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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방에서 혼다는 또 오래도록 기다렸다. 장지가 꼭 닫혀 있어 보이지 않는 정원 쪽에서 휘파람새 소리가 났다. 장지 문고리에 종이로 세공한 국화와 구름 문양이 아렴풋이 보였다. 도코노마에는 유채꽃과 복숭아 꽃이 꽂혀 있었다.유채 꽃의 노란빛은 너무 강렬해 촌스러운 데가 있었고 봉긋한 복숭아 꽃 봉오리는 검은 가지와 푸르스름한 이파리에서 쑥 뻗어 있다. 맹장지는 모두 무의 없는 백지였으나 유서 깊어 보이는 병풍이 세워져 있었다. 앉은 걸음으로 다가간 혼다는 가노파의 화풍에다 야마토에의 색채를 더한 풍속 병풍의 무늬를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085-4-大広間と持仏間


계절은 오른편에 그려진 봄의 정원에서부터 시작된다. 흰 매화나무와 소나무가 있는 정원을 유람하는 당상관들과 금색 떼구름에 가려 반쯤 드러난 울타리 안쪽의 호화로운 저택이 보인다. 왼쪽으로 옮겨 가면 갖가지 색깔의 말들이 봄의 뜰 위를 뛰어놀고 못은 어느새 논으로 변해 모내기에 힘쓰는 처녀들이 보인다. 황금빛 구름 안쪽에서 부터  소용돌이 치며 떨어지는 2단 폭포와 못가에 돋은 푸른 풀들이 여름을 알린다.

음력 6월 그믐날의 액막이를 위해 당상관들은 흰종이를 들고 못가에 몰려들고 잡역부와 주홍색 옷을 입은 심부름꾼들이 시중을 들고 있다. 빨간 도리이를 지나 사슴이 뛰노는 신사의 경내에서 흰말이 끌려나오고 활을 든 무관들이 제사준비를 서두른다. 순식간에  단풍으로 물든 못은 쓸쓸한 겨울경치에 한발짝씩 다가가고 금빛으로 흩뿌리는 눈속에서 매사냥이 시작된다. 대밭에도 눈이 내리고 대나무 사이사이로 금박 같은 하늘이 빛난다. 목덜미가 불그스레한 꿩한마리가 화살처럼 겨울 하늘을 가로지르고 마른 참억새 틈새에서 하얀  개한마리가 꿩을 보고 으르렁댄다. 사람의 손에 앉은 매는 위엄있는 눈초리로 꿩이 멀어져 간 쪽을 가만히 응시한다....(492-493)

第三十五回 狩野派の大成 〜狩野元信について〜 : 応仁の乱以降の畿内史


-가노파 狩野派. 일본 무로마치室町(1333~1573) 후기부터 메이지明治(1868~1912) 초기에 걸쳐 중국의 송원화(宋元畵)를 모방해서 그렸던 유파

- 야마토에 倭繪大和繪(일). 9세기 후반 헤이안(平安)시대 초기에 발생하여 12세기에서 13세기 초에 유행한 대표적 순수 일본 회화양식의 하나


가노 마사노부

狩野正信1434 ~ 1530.

일본 아시카가 바쿠후[足利幕府:1338~1573]의 어용화가(御用畵家).

300여 년 간 '일본화'된 중국 화법으로 일본 화단을 이끈 가노파[狩野派]의 시조이다.

승려화가 덴쇼 슈분[天章周文]에게 영향을 받아 중국풍의 수묵화(水墨畵)를 그렸다.

그러나 슈분과는 달리 승려가 아니었던 그는 선종(禪宗)의 신비주의를 나타내는 희미한

테두리 선과 옅은 붓칠 대신 일본 고유의 보다 세밀한 화법으로 형상을 묘사했다.


마사노부는 슈분의 화풍으로 고승·보살 등의 인물화를 그려 명성을 얻었지만 이 그림들은 전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몇 안되는 그의 그림 중에는 〈주무숙애련도 周茂叔愛蓮圖〉

(도쿄 나카무라가[中村家] 소장)와 〈죽석백학도병풍 竹石白鶴圖屛風〉

(교토 신주 암[眞珠庵] 소장) 등이 있다.


