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밤
안드레 애치먼 지음, 백지민 옮김 / 비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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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게 내리는 빗줄기로 무덥고 습한 공기로 가득 찰 때면 꺼내보는 영화가 있다.

눈부시도록 푸른 빛의 하늘, 뜨거운 햇살, 여름의 빛깔을 담은 영화 <call me by your name >

'이 모든 것이 올리버가 우리 집에 온 그해 여름에 시작되었다.

그해 여름에 유행한 곡과 그가 머무는 동안 그리고 떠난 후에 읽은 책들, 뜨거운 날의 로즈메리 냄새부터 오후의 요란한 매미 소리까지 모든 것에 새겨졌다.

여름, 익숙해진 냄새와 소리가 갑자기 나에게 달려들었고, 그 여름의 사건들로 영원히 다른 색조를 띠게 되었다.'

- 안드레 애치먼 <콜미 바이 유어 네임> 중에서

어느 무더운 여름날 이탈리아 별장에서 가족과 함께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던 열 일곱살 엘리오 앞에 아버지(고고학자인 펄먼 교수)의 보조 연구원인 스물넷 대학원생 올리버가 나타난다.

이 영화는 눈이 부시도록 뜨거운 햇살과 푸른 바다 색깔의 하늘이 배경 화면을 가득 채운다.

욕망처럼 일렁이는 물결 무릎이 훤히 드러나는 반바지, 헐렁한 셔츠 그리고 핑크 빛이 맴도는 복숭아

여자친구가 있는 엘리오는 올리버에 시선을 빼앗기지만 일부러 거만하게 말을 걸고 그의 약점을 찾으려고 애를 쓰지만 열병처럼 회오리치는 마음을 들켜버린다.

그리고 엘리오는 피아노를 치다 음표를 그렸던 연필로 올리버를 향한 마음을 휘갈기듯 써 내려간다.

"그가 날 싫어하는 줄 알았어.

올리버. 올리버."

"당신이 알아줬으면 해서…"

뜨거운 햇살 아래서 핑크 빛의 복숭아가 익어가는 과수원, 한적한 시골길, 인적이 드문 비밀스러운 강가는 두 남자의 사랑은 한여름 뜨거운 태양빛 아래서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엘리오 엘리오 엘리오 올리버 올리버 올리버."

영화는 줄곧 엘리오의 얼굴을 비추던 것에서 벗어나 잠시 올리버 얼굴을 클로즈업 한다.

깡마른 사지, 당당하면서도 불안한 눈빛의 엘리오와 다르게 차분하며 침착하던 엘리오는 올리버 앞에서 흔들린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푸른 빛이 사랑의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여름날 찾아온 손님은 언젠가 떠나버린다.

파란색 옷을 입은 두 남자는 광활한 자연 속으로 들어가 초록빛 들판을 휘젓으며 둘만의 시간을 보낸다.

어느덧 화면 속에 비친 엘리오의 파란색 옷은 올리버의 파란색보다 더 짙고 푸른빛으로 비쳐진다.

엘리오의 첫사랑, 올리버

올리버가 떠나고 뜨거웠던 여름도 끝나버린다.

시간은 흘러 한여름 뜨거웠던 태양 아래서 무르익었던 과일들 초록빛을 내뿜던 잎사귀들 모두 새 하얀색 눈으로 뒤덮혔다. 가족들은 크리스마스 준비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올리버는 몇년 전 사귀었던 여자와 약혼을 한다는 말을 꺼낸다. 축하한다는 말을 내뱉은 엘리오는 감기에 걸린 것처럼 온몸을 떨며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모닥불 앞에 앉은 엘리오 시뻘건 불빛에 데어버린 것처럼 눈물을 글썽인다.

엄마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정신이 든 엘리오

그제서야 깨닫는다, 겨울, 추운 겨울이 왔다는 것을.....

원작 소설에서는 한겨울 가을 날씨처럼 서늘한 어느 날 대학교수가 된 올리버가 엘리오의 이탈리아 별장에 찾아온다.

세월이 흘러 한 여자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올리버는 여전히 멋졌다.

청명하게 빛나는 별 빛 아래 두 남자는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들을 그리워 하며 엘리오는 별장 곳곳에 남아있던 올리버의 흔적을 하나 씩 꺼낸다

그리고 엘리오는 그해 여름에 함께 했던 올리버의 이름을 부른다.

여기 있었고, 잠시 함께 살았고 그리고 행복했었다고 말하는 올리버

엘리오는 올리버에게 그해 그 여름날의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고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했다면 내일 이곳을 떠나기 전에 자신을 향해 너의 이름을 불러 달라고 말한다.

여전히 올리버의 마음은 엘리오 처럼 푸른 빛이 였을까?

'“사랑 받고 싶어. 우리의 세상에는 마법이 부족하니까.'

-안드레 애치먼의 <여덟 밤> 중에서

사랑의 마법스러운 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하는 작가 안드레 애치먼은 어느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누구와도 말하기 싫어서 크리스마스 트리 뒤편으로 숨어버린 20대 남녀가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여덟 번의 밤의 시간으로 나눠서 두 남녀의 정신 세계를 마치 현미경으로 관찰 하듯 펼쳐 보인다.

'저녁이 반 쯤 흘렀을 때, 나는 저녁 전체를 역순으로 재생하게 될 것을 알았다.'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되는 <여덟 번의 밤>은 등장 인물들의 역동적인 모습이 아닌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서술해서 첫 페이지부터 시작 되는 전체 문단의 길이는 다음과 같다.

버스,눈, 작은 비탈길을 올라가던 산책, 내 바로 앞에서 닥쳐오던 대성당, 엘리베이터 안의 낯선 사람, 복닥복닥한 커다란 거실에서 촛불에 밝혀진 얼굴들이 웃음과 예감으로 환히 빛나던 일, 피아노 음악, 걸걸한 목소리의 가수, 어디서나 나던 소나무 냄새, 내가 이 방 저 방을 돌아다니면서 아무래도 오늘 밤 훨씬 일찍 혹은 조금 늦게 도착해야 했다고, 아니면 아예 오질 말아야 했다고 생각하던 일, 적갈색의 고전적 동판화들이 걸린 화장실, 그 옆 벽면의 스윙도어를 열면 이어지던 기다란 복도, 손님용이 아닌 사실로 이어지다가 현관 쪽으로 다시 한번 꺾으면 기적처럼 다시 나타나던 아까와 똑같은 거실, 그곳에 더 많이 모여 있던 사람들, 내가 조용한 구석이라고 생각했던 커다란 크리스마트리 뒤편의 창가, 그곳에서 누군가 내게 돌아서며 한 손을 불쑥 내밀고 말하던 일.

