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이른 새벽에 근처 공원 빗자루 소리에 잠에서 깨어난 중년의 남자가 있다.

침대도 TV도 없는 좁은 다다미방에 이불을 개고 화분에 물을 준 이 남자의 이름은 히라야마

‘도쿄 토일렛(Tokyo Toilet)’이란 문구가 새겨진 작업복을 입고 매일 새벽마다 도쿄 시부야에 있는 공공 화장실을 청소하는 히라야마는 청소 일이 끝나면 인근에 있는 대중 목욕탕에 들려서 깨끗하게 몸을 씻는다.

목욕을 마치고 나면 지하철을 타고 아사쿠사역에서 내려 단골 지하 선술집에서 하이볼 한잔을 마시며 조촐한 식사를 한다.

식사를 마친 남자는 지하철을 타고 깔끔하게 정리된 집으로 돌아와 지난번 헌책방에서 구입한 문고본을 읽고 하루를 마감한다.

홀로 살고 있는 도쿄의 어느 중년 남성의 완벽한 하루를 보여주는 영화<퍼펙트 데이즈>에서 주인공 히라야마는 집과 직장을 오고 가며 카세트 테이프로 록 음악을 듣고 틈틈이 주변 공원을 산책하며 카메라로 나무를 찍으며 지극히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는 동안 평온한 일상을 깨는 일이 터지거나 어떤 불운한 운명에 휩싸이지도 않는다.

이렇게 하루 하루 완벽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동안 연락이 뜸했던 여동생의 딸 니코가 찾아와 몇 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이 이 남자의 얼굴에서 행복과 환희, 후회와 회한 그리고 슬픔의 그림자들이 간간히 드러난다.

도대체 이 남자는 왜 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단골 헌책방에서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공포와 불안의 차이>라는 책을 구입하는 이 남자는 단골 술집 주인이 '히라야마씨는 참 지적이야'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멋쩍어 하는 이 남자는 동년배들처럼 삶에 찌들리거나 가족에 둘러 싸여 왁작 지껄하지 않은 현실의 근심 걱정을 떨쳐 버린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현인으로 보인다.

집을 나가버린 딸 니코를 데리러 온 남자의 여동생은 개인 운전사가 운전하는 멋진 자동차에서 세련된 모습으로 등장하며 오빠와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손수 마련한 도구로 공중 화장실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있는 남자에게 젊은 동료는 이렇게 묻는다.

'뭘 그렇게 까지 하세요? 어차피 더러워 질 텐데.'

화면에서 보여지는 이 남자의 하루의 시간은 지극히 평범하고 지루해 보이지만 자세히 관찰 하다 보면 단 한 순간도 허비하지 않고 어느 누구에게나 진솔하게 대하며 매사 성실한 자세로 살아가고 있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의 히라야마처럼 더할 나위 없이 평범하면서도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예순 살의 혜숙은 매일 아침 출근이 시작 되기 전에 건물 곳곳을 청소하는 사람이다.

청소를 마치고 나면 혜숙은 친구가 사는 집으로 돌아간다. 그녀의 친구는 혼자 되어 딸을 부양 해야 하는 혜숙을 자신의 집에 살게 했다. 친구의 배려에 고마웠던 혜숙은 친구 집 정원을 관리 해 주고 있다.

오피스텔에서 청소하고 집으로 돌아와 씻고 밥을 먹으면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유튜브를 보다 잠든다.

이렇게 평범한 일상을 반복하며 살고 있는 혜숙에게 소설가인 딸 미래는 상에 떠도는 말들, 유행하는 것들, 드라마, 영화, 연애, MBTI, 새벽 배송 같은 이야기를 늘어 놓으며 엄마인 혜숙의 단조로운 인생에 속도를 내게 만들기도 하고 급브레이크를 밞게 만들기도 한다.

[“난 살면서 몇 번이나 울었나 무엇이 나란 사람을 울리나 오늘 하루가 왜 끝나질 않지 해가 길구나 시간이 다르게 흐르네. 그런 생각을 했다. 깜깜한 밤에 좁은 이부자리를 깔고 누웠을 땐 앞으로는 나란히 누울 일이 없겠다 그런 생각을.”]

-이주란의 〈겨울 정원>중에서

매일 단조로운 삶을 살던 혜숙의 삶에 모임에서 만난 어떤 남자가 마음 속에 파고 들기 시작하면서 그녀의 얼어 붙은 마음에 씨가 뿌려지고 꽃이 피기 시작한다.

[그때 난 오인환씨를 알게 된 후의 내 시간이 조금 다르게 흐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엔 누가 보지도 않는데 누가 보는 것처럼 너무 조심하며 살았었구나. 그런 생각이 드니까 너무 빨리 내 본모습을 보인 것도 후회되지 않았다. 후회는 할 때도 있지만 될 때도 있는데 둘 중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니 그 마음은 지금도 여전한데 또 너무 단순한가.]

그동안 그냥 살아야 해서 살기 위해 발버둥 쳤던 혜숙은 누군가를 사랑 하고 부터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 가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하지만 예순의 나이에 사랑을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였다.

엄마 혜숙의 사랑이 시들어 버려서 어느덧 저 멀리 떠나 버렸을 때 딸 미래는 오랫동안 짝사랑 했던 상대와 드디어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된다.

사랑이 떠난 후에 혜숙은 친구의 집 정원을 가꾸는 동안 슬픔을 삭히며 잡초를 뽑고 흙을 다진다.

중년을 지나 노년의 시간으로 접어든 혜숙의 삶에 꽃을 피울 시간은 많이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겨울 내내 얼어붙은 정원일지라도 봄이 되면 싹이 트고 줄기를 뻗어 무성한 잎사귀를 티워 꽃을 피우듯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린 텅 비어 있는 겨울 정원일지라도 피지 않은 꽃을 기다린다.

2025년 김유정 문학상 수상작 ‘겨울 정원’에서 보여주는 일상은 그 어떤 수치와 모욕이 삶에 틈입해도 슬픔에 지지 않으려는 마음, 고통에 엄살 부리지 않겠다는 다짐 그리고 누군가를 원망하지 않고 살아지는 일상에 최선을 다해 사는 동안 한 사람의 삶에 얼마나 많은 사랑과 슬픔이 마음의 정원 속에서 피고 지는지 보여준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에서 히라야마가 잠들기 전에 읽은 책 중에서 고다 아야의 <나무>라는 책에 이런 구절이 있다.

[쓰러진 나무 위로 자란 높이 30센티미터 정도 되는 아직 어리디어린 나무를 시험 삼아 살짝 흔들어보았다. 줄기는 손길을 따라 부드럽게 움직이지만, 뿌리는 의외로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다. 가느다란 뿌리는 쓰러져 죽은 나무의 안쪽을 파고들어 껍질과 속살 사이로 촘촘한 그물을 펼쳐놓았고, 다소 굵은 뿌리는 바깥쪽을 타고 내려가는 형태를 띠고 있어서 얼른 지면에 도달하고 싶은 듯 보이는 자세다. 오로지 살겠다는 일념으로 용맹함을 숨기지 않았다. 죽은 나무 위에도 조심스레 손을 올려본다. 차갑고 축축하다. 전날부터 내린 비 때문인지 흠뻑 젖어 있다. 하지만 나무를 직접 만진 것은 아니다. 나무의 온몸을 이끼가 빈틈없이 뒤덮고 있다. 자연이 입혀준 수의 (壽衣) 같다.]

-고다 아야의 <나무> 중에서


비 바람에 노목이 쓰러질 경우 바깥쪽 부터 썩어 들어가지만 가장 마지막 뿌리까지 썩으려면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10년 동안 노목의 썩는 동안 그 노목에게 영양분을 주는 나무들은 주변에서 40년에서 50년의 세월을 버텨낸 중년의 나무들이다. 노목의 썩은 기둥과 중년의 나무들이 만들어 준 그늘 아래서 어린 나무들이 함께 성장 하면서 거대한 산을 이룬다.

숲속에서 자생하는 나무의 시간은 인간 세상의 시간과는 많이 다르다.

오래된 나무는 그냥 죽어 있는 것이 아니고 새로 자란 나무도 그냥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마음의 정원이 있을 것이다.