''봄눈'에 나온 병풍과 똑같은 그림을 찾을수가 없다. 유실되어서 현존하지 않는다고 한다.

1권에 줄줄이 나온 주석을 꼼꼼히 분석하며 2권출간되기를 기다려야 하나 ㅜ.ㅜ


邦画「春の雪」にタイの若手俳優が出演 - タイ映画 & アジアな毎日 Thai Movie & Asia Entertainment Diary


오늘 다케유치 유코가 목을 매 숨졌다고 한다.

런치 여왕,프라이드등에 발랄했던 다케유치 유코

중학생 아들과 돌지난 아이를 남겨두고 떠났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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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9-29 15: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즐겁게 그리고 달콤한 휴식이 있는 추석 연휴를 보내세요...

scott 2020-09-29 20:10   좋아요 0 | URL
페크님 가족 모두 즐겁고 행복한 추석 연휴보내세요.^.^
 


彼は優雅の棘だ。しかも粗雑を忌み、洗煉を喜ぶ彼の心が、実に徒労で、根無し草のようなものであることをも、清顕はよく知っていた。蝕ばもうと思って蝕ばむのではない。犯そうと思って犯すのではない。彼の毒は一族にとって、いかにも毒にはちがいないが、それは全く無益な毒で、その無益さが、いわば自分の生れてきた意味だ、とこの美少年は考えていた。

 自分の存在理由を一種の精妙な毒だと感じることは、十八歳の倨傲としっかり結びついていた。彼は自分の美しい白い手を、生涯汚すまい、肉刺一つ作るまいと決心していた。旗のように風のためだけに生きる。自分にとってただ一つ真実だと思われるもの、とめどない、無意味な、死ぬと思えば活き返り、衰えると見れば熾り、方向もなければ帰結もない「感情」のためだけに生きること。……














그의 우아함은 가시 였다. 더구나 조잡함을 꺼리고 세련됨을 기꺼워하는  자신이 실로 부질 없고 뿌리 내리지 않은 부초와 같다는 것까지도 기요아키는 잘 알고 있었다. 좀먹겠다 마음먹고 좀먹는 것이 아니다. 어기려고 어기는것이 아니다.  그의 독은 가문에게는 진정한 독임에 틀림없었으나 동시에 완전히 무익한 독이었다. 말하자면 그 무익함이 자신이  태어난 의미라고 이 미소년은 생각했다.

자신의 존재 이유를 일종의 정치한 독에서 찾는 것은 열여덟 살의 오만과 단단히 이어져 있었다.  그는 자신의 희고  고운 손을 평생 더럽히지 않겠노라 물집 하나 잡히게 하지 않겠노라 결심했다. 깃발이 그러하듯 바람만으로 살아가는 일, 자신이 단하나의 진실이라 생각하는것, 즉 밑도 끝도 업이 무의미하며 죽는가 하면 되살아나고 꺼지는가 싶으며 다시 불붙는 방향도 없거니와 귀결도 없는 '감정'만을 위해  살아가는 일...(24p)


――清顕のわがままな心は、同時に、自分を蝕む不安を自分で増殖させるというふしぎな傾向を持っていた。

 これがもし恋心であって、これほどの粘りと持続があったら、どんなに若者らしかったろう。彼の場合はそうではなかった。美しい花よりも、むしろ棘だらけの暗い花の種子のほうへ、彼が好んでとびつくのを知っていて、聡子はその種子を蒔いたのかもしれない。清顕はもはや、その種子に水をやり、芽生えさせ、ついには自分の内部いっぱいにそれが繁茂するのを待つほかに、すべての関心を失ってしまった。わき目もふらずに、不安を育てた。


기요아키의 자유분방한 기질은 자신을 좀먹는 불안을 스스로 증식시키는 성향도 함께 갖고 있었다.