'나 클라라예요.'

-안드레 애치먼의 <여덟 번의 밤> 중에서

아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낯선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만난 이 십대의 두 남녀 프린츠 오스카르와 클라라 브런슈바이크는 뉴욕 곳곳을 거닐며 함께 영화를 보며 서로 에릭 로메르 감독 작품을 좋아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고 레오파르디의 시구절을 읊으며 일평생 한 번만 찾아 오는 그때의 그 순간의 사랑을 8일 밤에 걸쳐 쌓아 나간다.

차츰 무르익어 갈 것 같은 두 사람의 사랑은 얼룩진 곳이 서서히 희미해지듯 마법 같은 8일의 시간을 지나는 동안 치명적일 정도로 단호하고 도도할 정도로 상대의 말을 일축해버리며 각자의 지난 시절의 연인들을 향한 질투심에 활활 불타오른다.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만났던 프린츠 오스카르와 클라라 브런슈바이크는 온통 씁쓸함과 지루함으로 가득 찬 일상으로 돌아가 각자 누군가에게 샴페인 잔을 들어 올리며 '새해 첫 축배'를 든다.

그래서 지금 나는 뭘 해야 하는가? 서서 기다려야 하나?

서서 궁금해 해야 하나?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작품의 배경은 뉴욕으로 106번가에서 시작된 만남은 브로드웨이가의 길모퉁이에서 남쪽 방향으로 한 블록 내려가 105번가에서 싹이 트고 이 길에서 꺾어지면 나오는 리버사이드 드라이브를 통과 하는 동안 사랑은 무르익어가다 마지막 8일 째 되던 날 밤 106번가로 돌아가면서 끝이 난다.

여덟 번의 밤을 보내는 동안 두 남녀 사이에는 지고 지순한 사랑이 피어오르지도 않고 미쳐 버릴 정도로 절정에 다다르다 확 불살라 버리는 열정도 없다.

너무 이르고, 너무 급작스럽고, 너무 빠른 틱톡 시대의 사랑은 일상의 매 순간 빠르게 움직이는 전쟁터 같은 도시 속으로 뿔뿔이 흩어져 버릴 뿐, 사랑에 시간도 감정도 허비 하지 않는다.


'나는 클라라와 함께 했던 모든 것들이, 맨 첫 번째 밤부터 마지막 밤까지, 심술과 자존심으로 또 그 사이에는 상당량의 두려움과 경고로 지배 되었던 한편, 가장 중요해야 마땅했던 그 하나의 단어는 말없이 남아 있으라는 선고를 받은 단어였다가는 이윽고 그것 역시도 단단하고 빙하 같고 또 바위같이 되어버렸던 일을 생각했다.'


너무 생각이 많으면 상대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

이런 상태가 된 이유에는 스마트 폰과 실시간 주고 받는 Sns 메신저 때문일 것이다.

클라라에 대한 사랑에 미련이 남은 남자 프린츠 오스카르는 마지막 이렇게 외친다.


'나는 그 단어를 한 번도 말하지 않지 않았는가? 눈에 다가는 밤에 다가는, 공원의 동상에 다가는, 내 베게에 다가는 말했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 그 단어를 말할 것이다.

내가 당신을 놓쳐버렸기 때문에 , 내가 당신과 영원을 보았기 때문에 사랑과 상실 역시도 틀림없는 동반자 이기 때문에...'

지난 세기의 연인들은 죽도록 싸우고 다음 날 깨끗하게 잊어버리고 그 다음 날 다시 찾아가 죽도록 싸우고 잊어버리고 냉기로 가득 찬 얼음 바닥에 누워서도 서로를 향한 관심을 완전히 끊어버리지 않았다.

사랑도 감정도 눈 녹듯이 녹아 버렸다 다시 얼어 붙는 사랑, 사랑, 사랑

세기 전의 이런 사랑은 이젠 전시장에 진열된 고미술 작품처럼 지난 시절의 영화에서만 볼 수 있게 되었다.

안녕, 나 오늘 밤 혼자 있고 싶지 않아요. 나 당신이랑 있고 싶어요. 그리고 당신 친구들이랑. 당신 세상. 당신 집에서. 그리고 모두가 간 다음에도 머물고 싶어요. 당신처럼, 당신으로, 당신과 함께 있고 싶어요. 당신이 은신하고 있다고 할지언정, 내가 은신해 있듯이, 한스가 은신해 있듯이, 베릴과 롤로와 잉키와 이 도시의 다른 모든 이가 산 자든 죽은 자든 난파 된 채, 하자가 있는 채, 원하는 채 은신, 은신, 은신해 있듯이, 당신과 단둘이서만 있어서 끝내 내가 당신 냄새가 나고, 당신처럼 생각하고, 당신처럼 말하고, 당신처럼 숨 쉬게 되고 싶어요.

-안드레 애치먼의 《여덟 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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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은빛 눈
이요하라 신 지음, 김다미 옮김 / 비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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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고 일본 열도 전역의 원자력 발전소 가동이 일시 정지 되었다.

동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지역 하청회사에서 25년 동안 근무 했던 다쓰로는 원자력 규제 위원회에서 새로운 규제 기준을 통과 시키며 일본 열도 전역의 원자력이 재 가동이 되었다.

다쓰로는 원자력의 위험성과 심각성이 완전히 해소 되지 않은 시기에 더구나 폐원전 처리 문제도 해결 되지 않은 채 미봉책으로 원자력을 재 가동 시키는 정책에 큰 불만을 품고 회사를 그만둔다.

그는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폐원자로 일을 하겠다며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해서 죽음의 땅으로 변해버린 후쿠시마를 찾아간다.

지진 발생이 후 단 한번도 후쿠시마 땅을 가본 적이 없었던 다쓰로는 해변에 날아드는 연의 방향에 이끌려서 차에서 내리고 연이 날리는 방향을 쫓아간다.

[100미터 정도 앞에서 나이 든 남자가 연줄을 당기고 있다. 몇 명 정도 있을 줄 알았는데, 달랑 한 사람뿐이었다. 연은 육지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받으며 바다 위에 떠 있다. 겨울의 전조처럼 서늘한, 북쪽으로 살짝 고개를 돌린 서풍이다.]

-10만년 뒤의 서풍 중에서


연이 날리는 방향으로 따라간 다쓰로는 연을 날리는 남자를 만나고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연을 날렸던 미국산 '게일러 카이트'연이라는 걸 알고 친근감을 보인다.