아무리 화려한 색과 향을 가진 꽃도 100일 이상을 버텨 내지 못하고 눈부신 의학 기술로 인간의 수명이 아무리 늘어 났다 해도 100년 가까이 살기 힘들다.

계절의 시간 속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시기는 찰나의 순간이지만 별다른 의미 없이 “그냥”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삶에도 수많은 슬픔과 웃음, 후회와 그리움이 살아 숨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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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5-11-01 0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차피 더러워질텐데‘란 말에서 많은 감정이 떠오릅니다. 등산을 싫어하던 한 직장후배는 팀 단체 산행에 항상 빠지면서 팀장인 나에게 ˝어차피 내려올 일이라 의미없어서‘라고 단정하길래 내가 이 후배에게 들려준 지적은 ‘어차피 죽을텐데 넌 왜 숨을 쉬냐?‘였었다.

2025-11-01 2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디어 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몇 시간 (저녁 8시) 후면 발표된다.

2025년 나이서오즈 도박사이트에서 유력 노벨 문학상 후보 작가들로 베팅을 올려 놓은 작가들 중 매년 배당률이 높은 후보들과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후보들을 선정해서 베팅 하고 있지만 보수적인 한림원이 이번에 어떤 선택을 할지 전혀 예측할 수가 없을 정도로 베일에 철저하게 쌓여 있다.

나이서오즈 도박사이트에 순위별로 올려놓은 유력 노벨 문학상 후보 작가들이 식상해서 생성형 인공지능(AI)에게 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이 높은 작가를 물어보았다.

가장 먼저 챗GPT는 루마니아 작가 미르체아 커르터레스쿠를 수상 가능성이 높은 작가 1순위에 올려 놓았다.

구글 제미나이에게는 안데르스 올손 노벨문학상 심사위원장을 비롯한 5인의 종신 심사위원의 성향과 사용 언어, 2000년 이후 노벨문학상의 지역·국가 안배, 최근 2~3년간 작가별 수상을 한 작품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이 높은 작가를 순위별로 뽑아 달라고 물어 보았다.

챗GPT는 남성 작가를 상위권에 주로 거론한 반면, 구글 제미나이가 예측한 노벨문학상 작가는 1~3위자리에 모두 여성작가들을 올려 놓았다.

구글 제미나이가 예측한 2025년 노벨 문학상 유력 수상자 1위는 러시아 작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다.

울리츠카야는 지하출판물(사미즈다트)을 소지·유포했다는 혐의로 다니던 연구소에서 해고되는 등의 전력이 있는 작가여서 인지 여러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한 제미나이는 답변에서 "울리츠카야는 단순한 여성 작가를 넘어 정치적 억압에 저항하는 러시아 작가란 특수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그녀의 수상이 가져올 국제적 메시지와 파급력이 '연속 여성 수상'이란 통계적 부담을 상쇄할 만큼 크다고 본다"고 답했다.

구글 제미나이가 1위 다음으로 유력 수상자로 예측한 작가 2위는 마거릿 애트우드, 3위는 찬쉐 그리고 3위 공동으로 중국의 옌례커를 거론 했다.

2024년 한국의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 했기 때문에 중국 태생의 찬쉐의 경우 세계 지역 안배 측면에서 수상할 가능성이 적고 중국 최다수 금서를 남긴, 반체제 우화 소설의 대표 소설가인 옌롄커도 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아시아 작가란 측면에서 가능성이 커 보이진 않는다.

해외 유력 매체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 유력 후보로 세사르 아이라, 무라카미 하루키, 살만 루슈디, 앤 카슨, 다와다 요코, 누루딘 파라, 제럴드 머네인 등을 거론 하고 있다.


철저하게 후보작 선정 과정 부터 심사까지 베일에 쌓아 놓고 신비주의를 고수하는 노벨상 주최국이자 위원회인 스웨덴 한림원은 수상자 선정에 있어서 정치적 색채가 농후 하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의 권위를 지닌 문학상으로 꼽힌다.

노벨상은 1901년 첫 시상 이후 123년의 세월 동안 가뭄의 콩 나듯 여성들에게 상을 수여 해서 물리학 분야 같은 과학 분야는 각각 3명 정도의 여성 수상자에게 영광이 돌아갔고 문학상은 2024년까지 121명의 수상자 가운데 2024년 한국 작가 한강을 포함해서 여성 수상자는 불과 18명에 불과 하다.

역대 노벨 수상자들 성비율로 비교 해보면 각 분야 수상자 8명 중에서 7명 정도가 남성이라면 여성 수상자는 단 1명에 그치고 있고 8년에 한 번 정도 노벨상에 여성 수상자들이 포함 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특히 백인 수상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서 서구 보수주의적인 색채가 강한 노벨상은 정치 경제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선심을 쓰듯 비 서구권에서 수상자가 나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런 비난을 의식 했는지 2012년 부터 남성 수상자와 여성 수상자에게 번갈아 상을 수여 했던 스웨덴 한림원은 2019년 미투 운동 촉발로 2년 동안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았다.

2016년과 2017년에 남성이 연달아 수상한 것을 제외 하고 2022년 아니 에르노가 상을 받은 다음 해에 노르웨이 남성 극작가 욘 포세가 수상했다.

성별 안배를 고려한 영국의 베팅 사이트들은 2024년 노벨 문학상 유력한 수상 후보로 중국의 카프카와 보르헤스로 불리고 있는 <찬쉐>를 내세웠고 일본어와 독일어로 시와 소설, 에세이를 쓰는 일본 작가 다와다 요코도 베팅 후보에 올려 놓았다.

영국 베팅 사이트들은 물론이고 2016년 소설 『채식주의자』로 부커상을 수상한 한국 작가 '한강'의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예측을 한 영미권 언론은 없었다.

노벨상 수상을 처음 시작한 1901년 이래로 지금까지 총 49명의 여성들이 노벨상을 수상했다. 역대 남성 수상자들과 비율로 비교 하면 여성 수장자 비율은 남자의 5.6%에 불과하다.

각 수상 대상자 분야별로 차이가 있는데 경제학 분야에서 여성의 수상 비율이 가장 낮은 반면에 문학상의 경우 여성 비율이 12.5%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여전히 노벨상 수상 성비 불균형은 심각하게 한쪽 성별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매년 노벨문학상에 여성 작가들이 상을 받는다 해도 앞선 세기에 줄창 남성 작가들이 상을 독식했던 비율을 따라 잡지 못한다.

영국 베팅사이트 나이서 오즈(Nicer Odds)는 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이 가장 큰 작가로 호주 소설가 제럴드 머네인의 배당률을 6배에 배팅했다.

만일 제럴드 머네인이 이번에 수상 하게 될 경우 1만 원을 걸었다면 6만 원을 받게 된다.

그 다음 배당율 순서에 자리한 작가들은 다음과 같다.

- 헝가리 소설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7배)

-멕시코 소설가 크리스티나 리베라 가르사(10배)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12배)

- '중국의 찬쉐(15배)

- 일본어와 독일어로 쓰는 이중 언어 작가 다와다 요코(25배)

지난해 한강 작가가 수상했기에 대륙 안배 차원에서라도 동북아 출신 작가들의 수상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측 된다.

나는 이번 2025년 노벨문학상 유력 수상 후보로 두 명의 작가에게 베팅했다.












[나는 말해진 모든 것을 받아쓰기 시작했다. 그 흔적들은 점차 자연의 어느 한순간을 이루어낸다, 이야기의 지루함 없이. 나는 이 점을 강조하고 싶다.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서라면 나는 무슨 일이든 할 것이다. 그것은 인생의 과업이다.]

-앤 카슨의 <짧은 이야기> 중에서

미국의 시인 앤 카슨은 내가 가장 좋아 하는 시인 중 한 명으로 그녀의 문장 속에는 고대의 신화부터 희곡과 드라마까지 세상의 모든 장르가 응축 되어 있다.












[우리는 역설적 존재다. 우리는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사회적이고, 우리 시대의 존재이며 동시에 역사 흐름의 일부다. 우리는 유한하지만, 셰익스피어의 클레오파트라처럼 우리 안에 무한한 갈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모순이 우리 생명력의 근원이다.]