이것이 만약 연심이며 그 마음이 이렇게나 끈기 있게 지속되었더라면 얼마나 젊은이 다웠겠는가. 그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아름다운 꽃보다는 가시투성이의 음침한 꽃씨에 기꺼이 덤벼들었다, 사토코는 그의 그런 성향을 잘 알고서 씨앗을  뿌려 놓았는지 모른다. 기요아키는 어느새 그 씨앗에 물을 주고 싹을 틔워 마침내는 자기 안 가득히 그것이 번성하기를 기다리는 일 외에는 모든 관심을 잃어버렸다. 한눈도 팔지 않고 불안을 키웠다.(4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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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20-09-27 0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몇개 언어를 하세욧???ㅎ

scott 2020-09-27 20:20   좋아요 1 | URL
^.~

blanca 2020-09-27 0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봄눈을 원서로 읽으실 수 있는 거예요? 놀랍고 부럽습니다.

scott 2020-09-27 20:23   좋아요 1 | URL
수년전에 읽다가 던졌을정도로 쉽게 읽혀지는 문장이 아니였어요. 어휘와 말투들이 엄청 고급스러운데 소세키에 작품들이 일본 현대어에 표준이 되었는지 미시마에 글을 읽고 알게 되었네요. 이사람 완전 귀족말을 구사해요. 와카 하이쿠 프랑스어 시 영국 귀족들이 구사했던 언어 까지 한문단에 모조리 집어 넣는 괴물이에요.

syo 2020-09-27 15: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cott님 능력자....

scott 2020-09-27 20:23   좋아요 0 | URL
소요님은 페이퍼 달인 ^.~

페크(pek0501) 2020-09-28 1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어로 된 원서로 소설을 읽고 싶었던 적이 있어요.
그때 꼭 기차 안에서 원서를 폼나게 읽어야지, 했었는데...
부럽습니다. ^^

scott 2020-09-28 19:41   좋아요 1 | URL
기차 안에서 읽다가 시력이 나빠질수 있어요. 페크님 ㅎㅎ
오디오북 가장 쉽고 재밌는것 부터 시작하면 흥미를 갖고 매일 조금씩 읽는것 부터 시작 하는거죠.
페크님 추석 건강하게 잘보내세요.^.^
 

드디어 완독을 마쳤다.


보통 소설류는 순식간에 읽어서 몇일 몇날을 펼쳐보지 않는데 

미시마 유키오에 '봄눈'은 앞서 읽었던 장을 되돌아가 읽기를 반복했다.


며칠전부터 완독하는게 두려워질정도로 '봄눈'이라는 작품에 흠뻑 빠졌다.


'봄눈'에 등장인물들에 관한 묘사를 읽다보면 소설 전체에 등장하는 한 인물에 관한 모습을 한단락에 모두 집어넣었다.


가령, 주인공 후작에 아들 기요아키에 친구 '혼다'

'혼다는 이목구비가 지나치게 평범해 오히려 뻐기는 듯한 제 나이 보다 늙어 보이는 풍모의 소유자 였다. 법률학에 흥미를 갖고 있었으며 평소에는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예리한 직관력을 깊숙이 숨기고 있었다. 겉으로는 관능적인 구석을 티끌만큼도 찾아볼수 없었지만 때로는 사람들에게  활활 타오르는  장작 소리가 저 안쪽에서부터  들려오는 듯한 느낌을 주곤 했다. 그것은 혼다가 약간 근시인 눈을 찌푸려 눈썹을 모으고 언제나 굳게 닫고 있는 입술을 보일 듯 말듯 벌리는 표정을 지을때 엿볼수 있다.'


이작품은 겉표면만 훝어보면 러일전쟁이후 급격하게 부에 규모가 커진 후작 집안과 오랫동안천황집안과 혼맥으로 연결된 백작 집안에 자식들에 연애 사랑 이별 문제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깊숙히 그 두집안간에 관계를 살펴보면 

전통적인 일본 귀족 계급을 뒤흔들어버리는 신흥계급에 등장으로 일본 다이쇼시대에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일본 사회에 모순된 문제  계층간에 갈등이 부글부글 끓어 오르고 있다.