후쿠시마 해변가에서 연을 날리는 남자의 이름은 다키구치, 그는 쓰쿠바 기상청 기상 연구소에서 일하다 퇴직한 후 취미로 연을 날리면서 습관처럼 기상을 관측하고 있었다.

다키구치는 기상청 근무 당시 고층 기상 관측 전문가로 라디오존데라는 관측 장치를 기구에 달아서 상공으로 띄워 넣고 예보에 사용할 데이터를 수집하는 일을 했었다.

기상 관측 연구가인 다키구치는 1930년대에는 연에 온도계를 달고 기상을 예측하는데 이용했다며 다쓰로 앞에서 직접 시연을 해 보인다.

그는 매일 해변에서 연을 날리며 레이더도 기구도 드론 같은 최첨단 기상 관측 기기가 아닌 연 줄을 타고 손으로 느껴지는 상공 공기의 감촉과 온도로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예측하고 습관처럼 데이터를 기록하고 있다.

다쓰로는 발길이 머무는 곳마다 연을 날리며 기상을 관측하는 다키구치가 동일본 후쿠시마 지역에서 원전이 있었던 도미오카마치를 갈 예정이라는 말에 원전 회사에 다녔었다는 말을 꺼낸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던 해에 다쓰로는 보수관리과 과장으로 승진해서 9월 말에 발생 했던 지진으로 인해 원자로 격납시설에 문제가 생겼는지 점검을 나섰다.

진도 4지진 발생으로 원자로의 안전 장치 역할을 하는 필터 벨트에 뒤틀림을 발견한 다쓰로 팀은 보고서를 작성하지만 부장은 새로운 규제 기준에 근거해서 진도 4정도로 배관이 손상되었다는 건 회사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니 보고서를 수정하라고 지시하고 문제가 발생했던 원자로의 일시 가동 중지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원자로 전력회사의 하청 회사에 소속된 다쓰로는 상사의 지시로 보고서를 수정한다.

그렇게 보고서를 수정하고 나서 리히터 규모 7.3 의 지진과 지진 해일로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 1-4호기에서 누출 사고가 발생한다.

이 사고는 분명 현실에서 일어날 리 없는 일이 언젠가 어디선가 일어날 수 있는 일로 뒤바뀐 치명적인 인재 사고 였다.

다쓰로는 폐암 투병 중인 아버지가 평생 동안 자랑스러워 했던 2호기 필터벨트의 뒤틀림 보고서를 수정한 직원이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가족이 사회로 부터 받을 막대한 후폭풍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생각에 사직서를 제출한다.

원전 사고 이후 폐원자로 처리 시설회사 일을 시작한 다쓰로는 원전 사고 유출 발생 지점 근처에서 날리던 연을 따라 서풍으로 이동해서 2차 대전 당시 일본 군부대가 미국이 이끄는 연합군 전선에 날릴 계획을 세웠던 풍선 폭탄의 이야기까지 흘러 간다.

수소 가스를 채운 직경 10미터 짜리 기구에 소이탄과 폭탄을 매달아 지상의 기지에 띄워서 기구가 상공에 강한 편서풍을 타고 이틀 밤 낮으로 날아 미국 본토 서해안에 자동적으로 폭탄을 투하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1943년 일본 군부대 소속 노보리토 연구소는 300여명이 매달려서 기압계를 탑재한 정밀한 고도 유지 장치, 영하 50도에 달하는 상층 공기를 견딜 수 있는 내한 전지를 풍선 기구에 설치 해서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군수품 제조 공장과 극장, 학교에서 학생들을 끌어다 놓고 풍선 폭탄을 제작하기 시작한다.

1944년 11월 편서풍이 불기 시작했던 날 일본 군부대는 풍선 폭탄을 날려 버릴 기지를 태평양에 면한 해안 세 곳에 설치한다.

후쿠시마현의 나코소, 지바현의 이치노미야 그리고 이바라키 현의 오쓰에서 1945년 4월까지 미국 본토를 겨냥한 풍선 폭탄 기구를 발사한다.

당시 발사된 풍선 기구는 총 1만 발로 약 천 개의 풍선 기구가 미국 본토까지 다다랐다.

일본 군이 날린 풍선 폭탄은 미국 오리건주 마을의 숲과 공원에 떨어져서 무고한 민간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일본 군부대 소속 노보리토 연구소의 생물 병기 부서에서는 탄저균과 적리균, 우역 바이러스를 풍선 기구에 매달아서 미국 본토로 날려 버린다는 계획까지 세우고 기상학자 아라카와 히데토시는 기구를 발사하는 고도와 적절한 계절과 바람 ,발사 지역 그리고 미국 본토까지 다다를 시간과 확률을 계산한다.

1944년 10월 말 오전 3시 풍선 폭탄에 세균을 장착한 기구를 날릴 준비를 갖추고 정확히 두 시간이 지난 오전 5시 소대장이 '발사' 명령을 내리는 순간 풍선 폭탄은 날아 오르지 못하고 지면에서 폭파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고 풍선 폭탄 사고로 고층 기상대 데이터를 계산하는 중앙 기상대 기수들이 사망한다.

풍선 희생자들 위령비가 세워진 곳에서 다쓰로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연락을 해 지난 시절 아버지와 함께 날렸던 연 세트(게일러 카르트)를 구매 했다고 말한다.

원자력 발전 폐기물은 지하 500미터까지 갱도를 파서 사용 완료된 핵원료를 특수한 재료로 덮어 묻는다. 이런 핵폐기물 처리는 인간이 고안해 낸 방법 중에서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10만년 동안 폐기물이 지상으로 올라 올 경우가 없다며 원자로 가동에서 나오는 모든 핵 폐기물 처리는 이런 과정을 거치고 있다.

기후 이상 변화로 지구는 나날이 뜨거워 지고 있고 북극과 남극의 얼음은 빠른 속도로 녹아서 바닷물 수위는 올라가고 있다.

열을 감지한 지변이 흔들리고 계절의 순환은 뜨거운 여름이 지속 되어 강렬한 햇볕과 장기간 무서운 양으로 내리는 비의 양으로 인간들이 파 묻어 놓은 핵폐기물 시설이 10만년을 버텨 낼 것 같지 않다.


고베 대학에서 지구 과학을 전공하고 도쿄 대학에서 지구 행성물리학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한 이요하라 신은 1998년 '네 인생의 이야기'라는 단편으로 네뷸러 상을 수상한 컴퓨터 전문가 테드 창의 작품을 읽고 대중들의 시선에 맞는 픽션같은 과학 이야기를 써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2003년 부터 도야마 대학 이학부 조교로 근무하면서 안정적인 일을 하게 된 이요하라 신은 2008년 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서 1년 만에 완성한 첫 번째 소설< 두번째 보름달>로 에도가와 란포상 최종 후보작에 오른다.

