든 자신을 지킬 수 있을 테니까요.'


리노 라는 남자는 차 옆문 주머니 속에서 권총을 꺼내 준다.

진짜 권총으로 총탄을 발사할 준비가 된 것처럼 총열이 앞으로 나와 있었다.

마르첼로의 손가락은 기쁨으로 떨렸다.

권총 선물의 대가는 13살 마르첼로에게 얻고 싶은 야만적인 기쁨과 관능적인 쾌락이였다.

어린 소년들을 성적으로 착취해서 파문 당한 사제였던 리노는 마르첼로를 자신의 집 침실로 유인한다.

그는 한 손으로 마르첼로를 향해 권총을 휘두르고 다른 한 손은 마르첼로의 손목을 꽉 잡은 상태로 그를 바닥으로 내리친다.

머리를 바닥에 세게 부딪친 마르첼로는 손에 잡히는 권총을 움켜 잡는다.

총의 차가운 손잡이를 만지는 순간 마르첼로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잔혹하고 무자비한 욕망의 솟아 오르기 시작한다.

잠시 후, 총성이 울려 퍼지고 마르첼로는 총을 맞고 쓰러진 리노의 호주머니 속에서 방문 열쇠를 꺼내 잠겨진 문을 열고 밖으로 유유히 나간다.

집으로 돌아 왔을 때 그의 한 쪽 옆구리에는 책이 끼어져 있었다.

1920년 10월 22일,23일,24일 신문의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마르첼로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들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마르첼로가 리노를 처음으로 만나다, 마르첼로가 그에게 권총을 요구하다, 마르첼로가 차에 타는 데 동의하다.' 라는 제목에 기사는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치명적 사고'라는 제목의 범죄 보도 기사가 2면 한 쪽 구석을 차지 하고 있었다.

[어제 카밀루치아 거리 33번지에 거주하는 운전사 파스콸레 세미나라가 권총을 닦던 중 사고로 방아쇠를 당겼다. 사고 직후 세미나라는 구급차로 산토스피리토 병원으로 실려 갔으며, 의사들은 심장 부근에서 총상을 발견 하고는 가망이 없다고 판단 했다. 세미나라는 온갖 치료를 받았지만 그날 저녁 사망했다.]


17년전의 기사는 이제 더 이상 마르첼로에게 어떤 감정도 불러 일으키지 않았다. 시간이 자연스럽게 해결 해 주었다기 보다는 비정상적인 상태를 벗어 던지고 다른 정상적인 사람들과 뒤섞여 살면서 자연스럽게 정상인이 되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마르첼로는 사람들로 붐비는 거리를 걸어가면서 17년 전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비교해 보았다.

13살 그는 수줍음을 탔고 예민한 감수성에 풍부한 상상력으로 매사 성급하게 열정적으로 생활 했던 아이였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이제 마르첼로는 서른 살이 되었다. 그는 전혀 수줍음 같은 건 타지 않고 자신감으로 충만한 남자다.

차분하고 신중하며 예의 바른 서른 살의 마르첼로는 상상력은 고갈 되어 버렸지만 냉철함으로 평정심을 유지 하면서도  여전히 폐쇄적인 삶을 살고 있다.

그는 프랑코를 숭배 하며 그와 관련된 스페인 내전에 관한 기사를 샅샅이 훝어 보며 이탈리아의 파시즘, 에티오피아의 내전 그리고 스페인 내전의 진행 과정을 연결 시키며 일종의 '교감'과 '연대'의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마르첼로는 반감을 갖고 있는 모든 사람을 몰래 관찰하고 있다. 그는 항상 동일한 감정, 동일한 생각, 같은 목적으로 모여 있는 대규모의 군대 같은 군중들 속에서 유일하게 자신만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생각 하고 있다.

그에게 혐오감과 연민을 자아 내는 이들은 매춘부, 백발 노인 그리고 가쁜 숨을 몰아 내쉬는 초라하게 늙어가는 어머니 뿐이였다.

마르첼로의 아버지는 과거 파시스트 당원이였지만 이제는 자신도 모르게 저지른 살육으로 인해 심각한 우울증으로 요양원에서 투병 중이다.