메이지 시대에는 가문이나 출신과 상관없이 국가를 위해 특별한 공을 세운 이들에게 작위를 수여 했다. 이들은 차츰 전통 귀족들이 여는 만찬회, 연회에 참석할 자격이 되었지만  전통 귀족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가까운 친척들이 전쟁터에 목숨을 잃고 나라로 부터 받은 보상금에 절대 손을 대지 않을 정도로 태어날때부터 귀족이였던 부류들과 차별되는 신념을 갖고 있다.

안채는 일본식 건물이지만 정원만은 영국식 스타일로 꾸며 놓고 자식들은 황실 자제와 귀족들만 다닌다는 가쿠슈인 학교에 보낸다. 이학교를 졸업하면 도쿄 제국대학교나 영국,독일로 유학을 보낸다.

런던에서 차를 마실 때 한명 한명에게 '밀크 퍼스트?' '티 퍼스트?' 하고 차례를 묻는다며 국내 정치 상황보다 서양귀족들에 일상 생활 모습에 더 큰 호기심을 갖고 있다.

국가로부터 작위를 받은 이들은 항상 옷차림과 걸음걸이 말투에 온 신경을 곧두 세우고 있고 전통 귀족은 교묘하게 어휘와 억양 말끝에 교토 사투리를 섞는다.

친목 모임에서는 와카를 읆으며 진정한 기품과 우아함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 질 수 없다는것을 보여준다.

 작가 미시마 유키오에 극단적인 사상과 행동에 절대로 동의 할 수 없지만 정교하게 맞물린 구성과 전개 풍성한어휘를 사용하면서도 극도로 절제된 문장, 치밀한 관찰력으로 묘사한 인간의 내면, 급속한 사회 변화에 휩쓸려가는 인간 군상에 모습을 태양, 달, 바람, 비, 안개 같은 자연 현상들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거치며 산과 나무 짐승과 사람을 어떻게 변화 시켜가는지 화려하면서도 웅장한 필체로 펼쳐 보인다.


 '하나의 사상이 다른 개체 속으로 시간을 뛰어넘어 계승되어 간다는 건 그대도 인정 하겠지요.

그렇다면 같은 개체가 각기 다른 사상 속으로 시간을 뛰어넘어 이어지는 일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 책을 아직 구입할지 말지 망설이고 있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2020년 올해 출간한 소설 부분에서 이작품이 최고!

특히 '번역'이 아주 훌륭하다. 

민음사는 '봄눈'을 3월에 출간하고 2부 '달리는 말'을 6월에 출간하고 3부' 새벽의 사원'을 9월에 출간해서 12월에는 마지막 4부 '천인오쇠'를 출간했어야 한다.


2부는 올해 안에 출간 될수 있을까?

Amazon.com: Spring Snow: The Sea of Fertility, 1 (9780679722410): Mishima,  Yukio: Books


2부 출간을 기다리는 동안 '봄눈'을 필사 하며 기다려야 하나? ㅎㅎ


NO.216 三島由紀夫「豊饒の海」: 新ねこバス新聞 社説

미시마 유키오 사진이나 흔적은 싫은데 천재 라는건 인정!


Spring Snow Online | 2005 Movie | Yi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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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20-09-26 2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캇님이 이러시니 읽고싶어지네요 햐

scott 2020-09-26 23:54   좋아요 2 | URL
읽으시라고 추천하기 겁나요.
작품속 등장인물들이 전부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것 같아 2부를 주문 할수 없다는 현실을 원망하게 됩니다.
미시마 돌아이면서 천재, 아니 천재라서 돌아버린것 같아요. ㅎㅎ

카알벨루치 2020-09-26 23:58   좋아요 1 | URL
다음 권이 바로바로 나와야지 무진장 기다릴 듯 한데 그럼 너무 힘들겠는데요 그래도 그 양반의 글 맛이 어떤지 보고는 싶네요! ㅎㅎ

scott 2020-09-27 10:13   좋아요 1 | URL
일단 번역이 아주 유려해요.
민음사 특유에 길죽한 판형은 마음에 안들지만 중고로 절대 안팔 작품입니다. ㅎㅎ
올해 하루키옹 신작 단편이 출간될지 모르겠지만 하루키옹 만약에 노벨상 받아도 축하 안해줄라고요 ㅎㅎ
무조건 봄눈 최고!