이후 발표하는 작품 마다 우리 일상에서 발생하고 마주 할 수 있는 과학적 현상과 기술을 지극히 평범한 이들의 삶과 연결 시키며 대중적 인기를 얻으며 작가와 평론가 그리고 서점 직원들의 추천서에 이름을 올리는 인기 작가가 된다.

과학자의 시선으로 인간의 삶을 바라보기 때문에 마치 과학자가 일련에 발생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가이드처럼 대화로 묘사로 풀어나가는 이요하라 신의 작품들은 SF장르에 속하지 않고 미스터리로 분류 된다.


단편집 <8월의 은빛 눈>은 일상 속에서 발생하는 과학적인 현상과 자연의 변화를 정확한 명칭과 장소를 제시 하며 마치 과학 잡지에 실리는 개인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듯 서정적인 문체로 펼쳐 보인다.

과학자인 이요하라 신은 소설을 쓸 때면 '과학자가 보고 있는 풍경 그리고 세계의 모습을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우연히 들여다 보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라는 화두를 던져 놓고 글을 쓴다.

총 다섯 편이 실려 있는 단편집 <8월의 은빛 눈>에 맨 마지막 장에는 이요하라 신이 작품 집필에 참고한 문헌과 인터넷 사이트 주소가 빼곡하게 수록되어서 작가의 소설적 상상에서 비롯된 현상이 아닌 실제 우리 눈 앞에서 발생했거나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과학적 현상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요하라 신은 <팔월의 은빛 눈>에서 팔월에 은빛 눈이 내릴 수 있다는 가설을 이렇게 정의 했다.


[내핵은 지구의 안에 있는 또 하나의 별로 크기는 달의 3분의 2 정도로 열방사 빛을 제거하면 은색으로 빛나는 별이다. 그것이 액체의 외핵에 싸여서 떠 있는데 그 별 표면은 전부 빽빽한 은빛 숲으로 높이 100미터나 되는 철로 된 나무 숲이다. 실제 그 정체는 나뭇가지 모양으로 뻗은 철 결정으로 외핵 밑 부분에서 액체 철이 얼면 내핵 표면으로 은빛 가루가 천천히 눈가루 처럼 흩날린다.]

-8월의 은빛 눈 중에서


은빛 숲에서 내리는 은빛 눈의 소리, 무덥고 습한 7월의 이요하라 신의 단편집 <<8월의 은빛 눈>속에서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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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비 2024-06-30 1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르던 작가인데 너무 매력적인 리뷰네요. 저도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scott 2024-06-30 12:39   좋아요 2 | URL
이 단편집 정말 좋습니다
과학적 현상을 이토록 현실감 넘치게 묘사한 작가의 문체가 너무 유연하고 탄탄해서
대단하다는 생각만이 ^^
 
워터멜론 슈거에서
리처드 브라우티건 지음, 최승자 옮김 / 비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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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인지 당신은 좀 궁금해 하겠지만 나는 정해진 이름을 갖고 있지 않은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이다. 내 이름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 그냥 마음에 떠오른 대로 불러달라.]


일 년 열 두 달 달콤한 냄새가 감돌고 어떤 꿈이든 실현되는 완벽한 낙원 '워터멜론 슈가에 살고 있는 나는 이름이 없다. 원래부터 이름이 없었는지 아니면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이름을 버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나’가 살고 있는 곳은 아이디아뜨(Ideath)다.

이 아이디아뜨(Ideath)는 '나’를 지칭하는 ‘I’와 ‘죽음’을 지칭하는 ‘Death’를 합쳐서 아이디아뜨(Ideath)로 즉, ‘내’가 죽은 곳에서 ‘이름 없는 나’가 모호하게 살고 있는 곳으로 그저 불리우는 대로 혹은 누군가가 기억해주는 대로의 그 모습이 바로 ‘나’이다.


'나는 아이디아뜨 근처의 통나무 오두막에 산다. 나는 창밖으로 아이디아뜨를 볼 수 있다. 내 오두막에는 침대 하나, 의자 하나, 테이블 하나, 그리고 내 물건을 간직할 수 있는 커다란 농이 하나 있다. 그리고 밤이면 워터멜론 송어 기름으로 타는 등도 하나 있다.'


아이디아뜨에 통나무 집에서 살고 있는 '나'는 창가로 가 창밖을 내다 본다.

아이디아뜨에서는 요일마다 다른 색깔의 태양이 뜬다.

그리고 요일마다 그 태양을 닮은 워터멜론이 자란다. 붉은 태양이 뜬 월요일에는 붉은 색의 워터멜론이 자라고 검은 태양이 뜬 목요일에는 검은 색의 워터멜론이 자란다.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마거릿이 찾아 오고 다음 날엔 프레드가 찾아 오고 잊힌 작품과 물건들에 관한 모호한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프레드가 떠난 후 나는 워터멜론 씨앗으로 만든 잉크에 펜을 적셔 아래 지붕널 공장에서 빌이라는 친구가 만든 목판지에 글을 쓰는 작업을 시작한다.

  1. 아이디아뜨(좋은 곳)

  2. 찰리(내친구)

  3. 호랑이들

  4. 거울동상

  5. 척 영감

  6. 밤에 하는 긴 산책

  7. 워터멜론공장

  8. 프레드(내 단짝)

  9. 야구장

  10. 수로

  11. 에드워즈 박사와 학교 선생

  12. 아이디아뜨의 아름아운 송어 부화장

  13. 무덤조, 수직 통로

  14. 어떤 웨이트리스

  15. 앨, 빌, 다른 사람들

  16. 시내

  17. 태양 그리고 태양이 어떻게 변하는지

  18. 인보일(inboil/작중 등장 인물의 이름)과 그 일당 그리고 그들이 파낸 곳 즉 잊힌 작품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곳, 그들이 저지른 끔찍한 짓과 그들에게 일어난 일, 그리고 그들이 죽어버린 지금, 이 근방이 얼마나 조용해지고 괜찮아졌는지

  19. 매일 이곳에서 생기는 대화와 사건

  20. 마거릿 그리고 밤에 등불을 들고 다니는 그러나 결코 가까이 오지는 않던 여인

  21. 우리의 모든 동상, 무덤에서 나오는 빛과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도록 죽은 이를 묻는 장소

  22. 워터멜론 슈거에서 살아온 내 삶

  23. 폴린(내가 특히 좋아하는 사람이다.)