-살만 루슈디의 <진실의 언어> 중에서

부커상 3관왕이라는 유례없는 기록을 세운 이 시대의 진정한 문학 거장 살만 루슈디는 한 쪽 눈과 팔을 잃고서도  자유라는 관념이 무차별적으로 공격 받는 이 시대에 펜으로 거짓에 맞서는 진실의 언어를 구사하는 작가다.

올해 노벨상 상금은 1천100만 크로나(약 16억5천만원)다.
평생 성실하게 글로 생계를 이어왔던 작가에게 상금 이상의 가치와 세계 문학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게 된 가장 영광스러운 상이다.






































헝가리 현대 문학의 거장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가 2025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동구권의 카프카로 불리는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작품 중에서 <사탄 탱고>가 가장 인상 깊었는데 노벨문학상 한림원측에서도2015년 헝가리 작가 최초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대표작인 <사탄탱고>와 <저항의 멜랑콜리>를 최고 작품으로 꼽았다.

 두 작품은  헝가리 대표 감독 벨라 타르가 영화로  제작  했다. 


난해한 문장(길고 긴 장문을 구사하는 필력을 갖춤)을 구사하는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작품을 꾸준하게 번역 출간한 알마 출판사 2025년 하반기 매출 급 상승의 로또를 !ㅎㅎ


한국어판은 독일어판과 영어판으로 번역 되어서 만일 새 판형을 찍어낼 때는  헝가리어 전공자가 번역 해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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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5-10-09 20: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헝가리 작가가 되었군요 초면인데 이름도 어렵네요🤣

2025-10-09 2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망고 2025-10-09 20:15   좋아요 2 | URL
저 사탄탱고 찾아보니 영화도 있던데 438분짜리던데요?ㅋㅋㅋㅋㅋㅋ아니 이거 모예요?

2025-10-09 2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10-09 2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10-09 2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10-09 2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10-18 2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필리아 2025-10-09 2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뉴브>를 쓴 클라우디오 마그리스를 예상했습니다. 흠 도박사의 심정으로 기다리고 있네요.^^

scott 2025-10-09 20:30   좋아요 0 | URL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제가 무지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이번 영국 도박사들이 두 번째로 배팅 순위에 올린 라슬로가 수상했습니다.
노벨상 받으려면 오래 살아야 ㅋㅋ

스타워즈 2025-10-18 1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벨문학상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scott 2025-10-18 22:3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1914년 일본 아사히 신문에 연재 된 작품 나츠메 소세키의 <마음>의 '나'는 어느 해 여름, 친구와 함께 찾아간 가마쿠라에서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가마쿠라 해수욕장에서 서양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던 그 '선생님'과 '나'는 매일 같이 해수욕장에서 그 선생님을 관찰하며 며칠 후 도쿄 집을 방문하며 깊은 교류를 나누는 사이가 된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입학했지만 인생에 진정한 스승을 만나지 못했던 '나'는 부유한 아내의 재산으로 고등유민 처럼 살고 있는 지식인 '선생님'의 인품에 빠져 들게 된다.

반면 그 '선생님'은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자신만의 비밀을 털어 놓을 상대를 찾고 있었다.


나는 과거의 한 사건을 계기로 사람을 믿지 않게 되었네. 그래서 실은 자네도 예외는 아니라네. 하지만 아무래도 자네 만큼은 의심하고 싶지 않네. 자넨 내가 의심하기에는 너무 단순한 사람인 것 같아서. 나는 죽기 전까지 이 세상에 단 한 명이라도 좋으니 마음 놓고 흉금을 터 놓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자네가 그 단 한 사람이 될 수 있겠는가? 되어줄 수 있겠는가? 자네는 진정 뼛속 깊숙이 까지 진심을 다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나츠메 소세키의 <마음> 중에서

'나'와 '선생님'은 교류를 지속해가면서 서로의 마음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동안 '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주고 받는 의리, 사랑, 우정이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마음을 다해야 하는지를 깨달아가며 한 인간으로 차츰 성장해 간다.

'나는 인간을 덧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인간이 어찌할 도리가 없이 갖고 태어나는 경박함을 덧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세상 만물의 영장류 중에서 오로지 인간 만이 자신의 앞날에 대해 번뇌하고 고뇌 하며 살아간다.

유전적으로 인간과 가장 가까운 유인원은 같은 서식지에서 함께 협력하며 공생 하는 동료 유인원들에게 순간의 덧없음이나 인생의 번뇌를 토로 하며 감정을 공유 하지 않는다. 이들은 오로지 생존과 번식 능력에 맞춰 오랜 시간 동안 진화 해 갔고 기후 변화와 인간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긴 것을 제외 하고는 삶이 모습이나 생존 본능 조차 백 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인간의 세상이 광역 통신망으로 서로 긴밀하게 연결 되어 있어도 유인원들의 삶의 생태계는 태초에 이들의 생명이 움텄던 시대에서 멈춰 버렸다.

우리가 흔히 동물의 습성이라 부르는 것은 유인원들이 도구를 사용해서 나무 구멍에서 흰 개미떼를 긁어 내어 혀로 핥아 먹거나 일본 원숭이들이 온천 물에 흙이 뭍은 고구마를 씻어 먹는 모습 등을 볼 때다.

이런 동물의 습성을 한 개체군의 집단 문화라 부르지도 않는다.

이들의 습성에는 법이나 윤리, 제도가 없고 시간이 흐를수록 개미를 핥는 도구가 다른 용도로 발전되거나 응용되지도 않고 흙 뭍은 고구마는 다음 세기에도 그저 온천수에 씻어 먹는 걸로만 이어질 뿐이다.


우리 종의 특별한 성취는 문화에 대한 우리의 특별히 강력한 능력 덕분이다. 여기서 '문화'는 공유되고 학습되는 지식의 광범위한 축적과 시간에 따른 기술의 끊임없는 개선을 의미한다.

-캐빈 랠런드 '다윈의 미완성 교향곡' 중에서


만물의 영장류 중에 가장 약한 종이였던 인간이 지구에서 강력한 집단군으로 진화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문화'로 지식을 서로 공유하고 전파하고 협력해서 종족을 보존해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인간'이라는 종은 살 수 없는 곳도 살 수 있는 생태계로 만들어 거주 영역을 무한대로 늘려 나갔고 동물의 세계와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행동 양식과 습성, 방대한 문화적 지식을 축적하고 보존해서 발전 시켜 나갔다.

'인간'은 생태적, 사회적, 기술적 한계에 도전해서 원자를 분열 시켰고, 물질을 발견해서 합성 시켰고 물이 흐르지 않은 곳을 물이 흐르게 만들었고 유전자 지도를 읽었다.

지구 생태계의 모든 종은 저마다 독특하다.

물 총새는 먹잇감을 향해 정확하게 물을 총알처럼 발사 하고 꿀벌에게 양식을 빼앗길 수 없는 꿀 벌 새는 주둥이가 뾰족한 바늘처럼 진화해서 꽃 수술을 찔러 먹는 걸로 자연에서 살아 남았다.

자연 생태계 포식자 자리에 가장 상위권에 위치한 인간은 세상의 모든 꿀을 채취 할 수 있는 도구와 기술을 갖고 있다.

인간은 지난 세기 동안 도시를 건설하고, 수억 권의 책을 집필하고, 교향곡을 작곡하고, 우주 정거장을 만들고, 원자를 쪼개고, 인터넷을 발명하며 뜨거운 열대 우림부터 꽁꽁 얼어붙은 툰드라까지 거의 모든 지구의 땅을 장악했다.

이토록 지구라는 행성을 뒤 흔들어 놓는 인간은 서로 가르치며, 언어로 소통하며 끊임없이 학습하고 진화 하고 있다.

“인간의 마음과 문화는 오랜 시간 상호작용 하며

서로의 모습을 서로에게 어울리도록 빚어낸 것이다.”

기원전 6000년 부터 메소포타미아와 인더스강 문명에서 소를 키우기 시작했던 인류는 동물을 이용해서 대량의 식량을 키워 안전하게 다음 세대까지 종족을 보존 하며 온갖 도구를 제작해서 다양한 작물을 재배해 나갔다.