blanca 2020-09-27 09: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정말..이건 번역가가 거의 예술의 경지에 이른 듯. 국어 사전을 찾아봐야 할 정도로 어휘력이 출중하더라고요. 너무 대단해서 이력을 찾아봤을 정도고요. 저는 당연히 하반기에 2권 나온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닐까요? 흑. 미시마 유키오는 절로 천재라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이건 노력으로 되는 문장력이 아닌 듯.

그래도 하루키는 좋아요 ㅋㅋ 신간 빨리 나오기를....

scott 2020-09-27 20:19   좋아요 0 | URL
하루키옹 에세이(아버지와 고양이 추억에 관한)는 비채에서 10월에 출간 되는걸로 알고 있어요.
신작 단편은 올해 안에 출간된다는 소식이 없네요.

풍요의 바다를 한번에 출간 하면 정말 좋은데 미시마 유키오에 기괴한 이력때문에 출간이 여러번 좌절되어서 번역가 윤상인 교수가 한동안 번역원고를 캐비넷에 쳐박았다고 하더군요.
1권 봄눈에 감동을 안고 다음권으로 넘어가야하는데 2권나올때쯤 1권에 감동이 사악 사라질것 같아요.
번역자에 말에 의하면 각권이 독립적인 스토리로 읽혀질수 있다고 하네요.^.^
 

후작 가문 마쓰가에가의 서생  이누마(6년정도일한)는 탁자위에 어질러 놓은 오늘밤의 정찬 차림표를 집어 드는데 


1913년 4월 6일 벚꽃 관람회 만찬 


-잘게 저민 자라 고기 수프 

- 닭고기 수프 

-와인과 우유에 절인 송어 스테이크 

- 양송이를 곁들인 소 등신 찜

- 양송이를 채운 메추라기 찜

-셀러리를 곁들인 훈제 양 등심

-푸아그라 젤리와 파인애플 소르베

-소금물로 적신 종이에 쪄낸 양송이를 채운 타이 닭찜

-치즈와 함께 구운 아스파라거스와 강낭콩

-바비루아

-아이스크림 두 종

-프티 푸르 

기요아키에 친구 이누에는 앞으로 십여년을 더 산다해도 이런 음식은 어디에서도 맛볼수 없는 음식이라며 놀란다.

그러니까 당시 1913년에도 이런 종류에 음식은 어디 고급 식당에서도 판매 하지 않았고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재료들인 것이다. 귀족들은 자신들만에 네트워크로 해외에서 수입을 해서 먹었던것이다.

어쨌든 이름도 낯선 이음식들을 1913년 일본 귀족들은 만찬회에서 차려먹었다하니 궁금해서 찾아 보았다.

우선, '잘게 저민 자라 고기 수프'

Nourishing Softshell Turtles Hot Pot Recipe | My Chinese Recipes

찾아보니 중국에서 보양음식 처럼 먹었다고 한다. 잘게 다지다니 잔인해!

steak with thyme white wine reduction and truffled mashed - glebe kitchen

와인과 우유에 절인 송어 스테이크는 오스트리아나 프랑스 알자스 지방 지역에서 크리스마스때 먹던 음식이라고 한다.

Mushroom-Stuffed Quail Recipe | Emeril Lagasse | Food Network

양송이를 채워넣은 메추라기찜 독일 지역에서 사냥시즌에 즐겨먹던 음식,역시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때 몸보신으로 먹었다.

slowly braised lamb ragu sauce with gnocchi - Plays Well With Butter

셀러리를 곁들인 훈제 양등심, 이요리는 폴란드 귀족들이 특별한 날에 먹은 요리로 서민들은 비싼 양 대신 훈제소시지로 해먹었다고 한다.

Foie Gras with Pineapple and Pistachios Recipe | Saveur

푸아그라젤리 파인애플 소르베는 프랑스 디저트로 계절에 따라 배, 딸기 등을 넣었다.