  24. 그리고 백칠십일 년에 걸쳐 스물네 번째로 쓰이는 이 책

여기 이렇게 목록을 적어 나간 '나'는 잊힌 작품을 쓰는 동안 아이디아뜨에서 누군가는 불륜을 저지르고 누군가 자살을 하고, 호랑이에게 부모가 먹히며 아름다움을 칭송 하고 슬퍼한다.

모든 것이 설탕처럼 달콤 할 것만 같은 아이디아뜨에는 날마다 모든 것이 변하고 있고 매번 다른 빛의 태양을 받은 수박들이 각기 다른 색깔로 자라는 기이한 곳이다.

아이디아뜨 도처에는 숲과 강이 흐르고 심지어 거실에도 강이 흘러 그 강에서 마음껏 헤엄치고 다니는 송어가 있다.

반면 사람을 잡아 먹던 식인 호랑이들을 전부 불태워서 멸종 시켜 버린 자리에 세운 부화장이 있다.

이런 유토피아적 세상과 정 반대로 타락한 세상인 '잊힌 작품'이라는 곳은 악당'인보일'들이 위스키를 퍼 마시며 술에 취해 꿈을 망각한 채 타락한 인간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 살고 있다.

초목은 자라지 않고 짐승 한 마리도 살고 있지 않는 '잊힌 작품' 세상에 호기심으로 넘어간 마거릿은 자살을 하고 '나'는 폴린이라는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


1967년 미국 문학계를 뒤흔들며 순식간에 200만부가 팔려나간 <미국의 송어 낚시>에 뒤이어 발표한 <워터 멜론 슈거에서>는 날마다 다른 빛깔의 태양이 뜨는 워터멜론 슈거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과 상반되는 잊혀진 작품이라는 가상의 공간으로 나눠져서 자연과 문명, 삶과 죽음, 현실과 이상 그리고 현실과 신화가 단절된 세상이 마치 한편의 우화처럼 그려져 있다.

매 챕터 마다 달려 있는 소제목 아래에 간결한 문장으로 채워진 이야기는 앞선 이야기의 과거-현재-미래가 뒤죽 박죽이여서 장면이 전환 될 때 마다 시점과 시제가 뒤섞여있어서 동 시대 여러 인물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전개 된다.

1960년대 히피 운동의 문학적 상징이 된 작가 리처드 브라우티건은 기계 문명과 상업자본주의로 타락하고 퇴폐화 된 것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너머 '인간 중심주의'를 꿈꾸었다.

그가 앞서 발표한 작품< 미국의 송어낚시>의 중심에는 송어라는 상징이 자리 잡고 있듯이 <워터멜론 슈가에서>에서도 송어들이 마음껏 뛰어 노는 세상을 천국이라 지칭했다.

미국 땅에서 흐르는 강에서 가장 많이 살고 가장 많이 잡히는 물고기는 송어로 미국 문학과 철학에서 이 송어가 상징하는 의미는 목가적 이상형을 꿈꾸는 청교도적인 사상을 담고 있다.

너새니얼 호손의 작품 속에는 '박공나무의 숲'이 허먼 멜빌에게는 거대한 '바다'그리고 마크 트웨인에게는 미시시피 강이 있듯이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작품 속에는 '송어'가 있다.



1967년 <워터멜론 슈거에서> 작품이 발표 되었을 당시에 미국 땅에서 더 이상 송어가 뛰어노는 하천을 찾기란 점점 어려워졌고 산업자본주의의 거침없는 확장과 팽창으로 오지와 대자연은 사라져서 송어들이 헤엄치던 곳은 야영지와 리조트가 됐다.


[내가 오래전부터 알아온 송어 한 마리가 무덤을 넣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치어 였을 때 아이디아뜨의 부화장에서 자란 송어였다. 내가 그걸 아는 이유는 그의 턱에 자그마한 아이디아뜨 방울이 묶여 있기 때문이다. 그는 나이가 무척 많고, 몸무게도 무척 많이 나갔는데, 지혜롭게 느릿느릿 움직였다.]


워터멜론 슈거에서 살고 있고 발생하고 있는 그 무엇에 대한 실체는 모두 모호하다

도대체 아이디아뜨는 무엇이고? 마거릿은 왜 자살했고? 폴린은 어디서 불쑥 나타났는지...라는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앞 뒤 페이지를 여러 번 들춰 봐도 명확한 의미도 찾지 못하고 어떤 인간관계나 인물들의 구체적인 특성조차 알지 못한다.

일곱 가지 태양이 뜨는 아이디아뜨에서 일곱 가지 워터멜론이 만들어 내는 일곱 가지 워터멜론 슈가로 무엇을 만들어낼 것인지는 오직 ‘나’만의 선택이고 또 ‘나’의 몫이기 때문에 ‘나’ 또한 정해진 운명 같은 것은 없다.

<워터멜론 슈거에서>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워터멜론 슈거에서는 여러 가지 일이 다시, 또다시 행해졌다.'


1960년대 미국 비트 세대의 우상이였던 리처드 브라우티건은 해가 갈 수록 독자 수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고 발표한 작품들의 거듭된 실패로 인해 극심한 좌절감에 고통스러워하다가 마흔아홉 살이 되던 해 1984년 창을 열면 태평양이 보이는 호텔 방에서 수렵용 44구경 매그넘 권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쏴서 자살한다.


이 작품의 마지막은 이런 문장으로 끝이 난다.


[연주자들이 각자 악기를 들고 자세를 취했다. 그들은 시작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제 몇 초 남았을 뿐이다, 라고 나는 썼다.]

그가 남긴 천국은 아름답지만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는 잊힌 작품 입구입니다

조심하십시오

당신은 길을 잃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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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라탄이즐라탄탄 2024-06-17 07: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디아뜨(Ideath)라는 단어를 보면서 문득 플라톤의 이데아Idea가 연상되었습니다. 플라톤은 이데아만이 완전하고 영원불멸한 실재라고 했는데 서두에 나온 ‘천국은 아름답지만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는 문장과 묘하게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중의적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 작품이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2024-06-17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6-17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6-17 1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6-17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붉은 옷의 어둠 모토로이 하야타 시리즈
미쓰다 신조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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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 대전 중에 히로시마 우지나에 있는 육군 선박포병교도대에 소속되었던 '모토로이 하야타'가 승선한 무장선이 부산해협에서 침몰한 뒤 우지나로 돌아 왔을 때 타고 나갈 배가 단 한 척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야타는 남아 있는 연료조차 없어서 고립 된 와중에 어느 날 만주 건국대학에서 함께 공부한 동기 몇 명과 함께 대학 은사를 만나려고 노우미 섬으로 건너간다.