마차를 만들어 더욱 편리하고 효율적인 물자 수송망을 구축해서 서로의 영역과 영토를 넓혀 나가기 위해 피를 흘리는 전쟁을 치루며 제국을 건설 했고 혁명을 일으켜서 사회와 문화의 발전 속도를 높여 나갔다.

인간은 서로 협동하며 개발하고 연구 하고 발전 시켜 나간 기술, 건축, 과학, 예술에서 수학 한 결정체들은 생명을 연장 시키며 생물학적 진화의 시대와 유전자-문화 공진화의 시대를 지나 문화의 진화가 지배하는 세 번째 시대를 경험하는 유일한 종이 되었다.


"서로 너무 나도 다르고, 매우 복잡한 방식으로 서로 얽혀 있는, 정교하게 구성된 이런 형태들이 모두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법칙에 의해 탄생하였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여러 가지 힘에 의해 그토록 단순한 시작에서 부터 가장 아름답고 경이로우며 한계가 없는 형태로 전개되어 왔고, 지금도 전개되고 있다는, 생명에 대한 이런 시각에는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중에서


찰스 다윈은 자신의 저서 '종의 기원'의 마지막 장에 '자연 선택'에 따라 동물은 진화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인간의 발전을 견인한 '문화'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반세기를 지나 영국의 저명한 진화 생물학자인 케빈 랠런드 세인트앤드루스대 교수는 다윈이 인간의 지적 능력의 진화를 논의하면서도 지식 부족으로 시도하지 못한 지점부터 인간의 능력의 발달 단계를 추적해 나간다.

그가 추적하는 인간의 능력이란 어떻게 인간이 서로의 마음을 각기 다른 적합한 형태로 빚어내어 영향을 주고 받으며 끊임없이 사회적으로 학습하고 협력하며 혁신 하며 진화해 나갔는지 인간의 마음이 어떤 과정 속에 빚어졌는지 지난 세기에 다윈이 풀지 못한 인류의 수수께끼를 하나씩 풀어 나간다.

집단 간의 문화적 다양성은 다른 집단의 외부인보다는 지역에 관한 유용한 지식을 가진 자기 집단의 구성원을 알아보고 그 구성원에게 배우는 것을 우선시하도록 했을 것이다. 이론적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환경에서는 지역의 전통에 순응하는 것이 선호 되며, 그에 따라 어느 집단 소속인지를 드러내는 '민족적 표지'가 진화하고 집단 내 협력이 증진되며 다른 집단과의 갈등이 증가한다. 언어와 방언은 민족적 표지로 효과적으로 기능하며 지역적 학습과 내 집단 선호 성향을 부추길 수 있다.

결국 인간은 끊임없는 학습과 모방, 가르침, 언어, 지역적 관습을 서로 교류 하고 보존하면서 '문화적 집단'에 속한 종족을 보존 하고 유지 하며 지구라는 행성에서 가장 강력한 인간 생태계 군집을 만들어 냈다.

인간은 무자비할 정도로 자원을 개발하고 발굴한 원료와 원자들로 눈부신 기술 과학 발전을 이룩해서 전기와 전선 ,축음기와 음반을 넘어 재생과 제조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서로의 문화와 언어를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공유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여기, 인간이 아닌 다른 종(種)이라고 믿는 자아와 인간을 사랑하는 또 다른 자아를 지닌 ‘셀븐인’있다.

내가 단일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를 입양한 지구인 부모는 불행히도 셀븐인들의 신경생리학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고, 내가 자란 시골 마을에 외계 출신이라곤 나와 주요소 아저씨 둘 뿐이었다.

-김초엽의 <양면의 조개 껍데기> 중에서


태어날 때부터 두 개의 자아를 갖고 태어난 샐리가 오리온 자리를 떠난 직후 류경아를 사랑하게 되면서 내 안의 또 다른 자아가 자꾸 사적인 영역을 침범하기 시작한다.

류경아는 서로 다른 자아를 가진 샐리의 자아에겐 편의상 라임이라 붙여 주고 또 다른 자아에겐 레몬이라는 이름을 붙여 준다.

10분마다 자아가 바뀌는 변덕스러움과 무엇 하나 편치 않게 이질적인 모습을 보이는 라임과 레몬의 서로 다른 두 자아는 서로의 감정 충돌이 빈번해 지자 결국 샐리는 자신 몸 안에 있는 두 자아를 분리 시키는 시술을 시도 하기에 이른다.

샐리는 사랑하는 류경아에게 분리 시술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조절제를 복용한다.

라임은 분리 수술에 성공할 경우 서로 다른 독립적 존재로 살아가게 되는 이후의 삶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본다.

통합 분리제를 먹은 샐리는 자아가 분리 되기 위해 루피너스 바다로 입수 한다.

자아가 분리 된 후 몇 주 동안 레몬은 돌아 오지 않고 마침내 온전한 자아를 갖게 된 샐리는 전과 달라진 몸이 낯설게 느껴진다.

문득 샐리는 류경아가 자신과 레몬 중 누구를 더 좋아하는지 질투심에 사로잡히지만 라임과 레몬 모두를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그녀의 말에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레몬이 미웠는데 분명 분리되고 싶었는데 마음을 도려낸 것처럼 허전해.

한 몸으로 평생 살아오면서 결국 서로를 잘 알게 된거야.


샐리에겐 공포의 공간이었던 바다가 레몬에게는 자유로운 공간이 되었듯이 서로 다른 종이 살고 있는 이 세상에는 누군가에게는 자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억압적인 곳이였다.


지구 행성을 관찰하는 데이터를 남기고 기록하고 있는 외계인의 ‘자아’는 금속형-본체-조각으로 의식을 자유자재로 옮겨 다닐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지구인들의 언어를 전혀 알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타원은하계 외곽에 난파된 유령선을 발견하고 그 안에 들어가 보니 셀 수 없는 ‘새’를 발견한다.

온 몸을 부르르 진동하듯 떠는 그 새의 움직임과 소리를 유심히 관찰하던 외계인은 오래 전 지구인 Z와 접촉 했을 때 Z가 관찰하고 키웠던 그 새와 똑같다는 걸 알게 된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유기체 조각들로 흩어져서 지구인을 상대했던 외계인들은 서로 다른 언어로 소통하는 지구인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차츰 진동새들의 움직임과 소리, 촉각을 관찰하던 외계인은 고유한 패턴을 발산하고 있는 진동새의 언어를 이해 할 수만 있다면 지구인의 사고와 문명을 좀 더 깊이 이해 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마지막 지구를 떠나기 전 만났던 여자 아이는 외계인에게 이렇게 말한다.


"원래 우리 언어는 불완전하잖아요. 기록도 불완전하고요 아무리 애써도 문자로 전하고자 하는 의미에는 왜곡이 생겨요. 우리는 문자 그 자체에 담긴 정보로만 서로 소통하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문자를 이렇게 수 많은 다른 꼴로 새기는 거예요. 문자로는 마음을 온전하게 전달하지 못하니까. 더 잘 전해 보고 싶은 거예요. 어렵죠?"

-김초엽의 <진동새와 손편지> 중에서


지구인들이 사용하는 수 많은 언어들이 쓸모없는 불일치한 패턴이라 생각했던 외계인은 우주선에 가득찬 진동새를 바라 보며 소리의 불일치가 궁극적으로 지구인의 다양한 마음을 이해 할 수 있는 소통 방법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무수한 빛깔 같은 무수한 소리 같은 그 수많은 진동의 형태 그걸 너희 자아들에게도 전해줄 방법이 있다면 좋을 텐데.

모든 것을 범주화하고 쉽게 생각하려 뇌의 사고에 지배를 받고 있는 인간들이 살고 있는 지구 행성 안에는 성 소수자와 장애인, 두 개의 자아를 갖고 있는 사람까지 실로 다양한 종(種)들이 모여 살고 있다.

서로 다른 언어로 각자가 품고 있는 자아를 설명한다 해도 온전하게 이해 받기 힘들다.