Chicken Breasts with Mushroom-Pancetta Stuffing & Verjus Sauce - Recipe -  FineCooking

태국 스타일 닭요리 소금물에 적신 종이에 찐 양송이를 치킨살속에 넣고 쪄낸 요리라는데 손이 많이 가는 것이 황실 스타일인것 같다.

Cheesy Roasted Green Beans - Cafe Delites

치즈와 함께 구운 아스파라거스와 강남콩 1913년대 일본에서 귀족들은 치즈를 야채와 구워먹었나보다 유럽스타일로


Vanilla & coffee bavarois with mocha sauce

바비루아 라는 디저트로 독일의 바이에른 지방에서 설탕·계란 노른자위·젤라틴에 뜨거운 우유를 넣고 식힌 다음, 거품을 낸 계란 흰자위와 생크림을 넣고 틀에 넣어 다시 식혀서 굳힌다 일본인들은 이 디저트를 양과자라고 부를정도로 아주 아주 사랑(물론 귀족과 상류층들 사이에서)했는데 다양한 재료를 토핑으로 올려 먹을수 있다.

LE PETIT FOUR, Seoul - Mapo-gu - Restaurant Reviews, Photos & Phone Number  - Tripadvisor

프티푸르 라는 디저트는  Le petit four'작은 오븐'이라는 뜻에 프랑스 스타일 디저트로 식사후에 커피와 함께 냠냠하는거다.


1910년대 일본 최고위 계급들은 스시,뎀뿌라,오뎅 같은 길거리 음식은 먹어본적이 없었을것 같다. 저택 지하에 와인 창고가 있어서 포도주 품목을 고르며 오늘 만찬회에 어떤 요리에 어떤 술이 어울릴지 기쁘게 골랐다. 당시 태국왕족들이 일본으로 유학올정도였다고 하니...

 바다 건너 조선에 양반들은 12첩 을 상위에 늘어놓고 먹었을까???



언제까지고 메뉴를 읽고 있는 이누마를 응시하는 기요아키의 눈에는 멸시가 담기는가 싶다가도 애운이 어리는 통에 잠잠해질 새가 없었다. 

이누마에게 기요아키의 존재 그자체가, 한시도 빠짐없이 눈앞에 어른대는 아름다운 실패의 흔적이었다.

이누마는 어린 주인의 존재 그 자체가 끝없이 지어보이는 비웃음을 감지 했다.

마쓰가에가에 있는 많은 고용인 중에서 무례하고 노골적인 기갈을 이토록 한가득 눈에 담은 자는 이누마 하나뿐이었다.



'후작은 외국에 유학을 다녀온 후로 서양식이 돼서 처첩 동거를 그만두고 첩을 문밖 셋집으로 옮긴 모양인 정문까지 거리가 900미터라니 900미터 짜리 서양식인 셈이지.'

'새로운 사상을 가지려면 철저히 새사상을 따라야지요.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우리집처럼 유럽식 관습에 따라서 초대를 받든 자깐 저녁외출을 하든 반드시 부부가 같이 다녀야지요.'

신카와 남작은 이처럼 일부 이처제가 가제하는 대단히 세련된 고문을 다른이들 보다 백년은 앞선 사상에 수반하는 수난이라 여기며 기꺼이 감내했다.

 신카와 남작은 아야쿠라 백작과 드문드문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 다 옆에서 게이샤가 시중을 들고 있는데도 게이샤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양 행동했다. 

남작은 쇠망해버린 이 고결한 피에 질투를 느꼈다. 또한 미소를 머금은 더할나위 없이 자연스러운 백작의 느긋함과 자신의 영국식 느긋함 사이에서 다른 이들과는 나눌수 없는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느꼈다.