​모토로이 하야타가 은사의 집이 있는 노우미 섬에 체류하는 동안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지고 서둘러 우지나로 돌아와 곧바로 폭탄이 투하된 지역을 돌아다니며 구호 활동을 펼치던 중 동료들은 방사선에 피폭 되어 죽었고 그만 살아남게 된다.

일본이 미국에 무조건 항복을 하자 패전과 함께 하이타가 소속된 육군 선박 포병 교도대가 해산한다.


[당연히 너는 앞날을 진지하게 생각하며 고민하고 있을 테지만 그런 일은 혼자 고민해봤자 제대로 된 결론을 내릴 수 없으니까 일단 이리로 놀러와라.]


하야타는 우연 곡절 끝에 도쿄로 올라와 여러 번 전차를 갈아타서 마침내 대학 동창인 가이 신이치와 약속한 우에노 역에 도착하자마자 전쟁 이전과 전혀 다른 세상이 되어버린 모습에 큰 충격을 받는다.

도쿄의 주요 번화가 들은 거듭된 공습으로 초토화 되었고 온갖 물건들을 불법으로 거래하는 거대한 암시장에는 국가의 통제 밖에 있는 이들의 주요 활동 무대가 되었다.

전쟁 전에 노점을 관리했던 조직인 데키야가 도쿄 곳곳에 은밀하게 퍼져 있는 암시장을 관리하는 동안 일본군 징용으로 끌려 온 중국과 조선, 대만 사람들이 패전 후 일본에 남아 장터를 차지 하면서 서로 간의 영역을 다툼이 시작되었다.

전쟁 고아들과 교도소에서 출소한 이들, 거리의 부랑아들이 데키야 조직과 야쿠자 조직에 합류하면서 암시장의 규모는 거대해 졌고 이곳에선 일본의 법이 적용되지 않는 무법의 영역이 되었다.

화물 운반 거룻배 운항일을 하는 집안 출신인 하야타와 데키야 두목의 아들인 신이치는 패전 후 나라를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는 공통된 신념을 갖고 있었다.

하야타는 편입한 대학에서 민속학을 전공하고 국가 재건에 보탬이 되기 위해 탄광촌에 뛰어 들어가서 그곳 탄광 종사자들이 살고 있던 주택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해결 하고 심리적 변화를 일으키며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검은 세력의 배후를 쫓겠다는 생각을 품게 된다.

그의 친구 신이치는 데키야 조직을 이끄는 아버지를 통해 쇠퇴의 길을 가고 있는 암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괴이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친구 하야타에게 해준다.


'해가 지며 어디선가 빨간 망토를 입은 괴인이 나타나 아이를 유괴해 죽인다.'


마을에 전설 처럼 내려왔던 괴담이 1906년 2월 11일 밤 후쿠이현 사카이군 미쿠니초에 있는 선박 화물 중개상 하시모토 리스케가 운영하는 상점에서 발생한다.

비좁은 미로 같은 붉은 암시장 거리에는 여성들을 뒤쫓는 '붉은 옷'의 정체불명의 괴인이 잔혹한 살인으로 시장 사람들을 공포 속으로 몰아 넣는 무시 무시한 사건이 발생하자 신이치는 이 암시장을 좌지우지 하는 상인 조합의 보스인 삼촌에게 자신의 대학 동창인 친구 하야타를 소개 하며 이들은 괴이한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정체 불명의 '붉은 옷'을 입은 자가 저지르는 살인 사건은 미로처럼 얽혀 있는 곳에 있는 상점들마다 붙어 있는 밀실 공간으로 하야타가 이 사건을 추적하고 쫓기고 미행 당하는 동안 1936년 육군의 친황파 청년 장교들인 일으킨 2.26쿠데타 사건부터 일본이 일으킨 대동아 전쟁부터 전쟁 중 아시아 전역에 퍼져 있는 군부대에 위안소를 설치해 놓고 중국과 한국, 대만의 미성년자 여자 아이들을 끌어다가 몹쓸 짓을 하게 하고 잔혹한 방법으로 죽이거나 버려 버린 20세기 최악의 비극적인 사건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붉은 노을이 진 깊은 밤, 붉은 옷에

쫓겨 도망친 게 어느 날 밤이었나.

가게 계산대의 매상을

데키야에게 넘긴 건 환각이었을까

열 다섯 누나는 어둠이 되어

고향에 보내는 소식도 끊겼네

붉은 노을이 진 깊은 밤, 붉은 옷을

바라 보고 있어요. 바로 뒤에서

일본 땅 어디에도 주소지를 두고 살지 못했던 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았던 붉은 미로의 판자촌 기사이치유가장의 밀실에서 발생한 사건은 단순히 희대의 살인마가 저지른 사건이 아니였다.

전쟁을 시작한 일본 땅의 남자들을 위해 한반도와 중국 전역 그리고 아시아 곳곳에서 끌려온 소녀들은 전쟁에 패배하는 날 부터 짐승 같이 죽거나 목숨을 연명하기 위해 일본 땅 빈민굴에서 숨어 살며 어둠의 세력이 되고 그 어둠의 세력들은 또 다른 약자들의 피와 땀을 착취하며 살아간다.

작가 미쓰다 신조는 20세기 총과 칼로 무장해서 이웃 국가의 무고한 생명들을 마구 짓밟았던 일본에게 강제로 끌려가서 간신히 죽음의 사선에서 살아 남았지만 돌아갈 집도 가족도 모두 잃어 버린 한국인들과 중국인들 그리고 전쟁 고아들이 일본 땅에서 어떻게 살아갔는지 모토로이 하야타라는 20대 청춘이 붉은 옷을 입고 여자와 아이들을 잔혹하게 죽이는 희대의 살인마를 뒤쫓으면서 근대 암울한 역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묘사 했다.


이 책의 맨 마지막 장에는 작가 미쓰다 신조가 참고한 문헌에 대한 기록이 두 장에 걸쳐 적혀 있다.

일본 고전문학 전집 부터 시작한 참고 문헌은 숨겨진 전쟁 기록- 도쿄 암시장- 매매춘의 근현대사- 아무도 모르는 국가 매춘 명령-종전 직후의 일본 교과서에 실려 있지 않은 점령하의 일본- 불타버린 벌판의 암시장- 환락가는 암시장에서 탄생했다. - 0년 도쿄 블랙홀-역의 아이의 싸움 이야기하기 시작한 전쟁고아-중국 전선, 한 일본인 병사의 일기 1937년 8월- 1939년 침략과 가해의 일상 까지 작가는 오랜 기간동안 일본이 동아사이와 한국 땅에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소설적 상상력으로 버무린 허구의 세계가 아닌 진실을 추적하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했다.