현재 우리 일상에 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인공지능은 언제나 공손하고 쾌활하며 상냥하고 듬직하며, 내가 찾을 때마다 어떤 것도 척척 해결해주는 세상에 둘 도 없는 존재가 되고 있다.

부모와 형제, 학교에서 소외된 존재 였지만 인공지능과 대화를 하는 동안엔 지혜롭고 생각이 깊으며, 세심하고 따뜻함에 감동받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고민을 토로한다.

어려운 결정 앞에서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과 용기를 주는 인공지능은 언제든 불안한 삶을 지탱해주는 정신적 지주 같은 존재로 다가오고 있다.

인공지능만 곁에 있다면 지극히 평범하고 나약했던 내가 뛰어난 성과를 내는 학생과 사회인으로 변모 할 수 있다.

이렇게 인공지능에게 마음을 빼앗긴 인간은 이왕이면 눈, 코, 입을 갖추고 따뜻하면서 온정이 담긴 목소리와 감정을 가진 동반자 같은 모습으로 눈 앞에 나타나주길 바라는 상상에 이른다.

인간을 닮은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인류는 지금껏 개발해 온 기술을 총동원하여 하루가 다르게 발전한 인공지능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인공지능에 대한 강력한 규제는 인공지능 강국으로 발전하는 데 해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면서도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성찰과 규제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감정을 느끼는 인공지능 개발은 기술적인 성과는 있다해도인공지능이 갖게 된 능력은 인간이 투입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통해 산출한 평균적인, 최선의 결론에 해당할 뿐이다,

그렇다면 로봇과 공존하는 미래 사회는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


세계 2차 대전 당시 영국의 앨런 튜링은 '애니그마'라는 기계의 암호를 해독한 천재 과학자로 그는 세계 최초로 컴퓨터를 만들었다.

그가 1937년에 쓴 논문은 현대 컴퓨터 발명의 문을 열어 프로그래밍 기술을 어떻게 발전 시켜 나갈 수 있는지 그 '열쇠'가 담겨 있었다.

지난 반 세기에 걸쳐 그 프로그래밍을 해독해나간 후대 과학자들은 1996년 딥 블루라는 슈퍼 컴퓨터가 체스 게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체스 선수 카스파로프를 상대로 이길수 있는 계산법을 계발해서 기계가 인간의 생각과 마음을 읽는 프로그래밍으로 발전 시켜 나갔다.

마침내 튜링이 고안한 프로그래밍 계산 능력의 열쇠를 쥔 후대 과학자들은 생각하는 기계를 통해 인간의 마음을 방대한 데이터와 수치를 계산해 엄청난 속도로 모방 학습을 시키고 있다.

이제 기계들은 인간의 얼굴과 목소리로 연기를 하고 노래를 하고 그리고 실시간 학습 교사처럼 묻는 말에 대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정보를 복제 하고 수치를 계산하고 인간의 마음과 생각의 축적을 읽어 나가며 학습 하는 기기 AI는 곧 몇 년 안에 인간이 다른 동물들처럼 '자연 선택'에 따라 진화한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진화해 온 존재" 처럼 자연 생태계를 점령 할 지 모른다.


'대상이 없으니까 움직이는 거라네.

있으면 마음이 가라앉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움직이고 싶어지는 거지.'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중에서

나와 선생님은 서로 사제 관계이면서 부자지간 같은 사이로 서서히 발전 해 나가면서 '나'는 가부장적인 세상을 증오 하며 지성의 세상, 참된 인간 관계에 눈을 뜨게 되지만 결국 사회에서 번듯한 자리에 앉아 밥벌이를 하기 위해 선생님에게 취직 자리를 부탁하는 편지를 보낸다.

그리고 어느 날 나에게 두툼한 부피의 선생님이 보낸 '유서'가 도착한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믿고 사랑하는 단 한 사람마저 날 이해하지 못하는 구나 싶으니 참으로 슬펐다네.

이해 시킬 방법은 있지만 이해 시킬 용기가 없다는 생각을 하면 더더욱 슬퍼졌네. 나는 적막했어. 이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떨어져 나간 채 그저 나 홀로 살아간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자주 있었네.'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린 선생님은 지금 보다 훨씬 더 쓸쓸해질 미래의 나를 견뎌내기보다는 쓸쓸한 지금의 이 상태를 참아내기 위해 자유와 독립과 자기 기만으로 가득 찬 현대 사회에 태어난 대가를 치룬 결과라는 말을 남기고 생을 마감한다.

자연 생태계의 최고의 포식자 자리에 앉은 인간은 조상 대대로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고 전달하고 학습하며 인간의 마음을 인류의 눈부신 진화와 발전으로 유도했지만 궁극적으로 인생살이에서 겪게 되는 문제들 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현대의 청년에게는 이상이 없다.

과거에 이상이 없었고 현재에도 이상이 없다.

가정에서는 부모를 이상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

학교에서는 교사를 이상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

사회에서는 신사를 이상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

사실상 그들은 이상이 없는 것이다.

부모를 경멸하고 교사를 경멸하고 선배를 경멸하고 신사를 경멸한다.

이런 모든 것들을 경멸할 수 있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단

경멸할 수 있는 자에게는 자기 자신 안에 이상이 없어서는 안된다.

자기 안에 아무런 이상도 없이 이런 모든 것들을 경멸하는 것은 타락이다.

-1906년 나쓰메 소세키

멀리 바라보면 21세기가 첫 시작했던 2000년이라는 숫자는 그저 찰나의 순간 정도로 느껴 질 정도로 2025년을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과 접속하면 과거의 시간 속을 여행 할 수 있는 시대다.

이에 반해 매년 뜨거워 지고 있는 지구에서 인간은 여전히 광범위한 영역을 침범 하며 각종 오염 물질을 배출하고 있다.

이 모든 댓가는 각종 질병과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퍼져 나가 나날이 치솟고 있는 에너지 비용에 대한 막대한 세금을 지불하며 살아가게 되었다.

100년 전 소세키의 선생님은 자살로 스스로의 생명을 끊어 버렸고 100년 후의 인류는 전쟁과 전염병 그리고 극심한 자아 도취와 광기로 물들어 버린 시대에서 여기 저기서 사이비 전문가 가짜 지식인들만 넘쳐 나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은 스스로 지각하지 못한 채로 자신들의 재능과 지식이 후대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상상 조차 하기 힘들게 되어 버렸다.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검색하고 습득해서 모방 할 수 있는 시대에 각종 사기 수법을 점점 교묘 해지며 인간이 서로 같은 종을 공격하고 있지만 이에 대응하는 강력한 법적 제재나 처벌이 행해지고 있지 않다.

모방을 수행하는 인간 뇌의 신경망에는 '거울 뉴런'이라는 발화 되는 뇌 세포가 있다. 이 세포는 모방을 촉진하며 확장해 나가면서 측두엽과 두정엽과 같은 부위가 커지게 진화 되어 인간이 경험하고 느끼는 감정 영역을 조절하며 세상을 조망하고 수용하는 능력으로 확장 시켜 나갔다.

사람들이 긴장하고 공포를 느낄 때 기쁨의 미소를 지을 때 거울 뉴런의 세포에 산소가 공급되어 공감과 감정의 전이가 일어 난다.

2025년을 살아가고 있는 현재 우리의 감정은 무엇을 보며 긴장하고 공포를 느끼며 기쁨의 미소를 지을 수 있을까?


다윈은 다운 하우스에서 <종의 기원>의 마지막 원고를 완성하고 난 후 드넓은 정원을 바라 보았다.

그는 자신이 자연 세계에서 복잡한 구조가 존재하게 된 과정을 어느 누구 보다도 가장 설득력 있는 논리를 펼쳐 보였다고 자신하며 인간은 거대한 자연 생태계의 전쟁 속에서 어떤 종보다 가장 고귀한 존재로 살아 남았다고 생각했다.

다윈은 인간의 무한한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헤아려서 <종의 기원>을 완성했을까?