어떤 문장도 건너뛰고 읽기 아까울정도로 풍경과 주변 묘사 미묘하게 움직이는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앞서 읽었던 부분을 다시 넘겨 읽게 만들정도로 인물들의 생김새 성품 생각 대화들이 마치 눈앞에서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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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09-21 07: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식 사진까지 정성스레 찾아올리셨네요ㅎㅎ 저는 그냥 그런 음식이 있구나 하면서 후루룩 읽고 건너 뛰었을 것 같은데...일본소설 독서는 제가 매우 부족한 편이라 scott님 페이퍼가 늘 참고가 되네요. 감사합니다.

scott 2020-09-21 19:33   좋아요 1 | URL
100년전 일본은 무진장 서구 문화를 추종하고 숭배하고 살았다는걸 새삼 이책을 통해 깨달았네요. 사진들은 궁금해서 구글링해봤는데 1910년대에 향신료 식재료 식기류 전부 수입해서 썼고 요리사들은 일본에 귀화한 외국 출신요리사들이 차린 학교에서 요리를 배운 이들을 고용했더군요.
1913년은 일본이 한국 점령했을시기이고 순종은 일본황실이 재밌는 시간 보내라고 설치해준 당구에 미쳐 있었다네요

페크(pek0501) 2020-09-21 1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폰으로 어제 보고 군침 흘렸어요.

scott 2020-09-21 19:25   좋아요 0 | URL
이딴거 안먹고 페크님이 만들어주시는닭꼬치 떡볶이 먹으려고요. ^.~
 

미시마 유키오가 작가 인생 전체를 걸고 집대성한 연작소설 '풍요의 바다' 1권 '봄눈'이  한국어판 초역으로 출간되었다.

문예지 '신초'에 1965년 9월부터 연재하기 시작해서 1971년 1월 완결까지 5년동안 4부작 연작 소설 '봄눈' '달리는 말' '새벽의 사원' '천인오쇠' 까지 총네권 짜리 대작이다.






미시마 유키오는 '풍요의 바다'를 마지막으로 탈고 한날 할복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우익을 대표하는 작가로 알려졌지만 미시마 유키오는 전체주의를 반대했고 징병제, 일본의 핵무장도 반대 했다.

의회민주주의 제도에 전적으로 동의 하지 않았다 문화의 전체성 다양성을 말살하기 때문에 그는 언론에 자유를 보장하는데는 민주주의 이상의 제도가 없다고 주장했었다.

'나는 일본의 장래에 대해 더이상 희망을 가질 수 없다. 날이 갈수록  이대로라면 '일본'은 없어지지 않을까 일본은 없어지고 그대신 무기질적이고 텅빈,어쩡쩡한 중간색의 부유하고 흠결없는 한 경제대국이 극동의 한구석에 남게 될것이다.'

그렇다 2020년에 일본은 치료제도 없고 백신도 없는 코로나로 올림픽도 연기 되었고 아베는 뒤로 물러나 스가라는 총리 시대가 시작되었다.

미시마 유키오에 말처럼 현재 일본은 무기질적이고 텅빈 어쩡쩡한 중간색의 부유하고 흠결없어보일려고 한 세계경제 대국 3위에 국가다.

한국에는 이제서야 미시마 유키오에 연작 소설이 번역되었지만 1990년대 하루키가 영어로 번역되기전에 세계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일본작가는 미시마 유키오였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미시마 유키오- 다니자키 준이치로 이세명에 일본 작가들은 2차세계대전 승전국인 미국에 문학속에 편입되어  전통적인 미의식,불교적 세계관에서 물신숭배하는 자연 묘사와 서정적인 감정에 집착하는 모습 병적으로 집착하고 숭배 하는 에로티시즘을 품고 있는 일본 문학은 서구세계에서 동양의 미학으로 새롭게 조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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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미부키 사토시와 다케우치 유코를 주인공으로 영화로도 제작된 '봄눈'

일본 명문 마츠가에 가문의 후계자 기요아키와 아야쿠라 가문의 외동딸 사토코는 어릴 적부터 집안까리 알고 지내던 친구 사이다.

기요아키는 사토코를 사랑하면서도 그 감정을 깨닫지 못하고   먼저 마음을 먼저 드러낸 사토코를 매몰차게 대하며  소식까지 끓어버린다.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는 사토코의 부모는 황실과의 결혼을 추진하고 이 소식은 기요아키의 귀에까지 들어간다. 