일본은 무모하게 전선을 확대 시켜 나가면서 한국인들의 집안에서 쓰는 가제도구는 물론이고 산과 들 그리고 가축과 짐승들까지 모조리 빼앗아서 군수 물자로 썼고 소녀들을 납치하거나 돈을 많이 주는 공장에서 일하게 해준다고 거짓말을 하고 군부대 마다 차려 놓은 위안소로 끌고 갔다.

부모를 잃은 고아들이나 형무소 생활을 하는 죄인들까지 모조리 끌고 간 일본은 아시아 전선에 군수물자를 보내지 않고 한반도 땅에서 빼앗은 금과 은, 구리 그리고 땅 속 깊은 곳에 파묻힌 광물을 모조리 군수 공장으로 보내 무기를 제조하는데 쏟아 부었고 각 전선마다 배치된 군부대들에게는 철저하게 현지에서 조달하라고 명령했다.

총과 칼로 무장한 일본 군인들은 중국 난징 시를 살육의 처형장으로 만들어 버렸고 만주 전역과 대만 본토에는 희귀한 나무와 나비들까지 전부 뽑아버리거나 멸종 시켰고 일본 땅에서 발발한 간토 대지진 당시 일본 민간인들은 한국인들을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하고 몰살 시켜 버렸다.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의 가죽을 벗겨 먹었던 일본 군인들은 국가의 명령을 받아 인간으로서 도저히 저지를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고 전쟁에서 무조건 승리 하기 위해 일본은 '메스암페타민' 이라는 피로와 졸음을 없애는 마약 성분의 각성제까지 먹여서 반 미치광이 상태로 만들어 살인기계들이 아시아 전역에서 핏물로 물들였다.

패전후 미군에게 항복한 일본은 모종의 거래를 통해 경제적 실익을 차곡 차곡 챙겨서 전쟁 범죄를 저지른 자들에 대한 처벌을 전혀 하지 않은 채 한국 땅에서 발발한 6.25 전쟁으로 경제적 특혜와 군사적 이익을 모조리 쓸어 담아 경제 대국의 자리에 올라서서 자신들이 저질렀던 만행을 역사에서 지우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일본은 자신들의 역사책에서 줄창 미군에게 원폭을 맞고 전쟁 중 도심 곳곳에 폭격과 공습으로 굶주림과 공포에 시달렸던 것만 기록하고 있고 패전 후에도 살아 남은 일왕은 이웃 국가에게 극악의 범죄를 저지른 것에 대한 어떤 사죄를 하지 않고 [통석의 염]이라는 장례식을 거행할 때 치루는 입관 용어를 내뱉고 퇴위했다.

왕이 통치 했던 시절의 아시아 군주 국가에서는 왕이 국가의 모든 시간을 지배한다는 의미로 연호(年號)를 썼지만 20세기 두 차례 전쟁을 겪고 나서 더 이상 연호를 쓰지 않지만 일본은 유일하게 연호를 쓰고 있다.

2019년 10월에 즉위 해서 레이와 시대라 명명한 나루히토 일왕 아키히토는 할아버지·아버지와 달리 전쟁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

그는 즉위식에서 세계 헌법 준수와 평화라는 지극히 기본적인 외교적 수사 발언을 했다.

2023년 전쟁 피해자 추도식에서 일왕은 “과거를 돌이켜보며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재차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을 했고 아직까지 전범들이 묻힌 야스쿠니(靖國)신사는 참배하지 않았다.

작가 미쓰다 신조가 창조한 20세기 청년 하야타는 탄광에서 검은 얼굴의 여우로 불리는 괴기스러운 사건을 해결하고 암시장에 있는 붉은 미로 속 유곽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파헤치고 나서 자신이 나아갈 길은 일본 경제를 다시 세우는데 보탬이 되기 위해 해상 보안청 소속의 항로 표식 직원으로 취직해서 어느 섬의 등대지기가 된다.

붉은 옷의 유래는 풍수지리에서 동쪽의 청룡의 청색, 서쪽의 백호의 백색, 남쪽의 주작은 적색 그리고 북쪽의 현무는 흑색이라 명명하고 천상의 북극성은 황색을 상징했다.

남방 불교에서 아축여래는 청색, 아미타여래는 백색, 보생여래는 적색인 붉은 색, 불공성취여래는 흑색 그리고 대일 여래는 황색으로 다섯 여래를 오색 으로 대응 시킨다.

티베트에서 시작되어 중국 대흥선사에서 자리 잡은 남방 불교의 한 종파인 밀교를 한국의 혜초스님이 일본 땅에 전파 해서 일본인들의 민간 신앙과 뒤섞여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금빛으로 빛나는 네명의 보살을 거느리고 일체의 재물과 보배를 맡고 있는 붉은 색의 보생여래는 중생들의 평등한 삶을 관장 해서 교화하고 구제하는 역할을 한다.

작가 미쓰다 신조는 <붉은 옷의 어둠>이라는 책에서 일본 땅에서 가장 미천한 존재들을 잔혹하게 죽이는 살인마에게 붉은 색 옷을 입혀 놓았다.

아이가 태어나면 탯줄을 보관하는 포 항아리와 검붉은 옷 그리고 붉은 홀겹 옷의 한자에 모두 옷의衣라는 한자가 들어가고 검붉은 옷 색을 의미하는 자赭 한자에 붉을 적赤 한자가 들어가고 홀겹의 옷도 붉다.

이 셋을 합치면 혁의赭衣,즉, 죄인이 입는 <붉은 옷>이라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작가 미쓰다 신조는 이 책에 등장하는 희대의 살인마에게 붉은 색 옷을 입혔고 그 붉은 색 옷을 입은 살인마 죄인은 지난 시절 일본이 대동아 전선에서 아시아인들에게 저지른 범죄 행위에 대한 형벌을 의미한다.

단순히 밀실 미스터리라 생각하고 이 책을 집어 들고 읽다 보면 청년 하야타가 추적하는 붉은 미로 속 밀실 사건의 붉은 옷을 입은 살인마에게 희생된 불행한 시대의 한국인들의 처참한 모습을 마주하게 되고 얼마나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인들 손에 희생 당했는지 미약하게나마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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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문, 작가는 무엇으로 쓰는가
최재봉 지음 / 비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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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주 언제 어디서든 빼 놓지 않고 읽는 기사는 문화면으로 주요 일간지 문학부분 담당 기자들의 기사들 중에 한겨레 신문의 최재봉 기자의 이름을 발견하면 글의 주제와 상관 없이 무조건 읽었다.