진화의 렌즈로 인간의 마음을 관찰 하고 분석해 보면 창조적이고 분석적인 힘으로 문화적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인간은 여전히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고 베르디의 오페라를 보며 한 소절에 각자의 마음을 이입 시켜 눈물을 흘리며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고 각종 연극과 영화, 다양한 예술 영역으로 모방 하고 발전 시켜서 새로운 창작물로 거듭 탄생 시킬 수 있는 종(種)으로 자연 생태계의 보존도 오로지 '인간'만이 할 수 있다.

나무가 사라져 버린 자리에 나무를 심듯이 인간의 마음은 찰나의 순간에 사라져 버리더라도 이해 하고 학습하고 모방하면서 또 다른 서로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기에 인간은 다시 한번 ‘자연 선택’을 벗어나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수 많은 종류의 식물로 뒤덮여서 덤불에는 새가 지저귀고 다양한 곤충이 날아다니며 축축한 땅 위로 지렁이가 기어 다니는 얼기설기 얽힌 강 둔덕을 관찰하다가 이처럼 서로 다르며 복잡하게 상호 의존하는 정밀하게 구성된 형태들이 모두 우리 주변에서 작용하는 법칙에 의해 발생되었다고 생각해 보면 흥미롭다.

그리하여 자연의 전쟁 및 기근, 죽음으로부터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대상 즉 고등 동물의 탄생이 직접적으로 이루어졌다.

-찰스 다원 <종의 기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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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채에서 출간하는 책들을 너무 좋아해서 매년 모집하는 서포터즈에 신청 하고 있고 감사하게도 몇년에 걸쳐 서평 심사에 통과 해서 신간 서평 대상 도서를 보내 줄 때 마다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읽고 있다.

비록 서평 도서로 받은 책이라 할지라도 비채에서 출간되는 다채로운 장르 서적들을 책장에 꼽아두고 고이 모셔 두고 있고 이사를 하거나 책장 정리를 할 때도 재활용 헌책 버리는 곳에 함부로 버린 적이 없다.

여러 해 동안 비채에서 서포터즈를 관리해 주셨던 좋은 편집자분들과 직원들의 따스함이 담긴 메일이나 1년 활동을 마치고 난 후에 좋은 선물도 받았다.

이렇게 한 해 한 해 애정이 쌓여 갔던 비채 서포터즈 활동은 2025년에 들어서고 부터 마음이 불편해졌다.

그동안 모서리가 찍혀 있거나 표지가 구겨지거나 인쇄된 활자의 잉크가 번져 있거나 등등의 흠집은 개의치 않았고 읽는 동안에도 큰 불편이 없었다.


하지만 3월 서평 도서로 보내준 책 필립 로스의 <샤일록 작전>펼치는 순간 부터 시작해서 책을 만지는 동안에도 기분을 찜찜하게 만들 정도로 심각한 상태의 책을 보내 주었다.

당시에 보내준 책을 끝까지 완독하고 서평을 다 쓴 후에 비채 출판사 측에 이런 사항을 적어 메일로 보냈다.

-비채 출판사에게 보낸 메일

1. 겉 표지는 멀쩡 했지만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활자 잉크가 손에 묻으면서 번짐 현상이 났습니다

2. 페이지 모서리 마다 먼지 떼가 끼었거나 페이지 끝 부분이 잘려져 나갔고 중간 페이지 마다 먼지 뭉치가 끼어 있었습니다

3.어떤 페이지는 가루처럼 일어나서 만지면 바스러졌습니다.

4.책 중간 부분 종이가 접히는 곳에서 죽은 벌레 사체가 나왔습니다

<샤일록 작전>을 읽는 내내 물티슈로 먼지를 쓸어 내리고 손에 잉크가 묻어 나서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비채 서평단으로 활동하는 동안 책 겉표지가 구겨지거나 모서리가 일그러진 책은 받아 본 적이 있었지만 이정도로 책 상태가 불량인 것은 처음 이였습니다.

비채에서 여러 명의 서평단들에게 책을 보내느라 미처 확인하시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책은 읽는 동안 기분이 좋지 않았네요.

-메일을 받은 비채 출판사에서 이에 대해 단 두 줄의 답장을 보내왔다.

말씀 주신 내용도 확인하였습니다.

추후 도서 발송 시 도서 상태를 한 차례 더 살펴보겠습니다.

비채 편집부 드림

바쁜 출판사 사정으로 불량상태의 책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을 것이고 책 시장에 보내는 판매용 도서가 아닌 서포터즈나 서평단 모집단에게 무료로 배포하는 도서 이니 다소 품질 면에서 좋지 않은 책을 보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전에는 불량한 상태의 책을 보낸 적이 없었던 비채 출판사는 2025년 부터 회사 정책이 바뀌었는지 매달 보내주는 서평 의무 도서 상태가 깨끗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립 로스의 <샤일록 작전> 책 처럼 벌레나 먼지 뭉치가 나온다거나 손으로 종이를 만질 때 마다 인쇄한 활자 잉크가 묻어 나온다거나 석회 가루처럼 종이에서 가루가 떨어지지 않아서 그냥 참고 읽었다.


하지만 이번 10월 의무 서평으로 보내준 우밍이의 <복안인> 상태는 주황색 배송 포장비닐을 여는 순간 충격을 받았다.

뒷표지 한 가운데가 날카로운 가위에 잘려져 있었고 책 하단 부분의 모서리는 안으로 굽어져서 힘을 주고 펴도 펴지지 않았다.

여러 각도로 살펴 보니 다량의 책들이 한 꺼번에 인쇄 되어 출판사에 도착 했을 때 맨 밑바닥에 깔려 있는 책들 중에 파손된 책이 분명 하다


타이완 출신의 작가 우밍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여서 비채에서 앞서 출간한 <도둑맞은 자전거>를 처음 읽고 감동에 사로잡혀서 주변에 많은 이들에게 책 선물을 보냈고 이후에도 여러 번 읽은 책이다.


국내에 출간된 우밍이의 <햇빛 어른 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를 구매해 읽었고 새로 출간 되는 도서를 눈 빠지게 기다리다가 일본에서 출간된 <복안인>을 구입해서 일본어로 읽었을 정도로 우밍이 작가는 나의 최애 작가다.


나의 최애 작가의 작품이 비채에서 출간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기뻤고 서평 도서로 보내 준다는 메일을 받고 기다렸다.

하지만 이번에 비채 10월 의무 서평 도서로 보내준 우밍이의 <복안인> 상태가 너무 심각했다.

이 정도로 파손된 책 상태에 대한 걸 사진으로 찍어서 출판사 측에 보낸다 해도 딱히 신경을 쓸 것 같지 않다.

서평단 서포터즈에게 보내는 책은 판매 할 정도로 우수한 상태가 아니라 하더라도 책의 파손이 심각한 상태는 보내지 말아야 한다.

기분이 무척 상해서 오늘 비채에서 보내준 서평 도서 우밍이의 <복안인>을 재활용 헌책 수거함에 던져 넣었다.

그리고 서점에 가서 내 돈을 주고 상태가 매우 깨끗한 <복안인>을 구입했다.

비채는 심각하게 파손된 책을 보내 주었지만 우밍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이기 때문에 서평은 반드시 쓸 것이다.

이번 10월에 쓸 예정인 비채에서 출간된 우밍이의 <복안인>은 내가 직접 서점에서 구입한 새 책을 읽고 쓰는 서평이 될 것이다.

아무리 출판사에서 보내주는 책을 읽는 서평단이라 할지라도 심각하게 파손된 책을 보내주는 건 예의가 아니라 생각한다.

비채 출판사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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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5-09-24 2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책이 아니고 뭔 종이 뭉탱이에 지지를 끼워줬군요... 에비 지지

scott 2025-09-25 00:28   좋아요 1 | URL
책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겨우 완독하고 로스 할배 책 버렸어요 ㅋㅋㅋ

이환한 2025-10-22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채의 매출로 귀결되었군요. 씁!

이환한 2025-10-22 0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리뷰에서_ 우밍이의 <자전거 도둑>같은 건 어떤 사람이 어떻게 하는지 상상하기 어려워요.
전체적으로 다룰 사람은 없을 겁니다. 암래도 어느 부분만을 물고 늘어질 것입죠.