뒤늦게 사토코를 향한 감정이 사랑이였음을 깨닫고  격렬하게 사토코를 갈구한다. 사랑을 접으려고 결심했지만 결국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마는 사토코.

가문과 아버지에게 짓눌려 지내던 기요아키의 반항이 한 여자에 인생을 뒤흔들어 놓는다 

  기요아키는 두 갈래 길이 난 숲 속에서 덜 밟은 길을 택하는데  그길이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 버리고 후에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지만  그때는 이미 때가 늦었다.

영원할 것 같았던, 늘 곁에 있었을 것 같았던 둘의 사랑. 그러나 남 몰래 소리 없이 인생은 사랑하는 이들을 갈라놓는다.  

영화는 인간관계에  순환고리, 인연, 윤회와 사랑의 영원성을 한꺼번에 보여주려다가 두남녀의 미묘한 심리 상태는 듬성듬성 엮어버렸다. 자신의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사랑한 여인을 향한 기요아키의 모습을 증발 시켜버렸다.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메이지 시대에 풍경과 화려한 장신구,의상만 눈에 아른거릴뿐이다.


학교에서 러일 전쟁 이야기가 나왔을때 마쓰가에 기요아키는 가장 친한 친구 혼다 시게쿠니에게 그때가 잘 기억나느냐고 물어봤지만, 시게쿠니의 기억도 가물가물해서 제등 행렬을 보러 문 앞까지 따라 나간 일을 어렴풋이 기억할 따름이었다. 그 전쟁이 끝나던 해 둘다 열한 살 이었으니 좀 더 선명히 기억할 법도 하다고 기요아키는 생각했다. 의기양양하게 그때를 떠벌리는 급우는 아마도 어른들에게 얻어들은 것을 고스란히 받아 옮겨서는 저에게는 있는둥 마는둥 한 기억을 꾸며 내고 있을 뿐이었다.

 

메이지 시대가 막을 내리고  다이쇼 시대가 시작된 1912년,부터1975년여름까지  주인공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환생해 다른 시대를  살아간다. 후작가문의 후계자, 정치에 빠져든 열혈 청년, 타이의 공주, 사악한 고아라는 네명의 모습으로  환생한 자아 

시대와 가문의 혈통을 초월하며 영원성을 추구하는 인간들의 군상들이 지구상 어떤 생명체도 벗어날수 없는 시간의 침식,쇠퇴,죽음을 영원히 피해갈수 없다것을.....

2020년 9월 16일 부터 읽는 '봄눈' 총4부작이 완결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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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09-16 23: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각보다 미시마 유키오라는 인물은 복잡하군요. 문득 관심이 가네요

scott 2020-09-16 23:46   좋아요 1 | URL
정치적으로 천황의 복권(일본 문화를 통치 재배하는) 헌법개정을 주장하며 광적으로 정치 선동을 했던 인물인데 현재 일본 극우파가 추구하는것과는 다른 우익으로 전체주의 를 배격하면서 왕정복고를 외치고 의회민주주의를 긍정하는 이완되면서도 모순적인 정치를 주장했는데 미시마의 사상적행동과 언행 기행과 달리 그에 문학적 재능은 거의 결벽에 가까울정도로 독보적인 문체를 구사하는 작가라는걸,,,
세계가 먼저 인정해주었네요

blanca 2020-09-17 08: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관심이 가네요.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세설>도 생각났어요. 좀 성향은 다르지만요.

scott 2020-09-17 19:37   좋아요 0 | URL
일본 탐미주의 작품세대중 마지막이 미시마 유키오인데 일본 근대시기에 귀족들의 생활 풍습과 문화를 세심하게 묘사했더군요. 세설이 4자매 중심이라면 이작품은 1970년대 까지 이어질정도로 시공간 세대를 관통하는데 치밀한 묘사와 문장이 다니자키 준이치로와 비교할수 없을 정도네요.
봄눈을 시작으로 완역되기를 바랄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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