폭력적인 아버지를 두려워 했던 어머니는 운전사와 내연 관계를 맺으며 아들 마르첼로에게 우리 모두 비정상적이라는 말로 변명 한다.

이탈리아 파시스트 정권의 비밀 경찰이 된 마르첼로는 사회를 정상화 시키기 위해 신혼 여행지로 간 파리에서 반파시스트 운동을 펼치는 자신의 스승 콰드리 교수를 제거 하라는 명령을 받아 들인다.

마르첼로는 콰드리 교수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았다. 그의 정치적 입장, 소심하고 호전적이지 않은 성격, 병약함과 추한 외모, 학식과 책들...

 이 모든 것들이 무능한 지식인의 전형으로 보였다.

그는 콰드리 교수가 과하게 자신에게 친절을 배푸는 것조차 경멸 했다.

파시스트 비밀 경찰이 '매우 위험한 인물'이라고 지목한 콰드리 교수는 절대로 어느 누구에게도 학자라는 위치에서 가르치려고 하지 않고 강요 하지 않으면서 냉소적이고 신중한 인물이였다.

비정상적인 환경에서 성장한 마르첼로의 눈에 콰드리 교수의 집안은 자유로운 환경에 사랑이 넘쳐 흘렀다.


과연 마르첼로는 콰드리 교수를 유인해서 암살 할 수 있을까?


그는 콰드리가 각별하게 아끼는 제자도 아니였고 딱히 원한을 품게 만들었던 사람도 아니였다.

단지,반파시스트 운동을 펼치고 있다는 이유로 그를 제거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기 힘든 상대 였다.

그렇다면 스승을 배반하는 제안에 대한 대가는 무엇일까?


자신의 배신을 정당화 시킬 용기가 없었던 유다는 목을 매어 자살 했다.

하지만 마르첼로는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저버리는 행위 조차 할 용기가 없을 것이다.

비밀 경찰 측은 마르첼로가 콰드리 교수를 제거 하는데 어떤 대가도 제시 하지 않았다.

이 일은 그저 비밀 요원의 '임무'일 뿐인 것이다.

그렇다면 마르첼로는 가족과 조국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라도 저지를 수 있는 애국심으로 충만한 요원일까?

마르첼로는 콰드리교수와 대화를 나눌 수록 살해의 감정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는 비밀 요원으로 훈련 받을 때 항상 이런 문장을 외쳤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다르다”

폭력이 일상화 된 파시스트가 통치 하고 있는 사회 요원들은 비밀리에 거처를 옮길 때 마다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하며 사회를 정상화 시키고 있다고 자부 한다.

콰드리 교수의 부인을 보는 순간 사랑의 감정을 느낀 마르첼로는 그의 부인 안나를 파시스트들로 부터 보호 하고 싶어진다.


[그녀의 손길을 떠오르자 혼란스럽고 불안한 생각들이 마음 속으로 밀려드는 것이었다. 그녀의 손이 닿았던 뺨에 기계적으로 손을 갖다 댄 그는 달콤함에 눈을 감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애정을 담아 윤곽을 파악하듯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던 대담한 손길을 다시 경험 하는 것 같았다.]


마르첼로에게 사랑은 어떤 의미 일까?

정상적인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결혼한 아내를 버리고 정치적 신념을 배반하며 전 생애를 망쳐 버리는 사랑을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파시즘 정부가 완전히 실패해서 온 나라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빠뜨려 버린다면 마르첼로는 그저 잔혹한 암살자로 각인 될 것이다.

그는 마지막 콰드리 교수가 자신의 재킷 깃을 잡고 있던 순간 그의 눈빛을 기억 하고 있다. 진실 어린 애정이 가득 담겨 있던 콰드리 교수의 마지막 눈에서 눈물이 고여 있었다.


콰드리 교수를 제거한 마르첼로는 우수하고 유능한 요원으로 인정 받아 파시스트가 지배하는 국가에서 정상적인 시민으로 살아 갈 수 있을까?

마르첼로는 우거진 풀 숲에 버려진 두 구의 시체를 찍은 사진을 면밀하게 확인하며 혼란과 폭력,공포,증오 그리고 희망을 떠올렸다.