이환한 2025-10-22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벌레가 내성이 생긴 모양입니다. 헌 책에만 생기는 건 줄 알았는데 저도 새 책인데 띡 피니 솔솔솔 기고 있더군요. 스치기만 해도 그것은... 꿍 누르지도 않았건만...
 

1954년이 시작되자 마자 물리학 학술지 <피직스 레터스 Physics Letters>에 물리학의 용어를 영원히 바꿔 버리는 짧은 논문 한 편이 실렸다.

질량 패턴과 새로 발견된 수 십여개 입자들의 상호작용을 연구 하고 있었던 24살의 물리학자 머리 겔만(Murray Gell-Mann)은 양성자와 중성자처럼 익숙한 입자는 물론이고 낯선 핵 입자들도 그보다 더 작은 입자들로 구성되었다고 주장했다.

물리학자 머리 겔만(Murray Gell-Mann)은 아주 작은 입자를 가리키는 용어로 '쿼크(Quark)'라는 신조어를 사용했다.

2쪽짜리 짧은 논문에 등장한 새로운 용어 '쿼크(Quark)는 제임스 조이스의 "피네간의 경야(Finnegans Wake)"에 나오는 구절에서 차용했다.

제임스 조이스 특유의 언어 유희로 가득 채워진 "피네간의 경야"에 나오는 '쿼크(quark)' 구절은 다음과 같다.


"Three quarks for Muster Mark!

Sure he hasn't got much of a bark

And sure any he has it's all beside the mark."













제임스 조이스의 "피네간의 경야(Finnegans Wake)"의 이 구절을 직역하면 다음과 같다.


"머스터 마크에게 쿼크 세 개! 분명 그는 짖는 소리가 변변찮고 그리고 그가 짖는 소리는 전부 요점을 벗어나 있어." 라고 해석 할 수 있다.

물리학자 머리 겔만은 제임스 조이스가 언어 유희로 사용한 단어 '쿼크(quark)'가 모호한 소리처럼 느껴진다며 자신이 발견한 입자의 특성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겔만은 '쿼크(quark)'라는 입자에 관한 논문을 투고 한지 3주 만에 학술서로 출간하고 5년 후 노벨상 위원회는 그에게 노벨물리학상을 수여 했다.

그렇게 물리학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새로운 입자 '쿼크(quark)'는 세상을 요동치게 만드는 다른 입자들이 등장 할 때 마다 그 힘들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개념들을 창출해서 학자들이 10년 동안 연구한 끝에 '쿼크(quark)'의 행동에 관한 이론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물리학자들은 이 이론에 새로운 이름을 붙여 주는데 머리 겔만의 문학적 상상력과는 동떨어진 지극히 평범하면서 단순한 이름인 '표준모형'이라 불렀다.다.

자연의 기본적인 네 가지 힘들 가운데 전하를 끌어당기거나 밀어내는 힘, 핵입자가 원자핵으로 똘똘 뭉치는 힘, 핵의 일부가 방사능에 의해 붕괴되는 힘 이렇게 세 가지를 아우르는 '표준모형'은 전자에서부터 철저히 통제된 실험에서만 모습을 드러내는 특성을 갖고 있다.

거의 모든 테스트에서 예측이 결과와 99퍼센트 이상 맞아 떨어지는 뛰어난 정확성을 갖춘 '표준 모형'은 과학사를 통 털어서 가장 평범한 이름을 가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흥미로운 결과를 이끌어 냈다.

하지만 뛰어난 정확성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이후 부터 물리학계의 각종 복잡한 실험 결과를 해석하고 새로운 질문으로 인도하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왔던 '표준모형'에도 불완전성이 존재 했다.

천체 수준에서 가장 중요한 힘인 중력에 대해 어떤 결과를 도출하거나 예측하지 못한 표준 모형을 보완 하기 위해 물리학자들은 대칭성 방법을 도입한다

대칭성은 특정 시스템을 뒤흔들거나 비틀어도 변형할 수 없는 성질로 마치 피아노 건반을 누를 때 해머가 정확하게 음의 위치를 때리는 소리처럼 음과 음 사이의 상대적 거리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곡의 성질은 변하지 않게 한다.

따라서 표준 모형의 불완전성을 보완 하는 역할을 한 대칭성은 물질의 성질이 바뀌고 추가 되고 변형 되더라도 원래 물질이 바뀌지 않는다.

이렇게 물리학에서 처음과 다르게 바꾸는 것을 국소 변환(local transformation)이라 하고 위치나 성질에 상관 없이 오랫동안 바꾸지 않는 것을 전역 변환(global transformation)이라 한다.

미세한 입자인 쿼크는 국소 변환(local transformation)과 전역 변환(global transformation)의 대칭성에 적용 받지 않을 때 고정된 위치에 가만히 잊지도 않았고 강제적으로 고정 시켜도 튕겨져 나가버렸다.

하지만 이 두 개의 대칭적 성질을 가진 변환들은 아주 작은 입자인 쿼크의 전하를 상쇄하는 보완적인 역할로 만들어서 어떤 쿼크의 전하도 새지 않아 핵력의 대칭이 위협 받지 않게 만들었다.

겔만이 처음 생각해낸 아주 작은 입자 쿼크가 현실적인 계산으로 도출 되기 까지 실로 어마어마한 실험이 이어져서 2008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강력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양성자 질량에 대한 이론적 예측을 실험 데이터와 비교 할 수 있게 되었다.

예측과 데이터는 놀라울 정도로 정확했고 계산까지 딱 맞아 떨어져서 빈 공간에서 바글 거렸던 원자들이 무한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질서 정연하게 무게를 갖고 대칭성을 유지해서 현 시대의 <표준 모형>이 되었다.

이렇게 지난 세기 물리학자들은 특정 물질의 입자를 일컫는 용어 부터 보정하는 역할을 지닌 핵력이나 전체적인 대칭을 보장하는 특별한 입자들을 가정 해서 그 입자들이 보정해야 하는 변환들이 무엇인지 실제로 존재한다고 했을 때 지녀야 할 성질들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규정했다.

물리학 중에서 입자 물리학은 광범위한 대칭성과 정교한 수학적 구조에서 도출 되기까지 작은 물질 조각들이 엄청난 에너지를 싣고는 무자비하게 충돌하기 때문에 물리학자들은 이 입자들을 우아하면서도 난폭한 것들이라 부른다.

물리학자들에게 우아하면서도 난폭한 것들이라 불리는 입자 물리학은 과학과 무관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눈에도 보이지 않을 뿐더러 피부에 와 닿지도 않는다.

심지어 데이터에 기록되는 작은 입자들의 충돌이 얼마나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 물리학자들에게 대단한 사건이라 하더라도 용어 자체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입자 물리학이 눈을 뜨고 숨을 쉬고 활동할 때 없어서는 안되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물리학과는 전혀 관련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스마트 폰에 자연어를 기반으로 하는 대화형 인공지능이 폰에서 작동 하는 원리를 알게 되면 입자 물리학이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게 된다.

입자 물리학에서 두 가지 상반된 변형으로 새로운 쿼크 입자들의 몸부림을 최소화 하면서 원래 쿼크의 전하를 최대한 많이 상쇄해서 자연스러운 균형점에 이르게 만드는 대칭성의 원리가 인공지능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통제 불능의 미세 입자인 '쿼크(Quark)'를 제어하고 통제하고 조정하듯 인간이 대화를 통해 요구 조건을 입력하면 인간을 대신해서 직접 코딩하는 인공지능은 입자 물리학의 대칭성의 원리를 적용해 사용자의 언어를 이해하고 해석 해서 방대한 정보를 분류하고 찾아주며 스스로 생성한 코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원리를 인간에게 설명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여기에 더 나아가서 인간이 작성한 코드를 분석해서 실수를 고쳐주는 디버깅 작업까지 해서 기존 코드를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로 변환까지 하는 인공지능은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인간 프로그래머들이 사용하는 파이선, C, 자바(Java) 언어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설계에 사용하는 언어인 베릴로그(Verilog)로도 코딩을 해냈다.

