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는 건 우연을 내 인생의 이야기 속으로 녹여 내는 일 일지도 모르겠다. 그러자면 우연이란 ‘나‘가 있기에 일어난다는 사실을 깊이 받아들여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행운과 불운이 그 모습을 달리 하는게 인간의 우연한 삶이다. 결국 우리에게는 삶에서 일어나는 온갖 우연한 일들을 내 인생으로 끌어들여 녹여낼 수 있느냐, 그러지 못하고 안이하게 외부의 스토리에 내 인생을 내어주고 마느냐의 선택이 있을 뿐이다.
-김연수
내 안의 이야기를 활자로 완성하고 난 후 독자들의 감삼평을 통해 내가 쓴 글의 장르와 수준, 상태를 가늠해 보고 있다.
https://tobe.aladin.co.kr/s/5871
6월 9일 부터 투비컨티뉴드에 쓰기 시작했던 웹 소설 <그해 여름의 수수께끼>에 솔직하고 정성스러운 피드백을 남겨주신 나의 친애 하는 구독자님들의 감사평 몇 개를 여기에 남겨 본다.
***님-묘사가 세밀해서 눈에 그려지는 것 같아요. 흥미 진진 짱!짱 재밌습니다.
***님 -대작의 기운이!
***님-오! 미드 영드 물 보는 것 처럼 긴박감이 넘쳐 흐릅니다!
***님-어떤 결말이 날지 글에 담긴 긴박감에 빠져 숨이 막힙니다.10편으로 마무리 되어 너무 아쉽네요
***님 마치 영화를 보는 것 처럼 쫄깃쫄깃해 하며 읽었어요.막바지에 올 수록 저도 등장인물에 감정을 이입해버렸습니다.
***님 -완전 재미있습니다. 여느 작가 분들 못지 않으신 실력이신데요? 이 만큼의 스토리를 짜실려면 얼마나 의자에 앉아 머리 싸 매셨을까 짐작하고도 남네요.
솔직히 최근 읽은 **의 스토리보다 흥미롭고 문장도 간결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어 좋았습니다. 과한 은유도 없고 거추장스레 포장한 수사도 없이 깔끔해서 글 솜씨에 감탄도 하고 부럽기도 하면서 얼만큼 읽고 써야 할 수 있을까 했어요 진짜 멋지신데요.
'당신은 그런 글을 쓰고 싶었다. 한번 읽고 나면 읽기 전의 자신으로는 되돌아갈 수 없는 글을, 그 누구도 논리로 반박할 수 없는 단단하고 강한 글을, 첫번째 문장이라는 벽을 부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글을, 그래서 이미 쓴 문장이 앞으로 올 문장의 벽이 될 수 없는 글을, 언제나 마음 깊은 곳에 잠겨 있는 당신의 느낌과 생각을 언어로 변화 시켜 누군가와 이어질 수 있는 글을...'-최은영
글을 쓸 때 마다 매번 한계에 부딪친다. 특히 누군가에게 읽혀지는 글을 쓴다는 건 단순히 나는 문을 열었다. 밖으로 나갔다. 지하철 역까지 걸었갔다. 라는 문장만으로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 되지 않는다. 나는 이번 여름 7주 동안 한 편의 창작 작품을 완성했다.
7주의 시간이란 대학에서 한학기 중 4분의 3의 시간이 흘러 중간고사를 보는 시간이고 어학 클래스에서 7주의 시간은 초급 과정을 떼고 실력이 중급 단계로 올라가는 시간이다.
6월 9일 이전엔 내가 어떤 창작을 쓰게 되리란 생각을 꿈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항상 나는 하루를 마감하는 날에 다음날에 해야 할 목록의 우선 순위를 세워 놓을 때 밥벌이에 관한 것이 아닌 제 1순위는 <창작>이였다. 그것이 글쓰기 이든 사진찍기 이든 그림을 그리는 행위든 어떤 일이든 내 스스로 무언가 만들고 창조 하는 작업을 의미 했다. 그 우선 순위 목록 1위 자리에 항상 자리 잡고 있던 일을 올 여름 7주 동안 해냈다.
1월 12일 부터 투비컨티뉴드에 글을 올리면서 동시에 일본의 유명 작가들의 창작 비법에 관한 인터뷰가 담긴 책 한 권을 조금씩 번역해서 올리고 있다.
https://tobe.aladin.co.kr/s/2526
가장 먼저 소설 공장장인 이 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제조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인터뷰를 번역 하면서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노력 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배웠다.
그 다음으로 번역한 미야베 미유키 작가는 솔직하면서도 상세한 작법 기술을 알려 주어서 사회파 소설의 3대 명작인 화차-이유-모방범 집필 과정 부터 시작해서 작가가 되기전 법률 사무소 속기사 시절에 습득했던 창작 공부 그리고 초기 작인 <마술은 속삭인다>를 통해 어떻게 서스펜스, 추리물 장르 작을 썼는지 상세하게 알려 준 인터뷰를 번역하면서 엄청난 용기를 얻었다.
이후 요코야마 히데오-기시 유스케 그리고 지난 주 부터 번역해서 올리고 있는 미나토 가나에 까지 현재 최고의 장르물을 쓰고 있는 작가들에게 귀한 조언과 글쓰기에 대한 자세와 태도를 배우고 있다.
이들 작가의 공통된 조언은 무언가 쓰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면 망설이거나 머뭇거리지 말고 그냥, 쓰세요.!
이 세상의 완전한 이야기도 없고 전혀 새로운 이야기도 없다.
그러니 용기를 내서 썼고 많은 이들에게 귀중한 감상평을 듣고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일본 사회파 미스터리의 거장 다카노 가즈아키의 최신작이 나왔다. 13계단 제노사이드를 통해 새로운 서사 기법과 오싹한 서스펜스를 안겨 준 그의 작품을 꼼꼼하게 읽고 그가 이야기한 창작 비결도 열심히 번역해서 투비로그에 올릴 예정이다. 읽고 쓰는 삶 그 어떤 삶 보다 고되지도 불행하지도 우울하지도 않다.
그러기에 나는 오늘도 읽고 쓴다.
https://tobe.aladin.co.kr/n/85809