파시즘 정부는 정확히 20년을 채우고 파멸 되었다. 무솔리니를 향해 손뼉을 쳤던 시민들은 이제 매일 아침 국왕을 향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청동으로 견고하게 만들어진 무솔리니 동상은 불 길에 녹아 버렸다. 국왕을 향해 만세를 외치는 시민들 틈에서 마르첼로는 수 십년 전 자신을 성적으로 유린 하려고 해서 권총으로 쏴 버린 운전사 리노의 모습을 발견한다.

시위대가 떠난 밤 거리에 홀로 남은 마르첼로는 마치 아버지를 잃어 버린 충격에 온 몸을 덜덜 떨고 있는 나약한 소년 처럼 서있다.


[ 나 여기 있어요. 인생의 거의 한 복판에서 연액한 어린아이와 더 이상 미래에 대한 희망 없이 인생을 망쳐버린 남편과 같이 집에서 쫓겨나 운명이 불확실하고 삶이 위험해 졌답니다.

그러니까 이제 그 모든 노력, 열정, 희망의 결과 입니다.]


마르첼로는 지난 20여년 동안 자신이 저질러온 죄를 정당화 시키지 않기로 했다.

과거는 과거고 그들은 모두 죽었다.

마르첼로는 자신이  완전한 망각의 늪에 빠지게 된다면 숨 막혔던 사막 같은 자신의 인생에 풀과 꽃이 자라나는 초원으로 바뀔 것이라 생각했다.

만일 자신이 죽게 된다면 차라리 야생 동물에 물어 뜯겨서 자연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었다.

그는 자신의 딸의 인생만은 모든 안개나 숨 막히는 것 들을 제거 해서 맑게 개인 세상에서 숨을 쉬게 만들어 주고 싶었다.

[오 , 불쌍한 것, 당신이 마르첼루스라면 참 가혹한 운명이로군' -베르길리우스]


잡음이 가득 한 라디오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전쟁은 계속 됩니다.'


요란한 굉음이 하늘에서 솟구쳐 올라 격렬하고 무시무시한 총탄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느님, 저들이 폭격을 맞지 않게 해주십시오. 저들은 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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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10-12 17:4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거의 다 읽었습니다.

신간들이 우수수 쏟아지는 통에
아주 즐거운 비명을 지를 판이네요.

오늘은 안드레 애시먼의 이집트
에세이가 떴네요...

scott 2021-10-12 17:49   좋아요 5 | URL
사진이 멋진 사진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ㅠ.ㅠ

매냐님 영화로 예습 하셨쥬?
ㅎㅎ리뷰 기대!

오! 애시먼
전 킨들로 읽었는데
질러야 하놔 ㅜ.ㅜ

scott 2021-10-12 21:02   좋아요 2 | URL
매냐님 이번 번역 안드레 이집트 신간
별로 추천 하고 싶지 않응

문제 많아서 재판 찍을때 번역 오류 수정한 콜미바이 번역가가
이책을 ㅜ.ㅜ

새파랑 2021-10-12 17: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 이책 오늘 왔던데 ^^ 근데 별 다섯!
와우 모라비아 완전 좋은거 같아요~!!

scott 2021-10-12 17:56   좋아요 5 | URL
새파랑님 이책 완독 하시면
독서의 순응자 ^.~

mini74 2021-10-12 17:5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 읽어가요 ㅎㅎ 프롤로그의 아린시절 부분 너무 좋았어요 *^^*

scott 2021-10-12 17:57   좋아요 6 | URL
전 마지막 부분 넘 ㅎ 애잔 하기도 하고 ㅎㅎ

영화도 좋았습니다
미니님 영화 꼬옥 ^ㅅ^

그레이스 2021-10-12 18:5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모라비아 !
읽어야 할 책이 많아서 장바구니에서 손가락만 왔다갔다 한 책인데 결국 사야겠군요
가을이라 그런가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아요 ^^