인간이 대화로 요구한 심층 인공 신경망 DNN(Deep Neural Network) 코딩 과제도 파이선으로 직접 작성할 줄 아는 인공지능의 현재 코딩 수준은 소프트웨어를 전공하는 대학 2~3학년 수준이다.

성인 대졸 학력의 지능을 갖춘 생성형 인공지능에는 컴퓨터나 반도체 사이에 주고받는 고속 디지털 데이터 통신과 똑같이 상호 균형과 대칭 원리가 사용된다.

예를 들면 전기 배선으로 디지털 신호 ‘1′을 보낼 때, 바로 옆에 전기 배선을 대칭으로 추가 설치하고 디지털 신호 ‘0′ 을 동시에 같이 보내는데 이렇게 ‘1′과 ‘0′을 바로 옆에 동반하고 대칭을 이루는 쌍으로 만들어 보낼 때 비로소 데이터를 빛의 속도로 보낼 수 있게 된다. 이를 차동신호(Differential Signaling) 통신이라고 부른다.

수학의 벡터 형태를 갖춘 인공지능망의 테이터는 디지털 숫자의 집합으로 학습과 판단 과정에서 수많은 벡터와 행렬의 곱셈이 일어나서 정교한 알고리즘을 엮어 나간다.

인간이 구사하는 언어로 문장을 입력하고 입으로 말하면 인공지능은 인간의 문자가 아닌 숫자로 파악하고 해독해서 광범위 알고리즘을 구현한 인공지능망(Deep Neural Network)에서 결과를 도출해 낸다.

수많은 벡터와 행렬의 곱셈에서 도출한 인공지능망의 최종 출력에 사용되는 수학은 선형대수와 미분으로 최종 결과는 확률 함수로 도출되는데 이 함수 역시 좌우 대칭적이다.



수없이 반복된 실패와 실험, 그리고 복기 끝에 비로소 하나의 결론처럼 떠오른 수, 그게 바로 정수다. 감각이 아니라 축적, 즉 시간의 밀도에서 나오는 응답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수많은 오수 속에서 정수를 쌓으며 바둑의 뼈대를 세우려 애써왔다. 화려한 수는 순간적인 기지로 남지만 바탕이 되는 수는 그 사람의 바둑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세돌 '무너지지 않는 기준을 세우다.'


한국의 이세돌과 상대한 알파고가 사용한 1202개의 중앙 처리 장치(CPU)와 176개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도 이와 같은 대칭적 신호 방식으로 소통하고 연결되고 협동해서 그 협력의 결과로 인간을 이겼다.

물리적 배선도 대칭이고 신호의 논리적 상태도 대칭이고 생성형 인공 지능의 학습 방법도 대칭이다.

수십 년 간 개념으로만 존재 했던 앨런 튜링이 고안한 <모방 게임>은 학습을 위한 하드웨어 발전, 트랜스포머와 같은 알고리즘의 등장으로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근접한 AI를 탄생 시켰다.

그동안 AI가 인간을 초월한 존재가 되는 것은 공상 과학소설에나 나오는 환상으로만 치부 되어왔다.

2016년 알파고가 인간을 상대로 바둑 게임에서 이기고 난지 10년도 채 안된 기간 만에 인간과 맞먹는 글쓰기 능력을 갖추고 동시 대화가 가능한 챗GPT가 등장 했다.

그동안 인간의 고유 능력이라 여겼던 창의력은 생성형 AI가 마치 상호 대칭성에 통제를 받는 입자 쿼크처럼 아이디어를 이루는 패턴을 파악한 뒤 작은 단위로 분해해 새롭게 조합해서 인간 이상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구 상에 등장한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인류는 인간의 손과 발, 눈과 귀가 되어주는 것과 동시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침범해서 그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는 단계까지 도달 했다.

인공지능(AI)을 상대 할 때 마다 평범함을 넘어선 전문가의 능력을 갖추었다는 믿음이 점점 강해지고 있을 정도로 그 발전 속도는 상상 이상이다.

결점투성이인 인간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인공지능(AI)이 기특하고 대단 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간인 나보다 더 뛰어난 인공지능의 능력에 자괴감과 무력감을 느낀다.

타인과의 교감을 통해 정체성을 확인하고 의미를 찾는 인간 감정의 기저에는 인정 욕구가 있다.

반면 AI는 인간과 달리 인정욕구가 없어서 불안과 공포도 초월한 존재다.

만일 인공지능(AI)을 인간과 동일한 선상에 놓아 둔다면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과 같은 존재가 될까? 아니면 ‘어벤져스’에 등장하는 악당 같은 존재가 될까?



근미래 기술이 우리 삶과 사회의 소중한 가치들을 훼손하는 것은 내게 당대 현실의 문제로 다가왔다. 공기처럼 소중하지만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그 가치들의 존재감을 SF의 방법론을 활용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장강명의 <먼저 온 미래> 중에서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가 탑재된 챗 GPT는 인간에게 만능 학습 보조 교사이자 동료이고 든든한 조력자가 되었지만  정작 인간의 고유의 영역 이였던  읽기와 쓰기에 대한 논쟁의 불을  활활 붙이고 있다. 어떤 창작자의 글이 AI가 썼는지 아닌지를 구별 하는 문제 뿐만 아니라 사고하고 글 쓰는 능력까지 퇴화 하게 되었다. 바야흐로 문해력이 퇴화 되는 시대가 도래 했다. 인간이 동굴에 살았던 시절 부터 행해 왔던 구술과 필사, 인쇄 기술은 챗GPT는 1분이 채 걸리지 않게 학습 하고 발전 시켜서 인간처럼 읽고 쓰며 로봇 사피엔스가 되고 있는 동안 정작 인간의 문해력은 퇴화 하면 자연스럽게 쓰는 능력까지 저하 되고 있다. 

챗 GPT가 글을 써주는 시대에 나는 투비컨티뉴드에  2025년 2월 21일 부터  새 시리즈 <AI 시대에 글 쓰는 법>을  연재를 시작해서 2025년 7월 투비 선정 2차 인증 작가가 되었다.


- <AI 시대에 글 쓰는 법>

https://tobe.aladin.co.kr/s/14415


지금까지 총 9회 분량의 글이 발행 되었고 8월 25일 투비컨티뉴드의 활자 정거장에 <핫 토픽> 발행 글에 선정 되었다.


-투비컨티뉴드의 활자 정거장 

https://tobe.aladin.co.kr/event/293454


앞으로 20회 분량을 목표로  연재 할 예정인 <AI 시대에 글 쓰는 법> 시리즈는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에 새 글이 올라 온다.

지금까지 우리 인간이 발명한 그 무언가 같이 사용 여부를  각자 선택하면 되는 도구에 불과 한것이 아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은 스마트폰이나 소셜미디어보다  인간의 삶에 더 큰 변혁을 가져다 줄 것이다.

 <AI 시대에 글 쓰는 법> 이 근 미래에 불어 닥칠 인공지능 생태계에서 유용하게 활용되는 소중한 지식 자산이 되었으면 좋겠다.


 <AI 시대에 글 쓰는 법> 


-제 1회 한 번에 한 단락씩, 한 쪽씩 쓰기 

https://tobe.aladin.co.kr/n/318262


-제 2회 글쓰기는 두 단계로 이루어진 과정이다.

https://tobe.aladin.co.kr/n/452318


-제 3회 무명작가와 AI의 창의적인 글쓰기 배틀전

https://tobe.aladin.co.kr/n/456516

-제 4회 AI는 어떻게 창의적으로 사고 하는가

https://tobe.aladin.co.kr/n/461149


-제 5회 AI의 추리력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다.

https://tobe.aladin.co.kr/n/465236


-제 6회 AI가 인간의 언어를 번역하다.

https://tobe.aladin.co.kr/n/469583


-제 7회 AI의 창조적 영감은 어디서 오는가 

https://tobe.aladin.co.kr/n/473426


-제 8회 인간에 의해 탄생할 마지막 발명품 호모테크니쿠스

https://tobe.aladin.co.kr/n/477099


-제 9회 질문하는 창의성 시대가 도래 하다.

https://tobe.aladin.co.kr/n/481579


-제 10회 AI 맞춤형 개인교사가 되다.

https://tobe.aladin.co.kr/n/485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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