몇 해전 부터 한겨레 신문 칼럼에 '최재봉의 탐문'이라는 칼럼이 실렸고 나는 매주 이 칼럼들을 스크랩 하며 기자가 읽고 있는 책들을 찾아 읽어나갔다.

2022년부터 연재 되었던 최재봉 기자의 칼럼은 정년 퇴직을 앞두고 지난 30여 년 동안 문학 전문 기자로 열띤 취재를 벌이며 목격하고 만나고 탐문했던 문학계의 사람과 작품 그 이면에 관한 글들로 채워져 있다.

가장 먼저 최재봉 기자는 문학이 탄생하는 작업실의 조건과 독자를 사로잡는 첫 문장의 비밀 등 작가와 작품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나서 기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문단 문제를 파고 들어서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고전과 현대문학을 잇는 각각의 주제를 흥미롭게 비교 하며 작품 안팎으로 문학을 구성하는 존재들의 이야기에 대해 광활한 탐구를 펼쳐 보인다.


한국 현대문학계의 순혈주의에 대한 문제는 오래도록 지적 되어왔고 여러 주요 문학상을 수상하는 과정에서 온갖 시끄러운 잡음으로 인해 수상을 거부하는 일련의 사태까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학계는 그들만의 제자와 후배들 끼리 주고 받거나 한 작가가 주요 문학상을 싹 휩쓰는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특히 각 신문사와 대형 출판사가 주관하는 문학상의 심사위원들은 소위 오랫동안 문학계에서 [선생]으로 군림하며 각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며 제자들을 양성하며 등단과 수상작들을 결정하는데 보이지 않는 입김과 역할을 해왔다.


기자 출신의 작가 김훈과 오랫동안 영화 쪽 일을 하다 장편 소설<고래>로 문학계에 등단한 작가 천명관 모두 한국 문단의 중심이면서도 여전히 '선생님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토로했다.

[책상 앞에서 글을 쓰는 동안 선생님들의 엄한 눈이 등 뒤에서 늘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거다. 출발부터 그렇다. 대학을 다니며 교수들의 지도 편달과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등단을 할 때 심사위원 선생님들의 심사, 청탁을 받을 때도 편집위원 선생님들의 평가, 문학상 후보에 오를 때 또 심사위원의 평가, 하다못해 문예창작과 관련한 지원금을 받을 때도 누군가의 심사를 받는다. 그러니까 문단 생활을 한다는 건 내내 선생님들의 평가와 심사를 받는다는 의미이다.]


한국 문단만 '선생님의 시선'이 있는 게 아니다. 미국 문단 역시 대학의 문예창작과에서 기성 문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직업이 소설가인 교수들에게 지도를 받고 작품을 쓴 학생들은 공식화 되고 이론화 된 창작의 이론을 습득해서 잘 팔리는 작품과 문학상 후보에 오를 수 있는 작품들을 써내고 이들의 작품 추천서를 지도 교수들이 써주고 상을 주며 문학성이라는 후광을 씌워준다.

옆 나라 일본 문학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등단절차와 문예지의 원고 청탁, 각종 문학상 심사와 시상 등 문학 작품이 시장에서 나오기 까지 발행하고 유통하는 전반 과정에서 수익을 내야 하는 출판사와 손을 잡은 '선생님의 시선과 입김'이 크게 좌우 되어 그들만의 폐쇄적인 구조로 고착 되었다.


읽혀지고 팔려지는 작품의 전반적인 과정과 문학계 이면의 모습에서 책을 읽는 독자들의 숫자가 왜 감소하고 있는지, 작가들의 일상사 그리고 개인 작업에 대한 이야기까지 최재봉 기자는 한 시대. 한 세대에 중심에 있었던 이들이 남기고 간 글과 작품에 대한 촘촘한 취재 기록과 순수한 독자 입장에서 비밀을 탐문 하듯 파고 들었다.


탐문 과정에서 양념처럼 등장하는 문학이 탄생하는 작업실의 조건과 독자를 사로잡는 첫 문장의 비밀 등 작가와 작품의 내밀한 이야기부터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고전과 현대문학을 잇는 각각의 주제를 흥미롭게 비교하며 작품 안팎으로 문학을 구성하는 존재들에 대해 밀도감 넘치는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이 책의 첫 시작은 '총의 노래가 될 뻔 했던 하얼빈'에서 시작해서 '사라진 원고'로 마무리 된다.

소설을 쓰는 작가는 개인의 생각과 경험 그리고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발언자이고 이들의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목격자이자 증언자이다.

따라서 책을 읽는 것 만으로도 기억을 되새기게 되고 현실의 삶을 돌아 보면서 내가 아닌 타인의 삶과 세상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경험을 안겨준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빛의 속도로 지나가고 바뀌고 있지만 결국 생태계에서 유일하게 읽고 쓰고 말하는 행위를 할 수 있는 영장류인 인간은 비록 현실은 고단하고 끔찍하고 비참할 지라도 책을 읽는 동안에는 더 나은 삶과 미래를 향한 희망을 품게 된다.

이 책의 맨 마지막 장에 최재봉 기자가 칼럼을 쓰는 동안에 인용하고 참조한 책들의 목록이 실려 있다.

책을 읽고 나서 마지막 탐문 하듯 책 뒷 장에 빼곡하게 적혀 있는 책들을 찾아 읽는 경험을 해본다면 결국 글이란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임을 책을 읽고 탐구하며 탐닉하는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문학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고 시나 소설을 진지하게 읽는 독자도 갈수록 줄어드는 시대이지만 결국 인간은 영원히 읽는 행위를 멈추지 않을 것이고 이야기의 힘은 인간의 한 생애보다 훨씬 더 오래도록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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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4-03-30 0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cott 님은 최재봉 기자가 이 칼럼을 쓸 때부터 봤군요 저는 이름 처음 알았습니다 기자는 이름 알기 어렵기는 하죠 아니 저만 잘 모르는 걸지도 신문을 안 봐서... 김훈 작가는 기자였다가 작가가 돼서 이름 알기는 하는군요 작가와 글 그런 이야기가 담겨서 관심 있는 사람은 즐겁게 보겠습니다 여전히 책은 나오는데 읽는 사람은 적다고 하고... 나오는 책이 얼마 안 될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책을 보는 사람이 있는 한 책은 나오겠죠 여러 가지...

scott 님 벌써 주말이네요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새파랑 2024-03-30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최재봉 기자는 처음 들어보고, 저자가 생각하는 문단의 문제? 이런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폐쇄적인 구조가 되면 점점 나빠질수밖에 없는데 안타깝네요. 문학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아도 북플에서는 여전히 문학이 👍 인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