그레이스 2021-10-12 18:56   좋아요 6 | URL
일 꼰뽀르미스따^^

scott 2021-10-12 21:07   좋아요 2 | URL
이책 과 함께 영화도 추천 합니다
모라비아의 쵝오 작이라 감히 ㅎㅎㅎ

scott 2021-10-12 21:08   좋아요 2 | URL
IL CONFORMISTA
순응자라는 뜻인데
이책은 ~주의자로 ㅎㅎㅎ

막시무스 2021-10-12 19:1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것두 일단 저장요! 저번에 한번 말씀에 주신 책이네요!ㅎ 그라찌에!ㅎ

scott 2021-10-12 21:08   좋아요 2 | URL
그라찌에~*

서니데이 2021-10-12 19: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대산세계문학총서가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 세계문학이었네요.
나중에 무슨 책 있는지 한 번 봐야겠어요.
scott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scott 2021-10-12 21:44   좋아요 3 | URL
문지에서 출간 하는데 대산재단에서 지원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출간되는 작품부터 판형과 표지가 이렇게 바뀌었네요
서니데이님 기온이 뚜욱!
따숩게 ~*

서니데이 2021-10-12 22:57   좋아요 3 | URL
아. 그랬군요. 설명해주셔서 감사해요. scott님 좋은밤되세요.^^

오거서 2021-10-12 19:5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scott님 추천하시는 책을 장바구니에 담고요,
저는 그라나다 들으러 가요~ ^^

scott 2021-10-12 21:44   좋아요 4 | URL
오거서님도
순응자 ^ㅅ^

페넬로페 2021-10-12 20:2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모라비아의 작품을 하나 읽은 덕분에 모처럼 아는 작가가 나와 좋습니다.
시대적인 것과 많이 연관된 내용인것 같아요^^
scott님은 이제 1일 2 리뷰를 계속 쓰시는군요^^
정정; 오늘은 3개이군요!

scott 2021-10-12 21:46   좋아요 5 | URL
페넬로페님 영상도 추천 합니다
손안에 꼽는 명작
스토리 짜임새도 뛰어나서
책 읽는 내내
찌질이 마르첼로 행동이 눈 앞에 서 !ㅎㅎ

scott 2021-10-13 00:37   좋아요 1 | URL
2차 접종 + 독감 백신 맞기 전
몸져 눕기 전에
서둘러서 ㅎㅎㅎ

붕붕툐툐 2021-10-12 23: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한 권 다 읽은 거 같은 이 뿌듯함!! 몰입해서 읽었어요~ 뭔가 어려서부터 자신이 원치 않는데 폭력성을 발견한다는 건 좀 속상한 일일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scott 2021-10-13 00:36   좋아요 1 | URL
내재된 폭력성이 폭력을 추구 하는 집단 체제를 맞나서 스스로 정상인 처럼 살려고 ,,,

툐툐님의 1분 명상 가르침을 받았다면 ㅎㅎㅎ

희선 2021-10-13 02: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린 마르첼로 보고 사이코패스인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것도 조금 보이지만 아주 그렇지 않은가 보네요 교수와 교수 부인한테 가진 마음을 보니... 자기 딸은 좋은 세상에서 살기를 바라기도 하는군요


희선

scott 2021-10-13 17:54   좋아요 1 | URL
사이코패스 맞습니다
절대로 정상적인 아이가 아니였어요
부모의 영향도 컸고
평범한 사랑을 꿈꿨지만, 살의의 충동, 정당성 모두
어떤 것으로도 용서를 받을 수 없다는 거,,,

그럼에도 자신의 딸만은
모순적이죠 ^^

오늘도 맑음 2021-10-13 1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콧님 글을 읽어보니, 딱 제 취향인것 같아요^^
스콧님 덕분에 또 이렇게 새로운 작가를 알아가는 군요~
그런데, 제가 속도를 쫒아가질 못 하겠어요ㅠㅠ
마음을 비우고 하나씩 천천히 읽어나가렵니다.
그러고 보니 글 제목도 엄청 잘 뽑았네요~!!!
이따 또 다른 시간에 뵐께요~!!
맛있는 식사 하시어요~!!!

scott 2021-10-13 17:55   좋아요 1 | URL
맑음님 천천히,,
전 오늘 책장을 전부 뒤집어서
더이상 별 감흥이 없는 책들은 처분 하는 책장에 꼽아 두었어요
조만간 바이~바이~ ㅎㅎ
맑음님 이책은 영화도 있어서
활자가 눈에 안들어 올때는 영상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